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부엌, 나의 부엌 - 한영실 교수의 마음이 건강해지는 '집 밥' 60가지
한영실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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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를 잘 안보는 편인데 한동안 비타민은 잘 챙겨봤었다. 다음날 마트에 가서 신기하게 어느 채소나 식품군이 품절이다 싶으면 비타민에 나온 식재료인 경우가 무척 많았다. 사실 식품이 곧 약이 될 수는 없는 법이지만, 이왕 먹을 거 어디에 더 좋은, 내 몸의 이상을 바로 잡아주거나 미리 보호할 수 있는 그런 식재료군이다 하면, 더욱 귀가 번쩍 뜨이는 것은 사실이다. 약보다는 먹을 것으로 미리 몸을 보할 수 있다면 오죽 좋겠는가 하는게 인지상정의 생각인지라 비타민에 나오는 식재료들은 더더욱 인기를 끌었던 것 같다.

나도 슈퍼에 마침 그 재료를 사러 갔다가 (비타민을 미처 못 봤음에도 딱 필요한 재료여서 ) 갑자기 평범한 그 재료가 품절이 되어 비타민의 인기를 실감한 적이 몇번 있었다.



비타민에서 정말 주역처럼 인기를 끈 분이 바로 비타민 교수, 식품영양학과 한영실교수님이다.

이번 요리책은 한영실 교수님이 추천해주는 각종 힐링 집밥들이자, 자신의 이야기들을 들려주시기도 하는 힐링 에세이가 되기도 하는 책이었다. 비타민이 여러 화자들의 이런 저런 이야기로 음식의 식재료의 효과에 대한 깊은 공감을 이끌어내는 프로였듯이, 이번 책은 스토리가 있는 밥상이라는 평이 제격이랄까?

요리책으로만 생각하고 책을 펼쳤다가 이내 몰입하게 만드는 꽤 많은 글밥의 에세이 형식에 놀라고 말았다. 그러면서, 맞아 이럴때 이런 상황을 타개할, 혹은 도움이 될 이런 음식을 먹으면 참 좋겠다 하는 깊은 공감도 들었다.




층간 소음문제로 개인간 난투극까지 심심찮게 벌어지는 요즘, 저자분도 위층의 시끄러운 소리에 참다참다못해 직접 올라간 적이 있었다 한다. 그때 눈물이 글썽해서 나온 젊은 아이엄마가, 아이가 장애가 있어서 통제가 안된다고 죄송하다 이야기하였다 한다. 아이가 아파 그런거라 하니, 이후로는 같은 소음이 들려도 아이와 엄마를 위해 기도하며 참게 되었다는 일화였다. 화를 가라앉혀 주는 음식으로 소개된 재료가 비타민 b와 c가 풍부하게 들어있는 땅콩과 감자 등의 식재료였다. 감자는 요즘 또 제철인지라 햇감자가 맛있게 많이 나오는 계절이라 더욱 관심이 갔다. 감자 옹심이 미역국. 육수를 따로 내지 않고 불린 미역을 참기름과 국간장으로 살짝 볶아낸 후에 갈은 감자를 경단 모양 옹심이로 빚어서 넣고 끓이는 국이었는데, 그냥 찐 감자는 잘 먹지 않는 우리 아이도 미역국은 워낙 좋아하는 터라 이렇게 해주면 잘 먹을 것 같았다. 아이들도 어릴적부터 은근히 스트레스가 많이 쌓인다는데, 요즘 들어 부쩍 화를 많이 내는 엄마 때문에 힘이 들었을 우리 아이, 스트레스를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요거 한번 도전해볼만 한 음식이다 싶었다.




우리 몸의 가장 중요한 기관이라 할 수 있는 심장, 여기에 이상이 있다고 하면 걱정부터 들기 마련이다.

