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들자 9 : 로봇 내가 만들자 시리즈 9
삼성출판사 편집부 엮음 / 삼성출판사 / 2011년 10월
품절


아직 네 살인 우리 아들은 로봇의 세계를 잘 몰랐다. 로보카 폴리라는 변신 로봇이 유아들 사이에서 꽤 큰 인기를 끌고 있기는 한데, 사실 티브이를 거의 보여주지 않아서 아들이 아는 동영상, 캐릭터의 세계는 엄마가 컴퓨터나 핸드폰 유튜브로 보여주는 제한적인 세계가 전부였다. 그동안은 뽀로로, 코코몽, 타요 버스 등을 주로 보여주었다. 로보카 폴리도 안지 며칠 되지 않았기에 (색칠공부를 보여주다가, 동영상도 보여주게 되었다.) 로봇의 세계는 아직 입문단계가 아니라 할 수 있었다. 그래서 많은 남자아이들의 로망 중 하나인 로봇에 큰 관심이 없었는데, 내가 만들자 남아 시리즈 중에서 로봇이 그래서 가장 인기가 없을 줄 알았는데 웬걸. 우리 아들이 좋아할만한 것이 눈에 딱 띄는 것이 아닌가?

아니 왜 소방차가 로봇에 들어있지? 했더니 변신 로봇이 바로 소방차다.

소방차가 로봇으로 변신하는 것!. 우드락 뜯어만들기인데 변신까지 한다고? 너무 놀라웠는데 방법은 의외로 단순했다. 하지만 그 독창적인 방법을 생각해냈다는 것 자체가 기발했다. 아들이 너무 좋아해 당장 꺼내주고 싶었지만 여행 가기전까지 고이고이 모셔두었다가 지지난주 주말에 경주 여행 갈때 소방차 변신 로봇 하나와 중장비차 세트만 챙겨서 가져갔다. 책은 세권을 모두 가져갖고 말이다.

달리는 차 안에서 변신로봇을 조립해주었더니 너무너무 좋아해서, 차 안에서 수시로 갖고 놀고, 불국사 갈때도 손에 들고 가서, 나중에는 엄마 아빠 주머니 속에서 망가지는 사태가 발생하기는 했지만 그 전까지 아이와 정말 행복한 한때를 보낸 장난감이었다.



요즘 아이가 좋아하는 튼튼 영어에서 My fire truck이 나와서 ladder, hose, step,siren,light등을 찾아가면서 노는 소방차를 특히나 좋아하기에 변신 로봇은 아이에게 정말 완소 장난감이 아닐 수 없었다. 차 안에서 열심히 아들이 노는 모습을 핸드폰으로 찍었는데, 올리는 방법이 너무 귀찮아 올리지 못하는게 아쉽다. 카메라로 찍을걸.


경주에서도 내내 아빠, 엄마에게 내가 만들자 시리즈를 읽어달라고 하더니 지난주 무주에 놀러갔을적에는 아예 로봇편만 챙겨갖고 갔더니 더욱 재미나게 놀았다. 엄마 아빠가 좀 시들시들해서 일찍 자자고 애원을 했건만 아들 혼자서 무수히 다 떼어놓고 로봇을 만들자고 놀자고 하더니만..옆에서 챙겨주지 않았더니 부속품들이 다들 섞여버려서 만드는데 좀 지장이 생긴 것이 아쉬웠다. 너무 좋아하면 엄마 아빠의 편의를 덜 봐주는 경향이 있다. 늦도록 만들기 놀이를 하고 싶었던 아들과 일찍 재우고팠던 엄마와의 갈등이랄까.


로봇 이야기를 많이 읽어주니 재미나게 듣다가, 처음에는 주인공처럼 멋지게 공훈을 세우는 꼬마로봇에 아들이름을 붙여서 불러주니, 자신이라고 생각한양 더욱 관심을 기울였다. 몇번 읽어주다가 다시 바꾸어서 로봇 박사를 우리 아들 이름을 넣어주니 좀 헷갈려하긴 했지만, 엄마 생각에는 꼬마 로봇보다는 그래도 로봇 박사가 나을 것 같았다. 주인공처럼 활약을 하지는 않지만, 로봇들을 만든 박사 아닌가? 아들도 자꾸 자기 이름이 나오니 더 그림책이 재미난지 더욱 집중해서 들었고, 스토리를 기억하면서 꼬마로봇은 지금 어떻게 하고 있고, 로봇 박사 (자기)는 지금 어떤것을 하고 있다는 둥, 이야기에 참견해가면서 참여하는 동화듣기를 하였다. 물론 왜? 가 이어지면 읽어주는 엄마 입장에서는 조금 고달프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이생각 발달에는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참을성을 길러가면서 대답해주기로 결심했다.



