더 잡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반전의 묘미를 제대로 살려주는 더글라스 케네디.

빅 픽처 이후로 이 작가의 작품은 꼭 읽어야해. 라는 나만의 작가 리스트에 올려두고 그의 작품들을 꾸준히 찾아 읽고 있는데, 남성 작가임에도 여성, 남성 모두의 심리 묘사에 탁월한 재능을 갖고 있어서 여성 독자로써도 무척이나 만족스러운 작품이라 생각이 된다.

그의 작품 중에서는 <빅 픽처><위험한 관계><템테이션>과 함께 이번 작품 <더 잡>을 읽었고, <리빙 더월드> <행복의 추구> <파리 5구의 여인> 등을 읽으려 책장에 모셔둔 상태이다.



몇권의 책을 읽다보니 그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분위기가 비슷하게 느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재미있는걸.











컴퓨월드 잡지의 광고 책임자인 네드는 탁월한 세일즈 능력을 갖춘 인물이었다. 회사내에서도 뛰어난 실적을 자랑하고 있었고, 휘하 부서원들을 감싸고 아끼는 마음 또한 보통의 회사원들보다 훨씬 각별한 것이었다. 심지어 직속 상관이 회사에 자꾸 누를 끼치는 이반을 잘라버리자고 몇번이나 강권을 해도, 그가 나서서 온몸으로 막아설 정도로 부하 직원들에 대한 애정이 깊었다. 그 못지않게 실적을 잘 올리는 텔레마케팅 팀의 수완가 데비에 대한 그의 애정도 각별하였다. 어려운 가정 형편 등을 고려해 그녀를 뽑아내자, 그녀는 놀라울 정도의 수완을 발휘하며 텔레마케팅 팀의 독보적인 에이스로 떠올랐다. 노모와 어린 아들을 데리고 사는 싱글맘이어서, 그녀가 더욱 열심히 일을 해 아이의 뒷바라지를 해야하는 가정형편도 그는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다.

사랑하는 아내 리지와의 결혼 생활도 꽤 괜찮았다. 아내는 그의 능력에 기대기보다 좀더 그가 마음을 열고 자신에게 중요한 의견들을 논의해주길 바란다는 것을, 그가 자꾸 잊어버리고 자기 혼자 해결해려했던 것만 빼면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척 자누시 그의 직속 상관의 이상한 행보가 눈에 띄었다. 불안한 그의 행보.

그리고 연이어 들린 소문, 그들의 컴퓨월드가 독일 회사에 매각되었다는 것이다. 타 회사에 넘어가면서 보장되기 힘든 고용 불안으로 인해 직원들은 술렁이고, 네드 역시 불안감을 감출수없는데, 놀랍게도 새 회사의 크레플린이라는 상관이 척 자누시를 해임하고, 네드를 지국장으로 삼겠다고, 대신 절대 비밀에 부쳐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척에 대해선 미안한 일이었지만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는 무척이나 다행인 일이었다. 갚아야할 빚이 있었고, 해임도 아니고 승진이라니 이보다 달콤한 유혹이 어디있겠는가. 그런데 단서는 절대 비밀.

아내에게도 털어놓지 말아야하는 절대 비밀.











기분이 좋아진 그가 아내와의 여행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해서 퍼스트 클래스를 예약하고 아내가 갖고 싶어하던 시계를 선물하고 리조트까지 오션뷰로 돈을 펑펑 써대자 아내는 불안해하고 무언가 말하지 않은게 있는가 묻는다. 그가 뒤늦게 승진 이야길 하자, 아내는 어떻게 자기에게 그런 중대한 일을 비밀로 할 수 있냐고 단단히 화가 나고 말았다. 남편 네드로서는 자신이 승진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었기에 아내가 이해해줄 거라, 그렇게만 생각했지만 아내에게는 그의 이런 독선적인 행동들이 하나하나 쌓이고 쌓여 불신의 탑을 만들고 말았다.



화려한 승진이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았던 날.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접하게 된다. 잘리는 건 척 자누시라 생각했는데, 그 반대의 칼날이 그의 목을 겨눈다.

심지어 그 일 이후로 그는 어디에서도 취직할 수 없는, 그가 최고로 천직이라 여겨온 그의 세일즈 분야에서 영원히 배척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척 자누시, 그리고 크레플린, 거기에 가장 이를 바득바득 갈며 그의 모든 취업을 막아나서는 피터슨까지..



