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오스틴의 비망록 - <오만과 편견>보다 사랑스런
시리 제임스 지음, 이경아 옮김 / 좋은생각 / 2011년 8월
절판


아침에 눈을 뜨고, 아이가 잠들어 있는 시간동안 참으로 달콤한 제인 오스틴의 일생과 사랑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거의 서너시간을 책 속에 묻혀있었던 것 같다. 제인 오스틴의 책으로 <오만과 편견>이 너무나 유명해서 많은 사람들이 그녀가 남긴 소설이 얼마 되지 않음에 안타까워함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가 편지를 무척이나 즐기고, 또 아버지 돌아가시고 난 후에는 무척 어려운 삶을 살기도 했던 것은 미처 몰랐던 사실이었다.

책은 그녀의 오빠의 저택에서 제인 오스틴의 삶과 사랑 (비밀에 뭍혔던, 그리고 오만과 편견의 토대가 될 사랑의 대상이 담긴)이 담긴 놀라운 비망록을 발견하게 되는 것으로 시작한다. 비망록에는 의문의 루비 반지까지 같이 들어 있었다. 소설이 아닌 실제 제인의 삶과 사랑이라니 얼마나 로맨틱한가? 실제 그녀의 삶을 생각하면 해피엔딩은 아니었겠지만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소설에 빠져들었다.

목사로 40년을 재직하신 아버지께서 퇴임을 하시고 관사를 내놓아야했기에 이후 제인의 부모님은 제인과 카산드라, 두 딸의 결혼을 위해 신랑감을 물색차 바스로 이사를 하게 된다. 당시 여성들의 삶은, 따로 직업을 갖는 일이 드물었고, 좋은 남성을 만나 안정된 삶을 꾸리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친정 부모님께 기대어 살다가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나면 따로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어정쩡한 상태가 되곤 하였다. 바로 제인의 가족이 그런 처지에 놓이게 된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나자 집은 그대로 장자에게 상속이 되고, 얼마 안되는 유산으로는 어머니, 제인, 그리고 언니 카산드라가 살기엔 턱없이 부족한 신세였다. 오빠들은 모두 직업이 있어 자신의 삶을 꾸렸지만 정작 어머니와 누이들에게는 집한채 없는 신세였던 것, 오빠들의 십시일반 보내주는 돈으로 생활은 어찌 유지를 했으나 집이 없어 오빠들의 집을 이집저집 떠도는 신세가 되고 만다. 딸들이 결혼을 하게 되면 어머니도 딸을 따라 그 집에서 기거할 수 있는 것이 당시의 상황이었나보다. 그로 인해 제인의 어머니는 결혼을 하지 않는 두 딸을 원망을 하기도 한다.

제인의 오빠 중 한 사람은 그 중 유독 부유하였다. 부유한 친척 집에 양자로 들어가 많은 재산을 물려받았기 때문이었다. 나중에 오빠가 작은 집한 채를 내주어 제인과 세가족이 그 집에서 살게 되었는데 그로써 오빠들의 집에 더부살이를 하던 제인네의 삶은 안정화가 되는 듯하였다.
처음에는 그런 제인의 삶이 이해되지 않았는데, 제인과 친분이 있던 빅위더 가족의 경우에도 재산이 있어도 모두 아들에게만 상속이 되고 딸들은 반드시 결혼을 해서 남편의 재산으로만 살 수 있다는 데서는 당시의 생활 자체가 그런 것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제인은 다른 여성들과 달리 당찬데가 있었다. 대부분의 여성이 사랑 없이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남성들과도 안정적인 삶만을 위해 결혼하는데 반해 그녀는 사랑 없이는 결혼않겠노라고 소신을 밝히며 살았다. 실제로 그녀에게 청혼한 연하의 남성 해리스가 있었는데, 재산도 넉넉했고 그녀도 그의 청혼을 받아들였지만 다음날 이내 그 청혼을 번복하며 거절하고야 말았다. 사랑이 없었노라는 것이 그녀의 거절 이유였다.