아이와의 즐거운 시간. 로봇 편으로 내가 만들자 2부를 즐겁게마무리했다. 사실 일상 생활속에서는 마무리가 되지를 않는다. 매일 갖고 와 읽어달라는 시리즈기도 하고, 다시 또 만들것 없냐고 졸라대는 시리즈기도 하기 때문이다. 내가만들자 덕분에 그동안 독서만 하고, 동영상만 보는등 잠잠하게 놀았던 아들 생활에 만들기의 생활이 다시 또 시작된듯. 매일 몇개씩 뭔가를 만들어주기를 갈망하는 아들이 되었다.

그래 좀더 재미나게 놀아주자. 며칠간 열심히 만들기 돕느라 좀 힘들기도 했지만 아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한 마음도 들었다.


1탄에서의 자동차만을 너무너무 사랑해 세권이나 사고, 너덜거리고 다 찢길때까지 사랑했던 것처럼..

2탄에서는 아들이 골고루 사랑을 나눠줄 책들이 많아 어느 책을 또 사고 또 보게 될지 모르겠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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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길 1 - 노몬한의 조선인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1년 10월
절판


아이 생각을 하면 숨조차 쉬기 힘들었다. 아무리 씩씩하다고 해도 겨우 여덟살 아이다. 엄마는 커녕 친척조차도 없다. 제대로 살아갈수 있을까?

우리 아기. 건우야, 어떡하니. 아빠가 널 지키지 못했구나. 많이 울지는 않았니?건우야. 63p



이 글을 쓰는 지금 나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고 말았다.

사실 슬픔과 고통에 내성이 약한 나는 잔인하거나 슬픈 내용의 소설이나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읽기부터 겁을 낸다. 책을 읽으면 고통스러운 마음이 들것임을 짐작하면서도 읽기 시작한 것은 이재익 작가의 소설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카시오페아 공주, 압구정 소년들로 만났던 이재익 작가의 작품은 카멜레온처럼 변신하는 재주를 지니고 있었다. 카시오페아 공주는 공포스러우면서도 다소 기묘한 느낌의 소설이었고, 압구정 소년들은 그의 자화상과도 같은 그런 면이 있었다. 이번 작품 아버지의 길은 그가 처음으로 집필한 역사소설이라는 데 흥미가 가 읽기 시작했다.



어린 네살 아기를 둔 엄마로써, 아이를 두고 일본군으로 징집되어 끌려가야했던 아버지의 심정이 어땠을지 상상하기 조차 힘들정도로 숨이 막혀서 읽어내리기 힘들 것 같았는데, 잔인하게 슬픈 현실에 가슴이 아프면서도 책을 덮을 새 없이 읽히는 가독성 탓에 어느새 2권을 펼쳐 읽고 있었다.

사실 너무 힘들었다.

아이가 다섯살때 엄마는 독립운동을 위해 집을 나가고 아버지와 단둘이 살던 어린 아들이었다. 친척하나 없는 아들을 홀로 두고 전쟁터에 끌려왔을 아버지의 심정이 어땠을까. 아들 건우만을 생각하며 어떻게든 살아 돌아가고자 하는 가슴아픈 부정이 소설 내 흘러내렸고, 내 눈에서는 눈물로 흘러내렸다.



이야기의 첫 시작은 아버지 길수가 아닌 건우가 할아버지가 되었을때부터 시작되었다.

본인 자신도 딸과 사위, 손주 등과 함께 탈북을 시도했다가 혼자만 살고 다른 가족은 다 죽게 된 특이한 케이스의 경우로, pd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그에게서 듣고자 했던 이야기는 탈북이야기였는데, 그보다 놀라운 아버지 노르망디 코리안의 이야기를 접해 듣게 되었다.