표지에서의 남자의 추락.

가방을 들고 양복을 입은 그는 끝없이 추락을 한다.




네드는 어느 곳에서도 취직이 되지 않고 심지어 그의 일방통행적인 행동에 질려버린 아내로부터 떨어져 각자 생각의 시간을 갖자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접한다.



그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아니 갚아야할 빚만 있고, 재기 불능의 실업자 신세가 되어버렸다.

그는 찾다 찾다 못해 텔레마케터로 나서게 되었다. 그와 함께 퇴직한 다른 직원들은 이반을 제외하고 모두 재임용이 되었지만 그와 이반만 버려진 신세가 되고 말았다.



꼬이고 꼬인 상황은 갈수록 더 최악일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고 만다. 집에서마저 쫓겨난 그에게 집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엄청난 부까지 얻을 수 있다고 사탕발림으로 구원의 손길을 내민 고교 동창 제리가 등장한다.






손쉽게 세상 돈을 벌 일이란 없다. 게다가 무조건적인 호의는 사실 경계하고 볼일이었지만 그는 다단계와 마약, 각종 사기 신흥 종교에 의외로 쉽게 유혹되는 지식인들처럼 현실을 냉정하게 보지 못하고 그의 입발린 말들만을 그저 굳게 믿어 버리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바닥에서 나를 일으켜 세울 수 있다는 희망, 그래서 아내를 되돌아 오게 하겠다는 희망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만을 취사선택해 듣고 말았던 것이다. 경고의 종이 여러번 울렸어도 그는 발을 빼내지 못했다.



그리고 친구인줄 알았던 제리는 본격적으로 그에게 이를 드러냈다.



이제 그들은 동등한 관계가 아니라 갑과 을, 그보다 더 치명적인 먹고 먹히는 관계가 되어버렸다.



통쾌한 반전이 무척이나 유쾌했지만 실현되기는 무척이나 불가능한 시나리오란 생각이 들었다. 그저 통쾌한 활극 영화 한편을 보듯 그렇게 생각해야지. 현실에서 이건 어쩌고 저쩌고 말이 안되잖아 하고 논리적으로 이해하려 들면 마음에 부족한 점이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렇게 갑갑하게 옥죄지 말고 들려주는 그대로 받아들이니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스토리가 되었다.



돈과 권력 앞에 어느 사람이 이렇게 정직한 귀뜸을 해줄 것이며.

그가 어찌 그렇게 쉽게 물먹일 수 있는 반전상황을 만들 수 있게 해줄 것인가.

그의 추락만 이어졌다면 갑갑하게 느껴졌을 책이었을텐데..

다소 좀 무리한 시도긴 하지만 그 나름대로 통쾌하게 보복을 해주어서 뒷마무리가 씁쓸하진 않았다.

독자마다 느끼는 것은 다르겠지만 말이다.






사족을 달자면 여러 심각한 상황 속에서도 그가 잘 판단을 한 것이 아내 말을 잘 듣고 아내와 상의해서 나쁠 일이 하나도 없다라는 교훈을 준다는 점이었다. 남편들이여, 중요한 바깥 일이라고 혼자서 짐을 지고 가려 하지 말고 아내와 상의를 해라. 하나의 머리보다 두개의 머리를 맞대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라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아는 그대들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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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프라임 퍼펙트 베이비 - 완벽한 아이를 위한 결정적 조건
EBS <퍼펙트 베이비> 제작팀 지음 / 와이즈베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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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금은 내 아이가 벌써 여섯살이다. 처음 태어났을적에 정말 금이야 옥이야 했던 기억은 어디로 가고 해가 갈수록 난 왜 이렇에 못해주는게 많은 엄마인지 자꾸 반성이 되고 그런다. 예전에 EBS 육아 다큐를 보면서 아이 혼자 놀게 하고 엄마는 넋을 잃고 그냥 바라만 보던 장면을 보고, 쯔쯔, 저 엄마는 어떻게 하나뿐인 아이에게 저럴 수있어? 했는데, 갈수록 그 모습이 내 모습이 되어가는데 그걸 알면서도 고치지 못하는 것을 보고 또 좌절하고 있다. 산후 우울증이 아니라 이러다 육아우울증이 생길판이다.

