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을 위한 주사기 사용 설명서 비호감이 호감 되는 생활과학 3
임선아 지음, 김미연 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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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족하고 아프게 하는 주사, 아이들이라면 아니 사실 어른들도 주사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거예요.

어렸을 적에 병원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의 하나가 바로 주사를 맞아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있기때문이었죠. 아주 어렸을 적에는 예방접종도 울지 않고 잘 맞던 아이가 조금 더 커서 팔에 맞기 시작하기 부터는 주사 맞는 고통을 제대로 느꼈는지 아프다 울기 시작했고, 얼마전 페렴으로 항생제 링거를 맞아야했을때는 너무너무 아프다는 스킨 테스트까지 해야해서, 아이의 주사에 대한 인식은 더더욱 나빠졌어요.

그 후 폐렴은 아니지만 새로 걸린 감기가 낫지를 않아서 소아과에 자주 들락거리고 있는데 다행히 대부분 약으로 치료가 되는 일들이라 아이도 이제는 병원에 절대로 안 가겠다 버티지 않아 데리고 다니기 수월해졌지요. 한참 주사 맞을때는 병원 입구서부터 안 들어가려 해서 정말 고민이었거든요.




어린 꼬마들부터 의젓한(?) 초등생 형 누나들까지도 벌벌 떨게 만드는 공포의 주사. 그냥 엉덩이 맴매 한대 맞는 것보다 뾰족한 바늘이 기분 나쁘게 내 몸을 찌르고, 그 안으로 뭔가가 아프게 들어와서 고통을 느끼게 하는 주사에 대한 공포는 조금 더 자랐다고 해도 금새 적응되는건 아닌것같아요. 주인공인 인주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 정도는 아니지만, 정말 줄서서 학교에서 예방 접종하던 그 때 그 느낌이 새록새록 살아나는 기분이었답니다. 인주는 줄서서 예방접종을 하려다가, 도망을 가고 싶어졌어요 그러다 웬 귀여운 곰돌이 인형 두마리가 움직이는 것을 보았지요. 그것만도 경악스러웠는데 놀라운 것은 두 곰돌이가 숨겨 가려던 것이 바로 인주가 맞아야할 주사약이었던 거예요.

운좋게 주사를 안맞았다 생각한 인주. 인주네 엄마가 의사 선생님이었기때문에 선생님이 집으로 전화를 걸어서 어머니께서 직접 주사를 놔주셔야할것같다고, 딱 맞게 준비한 주사약이 그만 하나가 없어졌다고 사정을 말씀하시는 바람에 집에서도 엄마는 인주에게 주사를 맞아야한다 하십니다. 인주는 막무가내로 버티지요.



엄마의 꾐에 넘어가 주사를 맞을뻔한 그 순간, 옆방으로 도망간 인주는 또 분홍 곰돌이 두마리랑 만나고 말았어요.

음, 이 곰들 토이스토리에 나왔던 그 허그 베어가 생각나네요. 너무 귀엽게 생겼는데, 놀라운 것은 움직이기까지. 딱딱 끊어지게 말까지 해요. 다만 목소리가 너무 귀여워 어조는 잊혀질 정도로요. 뭔가 수상쩍은 곰돌이들이지만 인주는 이내 곰돌이들을 던져서 엄마와 간호사 언니로부터 위기를 모면할 생각을 하고 뛰어나가요. 그런데 무사히 집에 잘 돌아오게 되었고, 곰돌이들과 묘한 동거가 시작되었지요.

알고보니 곰돌이들은 외계에서 온 외계인이었어요. 아차, 이 책이 외계인을 위한 주사기 사용 설명서였지!

인주의 이야기가 워낙 흥미진진하고 분홍 곰돌이들이 워낙 귀여워서 외계인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제목도 까맣게 잊어버릴 정도로요.








