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공부법 - 상위 1%로 가는 자기주도 학습
박인수 지음 / 성안당 / 2011년 7월
구판절판


제대로 된 학습법만 알면 지금보다 훨씬 더 공부를 잘하게 될 그런 학생들이 대부분이라 생각한다.
이 책은 메가스터디의 엡메스트에서 공부의 기술을 강의한 박인수님의 학습법에 대한 노하우가 담겨있는 책이다.

원론적인 내용에만 치우치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의외로 만화와 가족의 일상 대화 등이 곁들여져 편안하게 시작하면서, 예습, 선생님의 중요성 등에 대해 아이들이 납득할 수 있는 그런 방향으로 글이 씌여있다. 선생님 말씀이 가장 중요해. 라고만 설명하면 이해못할 수많은 아이들도 족집게처럼 집어주는 학원선생님의 강의보다 학교 선생님 수업을 소홀히 해서는 안되는 이유는 출제자가 누구인지를 정확히 알아야하는데 있다고 설명을 하면 보다 더 확실히 귀에 들어오게 될 것이다.


내 학창시절을 되돌아보면, 나조차도 틀에 박힌 방법이 있는게 아니라 매번 학습법이 바뀌었던 것 같다. 효율적인 방식을 고정해두고, 그 방식을 응용해가면서 공부했으면 끝까지 뒷심을 잃지 않았을텐데, 가장 중요한 고등학교로 올라가고, 특히 고3이 되었을때 정말 제대로 된 효율적인 학습을 해내지 못한 것을 정말 지금 와서야 두고두고 후회하고 있다. 물론 학업적인 성취에 만족을 하지는 못했지만 지금의 인생 자체를 후회하지는 않는다. 다만 욕심을 채우지 못한 것에 미련이 남아 아이가 내 꿈을 이뤄줬으면 하는 무서운 생각이 자꾸 든다는 것이 문제일뿐 (아이는 아이의 인생이 있지 나의 인생 롤모델을 아이가 답습할 필요는 없다. ).



어느 누구도 내게 체계적인 학습법을 설명해주질 못했다.

사실 지금의 엄마들은 정말 최고의 열성으로 직접 사교육이나 대학 등의 입시 설명회 내지는 각종 강연등에 쫒아다니며 아이들보다 더 바쁜 삶을 살고 있다고 한다. 아직은 아이가 어려 그렇게 따라다녀본적은 없지만, 말로만 들어도 아, 그렇게 살아야 하나? 벌써부터 한숨이 다 나온다. 우리땐 안 그랬으니까. 엄마가 길을 잡아주었으면 더 편했을 수도 있겠지만, 그때는 그냥 학생 개개인의 노력을 최고로 치고, 부족한 부분은 혹은 학원 과외 등으로 메운다 정도가 사교육에 대해 알고 있는 전부였다.


사교육 열풍의 최고봉에 달하는 강남에 살고 있지 않고 지방에 살고 있는 엄마로써, 또 주위에 선생님이 많아 아이들 교육에서 관심을 뗄래야 뗄 수 없는 1인으로써 체계적인 학습법에 대한 공부는 시간이 있는 지금부터 천천히 익혀나가도 좋을 문제란 생각이 들어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공부 하면 우선 시험 기간에 하는 벼락치기 공부나 시험만을 대비로 하는 공부에 신경을 쓰기 마련인데, 이 책에서는 평소부터 차근차근 예습 복습을 해서 상위 1%로 가기위한 자기 주도학습을 몸에 익히도록 도움을 준다.



예습과 복습, 참으로 간단명료한 것이었지만 실상 내 학창 시절에도 그다지 잘 실천되는 것은 아니었다. 영어 수학 등은 미리미리 공부를 했지만 그외의 암기 과목이나 언어 영역등을 미리 공부하는일은 드물었다. 국사 시간에 언제나 대답 잘하는 친구를 보고, 쉬는 시간에 아주 잠깐 예습을 했더니 정말 책 한번만 읽어도 선생님의 강의가 머릿속에 쏙쏙 잘들어와 아, 이런 맛에 예습을 하고, 또 암기하기 좋게 복습을 하는구나를 느꼈지만 그때뿐이었다. 좀더 다부지게 마음을 잡고 공부를 했어야했는건데.. 이 책에서는 그 예습과 복습의 방법과 시간 등에 대한 조언도 잘 나와 있다. 말로만 열심히 하라는 예습과 복습이 더이상 아닌 것이다.






