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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밥이다 - 엄마가 읽는 수학책
강미선 지음 / 스콜라스 / 2011년 8월
구판절판

엄마가 읽는 수학책이라는 부제를 달고 나온 책, 수학은 밥이다를 읽었다.
아이 공부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엄마들이 영어 못지않게 열을 올리는 부분이 수학이 아닐까 한다.
어렸을 적에는 수학을 좋아했던 아이들도 커갈수록 수학을 싫어하는 경우가 늘고, 수학 자체만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찾기는 사실 쉽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수학을 잘해야 성적도 잘 나오고, 좋은 대학에도 진학할 수 있는 등, 좋아하지 않아도 꾸준히 잘해야하는 중요한 과목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인 강미선님은 초등 수학의 중요성을 널리 전파한 분으로 소개되고 있다. 초등수학에 관심 많은 열성 엄마들의 경우는 팬이 형성되기도 할 정도로 이미 유명인인 모양인데, 아이가 아직 유아인 나는 처음 보는 분의 책이기도 했다. 하지만, 나또한 아이의 수학 등 학습에는 관심이 있는 터라, 관심을 갖고 읽기 시작했다.
초등 수학이 무척 중요하지만, 수학을 잘하기 위한 초석은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다지라고 되어 있는 내용이 나와 있었다. 생활 속에서의 유아수학은 오랜 시간에 걸쳐 수를 경험하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아이를 앉혀놓고 정식으로 수 세기를 하기 전에 엄마가 중얼중얼 뭔가 세는 일을 아이가 관찰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23p
그러고보니 네살 우리 아이도 며칠전 엄마가 열심히 뭔가를 세고 있을 때 옆에서 중얼중얼 말참견을 하면서 (자신도 센다고) 따라하는 것을 세다가 헷갈려서 , 잠깐 조용히~ 하고 아들을 말렸는데, 그럴때 더 북돋워줄수 있어야했던게 아닌가 싶다.
책을 펼쳐보다가, 중간 부분의 문구를 보고 유아때부터 반복학습이라는 부분을 잘못 읽고 크게 오해했다.
아니, 유아때부터 수학을 반복적으로? 하고 놀랐는데 다시 보니, 실패하기 쉬운 수학 학습 스케줄이었다.
성공하는 수학 스케줄은 유아때부터 초등 저학년때까지는 한가지 개념이라도 정확히 짚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되어 있다.
또 많은 엄마들이 선호하는 지나친 선행학습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있다.
내용을 읽어보면 선행학습 자체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아직 현 단계를 완벽히 습득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다음, 그 다음으로 또 기본 수학이 아닌 경시 수학 위주로 밀어붙이는 교육을 이야기하는 듯 했다.
요즘에는 경시 수학, 영재 교육에 열을 올리는 엄마들이 무척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나 어릴 적에는 어땠을까? 그때랑 요즘이 무척이나 많이 변화한 것은 실감하고 있다지만, 내 아이 키울때에는 더욱 절절히 다르게 와닿는 것 같다. 사실 엄마가 배운대로 가르치는 것도 옳지 않다고 나와있기는 하지만, 내 어릴적 공부했던 것을 되돌아보면서 조금 참고는 하려고 생각중이었는데, 정말 시절이 많이 바뀌긴 한 것 같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내가 미처 염두에 두지 못하는 초등 수학과 그 이전의 수학에 중점을 많이 두길 권장하고 있는 책이어서 참고하기 좋았다. 내가 생각하는 방식은 초등 고학년 이후의 수학 방법이었기때문에 그 이전에 미리 어떻게 초석을 다져야할지 사실 좀 막막했었기 때문이다.
수학은 일상생활에 별 도움이 안된다든지, 그저 많이 푸는게 능사라는 식의 철학이 엄마의 일상사에 녹아 있다보니 아이도 그렇게만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아이는 언제부터인가 수학의 궁극적인 본연인 '생각하는 능력'을 상실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생각하지 못하는 아이가 수학에서 만점 받기를 기대하는 것도 과욕이겠지요. 46p
책에는 다양한 아이들의 사례가 잘 나와 있었다.
어려서부터 수학을 잘했으나 커서 정작의욕을 잃은 경우, 어려서도 잘했고 꾸준히 잘한 경우, 어려서도 못했고 커서도 못하는 경우, 어려서는못했지만 커서 두각을 발휘한 경우 등을 말이다. 비단 수학 한가지 과목이 아니라 대개는 전반적인 학습과 모두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나 또한 주위에서 꾸준히 잘하는 친구들 못지 않게 어려서와 자라서가 확연히 다른 친구들의 변화도 관찰해왔기에 수긍이 가는 대목이었다.
특히 어려서도 잘했고 커서도 잘하는 아이의 경우 엄마의 대처 방식이 눈에 띄었다. 열성적인 엄마라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아이들이 꾸준히 성장할 수 있거나 혹은 중간에 지쳐 떨어질 수 있는 등의 각각 다른 결과가 나타나는 듯 했다.
책에 나왔듯 엄마 아빠가 잘한다, 못한다가 아이의 수학을 바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아빠가 수학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아이가 수학을 좋아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사실 나도 어렸을적에 특히 초등 저학년때 반복적으로 숫자 계산만 해야하는 수학이 재미가 없는 학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고학년때 경시대회 출전자를 뽑기 위한 서바이벌에 끝까지 살아남은 것을 계기로 ( 아버지께서 초등 수학 경시대회 선생님을 오래도록 하셔서 늦도록 아이들 가르치시는 것을 보고 자라서, 경시대회 출전이 참 피곤한 일이라 생각했지만, 서바이벌에서 떨어지는것도 자존심이 허락치를 않았다.) 어쩔수없이 수학공부를 더할 수 밖에 없었고, 그렇게 관심을 갖다보니 중학교 수학, 고등학교 수학도 조금씩 선행학습을 하게 되고, 수학이 더이상 싫은 과목이 아니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과목이 되었다. 특히 도형파트를 재미있어 했는 반면, 확률, 통계의 수많은 공식을 외우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성적낼때만 반짝 공부하고 말다보니, 지금도 그 부분은 내 취약 부분으로 기억된다.
수학을 점점더 깊이 공부하면서 아이들마다의 차이를 느꼈던 것이 남자아이들의 좀더 깊은 사고력이었다. 수학적 상상력도 풍부해야 좀더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고, 문제해결을 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는데 책에서 그런 부분을 어릴 적부터 키워주길 강조하는 것을 보고 참고할만하다 생각했다.
문제해결을 위해 수학과 타 학문을 따로 생각지 않고, 어릴적부터 다양한 독서로 독해력을 키우고, 어릴 적에는 문장제 문제집을 많이 풀길 권장하는 것도 도움이 되었다.
아직 어린 유아라 수학 공부라기 보다는 수세기 등에 관심을 가질때이다.
앉혀놓고 한번 세봐. 하는 식의 공부는 시작하지 않았고 다른 엄마들처럼 수동화 전집등을 들이지 않았지만 벽에 붙여놓은 숫자 모음판만 보고도 아이는 숫자 놀이라며 즐거워한다. 이게 뭐야? 이게 뭐야? (요즘 한참 반말 진행중이다. 도로 또 존댓말로 돌아올 날도 있다 하니 조용히 기다리는중)하며 열심히 물어보는 아이에게 장단을 맞춰주어야하는데 몇개 대답해주다 귀찮아서, 네가 좀 해봐 하면서 금방 포기하는 엄마인데, 이제는 아이의 열성에 맞춰 장단 좀 맞춰주는 그런 엄마가 되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