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엄마밥 - 참 쉽고, 맛있고, 건강한
배명자 지음 / 상상출판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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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먹는 음식을 참 좋아하는 (철없는)나였지만 대학4년과 직장생활 6년, 10여년간의 객지생활을 하다보니, 나중에는 엄마가 해주시는 따뜻한 김치찌개와 된장찌개, 각종 국과 반찬들이 그렇게 그리울 수가 없었다. 엄마가 요리를 무척 잘하심에도 서양요리를 좋아하다보니 파는 음식을 좋아했던 나였는데, 정말 사먹는 음식에 물리고 물리니 엄마 밥이 그리워 눈물 날때도 많았다. 주말마다 기차타고, 버스 타고 대전에 내려와 엄마밥을 잔뜩 먹고 올라가도 퇴근 후 축 늘어진 몸으로 집에 오면 그렇게 그리울 수 없었던 엄마의 따뜻한 밥상.




이 책은 그런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내가 엄마가 되어 밥상을 차리고 있어도 친정엄마의 따뜻한 손맛이 여전히 그리워지는 (다행히 지금은 가까이 살아서 먹고 싶으면 가서 먹기도 한다.) 매 순간순간들. 이 책에는 여느 엄마의 밥상이라기보다 시골 엄마 밥상이기에 사실 할머니 밥상이 더 맞을 것 같기도 하였다.

시골 밥상이라고들 하는 건강식들, 각종 이름낯선 나물류들과 반찬들이 가득하다.

다른 요리책에 비해 비슷비슷한 반찬이 아닌, 전혀 생소한 그런 메뉴들이 무척 많았다



각종 장류를 직접 담가 판매도 하는 분이시기에 직접 담근 장류를 기본으로 요리를 하였다. 된장, 간장, 고추장, 초피액젓(멸치액젓)설탕 대신에 쓰는 여러가지 청, 쌀조청 등이 주요 양념이었고 우리가 사서 먹는 특이한 외국 양념이나 조미료등은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

맛국물로 보통 다른 책에서는 무, 양파, 대파 등의 채소를 넣어 끓이는데 저자분의 맛국물은 멸치, 다시마, 마른 표고버섯만 들어간다.

채소를 넣어끓이면 쉽게 상할 수 있고 무나 양파의 단맛이 안어울리는 음식에는 맛국물을 응용할수 없어서 기본 맛국물을 우려낸후에 양파, 무가 필요한음식엔 그때그때 첨가해 넣는게 더 맛도 좋다고 하니, 새로 얻은 팁이었다.



된장, 고추장, 간장을 집에서 담그는방법은 물론이고 쌀조청 만드는 방법도 나와있었다.



경상도 팔공산 자락 와촌에 살고있는 저자분이 대구의 여러 시장, 포항의 시장, 제주도 시장 외에 찾는 시장이 내고향 서천도 들어가서 깜짝 놀랐다. 서천 특화시장은 동해안이나 남해안에서 볼수없는 어종과 해산물이 많고 꽃게, 광어, 쭈꾸미 등을 사오게 되는 곳이란다. 자연산 광어 축제로 유명하기에 직접 잡은 자연산 광어 맛을 보라는 이야기도 실려있었다. 꽃게, 쭈꾸미 등은 많이 사다먹었는데 자연산 광어 이야기는 몰랐다. 언제 부모님과 같이 자연산 광어 맛을 보러 가봐야겠다.




