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육아 이야기 : 생활편, 질병편 - 전2권
모우리 다네키.아마다 마코토 지음, 김순희.박정원 옮김, 조애경 감수 / 꿈소담이 / 2011년 5월
절판


가슴을 졸이며 임신 10개월을 보내고, 아이 출산 후 내 아이를 품안에 안았다는 놀라운 경험을 한지 벌써 몇년이 지나, 지금 그 아이가 35개월이 되었다. 비슷한 또래 아기를 둔 친구들 중에는 그 아래로 동생 하나씩을 더 낳거나 심지어 우리 아이보다 어린 아이를 둔 친구들조차 더 동생을 본 경우도 있다. 한국나이로는 네살이니 가능한 일이리라. 둘째를 낳을까 말까 고민중이긴 한데, 아들이 "동생 결사 반대"를 말로 행동으로 표출하고 있어서 심히 걱정 중이긴 하다.

임신 기간에도 임신 관련 책을 끼고 살았고, 추가로 모르는 것들은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검색하고 많은 정보를 접하려 노력을 했다. 아이 출산 후에도 모유 수유와 잠재우기 등의 고민이 이어지고, 이유식 시작 후에는 이유식 관련 문제, 또 아이가 아플새라 조바심내며 항상 육아서를 끼고 살았던게 돌, 두 돌 때까지의 내 모습이었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고 나니 아이 먹거리에도 다소 융통성이 생기고 육아대백과, 삐뽀삐뽀 119로부터도 어느 정도 자유로워졌지만 여전히 궁금증이 생기면 병원보다 책을 먼저 찾게 되기는 하다.


이 책은 신세대 엄마들을 위한 일본 최고의 육아 베스트셀러라는 타이틀로 소개된 책이다.

소아과 의사 40년 경력의 와하하 선생님의 질병편과 소아과 의사 50년 경력의 너구리 선생님의 생활편의 두권으로 나뉘어 있고, 오랫동안 현직에 몸담은 선생님들의 살가운 조언이 가득해서 읽는 내내 그 꼼꼼함과 다정다감한 말투에 놀라워했다. 아직 만 세돌이 되지 않은 우리 아기도 앞으로도 한동안 참고할 사항이 많은 책이기도 했고, 둘째를 갖게 된다면 임신이후로 꾸준히 지속적인 도움을 받게 될 책이 아닌가 싶다.


두 권 다 600페이지 안팎의 두꺼운 백과사전이었기에 두 권의 육아이야기를 앞에 두고 든든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재미로 읽는 책이라기보다는 아기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담고 있는 책인지라 두꺼워도 큰 부담이 되질 않고 찾아볼 거리가 다양하다는 생각에 더욱 든든한 믿음이 생기는 것이었다.


우리 아기의 경우에는 모유 수유 기간이 좀 길었던 편이다. 끊어야지 하면서도 아기 울릴 걱정이 앞서서 (워낙 잠이 없던 아기라 늦도록 밤중수유도 떼질 않았고, 젖을 물려서라도 잠들기만 해준다면 고마울 따름이었다.) 쉽게 도전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꿈에도 그려본적 없는 행복한 일이 일어났다. 수유기간이 너무 길어져 도저히 떨어지지 않을 것 같았던 모유 수유를 엉겁결에 떼게 된 것. 아이가 낮에 찾지 않고 밤에도 피곤해서 스르르 잠드는 일이 생기자 며칠 동안 먹이지 않았고 그런 일이 반복되자 아이도 나중에는 심하게 보채거나 찾는 일이 드물었다. 며칠을 심하게 울려야만 뗄수있다는 것을 이렇게 쉽게 떼다니 믿기지 않았다. 책에서도 나온다. 엄마가 힘들지 않고 아이도 좋아한다면 굳이 뗄 필요가 없다고 말이다.


또 돌 무렵에도 빨지 않던 손가락을 요즘 들어 빨고 있어서 하지 말라고 몇번씩 주의를 주곤 했는데, 마침 6개월 먼저 태어난 친구네 딸도 어릴 적에도 안 빨던 손가락을 요즘 빨아서 고민이라고 했다. 손가락을 빨아서 치열이 나빠진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설명도 나와 있었다. 다만 하루 종일 빠는 습관은 건강에도 좋지 않으니 바로잡을 수 있게 다른 놀이로 유도해보라는 것. 자연스러운 육아, 스트레스 없는 육아를 선호하는 내게는 할아버지 선생님들의 편안한 조언이 딱 부러지게 끊어 말하는 설명에 비해 훨씬 완곡하고 행복하게 들렸다.


