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마리 올챙이
가코 사토시 글.그림, 정은지 옮김 / 내인생의책 / 2011년 7월
품절


101마리란 숫자는 참으로 많은 숫자지요. 어려서부터 흔하게 귀에 익은 101마리 달마시안이 먼저 떠오르는 제목인데, 이 책 저자의 나라인 일본에서는 이 책을 읽고 자란 엄마들이 다시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책이라고 해요. 우리나라에도 올챙이그림책이라고 전집이 20년가까이 되어 오랜 세월 사랑을 받고 있듯, 이 책도 그러한가 봅니다.



개구리 알에서 수많은 올챙이가 태어나는데, 사실 한명 두명씩 아기를 낳는 사람과 달리 개구리는 한번에 너무 많은 알을 낳으니 다 챙기기도 힘들겠다 사랑이 부족하지는 않을까 그렇게 짧게 생각했어요. 물론 실제 개구리 생활을 해보지 않아 모르겠지만, 이 책에서는 개구리 엄마의 마음으로 들어가 아름다운 동화 한편을 완성해내었답니다. 동물의 세계에서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은 단 하나의 자식이든 101마리의 자식이든 어느쪽이나 소홀할 수없음을 보여주는 책이었죠.

탱글탱글 토실토실한 아기 올챙이가 세상에 101마리나 태어났네요.

아기들이 태어나자마자 안아주세요 배고파요 쭈쭈주세요 각자 다른 목소리로 보채는데도 엄마는 웃는 얼굴로 아이들을 달래어 바깥 나들이를 나갑니다.



어느 책에선가 쌍둥이 이야기가 나왔어요. 두 명 키우기도 너무나 버거워하는 우리 인간 형제에 빗대어 동물 형제들은 쌍둥이 마릿수가 엄청난데도 다들 너무나 예쁘고 사랑스럽다는 그런이야기였죠. 엄마 개구리 눈에도 올챙이들은 그렇게 보입니다. 신기한 것은요. 원래 올챙이, 개구리 등의 양서류 등 미끈미끈한 동물을 무척이나 싫어했던 저 역시 엄마 개구리의 눈으로 올챙이들을 바라보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정말 그림책 속 올챙이들이 하나같이 탱글탱글 토실토실 사랑스러운 아가들로 보이네요. 한껏 빠져들게 하는 그런 책이었죠.



귀여운 노래를 부르며 엄마를 따라가는 올챙이 무리들. 실제 개구리와 올챙이의 육아는 어떻게 이뤄질지 자꾸만 궁금해지는 엄마입니다. 그래도 우리네 인간사에 빗댄 개구리네 육아 일기도 재미나기만 하네요. 형제 자매가 두 명 세 명만 되어도 다투고 조르고, 엄마를 쉴틈없이 만드는데 101마리면 오죽할까요. 우와, 상상할수도 없어요. 역시나 욘석들 잠시도 쉬지않고 엄마에게 종알종알 요구 사항을 말합니다.



엄마는 아이들을 능숙하게 달래며 아이들을 줄을 세워 마릿수를 세어보죠. 단 한마리라도 엄마에게는 천금같은 자식이니까요.

1,2,3,4...

11,12,13,14..

21,22,23,24......

51,52,53,54.......



81,82,83,84....아, 힘들어 (정말 그렇겠어요)

97,98,99,100!

어머, 백한번째가 없어!

도대체 어딜 간거니!



엄마는 단 한마리의 막내 올챙이를 찾기 위해 수소문을 하며 돌아다닙니다.

그러다 꼼짝못할 위험에 빠지게 되었어요.


제발 부탁이에요

우리 아이를 찾아서

무사히 집에 돌려보낼 수만 있다면 저는 어떻게 돼도 괜찮아요

잠시만 찾아보게 해주세요.



엄마의 절절한 마음이 느껴져 코끝이 찡해졌답니다.

