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두뇌 만들기 1 - 내 안에 숨은 과학의 씨앗을 깨워라 아이세움 열린꿈터 8
다이앤 스완슨 지음, 윤소영 옮김, 박성은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7월
절판


깊이있게 과학 공부를 시작해야할 중1 시절, 1년동안 과학선생님이 거짓말 안 보태고 5번 정도 바뀌었던 경험이 있다. 임신중이던 과학 선생님이 출산하러 가신후 강사선생님 오실때까지 다른 반 선생님이 잠깐 땜빵해주시고, 또 강사선생님 오셨다가, 다시 또 선생님이 바뀌었다가 등등.. 선생님이 바뀐다는 것이 그렇게 크게 영향을 미칠줄은, 미처 몰랐다. 더욱 아쉬웠던 점은 일년이 아니라, 그 이후로도 쭈욱 과학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리고 말았으니 말이다. 물론 이는 핑계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어떤 상황에서든 내 자신이 과학에 대한 탐구 정신을 갖고 독학으로라도 열심히 공부했으면 좋았으련만, 좋아할까 말까 했던 과목이 계속 선생님이 바뀌면서 어수선한 상황이 되어버리자 더이상 흥미를 잃어버리고 말았던 것. 참으로 아이러니한것은 그이후로 좋아하지 않았던 과학이건만, 이과로 진학하고, 대학 전공 또한 과학을 유난히 더 깊이 파고 들어야하는 그런 학과에 진학해 대학 1~2학년 동안은 거의 기초과학만 전공과목으로 수강해야하는 괴로움(?)도 겪어야했다. 이왕 할 공부, 즐기며 하면 더 좋았을 것을 말이다

어려서부터 과학에 대한 흥미를 갖고 있었으면 좋으련만, 오빠에 비해 나는 과학에 유난히 더 관심이 적었다.

단 한번도 과학자가 꿈이었던 적도 없었고, 딱딱하고 어렵게만 느껴져 과학자를 희망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남자가 아닐까 하는 편견까지 쌓였다. 이제 내가 아이 엄마가 되고, 그것도 나와 성별이 다른 남자 아이 엄마가 되고 보니, 내가 좋아하지 않는 것이라도 아이가 좋아하면 같이 관심을 갖고 아이를 뒷받침해줄수있는 위치에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에서는 반드시 과학자가 되기 위해 과학 두뇌를 만들어야한다가 아니라 자기가 원하는 분야 어디에서든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안의 과학자를 꺼내어 개발시켜, 최고의 전문가로 우뚝 서게 되었다고 소개한다. 과학자 뿐 아니라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다양한 사람들의 어릴 적부터의 예를 들어 성공하기까지 그가 어떻게 노력을 기울였는지 그것이 과학적 두뇌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준다.



'질문하기'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모든 답이 또 다른 질문으로 이어진다는 것이지요. ..질문을 계속 이어 가다 보면 지식이 쌓여요. ...불쑥불쑥 떠오르는 모든 의문을 붙들고 관찰하고, 실험하고, 분석하고, 읽고, '그 분야를 잘 아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답을 찾는 거예요. 27p


말투 자체가 편안해서 읽는 사람에게 부담감을 덜어주고, 아이들 눈높이에서 친절히 설명해주기 위해 노력하는 "겸손한" 책의 느낌을 받았다.

에디슨, 뉴턴, 갈릴레이, 파스칼 등의 과학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위인들의 이야기 뿐 아니라 루이 암스트롱, 루이 브라유, 마이클 패러데이 등의 이야기도 언급되어 있어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얼마든지 우뚝 설 수 있었던 위인들의 모습에서 우리도 현재의 위치에서 좀더 노력하고 자신을 개발해야겠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책이 되고 있다.