예전 직장 선배님이 두 딸이 크룹으로 고생한다는 이야길 들려준 적이 있었는데 다행히 우리 아기는 그런 문제는 없었다. 하도 아이들이 잔병치레가 많아서 사소한 감기도 쉽게 폐렴으로 옮아간다고, 털털한 성격의 선배님이 집안도 먼지 한톨 없이 청소하고, 병원에 아이들 입원시키는 것은 다반사로 경험하면서 제발 신랑 건강한지 병력까지 확인하고 결혼하라고 후배들에게 하소연할 정도가 되었다. 그때 들었던 크룹도 책에 소개되어 있었다. 아이들 잔병치레로 엄마들 맘고생, 몸고생 하게 만드는 수많은 고민들, 아토피에서부터 다양한 모든 질환들이 꼼꼼히 찾아볼 수 있게 되어 참으로 유용했다. 선생님들이 장애아에 대한 편견을 갖지 않고 더욱 감싸안는 포용력을 갖춘 분들이라더니 장애아들의 종류와 증상, 육아 지식에 대한 부분도 상세히 소개되어 있었다.



다양한 부분을 막힘없이 찾아볼수있어 좋았던 책, 지금부터 앞으로 쭈욱 계속 유용하게 찾아볼 수 있는 책이라 더욱 든든한 책이다. 잘 보이는 곳에 꽂아두고 짬짬이 읽어보며 참고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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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진아 선생님의 행복한 놀이대화 - 아이와 부모가 함께 성장하는 5가지 감정코칭 로드맵
상진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8월
품절






아이들은 십대가 되면 행동발달상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고 부모와 보내는 시간은 줄어드는데,

어렸을때부터 부모와 함께 노는 것이 습관화된 아이들은 자라면서도 부모와 꾸준히 대화하게 된다.

이와 같이 놀이는 아이가 정서적으로 건강한 성인으로 자라기 위해 꼭 필요한 아이의 미래에 대한 '투자'다.

40p






아이와 재미나게 놀아준다는 것, 대단한 것은 아닐텐데도 사실 그게 참 어렵게만 느껴진다. 내가 어떤 모습으로 놀아주고 있는지 되돌아보기 전에 우선 이모,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 등 다른 가족들이 놀아주는 모습을 보면 나는 책 읽어주는 것 외에는 그리 재미나게 놀아준 적이 (음, 가끔 몸놀이 몇가지 하고) 없는 것만 같다. 지금은 막 놀아달라 조르는 어린 유아기의 우리 아이가 이제 곧 십대 반항기가 되면 엄마가 이야기하자고 해도 외면할 시기가 올텐데..지금부터 잘 해야할텐데 하는 두려움이 엄습하기 시작한다.


이 책에서는 한국 부모들의 좋은 부모 되기 컴플렉스에 대해 먼저 걱정을 해준다. 부모들조차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하고 억압만 하고 살아왔는데 거기에 아이에게는 좋은 부모가 되어야겠다는 스트레스가 작용해 더욱 육아를 어렵게 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었다. 아이비리그에서 아동심리 상담 전문가로 활동중인 상진아 선생님의 상담 사례를 통해 두려움, 화, 걱정, 슬픔, 사랑 다섯 가지 상황에 맞게 아이의 고민을 들어주고, 문제를 놀이로 풀어내는 방법이 책 속에 담겨 있었다. 각각의 사례 전에 부모의 사례가 먼저 소개되어 있어서 부모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다스리는 법을 배우게 한 후 그 다음에 유아서부터 학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아이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방법이 잘 나와 있어 읽는내내 몰두할 수 있었다.


개중에는 상상하기도 힘든 성폭력의 문제도 있었고, (미국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요즘은 빈번히 일어나는 문제라 하니 어린 아기를 둔 엄마로써도 걱정이 되었다.) 갑자기 주체할 수 없이 화를 내는 아이들을 코칭하는 방법 등 부모로써 육아를 하며 고민하게 될 많은 문제점들을 놀이로 해결할 수 있어 좋은 점이 많이 보였다.



