펍, 영국의 스토리를 마시다 - 창조적 여행자를 위한 깊이 있는 문화 기행 Creative Travel 1
조용준 지음 / 컬처그라퍼 / 2011년 5월
절판


맥주 한잔 제대로 즐길 줄 모르는 내가, 이 책을 처음 펼쳐들게 된건, 가보지 않은 도시 런던의 이야기를 펍이라는 특정 장소를 통해 한권의 책으로 풀어 설명했다는데서 흥미를 느꼈기 때문이었다. 작가가 이 책을 출간하게 된 계기는 실로 우연이 아닐 수 없었다. 아니, 남들과 다른 관찰력을 가진 데서 온 창의적 발상이랄까?

2005년 런던을 비롯한 여러 유럽 도시를 단체 관광으로 여행중이었던 작가가 마침 런던에 있을 무렵, 올림픽 유치의 환호성으로 들끓어올랐던 런던이 대 테러에 휘말려 순식간에 아비규환의 장소로 변하고 말았다. 교통이 마비가 되어 공항으로 방향을 틀었으나, 워낙 더디게 나가는 버스 안인지라 바깥의 시내 풍경에 눈길을 둘 수 밖에 없었다. 그때 펍의 간판에 공식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 작가는 (모든 간판이 하나의 간결한 그림으로 표현돼 있었던 것.) 매우 강렬한 호기심을 갖고, 영국을 펍으로 인식하기 시작하였다. 그때의 관심이 도화선이 되어, 그 이후로도 수 차례 런던을 방문하여 펍의 역사와 유래, 펍 간판의 의미에 관해 문헌부터 조사하기 시작했다. 이 책은 단순한 여행기나 펍에 대한 개인의 에세이가 아니다. 펍이라는 하나의 문화적 단면을 통해 한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탐구한 인문학 여행기이다. 12p


영국의 웬만한 펍들은 100년을 거뜬히 넘기고, 1000년의 역사를 넘겨 기네스북에 등재된 곳도 있다고 한다. 바로 늙은 싸움닭이라는 펍이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그네들의 여러 문화자산들을 볼때마다 사실 속상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문화유산들은 정작 외침 등에 의해 철저하게 파손된적이 너무나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평범해보이는 펍마저 수백년의 역사 동안 변치 않은 채 그자리에서 명맥을 이어오고 있었던 것이다. 펍의 오랜 역사가 이어진데에는 브리튼 섬의 원주민이나 침략자나 할 것 없이 모두 술을 매우 좋아하고, 그런 분위기를 즐겼으며 이런 역사적, 사회적 환경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역대 왕실도 술에 대해서는 매우 관대한 정책을 펴왔다는 것을 알수 있다37p라고 밝히고 있다.


펍을 이야기하면서, 영국의 비틀즈를 이야기할 것은 예상했지만서도 상당히 많은 이야기거리가 흘러나오고 있다는 데서는 놀라움을 금치못했다. 작가의 말대로 인문 에세이라 어떤 부분은 딱딱하게도 느껴졌지만, 대부분은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었다.

국부의 원천으로 쌓인 것은 해적질에 의한 것이라는 것. 사략선이란 제도를 종용해서 실제로는 다른 나라의 배를 약탈하는데 나라가 더 힘을 기울이고있었다는 것들도 새로이 알 수 있었다. 펍과 관련하여 아주 유명한 해적들의 이야기도 나온다. 펍으로 시작했는데, 영국의 역사와 문화가 한자리에서 펼쳐지는 느낌이랄까?

그저, 펍에서 주고 받는 명인들의 이야기, 혹은 사람들의 대화 수준의 스토리일까? 했는데, 예상을 뒤엎었다

신사의 나라 영국이 식민 정치를 펼칠때에는 그다지 신사답지 못했다라는 부분도 많이 지적되는 부분이었는데, 굳이 식민 계층에 가지 않더라도, 술에 빠져서, 환란의 시기처럼 흔들리던 때가 있었다.