특히나 루이 브라유의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세살 때 (거의 우리 아이 또래인 ) 아버지의 작업실에서 송곳으로 가죽에 구멍을 뚫려고 하다가 그만 힘 조절을 잘못해 송곳으로 눈을 찔러서, 한쪽눈이 감염이 되고, 다른 눈까지 퍼지고 말아서 양쪽 눈을 다 실명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너무나 비극적인 사실이었다. 그로 인해 그가 나중에 정말로 유용한 점자책을 만들게 되는 계기가 되기는 하지만, 건강하게 태어났다가 한순간의 사고로 양쪽눈을 실명하게 되다니, 어른들께서 아이 돌보기에 조심하고 또조심하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다시한번 되새기게 되는 순간이 아닐수없었다.



가난한 형편이라 학교에 가지 못했던 마이클 패러데이가 제본한 책들, 특히 과학 책들은 모두 읽고, 그 안의 실험법들은 따라해보기도 했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진정한 과학자라는 생각도 들었다. 평범한 가정의 아이들도 많지만 위인들 가운데서는 실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 (거리의 아이였던 루이 암스트롱도 마찬가지로) 자기 자신을 잃지 않고, 열심히 정진하여 한 분야의 전문가, 위인으로 우뚝 선 실례가 많이 언급되었다.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생각, 그리고 과학적 두뇌가 딱딱한 방법이 아닌 현실 속 가까운 것부터 하나하나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언급해주는 친절한 책, 아이들이 위인전 읽듯 편안히 읽으며 그 속에서 핵심을 쏙쏙 파악할 수 있도록 보기 좋은 나무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아이가 과학자가 될지 과학을 응용한 다른 분야의 전문가가 될지 아직은 모른다. 아직은 어린 아이이기에..다만 아이에게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꿈을 심어주고 싶다. 그런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양질의 서적을 많이 접하게 해주고 싶은데 아이들에게 가치있는 꿈을 갖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데 유익할 그런 책이었다 생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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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기억하지 못할 것들에 대하여 - 외할아버지의 손자 키우기
정석희 지음 / 황소자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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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아버지의 손자 키우기, 참으로 범상치 않은 책이다. 처음에는 할머니 없이 할아버지 혼자 아이들을 어떻게 키웠을까 걱정했는데, 걱정도 잠시 주 양육은 물론 외할머니가 도맡아 하시고, 외할아버지는 옆에서 돕는 역할이라 하셨지만, 그 넘치는 사랑만큼은 전혀 부족함이 없는 그런 내용이었다.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사실 우리 아버지 또한 첫 손주인 우리 아들을 너무나 예뻐하시고, 주양육자 못지않게 잘 돌봐주고 계셔서 아빠랑 같이 이 책을 읽으면 좋겠다 싶어 책을 집어들게 되었다.



하루도 안되서 뚝딱 다 읽으시고, 엄마와 이 책 이야기를 나누셨다 한다. 두분의 말씀을 직접 듣지는 못했지만, 책을 읽으며 부모님의 기분이 어떤 느낌이실지 충분히 알 것 만 같았다. 명목상으로는 내가 아이를 혼자 키우고 있다 하지만, 친정 집이 가까워 거의 매일 아기를 업고, 친정에 가다시피 했었다. 책 속 저자분처럼 우리 아빠도 정년 퇴직을 하셨기에 (아기가 태어나고 얼마 안되어) 집에 계실 시간이 많아 아빠와 내가 아이를 같이 볼 시간이 많았다. 나보다도 더 아이를 더 잘 봐주실 정도였는데도 7개월 정도에는 할머니, 엄마 품도 아닌 할아버지의 품 안에서만 아주 잠깐 눈을 붙이고 할아버지와만 눈을 맞추던 우리 아들이.. 좀더 클수록 할머니 어부바를 더 좋아하게 되고, 엄마를 더 찾기 시작했다. 자꾸 할아버지 보고 할머니, 엄마보다는 싫다는 내색을 하니, 우리 아이 보는 낙으로 하루하루가 가장 재미나다는 할아버지께서 얼마나 낙심하셨는지 모른다.



