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참 괜찮은 사람이고 싶다
정유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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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참 괜찮은 사람이고 싶다.

이미 너무나 멋진 여성, 정유선 교수님의 책이었다.

참 괜찮은 사람이고 싶은건 나 역시 마찬가지였지만, 정말 저자분처럼 이렇게 열심히 최선을 다해보았던가 싶어, 욕심만 앞섰을뿐 노력을 게을리한 사람이라 먼저 부끄러워졌다.

 

읽으면서 첫 시작도 놀라웠지만, 아이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어느 새 눈물이 주르륵 흘러 뺨 위를 타고 흘러내렸다.

나 역시 아기엄마가 되고 나니, 좋은 딸은 못 되었을 지언정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 바램만은 가득한데, 어디 그게 쉬운 일일까.

 

정유선님은 조지 메이슨 대학 교수이자, 최고 교수로 뽑히는 영예를 안으신 분이다.

자랑스러운 한국인인 저자분은 건강하게 태어났지만, 신생아 황달로 인한 '뇌성마비'로 이후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말도 제대로 못하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한국인들의 장애인에 대한 불편한 시선은 예나 지금이나 서양의 시선에 비해 훨씬 더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울릉도 트위스트를 부르던 이 시스터즈의 멤버였던 엄마, 예술과 낭만을 사랑하는 멋쟁이 건설 사업가의 고명딸로 (오빠와 남동생이 있다.) 너무나 사랑받을 그 위치에서, 뇌성마비로 인해 꺾여야 할 딸의 아픔에 엄마도 아빠도 늘 힘에 부치셨을텐데도 더욱 그 딸에게 정성을 쏟았다. 감추려하지않고 늘 아이를 내세워 다녔으며, 아버지는 그 딸에게 너는 공부를 잘하니 커서 교수가 되어라~ 하고 인정해주었다. 공부를 잘해야 세상에 당당하게 설수있다는 믿음대로, 또 부모님에게 인정을 받고 위안이 되어드리려면 내가 공부하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저자분은 정말 남들의 몇배의 노력으로 공부에 심취하고, 그 공부에 또 빠져들었다.

 

친구들을 잘 만날 수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처음의 모습을 보고 놀리거나 외면하기 일쑤였다. 남자아이도 아닌 여학생들이 그렇게 잔인하게 놀리고 다른 사람의 장애를 희롱할 수 있다는게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몸의 장애는 없어도 마음의 장애는 있는 그런 이들이 많았기에 타인의 약점을 잡아 그렇게 괴롭혔던 것은 아닐런지..

 

그렇게 노력해도, 한국에서의 대학 입시에서는 모두 실패하고, 미국 유학길에 오른다.

그 곳에서 말도 제대로 안 통하는 친구들을 사귀어야했고, 어려운 공부를 해야만했지만, 정말 죽고 싶었던 그런 시기들을 거쳐, 대학에 합격하고, 교수님의 인정을 받아 대학 교수로 남게까지 되었다.

 

 

 

사랑하는 두 아이를 두고 있고, 그 아이들은 또 많은 이들이 어쩜 이렇게 똑똑하게 키웠냐는 소리를 들을 미국내에서도 최상위권의 학교를 우수하게 다니고 있다한다. 엄마가 교수이긴 하지만, 또 사랑으로 아이들을 대하려 하지만 남들의 몇배의 노력으로 강의준비를 해야하고, 매사 모든 일을 철저한 준비과정 끝에 진행해야하기에 아이들에게 쏟을 정성과 관심이 그만큼 부족했을텐데도 아이들은 너무나 바르게 잘 자라주었다.

 

결과는 너무나 좋다. 엄마의 장애에 대해 알게 되었어도 (아이는 몰랐다한다. 다만 자라면서 조금씩 우리 엄마에게 이상이있음을 알고 엄마에게 물어본 후, 엄마는 고민을 하다 대답한다. 아이는 엄마의 머리가 아파진 병이 생선 많이 먹어 낫기만을 바래는 순진무구하고도 아름다운 아이였다. 게다가, 친구들 앞에서도 부끄러워하지않는다 오히려 더 큰소리로 엄마를 부르며 자랑스러워하였다. 그런 아이의 멋진 모습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아이는 엄마가 아플까 걱정했을뿐, 부끄러워하긴 커녕 오히려 장애를 딛고 우뚝 선, 엄마를 자랑스러워하였다.