학교가는 오늘, 즉 일상의 공부법 중에 저자가 가장 중요하다 말하는 부분이 영어단어 암기하는 방법이었다.

외울 단어가 정말 끝도 없이 나오는 학생들에게 보다 새로운 암기법은 참신한 도움을 주지 않을까 싶다.



책에서 더욱 기억해야할부분은 학원과 과외는 공부가 아니다라는 부분이었다.

'공부는 오늘 배운 내용을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기에 학원에서 강의를 들었다고 해서 그것이 온전히 내것이 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많은 수의 학생들이 학교 수업이후에 수많은 학원에서 여러 과목 강의를 들으며 자기 공부할 시간도 없이 바쁘게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간간히 뉴스를 통해 전해듣곤 한다. 앞에서 누가 설명해주는 것을 머리로 따라가는 것과 내가 직접 연필을 들고 풀어보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나 또한 그 간단한 원리를 기억하면서도 막상 집에서 내가 따로 시간내어 공부한다는 것이 어렵게 느껴지기는 했다. 학원 시간에 너무 얽매여 아이가 자신이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없애서는 안된다는 것, 부모가 먼저 명심해야할 사항 같았다.


내 아이에게도 가르쳐주기 좋은 학습법들이지만, 예전에 대학다니고, 직장 다닐때 아이들 과외 할때 이 책을 만났더라면 좀더 유익한 정보를 많이 얻어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지 않았을까 싶어 아쉽기도 하다. 암기법에 대해서도 재미난 방법들이 소개된다. 너무 많은 것들을 암기해야했던 대학 시절, 나 또한 이야기를 만들어 암기를 하곤 했는데, 이 책에도 그 방식이 소개된다. 이야기를 만들어 기억하라. (단어 축약 이야기만들기, 암송 등) 마인드 맵으로 공부 지도를 그려라. 스터디 맵을 활용해라. 등.. 익숙하지 않은 마인드 맵, 스터디 맵 활용법들도 소개되어 있어 누구나 두려움 없이 따라할 수 있고, 상위 1%학생들의 필기방법 또한 욕심 많은 학생들의 관심을 이끄는데 부족함이 없다.



나보다 나이는 많지만, 시험은 나보다 늦게까지 치뤄야했던 우리 신랑. 길고긴 마지막 시험을 치뤄내면서, 거의 환호성에 가까운 기쁨을 누렸다.

그리고, 당시 뱃속에 있던 아기에게는 "어쩌냐. 울 아들, 아빠는 이제 끝났는데.. 우리 아이는 이제 시작이니..어휴.." 하며 놀리는건지 정말 안타까워하는건지 알 수없는 그런 말을 건넸었다. 약간은 짖궂으나, 사실 엄마된 마음으로써는 한없이 안쓰럽기만 한 요즘 아이들의 바쁜 인생들. 아이의 힘겨운 삶을 대신 살아줄 수는 없지만, 공부법을 몰라 헤메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적어도 방법을 이끌어주는 그런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을 미리 만난것같아 유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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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물조물 엄마표 재활용 교구 놀이 - 내 아이에게 만들어 주고 싶은 BEST 교구 모음 : 돌 이후부터 7세까지
정지영 지음 / 소풍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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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배울 것이 많은 책, 엄마표 재활용 교구 놀이는 나를 놀라게 했다.
엄마가 집에서 아이와 놀아주는 미술 놀이 등에 대한 책등은 몇권 정도 읽어보았고, 아이 장난감 만들어주는 책도 따로 읽어보았는데, 재활용 교구란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난 후의 느낌은, 평범한 가정 주부의 솜씨라 믿기지 않는 놀라운 꼼꼼함, 그리고 만들고 나서도 허접해서 갖다 버리고 싶은 그런 교구가 아니라, 정말 산거라 해도 믿을 정도의 세심함과 보기에도 너무 예뻐 아이가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정성스러움이 가득하다는 것에 놀랐다.