전 세계가 포화로 뒤덮여 있던 당시 그 조선인은 왜, 어떻게 2차대전의 전장을 뚫고 프랑스 유타 해변까지 가서 독일군 군복을 입었을까? 사진은 말이 없다. 인류 전체의 운명이 결정되던 역사의 현장에 서 있는 그의 얼굴은 더없이 무심할 뿐이다.

방송팀과 영화팀은 기록을 쫓으며 가설을 세우고 검증을 하며 노르망디 코리안의 스토리를 재구성했다. 그렇게 다큐멘터리와 영화가 만들어졌다. 그런데 지금 내 앞에 진짜 노르망디 코리안의 아들이 앉아있는 것이 아닌가? 18p



아버지 길수가 일제에게 끌려갈때 가장 증오하게 된 사람이 바로 아내 월화였다. 아내가 그렇게 떠나지만 않았더라도 어린 아들을 천애고아로 남겨두고 올 필요가 없었으니 말이다. 나 또한 조국 독립을 위해 자신이 낳은 아기를 팽개치고 나간 월화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소설이니까 가능했겠지. 정말 이 세상 어느 어머니가 이렇게 이기적일 수 있을까 싶었다. 애국이라는 거창한 대의명분때문에 자신의 피와 살로 만든 어린 아기를 두고 떠날 생각을 한다는 것이 도저히 이해되지가 않았다. 나는 그저 엄마이기에, 엄마가 아닌 다른 삶을 살고자 했던 그녀가 이해되지가 않았다. 다행히 아이에게는 타인의 어머니와도 같은 사랑을 베푸는 아버지가 있었고, 아들은 아버지를 의지해 자랐으나, 일본군 앞잡이로 환골탈태하신 스기타라는 쓰레기같은 조선인때문에 아버지마저 잃고 말았다.



아이의 삶은 1부에서는 나오지 않았다. 아이가 느꼈을 절망.

여덟살 아이가 어떻게 그 혹독한 시기를 혼자서 살아갈 수 있단 말인가.



아버지의 길. 아버지 길수가 노몬한 (러시아와 몽골의 경계) 전투에서 일본군에 속해 소련군, 몽골군 등과 전투를 하기까지의 여정이 그려진다. 추악한 일본군의 모습들과 조선인들이 받는 끔찍한 핍박과 냉대, 그리고 상상할 수도 없는 위안부들의 처참함까지도..

길수의 이야기 외에도 정대, 영수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정대의 연인인 명선 아씨의 이야기까지도 너무나 슬프게 흘러갔다.



너무 피곤해 잠을 청하려했는데 도저히 2권을 펼치지 않고선 견딜 수 없는 결말로 1권이 마무리가 되어서 2부 앞부분을 펼쳐 정신없이 읽다말고 리뷰를 쓴다.

이렇게 무서운 시절이 있었구나.

머리로만 알고 있던 시절, 가슴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받아들일 수 없는 경험하지 못했던 그 시절에 대해 우리 선조들이 살았던 그 끔찍했던 순간을 책으로 만나려니 가슴이 너무나 아프기만 했다. 조국 전체의 고통이 한사람 한사람에게 치명적인 비극이 될 수 있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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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English - 세계영어대회 챔피언 김현수의 영어 공부법
김현수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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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중학생이 쓴 영어 공부법 책을 읽게 될 줄이야.

iBT TOEFL 120점 만점, TOEIC 990점 만점, SSAT 만점, TEPS 1+급(961점), TESL 1급, PELT 1급 등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화려한 수상 경력은 그녀가 과연 중학생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엄청나게 많다. 제1회 대원 국제 중학교 디베이트 대회 챔피언, IET 국제 영어대회 3년연속 대상, IEEC 국제 영어 논술대회 대상, 2010 내셔널 스펠링비 한국 챔피언 등(많은 부분 이하 생략)을 수상하다가 세계적 규모의 The World Scholar's Cup 서울 라운드에서 대회 최초 만점으로 writing 부문 챔피언상과 주니어 개인 부문 챔피언 상을 수여받고 2010년 프랭클린 글로벌 스펠 이벤트에서 세계 챔피언이 되었다.