 

하지만 그 과정에 이르기까지, 저자분 어머님의 억장이 무너지고, 저자분 또한 죽고 싶다 되뇌고 되뇌일 정도로 힘든 시절이 있었다.

 

우리는 각각의 개인 사정으로 힘든 경험을 모두 해보았다. 아니 지금도 세상에서 내가 가장 불행하다 여기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그런데, 정말 자기에게 주어진 건강한 몸, 그 하나가 얼마나 위대하고 누군가는 간절히 바랬을 그것인지를...잃기 전까지는 미처 깨닫지를 못한다.

 

힘들다 짜증난다 되는 일이 없다고 자조하기 전에 그 전에 나는 얼마나 힘들여 고생을 해보고 노력을 해봤는지 되돌아봐야겠다 싶었다.

저자의 지금의 위치와 상황을 마냥 부러워하기보다, 그녀가 행운아다 생각하는 착각을 하기보다..

그녀가 그 위치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고군분투했을지를 그 과정을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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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이 검색하는 365 매일 밥상
이혜영 지음 / 나무수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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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책에 관심이 많아 소장한 책만 수십권이 되는 요즘이지만 매번 뭐해먹을까 하고 찾아보려면 찾는데만 시간이 걸리고, 제대로 성공적인 메뉴 완성되기도 어렵고 해서, 많은 요리책이 성공적인 요리의 대안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고 있어요. 그래서 한권이라도 제대로 된 요리책 한권 골라서, 거기 나온 메뉴를 꾸준히 만들어만 올려도 밥상 고민이 해결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였지요.

요즘 요리책들이 참 다양하게 종류별로 잘 구분되어 나오는건 좋은데, 취지에 맞게끔 활용도가 높은가 하면 또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래서 대부분의 메뉴가 성공적인 맛을 낼 수 있는 레시피이면서, 다양하게 제철 재료로 구색을 갖춰 요리할 수 있게 하는, (참 까다로운 저만의 조건이었던게 일상적인 반찬을 포함하면서도 색다른 무언가를 맛볼 수 있는 그런 밥상을 차릴 수 있는 책으로) 책을 한 권 골라 주구장창 그 책을 파고 들어 따라해보고 싶었답니다. 아, 그런 책을 드디어 한권 만났네요.



요안나님의 요리책, 이 책 전에 나온 요리책으로 꽤 오래 활용 잘했었는데, 이 책이 보다 더 업그레이드 된 버전이라 찾고 싶었던 메뉴도 더 많았고, 새로운 요리, 그리고 조리법과 재료 준비 등등 참고할 게 많아 더욱 유용한 책이었어요.

요리책은 보기 좋은 사진, 재미있는 글발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이 따라 만들기 쉽고 만든 작품이 맛있어야 제일 최고의 책인거거든요.

요 책 제가 오랜만에 그렇게 인정하고픈 책이었습니다.




주부들의 가장 큰 고민인 매일 밥상을 어떻게 차릴까에 대한 대답으로 우선 각 월마다 구입하기 좋은 제철 식재료를 소개하고, 그 재료를 바탕으로 요리를 하는데, 각 주별로 나뉘어 레시피가 나와있어요. 저처럼 어린 아기가 있는 집에서 활용하기 좋을 유아들이 좋아할 반찬, 어른들이 좋아할 반찬들이 고루 섞여 있어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점도 좋았답니다.




.

