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타고 떠나는 낭만여행 -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 추억 만들기 여행 100
랜덤하우스코리아 편집부 지음, 김미경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0월
품절


얼마전 코스트코에 가보니 어릴적 기차여행때마다 빼놓지 않고 사먹었던 진미오징어를 세트로 팔아서 반가운 마음에 집어왔다. 어릴 적에 시골에 살아서, 서울에 있는 친척집에 갈때마다 타고 가는 것이 기차였고, 대도시인 대전으로 이사를 오고 난 후에도 기차 여행은 계속되었다. 특히 대학 다닐때에는 서울에서부터 기차 타고 주말마다 집에 오는게 일과여서 기차는 거의 내게 생활과 같은 존재였던 때가 있었다.
어른이 되고, 혼자서 다닐때에는 뭐 사먹기도 쑥스러웠지만 아이 때는 들뜬 마음에 기차 안에서 이것저것 사먹는 기쁨 또한 무척 컸다. 진미 오징어는 게다가 기차 여행에서만 먹던 별미 같은 것이어서 (나중에 슈퍼에서도 보긴 했지만 ) 어른이 된 지금까지도 오징어와 기차여행은 마치 패키지처럼 기억이 될 정도였다

아기가 있다보니 이제 웬만한 거리는 자가용 타고 여행하는게 훨씬 쉬운 일상이 되어버렸다. (아기 짐이 워낙 많다. ) 그러다 오랜만에 다시 기차를 타게 된 것이 신랑 직장에 아이와 함께 둘이서 갈 때 기차를 타고 가는것이었다. (물론 내가 면허가 있다면 운전을 하고 가겠지만 아직 없기에) 네 살 아들이 기차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른다. 특히나 처음 기차를 탔을 적에는 아이 귀엽다고 앞자리 할머니께서 구운 계란을 주시고, 옆자리 아가씨가 과자를 한봉지 주는 등 살뜰히 챙겨주기까지 했는데 아이가 쑥스러워해서 제대로 인사를 못드린게 아쉬웠다.

내게 진미오징어와 기차가 패키지듯, 아이에게는 아빠 직장과 기차가 패키지다. 기차를 타면 아빠를 볼 수 있고, 아빠를 보면 또다른 여행으로 이어지는 특별함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나보다. 안 그래도 기차를 좋아하는 아들이 또 기차타고 아빠한테 가서 여행하자고 말하니 말이다.


특히 멀고먼 부산 등을 여행할때 KTX로 빠르게 가면 신랑이 오래 운전할 필요도 없고 좋을텐데, 아직은 아이짐이 많은 시기라 자가용만 이용해본것이 아쉬웠다. 아이가 좀더 크면 세 식구 단촐하게 기차 여행을 다녀도 좋을 것 같았다. 하도 기차를 좋아해서 부모님께서도 기차 여행으로 아이와 여기저기 다녀보자고 하실 정도기도 했다. 아이가 좋아한다는 이유로, 사실은 엄마도 오랜만에 낭만 여행을 되찾고 싶은 심정으로 그렇게 기차 타고 떠나는 낭만 여행을 읽기 시작했다.



시원시원하고 멋스러운 사진이 가득해서 먼저 가보는 여행이 되어주는 그런 책이었다. 사진으로 둘러보는 여행이랄까? 기차역에서 내려서 도보로, 혹은 버스 등을 타고 가까이 찾아갈만한 명소들이 실려있었는데 백문이불여일견이라 해서 그런지 글보다 많은 사진이 눈에 띄는 책이기도 했다. 여행 사진집 같은 느낌이랄까? 사진만 봐도 아, 이곳에 가고 싶다 하는 느낌이 드는 그런 곳들이 제법 있었다.



서울 대전 간을 경유하는 경부선을 가장 많이 타봤는데 요즘에는 논산을 가야하는 호남선을 타게 된다.