사실 산후 우울증을 겪을 새가 별로 없었던 것이 돌까지는 양가의 도움으로 밤잠 못자는 것을 보충할 수 있었고, 이후에는 아이가 밤에 잠을 잘 자주어 그 시간에 내 책을 보고 블로그도 하면서 "내 생활 하는 맛"을 알아버려서 우울증이 생길 새가 없었다. 그러나 그것도 길어지다보니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생기는데 왜이리 못해주고 있는 걸까.



이 책은 아이를 퍼펙트하게 만들자, 뭐 이런 취지가 아니라 이미 완벽하게 태어난 아이에게 부모가 어떻게 조력자의 역할을 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었다.



많은 엄마들이 육아 정보를 인터넷이나 육아서 등을 통해 많이 접해서 태아기의 태교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이미 잘 알고들 있다. 그런데 그중에는 사실 검증되지 않은 카더라 통신들도 많아서 걸러서 들어야 할 것들이 많다. 육아서만 해도 얼마나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각자의 아이들이 모두 다 다른데 천편일률 적으로 혹은 자기 아이에게만 맞춰진 방법 등을 보고 우리 아이를 억지로 끼워넣기하려다 상처 입는 경우는 또 얼마나 많은가.




얼마전 읽은 정글만리라는 책에서 중국의 실상에 대해 조정래 작가님이 수많은 정보를 취합하고 작품을 내놓으신게 있었다. 그중에 이런 내용이 있다. 자식을 보통 하나 정도만 낳아야하는 강압적인 산아정책이 있다보니, 그 귀한 소황제를 가질적에는 아이 갖기 육개월 전부터 엄마 아빠가 모두 몸만들 준비를 한다는 것이다. 아빠는 그 좋아하는 술담배도 끊고 미리 회사에도 이야기를 해놓는다. 육개월후에 아기를 가져야하니 전 육개월간 술을 마시지 못합니다. 라고 말이다. 산아제한 정책이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그저 놀라기만 한 일이다. 하지만 그만큼 엄마 아빠의 몸 상태도 중요하고, 특히 아기가 생긴 이후의 엄마의 식이, 스트레스, 각종 상황등이 아이가 태어난 이후 못지 않게 상당히 중요하다는것을 여러 사례를 통해 이 책에서 설명해주고 있었다.




작게 낳아 크게 키우는게 좋다라는 말이 한때 유행을 했다는데 이는 왜곡된 정보로 인해 산모들이 누를 범한 일이라 지적하고 있었다.

태아는 지나치게 커서도 작아서도 안좋고, 딱 적당한 평균 체중이 좋단다. 저체중으로 태어난 아이들이 자라서 비만아가 될 가능성이 크다라는 것을 외국의 여러 사례들을 바탕으로 설명해주고 있었고, 그렇다고 너무 크게 자란 아기들 역시 마찬가지로 정상체중아에 비해 덜 건강할 가능성이 큼을 이야기해주었다.



이 책은 EBS에 실제 방영된 이야기를 책으로 엮은 것이어서 EBS에서 본 내용도 (늘 티브이를 보는게 아니라 가끔 보았기때문에, 어? 이건 본 내용이네? 싶은 내용들이 )포함이 되어있었다.



뱃속에 있을 때의 태아를 위한 엄마들의 노력, 먹거리조차 아무거나 먹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려주는것부터 시작해 엄마의 목소리에 반응하는 태아의 심박수라던지 태아의 움직임 등을 통해 아이가 절대 뱃속에서 엄마의 스트레스나 외부 상황에 무관하게 자라고 있음이 아님을 분명히 명시해주고 있었다. 뱃속 태아를 위한 엄마들의 조심스러운 몸가짐, 노력 등이 실제 크게 영향을 준다는 것을 입증해주는 것이었다.

사실 이러저러한 이유로, 아이가 저체중으로 태어날 수도 있고, 엄마가 피치못할 심각한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태어날 수도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선 보다 영향이 있을수 있지만 그럼에도 책에서는 출산 이후의 부모의 노력에 의해서 또다시 아이의 성장에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태아기때 잘 돌봐주지 못한 것에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는 이야기도 덧분인다.