장봐온 재료들, 엄마들은 버리지 않고 정말 남김없이 모두 다 잘 활용하시는데, 아직 아이가 없거나, 있어도 어려서 많이 못 먹는 집 등등은 아무래도 장봐온 식재료들을 잊지않고 끝까지 다 활용하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한번 구입한 시금치 한 단, 오이 한 묶음 등을 모조리 맛있게 활용해 낼 수 있도록 체계적인 식단표를 짜면서, 또 사 온 재료들을 어떻게 손질해 보관하면 (저도 가장 안심하는 보관법이 냉동법이었는데, 고기나 어패류 등을 뭉텅이로 얼려버리면 조리할때 녹여서 필요한 만큼 꺼내 쓰기가 더더욱 불편했어요.) 조리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지 등의 비법이 돋보이는 책이었지요. 요리책에 관심이 많아서 냉동요리법에 관한 책만 두권을 갖고 보고 있는 저인데, 요리책 한권에 재료 손질서부터 냉동 보관법 등에 대해 알차게 실어 있는 이 책이 있으면 따로 냉동요리법은 구매하시지 않으셔도 될 것 같네요.


아, 그리고 건망증이 유독 심해서 식재료를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하고 음식도 만들어놓고 며칠만에 쉬거나 해서 속상했던 경험, 많이들 해보시지 않으셨을까 (전 많이 경험하고 있어서요.) 싶은데, 직접 만든 다양한 양념장이나 소스, 잼류 등이 특히나 병 위에 곰팡이가 피면, 아이 엄마다 보니 놀라는 마음에 절대 그 제품을 먹지 못하고 버리기도 하고 그랬는데..

그 곰팡이 부분만 덜어내고 다시 밀봉해서 먹으면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네요.




아, 또 맨 끝부분에 장보기 노트가 수록되어 있어서, 오늘 뭐해먹지? 하고 대충 메뉴를 정해놓고 막상 장보러 가면 메모한걸 두고 와서. 사야할걸 잊고 가는 경험. 아기 낳고서 아이큐가 반으로 뚝 떨어진 저는 정말 자주 하는 실수인데. 저같은 사람을 위한 장보기 노트는.. 장볼 재료들만 따로 카드 형식으로 만들어놔서, 그것만 오려 챙겨갖고 가면 유용하게 활용할수 있겠더라구요.

요리책을 여러권 내보신 요리전문 파워블로거 님이시라 사실 책 만드는 정성과 관심이 남다르다고 생각한게 여기에 있었어요.

매일 신랑에게 전화걸어서 오늘 뭐 먹을까? 고민하던 식단 고민 주부, 이제 요안나님이 직접 짜주신 288가지의 다양한 레시피로 매일매일의 식단을 즐거이 마련할 수 있겠더라구요.

엄마들이 궁금할 사소한 것들서부터 중요히 알아두면 좋을 것들까지 두루두루 세심하게 배려해놓은 부분들이 감사하게 여겨졌지요.




요리를 할때 유달리 잘 찾아보게 되는, 색다른 별미들이 있어요.

저같은 경우에는 겨울에 꼭 굴이 들어가는 순두부 찌개나 국밥, 전 등의 굴 요리들을 찾아보게 되는데 은근히 이 메뉴들이 사먹긴 편한데 조리법이 잘 나와있는 책이 없더라구요 모아있기는 커녕 한두개 나와있으면 다행인터라, 어떤 책이었지? 하고서 굴국밥 한번 하면서 온 책을 다 뒤엎어 찾아보기 일쑤였답니다.



오, 이 책에는 제가 찾던 바로 그 굴순두부찌개, 굴국밥, 매생이 굴국, 굴전 등등 굴로 만드는 너무나 맛있는 요리들이 모두 다 수록되어 있어 절 반갑게 만들어주었어요.






한번 만들어두면 아이 반찬하기에도 좋고, 식구들 입맛없을때 후라이 하나만 해서, 비빔밥 만들어먹어도 좋을 삼색 나물 시리즈도 반가웠구요. 미나리 초무침, 상추 겉절이, 매실장아찌, 오이 물김치 등 입맛 깔끔하게 해줄 반찬들도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요리초보들이 눈여겨보는 재료의 정확한 분량, 그리고 하나하나의 작은 요리 과정 사진들과 과정에서의 팁 등도 잊지 않고 보기 편하게 수록되어 있어서 (요리책 많이 보신 분들 잘 아시겠지만, 눈에 잘 들어오는 보기 편한 요리책들이 있어요.) 그 계절에 원하는 페이지를 딱 펼쳐서 조리하기 쉽게 되어있었답니다. 매주 2~3가지 제철 재료로 알뜰하게 구입한 재료를 모두 다 활용할 수 있는 서너개의 레시피들이 참 고마운 그런 요리책이었지요.




