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 반찬백과 - 세상에 단 하나뿐인
김명희 지음 / 스타일북스 / 2011년 7월
절판


이유식 만들때만 해도 아이 먹거리에 소홀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갈수록 소홀해지는 느낌이라 아이에게 많이 미안했네요.

처음에는 생김을 그냥 구워주다가, 언젠가부터 덜짠 조미김을 골라 아이 밥반찬으로 먹이곤 했습니다. 인터넷 쇼핑몰에 보니 아이들 김이 따로 있더라구요. 그중에서도 유명한 제품이 우리애들 김이었어요. 김, 자반, 뿌릴락 비빌락 게다가 아이들 간장으로 유명한 애간장 까지 모두 김명애님 이름을 걸고 나온 제품들이었어요. 아이 반찬으로 유명한 김명희님이 요리책을 내었다니 어떤 책일지 그래서 궁금해졌습니다.

(앗, 책을 찾다보니, 김명희님의 전작 책도 있네요. <웬만한 아이반찬 다 있다> 라구요. 이 책도 갖고 있는데 메뉴도 새로운 것 같고, 신간 책이 보기는 더 편한 것 같아요. 레시피 외에도 요리정보, 영양포인트, 맛있는 아이디어, 사용 정보등이 유용하게 실려있거든요. 첫 책이신줄 알았는데 갖고 있는 책 중에 전작이 있어 놀랐답니다.)


김명희님은 10년만에 힘들게 얻은 딸을 위해 건강히 자랄 수 있도록 엄마 마음을 담은 아이 요리를 만들기 시작하다보니, 아이 요리 전문가가 되었다 합니다. 딸아이 5개월에 시작한 이유식 만들기부터 시작해 지금은 12년 이어진 긴 시간의 아이 요리 연구를 하고 있다고 하네요.

아이 요리책이 몇권 집에 있는데, 사실 비슷비슷한 메뉴로 겹치거나, 해줘도 잘 안먹을 것 같은 메뉴 내지는 아이 반찬과 어른 반찬이 구분되지 않는 메뉴 등이 많아 좀 많이 아쉬웠어요. 이 책을 보고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바로 그런 결점들을 커버, 보완했다는 점이랍니다.

우선 예전 책들과 거의 겹치지 않는 새로운 메뉴들이 대부분이었구요. 집집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겠지만, 우리 아이가 잘 먹을 것 같은 (아이 키우다 보면, 이건 잘 안먹을 것 같고 하는 그런 메뉴가 어느 정도는 눈에 보이지요.) 메뉴들이 많아 더욱 관심이 높아졌어요.


그래서 친구가 놀러왔을때 이 책을 꺼내주며, 생각을 들려주니 친구도 동조하며 마음에 들어하더라구요. 아이들이 6개월 터울 동갑이라 식단 걱정이 엄마들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였거든요. 요리책 몇권씩 끼고 고민해도 늘 답이 안나오곤 했는데, 한동안 이 책으로 많은 도움을 받을 것 같아 기대되기 시작합니다.

우리 아이 같은 경우에는 모유는 부족할지라도 잘 먹는 편이었는데 이유식 시작하면서 갑자기 살이 쭉쭉 빠지고, 이유식도 잘 먹지 않아 한동안 고민이 많았어요. 그러다가 한참 유아식 진행되고 나니 반찬을 특별히 잘 해주지 못해도 계란과 김 등으로 제법 밥은 잘 먹는 편이었답니다. 국도 종류별로 잘 먹는 편이구요. 다만 채소를 나뭇잎이라 부르며 기피하고 (오이는 몇번의 시도끝에 잘먹게 되었구요.) 김치 등 매운 요리는 손도 대지 않으려는게 단점이지만, 밥 자체를 안 먹으려고 거부하지는 않았어요.