나만 해도 산후 비만의 살이 빠지질 않아 체중관리가 절실히 필요한 상태인데, 사실 이런 상태에서 임신하는 것보다 체중을 정상으로 되돌린 후에 아기를 갖는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엄마가 체중을 빼고 아기를 가지라 말하는 것은 아무리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것. 엄마가 비만인 경우 임신선 당뇨에 노출될 수도 있고 아이와 엄마 모두 나중에 다시 당뇨, 비만 등의 위험에 노출될 확률 등이 훨씬 높아진다니 둘째를 갖고 싶다면 반드시 살부터 빼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많은 부분이 뱃속 태아기때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이후 유아들을 위한 육아 부분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엄마가 자리를 피했을때의 어린 아기들의 반응을 살펴보았는데, 어느 아기는 엄마가 사라지거나 말거나 울거나 보채지 않고 혼자 장난감을 잘 갖고 놀았다. 엄마 눈에는 순한 아이로 보일 수 있었지만 사실 이건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 아이가 울고 관심을 유도해도 어른들이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해서 아이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고 반응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니 아기의 감정 조절 능력을 박탈당한 상태라는 것이다.

회피 애착 아기의 부모들은 대부분 아기가 조금이라도 짜증을 부리거나 울음을 터뜨리면 굉장히 불쾌해하거나 지치고 힘들어한다. 그래서 아기가 계속 울면 자리를 떠나버리거나 모르는 척 하는 경우가 많다. 영리한 아기들은 이를 눈치채고 감정을 드러내기보다 감추고 억누르는 쪽을 택하게 된다 슬프고 화가난 감정을 표출하면 엄마가 나를 떠난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학습한 셈이다. 그래서 회피애착 아기들은 엄마와 있어도 스트레스 수치가 높고 엄마가 떠나도 울지 않으며 돌아와도 반기지 않는다. 165P






13개월의 어린 화영이의 모습이 그랬다. 엄마와의 상담을 통해 아기 모델 활동까지 했다는 화영이였다는데 엄마가 기억하는 잘적응하고 좋아하는 아기의 모습은 전문가의눈에는 불안하고 놀라는 그런 모습으로 비춰졌다. 엄마와 아이가 놀고 있는 모습을 보고서도 어린 아기에게 드릴 장난감으로 손을 콕콕 갖다대며 설명해주는 엄마의 모습을 보고 전문가가 아기 표정이 어떤것 같냐 묻자 엄마는 "그냥 안 무섭네. 이렇게 안심하는 것 같아요." 라고 대답했고 전문가는 화영이는 굉장히 얼어붙어 있었어요. 다시 말해 긴장상태였지만 그 무서운 장난감을 피하지 않으면서 견뎌내고 있었어요. 이렇게 조금씩 어긋나는 일들이 쌓여 아기의 마음 속에서는 '내가 이렇게 두렵고 힘든데 엄마는 왜 몰라주지; 하는 감정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170P

헉, 나도 육아를 하면서 무척 많은 실수를 저질렀을 것 같은데..

전문가가 보는 입장과 아이 엄마들이 잘못하고 있는 모습들이 이렇게 다름을 알고 너무나 놀랐다.




많은 엄마들이 챙겨서 보는 EBS 육아 다큐에 꽤 괜찮은 내용들이 많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정작 내가 챙겨본 적은 별로 없었다. 티브이보다 책이 더 편하게 느껴지는 나인지라 이런 방송 내용 모음 육아서 같은 것이 방송을 보는 것보다 실질적으로 내게는 더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



다시 읽어도 놀라운 내용. 우리 아이에게 혹시 내가 잘못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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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 바다다! 피리 부는 카멜레온 121
로버트 뉴베커 글.그림, 정윤 옮김 / 키즈엠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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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간간히 1박 여행을 즐기고 오는 우리 부부지만은 여름 휴가는 9월 비수기로 잡아두었고, 사람들 북적대는 성수기에는 되도록 움직이지 말자 집에만 있자 외쳐댄터라 남들 다 여행가는 시절에 오히려 우리는 방콕하고 있었답니다. 날은 덥고 사람들 여행 후기는 속속 올라오고, 엄마인 저도 좀이 쑤시는데 방학 일주일 내내 집에만 있던 아들은 오죽했을까요. 급기야 자기도 바다도 가고 호텔도 가고 싶다고 외쳐대더라구요.




그래서 아들을 위해 급 준비한 여행, 토요일 1박 짧은 일정이었지만 바다도 호텔도 즐길수 있는 가까운 군산에 다녀왔답니다.