대학때 친구와 정동진을 보러 떠났던 영동선 여행도 나와 있고, (바다와 가장 가까운 철로라 사람들에게 정동진 여행은 늘 기차 낭만 여행의 선봉에 서 있는 듯 하다.) 춘천 남이섬에 가기 위해 친구와 일요일 아침 늦잠을 포기하고 달려야했던 경춘선 역시 빠짐없이 등장하는 추천여행이었다. 한번도 타보지 못한 동해남부선에는 포항역, 경주역, 송정역 등이 있다는데 특히 송정역은 문화재로 등록된 기와 기차역이라고 해서 더욱 기대되는 곳이기도 했다. 그러고보니 간이역에 대한 책자도 따로 나와 있던 것 같은데 이 책은 100여곳의 여러 기차여행지에 포커스를 맞추다보니 간이역보다는 전국적으로 둘러볼 명소를 두루두루 아우르는 편이었다.


대전에서도 가까이 갈 수 있는 옥천과 영동도 기차역으로 소개가 되었는데, 사실 자가용 드라이브로 가까이 찾는 곳들이었음에도 정작 정지용 생가, 육영수 여사 생가 등은 못 가보고 금강 유원지에만 가본게 아쉬웠다. 영동의 천태산 영국사라는 절이 신라 문무왕때 원각국사가 창건한 천년 고찰이라고 하니 다음엔 그냥 지나치지 말고 꼭 들러보자는 마음도 들었다. 대전에 살아서 동학사 근처는 정말 상당히 많이 가봤는데 정작 동학사에는 어릴적 이후에는 다시 올라가질 않다가 사진으로 다시 만나보니 아, 이런 곳이었지. 또 가보고 싶다 라는 마음이 들었다.


광주의 무등산과 원효사 등도 주목해서 보게 되었는데 원효사 같은 경우에는 담쟁이 덩굴에 가려 아이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엄마의 자애로운 모습이 담긴 석상이 특히나 인상 깊었다. 문무왕때 실제로 원효대사가 머물렀다고도 하고, 고려 충숙왕때 유명한 선사가 원효대사를 추앙해 원효사라 불렀다고도 하는 원효사. 그 곳에서는 해학적인 동물 모양의 동부도가 관람 포인트라고 한다.



천안에 살고 있는 오빠가 근교 가까이 가볼만한 여행지나 드라이브 코스가 없을까 물어봤는데 주로 여행 책자들이 서울이나 일부 관광 명소에만 초점이 맞춰진 것에 반해 이 책은 기차로 가볼수있는 꽤 많은 곳들을 다루고 있어서 천안도 빠짐없이 등장을 해서 반가웠다. 그리고 오빠에게도 리각미술관, 태조사, 각원사 등의 멋진 여행지를 알려줄 수 있게 되어 기쁜 마음이 들었다.



가 본 곳에 대한 그리움,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기대감 등을 실어주는 책.

기차를 타고, 바다도 만끽하고, 선사의 고즈넉한 풍경까지 그대로 감싸안을 수 있어 행복한 만족감을 준 책이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대전 맛집으로 소개된 곳이 집근처에 있는 곳이었는데 그냥 지나쳤을뿐 맛집으로 소문난 집이 아니었다는 점? 그리고 다양한 여행정보를 얻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글밥이 적게느껴질 수 있다는 것 정도가 있겠다.


끝으로 첨부된 한국 철도 노선도가 큼직하게 첨부되어 있어서 기차여행을 계획하는 분들께 정말 유용한 지도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알려진 수많은 여행지 외에도 소소히 가고 싶었던 곳들을 기차로 갈 수 있음에 만족하게 해주는 그런 책으로 기억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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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들자 7 : 중장비차 내가 만들자 시리즈 7
삼성출판사 편집부 엮음 / 삼성출판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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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책을 접하면서 다양한 종류의 책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중 유아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스티커 책이다. 그리고 또 하나 내가 만들자 시리즈는 우드락으로 되어 있는 뜯어만들기 시리즈인데, 우리 아이에게 작년인가부터 사주기 시작했는데 너무너무 좋아해서 1탄 시리즈는 공주편을 빼놓고 5권을 전부 다 샀고, 특히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내가 만들자 자동차는 3권이나 구입을 하였다. 처음 책을 보고 아이가 너무너무 좋아해서 만들기도 많이 만들어줬지만 책 자체를 정말 좋아해서 하루에도 수십번씩 반복해서 읽어달라고 해서 읽어줬더니, 얼마후부터 통째로 문장을 암기해 한권을 줄줄 외우게 된 책이 바로 내가 만들자 자동차였다.