무서운 포식자 앞에서 자식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은 아랑곳않는 숭고한 어머니의 모습이었으니까요.



아기 올챙이는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엄마 개구리는 얼마나 가슴아팠을까요.



자식에 대한 무한한 어머니의 사랑은 이루 말할수가 없는 것 같아요.

사실 오늘 아침에 슬픈 뉴스기사를 읽고 마음이 좋지 않았는데, 개구리와 올챙이 이야기, 그것도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야기를 읽고 나니 조금은 위안이 되는 것 같아요. 소말리아 난민들이 극심한 기아와 기근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이주를 하다가, 중간에 아이들이 죽게 되거나 위기가 닥치면 어느자식을 살릴지 선택을 해야한다는 것이었죠. 심지어 어떤 엄마는 죽은 아이를 묻을 땅조차 팔 수 없었다며 덤덤히 말했답니다. 살아있는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나의 힘을 써버릴 수가 없었다라면서요.



세상에 사랑은 여러가지 형태로 존재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읽어도 가슴이 아프더라구요. 너무나 소중한 생명들인데 그렇게 보내야 하는 엄마 심정은 어땠을까요. 세상 모든 아이들에게 건강한 축복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희망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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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스타 이모탈 시리즈 5
앨리슨 노엘 지음, 김은경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8월
절판


검은 표지에 화려한 꽃이 수놓였던 인상적인 표지의 에버모어, 꽤 두꺼웠던 그 책이 한권짜리 책이 아니라 6권 중 한권임을 알았을때 그 이후의 이야기가 몹시 궁금했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의 블루문과 섀도우랜드까지.. 3권까지 읽었는데, 모르는 사이 4권이 나왔고, 이제 5권이 신간으로 나왔다. 4권을 읽지 못해 책을 읽으며 약간의 기억의 갭이 발생했지만 그 앞권들과의 연계성으로 어느 정도 줄거리를 꿰맞출 수 있었다.



에버의 소중한 친구였지만, 드리나의 친구로, 로만의 애인으로 자꾸만 그녀를 괴롭히는 인물들 곁에 붙어 에버를 괴롭게 만들었던 헤이븐, 그녀는 결국 에버와 적대적인 관계에 놓이고 말았다. 게다가 3권에서 에버와 데이먼의 사랑을 방해했던 운명적인 인물 주드 또한 끊임없이 그들 사이에 존재하게 되었고 말이다.



첫 권 에버모어에서 워낙 빨리 이야기가 진행되어 드리나의 죽음까지 이르렀기에 아니, 이 이후의 이야기는 도대체 어떻게 진행되려고 하나? 독자로서 걱정도 되었지만 새로운 갈등과 좀더 복잡해지는 사건들은 이모탈 시리즈만의 특징을 더욱 부각시켜주는 재미를 만들어냈다. 기존 뱀파이어물과 확연히 다른 존재인 이모탈, 불사자.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이후로 600년 이상 세상을 살아온 데이먼은 혼자서 불사자가 되었지만 사랑하는 부모님을 잃었고, 또 사랑하는 천생연분 에버를 끊임없이 잃어야하는 가혹한 운명의 굴레에 처하기도 했다. 그 잔인한 굴레가 드디어 끊기나 싶었는데 같은 불사자가 되어 영원히 사랑만하며 살것같았던 에버와 데이먼 앞에 서로를 만질수도 사랑할수도없게 만드는 저주가 놓이기도 한다.



항상 뭔가가 데이먼과 내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항상 뭔가가 우리를 갈라놓았다.

항상 드리나가 날 죽이려했고, 로만이 날 속였으며, 주드가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지 간에 나를 방해했다. 항상 뭔가가 데이먼과 나의 궁극적인 행복을 가로막았다. 도대체 어떤 이유가 있는지 알고 싶었다.

우주는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무질서하지 않다.