 

한번도 해외에 나가 어학연수를 받거나 살아 본 경험 없이 순수 국내파로써 미국인도 놀랄만한 영어 발음과 솜씨를 갖게된 여학생의 이야기.

그녀는 어려서부터 영어 천재로 불리면서 어떻게 공부하느냐에 대한 숱한 질문과 인터뷰 세례를 받았고, 어쩌면 겉치레 식으로 끝날 수 있던 그 자리를 계기로 자신이 생각지 못하고 그냥 느끼고 실천해왔던 학습법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책을 내기까지에 이르렀다고 한다.

나는 여러분에게 좁은 문 대신 넓은 문이 옳은 선택인 몇 없는 경우 중 하나를 소개하려고한다. 성공 가능성이 decidedly 낮을 뿐 아니라 위험할 확률이 굉장히 높은 좁은 문으로 가기보다는, 지름길은 아닐지라도 가면서 지루할 일 없고 적당히 재미있는 넓은 문으로 가는 것이 영어 공부라는 학문이 merit하는 존경과 흥미와 관심을 불러일으켜 줄 것이다. 8p prologue

 

돌잔치때 어른들 앞에서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고, 18개월에 한글을 다 떼고, 20개월에 알파벳 대소문자까지 마스터하였다.

그리고 4살때부터 영어 일기 쓰기를 시작하였다. 그녀의 영어 인생은 그녀가 살아온 삶만큼의 길이를 갖고 있었다.

네살난 아들을 두고 있는 엄마로써, 엄마의 영어 공부법을 위해서라기 보다 아들에게 어떤 방법이 좋을지 고민하게 되는 처지에 있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 책 중간에 나온다. 그녀 자신도 가장 두려워하는 시나리오 중 하나가 아이 교육을 잘못 시켜서 아이가 영어에 정떨어지는 사태가 되는 것이라 하였다.) 영어는 커녕 이제 한글도 시작단계라 할 수 있는 상황인데 , 우리 아이 또래의 아이가 영어 일기를 쓰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자니, 도저히 상상이 되지를 않았다. 너무 아기라 생각했는데 말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조기 교육, 특히 영어 조기 교육 열풍은 상당히 거센 편이다. 그에 비해 얻어지는 성과가 얼마나 뛰어난지는 모르겠지만 부작용도 상당히 심각한 것으로 알고 있다. 길고긴 학창시절, 그리고 대입 수능, 이후로도 계속 이어지는 영어와의 전쟁은 취업이후로도 이어지고, 대부분의 직장에 평생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성적이 대학 졸업장 외에 영어 성적이기도 하다. 그런 일을 겪어본 엄마들의 전쟁이기에 아이 교육에 있어 가장 신경 쓰고픈 부분이 영어임을 잘 알고 있고, 나 또한 문법, 독해 위주로만 영어 공부를 해서 회화에 능하지 않다보니 아이가 영어를 잘한다면 세상 살이가 좀더 수월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은 갖고 있었다. (생각만 갖고 있었을뿐 실천은 하지 않는 그런 엄마였다.) 그러면서 맞지 않는 조기 영어 교육으로 영어에 진절머리를 느끼게 되었다는 폐해나 두뇌 전두엽에 손상이 갔다는 충격적인 사실 등을 접해들으면 또 걱정이 되기도 하는 팔랑귀 엄마기도 했다. 그럼 언제부터 어떻게 해야하는거지? 마음만 있을뿐 실천은 되지 않고, 실천을 하려 해도 부작용이 두려운 팔랑귀 엄마 말이다.

 

그래서 영어로 성공했다는 진솔한 이야기나 방법 등에 대해서 관심이 있었기에 나름 꼼꼼히 읽어보게 되었다.