블로거 엄마들 사이에 이미 정평이 나 있다는 졍졍이님을 내가 처음 본 것은, 내가 아이 교구 검색을 워낙 안해봐서였을 것이다. 어릴 적에는 어려서였고, 지금쯤은 이제 많이 해줘도 좋을 때가 되었는데 게으른 엄마는 책만 핑계대고 장난감이나 사주면서 제대로 교구로 놀아줄 생각을 하지 못했다. 졍졍이님 블로그에서 이웃맘들이 직접 뽑은 베스트 11 제품들이 처음에 소개가 되었는데 1위에 빛나는 자동차 독서대. 우와 보기만 해도 입이 딱 벌어졌다. 자동차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우리 아들도 자동차 독서대가 있으면 그 속에 들어가 나올 생각을 하지 않을 것 같았다.




게다가 값비싼 싱크대는 어떠한가? 졍졍이님은 종이 합판으로 간단히 만들고 만게 아니라, 공간박스를 이용해 직접 멋진 싱크대를 만들어주었다. 딸을 키우는 친구네 집에 놀러가서, 나무로 된 싱크대가 너무 비싸서 큰 것을 장만하지 못하고 작은 것 일부만 구입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싱크대가 정말 비싸긴 비싸구나 했었는데 아들인 우리 아이도 그 집에만 놀러가면 싱크대에 열광을 해서, 지난 어린이날 저렴하게 판매된 플라스틱 싱크대를 하나 장만해주었다. 플라스틱이라 튼튼할 줄 알았는데 뒷면이 힘없는 도화지로 마감이 되어서 무척 실망스러웠다. 버려지는 종이 등으로 만드는 재활용 교구도 있지만 졍졍이님의 교구와 장난감 등은 실제로 시판 제품보다도 우수해보이고 탐이 나는 그런 작품이 많았다.

엄마팬들이 많을만하구나 싶었다.


아기 장난감을 사주고 싶어하시는 시부모님과 함께 마트에 다녀왔다. 마트 장난감이 워낙 비싸 (인터넷에서는 같은 장난감이 훨씬 저렴하게 팔리고 있다.) 되도록 마트에서는 구입하지 않는데 지난 주 설악산 여행에서 아이가 마트에 가서 장난감에 열광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으셨는지 굳이 장난감을 사주시겠다며 마트에 데리고 가주셨다. 비싸게 살 것을 알았기에 아이가 되도록 큰 장난감을 고르지 않기를 바랬는데 엄마 마음을 알아준것인지 다행히 아이는 미니카 세트 작은 것을 골랐고, 좀더 좋은 장난감을 사주고 싶어하셨던 부모님께서는 많이 아쉬워하셨다. 장난감 코너와 교구 코너들을 오랜만에 돌다보니, 낱말 카드 몇개 안들어있는 것이 몇천원, 거의 만원 가까운 가격표가 붙어 있었고, 인터넷쇼핑몰보다 비싼 것은 물론이도 별것 아닌 장난감들이 정말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만 해도 아이가 기타를 좋아하는 것 같아 인터넷으로 기타를 주문해주었더니 아이가 큰 관심을 갖지 않아 얼마나 실망했던지.. 그렇게 실패한 장난감이 실로폰과 기타다. 다른 장난감들은 잘 갖고 노는데 이상하게 별로 손이 안가나보다. 마트의 장점은 부모가 골라주는 장난감이 아닌 자기가 직접 보고 고른다는 장점이 있는데, 기타의 경우에는 집에 있는 물총으로 기타 흉내를 내며 아이가 노래를 불렀기에 직접 사주면 얼마나 앙증맞게 잘 갖고 놀까? 생각하다 사준것이어서 더욱 마음이 쓰렸다.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반성하게 된 순간이었다.