그러지 말라고 할아버지 뽀뽀해드리자고 해도, 아무래도 할아버지는 엄격하게 "수도 놀이하면 안된다. 깨끗이 정리해야지" 등의 말씀으로 지적을 하시는데 반해 할머니는 의견을 많이 들어주시는 편이고, 엄마는 24시간 껌딱지다 보니.. 할아버지 인기가 갈수록 떨어졌나보다. 그래서 예전엔 할아버지가 최고였는데..하시면서 과거의 아기 모습을 그리워하시는 모습에 코끝까지 찡해지고 말았다.



책 속 저자분도 정말 대단하시다.

갓난 아이 하나 돌보기도 힘든데 50일 차이의 두 외손자를 동시에 도맡아 보기로 하신 것이다. 작은 딸, 큰 딸, 모두 바빠 어느 한쪽만 봐줄 상황이 아니었다. 외할머니 또한 절대로 손자는 안 보겠다 말씀하셨다는데 막상 아이들이 태어나니 집안 전체가 어린이집 모드로 바뀌어 돌아가기 시작했다 한다. 게다가 두 분의 대처 자세 또한 정말 대단하시었다. 나이가 드니 아무래도 건강이 안좋아질 수밖에 없는데, 건강해야 아기를 볼수있다는 각오로 예전에 안 챙기던 영양제와 각종 몸보신 음식 등까지 꾸준히 섭렵하면서 아이 돌보기에 최선을 다했다는 것. 아기들이 진짜 어린이집에 가기전까지 거의 만 3년반이 넘는 시간을 집에서 돌보셨다니 정말 대단하신 부모님들이 아닐수없었다.



얼마나 힘든데..

자식 키우기도 힘들지만, 손주 키우는 것은 잘 키워도 보통, 못 키우면 (혹시나 다치거나 하면) 자식들 눈치 보여 더 힘들다는 그 손주 양육을 너무나 최선을 다해 해내신 모습. 사실 나 또한 거의 친정에 기대어 아기를 키우고 있다시피 해서 늘 민폐육아라며 죄송해하는 상황이기에..딸들의 죄송스러운 심정을 백분 이해할 수 있었다.



늘 퍼주고도 더 퍼주시려 하시는 부모님의 사랑. 엄마는 늘 가까이해 그 사랑을 실감했지만 무뚝뚝하셨던 아버지께서 100일전 아기 똥 기저귀를 직접 손빨래하시는 모습에 너무 놀랐던 것을 생각해보면.. 땅바닥에 등만 대도 바로 자지러지게 울며 깼던 아기를 재우시기 위해 몇시간이나 부동 자세로 아기를 안고 재우셨던 것을 생각해보면.. 아기에 대한 사랑, 그 근원적인 할아버지의 깊은 사랑에 다시한번 감복할 수 밖에 없었다.



책 속 부모님을 보면서 우리 부모님을 보는 듯 했다.

아기 키우는 것이 이리 어려운데.. 난 너무 늘 기대어 살아왔구나.

너무나 죄송한 일이었구나. 책속 딸들처럼 부모님 건강도 제대로 못 챙겨드렸는데..앞으로 좀더 잘해야겠다. 마음먹게 된 책이었다.



세상 모든 아기를 키우는 사람들이 보면 아이들 크는 모습에 하나하나 웃고 공감하게 될 그런 책. 너무나 가슴이 따스해지는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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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실험왕 18 - 식물의 대결 내일은 실험왕 18
곰돌이 co. 지음, 홍종현 그림, 박완규.이창덕 감수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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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바빠, 집에 오면 거의 책 한권 펼치기 힘들다는 아이 아빠. 아주 가끔 만화책은 읽곤 하는데, 잠시 나갔다와보니, 책 한권을 아주 재미나게 읽고 있길래 뭔가 했더니 바로 이 책 내일은 실험왕이었다. 재미있냐니까 재미나단다. 비관론자처럼 꽤 혹평일색인지라 아이들 학습만화 재미없다 할줄 알았더니 재미나단다. 아이세움의 수많은 만화 시리즈 중에서도 이 책은 아직 어린 유아엄마라 학습만화에 둔감했던 나마저 귀에 익을 정도로 꽤 유명한 시리즈였다. 게다가 두툼하게 실험키트까지 같이 들어있어 직접 해볼 수 있는 재미까지 선사하는 멋진 책이기도 했다.