우선 그녀 말대로 그녀는 영어를 공부로 대하기보다 워낙 어려서부터 접하기 시작했고, 영어로 즐기고 놀줄아는 아이로 자라났다. 해외 선교를 꿈꿨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아이 영어 교육에 힘을 쓰게 되어서 임신전부터 준비를 시작하고, 임신중 태교로도 영어 성경 강독 등 자기 연마를 게을리 하지 않고, 아이가 태어난 후로는 수많은 영어 비디오와 교재 등은 물론 일상 생활에서도 늘 영어로 대화하여 아이에게 영어권 아이 못지 않은 영어의 생활화를 실천해준 장본인이기도했다. 저자 자신이 똑똑하기도 했지만 물심양면으로 뒷받침해준 엄마가 있어 오늘날의 그녀가 가능했다는 이야기이다. 

 

그녀의 이야기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영어 천재의 이야기가 아니다.

어려서부터 무던한 영어 환경에 노출되어 있었고, 또 그녀 스스로도 영어로 놀고 생각하고 생활하면서, 여러 대회에 입상할 적에는 나름대로의 공부방법으로 최선을 다하기도 했다.

 

저자가 말하는 영어 공부 노하우는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것이면서도 실천하기가 어려운 것일 수 있다.

한국어를 공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영어 공부를 했던 그녀.

영어 책을 많이 읽고, 영어로 많이 써보고, 또 대화도 많이 했던 그녀. 뭐든 다 열심히 하였던 저자였다. 아주 간단히 언급했지만, 실제 그 실천이 말처럼 쉬운 일이겠는가.

해리포터의 광팬이라고 스스로를 평가한 그녀답게 표지에서도 해리포터를 들고 있고 어릴 적 그녀의 세계의 상당 부분이 해리포터 등으로 채워져있었다 한다. 우리가 번역 영화를 보고 있을때 어린 그녀는 원서를 읽고, 통역안한 영화를 즐기고 있었던 것.

 

또한 토익, 토플 등의 아주 대중화된 영어 시험만 알고 있던 내게 그녀가 알려주는 영어 시험의 세계는 짧은 그녀의 삶의 길이보다 훨씬 길어보이는 깊이였다. 각 시험을 소개하고, 시험에 대처한 그녀의 공부법 등을 소개하였다. 우리가 알고 있고, 쪽집게 도사가 짚어주는 그런 방법, 아마도 그녀가 좁은 문이라 일컬었을, 그런 학습법이 아닌 두루두루 공부하고 즐기는 그녀만의 광대한 폭의 공부였기에 주입식, 단답식 답을 원했던 사람들에게는 너무 막연하게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소소한 것까지도 많은 질문을 받는다는 그녀. 워낙 생활화된 영어였기에 일일이 다 생각해본적도 없다는 수많은 문제들에 대한 질문을 다시 되새겨보고, 자기 나름으로 정리해보려 애쓴 흔적이 엿보였다.

 

말은 쉽지만 실천은 무척 어려운 영어 공부. 어린 나이나 늦은 나이나 할 것 없이 어린 아이가 처음 모국어를 접하는 심정으로 어느 나라 외국어든 접하게 되면 언어가 저절로 생기게 된다고 표현한 저자. 어린 학생이 표현했다고 보기에는 놀라울 정도의 문장들이 많아서 처음에는 누가 대필한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는데 영어 솜씨 뿐 아니라 어려서부터 다져진 글 솜씨로 작문 솜씨도 빼어난 그녀였기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책을 당당히 펴낼 자신이 생겼던게 아닌가 싶다. 책을 읽고 다 덮으면서도 중학생이 쓴 책을 읽었다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다만 약간씩짐작할 수 있는 것은 어른과 다른 아이만의 긍정적이고 발랄한 표현들이 중간중간 눈에 띄기는 한다.)

 

어떤 책을 읽든 그 책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내는 것은 독자들에게 주어진 몫이다.

저자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충분히 했고, 받아들일수 있는 만큼, 참조할 것들을 참조해 활용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부럽다고 하고 끝날것인가. 아니면 이런 부분은 내게 이렇게 활용할 수 있겠다 생각할 것인가. 너무 높아보이는 영어 챔피언의 세계지만, 아이 교육에 있어 어느 정도를 부드럽게 참고하고 활용하면 좋을지 참고할만 하였다.