아이들은 무조건 돈 주고 산 장난감에 열광하지 않는다. 요즘은 웬만한 장난감들이 다 비슷한 멜로디가 나오니, 소리가 나온다고 거기에만 집중하는 것도 아니다. 엄마가 직접 만들어주는 시간, 자신이 뭔가 도움을 주는 그 시간, 과정부터 참여할 수 있는 엄마표 교구가 다소 엉성해 보일 수는 있어도 (졍졍이님의 솜씨는 훌륭하지만 내가 따라한다면 뭔가 부족할테니) 스토리가 들어있는 작품이라 아이에게는 소중한 장난감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예인이가 공주님이라 공주님들이 특히 좋아할만한 장난감, 싱크대, 냉장고, 세탁기 (사실 요즘은 남녀 구분없이 두루 다 좋아하기는 한다) 등의 쉽게 살 수 없는 그런 재치있는 장난감들이 눈에 띄었고, 물티슈 뚜껑으로 플랩교구를 만들고 비싼 값에 판매되는 각종 교구들, 그 중에서도 칠교 놀이같은 것들을 직접 만들어 사용할 수 있다는데에 놀랐다.



엄마표 재활용 교구놀이는 엄마와 아이의 즐거운 미술시간(도 뒤에 나와있다) 뿐 아니라, 직접 만들어준 뛰어난 장난감들로 보는 엄마의 입을 떡 벌어지게 할 그런 재치있는 장난감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 아이와 이렇게 놀아주면 되겠다. 한번 만들어주고 버려질것같은 그런 장난감이 아니라, 엄마도 아이도 기분이 좋을 그런 재미난 교구들이 많아 더욱 즐거운 독서가 되었다.


아이가 하나하나 직접 읽었으면 가장 좋아했을 것이 바로 자동차 독서대였지만, 엄마는 만들기 쉬운 것부터 먼저 운을 떼었다.

우리 아들, 사진기 만들어줄까? 했더니 아이가 방긋 웃으며 "네~" 하고 기분좋게 대답한다. 안 그래도 요즘 날씨가 너무 더워서인지 자꾸 까칠한 장난꾸러기 네살이 되어가서 자꾸 혼을 내게 되어 미안했는데 아이를 위해 엄마가 뭔가를 해줄 수 있게 되어 기분이 좋아진다.



그래, 카메라를 만들기 위해 요구르트 빈곽과 과자 빈곽이 필요하니, 오늘은 아이 간식으로 요플레 꾸러미를 사고.. 과자 빈곽은 집에 있는걸 재활용해봐야겠다. 상상만해도 즐거운 공작시간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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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그 여자의 파리 - 늘 낯선 곳으로의 떠남을 꿈꿨던 17년 파리지앵의 삶의 풍경
이화열 지음 / 에디터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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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간 파리에 살고 있는 이화열님의 에세이.

처음에는 현지인의 파리에 대한 여행 에세이인줄 알았다. 제목만 바라봤던 나의 착각이었던 것.

저자 이화열님은 그래픽 디자이너로 몇년 전부터 파리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에세이로 쓰고 있다고 저자 소개글에 나와있듯, 정말로 진정한 파리지앵들의 인생 이야기이다.



50년된 가구가 낡아서 수리하는 가격이 그 비슷한 가구 사는 가격과 맞먹는다면 프랑스 사람들은 그 돈을 주고 수리합니다. 그 가구에는 시간이 담겨 있기 때문이죠. 48p



우리나라 사람들로썬 이해하기 힘든 파리지앵들의 정서. 낡은 가구 수리비가 많이 들어도 가구에 얽힌 추억때문에 수리비를 물고서라도 고쳐 쓰겠다는 그 마인드에 입이 벌어지고 말았다. 나와 신랑만 해도 수리비가 조금만 많이 나와도 아예 새로 사는게 낫겠다 쉽게 포기해버리고 마는데 (비싼 값에 수리를 하면, 어차피 한번 고장나기 시작한것 계속 고장날것이라는 생각때문에 ) 수리한다고 새것과 같아지지도 않을 낡은 가구를 다시 고쳐 쓴다니, 하나하나의 진정한 차이를 짚어보는 그런 인생 이야기들이 펼쳐지고 있었다.