식물의 대결이라길래 제목만 보고서는 식물들끼리 대결하는 그 어떤 황당한 이야기가 펼쳐질까 했는데, 각 초등학교를 대표하는 실험반 아이들이 본선을 대비하기 전 과학캠프에 참여해 겪게 되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아이들이 만화를 좋아하는 것은 어른이 된 지금은 어릴 적을 되돌아봐도 이해하기 힘들 정도의 흥분상태였던 것 같다. 그땐 정말 만화로 된 것은 뭐든 다 재미있었다. 언젠가부터 만화보다 영화를 더 좋아하게 되었는지, 그게 의문스러울 정도로 말이다. 그렇게나 좋아했던 만화였기에 지금 우리 아이가 뽀로로, 코코몽 등의 만화에 열광하고 티브이에 나오는 만화들을 보면서 눈을 반짝이는것이 그리 낯설지만은 않다. 이 책도 엄마가 읽고 있으니 "엄마, 그게 뭐야?" 하면서 눈을 빛내며 다가와 (아이는 만화책을 처음 보았다. 만화라면 애니메이션만 봐왔기에 이렇게 그림과 글이 같이 있는 만화책-그림책과는 다른-을 보니 뭔가 좀 친근한 느낌이 들었나보다.) 벌써부터 관심을 갖는다. 사실 신랑도 어릴 적 한글을 깨치게 된 계기가 옆집 학습만화 전집을 읽기 위해서였다고 하니, 만화의 자발적인 교육효과는 생각보다 무척 큰 듯 하였다.


본격 대결 과학 실험 만화.

각 학교를 대표하는 똘똘한 아이들, 주인공인 범우주는 엉터리 고사성어를 마구 구사하는 등 뭔가 허점투성이긴하지만 그 점이 더욱 매력이다. 모자란듯한 매력, 완벽해보이는 에릭이나 강원소 등보다는 허술해보이는 범우주가 장난끼 가득하면서도 아이들에게는 더욱 친근한 캐릭터일 것이기에 극 중 재미를 더욱 높이는 효과를 한다. 영화배우보다 개그맨이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과 같은 이치랄까?


만화책을 보며 어릴 적 내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다. 과학 캠프까지는 아니더라도 여름방학 과학교실 같은것 (가제)에 참여를 해서 여러 다른 학교 아이들과 실험도 같이 하고, 며칠 같이 공부할 경험을 얻곤 했는데, 요즘처럼 영재 교육이 활성화된 시기는 아니어서 그런 활동이 체계적이고, 그 다음 학교 진학을 위해 경력처럼 쌓인다기 보다는 그저 학교에서 보내주는 대로 다녀오는 수동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곤 했다. 좀더 자발적인 것이었으면 더 재미났겠지만, 다른 학교 학생들과 만나 주입식 교육이 아닌 실험 그 자체를 즐기며 공부한다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기는 했다. 다만 내가 좀 숫기가 없어서 짧은 시간동안 낯선 친구들과 새로 사귀고 같이 실험하고 발표한다는 것이 많이 어색했을뿐.


책 속의 아이들은 경연대회까지 한다고 하니 더욱 진지하다. 각자가 열의에 불타올라 (정말 오래전이라 난 어땠던가? 잘 기억나지는 않는데 말이다.) 어떤 이는 심하게 적의를 갖고 있기도 하고, 캠프에 참여한 아이들은 서로 자연 속에서 마음이 많이 누그러져 경쟁의식보다는 서로 돕고 같이 즐기는 그런 캠프 생활을 하게 된다. 중간에 잠깐 위기 상황이 있었으나 그 상황 속에 진지하게 식물을 예로 들며 인간관계를 설명하는 강원소를 보며 사실 웃음이 많이 났다. 아니, 이렇게 진지한 상황 속에서 그런 예를 들다니.. 하지만 정말 과학 실험 만화 답구나. 너무 스토리에만 치중할 수는 없지 하는 생각까지도 말이다.