당시로서는 꽤나 파격적이었을 것이다. 책 속 제인의 어머니가 비참한 이사 생활 동안 그 이야기를 거론하며 그녀를 비난하는 것도 어쩌면 사회적 현실로선 당연한 일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평범한 부인이 아닌 소신있는 삶을 살았기에 그녀의 작품이 더욱 생생히 살아있을 수 있었고, 또 그녀가 일생의 사랑을 만나게 되었을지 모른다. 그녀는 모든 것이 완벽한, 그런 남자 애시포드를 만나게 되었다. 가난한 그녀의 처지와 너무나 대비되는 엄청난 가문의 후계자인 애시포드. 너무나 아름다운 대저택 펨브룩 홀에 살고 있고, 어마어마한 부를 가진 집안의 애시포드 경이라 불릴 수 있는 작위와 멋진 외모와 그를 아는 모든 사람들이 칭송할 정도로 온화한 성품, 그와의 사랑은 그녀의 잠들었던 창작욕구에 불을 지펴주었고, 그로인해 묻힐뻔했던 그녀의 작품들은 다시 재구성되어 세상의 빛을 보도록 손질되었다. 실제의 사랑의 힘을 입어 말이다.

"처음에는 서로를 경멸하지.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서로의 진면목을 알게 되면 존경하게 되고."
"그래서 오만을."
"편견을."
"극복하는 이야기."
그가 내 손을 꼭 잡았다. 우리는 서로의 눈을 마주보았다. 327p

주말의 이른 아침을 달콤하게 빛내준 안타까운 사랑이야기였는데, 결말은 그런 나를 다시금 놀라게 하였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여기에서 하지 않으려 한다.

출처: 네이버 무비, 미스 포터 중에서


책을 읽으며 내내 영화 <미스 포터>를 떠올렸다. 귀여운 캐릭터 피터 래빗을 창조해낸 작가 베아트릭스 포터의 이야기였다. 여성이기에 귀여운 캐릭터를 창조해냈음에도 실제 출판을 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이 겪었지만, 그로 인해 숨겨졌던 그의 사랑이야기를 알수 있는 그런 영화였다. 르네 젤위거와 이완 맥그리거의 사랑 이야기로 기억하는 미스 포터, 이 소설과 참 많은 부분 닮아있었다.
책의 감흥이 다 사라지기 전에 두서없는 서평으로 그 느낌을 조금이나마 남기고자 한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그러나 서평은 책을 좋아하는 마음이 담긴 순수한 리뷰로 상업적인 의도로 작성된 것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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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키
존 윈덤 지음, 정소연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9월
품절


초등학교 시절 책을 좋아한다 생각했지만, SF 쪽 소설은 거의 읽지 않았던 것 같다. 존 윈덤이라는 이름도 낯설고, 그 밖에 특별히 생각나는 SF작가도 없기 때문이었다. 사실 영화도 SF와 액션 장르를 좋아하게 된건 거의 대학생 이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전에는 특별히 좋아하질 않았다. 지금은 없어서 못 볼정도로 좋아하는 장르 중 하나가 되었지만 말이다.

이 책 초키, 다 읽을때까지만 해도 이 책이 1968년 작품인줄 미처 모르고 있었다. 태어나기도 전의 작품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읽는 내내 얼마나 빨리 책장이 넘어가는지 휙휙, 그 다음장을 궁금해하면서 빠른 속도로 책을 넘겨서 거의 잡자마자 금새 다 읽어버린 것 같다.