모든 일에는 분명한 원인이 있다. 105p



600년동안 반복되어온 사랑, 한결같이 에버만을 바라온 데이먼이지만, 에버는 주드라는 또다른 연인의 환생과 더불어 모든 것이 혼란스러울 지경에 빠지는 일이 참으로 수두룩해진다. 사실 에버는 인간으로서는 10대의 어린 나이이기때문에 친구와의 갈등, 비밀 등에 민감하고 또 쉽게 반응하기도 한다. 그 일로 둘 사이에 몇번이나 위기가 찾아오기도 하고 말이다. 사랑하는 사람만을 아주 오랫동안 바라봐왔으나 그 사람의 믿음을 얻기 위해서는 계속 시련과 갈등을 극복해야한다는 것.



또 불사자 또한 죽음, 평범한 죽음이 아닌 영원히 아무것도 없는 암흑의 늪인 섀도우랜드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것, 그 모든 이야기들이 갑자기 머릿속에서 생생히 되살아나는 느낌이었다. 불사자가 되어 원하는 것을 언제든 손쉽게 얻을 수 있고 사랑하는 사람과 영원을 행복하게 살고 싶다라는 연인의 소망은 자꾸만 좌절되고 가로막혀진다. 그들 외에 또다른 불사자가 있고, 악의로 그들을 대하는 일부의 세력에 의해 자꾸만 농간질을 당하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친구였던 헤이븐의 놀라운 변신은 내 눈쌀까지 찌푸리게 만들정도였고 말이다. 과연 그들이 친구이긴 했나 싶을 정도의 악의.헤이븐과 에버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는 이야기가 바로 이번 편의 주된 골자였다.



손에 잡힐듯 잡히지 않는 행복, 안타까운 그 느낌은 책을 읽는 내내 계속 이어졌다. 두 연인은 마지막까지 그 행복의 끈을 찾는 것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





1.에버모어 http://melaney.blog.me/50078266294

2.블루문 http://melaney.blog.me/50090644834

3.섀도우랜드 http://melaney.blog.me/50100403415

4.다크플레임

5. 나이트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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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두뇌 만들기 1 - 내 안에 숨은 과학의 씨앗을 깨워라 아이세움 열린꿈터 8
다이앤 스완슨 지음, 윤소영 옮김, 박성은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7월
절판


깊이있게 과학 공부를 시작해야할 중1 시절, 1년동안 과학선생님이 거짓말 안 보태고 5번 정도 바뀌었던 경험이 있다. 임신중이던 과학 선생님이 출산하러 가신후 강사선생님 오실때까지 다른 반 선생님이 잠깐 땜빵해주시고, 또 강사선생님 오셨다가, 다시 또 선생님이 바뀌었다가 등등.. 선생님이 바뀐다는 것이 그렇게 크게 영향을 미칠줄은, 미처 몰랐다. 더욱 아쉬웠던 점은 일년이 아니라, 그 이후로도 쭈욱 과학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리고 말았으니 말이다. 물론 이는 핑계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어떤 상황에서든 내 자신이 과학에 대한 탐구 정신을 갖고 독학으로라도 열심히 공부했으면 좋았으련만, 좋아할까 말까 했던 과목이 계속 선생님이 바뀌면서 어수선한 상황이 되어버리자 더이상 흥미를 잃어버리고 말았던 것. 참으로 아이러니한것은 그이후로 좋아하지 않았던 과학이건만, 이과로 진학하고, 대학 전공 또한 과학을 유난히 더 깊이 파고 들어야하는 그런 학과에 진학해 대학 1~2학년 동안은 거의 기초과학만 전공과목으로 수강해야하는 괴로움(?)도 겪어야했다. 이왕 할 공부, 즐기며 하면 더 좋았을 것을 말이다

어려서부터 과학에 대한 흥미를 갖고 있었으면 좋으련만, 오빠에 비해 나는 과학에 유난히 더 관심이 적었다.