우리집 식구들이 너무나 좋아하는, 음, 아직 어린 아기말고, 저랑 신랑이 특히 좋아하는 해물짬뽕 같은 경우에도 파는 곳은 이렇게 푸짐하지 않을 것 같은데 너무나 칼칼하고, 푸짐해보이는 짬뽕 한그릇이 보는 내내 입에 침이 고이게 해주었네요.




꼬막좋아하는 우리 신랑을 위해 껍질째 사서 꼬막찜을 해주면 좋을텐데 껍질까는게 귀찮은 저는 꼬막살을 세일할때 사다가 얼려두었어요.

그걸로 지난번에 무침해준적 있었는데 이 책에 보니 꼬막살을 데쳐서 채소와 양념장을 넣고 비벼먹는 꼬막 비빔밥이 다 있네요. 요거 쫄깃쫄깃한 꼬막 살이 씹혀서 너무나 맛있을 밥이 될 것 같아요. 아이와 어르신들이 잡숫기에도 좋을 메뉴라 하네요




7~8월은 너무너무 더워서 기가 허해지는 계절이기도 해요.

7월에는 장어를 활용해서 신랑의 원기를 북돋워주고 8월 추천메뉴로는 전복과 닭 등을 이용한 전복죽, 전복 삼계탕 등이 소개되었네요.

복날 즈음해서 삼계탕 한번 안먹으면 너무나 서운타하는 저는 집에서 삼계탕 만들어본건 손으로 꼽아요. 작년에 한두번 만들어봤나 싶네요. 올해 보니 드디어 울 아들도 삼계탕을 잘 먹기 시작했는데, 요안나님 레시피를 갖고 만들면 전복 삼계탕도 어려운 일이 아닐것같네요. 내일이 초복이라는데 내일은 놀러가니 못해먹고, 중복과 말복에 도전해봐야겠어요 (복날 식당가는 미어터집니다. 집에서 해먹어야해요.)


오이냉국



7월 지금의 제철 식재료로 가지, 장어, 시금치, 갈치, 아욱, 열무, 고구마가 소개되었어요.

전 우선 오이를 갖다가 오이볶음을 만들어 아이와 먹었구요.

남은 오이로는 멸치 다시마 육수를 우려서 오이냉국을 만들어먹었지요. 한번 사면 한두개 못사고 꼭 4~5개씩 사게 되는 재료를 남김없이 이렇게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무척 유용했답니다


카레 갈치구이



냉동고에 넣어둔 갈치를 꺼내서 카레가루를 묻혀 색다르게 구워도 봤구요

더운 무더위가 이어지다가도 갑자기 스콜처럼 쏟아지는 비를 보면, 또 뜨끈한 국물이나 밀가루 요리가 생각나는지라 요안나님 레시피를 찾아 바지락 칼국수도 맛있게 해먹었답니다.



시금치 한단, 가지 몇개도 사왔는데, 책에 나온 시금치 나물, 시금치 샐러드, 그리고 시금치 달걀말이를 만들고, 가지로는 가지찜, 가지 토마토 냉국 등을 만들면 역시 오이처럼 남기는 재료없이 모두 알뜰히 다 먹어치울 것 같아요. 그동안은 요리하나 해놓고 나서 남은 재료는 뭐해먹지? 하고 다른 조리법 찾다가 시간 다 보내고 했는데 요 책은 정말 여러모로 알찬 책이었답니다.



전 요리책을 활용할때 해보고 맛있으면 계속 활용해보고, 해보고 맛이 안나면 그 책은 밀어두게 되더라구요.

요 책은 하는 족족 신랑과 아들 모두 맛있다 해주니 설거지감이 쌓여도 기분좋게 새로운 요리에 도전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여러권 사기도 귀찮다. 매일 우리집 식단 누가 대신 짜줬으면 좋겠다. 장봐온 재료 자꾸 남겨서 버리는게 아깝다.