큰 병을 한번 앓으신 이후에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지신 엄마. 그전엔 무조건 튼튼하다 자부하셨던 엄마도 그 병 이후에 충격이 심하셨던 터라, 건강에 대한 기우가 더욱 심해지시기도 하였지만 가끔씩 심장에 무리가 오는 경우가 있으셔서 정밀 검사를 받으셔도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으신 적이 여러번 있으셨다. 따로 약을 드실만한 상황도 아니었고 평소에 조심만 하고 계셨는데 이런 엄마의 불안을 덜어주는데 마그네슘 보완이 필요하다하니 영양제나 식재료,( 식재료로는 책에는 잣과 시금치가 소개되었다) 등으로 챙겨드려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어째 우리엄마를 위한 공간 같아서 더 눈길이 가는 대목이었다.




한교수님의 어릴적 힘들었던 시절의 이야기도 있었다.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빚을 지게 되자 빚쟁이가 된 친구 아버지가 매일 집에 찾아와 영실아~ 하고 부르는 소리게 가슴이 철렁 내려앉곤 했다는 것이다. 너무나 속상한 마음에 찾아가서 정중히 부탁을 드리며 이름을 부르지 마시고, 그 시간에 제가 문을 열어놓겠다 하니, 밥을 먹고 가라 이야기하시면서 힘들었던 시절에 대해 들려주셨다는 것이다. 사실 밥을 먹고 싶은 마음은 아니었겠지만 밥 한번 먹고 아저씨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피도 눈물도 없을 거라는 주위의 평이 잘못되었음을 알았단다. 아저씨도 이후로는 아이가 싫어하는 행동은 하지않겠다며 집에 찾아오지 않으셨다하고 말이다. 이 일화와 함께로는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음식으로 애호박과 더덕을 소개해주었다.



마음과 몸, 모두가 건강하면 좋겠지만 어느 한 군데라도 이상이 생기면 입맛도 없고, 하는 일도 잘 되지 않아 힘들때가 많다.

이럴때 약이 아닌 음식으로 우리 몸을 돌볼 수 있다면 이라는 취지로, 이분의 엄마의 부엌, 나의 부엌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마음에 여유를 주는 음식, 견디는 힘을 주는 음식, 활력을 주는 음식 등 크게 세 분야로 나뉘어져 있었고, 각 음식들도 우리 꼬마 아이도 좋아할 음식에서부터 색다르게 어른들도 즐길 다양한 음식들이 두루 소개되어 따라해보고픈 메뉴들이 많았다.




성장기 어린이의 신체발육은 물론 갱년기 이후의 기력보강에도 효과적인 밤으로는 밤 라테를 만들고, 마음의 힘을 길러주는 음식으로 소개된 오리고기 불고기와 마늘 두부 튀김. 특히나 마늘 두부튀김은 여기에서 처음 본 메뉴였는데 무척 맛이 있을 것 같아 기대되는 메뉴였다.

천연의 안정제, 칼슘이 풍부한 음식으로는 멸치나 뱅어포 등이 소개되었는데 우울증이 있는 사람 중에도 칼슘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하니, 기분이 좀 가라앉거나 하면 아이와 칼슘이 가득한 요리를 자주 해먹으면 좋을 것 같았다.

어제 사온 어린이용 잔멸치와 시금치로 아이 잔멸치 주먹밥도 해주고, 책에 나온 시금치 햄버거 스테이크도 해주면 아이도 잘 먹고 엄마도 뿌듯한 그런 밥상이 될 것 같았다



이야기와 함께 음식의 효과를 생각하며 만들어 먹고 그러면 만드는 보람이 더욱 커질 것 같았다.

저자분이 엄마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마음도 그런 것 아니었을까? 조금 번거롭게 느껴지더라도 이 음식이 내 가족의 어디에 도움이 된다 생각하면,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 모든 번거로움이 덮어질 거라는 그런 마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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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캔버스 가방 만들기 - 심플하고 실용적인 캔버스백의 모든 것
아카미네 사야카 지음, 고정아 옮김 / 진선아트북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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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요즘 에코백 스타일로 나온 캔버스 가방을 주로 들고 다닌다. 작은 미니 숄더백에 지갑과 핸드폰을 넣고, 아이 책, 장난감 등의 다소 부피가 큰 제품은 캔버스 가방에 넣고 다니는데 그랬더니 쇼핑백 들고 다닐일 없어 좋고, 가방이 튼튼하고 질겨서 다소 젖게 되는 물건을 넣어도 다시 빨아 쓰면 되니 유용해 좋았다.