아이가 많은 아이스크림을 먹으려 할때나 씻지 않은 손을 자꾸 입안에 넣고 빨려고 할때 흔히 내가 하는 말이 "자꾸 그러면 병원에 가서 주사 맞아야 해. 이만한 왕 주사 맞을거야?" 하고 쉽게 겁을 주곤 했다. 한두번은 그게 먹혔지만, 항상 그렇게 통하는 것도 아니었는데 참 안좋은 언어 습관 같으면서도 잘 고쳐지지가 않았다. 이런 잘못된 위협은 병원을 무서워하도록 만들어 아이의 두려움만 더욱 키워줄 뿐이다. 병원에 갈일이 있을때는 미리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서 적절한 설명을 해주는 것이 좋다. 아플때는 병원에 가서 의사 선생님에게 진찰받아야 하는데 이건 빨리 낫기 위해서일뿐, 병원은 무서운 곳이 아니라 건강을 되찾아 주는 고마운 곳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다. 82. 83p 저자는 미리하기 놀이를 통해 병원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도록 조언해주고 있었다.



또한 아이가 화가 났을때 달래다 안 달래지면 나또한 언성이 높아지면서 짜증을 내곤 했는데, 아이를 훈육할때는 해서는 안되는 행동을 지적하는 것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그 대신 할 수 있는 적절한 대처법도 알려주어야 문제 행동을 고칠 수 있다. 141p 라 되어 있었다. 그러고보니 난 책속 아빠처럼 같이 화를 내고 있는 엄마였다. 아이가 화가 났을때 화난다는 말을 해도 괜찮다는 것, 다만 그 대신 소리지르는 것은 안돼 식으로 해서는 안될 행동, 그리고 어떻게 하는 것은 괜찮아. 이렇게 아이가 대처할 수 있는 법을 알려주어야하는데 같이 화를 내고 있으니 아이도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으리라.



때로는 나의 훈육법이 앞뒤가 맞지 않을때도 많았다. 저자의 많은 상담 사례 등을 살펴보면서 약간은 장난처럼 느껴지는 이런 방법이 과연 효과가 있을까 싶었지만 경험에서 우러나온 방법들이었으니 실제 검증된 방법인지라 따라해봄직할 것이다. 화를 표출하는 제스처로 침묵의 비명, 거북이 목 테크닉, 머리에 손가락으로 뿔난 모양 만들기 등은 아이가 할 것을 생각만해도 귀엽고 웃음이 날 것 같았다. 그래도 실제로 울며 뗑깡 피우는 것보다 얼마나 건설적일 것인가? 오늘도 아이에게 "울지말고 말하렴"이라는 동화책을 읽어주면서 울지말고 이렇게 말로 하는 거야. 알려주었는데, 다음에는 이렇게 화가 날때는 이런 제스처를 해보라고 일러줘야겠다.



나 또한 어릴 적에 참을 수 없을 만큼 속상하고 화가 날때 바닥에 앉아 다리를 비비며 울음을 터뜨리곤 했는데 막상 아이가 그렇게 떼를 쓰면 달래는 부모님도 참 힘들었겠다, 사실 그렇게 달래주셔도화가 끝까지 풀리지 않았으니 지금 생각해봐도 화를 제대로 내고 푸는 방법을 나부터도 잘 몰랐던 것 같다. 책에서는 아이의 화 뿐 아니라 부모의 화 다스리는 법도 잘 나와 있어서 부부 싸움이 미연에 방지되는 사례 등까지 소개되어 있었다. 사실 되돌아보면 별개 아닌데 곱씹어 보면 속상한 일들, 다시생각해보면 굳이 싸울것까지는 아니었던 일들이 태반 아니던가? 아이 육아를 통해 어른들까지도 많은 것을 생각케 하는 고마운 책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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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뛴다 라틴아메리카 - 꿈꾸는 청춘 11명의 스페인.중남미 모험기
에스빠뇰 엔 신촌 지음 / 하이브리드(동아시아) / 2011년 7월
절판


여행지에서 또다른 여행서를 읽는 것은 꽤나 재미난 경험이다. 소설도 재미나지만, 여행 에세이는 여행지에서의 설레임을 배가시켜주는 것 같아 여행을 떠날때 새로운 여행 에세이 한 두권 갖고 가는 것을 잊지 않는다. 이번 여행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몸은 제주도에 있지만, 마음은 라틴 아메리카로 떠날 수 있는 <심장이 뛴다 라틴 아메리카> 한권을 소설 책과 함께 가져갔다.