장을 보러 가면 야채를 사야지 하면서도 막상 장바구니에 담아오는건 콩나물, 시금치, 애호박, 뭐 거기에 오이나 가지 등이 가끔 추가되는 정도다. 그런데 친정에 가거나 하면 정말 다양한 나물 반찬이 밥상에 올라온다. 어느 책에서도 요즘 젊은 사람들은 알고 있는 , 사는 채소들이 다 거기에서 거기라면서 (내가 언급한것들이 거의 주류) 우리땅에서 나고자란 산나물 등을 좀더 섭취해야하는데 하며 아쉬움을 표한 내용을 읽었었다. 이 책에 나온 나물들만 따라 만들어봐도 웬만한 새로운 반찬들은 두루 섭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초피 장아찌. 초피라 어디서 들어봤는데? 싶었는데 추어탕에 들어가는 것이 바로 초피나무의 열매를 가루낸 것이라 한다. 다만 초피는 쉽게 구할수 없고 장아찌:를 파는 곳도 거의 없어 귀한 음식이라 할 수 있단다. 나도 여기서 처음 봤다.




11월부터 4월까지가 제철이라는 꼬막.

우리 신랑은 요 꼬막 무침을 참 좋아한다. 어른들처럼 일일이 껍질을 까서 보기좋게 양념장을 얹어놓는것은 할 엄두도 안나고, 꼬막살만 사다가 데쳐서 무쳐본 적이 있는데 이 책에도 그 꼬막 살 요리들이 나와있었다. 꼬막으로 굴처럼 전도 부치고, 무,오이, 쪽파등과 버무려 꼬막무침도 만들고.. 냉동실에 얼려둔 꼬막살이 있는데 이거나 한번 만들어줘볼까 싶어진다.



입맛없는 더운 여름에 원기를 보할 신토불이 음식들도 가득하다. 시골 엄마밥상을 따라하면 사실 엄마는 좀 힘들지 모르겠지만 가족들은 건강한 밥상을 챙겨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아이에게도 토종 한식 밥상을 차려주고 싶은데 그렇게 잘 못하고 있는 게으름뱅이 엄마.


친정엄마께서 텃밭농사로 자주 뜯어다주시는 상추로는 그동안은 그냥 쌈이나 비빔밥 등만 해먹었는데 친정에서 상추로 찌개에도 넣으시고 김치도 담그시는등 색다른 시도를 하시는데, 상추인줄 꿈에도 몰랐었다. 이 책에는 엄마도 미처 못 만들어보신 물김치 만드는 법도 나와있었다. 알려드리면 좋아하실것같다.






각종 채소와 나물류가 주 반찬을 이루고 있지만 생선이나 고기 반찬도 많이 소개되어 있었다.

이렇게 정말 건강한 재로로만 이뤄진 한상을 받으면 매일매일이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것 같다.

보는내내 침이 꼴깍꼴깍 넘어갔달까?



젊은 새댁같은 우리 연배 말고도 어머님 연배 분들이 보셔도 아, 우리 엄마가 해주시는 밥상이었어 하고 반가움이 가득하실 그런 밥상.

시골 엄마밥을 따라 웰빙 밥상을 차려 가족의 건강을 챙겨봄이 어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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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랏차차 뚱보 클럽 - 2013년 제19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일공일삼 83
전현정 지음, 박정섭 그림 / 비룡소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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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으랏차차 뚱보클럽 

보람초등학교 5학년 2반 고은찬의 별명은 10인분이다. 워낙 잘 먹고, 체격이 좋아 붙은 별명이지만 놀랍게도 줄다리기에서의 괴력으로 힘으로도 10인분에 맞먹는 능력을 가졌음이 밝혀졌다. 사실 뚱뚱하다고 힘까지 다 센 경우는 드문데, 은찬이는 아버지의 유전 덕분인지 힘까지 센 그런 아이였다.

 

 

 

 

 

 

격투기 선수로 근육질 몸에 엄청난 힘을 자랑한 아빠는 은찬이가 정말 좋아하는 분이었다. 아빠와의 목욕 후 냉면 먹으러 가는 일이 가장 행복한 일 중 하나였는데, 격투기 시합 도중 아빠가 돌아가시고 나자 은찬이는 더이상 냉면을 먹지 않게 되었다. 유일하게 은찬이가 먹지 않는 음식이 바로 냉면이 되고 말았다.

 

가장이었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자, 엄마가 가장이 되어야했다.