널 내 스카프와 같이 만날 수 있을까? 55p



소개팅으로 만난 올리브, 그 파리 남자에게 먼저 전화해 그녀가 두고온 스카프와 함께 만나고 싶다고 당당히 프러포즈를 한 멋진 여성. 저자는 참으로 당찬 여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먼저 이야기하고 싶어도 혹시나 거절당하면 무슨 창피람? 하는 생각에 언제나 남자쪽 생각에 초점을 맞췄던 나랑은 한참을 달라도 달랐다. 그렇게 그들은 스카프 한장이 인연이 되어 데이트하기 시작했고, 둘 사이에 이제는 너무나 예쁜 아이들이 생겼다.


크레프와 무가당 요플레에 넣는 크리스털 설탕, 요리에 필요한백설탕, 브렘 브휠레에 얹어먹는 흑설탕, 아이스 설탕도 있다. 이 가운데 하나라도 떨어지면 올리브는 다급하게 포스트 잇 위에 적는다.

'크리스털 설탕을 살 것, 잊지 말것.'

..중략..

"대충 살아!"라고 할때마다 올리브의 대답은 똑같았다. '아니, 즐거움을 누리는 데 필요한 장치를 왜 철회하라는 거지?"66p



휴가지에서 책을 읽다보니, 또 운좋게도 부모님과 함께 한 여행이라 아이를 돌봐주시기도 해서, 조금은 여유롭게 책을 읽다보니 꼼꼼하게 즐기며 읽을 수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인생 이야기중에서도 저자와 남편 올리브의 이야기가 가장 흥미로웠다. 아무래도 모르는 파리지앵보다 (한국인이라 더 친근감 드는, 게다가 글을 쓰고 있는 저자라 아무래도 본인에 대해 가장 자세히 알 ) 저자의 이야기라 더욱 재미났는지 모른다.



설탕의 종류가 그렇게 다양한지, 그녀 말대로 헝그리 정신에 입각한 우리 사람들에게는 그닥 중요한 문제가 아닌 것 같았다. 나 또한 설탕이 없으면, 꿀, 아니면 올리고당, 그것도 없으면..이런 식으로 대체해서 살고 있는 중이고, 크리스털 설탕은 무엇인지 (슈거 파우더 같은건가?) 생소해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남편의 말이 참으로 여유롭다.

어쩌면 지극히 파리지앵스러운 발상인지도 모른다.



벵상과 이자벨, 13구의 라뷔토카이의 큼직한 아파트에 살면서 1년에 12주의 바캉스를 사용할 수 있으며, 불안정한 수입때문에 노심초사할 필요가 없다. 203p


정말 부러웠던 기나긴 휴가. 유럽인들이 일년에 한두어달 정도의 휴가를 쓴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는데.. 12주면..음.. 3달인가? 거의 한달에 1주 꼴로 쉰단 이야기가 아닌가? 물론 붙여서 쓰겠지만..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고, 중산층 정도의 삶을 누리는 사람들의 휴가인 것 같기는 했는데..

올 여름 휴가를 3일로 잡고 있는 우리 신랑을 생각해보니 정말 너무나 부러운 그런 상황이었다.

너무 부러워 그 이야기를 하니, 프랑스 사람들은 돈을 모으기 보다 바캉스에 가서 다 쓰고 즐기는 편이라는 이야기를 많이들 듣고 산다고 한다.

그러고보니 나도 그런 이야기를 들은것도 같다.

복지가 잘되어 있어서일까? 아니면 정말로 그들이 풍류를 즐기기를 좋아해서일까? 책에는 벵상 이야기뿐 아니라 실제로 연금과 실업급여, 그리고 최소한의 일로 부유하지는 않으나 평온한 삶을 살고 있는 그런 친구의 이야기도 나온다.