우리 어릴적의 억지스러운 그런 모험이야기보다는 좀더 현실에 가깝게 쓰이고 있는 요즘 책들,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좀더 와닿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다. 친구들의 모습을 책 속에서 만나며 캐릭터 하나하나마다 친구를 대입할 수도 있을 테고..교과서에서 만났으면 너무 딱딱했을 그런 이야기들을 캠프 만화에 녹여내 진지한 원소 모습과 더불어 하나하나 기억하거나, 퀴즈 대결에서 문제를 해결할때의 그 지식을 이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다보면 어느 덧 식물에 대한 다양한 과학원리가 쏙쏙 머릿속에 입력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같이 들어있는 강낭콩 키트, 화분과 거름까지 모두 받쳐줘있어서 정말 돌과 흙만 있으면 당장에라도 완성할 수 있는 작품이었는데, 아기는 당장 만들고 싶어했는데.. 마땅한 돌멩이와 흙을 구해오지못해 (흙이야 집에 있는 화분에서 조달할수있었겠지만..돌이 문제였다.) 멋진 완성사진을 못찍은게 아쉽다. 돌멩이 맹골맹골한 녀석으로 좀 몇개 주워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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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은 창의력 놀이터 - 강남, LGS 영재연구소의 교육법 공개! 우리집은 창의력 놀이터
이고은 지음 / 이지스퍼블리싱 / 2011년 7월
절판


엄마표 홈스쿨링, 엄마표 놀이 등에 대한 책들을 몇권 정도 읽어보았다. 이 책은 강남, LGS 영재 연구소의 교육법이라는 타이틀이 실려 있어서 좀더 거창한 무언가 방법이 나와있나 싶었는데, 처음에는 깜짝 놀랐던 점이 책 속 방법들이 대단한 결과물을 내놓는 놀이법이 아니라, 그냥 있는 그대로 집에서 쉽게 얻을수있는 재료로 아이와 신나게 놀아주는 그런 방법이 대부분이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쉬워보일 수도 있지만, 눈에 띄는 차이가 있다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대로 있는 그대로 놀아주되, 그 과정에 더욱 충실하라는 점이었다.

아이가 34개월이 되도록 사실 내가 무얼 하고 놀아줬나 되돌아보면 반성할 소지가 무척이나 많다.

정말 열성적으로 놀아주는 다른 엄마들에 비해, 아이가 먼저 엄마 이렇게 해주세요. 이거 하고 놀아요 하고 다가올때까지 기다리기 일쑤였고, 때로는 피곤하다고, 혹은 살림한다고 아이와 놀아주기를 등한시할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가끔 놀아준다고 해도 혹은 책을 보고 난 직후라 의욕적이 되어 어떻게든 뭘로든 놀아줘야지 하면서도 책 속에 있는 방법대로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아이에게는 기다리라고, 엄마가 만드는거 망칠까봐 만지지 말고 기다리라고 하면서 결과물 내놓기에 급급했던 때도 많았다.


책 속에서는 아주 쉬운 것부터 어떤 것이든 아이가 스스로 직접 해내도록 유도하길 권장한다.