엄마는 살을 찌워서 비만 전문 모델, 그러니까 뱃살만 나오는 그런 홈쇼핑 광고 모델로 활동을 했다.

살이 많이 찔수록 물건이 잘 팔리기에 살이 빠지면 그만큼 효과가 더 줄어들었다. 그런데 그 살이라는거.

자연스럽게 찌는게 아니라 억지로 찌우려다보니 끔찍한 노력과 고통이 뒤따르는 것이었다.

엄마는 아이스크림을 렌지에 돌려 주스로 만들어 마시고, 삼겹살을 구워 뜨거운 기름부터 마셔댄후 고기를 먹었다.

은찬이가 밖에서 놀림을 당할까봐 다이어트 하라고 운동시키고 비만스쿨에 보내려 하면서, 정작 자기는 돈을 벌기 위해 강제로 살을 찌워야만 했던 것이다.

 

은찬이와 은찬이네 가족 이야기를 읽으니 가슴이 저릿저릿해왔다.

먹을 것이 풍족한 세상이 되다보니, 더이상 건강미의 기준이 체격이 좋은 사람이 아니다. 한때 먹을 것이 부족했던 시절에는 약간 통통한 몸집이 보기 좋다 평가된 시절도 있었지만 요즘에는 운동을 많이 하고 소식을 한다거나 해서 최대한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는 사람들을 더 아름답다 평가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남들에 비해 체격이 큰 사람들, 소위 뚱뚱한 사람들은 비호감을 넘어서서 놀림감이 되는 일이 다반사다.

 

 

 

 

 

 

은찬이네 반 준영이처럼 다른 사람에게 가시돋힌 말을 해대는 아이들이 요즘은 참 많다.

아이들 뿐 아니라 아이의 엄마까지도 날씬해야만 놀림감이 되지 않는다.

아이가 점점 커가다보니 이제 곧 학부형이 될텐데.. 그전에 다이어트 해야지 하고 반 장난으로 생각했던 것이 점점 코앞으로 닥쳐오고 있다.

 

초등학교 선생님인 지인들 말로도 정말로 엄마들이 초등학교 1학년 입학할때만 해도 제법 체격이 있다가도 2학기에 볼때면 살이 쭉쭉 빠져서 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사랑하는 엄마를 뚱땡이 어쩌고 놀려대면 아이들이 받을 상처도 꽤 크겠지. 안 그래도 불어난 몸집에 걱정이 많았는데 이 책을 읽으니 책 자체의 내용과는 좀 동떨어지지만 나도 다시 다이어트를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참 외모에 민감할 사춘기 소년인데 둥글둥글한 편이라 상처를 덜받는다고는 해도 사람에게 10인분이라니..

엄마와 함께 나서기만 해도 뚱뚱하다고 놀림받을 차에 외할머니는 아주 독특한 패션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가족이 완성이 된다. 

 

은찬이 혼자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자신의 체력을 바탕으로 역도라는 희망에 도전하고, 엄마 또한 새로운 돌파구를 찾게 되는 이야기다.

살을 빼진 않았지만 지금의 모습을 더욱 사랑하고 만족하게 되는 이야기랄까.

현실 세계에선 대부분 이렇게 되기 힘든 이야기겠지만 어찌 됐건 결말은 훈훈하였다.

착한 은찬이가, 은찬이네 가족이 행복하게 되어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해당서평은 알라딘 신간 평가단이 선정한 우수한 책을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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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울음
누마타 마호카루 지음, 민경욱 옮김 / 서울문화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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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마타 마호카루의 책은 '그녀가 그 이름을 알지 못하는 새들'로 처음 만나게 되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이야기 전개에, 너무나 놀랐던 작품이었다.