게다가 각종 영어 시험이나 세계적인 영어 대회에 참가할 희망과 의지, 용기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녀의 방법에 귀기울여봐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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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희망 프로젝트 2 - 자궁경부암, 위암, 대장암 편 암 희망 프로젝트 2
서울아산병원 암센터 엮음, 박지훈 그림, 이수겸 글 / 북폴리오 / 2011년 10월
품절


직접적으로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아는 사람 중 한 명이 최근 폐암 판정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33살밖에 안된 너무 젊은 남자분이라 가족이 받았을 충격은 어마어마할 것 같았다. 전혀 예상 못했던 일이고, 상태도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이야기에 듣는 마음이 다 좋질 않았다. 암치료로 유명한 병원을 추천해주는 외에는 달리 도움이 되어줄 수 없는 것도 더욱 안타까운 일이었다.

여기 서울 아산병원 암센터의 도움을 받아 만화로 쓰여진 암희망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1편인 유방암, 폐암, 간암 편은 읽어보지 못했지만, 자궁경부암, 위암, 대장암으로 이어지는 이번 편 이야기만으로도 암이라는 충격적 사실을 접해야하는 환자와 가족의 마음을 아주 조금은 헤아릴 수 있는 그런 책이 아니었나 싶다.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유 기자는 암환자와 의료진을 면담해 신문에 기고하는 특집 기사를 취재중이다. 같은 프로젝트에 참여한 선배가 폐암 판정을 받고, 뇌에 전이가 되고, 심지어 다른 폐에 새로운 암이 생겼다는 충격적 사실로 2부가 시작되었다.
거의 다 나았다 믿었던 환자는 충격적 소식을 접하고 더이상 치료하겠다는 삶의 의지를 잃어버리고 만다.
암 환자와 가족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아픔에 공감하기 시작한 유기자는 자신도 속이 쓰리고, 위암과 같은 증세를 보이자 두려움에 검사하기를 망설인다

대장암 통합 진료날 유기자는 환자 가족과 의료진의 진찰 시간에 환자 동의하에 참관할 기회를 갖는다. 너무 어린 두 딸까지 참관을 하자, 의료진은 망설이지만, 아버지인 환자는 아이들도 알때가 되었다면서 이야기를 가감없이 들려달라고 한다. 그 자리에서 평생 배변주머니를 달고 다녀야 한다는 충격적 소식을 접하고 아버지는 화를 내고 나가버리고, 아이들은 아빠가 죽을지 모른단 이야기에 울음을 터뜨리며 놀라고 말았다. 아내의 설득에도 남편은 죽는 날까지라도 처음으로 제대로 된 아버지 노릇을 해보고 싶다고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바쁘게 일하느라 늘 뒷전이었던 가족들과의 시간을, 배변주머니를 달고서는 못하겠다는 것이 아버지의 바램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늦은 나이에 결혼하게 된 아가씨가 자궁경부암으로 자궁을 적출해야한다는 충격적 소식을 접한다.
8살 연하의 청년과 행복한 결혼을 꿈꾸고, 늦은 나이지만 꼭 아기를 낳고 싶었던 그녀는 (예비신랑은 굳이 아기를 고집하지 않았다)혹시나 하고 검사를 했다가 예비 신랑과 함께 자신의 자궁 경부암 소식을 같이 듣고 절망에 빠지게 되었다. 그리고 일방적인 파혼통보를 한다.

암은, 책에도 나왔지만 더이상 드라마에나 등장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암은 감기와 같이 우리 주위에 너무나 흔하게 존재하는 병이다 168p-주위에 암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너무나 많고, 알려진것보다 더욱 흔한 것이 암이다.
결코 감기에 걸리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수 없는 것처럼, 결코 암에 걸리지 않을거라고 장담하지 마라! 외면한다고 당신만이 피해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준비된 자만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 169p

어느 누구도 암이 내 일이 되리라 생각해본적이 없을것이다.
그런 자신에게 닥친 시련이 너무나 크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위로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일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그들을 위로하고 다독거려야할 상황이라면, 혹은 자신이 그런 상황이라면 두려움을 이겨내고 당당히 암과의 전투에서 승리해낸 사람이 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자신을 바로 세워야한다. 그리고 제대로 직시할 수 있어야한다. 암에 대한 기초 지식과 함께 만화를 통해서라도 삶의 의지를 갖게 하는 이 책은 그래서 가족과 암환자들에게 반드시 읽게 했으면 하는 책이었다. 치료법이 좋아도 환자의 의지가 수반되지 않으면 이겨낼 수 없는 그런 질병이었기 때문이었다.
질병을 이기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긍정적인 생각이다. -생존율 47%의 난치병인 고환암을 이겨낸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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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떠나보내기
이승욱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9월
구판절판