이번에 2탄이 새로이 6권이 나온다고 해서 기대를 하고 있었더니, 아니나다를까 남자아이들이 완전히 열광하는 자동차시리즈 중 중장비편을 따로 빼내어 한권으로 완성하였고, 배 비행기 편에는 헬리콥터와 비행기, 잠수함까지 등장, 그리고 로봇편으로 완전 무장한 시리즈였다. 남은 세 시리즈는 곤충, 요술공주, 요리놀이 등이었는데 요술공주를 제외하고는 남은 두편도 우리 아이도 무난히 즐길만한 시리즈였다.

여행을 갈때마다 아이 지루하지 않게 플레이북 등을 한두권씩 꼭 가져가는 편인데 꼭 맞게 도착한 중장비편 조립 세트와 책은 배비행기, 로봇, 중장비편 세 권 모두를 챙겨서 주말 여행을 경주로 아이와 함께 다녀왔다. 결과는 대만족. 신랑 퇴근이 늦어 호텔에서 잠만 자고 오는 일정이었는데 차 안에서도 내내 책 읽어달라고 하고, 호텔 도착해서도 잠투정할 시간인데도 중장비 만들 생각에 들떠서 어찌나 말도 잘 듣고 기대를 하던지..

늦은 저녁을 먹고 호텔에서 아이와 함께 중장비 편을 만드는데 아이가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른다.

가벼운 소재이고 만들기 쉽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간단한 장난감의 세부적인 퀄리티에 놀라게 되는게 내가 만들자 시리즈이다.

중장비편에는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이 총망라되어 있었는데 지게차가 주인공이고, 불도저, 트럭믹서, 고가사다리차, 견인차, 카캐리어, 로드롤러까지 정말 다양한 차종이 등장을 해서 아이의 혼을 쏙 빼놓았다. 여행 전날 도착해서 견인차와 트랙터 세트만 먼저 만들어줬는데 너무너무 좋아하더니, 경주 호텔에 도착해서는 당장 내가 만들자 꺼내달라고 해서 룰룰랄라 만들기 시작했다.


아이도 한참 어릴 적에는 뜯어내기만 하고 만들지는 못했는데 지금은 몇번 뜯었다 부쉈다 하더니 제법 만들기를 한다. 예전엔 아빠랑 나랑 "잠깐 기다려봐. 아들 망가지잖아."하고 아들을 기다리게했다가 이제는 뜯어지면 스카치 테입으로 수선하면 되지 뭐 하고 아들에게 맡기니 간단한 것들 (의외로 웬만한 것들을 다 해내서 놀랐다.)은 스스로 척척 해내고 으쓱으쓱하기까지 하였다. 고가 사다리차도 몸체는 아들이 만들고 사다리만 아빠가 만들어주니, 책을 읽어줄때마다 자신이 그 이야기를 한다. "사다리는 누가 만들어줬지? 아빠가? 엄마가? 그리고 트럭은 아들이 만들었지~" 하면서 말이다.

밤이 깊어서 잠자리에 들 시간이 되니 (사실 넘었지만) 아빠 옆에서 계속 책을 읽어달라는 모습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었다. 어찌나 똘망똘망하게 집중을 하는지..그래 좋아하는 책은 이렇게 빠져드는구나 싶었다. 작년에 이 책을 보여주기엔 글밥이 제법 많았음에도 책을 다 끝까지 듣고 급기야 문장을 암기할 정도였으니 그 좋아하는 마음이 오죽하겠는가.

다음날 눈을 뜨고 눈뜨자마자 또 만들기 삼매경에 빠진 아들이다.

결국 중장비차 시리즈는 여행 중에 모두 만들고 올라왔다.

고가 사다리차의 사다리는 쭉쭉 잘 늘어나고, 트럭믹서의 믹서는 참 잘 돌아간다. 그리고 로드 롤러도 바닥을 평평하게 하면서 잘 굴러간다.

웬만한 장난감을 사도 모양만 잡혔을뿐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게 많은데, 이렇게 직접 만들고 어느 정도 작동까지 하는 차를 보니 우리나라 기술력과 아이디어가 참으로 놀랍기만 할 따름이었다.


음,자동차가 세권이었으니 중장비차는 앞으로 몇권을 더 사야할까?