'이야미스'의 선두주자라는 누마타 마호카루

이야미스는 '싫다'는 뜻의 일본어 '이야'와 미스터리를 합성한 신조어로 누마타 마호카루와 미나토 가나에를 그 대표 작가로 꼽고 있다. 다 읽고 난 뒤에 찜찜한 뒷맛이 남는다는 이상한 특징을 가진 장르로 가면을 쓰고 사는 현대인들 내면의 추악함을 그대로 드러내어 보여준다는 점에서 신선한 시도로 주목을 받고 있다. 242p

 

그녀가 그 이름을 알지 못하는 새들은, 이야미스 장르의 이름조차 몰랐지만 그런 장르가 있다면 정말 그야말로 딱 맞는 이야기겠다 싶었다. 바보 같은 사랑에 속이 터질뻔하였다. 그토록이나 이기적이고 못되먹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추악해보이고 지저분해 보인 그 자체가 너무나 아름다운 사랑의 역설이었던, 작가의 참신한 시도 자체로 정말 복잡 다단한 심경을 갖게 만들었던 묘한 필력이었다.

 

그런 작가의 두번째로 읽은 이 작품은 미스터리가 아닌 일반 장르, 거기에 주인공이 바로 고양이 몽이다. 몽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이야기는 총 세편으로 진행이 되었다.

몽이 아기이던 시절, 그리고 몽의 청년기쯤 되는 눈부신 시절, 그리고 죽음을 맞이하게 된 몽의 이야기, 이렇게 세편의 이야기와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17년만에 어렵게 정말 어렵게 가졌던 아기를 잃게 된 노부에, 자신의 뱃속의 새생명을 잃고 그녀는 더이상 아기 아닌 다른 생명을 집안에 들일 생각을 못하게 되었다. 하필 이럴때 끈질기게 그녀의 집안에 들어오려 하는 새끼 고양이, 다치고 배고픈 그 작은 존재를 그녀는 정말 매정할정도로 끔찍하게 떼어내 다시 내다 버리고 또 내다 버리고를 반복한다. 읽는 독자들이 불편해질 정도로, 그녀는 이별을 맞이한다.

 

"어서 가!"

비틀비틀 일어선 고양이는 머리를 흔들고, 노부에에게 엉덩이를 보이고는 빼곡한 나무들 속을 멀거니 바라보고 있었다.

"어서 가라니까!"

'나는 이렇게 배속에 있던 아이의 장례를 지내는 것이다.' 느닷없이 그런 생각이들었다. 하나의 생명을, 이번에야말로 스스로의 의지로 보낸다. 눈을 똑바로 뜬채 보내고, 떠나가는 모습을 분명히 기억에 담는다. 이것은 장례식. 비로 충만한 숲속의 수장이다.

형태를 갖지 못한 갓난아기, 빠져버린 기억, 그 전부를 저 새끼 고양이에게 의탁한다. 35.36p

 

노부에의 마음을 아는 남편 도지는 잃어버린 아기를 생각하며 고양이를 내다버리는 노부에를 말리지 못했다가, 어느 여자아이가 와서, 이집에서 고양이를 키워줄것같아 일부러 갖다놨다는 말에 노부에가 버리고 온 고양이를 찾아나서게 되었다. 그렇게 이 집안의 식구로 받아들여진 몽이, 몽이를 데리고 온 여자아이도 뻔뻔스러울 정도로 희한했지만 한번 마음을 연 노부에와 도지는 아이가 없는 집에서 고양이 몽에게 온 정성을 다해 사랑으로 키우게 되었다.

 

두번째 이야기는 몽이 성장하고 난 이후의 이야기였다.

사실 몽은 얼굴에 반점이 있어 그리 귀여운 얼굴은 아니었지만, 갈수록 덩치는 무척이나 커지고, 꽤나 용맹스럽게 커 갔다.

두번째 이야기에서 몽은 주로 등장하지는 않고, 유키오라는 남학생이 등장한다.

어머니는 안계시고 아버지와만 살고 있는 유키오.

아버지는 매일 돈 800엔만 준채, 제대로 된 유키오의 양육을 하지 않고, 유키오는 점점 절망이라는 블랙홀의 나락으로 빠져들어간다.