정신분석이란 사실 뭐 대단한 것이 아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 철저하게 아는 것이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그런 경험을 통해 타인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반드시 따라오는 또 다른 소득이다.7p

사실 우리의 고통과 상처는 대부분 본질적으로 같다. 그리고 그것은 최초의 출발점이 있다.
그 상처의 시원을 알아가는 과정은 힘들다.
하지만 그것에 관해 다 알게 되었을때, 고통에 장악당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스럽게 하는 그것을 장악할 수 있게 된다.
그럴때 우리는 흔들림없는 삶을 살 수 있다. 8p




나도 고통에 대한, 특히나 정신적 고통에 대한 내성이 무척이나 약한 편이다. 이별을 두려워하고, 상처입기를 두려워한다. 이런 나이기에 상처 떠나보내기를 접하면서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가 무척이나 궁금했다. 이 책에는 저자의 상담 사례중 다섯 명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가 뉴질랜드에서 심리치료사로 활동하면서 치료했던 제니스의 사례, 그녀의 관계 집착으로 인한 자해 시도는 무척이나 충격적이었다. 거의 너덜너덜해지다시피한 손목, 아이와 동반자살을 꾀해 너무나 사랑하지만 제대로 만날 수도 없는 딸, 갓 임용된 심리치료사로서 저자는 훌륭히 제니스를 우뚝 서게 만들었다. 사실 그녀의 사례를 읽으면서 저자만큼이나 힘든 느낌을 경험해야했다. 치료받는이의 고통은 심리치료사에게 전해지고, 그 기분은 100%까지는 아닐지라도 책을 통해 독자에게도 어느 정도 전해지는 그런 느낌이었다.

두번째 사례는 순간의 실수, 여성에게 실연당했다는 충격으로 갑작스럽게 속도를 낸 후 벌어진 교통 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되어버린 한국인 청년, 갓 스물 안팎의 청년 은철에 대한 이야기였다. 종손이었기에 할머니 할아버지께 소식을 전할 수도 없어 돌아가실때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는 손자가 되어야했고, 아들의 처참한 소식에 아버지는 큰 한숨을 내쉬고 그것은 아이에게 또다른 충격이 될 수밖에 없었다 청년 은철이 서서히 자신의 마음을 열어가는 이야기.
예기치 않게 닥친 재난 앞에 그로 인한 절망에 무릎 꿇지 않고 고통을 통해 '존재의 의미를 찾아가는 일' 그것이 어떻게 우리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61p


비운의 가정사로, 아버지와 다른 남편을 선택해 살고 있으나 그 선택 역시 도피처였을뿐 그녀와 맞지 않는 짝이었다는 생각이 드는 채영씨의 이야기. 평범한 주부의 우울증 같은 고민과는 좀더 다른 그런 상처가 있는 고민이었지만 저자만큼 그녀에게 철저히 공감하기는 조금 힘들었다. 그래, 많이 힘들어 보여 그런 생각은 들었으나 그럼에도 그녀가 선택하는 것은 그녀 자신을 분노하게 만드는 일 뿐이었다. 뭔가 스스로 다른 대안을 찾을 수는 없었던걸까. 많이 힘들었기에 분석가를 찾았을 것이고, 그녀는 분석의 끝에 몹시 앓고, 다시 부활했다.
그녀는 우울로 힘들어했지만 사실은 삶의 중요한 대목마다 분노로 힘들어했다. 자기인생을 참혹하게 만든 사람들에 대한 분노. 그렇다. 분노가 자신을 향할때 우울이 된다. 왜, 누구에게 분노하고 있는지 분명하게 납득하지 못한다면 우울은 해결되지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도사리고 있는 평생의 분노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교활'하게 행위해왔는지 통렬하게 깨닫고 그것을 멈추겠다는 결심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144.145p

또다른 주부 강미영씨의 이야기는 타인에 대한 배려가 지나치고 경제적으로 무능력해 자신을 자꾸 힘들게 만드는 남편에 대한 원망이 깊은 그런 이야기였다. 그녀의 이야기는 무척이나 전차같은 면이 있어서 특히나 분석가까지도 힘들게 만들 정도로 저돌적인 그런 면이 있었고 그녀가 전하는 꿈 또한 예사롭지 않았다. 골룸처럼 늘어붙어 찍찍대는 남자라니..생각만 해도 모골이 송연해졌다.