내가 갖고 있는 에코백 스타일의 캔버스 가방들은 사실 예쁘지는 않았는데 이 책에 나온 가방들을 보니 표지의 가방서부터 각종 다양한 무늬의 가방들에 이르기까지 색상도 예쁘고 디자인도 심플한듯 하면서도 예뻐서 자꾸만 눈길이 갔다.

책에 나온 에코백은 디자인도 새롭고 더 큼직해서 장보기에도 적합할 뿐더러 초록색과 하양색의 스트라이프 무늬가 시원한 느낌을 더해주는 감각적인 백이었다.


재봉틀을 좀 능수능란하게 다루면 빳빳한 재질의 캔버스 천으로 캔버스 가방을 만들고, 또 세탁하면 약간 늘어지는 듯한 그 사용감을 즐겨가며 사용하면 참 좋을텐데 싶은 생각이 들었다. 책에는 용도에 맞게 무척 다양한 종류의 캔버스 가방, 소품 등이 소개되었다. 손재주가 없다보니 일일이 필요한 가방을 구매해야하는 내게 원하는 재질의 원하는 색상, 디자인의 가방을 직접 만들어 갖는다는 것은 정말 드림과 같은 일이었다. 그런데 본뜨기를 보니, 생각보다 도전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선 본 자체는 무척 심플하니 말이다.(기본형일 경우에)




꽤 비싼 가격에 팔리는 심플한 형태의 브랜드 토트백들, 그런데 이렇게 직접 만들면 원하는 디자인과 색상을 가질수있고 무엇보다 세상에 단하나뿐인 나만의 가방이 된다. 기본 토트백들도 효용가치가 높아보였고, 큼지막하게 아이물건을 넣어 갖고 다니기 좋아하는 내게 분홍색 스트라이프 무늬가 들어간 쇼퍼백도 무척 유용해보였다. 그저 예쁜 색상을 골라 심플하게 뚝딱 박아내면 될 것 같은 펜 케이스 (필통)과 카드 케이스도 너무나 멋스러웠다. 이런 멋스러운 제품들도 직접 구입하려고 하면 어찌나 비싼지. 그 가격이 못내 아쉬웠는데 재봉틀만 있으면 정말 요 작은 소품들부터 도전해보고 싶을 것이다.




아이가 있는 집들이 눈여겨보기 좋은 북 박스 백은 아이 장난감 정리함으로 쓰기에 좋고, 커다란 책 등을 정리하기에도 좋은 소품이 되었다. 처음에는 그냥 가방인줄 알았는데 그 자체로도 인테리어 효과가 되는 박스형 가방이었다.




바느질의 세계에 문외한이다보니 캔버스 천의 종류가 무궁무진함도 몰랐다.

캔버스는 면사를 사용한 평직물로 두껍고 튼튼해서 돛이나 시트, 텐트 등에 사용된다 하였다. 숫자가 작을수록 두꺼운 캔버스 천이라 가정용 재봉틀로 꿰매기 적합한 캔버스는 8호,9호,10호라 하니, 참고해서 구입하면 될 것 같았다.



기본 자체가 두꺼운 천이다보니 가방을 만들기 위해 겹쳐서 꿰매야할 경우에는 꽤나 두꺼워져서 (손바느질은 엄두도 안 날 것 같았다.) 캔버스천의 두께 선택에 신중함을 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실용서들과 비슷하게 책의 절반 부분 앞부분에서는 캔버스 가방 완성작들의 사진과 용도 등이 소개되었고, 중후반부터가 본격적인 도안과 작품 만드는법에 대한 바느질 순서 등이 소개되었다. 천 자체가 두꺼워 바느질 할때 꼼꼼히 신중히 해야할 것 같아 처음에 쉬워보인다 생각했던 것이 착각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도 워낙 캔버스 가방의 실용적인 면을 좋아하기에 직접 원하는 디자인의 가방을 골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새록새록 샘솟고 있는 중이다. 이러다 어느날 문득 재봉틀부터 지르고 있는게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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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중하차 - 잘 나가던 아빠가 집으로 돌아왔다
기타무라 모리 지음, 이영빈 옮김 / 새로운현재(메가스터디북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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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마흔 한살, 남들보다 초고속 승진에 한참 잘 나가던 편집장이 갑자기 사표를 던지고, 여섯살 아들과 여행을 하겠다 결심하였다.