이 책은 비호감이 호감되는 생활과학 시리즈 중 3탄으로 주사를 싫어하는 아이들을 위한 재미나고도 실용적인 조언을 동화를 통해 들려주는 이야기예요. 각각의 에피소드 사이사이에 도대체 질병이 뭐야? 사람은 왜 병에 걸릴까? 약은 왜 먹을까? 약 제대로 먹기 등의 아이들이 알면 좋을 유용한 지식들을 재미난 만화 그림과 함께 실어 놓았지요. 동화를 읽다가도 지식을 접하는데 거부감이 들지 않게 재미나게 빠져들었어요. 방귀도 병 아니에요? 엄마 방귀 때문에 내 코가 썩을 지경인데 하는 인주의 질문에 엄마는 쉿 조용히해. 방귀는 장이 운동하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가스지, 질병은 아냐. 트림도 마찬가지고 이렇게 대답해주지요. 엄마가 의사선생님이라 엄마와 인주의 질문과 대답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었어요.

또 아이들이 좋아하는 햄버거와 탄산음료, 고기를 날마다 먹어도 병에 걸린다는 (아이들에게는 놀라울) 이야기도 적혀있었지요.

고혈압, 당뇨 같은 질병의 원인이 되고 비만이 될수도 있다고 말입니다.




곰돌이들의 이름은 좀 웃겼어요. 즐과 몰이라나요? 그리고 곰돌이들은 노란 리본을 눌러서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대답을 얻었어요 지구의뭐든지 대답하는 지구백과사전이래요. 심지어 인주를 앞에 두고도 백과사전만 믿기도 했답니다. 인주는 주사도 싫어했지만 약도 싫어했어요. 하지만 몰과 즐과 친해지면서 그들이 아프자 싫어하는 약도 찾아 먹게 하고, 나중에는 이상한 전염병에 걸려 외계인들도 놀랄 정도의 끔찍한 괴물이 되어버린 몰 때문에 엄마 병원에 스스로 찾아가게 됩니다.



아이들 이야기를 이렇게 외계인 (그것도 귀여운 곰돌이를 닮은)의 사건을 담아 풀어내니 훨씬 재미났어요.

인주도 그토록 두려웠던 주사를 이제 더이상 두려워하지 않고 용기를 내어 맞기로 하였구요.

즐과 몰의 편지로 인주는 많은 것을 깨달았지요.

그리고 웃으며 그들에게 인사했답니다.

인주가 아니었으면 지구 평화는 유지되지 않았을테니까요. 쿡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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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줌싸개 왕자 마음똑똑 (책콩 그림책) 27
귀뒬 글, 클로드 K. 뒤브와 그림,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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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귀여운 아이들을 보고 엄마 아빠는 우리 왕자, 우리 공주 이렇게 부르지요.

책에는 진짜 왕자님이 등장해요 눈부시게 아름다운 궁전에 살고 아버지는 임금님, 어머니는 왕비님, 그리고 다정한 유모에 정말 많은 장난감까지 가진 행복한 왕자의 이야기가요. 그런데, 이 모든걸 다 가진 왕자님에게 딱 한 가지가 부족했어요. 바로, 잘때 오줌싸지 않기.

매일 아침 흠뻑 젖은 이불 속에서 몸을 떨며 일어나야하는 왕자님은 참으로 슬펐답니다.








그림 동화 속의 왕자님, 몇살일까요? 정말 아기 같아보여요.

그래도 기저귀를 뗄 나이였나봅니다. 어리지만 밤중에 깨지 못하고 이불에 쉬하는 습관때문에 시녀와 유모, 그리고 왕비와 임금님까지도 모두들 왕자를 놀리거나 걱정하거나 그랬어요. 왕자는 너무나 슬펐지요.








아이들은 이 책을 읽으며 꼬마 왕자에게 동화가 될 것 같았어요. 요즘 아이들은 다들 엄마, 아빠의 최고로 극진한 대접을 받고 자라나 사실 왕자가 따로 부럽지 않을 것 같아요. 저도 사실 아이가 좀더 어릴적만 해도 혼내거나 목청을 드높이지도 않고, 아이를 그냥 귀하게 귀하게만 키웠다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목청을 높이며 떽떽거리고 혼을 내 아이에게 미안할때가 많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기본은 사랑, 첫째도 사랑, 둘째도 사랑이라고 위안삼아 봅니다. 아뭏든 왕자님처럼 엄청 부자거나, 지위가 높지는 않더라도 엄마 어릴적처럼 뭐든 부족하고 모자라게 자라지 않고 그래도 아이 갖고 싶은 것 등은 그때에 비하면 정말 넘치게 누리며 살고 있는 아이들, 정말 엄마 어릴적 생각해보면 요즘 세상 꼬마들은 왕자, 공주가 되어가는 것 같아요.