한번 사면 끝장을 봐야 하니, 엄마 아빠도 만들어주다가 좀 머리가 아프기는 했다. (너무너무 좋아하면 이런 부작용도 있다.) 그래서 배비행기는 찔끔찔끔 매일매일 달래는 용도로 한두가지씩 해주다 다 완성했고, 로봇 편은 이번 주말에 무주로 가는 여행때 활용하고자 숨겨두었는데 벌써 어제 또 졸라서 두번째 로봇을 완성해주었다. (첫번째는 경주 가는 차 안에서 두번째는 코스트코 다녀온 어제 약속을 지키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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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압화와 콜라주
모리노 미사코.하야시 미나코 지음, 고정아 옮김 / 진선아트북 / 2011년 10월
품절


진선 아트북의 귀여운 종이오리기 시리즈와 귀여운 스탬프 만들기를 읽으면서, 한번 읽고 끝날 책이 아닌,활용하기에 너무 예쁜 책이라는 생각에 무척 마음에 들었던 기억이 있다. 아이들과 같이 활용해도 좋고, 학교 선생님인 여동생에게 빌려주어 환경미화 등에 응용할때 쓸때도 무척 좋은 책들이었다. 이번에 새로 나온 행복한 압화와 콜라주를 보면서도 역시 진선 아트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을 생각하든 그 이상을 보게 될 거라는 촌스러운 카피까지 절로 떠오를 정도로 말이다.



디카에 익숙해진 지금은 찍어놓은 사진도 인화를 하지 않고, 파일 형태로만 보존을 해서, 다시 볼때 좀 아쉬움이 남곤 하는데 아날로그 세대인 부모님 세대가 빠르지는 않아도 훨씬 운치있는 세대가 아닐까 싶었다. 어머니의 빛바랜 처녀적 앨범을 보게 되었는데, 오래되어 종이까지 누래진 추억의 사진 사이사이에 단풍잎과 꽃잎 들이 압화로 들어있는게 여간 매력적인게 아니었다. 수줍은 여학교 교복을 입은 엄마의 모습이 청초해보이면서도 그런 어여쁜 압화와 함께 무척이나 잘 어우러져 이 책 제목을 보았을때도 엄마를 먼저 떠올릴 정도였으니 말이다


나도 중학생 시절 잠시나마, 단풍잎이나 네잎 클로버, 장미꽃잎 등을 책 사이에 끼워 통째로 압화를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수년후에 펼쳐본 책에서 빛도 여전히 고운 빌로드처럼 부드러운 장미꽃잎이 팔랑~ 하고 떨어졌을때 꽃을 꽂아뒀던 당시의 기억과 함께 기분 좋은 향기까지 그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전해받는 기분이었다.


책에서는 신문지를 이용한 기본 압화만들기서부터 압화의 기본 응용, 콜라주 응용, 그리고 고급 응용편까지 실례를 들어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다.

책의 맨 뒷면에는 확대, 축소 복사하거나 습자지에 복사해 쓸수 있는 콜라주 소재 모음집과 콜라주 실제 도안까지 들어있어 처음 압화 콜라주를 하는 사람들에게 보다 더 실용적인 도움을 주는 책이었다.

또 콜라주 소재를 찾는 과정과 압화를 하면서 느끼는 매력에 대해 저자가 칼럼으로 실은 부분에서는 결과물 아닌 과정 자체를 즐기는 삶의 여유를 들여다볼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꽃잎을 한장 한장 뜯어말리거나 통째로 말리는 방법서부터 시작해서 보관하기, 초입히기 등의 다양한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는데 그중에서도 소중하게 만든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압화를 컬러 복사해서 쓸수 있다는 방법은 미처 생각지 못한 응용이기도했다. 아름다운 꽃잎을 컬러복사해 만든 북커버와 포장지는 너무나 고급스러우면서도 단아해서 받는이, 혹은 책을 사랑하는 이의 마음을 더욱 존중해주는 그런 기분이 드는듯 하였다

압화를 응용해 부채에 붙이거나 모빌을 만들고, 브로치, 머리끈서부터 벽에 붙이는 장식까지 다양한 응용을 보게 되었는데, 벽에 붙어있는 어여쁜 나비들은 정말이지 너무 깔끔하고 예쁜 소녀의 방이나 기분좋은 카페에 들어선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해줄 것 같았다.

