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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위한 두뇌 음식 - 아이 음식에 숨겨진 7가지 비밀
패트릭 홀포드 지음, 김재일 옮김 / 세상풍경 / 2011년 8월
품절
머리로 아는 것과 아이에게 실제로 먹이는 것은 다르다라고 나와 있었다. 실제로 그렇다. 아이에게 정말 중요한 채소와 과일을 실컷 먹이고 싶은데, 아이는 몸에 좋은 것은 신기하게도 골라가면서 안 먹는 것 같다. 책에서는 하루 다섯 접시 이상의 채소를 먹이라 하였는데 다섯 접시는 커녕 하루 한접시, 아니 한 젓가락도 먹지를 않으려 하니 어쩌면 좋을지 참 막막하다. 예전에는 그래도 골고루 먹던 아기가 요즘 들어 (간식으로 아이스크림이 자리잡히고 나서부터인것 같은데 ) 잘 먹던 반찬도 거부하고, 김과 계란 후라이만 고집해서 속상한 생각이 들고 있었다.
이론만 정립해가는 듯, 여러 책을 읽어가면서도 정작 아이의 식습관 하나 제대로 바로잡지 못하고 있으니 부끄러울 따름이었고, 이번에 읽은 두뇌 음식의 저자는 패트릭 홀포드 박사로 이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라 한다. 실제 그가 친햄파크 초등학교 두뇌 음식 프로젝트를 통해서 음식과 학습의 상관관계를 밝혀낸 것은 간과하기에는 너무나 뚜렷한 수치들이었다. 특별 부록인 cd도 관련 자료를 방영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엄마인 나조차 과일을 특별히 좋아하지 않고, 신랑은 나보다 더 과일을 먹지 않는 편이라 아기가 그나마 과일을 잘 먹을때는 신기한 생각마저 들었다. 가장 좋은 것은 음식을 골고루 먹고 음식 안에서 영양분을 섭취하는 것이라지만, 실천이 가장 어렵고, 게다가 그렇게 골고루 먹는 사람조차 비타민, 미네랄 등을 완벽하게 섭취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특히 아이들의 두뇌 개발을 위한 비타민은 저자 생각으로는 거의 최대치를 먹어야 월등한 성장이 있다는 말을 언급하고 있었다. 즉 종합 비타민을 꼭 복용하라는 말이었다. 약과 참 친근한 직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부터도 비타민이나 영양제를 잘 챙기지 않는 편이었고, 치료 위주의 약만 생각해왔다. 그래서 아이들 열심히 비타민 챙겨먹이는 사람들을 보면서 꼭 그럴 필요가 있을까 싶었는데, 이 책을 보니 조금 생각이 달라진다.
아직 네살 밖에 안된 아기라 비타민을 먹이기가 좀 조심스러운데, 한참 두뇌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시기라고 강조되어 있으니 오메가 3가 풍부한 등푸른 생선이라도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먹여야겠다. 생선도 무척이나 가려 먹여서 갈치나 가끔 먹였던 것 같은데 지난 제주도 여행에서 처음 먹여본 등푸른 생선인 고등어 구이도 제법 잘 먹었고, 이제 골고루 먹일때가 되어서인지 다행히 알러지 반응 등의 이상반응도 나타나질 않았다. 엄마입에도 고소하고 맛있던 고등어 요리 자주 해줘야겠단 뒤늦은 후회가 든다. 언제나 한발 늦은 엄마.
수은이 다량 농축될 수 밖에 없는 연어와 참치는 참으로 딜레마에 빠질 어류였다. 상당히 많은 오메가 3를 섭취하게 도와주는 어종이면서도 수은 농축률이 무척 높아서 먹여야 할지 고민만하고 있던 처지, 여태 단 한번도 먹인 적이 없었다. 꽤 많은 아이 요리책에서는 벌써들 먹인다 되어 있었는데 수은을 생각하면 망설여지고, 아이의 건강을 생각하면 먹여야 하나 싶고.. 이 책에서도 나의 고민을 반영하는 내용이 나와 있었다. 참치는 수은 함량이 높은 경향이 있으므로 격주에 한 번으로 섭취횟수를 제한하는 것이 좋다.(통조림으로 된 것은 오메가 3 지방의 함량이 훨씬 적기 때문에 통조림이 아닌 것을 먹어야 한다.) 또 연어는 자연산이나 유기농 사료로 키운 것을 고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52p
아이의 두뇌 개발이라는 측면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종합적인 건강을 고려한 먹거리 이야기가 소개되어 많은 부모들이 꼭 한번 참고할만한 책이 아니었나 싶었다. 주요 영양소와 비타민 , 미네랄 등의 효과와 많이 들어 있는 식품군, 올바른 섭취 등이 소개되고, 각종 아이들 건강상의 문제인 비만, 음식 알러지,감기, 피부 장애, 수면 장애, ADHD, 자폐 등의 문제도 음식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함을 소개하였다.
영국 저자의 책이라 식단의 음식이 서양식인 점이 다소 아쉬웠지만, 기본적인 섭취 음식이나 조리법(튀기는 것을 지양하는등) 등을 참고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아는 내용도 많았고, 새로이 배울 점 역시 많았다. 종합 비타민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이 바뀐 시각이었고, 아이들이 갖고 있는 각종 문제점들을 치료제가 아닌 먹거리와 영양제 등으로 고쳐나갈 수 있다는 점은 주의깊게 다시 읽어볼 필요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