아이들 뒷바라지를 하기 위해서라도 많은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 게다가 한국에서도 하루가 다르게 튀는 집을 사고, 또 살림등을 장만하고 미래의 노후 대책등을 위해서라도 일개미처럼 바쁘게 살지않으면 안된다 생각했는데, 파리의 베짱이들은 참으로 행복하게만 보이니 갑자기 12주 12주 하면서 깊은 한숨만 내쉬었다. 신랑 휴가없다고 나 혼자 놀러다니니 미안하기도 하고, 마음이 좋지도 않았는데..



그렇다고 같이 놀자고 졸라봤자, 생계 걱정은 않는다며 철부지 소리나 듣기 쉽상이니.. 우리나라의 정서상으로는 힘든 상황일수밖에 없는것같다.

부러운 이야기들, 그리고 어찌 보면 갑갑한 A/S와 너무나 자유로운 방식들, 지금의 내게는 지금의 삶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한국, 이 땅에서의 삶이 말이다.



파리지앵들을 통한 파리의 삶, 저자를 통해 즐겁게 만나볼 수 있어 유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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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엇 - 175년 동안 바다를 품고 살았던 갈라파고스 거북 이야기 보름달문고 45
한윤섭 지음, 서영아 그림 / 문학동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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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찰리가 땅에서 열쇠를 파내어, 동물원 우리를 열고 다른 동물들 우리까지 드나드는 것을 보고 처음부터 깜짝 놀랐다.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일까? 분명 해리엇이라는 175년이나 살았던 거북이 이야기라는데, 소설은 찰리 이야기로 시작을 한다.



어린 원숭이 찰리가 엄마와 떨어져 동물원에 오기까지의 과정은 참으로 가슴 아프다.

야생의 동물을 보기 위해 아프리카까지 갈 여력이 없어, 자가용 타고 슝 ~ 달려가 볼 수 있는 동물원 동물들에게 대단히 만족을 하고 살았는데, 그 동물들의 잃어버린 자유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보지 못했다. 티브이에서 종종 나오는 동물원 동물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나 얼마전 읽은 동물원을 샀어요. 라는 실제 에세이 등을 통해 약간을 추측할 수는 있지만, 동물들의 눈이 아닌 사람의 눈에서 본 관찰이라 관찰자적 시점이었다. 이 책은 동화라는 장점을 갖고 있기에 동물들이 주인공이 되어 그들의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봉주르,뚜르라는 책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큰 공감을 준 한윤섭님의 새로운 작품 해리엇.

봉주르 뚜르를 읽기 전에 먼저 읽어 본 동화였는데, 그림과 글의 느낌이 너무나 좋아 봉주르 뚜르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게 되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 원숭이 찰리는 동물원 우리에 바로 수용된 것이 아니라, 동물원을 운영하는 사람의 아들이 찰리를 애완동물 혹은 친구처럼 키우고 싶어해서 데려온 동물이었다. 엄마와 함께 왔으면 좋았으련만, 동물들에 대해서 엄마와 아이를 떼어놓는 것에 사람들은 참으로 엄격한 것 같다. 그게 참 아쉽다.



사실 우리집에서도 예전에 강아지를 길렀을때 어미 젖도 떼지 않은 그 어린 강아지들을 데려다 키웠던 생각이 난다. 어린 두 마리 강아지가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을까. 아기 엄마가 되고 나니 인간이 아닌 동물에게서도 아기와 엄마를 떼어놓는 일이 참으로 못할 짓으로 느껴졌다.



찰리는 고독한 상황에 처했지만, 일년을 인간 아이와 함께 지내며 적응하게 되었다.

하지만, 원숭이 우리에 있던 특히나 난폭한 성격의 개코 원숭이무리들은 인간과 함께 살았던 찰리를 참으로 마땅찮아 한다.