아기와 동생이 잠든 시간, 혼자서 스탠드 불을 밝히고 책을 읽는 재미도 쏠쏠했고, 달리는 차안에서 잠깐씩 읽는 재미도 좋았다. 아기가 있어 늘상 꺼내들 수 있는 책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아주 잠깐씩 그렇게 나는 여행 속 또다른 여행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저자가 에스빠놀 엔 신촌이라 처음에는 참으로 낯설었다. 음, 스페인어 같은데 웬 신촌?

스페인어 스터디 모임이름이 바로 에스빠뇰 엔 신촌이란다. 모임의 11명의 멤버의 여행에세이가 담겨 있는 이 책은 그래서 모임명이 저자의 이름을 대변하고 있었다


스페인어라.. 한번도 배워 본적이 없었는데, 외국 여행을 나가다보면 영어 못지 않게 스페인어의 필요성을 느낀다는 이야기는 많이 접했다. 늘상 꿈꾸기만 하는 여행이라, 유럽, 미국 등 영어권 나라도 제대로 가보질 않아 라틴 아메리카까지는 너무 먼 꿈으로만 생각했는데 한명을 제외한 남은 멤버가 전부 20대이고, 그들이 스페인어를 배우며 새로운 나라에서 몸을 부딪히고 느끼고 온 이야기는 참으로 흥미로웠다. 사실 라틴 아메리카의 여러 곳을 여행하고 온 사람들은 그 곳의 매력에 푹 빠져 새로이 스페인어를 공부하게 된다라는 이야기는 여러 에세이에서 접한 기억이 난다.



지금은 미국에 있을 친구 하나가 직장에서 워낙 두루두루 해외 연수를 많이 다니는 곳이어서 라틴 아메리카도 다녀온 경험을 소개해서 부러워했던 기억이 나는데, 가까운 곳이니 어쩌면 지금도 수시로 넘나들고 있지는 않을까. 너무 오랫동안 연락을 못해 궁금한 마음만 가득해졌다.

라틴 아메리카, 여행지로서 참으로 멀게만 느껴지는 곳이었는데 많은 여행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걸보면 두려우면서도 가보고 싶은 곳인, 매력이 가득한 곳임에는 틀림이 없나보다.


코스타리카를 처음 여행한 나쵸라는 젊은 남성의 이야기가 사실 가장 인상깊었는데, 나 또한 겁이 많은 편이어서 평이 무서운 곳들을 스스로 여행한다는것에 엄청난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결혼 전 여행할 기회도 많이 놓치고, 안전한 곳, 혹은 패키지 관광 등으로 무조건 안전만 생각하며 여행의 가능성을 확 줄여버렸던게 지금은 무척 아쉽다. 나쵸, 그는 두려움으로 시작한 코스타리카에서 그가 만나고 싶었던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의 모습을 발견했다.

"나쵸! 너 정말 운이 좋구나. 하하. 코스타리카를 좋아해줘서 고마워. 그리고 그런 네 모습을 보니 기쁘다. 네 여행은 누군가 미리 계획해 놓은 것 같아." 60p 택시기사 로이와 쉽게 친해져 이야기를 나눴던 것처럼 그에게는 정말 천운이 따른 것인지 여행내내 행복함이 가득해보여 나까지 들뜨게 만들어주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정감이 가득했고, 심지어 여행사 직원마저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천연 온천까지 귀뜸해줄 정도였으니 여행지에서 만나는 사나운 인심 등에 두려움 가득 했던 내게도 미소를 머금게하는 즐거운 여행길이었다.



체 게바라로 유명한 쿠바의 이야기도 인상깊었는데, 수많은 논란이 되었던 무료 의료 서비스부터 여행객과 현지인의 화폐 단위가 다르다는 것, 사회주의 국가로 많은 발전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혁명 후에도 여전히 건재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등도 인상 깊었다.