바다에 가서 모래놀이를 하고 싶다는 아들을 위해 모래놀이도 챙기고, 아들이 옆에 끼고 사는 씽클탭에 라바, 레고를 볼 수 있는 소니 엑스페리아에 가져간 물건들도 참 한짐이더라구요. 그래도 동화책은 빠질 수 없겠죠? 어떤 책을 가져갈까 하다가, 바다에 갈적엔 바다 책이다! 하고서 우아 바다다를 챙겼어요. 역시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해변에 앉아 바다 그림책을 읽는 기분이라니 아, 그야말로 딱! 이란 말이 어울렸어요.

아들도 너무너무 좋아했구요.



바다여행을 가서, 혹은 바다여행을 가기전이나 직후에 읽어줘도 좋을 바다에 관한 유아 그림책!




우리 아이는 높은 산에 살진 않지만 남한의 가장 중심내륙이라 할 수 있는 도시에 살아요. 그러다보니 바다에 가려면 몇시간씩 차를 타고 나서야하지요. 그래서, 같은 광역시면서 전철타고 금새 나가서 바다를 볼수있는 부산이란 도시가 얼마나 매력적으로 느껴졌는지 모른답니다. 늘상 육지에서만 살아봐서 그런가봐요. 바닷가 하면 늘 한적한 그런 곳이 떠오르는데 부산의 해운대는 정말 고층 빌딩도 많고, 온갖 편의시설을 눈앞에 두고 바다까지 있으니. 사람들이 북적거릴만하더라구요.



부산은 성수기 여름엔 넘 붐빌것 같아서 한적한 바다를 선택해 왔는데 유아와 놀기엔 딱 좋았답니다.



책 속 꼬마 아이네 가족은 아주 높은 산에 살아요.

한번도 바다를 본 적이 없었는데 올 여름 처음으로 바다를 보러 가지요.

마치 해외여행을 가는 것 이상으로 설렐 것 같아요.



티브이에 보면, 정말 한번도 바다를 본 적 없는 사람들의 첫 바다와의 만남이 감격적으로 그려진 그런 이야기들이 나올때가 있었거든요.

바다는.. 뭐랄까 신비한 매력이 있는 곳 같아요 들어가도 좋고 들어가보지 않더라도 마냥 푸른 그 바다를 바라만 보고 있어도 좋은 그런 곳 말이예요 저도 어릴적부터 바다를 무척이나 좋아해왔거든요.



그래서 책 속 꼬마아이의 가족의 설렘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어요.

바다에 가서는 그저 감탄사의 연발입니다.

우아 바다다~ 로 시작해서요.


이후 꼬마 아이가 바다에서 논 그런 이야기로 끝날 줄 알았는데?

웬걸요.

해변에서부터 시작해서 바다속으로 점점 깊이 들어갑니다.

감탄사가 끊이지 않고 우아~ 우아~ 이어지구요



조개와 불가사리까지는 해변에서도 볼 수 있는 것들인데..깊은곳에 사는 물고기들을 보기 시작하니.. 이제는 동화책만 따라 읽음 될 것 같아요.

깊은 바닷속의 물고기, 그리고 엄청나게 커다란 가오리, 두 페이지에 다 담기지 않아서 책 날개를 펼쳐야 보이는 고래 크기의 위엄

재미난 것은 책 속에서는 꼬마와 꼬마 동생 조이가 각종 스킨스쿠버, 잠수함 여러가지 등을 동원해 그림책 속 해양 생물들을 직접 관찰하는 모습이 그려진다는 거예요. 심지어 상어를 볼적에는 철창 같은 엘리베이터같은거 타고 내려와 보기도 하네요.









아이가 나로와 펄럭이의 모험 2에서 만난 아귀도 만날 수 있었어요.

깊은 바다의 어둠을 밝혀줄 초롱이 달려있는 (사실은 먹이를 유인하기 위한) 심해아귀, 커다랗게 그려져있는데 동화책에서 이미 만나 그런지 무서워하지는 않았어요




아이들은 산호초, 말미잘, 돌고래, 거북이들을 만나고..

급기야 해적선까지 만납니다.



걱정마세요 난파된 해적선이라 바다에 가라앉아있는 거거든요. 무섭지 않아요.

오히려 조이와 누나는 옆에서 피크닉온 기분을 내기도 합니다. 상상력이 더해지니 이런 장면이 나올 수 있는 거겠죠.