이러신 분들께 추천드리고픈 "제대로 된 요리책" <365 매일 밥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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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11-04 0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샤를의 기적 샤를 이야기
알렉스 쿠소 글, 필리프-알리 튀랭 그림, 조정훈 옮김 / 키즈엠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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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그림책에 비해 훨씬 큰 사이즈의 샤를의 기적이랍니다.

용이 나오는 이야기라 아들이 좋아하겠다 싶긴 했는데 정말 반응이 폭발적이더라구요 예상을 훨씬 뛰어넘어요.

첫 장을 넘기면, 본 이야기로 들어가기전부터 수많은 용들이 화려하게 뒤엉킨 정말 멋진 그림이 등장을 해요.

길고 다리가 짧은 용은 동양의 용이고, 날개가 크고, 몸이 짧은 용은 서양의 용이라는 이야기가 있더라구요. 이 책에는 서양의 용, 동양의 용이 모두 등장을 합니다. 예전에 용에 대한 다큐멘터리 비슷한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신기하긴 하더라구요. 실제 존재하는 동물이 아닌 가상의 동물임에도 불구하고, 동서양에 (형태를 약간 달리하여) 모두 존재한다는 사실이 말이지요. 정말 용은 없었던 걸까요? 아니면 날아다니는 익룡의 일부를 용으로 생각했던 걸까요?

아뭏든 우리가 알고 있는 옛 이야기 속의 용이 주인공이 아닌, 서양의 용이 주인공이랍니다.




1821년 4월 9일, 샤를이 태어났어요

샤를은 발이 무척 크고, 날개 역시 무척이나 컸어요. 그런데 샤를은 다른 용들과 달리 시를 쓰고 읊기를 좋아했답니다.

용 치고는 색다른 관심사라 할 수 있었지요.

그래도 샤를의 부모님은 그런 샤를에게 잘한다 칭찬을 해주고, 용기를 북돋워주었어요.




샤를은 학교에 다니면서 친구들과 다른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학교에서는 하늘을 나는 법, 불을 뿜는 법 등을 배우는데 샤를은 그런데 소질이 없기도 했지만 잘할 생각도 안 들었거든요.

친구들은 그런 샤를을 비웃고 놀렸어요. 왕발 시인이라고 말입니다.


추운 겨울, 친구들은 하늘을 날아 집에 가는데 샤를 혼자 걸어서 집에 가구요.

친구들이 책 한권씩 태울 실력에서부터 이제는 도서관 전체를 태울 정도의 불을 뿜을 정도가 되어도 샤를은 불을 뿜지 못했어요.

용이 용답지 못하다는거, 얼마나 스트레스 받는 일이었을까요. 우리 꼬마 친구들도 샤를의 마음에 공감하는 그런 기분 많이 들지 않았을까 싶어요.

잘하고 싶은데 잘 하지 못하고 있을때 스트레스 받는 그런 느낌 말이죠.

난 다른거 더 잘할 수 있는데, 유치원, 학교에서는 배우는게 정해져있으니 말입니다.






학교의 축제날, 다른 친구 용들이 모두 장기를 뽐내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데 샤를 혼자 화산에 올라가 시간을 보냈어요.

그러다 그만 화산이 폭발하는 바람에 샤를이 꼭대기에서 튕겨져 버리고 말았지요. 날지 못해 추락하면서, 너무 슬퍼진 샤를이 시를 읊었어요.

그런데 샤를의 시에 누군가, 아주 작은 목소리로 대꾸를 합니다.



...아아, 어느 슬픈 수요일에~~



오늘은 금요일인데?





진지한 그 상황에 너무 맞지않는 정확한 지적이라 어찌나 웃음이 나던지요.

큰 목소리로 읽어주다가, 그 대목만 기어들어가는 속삭이는 소리로 읽어주니 아들도 귀를 쫑긋, 너무나 재미있게 들었어요.



샤를의 눈동자에 비해 너무나 작았던 파리가 작은 목소리의 주인공이었어요. 샤를의 왕발 냄새를 좋아해 쫓아다니던 파리 한마리가 샤를에게 중요한 교훈을 주었답니다. 그러고보니, 샤를이 화산에서 떨어질때 점처럼 작은 파리가 보여요 찾아보면 무척 재미나답니다.