특별대우를 받았던 동물에 대한 질투와 핍박, 찰리가 계속 아이와 함께 살았으면 좋으련만. 인간은 언제나처럼 무책임하게 (필요하지 않으면 애완동물에 대해 더이상 신경쓰지 않는) 떠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물론 아이도 학교에 돌아가는것이라 어쩔수없는 일이긴했지만..



찰리는 동물원 우리로 들어오게 되고, 개코 원숭이 두목인 스미스는 그런 찰리를 매일 구박하고 협박한다. 찰리가 아주 우연히 열쇠를 갖고 온것을 알고 더더욱 그를 괴롭힌다. 개코 원숭이들의 괴롭힘과 돌팔매질에 죽임을 당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떨던 아기 원숭이 찰리를 도와준 것은 바다거북 해리엇이었다. 그는 동물원의 원로로써, 그리고 속깊은 이해심으로 찰리를 받아들이고, 스미스 일당으로부터 지켜내게 된다. 신기하게도 사육사까지도 해리엇의 뜻을 이해하게 되어 찰리를 원숭이 우리 근처에서 떨어진 해리엇과 흰 너구리 올드 등의 우리로 옮겨주게 되었다.



종이 다르지만, 진정한 친구를 만나게 된 찰리.

나이든 해리엇과 올드 등과의 사귐은 찰리에게는 무척이나 평화로운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다시 몇년이 흘러 해리엇의 목숨이 다하는 때가 온 것이다.

175년이라.. 정말 오랜 세월이 흘렀다.

해리엇의 고향 또한 너무나 머나먼 땅 갈라파고스였고, 그는 마지막까지 옛날이야기를 원하는 어린 동물을 위해, 생명이 다해가는 그 힘든 순간에도 자신의 길고 긴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갈라파고스에서 이 곳에 이르기까지의 그 여정을 말이다.


오랜 친구인 해리엇의 이야기를 들으며 찰리는 그 속에서 또 하나의 발견을 한다. 그리고 해리엇을 위해 위험한 모험을 감행한다.

해리엇, 거북이의 무뚝뚝한 이름처럼 느껴졌던 책이었으나 읽는 내내 참으로 가슴따뜻했던 그런 동화.

찰리와 해리엇의 진하고 깊은 우정은 인간 사회에도 적용할만한 깊은 감동을 주는 동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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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째 내가 죽던 날
로렌 올리버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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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며칠 사이에 이렇게 더워질 수가 있을까?

비가 오던 지난 주엔 여행을 가서도 가랑비를 맞으며 그럭저럭 돌아다녔건만, 폭염이 쏟아지니 어디를 가지도 못하고 그냥 숙소 안에서만 방콕하고 에어컨을 쐬며 책을 읽고 있었다. 사실 이게 가장 재미난 바캉스가 아닐까 싶었지만.. (여행이 길었던게 아니라 두번의 여행을 다녀왔다.)



꽤 두꺼운 책을 단숨에 읽어내렸다. 책에 대한 호기심에 미리 다른 님들의 리뷰를 읽어보니, 대충 내용을 짐작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내가 새로이 읽은 그 느낌은 상당히 달랐다. 줄거리만으로는 와닿을 수 없는 느낌이랄까. 아뭏든 그랬다.



미국 고등학교에 퀸카 그룹이 존재하고 (아마도 영화 속에 등장하는 치어리더 그룹 같은 모임이 아닐까?) 그들은 학교내에서 누릴 수 있는게 너무나 많아 누리지 못하는 그 밖의 "불쌍한"아이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다.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얼굴 좀 예쁘고 인기 좀 많다는게 그들이 가진 최대의 자산, 사실 처음에는 그런 사실에 많은 거부감을 갖고 읽기 시작했다. 좀 예쁜 아이들이 도도하게 다른 아이들을 짓밟고 흉보는 이야기가 무슨 대수람?