집단 사형의 이야기가 많고, 교수형이 일종의 엔터테인먼트로까지 간주된 것은 당시의 사회상과 무관하지 않다. 당시의 실상을 생생하게 반영하고 있는 판화가 윌리엄 호가스의 유명한 판화 두장, 맥주의 거리, 진의 거리가 있다.

17세기 영국의 노동계급이 알코올에 굶주리던 시기에 진이 싼 값에 들어와 맥주를 판매하는 펍을 위협하게 되었다.

진 값을 마련하기 위한 범죄는 무시무시했다. 판화 그림이상으로 충격적인 크리스토퍼 히버트의 저술 <악의 뿌리>의 묘사는 참담할 정도이다.

아기 엄마인 나는 이 부분이 계속 끔찍하게 맴돌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아기에 대한 부분을 차마 언급하지 못하더라도, 일부 인용하자면. 아래와 같다.

동물학대는 인기가 높은 스포츠였다. 고양이로 캐치볼을 하고 곰이나 소를 매놓고 맹견을 부추겨 덤벼들게 하는 행위가 오락으로서 인기를 모았다. 153p



펍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들 중에 반지의 제왕의 톨킨과 나니아 연대기의 c.s. 루이스가 깃발든 양이라는 펍에서 이뤄지던 잉클링스라는 모임의 회원이어서, 자주 만남을 갖고 집필중인 작품을 서로 읽고 토론하거나 친목을 다지는 모임으로 시작하였다 한다. 또 비틀즈가 케이번 클럽에서 공연 후 근처 펍인 포도송이에 와서 맥주로 목을 축이곤 하여서 유명해진 포도송이 펍도 관광객들의 인기를 끌만한 곳이었다.


만약 리버풀에 갈 일이 있다면 펍 포도송이에 꼭 가보기를 바란다. 맥주 한 잔을 시키고 자리에 앉아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펍의 시끄러움 속에서도 비틀스 멤버들의 속삭임이 들려올 것이다. 우리 역시 불투명한 때가 많았노라고. 우리 역시 미래의 불안감에 두려워했노라고. 다만, 음악을 할 때가 즐거웠고, 행복했기에 계속 했노라고. 성공은 우리가 잘 모르는 단어였으며, 좋아하는 일을 추구하다 보니 우연하게 따라온 것이었노라고. 208p


술을 좋아하지 않아, 펍의 이야기에 내가 귀를 기울일만한게 얼마나 있을까 싶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재미가 더해졌던 것 같다. 기억하고 싶어 접은 곳들이 마구 늘어났으니 말이다. 수많은 펍 이야기를 소개받으며 입맛을 다셨을 맥주광들을 위해서는 또 친히 뒷 편에 부록으로 펍 안내서를 달아놓았다. 지도와 함께 지역별 여러 펍들이 소개가 되었는데, 맥주를 상당히 좋아하는 신랑과 런던에 함께 가게 된다면, 꼭 유서깊은 펍에 한군데 이상 꼭 들러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여기가 그런 곳이구나 다시금 느끼면서 말이다. 그곳에서 마시는 맥주는, (연상되는 스토리가 있기에 ) 아무 이유없이 마시는 맥주처럼 쓰게 느껴지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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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날개, 윙스 윙스 시리즈 1
에이프릴린 파이크 지음, 김지윤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윙스, 잃어버린 날개.

표지의 날개가 왜 깃털 달린 날개가 아니라 꽃잎의 날개였는지 책을 어느 정도 읽기전까지는 알수 없었다. 다만, 추락천사처럼 날개를잃어버린 천사들의 이야기려니 했는데, 웬걸.. 그동안 읽어온 판타지 로맨스의 내용을 예상하다, 전혀 새로운 세계로 들어간느낌이라 무척이나 신선했다.

 

"난 채식주의자야. 사실은 비건(달걀과 유제품도 먹지 않는 엄격한 채식주의자)이야." 11p

그냥 그럴수도 있겠거니 했지만, 친구들은 전학생인 로렐의 엄격한 채식주의에 충격적인 인상을 받는다. 맛있는 초컬릿, 케이크, 우유, 그 아무것도 먹지 않고, 채소와 과일, 스프라이트만 먹는 그것도 아주 소량을 먹는 그녀가 희한한 별종 쯤으로 보였을 것이다.