우리 아이가 가장 좋아한 장면도 바로 이 해적선을 발견한 장면이었어요.



바닷속 각종 해양생물들은 다른 책에서도 여러번 봤었는데..

가라앉은 해적선은 더욱 매력적이었나보더라구요.



그렇게 열심히 바다의 모든 것을 보고 아이들은 우아 ~ 멋지다 하고 외치게 된다는 내용이었어요.

글밥보다 바다에 담긴 그 온갖 생물들을 그림으로 만나고 다양하게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하게 되는 그림책이라 할 수 있었지요.




아이와 바다에 가서는 주로 모래놀이를 하거나 이번에는 파도에 무릎까지만 담가보고 그랬는데..

언제 잠수함도 태워줘보고 좀더 크면 같이 스노클링도 하고 (사실 엄마도 아직도 못해봤다죠 겁도 많고 ) 그러고 싶어졌어요.

조이네 가족은 처음 여행간 것 치고는 바다의 모든 것을 다 체험해 봤으니 말입니다.



올여름 조이네의 바다여행 덕분에 우리 가족 바다여행도 더욱 풍성해진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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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이틀 미스티 아일랜드 Misty Island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 들녘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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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뿐인 아들을 어린 아이때 병으로 잃고, 사랑하는 아내와 단둘이 의지하며 살아온 카지 경감.

그는 부하직원들에게도 모범이 될 정도로 선하면서도 성실한 사람이었고, 아내를 사랑함에 있어서도 한치의 의심이 없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알츠하이머를 앓던 아내를 죽이고, 3일이 지나 경찰에 자수를 하였다.

 

아내를 죽인 사건 동기와 결과에 대해서 정확히 언급한 그였지만, 아내를 죽인 이후의 이틀에 대해서는 묵묵부답, 그대로 입을 다물어버리고 말았다. 신문을 담당한 형사는 본능적인 감으로 그 사라진 이틀에 무언가가 있는 것을 깨닫고, 파고드나 쉽사리 입을 열지 않는 카지.

경찰에서는 그 이틀에 대해 덮고 넘어가려했지만 그가 신칸센을 타려 했다는 것을 목격한 이가 나타나고, 향락가인 가부키쵸의 명함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구설수에 휩싸이기 딱 좋은 상태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이를 파고든 한 신문기자에 의해 세상에 잔인하게 까발려지고 말았다.

 

이 작품은 요코야마 히데오의 자존심을 자극한 작품이기도 해서 진작부터 읽고 싶은 책이었다.

최근에 읽은 64, 클라이머즈 하이의 사회파 미스터리의 육중한 무게감이 너무나 크게 와닿았기에 요코야마 히데오의 책이라면 모두 다 찾아 읽고 싶은 지경이 되었는데, 그중 제일은 바로 이 사라진 이틀이었다.

2003년 나오키상 수상 후보에 올랐지만 현실성이 결여되었다는 비난으로 낙선하자 나오키상과의 결별을 선언한 과감하게 된 작가.

바로 그 후보에 올랐던 책이 이 작품이었다. 나오키상수상에서는 제외되었지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 걸작 미스터리 베스트 10에서 1위 등에 오르고 "한오치"라는 일본 원작 소설의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어 일본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바로 그 유명한 작품이 우리나라에서는 사라진 이틀로 번역된 이 작품 한오치였다.

 

그는 입을 다물고 경찰이 바라는 대로 답을 한다. 그러나 그의 맑은 눈은 다른 무언가가 있음을 암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누구에게도 그 진실을 밝히지 않는다. 단 하나의 단서는 그가 어떤 우편물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 무엇보다도 49세의 그가 50까지의 삶만 살고 이후의 삶은 포기하려 한다는 것에 경찰과 검찰 등은 주목한다. 무엇이 그를 딱 일년만 살아남게 하였는가.

 

사랑하는 아내를 죽이고 바로 세상을 따라 뜨지 않은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그것이 왜 딱 일년이란 말인가.

 

그 궁금증에 책장을 덮을때까지 손에서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사건 자체의 해결, 살인범을 밝힌다거나 하는 식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다른 미스터리 소설들과는 확연히 다른 요코야마식 서술

살인사건의 범인도 미리 다 밝혀지고, 단지 궁금한 것은 사건 이후의 단 이틀의 그의 행보. 그에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쏠린다.