그래도 아이들에게 고민 한가지씩 있겠지요.

남들 다 뗀 기저귀를 늦게 뗐다거나 왕자님처럼 밤중에 혼자 실례하는 습관이 남아있다거나 아니면 암튼 따로 말을 못하는 왕자님 공주님만의 그런 비밀 말입니다.



아버지에게도 부끄러운 왕자라며 혼이 나고, 왕자님은 너무 슬펐어요.

오줌을 싸지 않기 위해 아무리 노력해도 허사였어요. 그러다보니 자꾸만 오줌을 더욱 생각하게 되고, 거기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어보였지요.

왕자님의 오줌을 해결할 방법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옛날옛날에 이야기를 시작하면 꼭 등장하는 요정이 여기에도 등장했어요.

어? 여기 나오는 요정은 팅커벨 같은 작은 요정이네요. 요정은 왕자의 슬픈 고민을 듣고서 직접 오줌을 안싸게 해줄수는 없지만 도와줄 수는 있다고 했어요

"이제 아무 걱정하지 마세요

앞으로는 오줌을 쌀때마다 황금빛 꽃들이 나타날 거예요!"






왕자가 오줌을 싼 다음날, 황금빛 고운 꽃들이 피어나자 시녀들은 아주 기뻐하며 오줌 꽃을 꽃병에 꽂았고, 유모는 꽃으로 머리를 장식했지요. 심지어 임금님과 왕비도 왕자의 마법을 칭찬하고 궁전의 모든 사람들이 왕자에게 환호성을 질렀어요.



왕자는 이제 오줌을 걱정하지 않게 되었어요. 아침마다 오히려 칭찬을 가득 들었으니 말입니다. 그러자 놀랍게도 왕자의 밤중 오줌은 사라지고 당연히 황금색 오줌꽃들도 사라졌지요.



이 책은 아이가 아닌 어쩌면 엄마 아빠가 읽어야하는 책이 아닌가 싶었어요.

아이가 고쳐야할 나쁜 습관이 있거나 할때 자꾸만 그것을 지적해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기보다, 아이가 그 사실을 잊게끔 하면서 편안하게 분위기를 조성해서 자연스럽게 없어지게 하는 방법이 좋다는 사실을 깨닫게 말입니다.

저도 읽으면서 반성했어요. 우리 아이가 왼손잡이라 글씨를 쓸때 거울상으로 쓰고 틀릴때가 많아요 그럴때마다 무섭게 혼내거나 오른손으로 바꿔쓰라고 윽박지르니 이후로 아이가 글씨 자체를 쓰기를 싫어하더라구요 학습지나 책 등은 당연히 풀기 싫어했구요. 아이가 공부를 싫어하게 만드는 것은 칭찬 보다 엄마의 윽박지르는 억압적 태도가 더 컸던 것 같아요. 학습지를 먼저 풀자 한다는 이웃님께 여쭤보니 아이와 학습지를 풀때 엄마가 옆에서 엄청 재미나게 분위기를 띄워주어 학습지는 재미난 시간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다해요. 아플때도 학습지 하자 조를 정도라니,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도 재미나게 할 수 있을까. 웃겨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생각해보게 되었답니다.



남들 다 하는 거니, 하고서 윽박지르고 혼을 내서 어린 왕자를 다잡을 수도 있겠지만, 그런 방법보다도 요정의 칭찬을 얻게 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었다는 오줌싸개 왕자 동화 속 교훈, 아이들도 그렇겠지만 어른들이 먼저 교훈을 얻어야할 내용이 아니었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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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또 봐! 단비어린이 그림책 8
바오동니 글, 황제 그림, 박영인 옮김 / 단비어린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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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처음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한 여섯살 우리 아들, 친구들을 사귄지가 얼마 안 되어 친구와의 이별에 대한 경험을 할 새가 없었다 생각했는데, 얼마전에 그런 경험을 하게 되었네요. 친구 하나가 짧은 이주 간의 만남만 함께 한 후에 홍콩에 가게 된 거였어요. 아이가 그 친구가 보고 싶다며 자기도 친구가 사는 홍콩에 엄마랑 놀러갈 거랍니다. 친구를 만나러요. 벌써 여섯살 아이에게 짧았지만 깊은 우정이 생겨난 걸까요.