사실 가장 큰 계기는 아빠의 공황 장애.

워커홀릭이라 불릴 정도로 엄청난 업무를 소화해가면서 일에 매진하던 그가, 처음에는 비행기, 그 다음에는 지하철, 이런 식으로 꼭 이용해야할 (비행기는 그의 출장업무에 필히 필요한 교통수단이었다.) 대중 교통수단을 탈 수 없는 지경이 되었고, 세미나룸의 문이 닫히고, 회의 진행을 위해 파워포인트를 켜기 위해 불이 꺼지는 순간, 숨이 막힐 지경이 되었다.

겉으로는 멀쩡해보이나, 본인은 미쳐버릴 것처럼 되어버리는 무서운 공황장애.

마흔이 다된 그의 나이에 갑자기 그 증세가 찾아왔다.

너무나 무서웠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이 나약하게만 느껴졌다.

두려움에 가족들에게 의지하려 하니, 다소 차가운 성격의 아내와 그동안 일때문에 바빠 멀리했던 아들은 아빠를 이해하지 못하는 듯 하였다.

한참 달려야 할 나이에, 일을 그만두겠다 하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렸고, 심지어 정치를 하러 나가느냐는 말까지 들었다.

 

워커홀릭은 일본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흔한 일이다.

할수만 있다면 가장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시기에 성과를 높이기 위해 자신을 끊임없이 채찍질을 한다.

저자는 그런 와중에 공황장애라는 장벽에 부딪히고 말았다.

아내는 그런 그를 따뜻하게 위로해주지 않았지만, 그가 사표를 내고, 아들과 여행하기 위해 천만원만 달라고 하자, 처음에는 어이없어했지만 이내 그에게 그 거금을 주고 아이와의 여행을 허락한다. 

 

공황장애라는 질병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지만 실제 내 주위에 그런 사람을 본 적은 없었다. 다만, 평소 건강한듯 했던 내몸에도 어느 날 갑자기 이상이 올 수 있음을 예전 직장 생활때 경험해본적이 있었다. 심한 알러지나 아토피 등의 피부 이상이 없었던 내가, 어느날 갑자기 자다가 온몸이 너무너무 가려워서, 웬 모기가 이렇게 많아? 하면서 벅벅 긁었는데 다음날 아침 일어나보니 온 몸에 너무 무서울 정도로 심각하게 부어오른 자국들이 남아 있었다. 단순 모기가 아니었다. 게다가 피부에 손톱으로 자국을 내거나 글씨를 쓰면 글씨가 새겨지기도 하였다. 이게 뭐람? 피부과에 가보니 알러지일 수 있다 해서, 피부과에 있는 알러지 테스트를 모두 다 받아봤다. 결과는 이상없음.

한 일주일을 그 증세가 이어지고 나서, 신기하게 싹 가라앉았지만 이후에, 나는 건강해 멀쩡해~라는 말을 하기가 두려워졌다.

남들이 모르는 고충이라는 것이 어느 순간에 갑자기 올 수 있음을 깨달았기에, 나에게 그런 불행은 찾아오지않아 하는 착각은 더이상 하지 않기로 했다.

 

아이는 여섯살, 한참 일해야할 가장이 사직을 결심하기까지 고민이 많았겠지만, 교통수단을 더이상 탈수 없고 회의를 처리할 수 없는 지경이 되자 더이상 일할 자신이 생기질 않았다. 무엇보다도 거리가 멀어진 아이와의 관계 개선이 필요하였다.

그는 그렇게 아이와의 단둘 여행을 계획하면서, 또 실행하면서 조금씩 가정으로 돌아왔고 그러면서 자신의 상태도 호전되기 시작하였다.

 

병원에 조금 뒤늦게 가보기도 했지만, 다소 무례한 의사의 말투, 무엇보다 환자의 심리를 전혀 이해해주지 않으면서 설명 없이 약만 먹으면 낫는다 이야기한 무책임함에 그는 의사의 약을 먹지 않았다. 그리고 심리 상담을 통해 자신과의 싸움을 시작하였다.