첫편의 이야기에서 노부에가 아기를 잃고 난 후에 세상의 모든 사랑스러운 존재들, 특히나 어린 아이와 같은 그런 존재를 거부할 정도가 되었다한다면, 유키오 역시 그런 모습을 보인다. 사랑스러운 존재, 어린 아이건 어린 펭귄이건, 사랑스러운 그 존재 자체를 거부하고 싶고 부숴뜨리고픈 비뚫어진 모습을 보인다. 스스로 살인자가 되고자 하는 유희와 쾌락을 느낀다.

 

아이 엄마로써 이런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에 너무나 놀랐다.

언젠가 인터넷 뉴스에도 나왔듯, 멀쩡한 대여섯살 남자아이를 심하게 넘어뜨리고서 깔깔대고 웃고 도망가는 여학생들의 cctv 장면을 보고 욕지기가 치밀어 올랐었다. 정신 나간 것들이란 생각이 들었는데, 심하게 비뚫어져가는 유키오를 보자 덜컥 겁이 났다.

멀쩡한 사람들만 있는게 아니구나, 정말 내 아이는 내가 조심시켜야겠다 하는 생각이 새록새록.

 

절망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았던 유키오는 아주 우연한 일을 계기로, 펭귄은 아니고 펭귄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아주 작은 새끼 고양이와 그리고 몽의 이야기를 계기로 나락에서 조금씩 구원이 된다.

 

 그리고 세번째 이야기가 바로 몽과 도지의 이별 이야기였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아니 이미 가족처럼 여기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받아들이기 힘든 이별의 순간, 그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었다. 놓아줄수 없는 도지와 그런 도지를 준비시키는 듯한 몽의 이야기.

말을 할 순 없지만 꼬리로 탁탁 바닥을 살짝 치면서 알아들었다는 의사표현은 정확히 했던 바로 그 몽의 이야기를 말이다.

 

 미스터리는 아니고 일반 소설이었는데, 한마리 고양이의 일생과 함께 그 고양이의 존재 자체로도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채워져 있었다. 눈물이 철철 흐를 정도의 내용은 아니었고, 가운데 이야기만 제외하고서는 참을성 있게 읽을 수 있는 그런 스토리였다.

확실히 누마타 마호카루의 세상을 보는 시선은 독특한 것 같다.

그의 소설 중 거의 장르적 완성을 보였다 하는 유리 고코로도 얼른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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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 인 Lean In - 200만이 열광한 TED강연! 페이스북 성공 아이콘의 특별한 조언
셰릴 샌드버그 지음, 안기순 옮김 / 와이즈베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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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사회가 우리나라에 비해 좀더 빨리 남녀 평등이 이뤄지고, 여권이 먼저 보장되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그들에게도 여성에게 주어지는 사회적 편견과 일에 있어서의 차별 등은 주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기에 남자와 달리 여자가 무슨 일을 하거나, 높은 지위에 오르거나 하면 반드시 그 앞에 여성 CEO, 여성 장관, 하는 등의 여성이라는 말이 붙는다.

 

페이스북 최고 운영 책임자(COO)인 셰릴 샌드버그

그녀는 페이스북 입사 전에는 구글에서 글로벌 온라인 판매 및 운영 부회장으로 일했고 미국 재무부에서 수석보좌관으로도 활동하였다.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그녀가 남자들도 입이 떡 벌어질 지위에 오르기까지는 결혼, 임신, 출산과 육아라는 많은 여성들이 성공의 장벽으로 생각할 그 수많은 난관들을 부딪혀 이겨냈고, 또 그만큼 열심히 도와준 남편의 공도 컸다 할 수 있겠다. 아내의 성공을 위해 남편은 여자는 이래야 한다, 남자니까 바깥일을 더 열심히 하는게 마땅하다 식의 조언보다는 임산부 주차장 하나 없는 그녀 회사의 현실을 비교해본다거나 멀리 떨어져 살 적에는 일주일에 비행기를 두번씩이나 타고 돌아오더라도 아내와 아이 곁에 있으려는 노력을 잊지 않으려 했다.