날지 못하던 샤를이 그 거대한 날개를 펼치고 하늘을 나는 장면은 정말 압도적인 장관이었어요.

게다가 이렇게 큰 책으로 보니, 더욱 그 감동이 진하게 전해져왔답니다.



무서운 용이 나오는 이야기일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정말 재미난 이야기였어요. 게다가 샤를의 멋진 대변신도 볼 수 있는 내용이었구요.






아이가 무척 좋아하는 이야기라 하루에도 몇번씩 이 무거운 책을 들고 이야기를 읽어주었답니다.

왕발시인 샤를, 하면서 아들도 웃으며 이야기를 듣곤 했어요. 오늘은 아이와 블럭으로 샤를을 만들어보자 했더니..


엄마의 상상을 뛰어넘게 잘 만들더라구요.

엄마는 날개만 염두에 두고, 종이와 수수깡 등을 이용해 어떻게 만들어볼까 싶었는데 아들이 좋아하는 블럭을 보니, 이걸로 한번 해볼까 싶어 의견만 던져줬었거든요. 그랬더니 이렇게 용의 머리에서부터 시작해 날개까지 뚝딱 만들어내네요.


.



날개를 뒤로 축 늘어뜨린 장면은 샤를이 눈길을 걸어가던 그 장면을 떠올리게 했구요.






날개를 쫘악 펼치니 정말 늠름히 날아가는 장면이 연상되더라구요.






파리는 어디 있어? 하니 블럭으로 만들다보니 다소 큰 파리도 만들어졌어요.

아이가 좋아하는 그림책을 같이 읽고 오랜만에 독후활동까지 하니 더욱 기분좋은 하루가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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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부 바람길의 자급자족 농사일기 - 자연과 나누는 친환경 순환농법
여태동(바람길) 지음 / 북마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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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동생과 던킨에 가서 시원한 아이스커피 한잔 마시려다가 동생이 갑자기 언니, 집앞에서 냉면 먹자~ 하고 약속을 변경하였다. 알고보니 엄마는 모임 약속 있으시고, 텃밭에서 농사 짓고 오신 아버지, 더워서 입맛도 없으실텐데 냉면 사드리고 싶다는게 동생의 의견이었다. 아빠랑 동생이랑 아들이랑 그렇게 네 식구가 맛있게 냉면과 만두를 먹고 왔다. 날도 더운데 텃밭 농사에 너무 정성을 들이고 계셔서 사실 걱정이 앞선다. 아빠 말씀으로는 조금 농사 좀 지어볼라치면 비가 와서 못 하고, 하다보니 더워도 그냥 나가서 일하게 된다 하신다.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정년 퇴직을 하시고, 집에서 쉬신지 채 몇달도 되지 않아 텃밭 농사를 시작하신 우리 아버지.

이번 학기를 끝으로 역시 정년 퇴직하시는 엄마와 함께 두분이 같이 텃밭 농사를 짓고 계시는데, 남들은 주말에만 가서 한다는 그 일을, 두분은 거의 매일 아침 저녁 (아침엔 엄마는 출근하니 아빠만 가서 일하시고, 저녁엔 엄마 퇴근 후 두분이 같이 가서 깜깜해지기 직전까지 일을 하고 오신다.) 일을 하시다보니, 전업 농부가 되어가시는 느낌이었다. 이 근처는 아파트 촌이고 도심중심부라 텃밭을 지을 공간이 없고, 엄마 아빠의 텃밭은 대전이긴 한데 변두리 외곽이라 사실 다니시는 차량 유지비가 더 많이 들기는 한다. 그럼에도 농약을 쓰지않고 직접 손으로 가꾼 채소로 우리 가족들을 먹일 수 있다는 그 생각에 정말 보람을 느끼며 일을 하고 계신다. 아빠는 나잇살이라는 뱃살이 있으셨는데 그 뱃살도 쏙 다 빠지셔서, 지금은 바지를 다 새로 사실 지경이었다. (그래서 사실은 다이어트를 위해서라도 나랑 신랑, 오빠도 가서 일하면 살 빠진다 하시는데, 게으른 젊은 이들이 오히려 더 가질 않고 있다. )

 

20년차 기자이자, 10년차 도시농부로 살고 있다는 닉네임 바람길인 여태동님의 이 책.