 

잡지 편집장이다보니 고급 요리점, 고급 호텔 등의 다양한 정보를 갖고 있었다. 혼자 다닌 여행들이 많았고 가족과는 다닐 시간도 경험도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그가 이제 자비로 아이와 단둘이 여행을 간다. 그가 다닌 곳들이 몇 곳 소개되었는데, 무직 상태에서 감행하기에는 다소 비싼 여행이 되었을 지언정, 자기에게 줄 수 있는, 아니, 아이와의 관계 개선을 위한 나름의 최선의 치료책이자 멋진 방안이 아니었나 싶다.

 

아빠와는 뭐든 하기 싫어했던 아들이 조금씩 아빠에게 마음을 열어가던 과정, 심할 정도로 독설을 내뱉는다 생각했던 아내가, 사실은 그의 워커홀릭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었고 (아내는 다소 남자처럼 말수가 적은 편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속으로 고민하고, 배려하는 그런 스타일) 남편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오히려 일을 늘려가면서 일을 하면서도 남편에게는 집안일을 먼저 하지 말라하고, 먼저 최대한 쉬라고, 쉬다가 심심해지면 육아와 가사를 하라고 말해준 그 모든 것들이 백마디 말을 대신할 그녀의 감정이 담긴 행동이었다 싶어 감동적이었다.

 

어느날 갑자기 갇힌 공간이 무섭도록 두려워지고, 기차와 비행기를 타는 일이 숨막히도록 두려워진다면 어찌해야할까.

저자처럼 자주는 아니지만 여행 자체를 즐기기에 그런 일이 온다고는 생각지 못했던 나였던지라, 지금의 건강함, 평범함 등의 일상이 정말 감사한 일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반강제적인 것이긴 하였으나 더 늦기 전에, 아이가 더 자라기 전에 아빠와의 시간, 교감을 나눌 시간을 갖게 된 저자 또한 자기 나름의 행복을 찾게 된 일이 아니었나, 저자의 치유되어가는 과정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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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기종기 병아리 대가족 꿈소담이 고사리손 그림책
가로쿠 공방 글.그림, 김난주 옮김 / 꿈소담이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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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어느 동화책이었는지 그런 내용이 있었다.

어린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한 아이만으로도 힘들어하며 쌍둥이 낳아키우는 엄마는 얼마나 힘들까? 형제는 힘들겠다 생각을 하니, 한번에 여러 아기를 낳아 키우는 여러 동물들의 이야기가 점차적으로 소개되면서 아이가 많으면 많은대로 또 행복한 그런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야기였다. 동물은 동물일뿐이야. 하고 구분지어 생각하다가, 몰입해서 읽어보니(처음 화자였던 엄마의 마음에 많이 공감했던 터라) 한번에 여럿, 혹은 수십, 수백수천까지도 낳아기르는 여러 동물들의 이야기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열 쌍둥이? 병아리를 낳아 키우는 꼬꼬맘의 이야기다.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을듯.

꼬꼬맘의 이야기를 의인화시켜놓으니 보는사람이 다 정신이 없을 정도다.

예전에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 이 프로가 나왔던 것 같은데, 만화와 티브이를 잘 보지 않는 아들은 그냥 생소하게 넘기고 말았었다.

알고보니 일본에서 제작된 만화로, 우리나라에서는 kbs에서 방영된 적이 있는 프로였다.

그런데 이 꼬꼬맘이 작은 미니인형으로 만들어져 한컷 한컷 촬영을 해서 만들어진 동화책이 국내에 시리즈로 소개가 되었다.



동화책으로 만나보니 더욱 새롭다.

아마 만화를 좋아했던 친구들은 더더욱 좋아하겠지만 우리 아이처럼 만화를 보지 않았던 아이들도 새로운 시리즈로 사랑을 쏟아부을만한 귀엽고 재미난 책이었다.






아침에 아들 하나 챙겨 유치원 보내기도 정신없는 완전초보 엄마인 나.