책에 화자로 등장한 형사, 검사, 신문기자, 변호사, 판사, 그리고 교도관까지..

사건 당사자만 빼고 그를 거쳐가는 여러 사람들의 시선에서 글이 쓰이는 독특한 구성.

 

사건 발생후 그에 대한 연민으로 그를 지켜내려하는 사람들과 조직의 명예에 먹칠이 되지 않도록 허위 증언을 해서라도 강경하게 막아내려는 입장 등 한 개인의 이야기였지만 결국 그를 둘러썬 경찰, 검찰 간의 갈등, 신문 기자의 번뇌 등 수많은 이야기들을 외면하지 못하고 갚이 몰두하게 만들었다. 갈등의 고조랄까.

 

전직 신문기자 출신이라 그런지 경찰과 관련한 신문기자의 입장 내지는 그들의 갈등에 대해선 정말 간접 경험한 사람은 절대 따라올수 없는 팽팽한 긴장감을 살려내는 필력을 자랑하는 작품들이었다.

 

다른 작품보다 훨씬 큰 기대감을 안고 있었기에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탄탄하면서도 빠르게 고조되어가는 긴장감, 그러면서도 오히려 혼자서 더욱 차분한 카지의 태도에 더욱 궁금증이 일게 만드는 작가의 필력하나만큼은 정말 높이 사줄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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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리고 가끔 고양이 - 이용한 시인의 센티멘털 고양이 여행
이용한 지음 / 북폴리오 / 2013년 8월
평점 :
품절






안녕 고양이 시리즈 세권의 원작자이자, 이 세권을 바탕으로 고양이춤이라는 영화를 만들적에 제작과 시나리에도 참여했던 원작자 이용한님. 그가 캣대디로 살고 있던 그의 동네와 이웃의 동네의 고양이들이 결국 사람들의 쥐약에 대부분 무지개 다리를 건너고, 더이상 고양이들이 살지 않는 마을이 되어버리자 그는 고양이를 찾아 전국과 세계를 누비는 여행을 하고 돌아왔다.

이 책은 그 1권인 흐리고 가끔 고양이, 국내편이다.




제주 가파도에서 울릉도까지

전남 구례에서 강원도 원주까지

2년 반 동안 만난 전국 60여 곳의 고양이



사실 닉네임과 다르게 고양이보다는 강아지를 더 좋아하는 나였지만 이용한님과 종이우산님의 길고양이를 위한 포토에세이를 읽고 있노라면 그들에 대한 사랑이 마구 샘솟아 오르는 느낌이다.

한낱 미물이라 여겨 생사여탈권이 사람에게 있는양, 고양이를 죽이는 것을 아무렇지 않아 하는 사람들, 혹은 재미로 괴롭히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고양이, 아니 생명 자체를 소중히 여기는 그들이 보기엔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기에 이런 책들을 내놓고, 세상에 좀더 따스한 시선을 보내길 바라는 메세지를 전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이 책에는 다양한 고양이들의 어여쁜 모습, 혹은 생에 몰두한 그 아름다운 모습들이 담겨있지만 그와 동시에 작가의 고양이를 바라보는 시선 역시 글로 빼곡히 담겨 있다. 고양이 사진만 봐도 좋겠지만 그에 더해지는 글들을 읽고 있노라면, 사진만으로는 부족했던 그 생생한 현장으로 같이 들어간 느낌이 된다. 그야말로 몰입이랄까



섬 고양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있는데 체리필터의 낭만 고양이라는 노래가 생각났다.

생선을 좋아하는 고양이들에게 바다란 정말 낭만의 장소가 아닐수 없었다.

그런데 섬에 사는 고양이라고 다 행복한 것만은 아니었다.



생업에 방해가 된다고 길고양이 500마리를 살처분하고, 또 새로이 살처분을 원하는 사람들, 중성화 수술로 타협을 보았지만 여전히 그들의 고양이에 대한 시선은 관대하지 못했다. 어장 관리 고양이라고 해서, 수달 등으로부터 어장을 관리하기 위해 배 위에 묶어두다시피한 어장관리 고양이들을 보니 먹먹함도 느껴졌다.