사실 농사란게 절대 쉬운 일일 수 없는데, 마음 맞는 이들과 뜻을 같이해서 농사를 짓고 직접 가꾼 채소로 가족의 식탁을 풍성하게 해준다는것이 그렇게 보람찬 일일 수 없나보다. 사실 우리 부모님만 해도 조부모님 세대에는 농사를 지으셨지만 두분은 농사를 짓지 않고 자라셨고 직장 또한 그런 직장이었다. 다만 어려서 보고 배우신게 있으셔서 눈썰미가 있으신지 처음 짓는 밭농사인데도 거의 실패하지 않고 잘 해내셨다. 하나 둘 가짓수를 늘리다보니 텃밭농사 2년만에 30여가지에는 이를 각종 채소들을 두루 재배하고 계시고, 작년과 올해 모두 고추와 감자까지 풍성하게 재배하셔서 감자는 나눠주다 못해 더 먹고 싶다는 지인들에게 일부는 판매를 할 정도로(나눠주는 분량 이상으로 수확하셔서) 많이 수확하시기도 하셨다.

 

우리 부모님만 해도 같이 일을 하시는데, 책 속 바람길님은 홀로 농사를 짓는다. 아내분은 그런 남편이 하루종일 농사에 빠져살고, 농사꾼 친구들과 연락해 지내는걸 보면서 다소 못마땅한 눈치를 보내기도 한다. 사실 젊은 사람들이 나서서 농사를 열심히 짓기는 우리 부모님때랑 또 달라서 쉬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게다가 아무리 좋은 채소를 제공해준다고 해도 여유시간을 온통 밭에만 쏟고 있는 남편에게 다소 불만이 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 책을 보며 그런 저런 생각이 들었다.

 

아빠가 도시농부로 일을 하고 계시기에 이 책은 사실 그냥 넘겨버릴 수가 없었다. 어떤 내용일까 많이 궁금했고 아빠 또한 궁금해하실 것 같았다. 퇴직하자마자는 책을 무척 많이 보셨는데 집에서 책 보고 손주랑 놀아주시는 것만으로는 많이 갑갑해하셨던 아버지.

게으른 나와 달리 우리 부모님은 워낙 부지런하셔서 집에 가만히 쉬셔도 좋을 시기인데도 얼마 못 쉬시고 바로 일을 찾아 나서셨다.

자식 입장에선 좀 쉬엄쉬엄 하셨으면 좋겠는데.. 그런 아버지의 건강을 걱정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농사, 자신이 지은 농작물에 대한 애정을 읽게 되자, 아빠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았다.

아빠가 미처 내게 말씀 못하신 그런 이야기들을 바람길님의 일기 같은 이 이야기를 통해 조금 들여다본 느낌이랄까.

 

자급자족 농사일기이기에 자신의 일기같은 일상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있다.

일년 농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실패작과 그 이유 등을 담고 있고 일일이 농사의 비법이나 노하우 등을 전수하는데 치중한 책은 아니니, 이 책 한권만 참고해서 텃밭이나 주말 농장 등을 계획해서는 부족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도시농부의 텃밭 매뉴얼 편(부록으로 맨 뒤에 실려있다.)을 참고해보면, 농사에 대충의 감은 잡히지 않을까 하는, 개략적인 계획을 세우는데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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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안 와! 까까똥꼬 시몽 10
스테파니 블레이크 글.그림, 김영신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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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들 요즘 한참 빠져 있는 아기 토끼 시몽 시리즈, 장난꾸러기 시몽이와 동생 에드몽, 그리고 친구의 이야기까지 간간히 만날 수 있는 재미난 시리즈지요. 최신간이 새로 나온대서, 궁금했는데, 바로 이 책 "잠이 안와"였어요.