단 한번도 과학자가 꿈이었던 적도 없었고, 딱딱하고 어렵게만 느껴져 과학자를 희망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남자가 아닐까 하는 편견까지 쌓였다. 이제 내가 아이 엄마가 되고, 그것도 나와 성별이 다른 남자 아이 엄마가 되고 보니, 내가 좋아하지 않는 것이라도 아이가 좋아하면 같이 관심을 갖고 아이를 뒷받침해줄수있는 위치에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에서는 반드시 과학자가 되기 위해 과학 두뇌를 만들어야한다가 아니라 자기가 원하는 분야 어디에서든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안의 과학자를 꺼내어 개발시켜, 최고의 전문가로 우뚝 서게 되었다고 소개한다. 과학자 뿐 아니라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다양한 사람들의 어릴 적부터의 예를 들어 성공하기까지 그가 어떻게 노력을 기울였는지 그것이 과학적 두뇌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준다.



'질문하기'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모든 답이 또 다른 질문으로 이어진다는 것이지요. ..질문을 계속 이어 가다 보면 지식이 쌓여요. ...불쑥불쑥 떠오르는 모든 의문을 붙들고 관찰하고, 실험하고, 분석하고, 읽고, '그 분야를 잘 아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답을 찾는 거예요. 27p


말투 자체가 편안해서 읽는 사람에게 부담감을 덜어주고, 아이들 눈높이에서 친절히 설명해주기 위해 노력하는 "겸손한" 책의 느낌을 받았다.

에디슨, 뉴턴, 갈릴레이, 파스칼 등의 과학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위인들의 이야기 뿐 아니라 루이 암스트롱, 루이 브라유, 마이클 패러데이 등의 이야기도 언급되어 있어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얼마든지 우뚝 설 수 있었던 위인들의 모습에서 우리도 현재의 위치에서 좀더 노력하고 자신을 개발해야겠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책이 되고 있다.



특히나 루이 브라유의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세살 때 (거의 우리 아이 또래인 ) 아버지의 작업실에서 송곳으로 가죽에 구멍을 뚫려고 하다가 그만 힘 조절을 잘못해 송곳으로 눈을 찔러서, 한쪽눈이 감염이 되고, 다른 눈까지 퍼지고 말아서 양쪽 눈을 다 실명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너무나 비극적인 사실이었다. 그로 인해 그가 나중에 정말로 유용한 점자책을 만들게 되는 계기가 되기는 하지만, 건강하게 태어났다가 한순간의 사고로 양쪽눈을 실명하게 되다니, 어른들께서 아이 돌보기에 조심하고 또조심하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다시한번 되새기게 되는 순간이 아닐수없었다.



가난한 형편이라 학교에 가지 못했던 마이클 패러데이가 제본한 책들, 특히 과학 책들은 모두 읽고, 그 안의 실험법들은 따라해보기도 했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진정한 과학자라는 생각도 들었다. 평범한 가정의 아이들도 많지만 위인들 가운데서는 실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 (거리의 아이였던 루이 암스트롱도 마찬가지로) 자기 자신을 잃지 않고, 열심히 정진하여 한 분야의 전문가, 위인으로 우뚝 선 실례가 많이 언급되었다.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생각, 그리고 과학적 두뇌가 딱딱한 방법이 아닌 현실 속 가까운 것부터 하나하나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언급해주는 친절한 책, 아이들이 위인전 읽듯 편안히 읽으며 그 속에서 핵심을 쏙쏙 파악할 수 있도록 보기 좋은 나무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아이가 과학자가 될지 과학을 응용한 다른 분야의 전문가가 될지 아직은 모른다. 아직은 어린 아이이기에..다만 아이에게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꿈을 심어주고 싶다. 그런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양질의 서적을 많이 접하게 해주고 싶은데 아이들에게 가치있는 꿈을 갖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데 유익할 그런 책이었다 생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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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기억하지 못할 것들에 대하여 - 외할아버지의 손자 키우기
정석희 지음 / 황소자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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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아버지의 손자 키우기, 참으로 범상치 않은 책이다. 처음에는 할머니 없이 할아버지 혼자 아이들을 어떻게 키웠을까 걱정했는데, 걱정도 잠시 주 양육은 물론 외할머니가 도맡아 하시고, 외할아버지는 옆에서 돕는 역할이라 하셨지만, 그 넘치는 사랑만큼은 전혀 부족함이 없는 그런 내용이었다.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사실 우리 아버지 또한 첫 손주인 우리 아들을 너무나 예뻐하시고, 주양육자 못지않게 잘 돌봐주고 계셔서 아빠랑 같이 이 책을 읽으면 좋겠다 싶어 책을 집어들게 되었다.