아이 엄마다 보니, 1살 아기를 좋아해 아기 가족과 함께 멋진 한국 삼촌으로 지내다 온 세비야의 다비드 군 이야기도 마음에 들었다. 스페인 축구를 너무너무 좋아해 스페인어를 열정적으로 공부하고, 학원에서 더이상 올라갈 단계가 없어 스페인에 가서 공부를 하겠다 마음먹은 것도 그의 성실한 근성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었다. 결혼 전 아기를 좋아하는건 대부분 젊은 여성들의 성향이려니 했는데 다비드 군 참으로 따뜻한 성격의 소유자구나 싶었다.


11명의 젊은이들은 직업도, 성격도 그리고 글을 풀어내는 방식도 각각 다르다. 스페인어의 스 자도 모르는 나로써는 젊은 그들이 취업을 눈앞에 두고, 혹은 학교 휴학까지 불사해가면서 환불안되는 항공권을 끊어 해외로 발을 디딛은 그 용기가 부럽기만 했다. 외국에서 꽤 오랜 삶을 나가 산다는게 참 쉬운 일이 아닐텐데.. 외국어에 대한 욕심만 가득하고, 노력은 하지 않는 나의 한계가 여실히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스페인어를 사랑하고, 라틴의 열정과 사람들의 순수함을 사랑한 이들, 에스빠뇰 엔 신촌의 이 책, 멋진 라틴 아메리카를 꿈꾸게 만든 그런 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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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간식]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최고의 간식 - 감자.고구마.단호박
안세경 지음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11년 6월
품절


그냥 쪄먹어도 맛있지만, 다양한 요리 재료로 변신이 가능한 건강한 자연 식품, 감자, 고구마, 단호박.

이 책에서는 이 세가지 재료들로만 만든 여러 레시피를 소개하는 이색적인 간식 책으로 엮여져있다. 저자인 안세경님이 미국의 카페에서 일을 할 때 하루 14시간 이상 꼬박 주방에서 일을 하다보니 너무 지쳐 집에 돌아오면 패스트푸드로만 떼우다가 건강에 적신호가 켜져서 결국 저장기간도 길고 밥도 대신할 수 있는 감자, 고구마, 단호박으로 다양한 메뉴를 개발해 요리해먹다보니 5년간 함께 한 다양한 레시피로 이렇게 책까지 내게 되었다 한다.



어머님께서 감자, 고구마를 좋아하셔서 제철이 되면 박스로 사다주시곤 하셔서 어떤 요리를 해먹어야 하나 따로 묘안이 떠오르지 않는 나는 좀 막막할때가 많았다. 간식 하면 주로 쪄먹거나 튀겨먹는 것만 생각났고, 아니면 감자, 고구마 등을 넣어 볶거나 조림 등에 이용하는 한국식 반찬 몇가지만 생각났는데 그걸로는 수많은 감자 고구마를 다 활용할 수가 없어 싹이 나진 않을지 늘 걱정이었다.


34개월의 아기가 달콤한 찐 고구마를 좋아하고, 엄마가 패스트푸드를 사먹으면 (아기 앞에서는 자제해야하는데 가끔 그럴때가 있다.) 감자칩에 욕심을 내곤 해서.. 절대로 안 먹이리라 굳게 다짐했다가도 아주 가끔 감자칩을 손에 쥐어주곤 했는데..집에서는 그냥 썰어서 튀기면 되는 감자칩이건만 패스트푸드점에서는 뭐가 더 들어있을지 몰라 찜찜하던 요리였다. 아이가 먹고 싶어한다면 집에서 튀겨주리라. 하는 각오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표지에 소담스럽게 담긴 감자칩의 사진처럼 정말 맛깔나는 감자칩 레시피가 나와 있었다. 정말로 아무것도 안 넣고 예쁘게 썰어서 튀기면 끝, 어른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칠리 마요 소스와 파인애플 마요 소스가 곁들여지면 어른들까지 행복한 그런 메뉴가 될 것 같았다. 패스트푸드점에서처럼 케첩 하나만 딸랑 곁들여도 좋겠지만 말이다. 수제 햄버거 집 등에서 제법 비싸게 값을 받던 그런 감자칩도 생각났고, 아뭏든 책 속 요리 하나하나가 정성이 깃들여 있어 더욱 기대되는 메뉴였지만, 감자, 고구마, 단호박이 이렇게 다양하게 변신하고 활용될 수 있다는게 놀랍기도 했다. 하기사 5년간 먹는 주 메뉴가 되려면 정말 질리지 않도록 화려한 변신이 필요했으리라.