'좀더 크면..'이란 생각보다 '좀더 어릴때부터..'라는 생각이 차별화되는 우리 아이로 만들어준답니다. 38p 영재 연구소 도움말 중에서



또래 아이들이 어린이집 등에 일찌감치 다니는 것에 비해 집에만 데리고 있기에 사실 다른 아이들 배우는 것에 비해 많이 뒤쳐지지는 않을까 불안한 마음도 있지만, 아이가 아직 특정 원에 다니는 것을 바라지 않아 강요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문화센터에도 사람이 너무 많아서 낯을 가리는 아이가 가기 싫어했기에 몇번 다니다 말았고, 요미요미는 소수정예고 아이들 대부분이 좋아한대서 등록했더니 한동안은 재미나게 다니는 듯 하다가, 언젠가부터는 가지않겠다 말을 해서 몇번이나 수업시간 초기에 그냥 나와버려서 이대로 날리느니 잠시 쉬었다 가자고 미뤄둔 상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집에서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크는 느낌이다 나는 제대로 못 가르치고 있는 것 같은데, 할아버지, 할머니, 이모 등 거의 매일 만나는 식구들에게서 꽤 많은 것을 배우고 있는 것 같아 약간은 안심이 된다. 무엇보다도 엄마는 "안돼, 하지마"라는게 너무나 많은데 할머니기에 많이 들어주시는 것도 있지만, 외가에 가면 아이가 하고 싶어하는 물놀이, 청소놀이 여러가지 놀이들을 스스로 만들고 창조해가면서 놀고 있다. 처음에는 위험할까봐 못마땅했는데, 잘 지켜보기만 해도 위험한 요소로부터 어느 정도는 지켜낼 수 있었기에 아이가 그렇게 놀고 싶어할때 바라보는 것, 혹은 어느 정도 맞장구쳐주는 엄마로 조금씩 변화해가고 있는 중이다.


책을 읽어보며 정말 많이 반성했던 점이 그동안 나는 무척이나 아이에게 제지만 하였구나 싶은 하지마 엄마였다.

더러워 신발 만지지마. 물놀이 하지마 위험해. 빨래 엄마가 널게 놔둬야지. 등등으로 말이다. 그나마 빨래는 아이가 하도 하고 싶어해 가끔은 맞장구를 쳐주기도 했는데 양가 부모님이 놀러오셨던 어제는 서랍장에 잘 개켜둔 마른 빨래들까지 몽땅 들고와 다시 널겠다 하는 통에 일거리가 늘어 곤란했던 기억이 있다. 오늘도 또 그렇게 놀려 하기에 젖은 빨래와 마른 빨래를 만지게 하고서, 그 차이를 다시 설명해주고 마른 빨래는 잘 개어서 옷장에 넣어두는 것이라고 설명해주니 무조건 짜증내고 안된다 할때보다 확실히 수월하게 알아들었다. 아이가 말을 이해할 수 있는 나이인데도, 가끔 잠투정이 지나칠때면 무조건 고집을 부릴때가 있어 엄마도 타이르다가 짜증 낼때가 많았다. 그래도 다시 한번, 말로 설명하는 엄마가 되자, 마음먹게 된 책이다.






두뇌는 학습을 싫어하고 놀이를 좋아합니다.

7세 전은 전두엽과 창의성이 최고조로 발달하는 시기.

이때 필요한 것은 국영수가 아니라 놀이입니다.



자존감을 다지고 몰입을 경험하며 문제해결력을 키우는 놀이,

조금만 다르게 놀면 아이는 영재로 자라납니다.






책의 서두가 나를 확 사로잡는다.

영재연구소 등에 보낼 상황도, 생각도 없었지만 무엇을 배우는지 어떻게 "제대로 "노는지에 대해서는 무척이나 궁금했는데, 생각보다 쉬워보여서 (물론 겉으로 보기에는) 도전할 용기가 생긴다. 다만 좀더 신경을 써야할 것은 아이가 직접 체험하도록 하는 것과 적극적으로 놀아주면서 아이와 충분히 교감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 등을 배웠다. 하나하나의 장면 속에 어떻게 엄마가 적극적으로 대응하면 좋을지 예시가 잘 나와있는 점도 좋았다. 말로만 어떻게 해라고 두루뭉술한게 아니라 구체적인 점이 가장 와닿았다.