끝으로 어느 성직자의 환속과 재출가에 대한 이야기로 매듭이 된다. 사실 성직자의 이야기는 가슴이 아프기까지 했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이들에게 사랑받고 싶은데 그 사랑이 이뤄지지 않아 상처를 입는다. 앞서 말한 채영씨도 술취해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를 싫어했지만 딱 한번 머리를 쓰다듬어준 그 사랑의 기억만은 너무나 또렷이 기억을 했다. 사랑받지 못한다는것이 그녀를 슬프게 하는 시작이었는지 모른다. 마지막 성직자의 경우도 그랬다. 낫기 힘든 병에 걸린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 어머니가 나으시면 신께 귀의하겠다는 약속을 했고, 신기하게 나으시자, 정말 그는 귀의를 했다. 그런 그의 출가의 의도를 몰랐던 어머니는 나중에 이야기를 듣고서도 아주 심드렁하게 대답한다. "나는 네가 사회에서 할 일이 없어서 출가한 줄 알았다." 256p 본인의 삶이 힘들었기에 언제나 항상 튕겨내듯 살아온 어머니였기에 아들에게 주는 상처도 너무나 많았다. 특히 아들이 어릴적부터 말이다. 아들을 하나 둔 엄마로써 어린 아들에게 내가 상처를 주지 않는 엄마가 되도록 무던히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자꾸 들게 하는 그런 사례였다. 분석가 역시도 초등학생 시절 엄마에게 반항하다가 집을 나가겠다 하니 옷까지 다 벗어놓고 가라고 해서, 팬티까지 벗고 말았다는 굴욕적인 사례를 들었는데, 마침 집에 와있던 아빠네 회사 누나들 앞에서 알몸을 보여야했던 그 수모를 잊지 못하노라고 이야기를 했다. 어머니는 그를 수모를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들의 고집을 꺾기 위해서였을텐데 아들은 끝까지 굽히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 모습에 어머니는 더욱 화가 났을테고..
아이가 아닌 부모 입장이 되고 나니 아이 훈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깨닫는다. 네살밖에 안된 어린 아들인데도, 고집이라는게 생겨서 말을 잘 안들을때가 있는데 그럴때 엄마가 해야한다는 쪽으로 자꾸 주장을 해도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아 나까지 화가 날때가 있다. 아이에게 화난 모습을 보이는게 좋지도 않고, 극단적인 표현을 하는 것도 정말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이가 내 말을 받아들였으면 하는 바램에 쉽게 화를 내곤 했다. 앞으로는 그러지 말아야지. 더군다나 아이가 점점더 성장하는 앞으로는 그게 좀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일임을 깨달았다.

상처 떠나보내기를 읽으며 내 마음의 상처를 되돌아볼 시간이 될거라 생각했는데 아직 거기까지는 닿지 못했다. 다만 상처입은 사람들의 근원을 들여다보면서 공감되는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었던 시간이었는데 아이에게 상처가 될 말이나 행동은 부모로써 참으로 조심해야할 부분이라는 것을 깊게 깨닫게 된 책이었다. 길 가던 임산부는 임산부만 눈에 띄고 신발 사고 싶은 날은 신발만 눈에 띈다는 이야기처럼, 내 눈에는 아이와 부모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눈에 들어올 그런 때라 그런지 모르겠다.

심리 분석에 대한 책이라 지루할 줄 알았는데 날을 거의 새다시피해 몹시 피곤한 때에도 내려놓지 못하게 만드는 그런 긴장과 흥미가 높은 그런 책이었다. 일반인들에게도 도움이 될 책이겠지만 특히나 심리분석 초년병들에게는 다른 사람 상담 사례를 참고할 수 있는 중요한 지침서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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