역시나 새책인걸 보자마자 어떤 내용인지 너무나 궁금해하는 아들, 유치원 하원하자마자 바로 읽어주었답니다.





오늘 시몽과 에드몽은 어마어마하게 큰 집을 지으러 가요.

아, 이 장면만 보고서도 왜 엄마 마음이 두근두근하는건지..

정말 우리 아들에게도 에드몽같은 동생을 낳아주고 싶어졌어요.

둘이서 장난감 자동차를 타고, 뭔가 모험을 하러 떠나는 것 같아서 얼마나 재미날까 싶더라구요.

엄마는 아이 눈높이에 맞춰 잘 못 놀아주는데 (대신 아빠, 할머니가 잘 놀아주시죠. 그래도 어린아이들 눈높이만 할까요.) 자기 동생이 있으면 얼마나 잘 데리고 놀아줄까 싶어서 갑자기 미안해졌답니다.



엄마도 어릴적에는 상상놀이같은거 하는거 좋아했거든요. 상상으로 집짓고, 그 안에서 놀고, 그런 톰소여의 모험같은 스릴을 경험해보고 싶었는데, 시몽과 에드몽은 차를 타고 직접 자기네 집을 지으러 갔어요.



우와 담요 한장을 나무사이에 묶었을뿐인데 참 그럴듯한 텐트가 만들어졌네요. 아이들 이런 텐트 너무너무 좋아하던데, 우리 아들 눈도 반짝이기 시작합니다. 집에 아기용 텐트 하나 있었는데 장난감, 책등에 치여서 접어서 장롱 위에 올려놨거든요. 아들이 몇번이나 내려달라 졸라댔는데, 아빠가 걸리적 거린다고 올려놔서, 사실 좀 미안했어요. 텐트에 넣으려고 볼도 잔뜩 마련해두었는데 활용도 못하고 ...

있어도 활용 못하는 이런 집이 있는가 하면 자기들끼리 담요 한 장 갖고도 세상을 다 얻은듯 행복하게 노는 시몽 형제도 있답니다.




집에 돌아갈 시간이 되어서, 내일 아침 다시 와서 자기들만의 아지트를 꾸미기로 했는데...

밤이 되어 침대에 누웠는데 에드몽이 잠이 안오는거예요.

항상 끼고 다니는 "도도"가 없어진거였어요. 바로 오두막(아까 그 담요로 만든)에 두고 온거였답니다.

시몽이 잘 달래서 재우려 해도, 늘 도도와 함께 잠들었던 에드몽은 도저히 잠이 안와, 하고 불안해하지요.

멋진 우리의 시몽, 에드몽을 위해 슈퍼맨 망토를 입고, 도도를 찾아 나섭니다.

세상에 형은 정말 강하네요. 깜깜한 밤중에 밖에 가서 도도를 가져오는게 정말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는데 말입니다.

에드몽이 따라간다해도, 시몽은 멋지게 홀로 나섰지요




그리고, 잘 찾아서 집에 돌아오는데.. 어쩐지 뭔가가 움직이는 것 같은 그런 느낌.

그래서 시몽이 뒤를 돌아다보니...?



사실 이 장면에서 아이가 좀 겁을 먹기는 했는데..이내 그 정체가 무엇인지 설명을 해주니 아이도 아~~ "진짜 있는게 아니구나."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라구요. 우리 아이도 밤에 불 꺼진 거실을 무서워하거든요. 꼭꼭 안방 문을 꽈악 닫고 자자 합니다. 살짝 걸쳐만 놔도 난리가 나요. 어둠이 무섭다고 가르치지 않아도 태생적으로 그렇게 어둠에 대한 공포를 갖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우리 시몽, 멋진 형이 된 신고식 제대로 한 셈이었네요.

에드몽은 형의 무용담이 너무나 근사하고 멋졌을거예요.

시몽도 에드몽을 위해 진정 대단한 용기를 낸게 맞구요 ^^




겁이 좀 있는 우리 아이도 형이 되고, 오빠가 되면 용기를 낼 수 있을까요? 아마 동생을 위해선 그렇게 용기있는 멋진 모습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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