응용이 어렵다면, 아주 간단한 카드와 책갈피서부터 행복한 압화로 즐기는 다양한 경험을 행복하게 채워주는 책이라는 생각에 기분까지 달콤해지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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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과 연표로 보는 만화 교과서 세계사 1 - 문명의 형성부터 이슬람 세계의 발전 사건과 연표로 보는 만화 교과서 세계사 1
김정욱 글, 김정한 그림, 이승실 감수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8월
절판


세계사, 국사 등은 정말 외울 지식이 너무나 많다. 꼼꼼히 외우고 있고, 알면알수록 재미난 과목이면서도, 워낙 외울 분량이 많다보니 단순 암기를 싫어하는 학생들에게는 지루한 과목이 될 수도 있는 게 바로 역사 과목이다. 학창시절에 과학보다는 사회 과목을 더 좋아했기에 암기할게 많은 세계사, 국사 등도 좋아하는 과목 중 하나이긴 했다. 하지만, 시험을 볼 나이가 지나고, 많은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때 달달 외웠던 지식들은 어렴풋한 기억으로만 남아있는게 많았다. 반면, 교과서 중심으로 공부했던 나와 달리, 학습 만화로 세계사와 국사를 거의 떼었다고 하는 신랑은 지금도 꽤 많은 정보들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어 나를 놀라게 하였다. (나이도 더 많으니, 학교 졸업한지는 더 오래 되었는데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학습만화에 대해 여러 시각을 갖고, 때로는 부정적인 견해도 보이지만, 경험자의 입장에 선 신랑은 학습만화로 즐기는 세계사, 국사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이다. 어른이 된 지금의 결론을 봐도 교과서 단순 암기형인 나보다는 신랑이 낫지 않았나 싶다. 워낙 재미있어 해서 보고 또 보고, 읽고 또 읽었기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그로 인해 따로 암기를 할 필요가 없었다는 점은 정말 부러웠다.
공부를 즐기면서 하는 것, 우리 아이도 그렇게 공부하기를 바라는 것이 엄마의 바램이기 때문이다. 지루하게 시켜서 하는 공부, 시험을 치기 위해 하는 공부는 얼마나 지치게 만드는가.


이번에 읽은 만화 교과서 세계사 1권은 문명의 형성부터 이슬람제국의 발전까지를 다루고 있다. 바로 우리나라의 고조선부터 삼국시대에 있었던 세계의 역사 이야기인 것이다. 새롭게 개정된 중학교 역사 교과서 속의 목차와 사건들을 큰 흐름으로 잡은 책이기에 초등 고학년부터 중학생들이 읽으면 더욱 유익한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세세하게 암기를 하다보면, 정작 큰 줄기를 기억하지 못하게도 되는데, 이 책에서는 각 단원별로 크게 연표가 사건 소개와 함께 실려있고, 세부 만화에 들어가면서도 다시 연대를 짚어주어 가장 중요한 시간적 순서를 놓치지 않게 짚어주고 있다. 또 각각의 사건을 만화로 재미나게 구성하면서 하단에는 사건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배경지식을 실어 만화로 부족한 설명을 바로바로 그 장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성인 책 등에 나오는 각주 설명이 맨 뒤에 실려있으면 찾아보는 것도 귀찮을때가 있는데 바로 하단에 설명이 있으니 바로바로 이해하기가 쉽다.) 만화가 끝나고 사진을 다양하게 실은 정보 페이지는 만화로 흐트러질 수 있는 지식을 다시 짚어주고, 기억할 부분을 되새기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세계 7대 불가사의로 불리는 쿠푸 왕의 대피라미드 소개는 말로만 들었던 이집트의 엄청난 건축기술을 짐작케 하는 규모를 사진으로 보여주었다. 밑면의 한변이 230m에 달하는 거대한 정사각뿔 모양이고, 대피라미드 한개를 만드는데 230만개의 커다란 돌이 사용되었는데 그 돌 하나의 평균 무게가 2.5톤이라고 하니 기구가 부족했을 고대에 이 거대한 건축이 어찌 이뤄졌을지 정말 불가사의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4대 문명의 이야기를 다루고 난 후 아시아, 지중해, 아시아,이슬람 등으로 나뉘어 역사적 사건등이 재미난 만화로 소개된다.
중국의 기나긴 역사도 만화를 읽다보면 지루할 새 없이 넘어가고, 대승 불교, 소승불교로 외웠던 불교의 구분도 재미난 만화와 함께 정보 소개로 읽고 만나니 더욱 기억하기 쉬워졌다. 소승은 개인의 해탈을 중요시하는 성향을 띠고, 대승이라는 말은 큰 수레에 중생들을 싣고 함께 극락으로 간다는 뜻으로 출가자가 자신의 해탈 뿐 아니라 대중을 구제하기 위해 좀더 노력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이었다. (소승불교의 영향으로 국력이 약화된 마우리아 왕조와 달리 300년간의 분열을 잠재운 쿠샨왕조의 카니슈카 왕은 왕권 강화의 정치적 목적에서 불교를 장려하였고 이 과정에서 대승불교가 시작되었다. ) 이때부터 사람들이 부처를 신적인 존재로 섬기며 복을 빌었다. 62. 63p 참조