지능이 하나도 없다는 개념에 대해선 이해하고 있었다.
'그냥 지능이 하나도 없는 거죠. 하지만 일단 지능이 있다면 어떻게 거기에 한계가 있을 수 있어요? 아주 작은 지능을 조금씩 쓰고 쓰면 엄청 오래 걸릴지는 몰라도, 언젠가는 답이 나와야만 하지 않나요? 어떻게 지능에 한계선 같은게 있다는 거예요?'
35P

평범했던 12살 아들 매튜에게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부모가 봐도 너무나 낯선 풍경, 아무도 없는데 누군가와 분명한 대화를 나누고 있고 대화 내용 또한 아이의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그런 높은 수준의 대화였다. 아이가 이해할 수도 표현할 수도 없는 어휘까지 구사해가면서, 막막한 상황을 대답하고 표현하고자 하는 그런 모습을 접하게 된다. 당연히 부모로서는 아이의 그런 모습을 걱정하게 되고, 아이 스스로도 자신이 만난 '초키'라는 존재에 대해 부모님과 동생 폴리 말고는 아무에게도 누설하지 않고 생활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수영을 전혀 못하던 매튜가 폴리를 구하기 위해 기적적으로 수영을 해내는 (그것도 너무나 능숙하게) 사태가 발생하고 그 일이 지역 신문을 비롯한 여러 언론에 노출되기 시작했다. 또 매튜가 그리는 특이한 시선의 그림이 천재의 그림이라 소개되어 언론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아이를 한번 전문가와 만나게 한 결과 아이가 귀신들림 현상과 관계있을 수 있다는 말에 부모는 특히 엄마인 메리는 크게 낙담하고 아이를 걱정하게 되고, 더이상 평범할 수 없는 아이를 언론과 사람들은 가만 놔두질 않았다.

한때 개그 소재로 많이 이용되었던 동수라는 가상의 투명인간 친구, 처음에 초키 이야기가 나오기전에 폴리 또한 거의 1년가까이 피프라는 가상의 친구를 만들어 가족들을 힘들게 했다는 대목을 듣고 놀랍기만 했다. 얼마전 읽은 책에도 그런 소재가 꽤 당연하게 나왔었기때문이었다. 아이들이 아주 한순간이 아닌 꽤 오랜동안을 그렇게 가상의 친구를 만들어 지낼수 있다는 믿음이 우선 놀라웠는데, 중요한 것은 초키는 그런 가상의 존재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그리고 귀신들림 현상에 대해서도 매튜의 입장 뿐 아니라 언젠가 봤던 티브이 프로의 한장면이 떠올라 잠시 섬찟해지기도 했다.

사람들이 흔히 미쳤다, 귀신들렸다라 말하는 부분에서 그들이 보고 듣는 세상이 정상인 다른 사람들 귀와 눈에는 전혀 황당하고 두려운 일일 수 있지만, 티브이에서 보여주는 미친 사람들이 보는 영상은 그럴수도 있겠다란 생각이 드는 부분이었기때문이었다. 그때의 예를 들자면, 옛날의 한국인의 몸에 더 오래전의 서양 사람의 혼이 씌여서 서양 사람들의 체험을 이야기하게 되면 전혀 다른 환경인 마을 사람들에게는 혼이 씌인 한국인이 정말 두렵고 무서운 이야기만 한다고 들릴게 뻔했기 때문이었다. 미친 사람들이 봤다, 들었다 하는 그 부분이 아주 오래전 서양의, 혹은 우리가 모르는 세상의 이야기라면.. 하는 것이 그때 그 프로 (아마 서프라이즈나 그런 프로가 아니었을까 싶은데)를 보면서 아, 그럴수도 있겠구나 싶은 대목이었다.

분명 책에서 매튜는 미치지 않았다. 하지만 초키라는 보이지 않는 친구,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그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게 된다.
다행히 그 부모 중 한사람인 아버지가 초키를 완벽히 이해하지는 못하더라도 아들을 평범한 부모들처럼 정신과 의사 앞으로만 들이밀려 하지 않고, 진정한 믿음으로 기다려줄 수 있었다. 세상 어느 부모가 자식이 눈에도 보이지 않는 사람 이야기를 하고, 가끔 그의 의지로 움직일수도 있다고 하는데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당연히 부모들이 걱정하고 염려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충분히 바르게 처신했다고 믿는다.