집 전체를 창의력 놀이터로 만드는 것. 집을 좋아하고 가족을 좋아하는 우리 아이에게 딱인 그런 놀이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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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트레크 저택 살인 사건
쓰쓰이 야스타카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11년 7월
절판


정말 미묘한 느낌의 소설이었다.



우선 책을 읽기 전에 놀랐던 것이 중간 부분이 마치 공개되지 못할 잡지 부록마냥 봉인되어 있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절대 결말부터 읽어보지 말라고 한 것, 처음부터 읽어보되, 끝에 봉인편을 읽어보면 "반드시, 그 누구라도 처음부터 다시 읽을 수 밖에 없다!" 라는 띠지의 확고한 멘트가 나를 살짝 불편하게 만들면서도 동시에 기대감을 북돋웠다는 것.



어떤 내용일까?



로트레크라는 사람은 실존했던 유명한 화가로 열네살때 두 다리가 부러져 하반신이 짧은 난장이 형상으로 살아야하는 기구한 운명의 처지였다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쓰쓰이 야스타카로 일본 사람이니 로트레크 저택이라는 이름만 듣고, 외국의 이야기를 쓴 것인가 생각했으나 저택의 주인이 로트레크의 작품 수집광이라 붙은 별칭일뿐 배경과 등장인물 모두 일본인들이 분명하다. 다만 로트레크라는 사람과 비슷한 상황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책 속 주인공인 시게키 또한 여덟살때 척추를 다쳐 영원히 불구의 몸으로 살아야하는 가혹한 운명을 지녔다.



시게키를 포함한 청년들이 바로 그 로트레크 저택으로 초대를 받는다. 저택에는 쓰리 버진스라 그들이 이름 붙인 세명의 아름다운 처녀들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고, 아름다운 처녀들과 청년들의 멋진 만남으로 즐거운 여름 휴가가 진행될 것 같았으나, 갑작스러운 총성으로 시작된 처녀들의 의문의 죽음, 그렇게 세 처녀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가족들과 친구들 모두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독자가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던 범인은 바로 누구란 말인가?


책을 읽기전에 하도 확고한 단언을 읽고서, 두 눈 똥그랗게 뜨고서, 책을 두 번 읽지 않겠다라는 옹고집으로 (사람은 원래 반대급부와 같은 심리가있나보다. 당연히 이럴것이다 하면 이상한 반발감이 생긴다) 어디에 무슨 장치가 되어 있을까? 나름대로는 샅샅이 찾아가면서 책을 읽어나갔다. 사실 조금 미심쩍고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으나, 어떻게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기에 궁금증은 그냥 뭍어두고 그래도 정말 재미나게 책을 읽어내려갔다. 그리고 드디어 설레는, 나를 놀라게 할 봉인분을 뜯어낼 차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봉인분을 뜯었다. 그 다음 내용은.. 아, 이런 것이었나?


확실한게 있다면 로트레크 저택 살인사건에 장치된 트릭은 다시 쓰일 수 없다는 사실이다. 쓰쓰이 야스타카는 이 트릭을 창조했으며 독점해버렸다. 280p라는 해설처럼 다시 쓰이지 못할 독창적인 트릭, 아, 정말 기묘하다는 찬탄밖에 나오질 않는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해냈을까?

절대 되돌아보지 않겠다라 마음먹었던 나도, 얼른 다시 읽어볼 수 밖에 없었다. 그럴 수 밖에 없게 그는 정말 천재적인 장치를 해놓았다.



순수하게 책 속 재미를 느끼기 위해 마음의 준비를 하지 않고 읽다가도 텅~ 하고 놀라게 되고.. 나처럼 안 속아넘어갈테닷 하고 단단히 마음 먹고 읽다가도, 다시금, 아이코 속았다. 하게 되는 소설이 바로 이 책만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스포를 좋아하지만, 절대 스포를 할 수 없는 이 책, 일독하시는 분들을 위해 참고 또 참아야할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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