책에는 편식하는 아이, 밥을 잘 안먹는 아이등을 교정하는 방법도 나와있습니다. 죽 등으로 교정하는 순서가 나와 있는데, 씹는 것을 싫어하고, 낯선 음식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이 크다 등의 편식하는 아이의 특성이 잘 나타나있었어요. 그렇지만, 우리 아이의 경우에는 씹는걸 따로 싫어하거나 밥 자체를 싫어하는게 아니라서, 오히려 요즘에는 죽을 더 안먹으려고 해서 교정법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려울 듯 싶었네요. 다만 반찬 메뉴들이 아이가 잘 안먹는 채소를 새롭게 조리해서 흥미를 갖게할 메뉴가 많아 관심이 갔어요.



수많은 메뉴에 들어가기 앞서서 333밥상차리기를 보면서 또 반성했지요. 더 잘해주시는 엄마들도 많겠지만, 하루 세끼를 세가지 종류의 반찬으로 3일마다 다른 메뉴로 차리는 것을 제창하였는데요. 반찬도 김치, 단백질반찬, 비타민 반찬 이렇게 세개를 준비하라고, 조급하게 마음 먹지 말고 아점 챙기지 말고 아침은 꼭 먹이라고 조언해주시더군요. 음, 가끔 아침을 아점으로 떼우곤 했던 저, 많이 반성했구요. 슬슬 김치도 들어가야겠구나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385가지의 생생한 메뉴들

첫 장에는 건강에 좋은 23가지 재료로 만드는 인기반찬, 그 다음에는 조리법별 인기메뉴, 3장에는 편식 습관을 고치는 단계별 메뉴 (우리 아이의 경우에는 순서를 지키지 않고, 그 중 새롭게 시도할 몇 반찬을 해줘도 잘 먹을 것 같았어요.), 끝으로 4장에는 특별한 날 영양 가득한 일품 요리 순서로 정갈한 메뉴들이 소개되었답니다.

어른들까지 같이 맛있게 즐길 법한 여러 메뉴들, 아이 반찬으로 시도해보기에 무척 신이날것같은 (아이의 반응이 기대되기에) 메뉴가 많았답니다.

재료도 접하기 쉬운 재료들이고, 만드는 법도 3~4단계에 끝날만한 간단한 조리법들이 많아 도전하기 어렵지도 않을 것 같아요.

우리아이 반찬백과, 정말 반찬 걱정 뚝 덜어줄 그런 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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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12-07 1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영어 쏙 한글 쏙 동물들의 가면 놀이 키다리 그림책 21
마리안느 두북 글.그림 / 키다리 / 2011년 7월
절판


아이에게 읽어주다가 엄마까지 같이 웃어버린 그림책, 동물들의 가면놀이입니다.
이 책은 마리안느 두북님이 쓰고 그린 책으로 영어 쏙 한글 쏙 연상그림책의 후속편이랍니다. 전편을 아직 못 읽어봤지만, 사실 내용이 이어지지는 않는 독립적인 책이나 마찬가지여서 큰 상관은 없었지요

동물들이 가면 놀이에 가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어요. 모두 가면을 쓰고, 변장을 하고 있지요.

네살바기 아이와 책을 읽다보니, 아이가 관심을 많이 갖고 지켜보더라구요. 사실 동물친구들이 가면놀이하는 것을 처음 보았거든요. 변장을 하고, 다은 번에 그 동물로 바로 이어지는 신기하고 재미난 그림책. 한번만 봐도 몇 내용은 기억할 정도로 정말 쏙쏙 머리에 들어오는 그림책인가 봅니다.


처음에 보여줬던 사자는 코끼리가 되고, 하는 장면을 바로 기억해서, 엄마, 사자는 코끼리가 됐어요. 하고 말을 하더군요. 외우라 하지 않아도 그냥 외워지나 봅니다. 아이와 같이 읽다보니 무척 많은 내용이 나와 놀라기도 했어요. 아이 책이라 페이지수가 따로 적혀있지는 않았지만 제법 두껍고 내용이 많아 책 정보를 찾아보니 128페이지나 되네요. 재미난 내용이이게 금새 지루해하지 않고, 끝까지 아이가 몰두해 듣고 있는 것도 엄마 눈엔 참으로 예뻐 보였구요.