순수한 아이의 영혼으로 마음껏 무엇인가를 받아들이고 전파하기까지를 가만 놔두지 않는 현실. 지극히 이기적인 현실은 예나 지금이나 쉽게 바뀌지 않는 모양이다. 동심으로만 바라볼수있는 그림책 세상에서는 무한한 상상이 가능하지만, 어른들의 책으로 돌아오면 너무나 아쉬운 점이 항상 그것이다. 세상에 더이상 정의로만 돌아가는 것은 없고, 이익집단의 상관관계 등을 고려하여 더이상 환타지가 존재할 수 없게 분석하고 갈취하고 파멸시킬지 모를 눈들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으니 말이다.

참, 재미있는 소설이었는데 갑자기 삼천포로 빠져서 급 흥분해서 마무리를 하고 있는 깊은 밤의 내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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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루기 없는 양육 - 아이와 함께 성장하기
수잔 스티펠만 지음, 이승민 옮김 / 정은문고 / 2011년 6월
절판


아이들에게는 삶에서 배의 선장이 되어줄 부모가 필요하다는 것이 내 논의의 출발점이다. 이것은 부모가 통제하는 역할이 아니라 책임지는 역할이라는 뜻이다. 우리는 부모와 아이의 뜻이 어긋날때마다 불가피할 것 같던 힘겨루기를 피하는 방법을 배워야한다. 11p

다른 집도 다 우리집처럼 생활하는 줄 알았다가 엄마 아빠를 친구 대하듯 하는 사촌 동생을 보고 놀랐던 어린 시절 기억이 있다. 그때는 엄격한 부모가 아닌 친구같은 부모가 마냥 편안해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엄마 아빠가 편하게 느껴지면 정작 아이들 통솔은 누가 할 수 있을까? (엄마 아빠 말씀에도 사사건건 대답하고, 잘 따르지 않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기에)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자라서 어떤 부모가 될 수 있을까? 그때 막연히 생각했던 것 같다.

이제 네 살 난 아들의 엄마가 되고 나니 생각처럼 엄격한 엄마도 친구같은 엄마도 아닌 아직은 독특한 성격을 띠지 않은 그런 엄마 같다.
때로는 엄하게 아이를 바로잡고 싶어도 어려서부터 쉽게 매를 들지 않고, 어지간한 것은 아이 뜻을 존중해주어 그런지 엄마를 특별히 무서워하거나 어려워하지 않는다. 어린 아이에도 불구하고 주위를 둘러보면 엄마를 가장 좋아하면서도 어려워해서 규율이 딱 서 있는 아이들도 있던데, 그런 면은 솔직히 부럽기도 했다. 우리집의 경우에는 엄마 아빠 아이 이렇게 핵가족이지만, 친정도 가깝고 시댁도 같은 지역이라 어른들과 자주 어울려 자라다보니 저자가 말하듯, 어른들 사이에서 크는 아이의 바람직한 모습은 보여주고 있지만, 워낙에 예뻐해주시다보니 아이가 특별히 엄하게 느끼는 대상도 없는 까닭이었다.

그래도 아이가 순한 편이라 심하게 힘들게 한적은 없지만 미운 네살이라는 말이 있듯 요즘 들어 다루기 힘든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잘 놀다가도 졸리거나 짜증이 나면 장난감을 집어던지거나 어른들 하는 말씀에 청개구리처럼 반대로 이야기하는 것이 그것이었다. 특히나 장난감 집어던지는 것은 좋은 습관이 아닌 것 같아서 바로잡아보려 하지만 아직 잘 고쳐지지 않고 있다. 아이가 어디서 이런 습관을 들였을까? 생각해보니, 아이가 좀더 어릴적에 자꾸 짜증내고 보챌때마다 어르고 달래다 안되면 홧김에 내가 책 등을 옆으로 휙~ 집어던졌던 기억이 났다. 차마 어른들께는 말씀드리지 못한 그런 내 모습이었다.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라는데 아이는 내 모습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들을 통해 본 나의 그릇된 모습은 더욱 못나보였다. 그래서 앞으로는 속상한 일이 있어도 아들 앞에서 던지는 모습을 보이지 말아야겠다 결심하게 되었다.