이 동화를 읽어주니 그 친구가 생각나는지 친구 이야기를 자꾸 합니다.

주인공 아이가 유치원에 다녀 오니, 소꿉친구인 시시가 이사를 가게 되었단 말을 엄마가 들려주었어요. 안녕이라는 인사도 못했다는 아이에게 엄마는 벌써 갔을텐데? 하고 말을 합니다. 정말 시시네 집은 텅 비어 있었어요. 시시랑 아이랑 같이 놀던 시시의 토끼 인형 하나만 남아있었구요. 아이는 안녕이란 말을 하지 못한게 못내 마음에 걸립니다. 게다가 시시에게 돌려줘야할 토끼인형까지 생겼으니 더욱 시시를 만나고 싶어집니다. 어디로 갔는지도 모른채 아이는 토끼 인형을 안고 동네 골목골목을 다니며 시시와 비슷한 차림새의 여자아이들을 따라갔다가 아닌 것을 알고 실망해 돌아옵니다.






아이가 너무나 마음 아파하는 모습을 보고, 엄마 아빠는 아이가 시시를 보고 싶어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위해 시시가 이사간 집을 알아보지요. 아이는 꿈까지 꿉니다. 토끼인형과 함께 민들레 꽃밭에서 시시를 만나는 꿈을요. 안녕이라 말을 건네기도 전에 엄마가 깨우는 바람에 꿈을 깨고 말았어요. 아빠가 알려주신 곳으로 엄마와 함께 시시를 만나러 간 아이.

아이는 그 곳에서 시시에게 안녕이라 말하고 슬퍼지고 말았어요. 친구와 다시 만날 수 없는 이별의 안녕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지요.

슬퍼하는 아이에게 엄마는 안녕에는 안녕, 또 봐 의 의미가 숨어있는 거라도 알려주십니다.

그래서 아이는 씩씩하게 시시에게 안녕, 또 봐~를 말하고 부쩍 자랐습니다.






우리 아이도 홍콩에 간 친구와 그렇게 안녕, 또 봐 인사를 나누었겠지요? 홍콩이 얼마나 먼지 아이는 잘 모르고 있어요. 음, 이층버스를 타러 가고 싶었지만 멀어서 엄마랑 부산 가는 것으로 대신했다는 것은 기억할지 모르겠네요. 아뭏든 아이에게는 홍콩에 가고 싶은 이유가 친구라는 이유가 하나 더 늘었어요. 엄마가 친구의 주소를 몰라 과연 찾아갈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친구를 만나러 얼마나 먼 길이건 찾아가고 싶다는 마음, 그 마음 하나만으로도 엄마는 정말 신통한 느낌이었답니다. 아기같았던 우리 아이가 벌써 이렇게 컸구나.

안녕, 또 봐를 아이가 몇번이고 읽어달라더니 아들의 친구도 시시처럼 이렇게 또 볼 수 있는 거라고 그렇게 말을 하네요.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준 동화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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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원으로 차리는 일주일 집밥 - 흔한 재료로 쉽게 차려 먹는 1식 3찬 집밥 상차림
김영빈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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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으로 차리는 일주일 집밥이라. 워낙 물가가 들쑥 날쑥이라, 책에 나온대로 장을 본다고 해도 만원을 넘기기 일쑤이긴 하지만, 흔히 장볼 수 있는 소재로 꽤 다양하게 차려내는, (그것도 고급 재료가 아닌 것으로 ) 레시피의 노하우에는 감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재료를 보면 우리가 쉽게 카트에 담는 그 재료들이 많은데, 이걸로 오늘 뭐해먹지? 하면 비슷비슷한게 떠오르기 마련인 일반 가정에 오늘은 뭐, 내일은 뭐, 이런 식으로 일주일 메뉴가 정해지고 (한상차림씩) 그렇게 4주간의 상차림이 한눈에 펼쳐지니 한달 밥상 계획을 손쉽게 짜주는 책이라 생각하면 더 유용할 듯 하다.