동물들이 다음 동물로 변장하기 위해 각 동물의 특징을 잡아내어 꾸미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리고, 단봉낙타가 쌍봉낙타가 되는 등, 너무 쉬운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상상하기 힘든 동물로의 변신이 이어지지요. 가면놀이, 분장대회에서 뻔한 동물이 뻔하게 변장하는건 우리가 생각하기에도 너무 재미없잖아요. 그래서인지 정말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렇게 다음 동물은 무얼까? 궁금해하며 페이지를 넘기다보니, 어느 새 끝까지 금새 읽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지요.


동물이 다음 동물로 변장한 장면에서 영어 단어와 한글 단어가 같이 등장을 합니다.

예를 들어 사자가 코끼리 변장을 한 페이지에 코끼리와 elephant가 나와 있는 식이지요. 그 옆에는 진짜 코끼리 그림이 나와있고, 코끼리는 무엇으로 변장할까? 이렇게 한글 문장이 나옵니다. 지루하게 반복만 되는 것이 아니라, 초콜릿 케이크 장면에서는 앗! 곰은 먹보니까 초콜릿 모자를 조심해야 해! 하는 식의 새로운 문장이 나와 변화를 주네요. 그래서 아이도 어른도 재미나게 몰두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대부분 영어단어들이 쉬운 단어들이 많지만, 아이들에게는 낯선 단어라 재미난 변신 속에 기억하지 좋겠더군요.

가끔 엄마도 아이도 낯선 문장, 한글도 영어로도 낯선 노래기같은 단어도 등장하지만 말입니다.

상상을 초월한 변신, 코뿔소의 커다란 덩치가 무엇으로 변신할지 상상해보실 수 있을까요? 음, 노란 털뭉치를 뒤집어쓰더니 병아리랍니다. 이럴수가.


상상 속 진중한 동물도 등장을 해요. 엄마가 어릴적부터 무척 좋아했던 뿔 달린 말 유니콘도 등장을 했어요.

유니콘이 방정맞게 날개를 달아 날아가는 장면은 정말 엄마를 웃게 만들었지요. 유니콘이 벌새가 되었으니 말이예요.

벌써 우리 아이가 일어난 시간이 되었네요. 재미난 영어 쏙 한글쏙 책을 보더니, "캥거루" 보여달랍니다. 캥거루 나왔던 것을 또 기억하고 있어요. 참 많은 동물들이 등장하는데 누가누가 나왔나 누가 뭘로 변신했나 등을 한번 보고 기억하는 걸 보면 여러번 보여주면 더욱 학습 효과가 높아질것같아요.



모두 모인 마지막 페이지의 성대한 축제도 장관입니다. 변신 동물들 모두 모여라 짜잔! 파티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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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박또박 한글쓰기 : 의성어.의태어.상대어 100 또박또박 쓰기 100
김영주 그림, 대한교과서 초등 국어 연구소 / 아이즐북스 / 2011년 7월
구판절판


갈수록 아이들 책이 잘 나오는줄은 알고 있었지만, 한글쓰기 교본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예전에는 아주 간단한 그림에 글씨 쓰는 것만 잔뜩, 그것도 궁서체로 되어 있어서 처음 글씨를 배우는 아이들이 획까지 구부려가면서 글을 따라 쓰려니 어색하고 더 어렵게 느껴질수 밖에 없었거든요. 이 책은 아이들 글씨에 가장 가깝고 쉽게 접할 수 있는 고딕체 한글쓰기 책이라 더욱 좋더라구요. 책 내용도 생생한 사진과 설명으로 더욱 흥미를 자아내구요.