이제 슬슬 시작되려 하는 아이와 부모의 힘겨루기, 누구의 승리로 끝나느냐가 아닌 부모가 아이를 통솔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하는 것.
무조건 지시하고 가르치려 들지 말고 아이와 애착 관계를 잘 형성하고 아이의 분노, 좌절, 공격성을 원인을 분석해 도울수 있는 법을 모색해야한다. 아이들이 힘겨루기를 하려 달려들때 맞서 공방하기보다는 나란히 서는 법을 배우는 것 또한 중요하다 하였다. 성격적으로 맞받아치는데 익숙한 내게는 더욱 명심해야할 부분이었다. 내 아이와 내가 마주 서서 벽을 향해 가는 말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은 정말 상상하기도 싫었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아이들이 그나마 말을 잘 듣는 초등학생 시절을 지나 사춘기에 접어들면 (초등학교 학부형인 친구 말로는 초등생인데도 벌써 이른 사춘기가 왔다고 한다.) 더더욱 부모와의 대립 구도가 형성되어 안 그래도 질풍노도라 힘들 아이들의 진로가 위태롭게 흔들릴수도 있다. 그때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기초 공사인 애착관계 형성이 진정으로 중요함을 알 수 있었다.

애착의 6단계인 근접성, 동일성, 소속감 충성, 존재의 중요성, 애정, 자신을 알리기 의 6단계에 두루 걸쳐 애착의 뿌리에 깊이 영양분을 제공할때 아이들은 아름답게 성장할 수 있는 안정감을 얻는다. 74p 책에는 부모와 아이 관계를 더욱 강화시킬 몇가지 아이디어들까지 소개되어 있었다.

또 이론설명보다 더욱 귀에 잘 들어오는 사례를 통한 질의와 응답의 예는 비슷한 예를 경험하고 있는 부모들에게 더욱 실용적인 답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일곱살난 아이가 레고 하다가 조각을 찾지 못하면 난폭하게 변해버릴때의 답변 (마치 네살난 우리 아들을 보는 듯 했다.) 등 경우에 맞는 사례를 찾아 상담 사례를 읽다보면 미처 생각지 못했던 나의 모습까지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기도 했다.

지적하고 싶은 마음, 비판하고 싶은 마음을 좀 덜어내고 나면, 아이가 발끈하는 성미를 처리하는데 어머니가 한결 더 나은 입장에서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잊지 마세요. 아이가 화난 동안은 아이를 가르치거나 훈계하거나 일깨우기에 좋은 때가 아닙니다. 성질이 오를대로 오른 아이는 귀머거리입니다.
대신, 거울이 되어 아이의 감정을 되비쳐 주세요. "우리 아들, 만들고 싶은 모양으로 맞추려고 애 많이 썼는데.." 그리고는 아이가 감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시간을 주세요. 다정하고 상냥하게 대하세요. 아이가 거부하지 않으면 아이를 팔에 안아주세요 . 어머니의목표는 한결 같습니다. 아이를 허무의 벽까지 데려다주고 아이가 슬픔을 느끼고 눈물을 쏟아 다음으로 나아갈수있게끔 돕는것이지요.

만성적인 좌절에 시달리는, 그래서 걸핏하면 화를 내는 아이들은 허무의 벽에 여러차례 다다라봐야합니다.그래야 누그러지기 시작하고, 좌절감을 느끼고, 다음으로 나아가는 일에 익숙해질수있습니다. 149p

아들 아리가 책 한권과 담요를 챙겨 나가며 "나는 내 삶을 사랑해"라고 말했다는 저자의 부모로써의 삶이 무척이나 부러웠다.
우리 아들도 그렇게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반짝이는 아들로 자라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던 것 같다. 그리고 아이에게 진정한 도움이 될 그런 선장같은 부모가 되어야겠단 생각을 굳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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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밥이다 - 엄마가 읽는 수학책
강미선 지음 / 스콜라스 / 2011년 8월
구판절판