그래서 가끔 둘.셋씩 키우는 다른 엄마들 보면 "대단해요!"소리가 저절로 나오곤 했는데, 꼬꼬맘은 아침부터 열 쌍둥이들과 바쁜 일상을 시작한다. 자명종이 울림과 동시에 눈을 다 뜨기도 전에 이미 열마리 병아리들은 제각각 복작복작 어찌나 바쁜지.






제일 먼저 아이들 아침부터 짓는데,이런이런! 뜨거운 찌개에 생선구이까지 해놨는데 밥상위에 올라가있는 놈,벌써 뜨거운 국수 먹고 있는 녀석.

밥상 밑에서 자고 있는 녀석. 혼자 밥그릇 장난감 트럭에 실어 운반하는 녀석.

얌전히 앉아있는 줄 알았는데 물 엎지른 녀석. 그림책 보는 녀석.

장난감갖고 싸우는 두 녀석. 엄마 발밑에 깔릴뻔한 녀석 등등 아주 정신이 없는 지경이다.




하지만 정말 힘든건 시장을 보러갈때

어린 병아리들을 두고 갈순 없고 시장에 갔다 잃어버리기라도 할까봐 끈으로 기차놀이를 하며 집을 나서지만, 결과는 늘 엉망진창 뒤죽박죽이다.






병아리들을 모두 챙기면서, 집안일까지 해내는 방법을 연구하는 꼬꼬맘

앞치마에 주머니를 잔뜩 달아 아이들을 넣었더니 엄마가 쳐다보지 못하는 뒷쪽 주머니 병아리들이 서로 온종일 싸우고 야단도 아니다.

큰 앞주머니에 한번에 열마리 병아리를 다 넣었더니 고개를 숙이기만 해도 병아리들이 모두 쏟아져나온다.

고심끝에 정말 완벽(?)한 병아리를 위한 튜브형 앞치마를 만들었는데 정말 폭신폭신, 병아리들이 얌전히 잘 있고 돌아가니 엄마도 편안하다.




아이가 어릴 적에 내려놓으면 울고 계속 안아달라고 하는데 다른 일도 해야하고 바깥에도 나가야 하니, 주로 아가띠로 업고 나갔던 기억이 생각난다. 한명일 적엔 아가띠라도 쓰고, 두명이면 쌍둥이 유모차라도 쓸텐데.. 열명이면 정말로 감당이 안될 것 같았다.

꼬꼬맘의 상상이 뚜둥! 현실이 되면서 아이들과 꼬꼬맘 모두 행복해진 이야기가 무척 즐거운, 그런 육아 코믹 동화였던 것 같다.



앞으로의 시리즈엔 또 어떤 꼬꼬맘의 일상이 담겨있을지.

아이들이 보기에도 재미나지만, 요 시리즈 어쩐지 엄마들에게도 은근히 인기있지 않을까 싶은 그런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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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의 여자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오후세시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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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일본 소설들을 재미나게 읽고 있다보니 눈에 들어오는 작가들이 몇몇 뚜렷이 있었다. 그 중의 한사람인 오쿠다 히데오.

그의 작품들을 섭렵한 사람들의 추천을 들어보면 정신과 의사 이라부 시리즈와 공중그네 등을 재미나다 추천해주었는데, 모두 읽진 못하고 읽으려고 책장에 꽂아만 둔 상태다. (재미있다는 책들을 모아만 두고 못 읽은 책들이 어찌나 많은지)

<꿈의 도시> <오쿠다 히데오의 올림픽> 등은 읽어보았는데, 이 책을 읽으며 꿈의 도시가 얼핏 생각났다.

사실 읽어본 작품은 적으나 워낙 많이 들어봐서 그의 작품이라면 믿고 읽어야겠다 결심하게 되는 몇 안되는 작가 중 한사람이 바로 오쿠다 히데오인데, 그의 첫 스릴러라니, 게다가 표지도 여성들 취향에 맞는 핑크빛 표지, 어떤 내용일까 진심으로 궁금해졌다.

 

정말 술술 잘 읽힌다니 금새 읽히는 작품이었다.

열개의 단편들, 각각의 제목들이~~의 여자 이런 제목인데, 그 여자가 모두 미유키를 지칭하는 말들이었다.

미유키가 등장하나 결코 그녀가 직접적인 화자가 되지 않는다.