 

사실 미국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나라에서의 여성들이 취업하고, 승진하는데 있어 포기하게 되는, 아니면 포기하게 만드는 그런 장벽들은 너무나 많이 존재한다. 남편부터가 먼저이고, 여성 스스로 갖는 아이와 가족에 대한 미안함, 혹은 남성과 너무나 다른 스스로에 대한 완벽한 저평가들이 자신의 발목을 붙잡는다.

 

셰릴이 지적한 부분들은 놀랍게도 현실적이다. 그리고,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들까지도 신랄하게 드러내주었다.

같은 글을 하워드라는 남자 이름으로 발표했을때와 하이디라는 여자 이름으로 발표했을때 그들(?)의 성과에 대한 판단은 정확했지만 저자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이었다. 하워드라는 남자 이름의 작가에 대해서 학생들이 우호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 하이디라는 여자 이름의 작가에 대해서는 같은 여학생조차도 안 좋은 평가를 내렸다. 

 

똑똑한 여성, 자신의 일을 당차게 해내는 여성에 대해서 남자 뿐 아니라 같은 여자들조차도 우호적이지 않다.

같은 상황에서 남자라면 얼마든지 장점으로 부각될 수많은 부분들이 여성이라면 오히려 숨겨야할 그런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셰릴은 자신의 예를 들어가며 그런 이야기를 진행했다. 과연 그럴까 싶은데 그럴수도 있겠다 싶은 부분들도 많았다.

남자 6명과 여자 1명(셰릴 자신)이 수석 장학금을 받았다. 셰릴은 그 사실을 숨겼지만 남은 학생들은 모두 자신이 장학금 수혜자임을 밝혔고, 다른 학생들은 모두 그들에게 우호적이었다. 심지어 책을 읽지도 않고 궤변을 늘어놓는 학생에게조차 우호적인 의견을 피력하는 것을 보고, 셰릴은 자신도 자신의 장학금 수혜를 밝혀서 우호적인 이미지를 쌓았어야했나 생각했지만 훗날 여성의 똑똑함은 오히려 사람들에게 반감 효과를 살 수 있음을 알고 숨기기를 잘했다 생각했다 한다.

 

예쁘지도 않았지만 예쁜 것보다 똑똑하다는 말을 더 듣고 싶었고, 남자와 차별받지 않고, 여자이기에 더 당당한 삶을 살고 싶었다.

누군가의 밑에 있고 싶지 않아서 독립적으로 (그때 내 생각으론) 일할 수 있는 직업을 찾았고, 할수만 있다면 셰릴처럼 (그때는 딱히 롤모델이 있던건 아니었지만) 똑부러지게 자기일을 해내는 그런 여성으로 자라고 싶었다.

지금의 내 모습은 학창 시절에 생각하던 모습과 상당히 많이 다르다.

핑계로는 신랑이 내가 집에 있기를 바래서라고 대고 있지만 내가 강력히 주장한다면 바깥일 하는 것을 굳이 말리지 않을텐데, 내가 귀찮아서 집에 있는 삶을 선택하였다.

 

전업주부로써 아이에게 전념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읽고 싶은 책 읽고, 조금은 이기적인 삶을 살고 있다. 그래서 죄책감이란게 많이 자리잡고 있다. 사실 셰릴처럼 바쁘게 사회적 일로써 성공한것도 아니고, 아니면 정말 내가 결혼 후 계획했던 대로 아이의 육아에만 치중하며 살아온것도 아니고,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모습이라 더 그런 것이겠지만..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셰릴의 모습을 보자,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 행복하기도 하지만, 아이가 크고 난 후의 나는 뭐가 될까? 싶은 생각이 들때마다 이렇게 마냥 쉬고만 있는게 과연 옳은 일일까 싶은 생각이 든다.