만원 도시라 책이 나왔을때도 따라해보니 꽤 맛있는 메뉴가 많고, 장보기도 어렵지 않게 되어있어서 따라하기 참 좋았는데 (도시락이 아니라 집에서 먹더라도 말이다.) 이번 책은 아예 집밥이 타깃이라 더욱 마음에 들었다. 도시락보다는 주로 집밥을 차리는 주부로써 말이다.

장보는 비용을 줄이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한데 있었다.

몸에도 좋고 맛도 더욱 좋은 제철 재료를 이용하는 것. 제철에 영양가도 풍부하고 가격까지 저렴한 채소들을 적극 활용하고, 같은 재료라도 무쳐먹고 볶아먹고 지져먹고 국 끓여먹어 일주일 내내 다양한 재료의 활용을 맛보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버리는 것이 없게 하는 것.

요리가 손에 익은 베테랑이라면 당연한거지 할 일이지만, 나처럼 늘상 주방일이 손에 익지 않은 사람들은 기껏 마음 먹고 사놓은 재료를 한두번 요리하고, 냉장고에 방치했다 버리는 수가 종종 생기는데, 모두 다 활용, 그것도 질리지 않는 다양한 맛으로 활용한다니 얼마나 좋은가



4주간의 레시피는 요리의 초보부터 베테랑까지의 단계별로 나와있어서 초보자의 부담도 덜어준다.

1일 1집밥을 위한 레시피라 하루 1끼가 소개되어 있긴 하지만 응용은 얼마든지 주부들의 몫이라 할 수 있다.

우리집만 해도 사실 신랑이 점심은 밖에서 먹고 오고 아침 저녁을 차리면 되기에 식단 구성은 응용하기 나름.

또 레시피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맛내기 기본인 만능 양념등이 생채양념, 불고기 양념, 매운 볶음 양념, 육류 조림장, 채소 조림장 등 다양하게 구분되어 상세히 나와있어 요리의 응용을 쉽게 도와준다. 식재료 선택하는 방법과 보관법, 요리를 더 맛있게 하는 조리 노하우 등을 따로 팁으로 모아놓아 읽어두면 유용히 도움받을 수 있다. 집밥에 빠지면 아쉬울 김치 레시피도 따로 소개되어 있었다. 배추김치, 열무김치, 깍두기, 총각김치, 백김치, 나박김치, 쪽파김치, 오이소박이, 동치미, 깻잎김치. 거기에 밥도둑 장아찌와 피클 등까지도 레시피가 풍성히 소개되어 집밥 반찬 가짓수를 늘리고 입맛을 돋구게 도움을 주었다.



4주간의 레시피가 소개된 후에는 스페셜데이를 위한 특별하게 즐길 브런치와 홈메이드 별식란이 따로 있었다.

별미를 좋아하는 터라 만들고 싶어서 한참 레시피를 검색해봤던 에그 베네딕트 레시피를 만나 반가웠고, 파를 듬뿍 얹은 네기 스테이크 정식, 안동찜닭, 불고기 버섯전골, 닭강정, 해물탕까지 별미를 잘 응용해주면 오늘은 맛있는 반찬이다 라는 기대감을 높여줄 수 있겠다.

요리초보자를 위한 첫째주 식단의 장보기는 어느 가정에서나 쉽게 장보는 그런 식재료들이 더욱 돋보였다.

애호박, 계란, 애느타리 버섯, 맛살, 콩나물, 어묵 , 감자 등이 그것이다.

우리집에도 즐겨 장보는 식품들이라 1주의 식단을 금새 따라해본 것 같다.

애느타리 버섯은 아이와 키워본 느타리 버섯을 수확해 책에 나온대로 애느타리버섯 나물을 해먹었다.