최고의 이슈메이커와 같은 린지, 그리고 린지의 추종자격인 세명의 아이들, 그 중 하나인 샘은 린지가 자신을 선택해줌으로써, 인기없는 절반의 무리에서 인기 높은 무리로 계급상승한 기쁨에 하루하루가 행복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자유라 누린 그 방종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인 독이 될 수도 있는 것이었다. 사이코라 불렀던 줄리엣 사이크스, 거의 맹목적으로 그녀를 놀림감으로 삼고, 괴롭혀왔는데 그녀는 샘의 마지막 날 이상하게 자꾸만 얽혀들게 된다.



그렇다.

한창의 나이, 10대에 최고의 고등학교 파티를 즐기고, 또 그날 밤은 학교 최고의 킹카와 첫날밤이 예정되어 있는 샘에게는 특별한 하루였다.

그날 남자친구 롭이 너무나 만취한 나머지 별다른 일 없이 자기 무리들과 집에 가다가 사고로 그만 목숨을 잃고 만다.



엄청난 고통, 그리고 다시 그녀는 알람 소리에 잠을 깬다. 날은 바로 어제의 그 날. 그녀들이 최고로 치는 큐피드 데이이다.

학교 친구들에게 받는 장미 갯수로 인기를 가늠하는 큐피드 데이. 공부는 못해도 인기를 최고로 치는 그녀들에게는 정말 최고의 행운이 주어지는 날이다. 그녀가 누리는 그 많은 행복들, 하지만 그녀가 죽었던 하루를 다시 산다는 것은 그녀 자신을 어리둥절하게 하고, 동시에 두렵게도 만드는 일이었다. 죽음을 피하기 위해 갖은 수를 다 동원해보지만, 어제와 조금 다른 듯 하지만, 조금씩 일이 틀어지는 것 같아도 분명 어제와 비슷한 상황으로 일이 꼬여만 간다.



영화 데스티니와 이프 온리를 동시에 떠올리게 했던 소설, 이 책은 헐리웃에서 영화화 될 예정이라 한다. 죽음과 환생이라는 그것도 바로 죽는 날 하루뿐인 환생이 연거푸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끔찍함이라는 데서 이 책은 독특하게 사람들에게 기억될 것 같다.



단 하루만 살 수 있다면..그것도 그 하루가 내가 죽는 그 마지막 날이라면..어떻게 살게 될 것인가?

샘은 처음에는 피해보려고 갖은 애를 써보고, 그 다음에는 미친듯 방종한 삶을 살기도 해보다가 몇번의 죽음 끝에 결국 깨달음을 얻게 된다.

너무나 어린 나이에 허무하게 목숨을 잃어야했던 그녀가 미처 모르고 죽을뻔했던 사실들. 그녀는 다행인지, 괴로운 죽음을 몇번 반복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단 하루뿐인 삶, 죽음에 이르는 그 하루의 삶이 반복적으로 계속된다는 것은 저주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 일어나는 일임에도 그녀에 의해 조금씩 변화되기도 한다. 그녀가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일까? 누가 그녀에게 그런 열쇠를 쥐어준 것일까?

나라면? 내가 당시의 샘이라면? 샘과 참 다른 삶을 살아와서인지 대신 감정이입이 되지는 않았지만, 그런 끔찍한 일에서 다시 살아나는 하루가 주어진다면? 을 깊이 생각해보려했다. 아직은 죽고 싶지 않다는 생각만 간절히 드는 것을 보면 나 또한 참 삶에 대한 강한 집착의 끈을 갖고 있는 듯 하다. 토끼같은 아기 얼굴을 보고 있으니 더욱 살고 싶은 생각만 간절하다.



그 순간 내 심장은 부서지는 것 같았다. 나는 이 아이에게 해 줘야만 하는 이야기를 결국 하나도 하지 못하게 되리라. 296p



샘도 그랬다. 발음도 불분명하지만 너무나 사랑스러운, 해주고 싶은게 너무나 많은 여동생 이지에게 그녀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줄 수 없는 언니가 되어버리고 만다. 가족들에게도 제대로 사랑 표현도 하지 못하고 살아왔다. 질풍노도의 잘 나가는 여고생이었으니까. 그런 그녀가 참으로 많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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