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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잘나가는 여자
아리카와 마유미 지음, 신지원 옮김 / 이지북 / 2013년 3월
평점 :

제목은 잘 나가는 여자, 다시 보면 지금부터, 잘나가는 여자 라는 제목임을 알 수 있습니다.
친구 또한 잘나가는 여자에 대한, 일하는 여자에 대한 선망으로 저자의 전작인 <서른에서 멈추는 여자 서른부터 성장하는 여자>를 읽어보았다 하더군요. 서른이라는 나이는 또 저자가 말하는 30 후반이라는 나이는 여자들에게 특히나 더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나이인것 같아요. 20대일때는 대학을 다니고, 직장을 다니며 한참 바쁘게 살아오다가 서른 즈음에 갑자기 결혼이라는 벽에 부딪히게 되고 슬기롭게 잘 넘기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그와 동시에 직장을 그만두거나 직장내에서 자꾸만 뒤쳐지는 느낌을 받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구요. 그래서 서른이라는 나이를 타이틀로 했던 그 책이 직장을 다니는, 아니면 다시 복직을 희망하는 여성들에게 힘이 되는 책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저는 이 책으로 처음 아리카와 마유미를 만났습니다. 저자는 처음부터 소위 잘 나가는 뭐든지 잘되는 여자는 아니었지요. 오히려 47개나 되는 너무나 많은 전직들이 말해주듯이 예전에는 오히려 잘 안나가는 여자였지요. 그러던 저자가 지금은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그리 많지 않은 나이에 수많은 직업을 거치고, 드디어 성공한 여자, 잘나가는 여자로 우뚝 서게 된 그 과정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직업을 훑어보면 전문적인 일도 있지만 단순한 일들도 있습니다. 저자는 사실 정말 다양한 일들을 크게 가리지 않고 일을 했네요. 그리고 변덕이 팥죽 끓듯 그렇게 쉽게 마음을 바꾸어서가 아니라,(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 일을 하는 순간만큼은 최선을 다해 일해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유니클로 점장일때도 그랬구요. 또한 남들이 해보지 않은 희소성이 높은 일들, 자기 계발에 도움이 될 일을 찾아나서는데 두려움 없이 도전합니다. 여자 바텐더라거나 웨딩 플래너에 도움이 되는 사진 기술 배우기 등이 그것이지요. 저자는 자신이 경험한 수많은 일들을 실패로 인식하기 보다 그 안에서 교훈을 얻어, 지금의 저자로 일어서게 되었다 생각이 되더군요.
원래는 그저 현모양처로 전업주부로 평범히 살고 싶었던 그녀가 결혼하고 싶었던 남자친구의 잠적으로 인해 직업 전선에 뛰어들게 되었고, 거기에서 대충이 아닌 제대로 된, 직장 여성의 면모로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38세에 절대로 만나지 못할 것 같은 이상형의 남자를 만나 사랑하게 되었지만 사랑의 콩깍지가 조금씩 벗겨질 무렵 깨닫게 됩니다. 난 그저 순종적인 사랑밖에 그에게 줄게 없었다. 주인이 싫증나면 버림 받을 수 있는 고양이와 같은 신세가 아니었나? 하는 불안함에 결국 잠시동안만 귀국하려던 일정을 아예 일본으로 다시 귀국하는 것으로 바꿔버렸지요.
어렸을적에 세웠던 목표에 다다랐던 다다라지 못했던 그 목표를 정한 시기가 지나고 나니, 또 결혼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다 생각하고 나니 자꾸 제 자신을 돌아보기를 소홀하게 됩니다. 학창시절엔 욕심도 많고 꿈도 컸는데, 이제는 모든게 귀찮아졌을뿐이었어요. 그냥 아이 키우고, 이렇게 지나버려도 되는 걸까. 그러면서도 막상 사회에 나가려면 너무 오래 쉰 기간들이 마음에 걸리고, 퇴사 직전 힘들었던 기억만 새록새록 떠올라 자신이 없어집니다. 일 뿐만이 아니지요. 집에 있어도 자신을 잘 가꾸고 멋지게 사는 여성들이 많은데, 한 남자의 아내가 되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고 해서 제 자신을 가꾸는 일을 너무 소홀히해버렸네요. 그래서 더 자신이 없어지는 지 모르겠어요 누굴 만나기도 싫고, 그냥 제 스스로 울타리를 치고 저를 가리는 느낌입니다. 이제는 아이도 점점 커가고, 아이를 위한 작은 사회가 새로이 형성되어 가니 자의든 타의든 이렇게 저만의 울타리에 갇혀지내던 모습에서도 바뀌어야겠지요.
직장 다닐때를 생각해보면 엄청나게 돈을 들여 단장하지 않더라도, 일을 하기 위해서라도 꾸미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어요.
저자에게 조언을 해주었던, 아니 나중이 되니 조언처럼 느껴졌다는 학원 원장의 말, 거울을 많이 들여다보면 여자는 언젠가 아름다워진다. 라는 말을 떠올려봅니다.
책을 읽다보면 하나하나 나를 위한 말이야~ 일수도 있고 유독 기억에 남는 말들이 있을 수도 있겠네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초라해보이고 끝이 없어보여도 대충대충이 아닌, 제대로 해내고 싶은 의욕과 꿈을 찾아가려는 희망 등이 있으면 지금보다 좀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게 그리 불투명하지는 않을 것 같네요. 저자는 좀더 드라마틱했지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