하루도 안되서 뚝딱 다 읽으시고, 엄마와 이 책 이야기를 나누셨다 한다. 두분의 말씀을 직접 듣지는 못했지만, 책을 읽으며 부모님의 기분이 어떤 느낌이실지 충분히 알 것 만 같았다. 명목상으로는 내가 아이를 혼자 키우고 있다 하지만, 친정 집이 가까워 거의 매일 아기를 업고, 친정에 가다시피 했었다. 책 속 저자분처럼 우리 아빠도 정년 퇴직을 하셨기에 (아기가 태어나고 얼마 안되어) 집에 계실 시간이 많아 아빠와 내가 아이를 같이 볼 시간이 많았다. 나보다도 더 아이를 더 잘 봐주실 정도였는데도 7개월 정도에는 할머니, 엄마 품도 아닌 할아버지의 품 안에서만 아주 잠깐 눈을 붙이고 할아버지와만 눈을 맞추던 우리 아들이.. 좀더 클수록 할머니 어부바를 더 좋아하게 되고, 엄마를 더 찾기 시작했다. 자꾸 할아버지 보고 할머니, 엄마보다는 싫다는 내색을 하니, 우리 아이 보는 낙으로 하루하루가 가장 재미나다는 할아버지께서 얼마나 낙심하셨는지 모른다.



그러지 말라고 할아버지 뽀뽀해드리자고 해도, 아무래도 할아버지는 엄격하게 "수도 놀이하면 안된다. 깨끗이 정리해야지" 등의 말씀으로 지적을 하시는데 반해 할머니는 의견을 많이 들어주시는 편이고, 엄마는 24시간 껌딱지다 보니.. 할아버지 인기가 갈수록 떨어졌나보다. 그래서 예전엔 할아버지가 최고였는데..하시면서 과거의 아기 모습을 그리워하시는 모습에 코끝까지 찡해지고 말았다.



책 속 저자분도 정말 대단하시다.

갓난 아이 하나 돌보기도 힘든데 50일 차이의 두 외손자를 동시에 도맡아 보기로 하신 것이다. 작은 딸, 큰 딸, 모두 바빠 어느 한쪽만 봐줄 상황이 아니었다. 외할머니 또한 절대로 손자는 안 보겠다 말씀하셨다는데 막상 아이들이 태어나니 집안 전체가 어린이집 모드로 바뀌어 돌아가기 시작했다 한다. 게다가 두 분의 대처 자세 또한 정말 대단하시었다. 나이가 드니 아무래도 건강이 안좋아질 수밖에 없는데, 건강해야 아기를 볼수있다는 각오로 예전에 안 챙기던 영양제와 각종 몸보신 음식 등까지 꾸준히 섭렵하면서 아이 돌보기에 최선을 다했다는 것. 아기들이 진짜 어린이집에 가기전까지 거의 만 3년반이 넘는 시간을 집에서 돌보셨다니 정말 대단하신 부모님들이 아닐수없었다.



얼마나 힘든데..