지중해의 그리스 로마 이야기에서는 트로이 전쟁이 인상깊었다. 제우스, 포세이돈 등의 그리스 신들이 전쟁에 개입했다 하여 신화로 생각되었던 트로이 전쟁이 1871년 터키의 히살리크에서 8m가 넘는 트로이의 성채와 망루, 불에 탄 성벽 등이 발굴되어 트로이가 실존했던 도시였고, 트로이 전쟁 역시 역사적 사실임이 밝혀졌다고 한다. 실제 내가 읽었던 소설 중에서도 트로이 전쟁을 다루고 있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신화가 아닌 역사적 사건으로 다시 만나니 더욱 반가웠다. 신화의 내용과 달리 트로이 전쟁의 원인은 청동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청동기 시대의 활발한 상업 중심지여서 청동기 원료인 주석을 구하기 쉬웠던 트로이를 미케네가 노리고 공격했을 것이라는 짐작이다. 75p참조

유대교와 크리스트교, 이슬람교가 동일 조상인 아브라함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점도 이 책을 읽으면 잊어버리지 않을 것 같았다.
아브라함의 두 아들 중 이삭이 만든 종교가 유대교이고, 이스마엘의 후손이 만든 종교가 이슬람교이지요. 그리고 크리스트교는 유대교에서 다시 예수가 메시아임을 믿으며 갈라져 나온 종교입니다. 이 때문에 이들은 모두 예수 탄생 이전의 성경인 구약을 성서의 일부로 삼고, 유대인의 고향인 예루살렘을 자신들의 성지로 삼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170p

세계사의 수많은 지식들을 재미난 만화와 곁들임 지식으로 재무장해서 머릿속에 꽉꽉 채워넣어주는 만화 교과서 세계사.
아이에게 보여주기전 엄마가 먼저 읽어도 재미날 그런 책이었다. 많이 잊혀진 예전 지식들부터 (엄마도 미처 몰랐던 그런 지식들까지 다시 채워주는 그런 만화였기 때문이었다.) 끝으로 세계사, 한국사를 공부할때 비슷한 시기별로 연표를 따로 만들어 암기를 해야했던 번거로움을 들이지 않아도 되게, 한국사와 함께 보는 동 서양사 연표가 기원전부터 기원후 700년까지 소개되어 있어서, 유익한 자료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아 더욱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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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 지도 따라 굽이굽이 역사 여행 500km 아이세움 지식그림책 30
김하늘 지음, 박지훈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10월
절판


한강 역사 여행이라고 해서, 서울을 중심으로 한 한강의 일부만 다루고 있는 책인 줄 알았더니, 발원지인 태백의 검룡소부터 서해로 끝나는 지류까지, 장장 500km에 이르는 한강의 역사를 지역별로 큼직한 그림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는 책이랍니다. 한강 덕분에 지금의 서울이 백제시대에도 500년간이나 도읍지로 정해졌고, 고려시대에도 남경이라 하여 수도 못지 않은 귀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또 조선시대부터 지금까지는 쭈욱 우리나라의 수도로 굳어진 곳이기도 하구요. 서울을 우리나라의 중심으로 만든 한강의 발원지 검룡소는 역시 남달랐습니다.