느타리버섯은 주로 볶아먹는 줄 알았는데 살짝 데쳐서 나물을 하니 기름기도 적게 섭취하고 건강한 버섯의 풍미를 더욱 제대로 섭취할 수 있어 좋았다. 아이도 직접 자기가 재배한거라고 얼마나 맛있게 먹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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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은 황태 콩나물국을 끓이고 남은게 있어서 일반적인 콩나물무침을 할까 하다가 책에 나온 매운 콩나물 어묵찜을 해보았다.

낙지나 아귀를 넣고 콩나물을 넣어 매운찜을 하는건 보았는데 어묵으로 손쉽게 하다니 훨씬 저렴한 실재료 버전이긴 했는데 응용해보니 정말 신선하였다. 낙지나 아귀로 하려면 손도 많이 가고 시간이 많이 걸려 아침반찬으로 후다닥 만들어낼 엄두를 낼 수가 없는데 어묵으로 하니 정말 초간단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제법이다. 늘 볶던 어묵 볶음이 아니고 매운 찜으로 먹는 어묵, 다시 해보고 싶은 맛이 아닐 수 없었다. 신랑도 이게 뭐야? 하며 맛있게 먹어주었고 말이다.

색다른게 먹고 싶은 주말을 위한 별미 레시피도 흥미롭다.

김칫국물을 넣고 매콤하게 끓여낸 콩나물 느타리버섯국밥, 보기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인다. 남은 재료들을 몽땅 넣어 만드는 몽땅 오믈렛도 선보인다. 둘째주의 별식은 부추 된장 수제비와 참나물 영양밥, 자투리 재료를 이용해 만든 별식들 치고는 꽤 색다른 메뉴들이다. 셋째주는 해물리소토와 우엉 로꼬모꼬.

로꼬모꼬는 하와이식 볶음밥인데 양파, 파, 마늘 등에 볶아낸 밥에 얇게 썰어 짭짤하게 조려낸 우엉볶음과 계란 후라이를 얹어 먹는 요리는 우엉으로 만들 한그릇의 훌륭한 별미가 되어주었다.

우엉이 몸에 좋대서, 우엉대를 통째로 사온게 있는데 이걸로 평소처럼 조림을 해볼까 했는데, 이 책에 우엉을 사서 한주간 풍성한 식탁을 꾸민게 눈에 들어왔다. 우엉조림은 기본이고 우엉들깨탕, 우엉과 파프리카들을 넣은 우엉잡채(아, 참 나 파프리카도 샀지. 오늘은 우엉잡채를 해볼까?)까지 다양한 메뉴가 한 가득이다.

장보기를 수월하게 도와주고 장 본 재료로 일주일동안 다양하게 활용할 식단을 공개해주어 고마운 도움을 받기에 좋을 요리책이었다.

즐겨 사는 식재료로 다양한 여러 반찬을 해먹는 것. 이 책의 도움을 받으면 손쉽게 실천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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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잘나가는 여자
아리카와 마유미 지음, 신지원 옮김 / 이지북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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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은 잘 나가는 여자, 다시 보면 지금부터, 잘나가는 여자 라는 제목임을 알 수 있습니다.