자식 키우기도 힘들지만, 손주 키우는 것은 잘 키워도 보통, 못 키우면 (혹시나 다치거나 하면) 자식들 눈치 보여 더 힘들다는 그 손주 양육을 너무나 최선을 다해 해내신 모습. 사실 나 또한 거의 친정에 기대어 아기를 키우고 있다시피 해서 늘 민폐육아라며 죄송해하는 상황이기에..딸들의 죄송스러운 심정을 백분 이해할 수 있었다.



늘 퍼주고도 더 퍼주시려 하시는 부모님의 사랑. 엄마는 늘 가까이해 그 사랑을 실감했지만 무뚝뚝하셨던 아버지께서 100일전 아기 똥 기저귀를 직접 손빨래하시는 모습에 너무 놀랐던 것을 생각해보면.. 땅바닥에 등만 대도 바로 자지러지게 울며 깼던 아기를 재우시기 위해 몇시간이나 부동 자세로 아기를 안고 재우셨던 것을 생각해보면.. 아기에 대한 사랑, 그 근원적인 할아버지의 깊은 사랑에 다시한번 감복할 수 밖에 없었다.



책 속 부모님을 보면서 우리 부모님을 보는 듯 했다.

아기 키우는 것이 이리 어려운데.. 난 너무 늘 기대어 살아왔구나.

너무나 죄송한 일이었구나. 책속 딸들처럼 부모님 건강도 제대로 못 챙겨드렸는데..앞으로 좀더 잘해야겠다. 마음먹게 된 책이었다.



세상 모든 아기를 키우는 사람들이 보면 아이들 크는 모습에 하나하나 웃고 공감하게 될 그런 책. 너무나 가슴이 따스해지는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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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실험왕 18 - 식물의 대결 내일은 실험왕 18
곰돌이 co. 지음, 홍종현 그림, 박완규.이창덕 감수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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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바빠, 집에 오면 거의 책 한권 펼치기 힘들다는 아이 아빠. 아주 가끔 만화책은 읽곤 하는데, 잠시 나갔다와보니, 책 한권을 아주 재미나게 읽고 있길래 뭔가 했더니 바로 이 책 내일은 실험왕이었다. 재미있냐니까 재미나단다. 비관론자처럼 꽤 혹평일색인지라 아이들 학습만화 재미없다 할줄 알았더니 재미나단다. 아이세움의 수많은 만화 시리즈 중에서도 이 책은 아직 어린 유아엄마라 학습만화에 둔감했던 나마저 귀에 익을 정도로 꽤 유명한 시리즈였다. 게다가 두툼하게 실험키트까지 같이 들어있어 직접 해볼 수 있는 재미까지 선사하는 멋진 책이기도 했다.

식물의 대결이라길래 제목만 보고서는 식물들끼리 대결하는 그 어떤 황당한 이야기가 펼쳐질까 했는데, 각 초등학교를 대표하는 실험반 아이들이 본선을 대비하기 전 과학캠프에 참여해 겪게 되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아이들이 만화를 좋아하는 것은 어른이 된 지금은 어릴 적을 되돌아봐도 이해하기 힘들 정도의 흥분상태였던 것 같다. 그땐 정말 만화로 된 것은 뭐든 다 재미있었다. 언젠가부터 만화보다 영화를 더 좋아하게 되었는지, 그게 의문스러울 정도로 말이다. 그렇게나 좋아했던 만화였기에 지금 우리 아이가 뽀로로, 코코몽 등의 만화에 열광하고 티브이에 나오는 만화들을 보면서 눈을 반짝이는것이 그리 낯설지만은 않다. 이 책도 엄마가 읽고 있으니 "엄마, 그게 뭐야?" 하면서 눈을 빛내며 다가와 (아이는 만화책을 처음 보았다. 만화라면 애니메이션만 봐왔기에 이렇게 그림과 글이 같이 있는 만화책-그림책과는 다른-을 보니 뭔가 좀 친근한 느낌이 들었나보다.) 벌써부터 관심을 갖는다. 사실 신랑도 어릴 적 한글을 깨치게 된 계기가 옆집 학습만화 전집을 읽기 위해서였다고 하니, 만화의 자발적인 교육효과는 생각보다 무척 큰 듯 하였다.