엄마가 읽는 수학책이라는 부제를 달고 나온 책, 수학은 밥이다를 읽었다.
아이 공부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엄마들이 영어 못지않게 열을 올리는 부분이 수학이 아닐까 한다.
어렸을 적에는 수학을 좋아했던 아이들도 커갈수록 수학을 싫어하는 경우가 늘고, 수학 자체만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찾기는 사실 쉽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수학을 잘해야 성적도 잘 나오고, 좋은 대학에도 진학할 수 있는 등, 좋아하지 않아도 꾸준히 잘해야하는 중요한 과목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인 강미선님은 초등 수학의 중요성을 널리 전파한 분으로 소개되고 있다. 초등수학에 관심 많은 열성 엄마들의 경우는 팬이 형성되기도 할 정도로 이미 유명인인 모양인데, 아이가 아직 유아인 나는 처음 보는 분의 책이기도 했다. 하지만, 나또한 아이의 수학 등 학습에는 관심이 있는 터라, 관심을 갖고 읽기 시작했다.

초등 수학이 무척 중요하지만, 수학을 잘하기 위한 초석은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다지라고 되어 있는 내용이 나와 있었다. 생활 속에서의 유아수학은 오랜 시간에 걸쳐 수를 경험하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아이를 앉혀놓고 정식으로 수 세기를 하기 전에 엄마가 중얼중얼 뭔가 세는 일을 아이가 관찰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23p

그러고보니 네살 우리 아이도 며칠전 엄마가 열심히 뭔가를 세고 있을 때 옆에서 중얼중얼 말참견을 하면서 (자신도 센다고) 따라하는 것을 세다가 헷갈려서 , 잠깐 조용히~ 하고 아들을 말렸는데, 그럴때 더 북돋워줄수 있어야했던게 아닌가 싶다.

책을 펼쳐보다가, 중간 부분의 문구를 보고 유아때부터 반복학습이라는 부분을 잘못 읽고 크게 오해했다.
아니, 유아때부터 수학을 반복적으로? 하고 놀랐는데 다시 보니, 실패하기 쉬운 수학 학습 스케줄이었다.
성공하는 수학 스케줄은 유아때부터 초등 저학년때까지는 한가지 개념이라도 정확히 짚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되어 있다.

또 많은 엄마들이 선호하는 지나친 선행학습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있다.
내용을 읽어보면 선행학습 자체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아직 현 단계를 완벽히 습득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다음, 그 다음으로 또 기본 수학이 아닌 경시 수학 위주로 밀어붙이는 교육을 이야기하는 듯 했다.
요즘에는 경시 수학, 영재 교육에 열을 올리는 엄마들이 무척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나 어릴 적에는 어땠을까? 그때랑 요즘이 무척이나 많이 변화한 것은 실감하고 있다지만, 내 아이 키울때에는 더욱 절절히 다르게 와닿는 것 같다. 사실 엄마가 배운대로 가르치는 것도 옳지 않다고 나와있기는 하지만, 내 어릴적 공부했던 것을 되돌아보면서 조금 참고는 하려고 생각중이었는데, 정말 시절이 많이 바뀌긴 한 것 같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내가 미처 염두에 두지 못하는 초등 수학과 그 이전의 수학에 중점을 많이 두길 권장하고 있는 책이어서 참고하기 좋았다. 내가 생각하는 방식은 초등 고학년 이후의 수학 방법이었기때문에 그 이전에 미리 어떻게 초석을 다져야할지 사실 좀 막막했었기 때문이다.

수학은 일상생활에 별 도움이 안된다든지, 그저 많이 푸는게 능사라는 식의 철학이 엄마의 일상사에 녹아 있다보니 아이도 그렇게만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아이는 언제부터인가 수학의 궁극적인 본연인 '생각하는 능력'을 상실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생각하지 못하는 아이가 수학에서 만점 받기를 기대하는 것도 과욕이겠지요. 46p

책에는 다양한 아이들의 사례가 잘 나와 있었다.
어려서부터 수학을 잘했으나 커서 정작의욕을 잃은 경우, 어려서도 잘했고 꾸준히 잘한 경우, 어려서도 못했고 커서도 못하는 경우, 어려서는못했지만 커서 두각을 발휘한 경우 등을 말이다. 비단 수학 한가지 과목이 아니라 대개는 전반적인 학습과 모두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나 또한 주위에서 꾸준히 잘하는 친구들 못지 않게 어려서와 자라서가 확연히 다른 친구들의 변화도 관찰해왔기에 수긍이 가는 대목이었다.

