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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행사전 - 신비로운 바람의 섬, 오름에서 한라까지!
김우선.오희삼.이종진 지음 / 터치아트 / 2011년 8월
평점 :
결혼 후 매년 한번 정도 제주도로 여행을 다녀왔는데, 올 여름에는 거의 일주일차를 두고 두번이나 다녀올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였다.
한번은 친정 식구들과 또 한번은 신랑과 가는 휴가여행이었다. 같은 곳을 왜 두번이나 갈까 싶겠지만, 해외여행을 가는 것 이상의 기쁨을 누리게 해주는 곳이 제주도이기에 제주도 여행의 매력을 저버릴 수가 없었다. 결혼 전에는 정작 제주도에 한번 정도밖에 다녀온 적이 없었는데 결혼 후부터 렌트카로 신랑과 편안하게 쉬다 오는 여행 (첫 시작은 태교 여행이었다)이 즐거워 아기와 멀리 가지 않고 가까이 즐기는 그 매력에 흠뻑 도취되었다.
그 동안 제주 올레 여행이 큰 인기를 끌었는데, 정작 나는 제주올레는 책으로만 읽고 여행을 한 적은 없었다. 태교여행, 혹은 아기가 아주 어릴때의 여행들이었는지라 더욱 그랬을 것이다. 이번에는 네살 난 아기와 함께 하는 두번의 여행이라, 뭔가 좀 알만할 나이기에 좀더 기대가 되었다. 제주도에 관한 책들을 무척 관심있게 챙겨보고, 즐겨 찾는 여행카페도 있고 했지만 이번에 새로 제주여행사전이 나왔다는 말에 이번 두번의 여행은 모두 이 책을 참고하면 되겠다 마음의 준비를 하였다. 예전에 많이 알아두었던 정보들에 추가로 책을 한 권 더 보니 눈에 더 쏙쏙 잘들어왔다.
아버지께도 책을 권해드렸더니, 올레길 걷는 여행이 주가 되는 것 같다 하셨지만 내가 다시 살펴보니, 올레길 걷기와 드라이브 코스 각각으로 나뉘어 얼마든지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가 있었다. 여행 정보 백과사전같은 터치아트의 여행사전 시리즈는 그동안 몇권의 책을 먼저 읽었던 터라 이번에도 기대를 가득 안고 읽어내려갔다. 거의 매번 비슷한 정보를 얻기 일쑤인데, 두꺼운 만큼이나 정말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어서 읽는 재미까지 더해지는 책이었다.
두번의 가족여행이었지만 제주도를 15년만에 가시는 친정 부모님과의 여행은 빡빡하게는 아니더라도 한 군데라도 더 꼼꼼히 관광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둘러보았고, 매일 일에 치여 살아서 휴가는 전적인 휴양이다 믿는 신랑과의 여행은 호텔에서의 휴식을 위주로 짜여졌다. 두번째는 아니, 계획없이 그냥 편하게 책을 찾아보며 다니자 하면서 그냥 간 여행이었다.
책이 워낙 두꺼워 꼼꼼히 다 읽지를 못하고 원하는 정보 위주로 발췌해 읽었던 나와 달리 아버지께서는 정말 한자 한자 토씨 하나 빼지않고 읽으셨는지, 여행 기간 내내 유익한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셨다.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퇴직하셨던지라 평소에도 박학다식하신 편이었지만, 산방산의 둘레가 한라산 백록담 둘레와 같다는 이야기는 여행과 맞물려 더욱 생생히 기억날 이야기였다.
부모님과의 여행에서는 소인국테마파크, 협재 해수욕장, 정방 폭포, 쇠소깍, 섭지코지 ,성산일출봉(나와 아기는 안 올라갔고)등을 다녀왔고 마지막날에는 절물자연휴양림을 가본후 공항으로 향했다.
아기가 좀더 잘 걸을 그럴때가 되면 올레길에도 동참해보고 싶은데 이번 두번의 여행에서는 아쉽게도 올레길과는 인연이 닿지 못했다.
예전에도 사려니 숲길 추천을 듣긴 했는데 책 속에서의 묘사(사려니 숲길은 절물오름 남쪽 비자림로에서 물찻오름을 지나 남원읍 지경의 사려니 오름까지 이어지는 환상의 숲길이다. ...물찻오름과 사려니 오름 오르막길 외에는 오르내림이 없는 평지에 가까워 어린 자녀를 동반한 트레킹코스로도 더없이 좋다. ... )가 무척이나 인상깊어서 돌아오는 길에 사려니 숲길에 들르려 했는데 절물자연휴양림이 더 찾기 쉬운 것 같아 결국 태교여행때 가봤던 절물자연휴양림에 가는 것으로 낙찰을 봤다. 부모님, 아기 모두 다 즐거워한 시원하고도 멋진 산책이 되어서 여행의 마지막이 멋지게 마무리되었던 것 같다.
정방폭포 근방의 서복공원도 간김에 들르게 되었는데, 책에는 요금이 있는것으로 나와있지만, 가보니 무료였다. 잠깐의 관광코스였지만 아이가 둘러보고, 불로초를 찾아 배에서 내리는 서복 일행을 보더니 인상이 깊었는지 "사람들이 배에서 내려요." 하면서 유리창에 대고 그림그리는 시늉을 하다가, 차안에 돌아오자마자 정신없이 배에서 내리는 사람들을 그리고, 또 정방폭포도 제법 제대로 (물론 엄마 눈에) 그려내어, 아무리 유아라도 보고 듣고 느끼는게 충분히 있다는 것을, 여행의 효율성을 실감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보통은 여행 서적을 읽고 나서, 한참 후에나 여행을 가게 되곤 했는데 이 책은 두번의 여행기간 동안 소중히 함께 한 책자라 더욱 애착이 간다.
드라이브를 하면서 제주도에 참으로 많은 관광 명소들이 있구나 하는 생각은 했었지만, 미처 다 둘러보지 못한 곳들에 대해서도 간단한 설명과 함께 이용정보가 소개되고 때로는 전설 등까지 소개되어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깨닫게 되었다. 셰프라인월드라던지 성 김대건 신부 제주표착 기념관 등 모르고 있던 곳들을 꽤 많아 알게 되었다.
여러번의 제주여행에도 불구하고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 그리고 가보고 싶은 곳이 너무나 많음을 알게 해준 책, 다음에 가고 싶은 곳은 여기여기여기 하고 많은 페이지를 접게 한 책, 바로 제주여행사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