 

남자와 여자의 차이는 분명 존재한다.

머리가 아무리 좋고, 능력이 아무리 빼어나더라도 감정면에서의 차이가 존재할 수 있고, 일과 기회가 주어졌을때 아니면 주어지지 않은 기회에 대해서라도 반응하는 남녀의 차이는 너무나 심각할 정도로 달랐다.

사실 그런 경우에 있어서 나도 마찬가지의 경험을 수없이 해왔다.

승진을 하고 싶고 자신의 일에 있어 인정을 받고 싶어도 여성들이 덥썩 어려운 일, 새로운 일, 기회의 자리를 부여잡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하였다. 우선 내가 그 일에 적합할지 고민을 해봐야겠다거나 겸손하게 우선 사양하고 본다거나 하는 식의 반응이 대부분의 여성들의 모습일 하였다. 반면 남자는 자신의 능력 이상의 자신감을 갖고, 스스로가 먼저 도전하려 한다 하였다. 아직 누군가를 승진 발령을 한것도 아닌데, 새로운 부서를 만들겠다 싶은 의사를 비추기만 해도 당장 그녀를 찾아와 그 자리에 자기가 적임자 같다는 둥의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게 남자들의 모습이라 하였다.

 

기다리고 숨어있는 사람보다는 당당히 자신을 피알하는 사람들을 찾기 마련이다.

그녀의 말 마따나 기업이 알아서 회사원들 하나하나를 두루두루 다 살필수도 없고, 그럴 시간도 없다. 자신이 능력을 갖고 있는데 왜 회사가 몰라줄까?를 생각하기보다 회사에서 자신을 알아볼 수 있도록 스스로를 당당히 홍보할 수 있어야한다. 그러기에 자신에게 기회가 왔을적에 두려워말고 덥썩 물고 끌어당길줄 알아야한다.

 

린인, 일과 인생, 그리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기회에 달려들어라~ 하고 말하는 호전적인 셰릴 샌드버그의 이야기들

앉아서 편안히 일을 진행하기를 바라는 멘토가 스스로 다가오기를 바라는 수많은 여성들에게 샌드버그는 진정한 멘토는 멘토만 찾아나서는 여성보다 자신의 일에 더욱 열심이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여성들에게 자연히 생기는 것이라 말해주고 있다.

 

이 책을읽으면 정말 맞아맞아 공감할 여성들이 꽤 많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마냥 누군가의 밑에 있으려 하기보다 앞으로 차고 나가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볼 기회를, 먼저 부여잡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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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라면요리 - 라면으로 안 되는 게 어딨니?
라면천국 지음 / 리스컴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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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은 정석대로 끓여야 맛있다.

어릴 적에는 그냥 눈대중으로 끓이기도 했는데, 요즘에는 오히려 계량컵을 이용해서라도 정석대로 물을 맞춰서 끓인다. 대강 끓일 수도 있지만, 이게 더 안전하고 짜거나 싱겁지 않기때문이다. 이 책에도 나온다. 라면봉지의 조리법은 라면 전문가들이 오랜기간 연구한 결과가 적힌 귀중한 비법입니다. 라고 ..조리법대로 끓이면 면은 꼬들꼬들하고 더 맛있다고 말이다.



국내 최대 라면 동호회 <라면 천국> 회원들이 소개한 다양한 라면 요리법과 에피소드, 맛있고 건강하게 끓이는 노하우 등 다양한 라면 관련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 책.

그러고보니 서울에 살적에 나도 "떡볶이 동호회"에 가입해서, 멀린 못 가더라도 집근처나 직장 근처 떡볶이 맛집들을 섭렵하러 다닌 적이 있었다. 라면 동호회도 있었구나, 정말 다양한 라면 비법들이 존재하는구나 등등의 생각을 하게 되었다.