난 토마토 절대 안먹어에 나오는 롤라가 감자 으깬 것도 안먹겠다고 으름장을 먹는 대목이 나온다. 아이들 그림책으로는 베스트셀러라 엄마들도 많이 알고 있는 내용일텐데 오빠인 찰리가 백두산에서 떠온 구름 보푸라기라고 하자 롤라가 냉큼 먹는 장면이 생각났다. 매시드 포테이토, 샐러드 바나 레스토랑 등에서 곁들이 음식으로 흔히 나오던 그 메뉴도 생각났고 익숙한 이런 메뉴들과 더불어 새로운 메뉴들까지 다양한 간식이 깊은 밤 내 입맛을 자극하고 있었다. 롤라도 아마 매시드포테이토 말고 감자로 명란 감자 피자를 만들어주고 치즈 감자 수프, 감자 새우 크로켓 등을 만들어주었으면 구름 보푸라기로 유혹하지 않아도 다양하게 먹일 수 있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말로는 간식이지만, 가벼운 메뉴, 든든한 메뉴, 그리고 시판 인기 메뉴를 따라한 카피캣, 안세경 셰프의 간식이야기까지 각 재료별 레시피가 골고루 소개되어 있어서 원하는 입맛대로 찾아 해먹을 수 있는 다양함은 기본이었다. 고구마로 아이스크림까지 만들어내고, 단호박으로 달콤한 간식 외에도 속 안을 파내어 화려한 메뉴로 둔갑시키는 재주 등은 (사실 단호박 해물떡찜은 몇년전 호프집부터 일반 가정에 이르기까지 대 히트를 한 베스트셀러 메뉴기도 했다.) 최고의 간식에서도 빠지지 않는 메뉴로 자리잡고 있었다.




몇몇 메뉴의 경우에는 쿠킹 카드로 다시 보기좋게 프린트되어 책의 맨 뒤에 추가되어 있었다. 요리책의 성격상 펼쳐놓고 요리하기가 사실 좀 부담스러우니 작은 요리카드 하나 꺼내어 냉장고에 붙여두고 쉽게 꺼내어 요리할 수 있도록 팁처럼 되어 있달까? 전 메뉴를 그렇게 만들지는 않았지만 단지 몇장의 카드라도 작은 배려를 해준것이 고마웠다.



아이를 위한 간식, 어른들을 위한 건강식으로 천연 재료로 만든 간식을 만들어먹을 수 있는 책.

고구마로 핫도그도 만들고 단호박으로 푸딩, 팥빙수까지 도전하게 하는 책, 최고의 간식으로 아이와 어른 입맛까지 골고루 사로잡을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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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북유럽 인테리어]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처음 만나는 북유럽 인테리어
오렌지페이지 출판편집부 엮음, 정연희 옮김 / 아우름(Aurum) / 2011년 6월
품절


결혼 전에는 인테리어 잡지에 제법 관심도 많았고, 나도 이렇게 꾸며놓고 살고 싶다는 바램을 늘 간직하고 있었다. 어릴적 나만의 방이 없을 때부터 말이다. 예쁜 벽지로 도배되고 침대가 있는 나만의 예쁜 방, 여동생이 있어 항상 방을 같이 쓰다보니 어릴 적 좁은 방에서 침대를 놓고 살기란 어려운 일이었고, 서울에서 자취를 할 적에는 자취 살림에 무슨 침대람? 하면서 그냥 되는대로 실용적으로 살자라는 주의가 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하고 나면 못 다 이룬 인테리어의 꿈을 이루고 살아야지 했는데, 웬 걸. 결혼 준비하면서 집을 리모델링하는데 벽지 고르고 가구 고르고 하는데 하나하나 눈에 드는 제품으로 고른다는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관심이 있어도 어떻게 할 줄을 모르기도 했거니와 당시에 직장일로도 무척 쫓기던 때라 인테리어 업자를 쫓아다니면서 많은 연구를 하고 독촉할 그런 시간도 없었다. 그러다보니 뭐든 그냥 무난무난한, 그리고 가구는 때아닌 앤틱으로 신혼 살림에 웬 중후한 느낌의 가구를 들이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흰색은 딱 싫다라 말하는 신랑 앞이었기에 그래, 그럼 앤틱으로 가지 뭐 하고 마음 먹었던 듯.