우리 아이는 지금 한글을 시작하기는 했지만, 놀이처럼 하고 있어서 아직 열심히 한글을 뗀 단계가 아니랍니다. 읽기 위주로 하고 있어서, 이게 뭐지? 하고 물어보면 대답하는 글자들이 있는 정도고요. 어른들에게 자꾸, 자기가 궁금한 글자를 써달라고 하는 그런 수준인것같아요. 좋아하는 그림을 잔뜩 그려놓고서, 가로, 세로 선을 그어놓고, 포크레인이라고 쓴거라고 혼자서 읽기도 하는 등 아이들 나름의 상상력을 발휘해서 엄마 아빠를 놀라게도 한답니다.


아이가 이 책을 처음 보더니, 글자에도 관심을 갖지만, 우선은 커다란 사진이 그림책처럼 눈에 쏘옥 들어오나 봅니다.

엄마, 아기가 울고 있어요. 왜 울지? 하고 묻기도 하고, 방글방글 웃는 모습을 보면 따라 웃기도 합니다.

엄마도 그림도 좋아하지만 아이 한글 공부할 적에는 생생한 사진이 더 좋겠다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한글쓰기 교본까지 이렇게 사진 첨부로 눈을 즐겁게 해줄줄은 몰랐답니다.



또 아이 앞에서 저도 모르게 ㅌ 을 쓰면서 제 마음대로 휙휙 글씨를 썼더니, 초등학교 1학년 선생님인 여동생이 펄쩍 뛰며 놀라더라구요. 아이 앞에서 엄마도 그렇게 글씨를 쓰면 안된다구요. 순서에 맞게 쓰라구요. 아, 정말 오래 되었네요. 순서에 맞게 글씨 또박또박 썼던 것이요. 이제는 손글씨보다 타이핑이 더 익숙해지다 보니 막상 오랜만에 글자를 쓰려해도 그냥 저도 모르게 손이 그냥 휙휙 갔나 봅니다. 엄마도 자꾸 잊어버리는 글씨 쓰는 순서까지 책에 보기 좋게 잘 나와있어 좋았어요.


아이들이 대부분 좋아하는 동물들의 의성어, 그리고 동생 뿐 아니라 친구들 모습까지 재미나게 사진으로 찍혀 설명이 잘 되어 있는 의태어, 한글자 한글자 배워나가는 재미도 있지만 사진 설명이 더욱 실감나고 재미납니다. 마치 아이들이 그림책을 보는 그런 느낌도 받을 것 같아요. 더이상 지루한 한글쓰기 교본이 아닌 재미난 책이라는 느낌, 엄마도 읽다가 웃음이 나서 다음 장 또 그다음장을 넘기며 읽어보았답니다. 아직 쓰기를 못하는 우리 아이도 재미나 하더라구요. 요즘 한창 좋아하는 색종이 오리기 장면도 나오고, 방귀 뿡 장면에서는 귀여운 아이가 엉덩이흔드는 포즈가 찍힌 사진이 나오고, 엉덩이를 요리조리 신나게 놀다가 방귀를 뿡! 이라는 재미난 설명이 덧붙여져 있지요.


요즘 흔히 구하기 힘든 기차 사진은 또 어떻구요. 증기기관차가 장난감도 예쁘고 그림으로도 훨씬 예쁜데 이미 운행 중단된 상태라 사진 구하기가 쉽지 않은데, 참으로 멋진 증기기관차의 사진이 우리집 꼬마녀석의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오늘도 이렇게 정말 연기가 퐁퐁 솟아나는 기차를 그리며 즐거워했는데 이책을 보고 더 반가워했답니다.