특히 어려서도 잘했고 커서도 잘하는 아이의 경우 엄마의 대처 방식이 눈에 띄었다. 열성적인 엄마라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아이들이 꾸준히 성장할 수 있거나 혹은 중간에 지쳐 떨어질 수 있는 등의 각각 다른 결과가 나타나는 듯 했다.

책에 나왔듯 엄마 아빠가 잘한다, 못한다가 아이의 수학을 바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아빠가 수학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아이가 수학을 좋아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사실 나도 어렸을적에 특히 초등 저학년때 반복적으로 숫자 계산만 해야하는 수학이 재미가 없는 학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고학년때 경시대회 출전자를 뽑기 위한 서바이벌에 끝까지 살아남은 것을 계기로 ( 아버지께서 초등 수학 경시대회 선생님을 오래도록 하셔서 늦도록 아이들 가르치시는 것을 보고 자라서, 경시대회 출전이 참 피곤한 일이라 생각했지만, 서바이벌에서 떨어지는것도 자존심이 허락치를 않았다.) 어쩔수없이 수학공부를 더할 수 밖에 없었고, 그렇게 관심을 갖다보니 중학교 수학, 고등학교 수학도 조금씩 선행학습을 하게 되고, 수학이 더이상 싫은 과목이 아니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과목이 되었다. 특히 도형파트를 재미있어 했는 반면, 확률, 통계의 수많은 공식을 외우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성적낼때만 반짝 공부하고 말다보니, 지금도 그 부분은 내 취약 부분으로 기억된다.

수학을 점점더 깊이 공부하면서 아이들마다의 차이를 느꼈던 것이 남자아이들의 좀더 깊은 사고력이었다. 수학적 상상력도 풍부해야 좀더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고, 문제해결을 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는데 책에서 그런 부분을 어릴 적부터 키워주길 강조하는 것을 보고 참고할만하다 생각했다.
문제해결을 위해 수학과 타 학문을 따로 생각지 않고, 어릴적부터 다양한 독서로 독해력을 키우고, 어릴 적에는 문장제 문제집을 많이 풀길 권장하는 것도 도움이 되었다.
아직 어린 유아라 수학 공부라기 보다는 수세기 등에 관심을 가질때이다.
앉혀놓고 한번 세봐. 하는 식의 공부는 시작하지 않았고 다른 엄마들처럼 수동화 전집등을 들이지 않았지만 벽에 붙여놓은 숫자 모음판만 보고도 아이는 숫자 놀이라며 즐거워한다. 이게 뭐야? 이게 뭐야? (요즘 한참 반말 진행중이다. 도로 또 존댓말로 돌아올 날도 있다 하니 조용히 기다리는중)하며 열심히 물어보는 아이에게 장단을 맞춰주어야하는데 몇개 대답해주다 귀찮아서, 네가 좀 해봐 하면서 금방 포기하는 엄마인데, 이제는 아이의 열성에 맞춰 장단 좀 맞춰주는 그런 엄마가 되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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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보타 쇼다이 외 지음, 김현영 옮김 / 즐거운상상 / 2011년 7월
절판


처음에는 아이 옷을 만드는 (왜 직접 만드는 옷이라고 하면 아이옷을 먼저 떠올리게 되었는지) 책인줄 알았습니다. 책 속 모델들을 보니, 어른 옷 교본이네요. 처음으로 옷을 만드는 사람들이 쉽고 예쁘게 만들어 입을 수 있는것이 원피스와 튜닉이라고 하면서, 사계절 다양한 천으로 만들어 즐길 수있는 설명서 같은 책이랍니다