라면 맛있게 끓이기로 인터넷에서 한때 이름을 날렸던 레시피는 일반 라면에 쌈장 반스푼을 넣어 끓이는 것이었다. 해보지는 않았는데 안 그래도 짠 라면인데 싶었지만 먹어 본 사람들은 너무너무 맛있다고 손을 추켜세웠다고들 한다. 내가 끓이는 특별한 라면은 라면에 해산물을 푸짐하게 넣어서 국물을 더욱 시원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해산물(냉동 해물)과 고춧가루 등만 넣어도 정말 일반 라면 요리가 한층 업그레이드 되는 느낌이랄까.

이 책에는 라면 스프를 이용하지 않고 면만 이용해서도 다양하게 끓일 수 있는 그런 방법에서부터 스프를 넣고 다른 재료들을 첨가한 라면에 이르기까지 색다른 라면의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






오, 라면의 세계가 이토록 심오하다니.

어쩔땐 짜장면보다도 더 맛있게 느껴지는 짜장라면, 일명 짜파게티란 상품으로 유명한 그 라면 요리법도 나와 있었는데, 채소를 추가한 것만으로도 이미 짜장면과 짜파게티 중간쯤 맛있는 요리로 승급된 느낌이었다.




라면을 다양하게볶아 맛을 내고, 중국식, 태국식 각 나라의 특징을 살려 볶아서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냈다.




찌개처럼 끓이기도 한다. 라면과 찌개? 하면 부대찌개가 생각나는데, 라면이 부재료가 아닌 주재료가 되는 찌개 라면 류도 주목할만하였다.

순두부찌개 라면의 맛이 기가 막히다니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다. 중국집 울면이 생각나는 울라면도 있었는데, 맛이 어떨지 궁금하였다.

된장을 라면에 응요한 예도 여러 가지 나왔다. 또 김치찌개라면, 냉라면 물김치 라면 등등 라면의 변신은 무제한이었다.

라면땅, 콘치즈 라면, 허니 머스터드 라면, 오징어 라면전,라면 깻잎 쌈 튀김, 음..이쯤 되면 다들 입을 쩍 벌릴 듯 한데.. 압권으로 라면 아이스 크런치도 있었다. 궁금하실 분들은 직접 본문에서 확인하시기를..



어제 끼니는 거르고 좀 늦은 점심 (시간상으로는 이른 저녁)을 먹게 되어 뭘 먹을까? 진지하게 고민을 하며 이 책을 펼쳐들었다.

한참 고민하다가 (비도 오고, 재료 사러 가기는 귀찮으니, 있는 재료 내에서) 마침 피자와 라면이 모두 먹고 싶었기에 피자 라볶이를 먹기로 했다.



스파게티류도 있었지만 파스타 소스를 한병 뜯으면 며칠내로 먹어야해서 부담이었는데 (신랑이 그닥 안 좋아하는 파스타라 혼자 먹으려면 왕 부담이다.) 다행히 이 레시피는 고추장과 케첩만 있으면 끝!




양파, 당근(없어서 생략), 피망(파프리카 사용)은 먹기 좋게 썰고, 팬에 평소보다 적은 물을 넣어 끓이다가 라면과 다진 마늘, 고추장 토마토 케첩을 넣어 끓인 후 채소를 넣고, 간이 밸 무렵 설탕(아가베 시럽)을 넣는다. 그리고 라면이 익을 무렵 치즈를 얹어 치즈가 녹으면 끝.


먹어보니 맛이 꽤 괜찮다. 이렇게 혼자 근사하게 맛있는 점저를 먹었다. 아직 어린 아들은 매운 것도 못 먹을 뿐더러 밥을 먹여야한다는 일념으로 콩나물국에 말아 고기완자 구워주고. 엄마 혼자 만찬(?)을..음.. 맛 좋군. 다음에는 또 무얼 해먹을까? 기대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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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24 07: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러브캣 2013-06-24 10:22   좋아요 0 | URL
넵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