상대어의 경우에도 직접 사진으로 눈에 띄는 구분을 해주니, 연관해서 기억하는데 큰 도움을 주겠더라구요.맨 마지막에는 보드펜으로 썼다지웠다할수있는 또박또박 자모 쓰기표와 함께 또박또박 한글쓰기 상장이 들어있었습니다. 우리 귀여운 꼬마 아이들이 이 책 한권 열심히 끝낸 날이면 엄마가 이름과 날짜를적어 멋지게 시상식을 해주어도 좋을 것 같아요. 우리 아이도 이게 뭔가 하고 한참 들여다보더라구요. 아직 학원 시설 등에 다니지 않아서 상장을 처음 만나는 아가거든요. 아이와 함께 그림책처럼 즐기며 한글을 쓰고 배울 수 있는 새로운 한글쓰기 책, 엄마 마음에 쏙 든 그런 책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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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완 송 2 - 최후의 기도
로버트 매캐먼 지음, 서계인 옮김 / 검은숲 / 2011년 6월
품절


처음에는 두께로, 그 다음에는 책의 내용으로 나를 놀라게 했던 스완송, 1부를 다 읽고 2부를 읽기 시작했을땐 정말 재미있지만 언제 다 읽을까 하는 생각도 앞섰다. 그런 걱정도 잠시, 2부는 1부보다도 훨씬 빠른 속도로 술술 읽히기 시작했다. 잠깐이라도 책을 덮으면 그 다음 내용이 너무 궁금해, 졸린 눈을 비비며 (주로 나는 잠을 쪼개어 책을 보곤 한다) 잠을 쫓아가며 책을 읽었더니 700페이지가 넘는 책을 이틀 안에 금새 읽을 수 있었다. 물론 책만 읽었다면 더 일찍 읽었겠지만, 이런 저런 집안 사정도 있는 관계로..

소련, 미국 강대국간의 대결에 의해 핵 전쟁이 발발하고, 미국은 전체가 아수라장이 되어버린다. 더이상 해도 비치지 않고, 생명력이 남아있는 식물을 볼수도 없고, 동물들은 방사능에 노출되어 머리가 두개 달린 괴수라던지, 하는 끔찍한 괴물들만 살아남았다. 생존한 사람들에게도 일부이긴 하나 심각한 종양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바로 얼굴과 목 부분에.. 1부에서 중심인물로 부각된 이들도 모두 얼굴에 그 종양이 자라나 뒤덮어버렸다. 종양이 없는 사람들은 그들을 나병 환자 내지는 카인의 낙인이라 부르며 혐오하였기에 가족들에게 쫓겨나거나, 최정예부대로 불리우는 매클린 부대 소속에서는 종양으로 뒤덮인 사람들을 모조리 죽이는 참극을 일으키기도 했다. 본인과 롤링거 역시 종양으로 고생하면서도 둘은 화상을 입었다거나 하는 식으로 둘러대면서 깨끗한 피부를 가진 사람들만 자꾸만 끌어모았다. 나중에는 얼굴 전체를 뒤덮어버린 재앙과도 같았던 고통, 사람들은 나중에 그것을 욥의 가면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1부에서 조시가 목숨을 다해 지켜내기로 결심한 스완은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종양을 앓고 있었다. 극심한 고통 끝에 그녀가 죽는게 아닐까 싶었던 어느 날, 가면은 놀랍게도 갈라져서, 그 밑에 전혀 새로운 얼굴의 스완을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제의 모습으로 그녀를 재탄생시켜주었다.



"사람들은 누구나 두 개의 얼굴을 갖고 있단다. 알겠니? 바깥쪽 얼굴과 안쪽 얼굴, 바깥쪽 얼굴이란 남들이 보는 네 얼굴이야 그리고 안쪽 얼굴이란 네 진짜 얼굴이지. 네 진짜 얼굴, 그게 겉으로 드러나면 네가 어떤 사람인지 세상 사람들이 알게 될 거야." 346p



실제 자신의 얼굴로 되돌아온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티끌하나없는 깨끗한 피부와 더 아름다워진 그런 모습으로 태어났다.

반면, 악행을 일삼던 사람들은 더이상 인간이라 부르기 힘들 정도의 구역질나는 모습으로, 그 안의 잔인한 악마의 본성이 살아있는 모습 그대로가 바로 얼굴로 되살아난 것이다.