그리고 결혼해 살고 보니 사실 인테리어를 대단하게 꾸미고 산다는게 참 쉬운 일이 아님을 새삼 깨닫는다. 결혼 후 제법 시간도 많았지만, 이미 완성된 인테리어를 뜯어고칠수도 없고 (당시 내 머릿속 생각으로 인테리어란 업자가 한번에 해주는 리모델링이다란 생각이 강했다. 레테 등의 diy카페를 이용해 스스로 직접 리모델링하는 사람들의 정성을 생각하면 정말 대단하다는 찬사밖에 안 나왔다.) 하면서 시간만 보내다보니 어느 덧 아기가 생기고, 아기의 성장과 더불어 하나둘 아이 장난감, 가구 등의 분량 큰 짐들이 늘어나다보니 우리만의 멋드러진 인테리어란 어디론가 쏙 들어가버린 그런 상상이 되고 말았다.


이 책은 오랜만에 묻혀있던 인테리어에 대한 내 소망을 살짝 건드려준 그런 책이 되었다. 예전에는 따로 책을 찾아보기 보다 은행이나 미용실 등에서 만난 잡지 속 예쁜 집 인테리어에 만족하곤 했는데, 일본이나 다른 여러 나라에서 열광하고있는 북유럽 인테리어 스타일을 따로 모아, 그것도 전시용이 아닌 실제 살고 있는 사람들의 거주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니 하나하나 듣는 재미, 보는 재미가 쏠쏠한 그런 책이 되었다.


얼마전 읽은 안나리사의 가족 이라는책에서 역시 북유럽 출신의 아내인 안나 리사가 워낙 재활용과 오래된 것을 물려받아 쓰는 것을 좋아한다는 이야기에 참 알뜰한 사람들이구나 싶었는데,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한 북유럽에서는 대부분 그렇게 물려받은 것을 오래도록 사용하고, 고쳐 쓸수 있는 것은 리폼해서 쓰는 것이 전반적인 풍토로 깊게 자리잡았나보다. 책 속에서도 아주 자연스럽게 그런 삶이 뭍어나고 있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오래된 것은 낡고,못 쓰는 것으로 생각해 버리고 새로 사는 것에 너무 익숙해 있기는 했다. 오래 쓰고 싶어도 잘 망가지고 고쳐 쓰고 싶어도 또 다시 고장날까 두려워 새로 사게 되는 일상의 반복을 생각해보면 (아니면 정말 가구의 경우 몇십년 쓴게 지루해 큰 부서짐 없이도 바꾸고 싶은 욕구를 느끼게 되기도 한다. ) 대를 이어 물려받는 그들의 가구 사랑은 존경할만한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꾸며진 그들의 집이 하나도 낡았거나 구차해보이지 않고 참으로 멋스럽게 가꿔진 것을 보면 인테리어란 돈과 새 물건으로만 꾸며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과 정성이 담겨야 빛을 발하는 것이구나를 새삼 실감했다.


고물가의 일본 못지 않게 좁은 평수의 집에서 살고 있는 북유럽의 사람들, 그들의 좁지만 넓게 쓰는 인테리어 노하우서부터 아이가 태어나고부터 집을 넓히지 않고도 가구 배치를 바꿈으로써 아이의 공간과 작업 공간 모두를 공유하게 되는 노하우들까지 아이 엄마로써 관심있게 읽을 내용이 많았다. 특히 남자 아이 하나가 있어서 남자 형제의 귀엽게 꾸며진 방 같은 경우에는 패브릭서부터 장난감, 가구들까지 하나하나가 눈에 쏙쏙 들어왔다. 역시 자기 관심사가 가장 크게 보이나 보다.



조명, 패브릭, 물려받은 가구 등을 활용해 멋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북유럽인들의 삶, 그 속에서 우리에게 어울릴 멋드러진 하나하나의 인테리어를 발견해나가는 재미가 풍성한 그런 새로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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