디자인들을 보니, 사입어도 마음에 들 그런 옷들이 가득하네요. 아이 낳고 풍성한 스타일을 즐기게 된 터라 비슷한 디자인의 옷들을 많이 사입었는데, 직접 만들어입는다면 더 마음에 쏙 드는 그런 천, 그런 느낌으로 만들어 입을 수 있을것 같아요. 물론 솜씨가 뒷받침해준다는 조건에서지만요. 책에서는 초보자라도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옷본과 마름질법, 만드는 법 등을 하나하나 사진으로 모두 찍어 설명과 함께 나와 있어서 정말 충실하게 하나의 옷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눈으로 따라갈수 있었답니다.


재봉틀을 마련하고, 간단한 홈패션을 해본 엄마들이라면 더욱 재미나게 도전해볼수있을 것 같아요. 일본에서 나온 책을 번역한 책인데 수록된 옷 디자인들이 우리나라 여성들이 입기에도 무난하고 예쁜 디자인이 많아 도전해볼 용기를 주게 되는 것 같네요. 옷 본의 경우에도 S,M,L 세 사이즈로 구분되어 있기때문에 자신의 사이즈에 맞는 옷을 직접 만들어볼수있답니다.


또 작품 만들기에 앞서서 미리 알아두어야할 점이 뒤에 나오는데, 면과 마와 같은 천연 섬유는수분이 닿으면 줄어들기때문에 재단하기 전에 물에 충분히 담갔다가 말려서 사용하라고 나왔답니다. 말릴때는 겉끼리 맞대어 응달에서 말리고, 다릴때는 올을 바로 잡아가면서 세로, 가로 방향으로 다려야해요 라고 조언이 잘 되어 있었죠. 어렵게 만든 옷이 확 줄어들어서, 몸에 맞지 않는다면 그것처럼 난감한 상황도 없을테니까요.

아마 우리가 입고 있는 기성복들은 이미 이런 전처리가 다 끝난 옷들인가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탁 후에 약간 줄어드는 옷들도 가끔 있지만 말입니다.


중고등학교때 가정, 가사 시간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고등학교 수업때 자신의 사이즈에 맞게 만들어 입었던 잠옷은 직접 만들어입은 옷으로는 거의 유일해서 기억에 남네요. 그때는 무척 투덜거리며 만들었는데 그래도 직접 입을 옷을 만들고 나니 감회는 남다르더라구요. 이 책을 보니, 교과서에서 배우던 느낌과는 또다르게 해보고 싶은 그런 마음이 샘솟습니다. 그때는 못했지만, 지금은 잘할것같은 착각까지 들면서요. 사실 사고 싶었던 그런 디자인의 옷들이 앙증맞고 예쁘게 나와 있어서 괜히 모델처럼 예쁘게 보일것같은 착각에 (구매욕구는 보통 그렇게 시작되지요. 모델이 입은 모습을 보면서 나의 모습을 착각하게 된다는)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입기도 편안해보이고 예뻐보이는 디자인이 무척 마음을 끌어당기는 것 같아요.


마침 지금 입고 있는 잠옷?실내복도 친정 엄마께서 어느 홈패션에서 맞춰준 옷인데요. 직접 집에서 만든거라 그런지 더 시원하고 몸에도 잘 맞는 것 같아요. 원피스, 그것도 내 손으로 만든 원피스라면 아마 더욱 애착이 가겠지요? 아이와 엄마가 같이 만들어입어도 좋을 것 같은데 아쉽게 아이 옷 사이즈는 따로 나오질 않았네요. 부록처럼 같이 소개되어 있으면 더욱 좋을뻔했어요. (찾아보니 아이 옷은 책이 따로 나와 있네요. ^^)



사진 하나하나의 친절한 설명이 더욱 돋보였던 책, 처음 만드는 원피스 튜닉을 꼼꼼히 눈으로 감상하고 나니 벌써 옷 한벌 만든 듯한 착각까지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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