유리 고리가 보여주는 스완의 영상을 좇아 7년의 세월 동안 스완을 찾아 먼 길을 온 시스터와 폴, 그리고 스완을 보살피던 조시와 러스티, 스완을 몰랐으나 유리 고리의 신비한 능력을 보고, 파괴 본능이 되살아난 악마의 추격까지.. 그들 세 무리는 결국 한 마을에서 만나게 되었다. 정작 가장 악행을 일삼는 매클린 부대는 지구 종말 후의 생존자들을 추스릴 생각은 커녕, 전쟁을 위해 태어난 죽음의 전사들 마냥 살생을 일삼으며 다른 사람을 죽이고, 그들의 물건을 약탈해 가며 미국을 재건할 수 있다는 거창한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매클린 부대와 스완과의 필연적인 만남은 후에 이어진다. 모든 악을 대변하는 이와 선을 대변하는 이는 만날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으니까..


"너는 사람들을 이끌기 위해 태어났어. 그리고 가르치기 위해!" 512p

어려서부터 생명의 소리를 알아듣고, 식물을 가꾸기를 좋아했던 스완, 그녀가갖고 있는 능력은 한 소녀의 작은 초능력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었다. 죽어가던 대지를 살릴 수 있는 능력, 사람들의 마지막 희망이 될 수 있는 그 모든 것이 소녀의 어깨에 드리워져 있었다.



변화무쌍한 악의 힘에 비해 선은 참으로 조용하게 파고드는 연약해보이는 섬세함을 지니고 있었다.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 같았던 무모한 대결, 그리고 그들이 끌려간 신을 만날 수 있다는 곳까지.. 신이라는 노인 앞에 일말의 희망을 갖고 있던 나는 그의 정체가 밝혀지자 허탈해지기까지 했다. 금새 눈치채는 분들이 계실까봐 차마 스포로 공개할 수는 없었지만, 그 부분은 약간 코믹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인류의 종말과 대단한 성배 전설을 눈앞에 두고, 이 무슨 희극적인 이야기란 말인가 싶은..



핵 전쟁 발발 후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기적도 없을 테고, 살아남은 사람들이 더이상 생존하기 힘든 그런 상황만 지속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 그에 맞추어 어떻게든 살아남는 신인류가 남게 될 수도 있겠지만, 이 책 속의 종말에 대한 이야기는 좀더 달랐다. 과학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욥의 가면과 스완의 신비, 그리고 악마의 정체 등 세기말 끔찍한 상황 속에서도 전혀 한치 앞을 예측하기 힘든 일들이 자꾸만 일어난다.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그 세상 속에서 사람들이 목숨을 바쳐가면서 재건하고자 하는 하나의 구심축이 생겨나고, 삶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은 것만으로도 그들은 살아남을 자격을 충분히 갖고 있는 증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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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호! 비 온다! 비룡소의 그림동화 213
피터 스피어 글.그림 / 비룡소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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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하나 없어도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책. <야호 비온다>
안 그래도 비와 물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우리 아기, 이 책을 보여주니 처음부터 무척이나 관심을 보이며 좋아하더라구요.

요즘같은 땡볕에도 우산을 항상 들고 밖에 나갑니다.

"밖에 비 와?" 하면서 말입니다. 아무리 비가 안온다 이야길 해도, 자기는 꼭 지팡이처럼 우산을 챙겨갖고 나가네요.

아, 크레용도 하나 챙겨요. 아기 지갑, 아기 가방이라고 하면서 말이지요.


칼데콧 수상작가인 피터 스피어의 비오는 날의 즐거움에 대한 84컷의 그림들, 아이와 같이 들여다보는 내내 엄마 마음까지 풍성해집니다.

감기 걸린다, 피부병 생긴다 잔소리를 늘어놓는 엄마였지만, 엄마도 어릴적엔 이렇게 비오는 날을 즐기고 놀기도 했거든요.