친구 또한 잘나가는 여자에 대한, 일하는 여자에 대한 선망으로 저자의 전작인 <서른에서 멈추는 여자 서른부터 성장하는 여자>를 읽어보았다 하더군요. 서른이라는 나이는 또 저자가 말하는 30 후반이라는 나이는 여자들에게 특히나 더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나이인것 같아요. 20대일때는 대학을 다니고, 직장을 다니며 한참 바쁘게 살아오다가 서른 즈음에 갑자기 결혼이라는 벽에 부딪히게 되고 슬기롭게 잘 넘기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그와 동시에 직장을 그만두거나 직장내에서 자꾸만 뒤쳐지는 느낌을 받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구요. 그래서 서른이라는 나이를 타이틀로 했던 그 책이 직장을 다니는, 아니면 다시 복직을 희망하는 여성들에게 힘이 되는 책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저는 이 책으로 처음 아리카와 마유미를 만났습니다. 저자는 처음부터 소위 잘 나가는 뭐든지 잘되는 여자는 아니었지요. 오히려 47개나 되는 너무나 많은 전직들이 말해주듯이 예전에는 오히려 잘 안나가는 여자였지요. 그러던 저자가 지금은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그리 많지 않은 나이에 수많은 직업을 거치고, 드디어 성공한 여자, 잘나가는 여자로 우뚝 서게 된 그 과정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직업을 훑어보면 전문적인 일도 있지만 단순한 일들도 있습니다. 저자는 사실 정말 다양한 일들을 크게 가리지 않고 일을 했네요. 그리고 변덕이 팥죽 끓듯 그렇게 쉽게 마음을 바꾸어서가 아니라,(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 일을 하는 순간만큼은 최선을 다해 일해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유니클로 점장일때도 그랬구요. 또한 남들이 해보지 않은 희소성이 높은 일들, 자기 계발에 도움이 될 일을 찾아나서는데 두려움 없이 도전합니다. 여자 바텐더라거나 웨딩 플래너에 도움이 되는 사진 기술 배우기 등이 그것이지요. 저자는 자신이 경험한 수많은 일들을 실패로 인식하기 보다 그 안에서 교훈을 얻어, 지금의 저자로 일어서게 되었다 생각이 되더군요.

 

원래는 그저 현모양처로 전업주부로 평범히 살고 싶었던 그녀가 결혼하고 싶었던 남자친구의 잠적으로 인해 직업 전선에 뛰어들게 되었고, 거기에서 대충이 아닌 제대로 된, 직장 여성의 면모로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38세에 절대로 만나지 못할 것 같은 이상형의 남자를 만나 사랑하게 되었지만 사랑의 콩깍지가 조금씩 벗겨질 무렵 깨닫게 됩니다. 난 그저 순종적인 사랑밖에 그에게 줄게 없었다. 주인이 싫증나면 버림 받을 수 있는 고양이와 같은 신세가 아니었나? 하는 불안함에 결국 잠시동안만 귀국하려던 일정을 아예 일본으로 다시 귀국하는 것으로 바꿔버렸지요.

 

어렸을적에 세웠던 목표에 다다랐던 다다라지 못했던 그 목표를 정한 시기가 지나고 나니, 또 결혼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다 생각하고 나니 자꾸 제 자신을 돌아보기를 소홀하게 됩니다. 학창시절엔 욕심도 많고 꿈도 컸는데, 이제는 모든게 귀찮아졌을뿐이었어요. 그냥 아이 키우고, 이렇게 지나버려도 되는 걸까. 그러면서도 막상 사회에 나가려면 너무 오래 쉰 기간들이 마음에 걸리고, 퇴사 직전 힘들었던 기억만 새록새록 떠올라 자신이 없어집니다. 일 뿐만이 아니지요. 집에 있어도 자신을 잘 가꾸고 멋지게 사는 여성들이 많은데, 한 남자의 아내가 되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고 해서 제 자신을 가꾸는 일을 너무 소홀히해버렸네요. 그래서 더 자신이 없어지는 지 모르겠어요 누굴 만나기도 싫고, 그냥 제 스스로 울타리를 치고 저를 가리는 느낌입니다. 이제는 아이도 점점 커가고, 아이를 위한 작은 사회가 새로이 형성되어 가니 자의든 타의든 이렇게 저만의 울타리에 갇혀지내던 모습에서도 바뀌어야겠지요.

 

직장 다닐때를 생각해보면 엄청나게 돈을 들여 단장하지 않더라도, 일을 하기 위해서라도 꾸미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어요.

저자에게 조언을 해주었던, 아니 나중이 되니 조언처럼 느껴졌다는 학원 원장의 말, 거울을 많이 들여다보면 여자는 언젠가 아름다워진다. 라는 말을 떠올려봅니다.

 

책을 읽다보면 하나하나 나를 위한 말이야~ 일수도 있고 유독 기억에 남는 말들이 있을 수도 있겠네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초라해보이고 끝이 없어보여도 대충대충이 아닌, 제대로 해내고 싶은 의욕과 꿈을 찾아가려는 희망 등이 있으면 지금보다 좀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게 그리 불투명하지는 않을 것 같네요. 저자는 좀더 드라마틱했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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