예쁘지도 않고, 학창시절에는 결코 드러나지 않았던 그녀가 대학때 룸살롱 등에 근무하면서 좀 화려하면서 무척 야한 느낌으로 변하게 되었다는 것. 그녀 역시 자신의 변화를 즐기고, 적절히 이용할 줄 아는 여성이 되면서 남자들에게는 나도? 하는 착각 반 기대 반의 심정과 함께 여자들에게는 다소 불편한 뒷담화와 동시에 그녀의 화통한 대처 방식 등에는 강하게 매료되게 하는 그런 구석이 있었다.

 

저자 역시 미유키보다는 그녀를 이야기하는 사람들, 지방 소도시의 평범한 사람들, 그러나 알고 보면 자기 잇속을 챙기느라 남의 일은 안중에도 없는, 소소한 범죄? 죄?를 저지르는 인간 군상들을 다루고 있었다 한다. 그들이 주인공이 되는 이야기. 그래서 끝까지 미유키를 표면에 드러내지는 않았나보다. 다만 열편의 단편들을 통해 미유키는 조금씩 조금씩 그 모습을 완성해가기는 한다.

막판에서는 뭔가 그녀가 직접 나서서, 내지는 사건의 종결 등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재미도 더해가고 기대도 부풀어가는데?

정작 결말에는 그녀가 없어서 당황스러운 점이 좀 아쉬웠다.

 

엄청나게 예쁘거나 하면 오히려 남자들이 접근하기 어렵다는데 미유키는 그렇게 아름답기까진 않지만 뭔가 남자들을 유혹하는 그런 요염함을 갖추고 있었다. 평범했던 그녀가 왜 그렇게 변하게 되었는지는 알수 없다. 다만 대학때 룸살롱에서 일한 이후로 바뀌었다는 소문만이 들릴 뿐이다. 그녀는 그렇게 바뀐 모습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남자들을 자기 마음대로 주무르게 되었다. 쉬워보이는 여자, 그러나 알면 알수록 자신의 오만이자 착각일수 있다는 것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녀는 여성들 또한 자기 뜻대로 할 수가 있다. 요리학원의 식재료가 너무나 형편없어도 다들 나서서 이야기하길 싫어한다.

뒤에서만 수군댄다. 미유키가 나서서 시원시원하게 학원의 부정부패를 고발하고, 항의를 하자 이야기해도 다들 뒤로 빼기만 한다.

결국 강하게 행동에 나서는건 미유키 혼자였지만, 나중에는 학원생들도 미유키를 따라오게 된다.

사실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이 뒤에서 꿍시렁 꿍시렁은 잘해도 정작 앞에 나서서 이야기하기는 모두 꺼려한다.

심지어 아버지의 재혼에 대해 불만이 많은 가족들조차, 아버지께 나서서 이야기를 못하고 사위의 등을 떠밀어 의사를 타진해보라 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남이야 어찌 됐든 상관없다며 궁지에 처한 절의 주지를 외면한채 쉽게 등을 돌려 자기들의 잇속을 챙기자며 경악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그런 모습이 있긴 하겠지만, 사실 일본 사람들이 더욱 공감했을, 동조했을 그들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했다.

겉으론 친절하지만, 그 속은 포커페이스를 유지한채 잘 드러내지 않는다는 일본 사람들.

뒤에서는 자기네들끼리 이렇게 뒷담화를 하고 있었을 그들의 모습을 오쿠다 히데오는 신나게 까발린게 아닐까?

 

그런 시도가 성공했는지 어떤지는 한국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일본인은 잘 알 수가 없다는 말을 듣곤 합니다만, 이런 사회에서 의외로 즐겁게들 살아가고 있답니다. 8p 오쿠다 히데오

 

적어도 미유키는 그렇게 찌질해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결말을 좀더 다르게 했더라면 (그러면 오쿠다 히데오의 발상에서 벗어났을지 몰라도, 나로썬 좀더 친절한 설명이 필요하다 싶은 작품이었다.) 좀더 재미나게 느껴지는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단편 하나하나를 통해 재미나게 쌓아올린 신선한 시도가, 결말로 인해 좀 아쉽게 마무리되어 소소한 불만이 생겼다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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