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슬림 유럽 데이 - 2011-2012 최신판
곽정란 외 글 사진, 장백관 기획 / TERRA(테라출판사) / 2011년 7월
구판절판
여행이 가고 싶어 늘 어딘가 근질근질한 나는 어제 인터넷으로 마카오의 반얀트리, 베네시안 등을 검색하며 신랑에게까지 보여주면서 호들갑을 떨었다. 얼마 전 아주 우연히 마카오 반얀트리 룸을 보게 되었는데, 룸의 창문 바로 옆에 있는 좁고 길다란 개인 수영장?스파?로 풍경을 감상하며, 가족들과 오붓한 휴식을 즐길 수 있다는게 너무 매력적이라 마음에 들었던 곳이다. 신랑에게 보여주니, 마카오 비행 시간도 짧은 편이고, (당분간 휴가가 짧아 해외여행은 절대 불가 라고 했던 그가,) 내년에 갈까? 하는 말로 나의 기대를 부풀게 했으니 말이다. 사실 휴가기간도 길고, 여유가 된다면 어디 마카오만 들여다보고 있을 것인가. 신랑에게 말을 못해 그렇지 늘 내가 보고 있는 책들은 유럽, 뉴욕 등을 여러 차례 순방하고 있었다. 책을 통한 여행으로 말이다. 그저 꿈꾸는 것만으로도 이미 절반 이상 행복한 나였기에 같이 여행 블로그를 보고 공감하길 바랬는데, 사실 신랑은 지키기 힘든 약속을 해주는게 남자로써의 책임감에 막중한 부담감이 지워지는 듯 했다. 그래서 철없는 나의 그런 여행욕을 보며, 자주 못 데리고 나가는 것에 늘 미안해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이라 나중에 가고 싶은 여행에 대해서 계획을 늘어놓기도 사실 미안한 마음이었다.
그래도 늘 준비하는 자세로 공부를 한다. 아니, 공부라는 말도 어울리지 않고, 여행서를 즐긴다.
여행에세이를 통해서는 여행지에서의 다양한 사건을 접하게 되는 저자의 마음에 같이 공감하고, 여행 가이드 북을 통해서는, 나는 여기여기, 이렇게 여행을 다녀보고 싶다 하면서 마음껏 나만의 스토리를 짜낸다. 사실 막상 여행을 가게 되었을때는 정작 시간이 없어 제대로 가이드북을 읽을 새도 없이 그냥 책 한권, 혹은 인터넷으로 아주 짧은 정보만 검색해 다녀오게 되기도 하기에 그런 경우 아쉬움이 많이 남는 여행이 되겠기에 시간이 있을때 이렇게 읽으며 행복한 공상을 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 생각했다. 신랑이 혼자 다녀와야했던 파리 학회에서 일행들이 모두 바빠, 모두 가이드만 믿고 아무런 준비도 해가지 않았다가 아는 맛집, 관광 정보가 하나도 없어서 엄청나게 비싸고 맛없는 차가운 빵을 사먹고 지하철도 파업이라 고생만 하다 돌아온 경험은 파리는 다시 가지 못할 곳이라는 인상만 신랑에게 깊게 심어주었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더 준비를 하고 떠났던 동생의 경우는 파리, 영국 모두 언제고 다시 가고 싶은 기억으로 각인되어 어디는 뭐가 좋았고, 어땠더라 하는 느낌을 풀어내니 여행서 읽기가 어찌 귀찮다 생각이 되겠는가.
여행서적으로 평소 좋아하는 출판사 책을 즑겨 보고 있었는데, 이 책은 테라 출판사라고 여행서로는 처음 읽는 곳의 책이었다. 그래서 어떤 책일까 싶었는데, 이탈리아 여행서의 부동 1위를 차지하는 이탈리아 데이의 출판사라고 하고, 또 유로 자전거나라라고 꽤 유명한 배낭여행을 위한 유럽 가이드 투어회사에서 직접 만든 책이라 하니 발로 뛰는 배낭 여행자들에게 이보다 더 진국일 책이 드물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유로 자전거나라 직원 30명이 1년간 발로 뛰며 완성한 책이라 되도록 최신간의 정보를 싣기 위해 노력한 책이라 하였다
유럽은 워낙 여러 명소가 몰려있는 곳이라 둘러볼데가 한두곳이 아니라 망설여지지만, 이 책에서는 꼭 들러볼 베스트를 뽑아 친절한 사진과 함께 미리 눈요기 감상을 하게 도움을 주었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 많았지만 한눈에 마치 공중에 떠있는 성처럼 들어와버린, 프랑스, 몽 생 미셸은 너무나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내었다. 밀물과 썰물에 따라 섬이 되었다가 육지가 되기도 하는 신비한 풍경으로 프랑스에서 파리 다음으로 인기 많은 여행지라고 한다.
또, 국내 제주도 여행서부터 수많은 사람들의 고민거리가 되는 여행 일정 추천 코스도 알짜 7일, 원하는건 뭐든지 다 15일, 콤팩트하게 유럽 한 바퀴 22일, 하드 코어 유럽 배낭 30일 이상으로 다양하게 짜여져 원하는 입맛에 따라 골라 선택하는 재미도 누리게 해주었다.
작다면 작고, 두껍다면 두꺼울 슬림 유럽데이였는데, 유럽 13개국 101개 도시를 실은 정보라 생각하면 슬림하다고 표현할만 하였다. 책은 또한 지역에 따라 세권으로 분책이 되어 얼마든 가볍게 여행을 다니게 도와주고, 맨 끝에는 추가 별책으로 유럽 15개 대도시 상세지도 및 지하쳘, 트램, 버스 노선도가 실려 있어 책 중간 중간 지도를 찢어야 하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필요에 의해서라고는 해도 책을 중간에 찢어내는 아픔은 고통이 될정도로 컸다.) 고통을 겪지 않아도 되어 좋았다.
여행 준비를 위한 부록 편에서는 예산 짜기, 여권과 증명서 발급, 항공권 구매와 환전과 각 나라별 교통 이용은 기본이고, 인터넷, 카메라, 빨래라는 항목이 있어 웃음을 자아냈다. 실제 배낭여행족들에게 빨래란 얼마나 중요한 문제일 것인가. 아름다운 것들만 둘러보고 소개하는 책자가 아닌 정말 필요한 알짜 정보를 놓치지 않는 배려가 책의 곳곳에 많이 눈에 띄었다.
빅토리아 여왕과 앨버트 공의 사랑이야기 등 여행을 더욱 즐겁게 해줄 여담도 곳곳에 실려있어 읽는 재미를 더해주었다. 유명한 대학가가 몰린 런던에서 캠브리지를 여행할때 펀팅 투어를 이용해 납작한 소형배를 타고 캠 강을 가로지르며 학교들의 모습을 관람하는 것도 참으로 운치있는 경험이 될 것 같았다. 프랑스의 미식 투어도 기가 막힌 경험이 될 것 같았지만, 프랑스에 그 미식을 전해준 원류가 되는 이탈리아에서의 미식 투어도 빼놓아서는 안될 경험이 될 것이고 말이다. CF의 한 장면인 그리스 산토리니 또한 직접 눈으로 보게 되는 호사를 언젠가 꼭 누리고 싶었다. 워낙 가고 싶은 곳이 많은 유럽인지라, 한번의 여행으로 모조리 보고 오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 되겠지만 아직은 젊은 나이니 아이의 성장과 함께 두고두고 멋진 여행을 가게 될 경험을 많이 누리게 될 것이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