본격 대결 과학 실험 만화.

각 학교를 대표하는 똘똘한 아이들, 주인공인 범우주는 엉터리 고사성어를 마구 구사하는 등 뭔가 허점투성이긴하지만 그 점이 더욱 매력이다. 모자란듯한 매력, 완벽해보이는 에릭이나 강원소 등보다는 허술해보이는 범우주가 장난끼 가득하면서도 아이들에게는 더욱 친근한 캐릭터일 것이기에 극 중 재미를 더욱 높이는 효과를 한다. 영화배우보다 개그맨이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과 같은 이치랄까?


만화책을 보며 어릴 적 내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다. 과학 캠프까지는 아니더라도 여름방학 과학교실 같은것 (가제)에 참여를 해서 여러 다른 학교 아이들과 실험도 같이 하고, 며칠 같이 공부할 경험을 얻곤 했는데, 요즘처럼 영재 교육이 활성화된 시기는 아니어서 그런 활동이 체계적이고, 그 다음 학교 진학을 위해 경력처럼 쌓인다기 보다는 그저 학교에서 보내주는 대로 다녀오는 수동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곤 했다. 좀더 자발적인 것이었으면 더 재미났겠지만, 다른 학교 학생들과 만나 주입식 교육이 아닌 실험 그 자체를 즐기며 공부한다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기는 했다. 다만 내가 좀 숫기가 없어서 짧은 시간동안 낯선 친구들과 새로 사귀고 같이 실험하고 발표한다는 것이 많이 어색했을뿐.


책 속의 아이들은 경연대회까지 한다고 하니 더욱 진지하다. 각자가 열의에 불타올라 (정말 오래전이라 난 어땠던가? 잘 기억나지는 않는데 말이다.) 어떤 이는 심하게 적의를 갖고 있기도 하고, 캠프에 참여한 아이들은 서로 자연 속에서 마음이 많이 누그러져 경쟁의식보다는 서로 돕고 같이 즐기는 그런 캠프 생활을 하게 된다. 중간에 잠깐 위기 상황이 있었으나 그 상황 속에 진지하게 식물을 예로 들며 인간관계를 설명하는 강원소를 보며 사실 웃음이 많이 났다. 아니, 이렇게 진지한 상황 속에서 그런 예를 들다니.. 하지만 정말 과학 실험 만화 답구나. 너무 스토리에만 치중할 수는 없지 하는 생각까지도 말이다.



우리 어릴적의 억지스러운 그런 모험이야기보다는 좀더 현실에 가깝게 쓰이고 있는 요즘 책들,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좀더 와닿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다. 친구들의 모습을 책 속에서 만나며 캐릭터 하나하나마다 친구를 대입할 수도 있을 테고..교과서에서 만났으면 너무 딱딱했을 그런 이야기들을 캠프 만화에 녹여내 진지한 원소 모습과 더불어 하나하나 기억하거나, 퀴즈 대결에서 문제를 해결할때의 그 지식을 이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다보면 어느 덧 식물에 대한 다양한 과학원리가 쏙쏙 머릿속에 입력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같이 들어있는 강낭콩 키트, 화분과 거름까지 모두 받쳐줘있어서 정말 돌과 흙만 있으면 당장에라도 완성할 수 있는 작품이었는데, 아기는 당장 만들고 싶어했는데.. 마땅한 돌멩이와 흙을 구해오지못해 (흙이야 집에 있는 화분에서 조달할수있었겠지만..돌이 문제였다.) 멋진 완성사진을 못찍은게 아쉽다. 돌멩이 맹골맹골한 녀석으로 좀 몇개 주워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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