졸졸 물이 나오는 샘이 아니라 벌컥벌컥 쏟아내는 아주 커다란 샘이라네요. 사실 어느 강이나 그 발원지는 강처럼 거대하지 않고, 미미한 곳에서부터 시작해 점차 그 크기와 넓이가 커져가는 것이겠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의 중추적인 한강의 발원지라고 하니 하나의 샘에서 시작된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게까지 느껴졌답니다. 검룡소라는 이름을 아마도 한강의 발원지로 교과서에서 배웠던듯, 기억에는 희미하게 남아있더라구요.

검룡소에서 골지천이라는 이름으로 흐르던 물이 송천과 만나 조양강이 됩니다. 조양강이 사북에서 동남천과 합쳐져 동강이라는 이름으로 바뀌면서 영월에서 서강을 만나 마침내 한강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답니다. 한강의 원류가 두물머리 (양수리)에서 북한강과 만나 비로소 서울로 들어오게 되지요. 서울을 빠져나와 임진강을 품에 안은 한강이 김포를 지나 강화도를 만나고 드디서 서해 바다로 흘러들어갑니다. 그 기나긴 여정 동안에 만나게 되는 역사여행이 커다란 두페이지의 그림에 생생히 살아있는 책이 바로 한강이었습니다. 책 자체가 일반 책에 비해 큰 편이었는데도, 각 지형 소개마다 두 페이지를 꽉 채운 시원시원한 그림으로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점이 돋보였구요. 지면의 반 페이지 정도가 날개 형식으로 접혀져 있어서, 펼치면 각 지역의 설명이 (그림 크기를 줄이지 않도록) 사진, 그림지도 등과 함께 한페이지로 소개되는 점이 독특하였답니다. 한강을 따라 흐르는 다양한 유적지 등을 지도 상에 아이콘으로 표기하고 있어서, 한강과 관련된 역사유적지를 찾는데 더욱 도움을 주고 있는 책이지요.

무엇보다도 각 지역마다의 명칭과 관련된 간단한 일화나 지역의 역사적 사건 등을 세세히 다루고 있어서 몰랐던 부분들을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여행을 좋아해서 여행서적을 즐겨 읽는 편인데, 사진으로 만나봤던 한반도모양 지역이 평창강 끝머리 선암마을 풍경이라 하면서,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반도와 꼭 빼닮은 부분을 그림으로 또 큼지막히 만나 반가운 마음이었습니다. 드라마 촬영지로 많이 알려진 양수리가, 두물머리와 같은 곳이라는 점 (두물머리도 검룡소 만큼이나 귀에 익은 지명이었지요.) , 여기 서 있는 느티나무가 400살도 넘은 고목이라는 점도 기억에 남았네요.

다리를 놓을 수 없었던 옛날, 섬이 있을 정도로 넓은 강은 아주 좋은 뱃길이 되기는 했겠지만, 왕은 다른 사람들과 달리 배로 건너지 않고, 배다리라는 것을 만들어 건넜다고 합니다. 온천을 가거나 임금들의 능을 방문할때 큰 배를 가로로 붙여서 잇고 그 위에 널빤지를 깔아 임금 행차 행렬이 밟고 지나갔던 것이지요. 조선시대 정조가 사도세자 능을 자주 찾았는데 이때 정약용이 배다리 건설을 도맡아 진행했다고 하네요. 30.31p 참조

지금은 서울의 가장 중심이 되는 강으로 강남과 강북 등 서울 내 지역을 크게 나누는 정도로만 기억을 하는 한강이었건만, 예로부터 이토록 많은 유적지와 관련되고 많은 역사를 담고 있는 강인지 다시금 되돌아보게 되었답니다. 책을 보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아이와 함께 한강을 따라가는 역사여행을 하도록 도움을 주는 책이었기에 하루만에 한강 돌아보기 코스까지 주어져 더욱 유익한 도움을 주었답니다. 단양 충주권, 여주 양평권, 춘천 가평권, 철원 연천권 등 크게 네 군데로 지역을 나눠 놨는데 부끄럽게도 실제 가본 곳은 춘천 가평권 뿐이었답니다. 책 속 여러 지역들을 한눈에 바라볼수있도록 커다란 한장의 지도에 다시 한번 한강 역사여행을 담아내고 있는 점도 특색있었지요. ) 문화 탐방부터 시작해 농어촌 체험학습 등의 다양한 아이들과의 여행이 보편화되고 있는 요즘 지도를 따라 가는 한강역사여행 책을 들고 아이들과 색다른 역사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어떨까 싶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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