초등학교 저학년때였던가? 무릎에 물이 찰만큼 비가 많이 왔던 어느 장맛날, 그림책 속 아이들처럼 하수구 구멍 위로 가득한 물에 들어가 첨벙거리며 (이왕 비 맞은거 모르겠다 하고서) 여름날 물놀이하듯, 철벅철벅 재미나게 놀다 집에 간 생각이 납니다. 아,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더러운 물이었는데, 그땐 참 재미나더라구요. 요즘처럼 수영장이나 계곡, 바다 등으로 물놀이 자주 가던 때가 아니라 그런 재미가 흔하지 않았답니다. 온세상이 물바다, 어린 아이의 마음으로는 즐거운 세상이었어요. 물론 요즘처럼 물난리가 나면 절대로 안되겠지만 말이지요. 너무 어렸던 때였어요. 그냥 수영장같았던 당시 상황을 잠깐 즐겼던 그런때.


그러니 요즘 네살난 우리 아들이 물놀이에 흠뻑 빠진것을 이해해줘야하는데, 옷이 찬물에 젖고 하는 것이 못마땅해 물놀이 (아이의 물놀이는 베란다에서 물을 잔뜩 받아다가, 양동이에서 다른 대야로 바가지로 옮겨 담는 것입니다. 혹은 바가지에 물을 떠서 꽃에 물을 주는 것이지요)를 못하게 하는데, 외가에 가면 꼭 그러고 한참을 노네요. 어른들도 못하게 하시려 하지만 아이가 너무 좋아해 울고 불고 떼를 쓰니 도통 반대하시기 힘들어하시지요.



이 책 속에 담긴 예쁜 그림들은 정말 많아요. 그리고 그 그림들을 바라보면서, 비 오는 날을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하는지, 왜 좋아하는지 잊고 있던 동심이 새록새록 되살아나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글자 한 자 없어도 내용이 무궁무진함을 새삼 새로이 깨닫습니다. 우리 아이도 정형화된 책을 읽어주기보다 (그건 사실 엄마가 더 편한 일인데 ) 그림만 있는 책으로 내용을 설명해주는 책도 무척 좋아하더라구요. 게다가 이런 책에는 풍경과 아이들의 모습까지 하나하나 버릴데 없이 설명할 거리가 풍성해서, 읽을 수록 이야기가 많아지는 그런 책이랍니다. 아이 또한 책 속 남매처럼 이렇게 비오는 날을 첨벙첨벙 즐기고 놀고 싶을텐데, 그러지 못하게 하는 엄마 아빠의 잔소리가 듣기 싫을 수도 있겠지만요.



집에서 토끼도 키우고, 잘 보면 마당 한켠에 수북하게 패어놓은 장작도 보입니다. 물을 받는 나무 통도 보이구요. 우산도 요즘 아이들이 흔하게 들고 다니는 알록달록 우산이 아니라 검정색 단조로운 우산이예요. 언제 씌여진 책일까? 찾아보니 1982년 작품이네요. 30년 전 이야기인데도 요즘 봐도 하나도 어색하지 않을, (달라진게 있다면 비가 너무 인체에 안 좋은 비가 되었다는 것 뿐, 산성비, 방사능비..) 그런 이야기네요.


빗 속에 여기저기 뛰논 아이들이 엄마의 걱정을 씻어주기라도 하듯, 집에 돌아와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하고 비가 퍼붓는 밤동안 집안에서 재미나게 논 후에 잠자리에 드는 장면, 그리고 다음 날 맑게 개인 바깥 풍경을 바라보는 모습들이 참으로 따스한 그림으로 와닿습니다.

보면 볼수록 또 꺼내 보고 싶은 그런 삽화집의 느낌이었어요. 아이도, "야호 비온다 또 읽어주세요 "(물론 읽을때마다 조금씩 설명이 달라질테지만요) 하면서 자꾸 조르는 책이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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