일본 등의 낭만적인 고양이 마을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에도 고양이 마을이 있었다한다. 고양이 값이 많이 올라, 생계 유지를 위해 고양이를 길러 팔았다는 욕지도 마을. 그곳에 저자는 고양이들을 만나러 갔고 거의 반세기전의 고양이 육성 사업은 더이상 없었지만, 그 곳의 작은 포구 마을에서 저자는 사람들의 고양이에 대한 무심함마저 반가운 저자만의 고양이 마을을 만났다.






일본에서만 유달리 고양이에 대한 사랑이 강한줄 알았는데 터키 역시 길고양이들이 지천에 널려있을 정도로 고양이들이 자유로운 곳이라 하였다. 제주도도 섬이라 그런지 길고양이에 대한 편견이 많은 곳이었는데 김녕 미로공원이 터키처럼 고양이를 명물로 내세우며 사람들에게 친화적인 (그만큼 사랑받기에 가능한) 고양이들의 애교를 볼수 있도록 고양이공원이 되어가고 있다 하였다. 제주도 김녕 미로공원에 미처 못 가봤는데 언제 제주도에 가면 꼭 일정에 넣어봐야겠다.






카페 오픈 초기에 새끼 고양이를 구조해, 카페 이름인 어쩌면 사무소의 면장 고양이가 된 어쩜이, 당당하게 사료를 요구하고 그러면 카페 매니저가 웃는 얼굴로 캔 사료를 입에 떠먹여주기까지 하는 그런 대학로 카페 그린빈 2호점, 고양이를 사랑하고 아끼는 다양한카페의 이야기들, 그리고 길고양이를 보살피는 나는 고양이 카페의 이야기에는 가슴이 먹먹해지는 그 이상을 읽기도 했다.



어느날 내장이 버려져있어 무심코 들었다가 너무나 놀랐다는 주인. 아기고양이의 사체와 태반이었단다. 길고양이를 챙기는데 대한 많은 보복이 잇따르더니 심지어 그런 무서운 일까지 벌어졌다는 것. 아직까지 범인이 밝혀지지 않았다는데, 정말 잔인한 민심을 읽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처럼 유독 길고양이에 대한 편견과 학대, 심지어 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캣맘에 대한 폭행과 구타까지 이어지는 나라는 보기 드물다하였다. 어쩌다 이렇게까지 된 것일까.



드물게 운좋게 사랑받는 고양이들.

마음씨 착한 사람 눈에 들어 다행히 안전한 곳에서 따뜻이 배를 불리는 고양이가 있는가하면 그와 반대로 잔인한 사람들의 손에 잡혀, 건강원으로 보내지거나 아기고양이들은 시장에 나와 불법으로 팔리기도 한다. 집에서 키워다 파는 고양이들이 아니었구나. 길고양이들을 불법 포획해 그렇게 한다는 이야기에 귀여운 아기고양이들이 갇혀있던 철창이 너무 가슴아프게 느껴졌다.






애완용으로만 키워온 고양이들을 유기하면 길고양이들에게도 배척이 되고, 살아남는 법을 몰라 더욱 학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고 한다. 게다가 긴 털은 야생에 적합하지도 않다. 버릴 거면 키우지도 말 것이지 하는 저자의 말이 와닿는다.



그가 찾아나선 전국의 고양이들.

행복한 모습도 있고, 적대적인 시선속에 안타깝게 놓인 경우가 생각보다 더 많았고.

그렇게 그의 시선을 따라 어디선가 굶주리고 있을 길고양이들을 보았다.

그러고보니 우리 동네 아파트에선 거의 길고양이를 볼 수가 없는 듯 하다.

내 눈에 안띈건지 어디선가는 있을 고양이들이 새벽녘엔 아기울음 소리같은 울음 소릴 애처롭게 내는데 말이다.



밥까지 챙겨주지 못할 거라면, 적어도 학대는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저 거기에 살고 있는 생명일 뿐인데.. 비뚫어진 마음으로 생명을 죽이고 신이 나 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도저히 모르겠다. 그 속엔 도대체 무엇이 들어있는지..




처음에 사진만 훑어볼때만 해도 귀여운 고양이들, 유쾌한 길고양이들의 삶만이 담겨있는 줄 알았는데..

듬성듬성 눈에 띄었던 운좋은 고양이들보다, 더욱 학대받고 힘겨운 삶을 사는 고양이들이 많다는 실제 이야기들에 가슴이 저릿해왔다.



잘해줄 수는 없더라도 최소한 무심할 수라도 있다면... 이라는게 저자의 마음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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