 

열다섯살이 한참 지난 사춘기임에도 여드름 하나 나지 않은 깨끗한 피부에 생리도 하지 않는다. 평범한 아이들이 모두 거치는 과정을 하지 않는 모습에 엄마도 조금씩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로렐, 사실 그녀는 집에서 계속 홈스쿨링으로 공부를 하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학교에 들어오고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다.

친구를 만난다는 것에 약간의 거부감도 있었으나 먼저 마음의 문을 열고 적극적으로 다가와준 데이빗이 있어 그녀의 학교 생활은 원만하게 풀리는 듯 했다.

 

어느 날, 여드름인듯 시작했던 등의 무언가가 혹으로 자라나, 터져버리고 그 안에서 새로운 것들이 활짝 피어나기전까지는 말이다.

날개처럼 활짝 피어난 그것들은 바로 꽃이었다. 향기까지 진하게 내뿜는..

 

암인줄 알고 고민하다 친구인 데이빗에게 유일한 그 비밀을 털어놓게 되고, 또 예전에 살던 집 근처에 갔다가 숲속에서 타마니라는 묘한 남성을 만나게 된다. 타마니는 완벽한 연예인의 외모를 포토샵으로 더욱 수정해서 완벽을 가한것같은 매력적인 용모를 지니고 있었다. 그런 그가 로렐이 바로 요정이라는 뜻밖의 말을 전해주고, 로렐은 타마니의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집에 돌아와 데이빗과 함께 자신의 체세포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다 식물의 그것임을 깨닫고, 얼마나 충격을 받았는지..

 

"그게 무슨말이야, 데이빗?"

"넌 심장 박동이 없어, 로렐. 아마 심장도 없을 거야. " 124p

 

데이빗은 로렐보다 덜 충격을 받은 듯하다. 그녀에 대한 애정이 강해서일까? 오히려 그동안 납득하기 힘들었던 모든 것들에 대한 답변이라고 생각을 하기에 이르른다. 그리고 그것은 사실이었고 말이다.

 

사춘기 소녀 로렐의 인간과 요정 사이에서 고민하는 자기 정체성 찾기가 소설의 큰 흐름을 이루고 있다. 인간이라 굳게 믿어왔던 자신이 어느 날 식물이라 한다면.. (아, 맞다 이 책에서는 요정을 식물로 분류하고 있다. 놀라운 분류가 아닐 수없다.) 이를 쉽게 받아들일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자신의 문제만으로도 복잡한 마당에, 아빠가 거의 생사의 위기에 놓일 정도로 급격히 건강이 나빠지고, (무척 건강했던 아빠였는데..) 엄마는 아빠의 치료비를 벌기 위해, 옛 집 터를 팔려고 내놓는다. 로렐은 엄마에게서 그 땅을 사려고 온 반스라는 괴상하게 생긴사람이 너무나 마음에 들지 않고 뭔가 불길하다.

 

인간과 요정, 그리고 완벽한 대칭에 가까운 그들의 존재와 상반되는 트롤, 트롤은 인간처럼 동물이지만, 실패한 진화 쪽으로 분류한다고 하였다. 그럼에도 살아남은 트롤들이 요정의 천국인 아발론으로 가는 문을 차지하기 위해 벌이는 일들.

 

윙스 시리즈는 총 4부작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 책은 그 첫 편인 윙스이다. 첫 편임에도 꽤 진지한 변화와 (주인공의 자각) 인간과 요정 남자친구간의 삼각관계, 그리고 트롤로부터 요정 세계를 지켜내야 하는 중임이 윙스의 어깨에 달려있다는 것까지.. 정말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작고 가벼운 날개를 달고 있는 요정,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으나 훨씬 작은 존재라 느껴졌는데, 이 책에서는 우리가알고 있던 요정과 다른 새로운 요정을 재창조해내었다. 외모는 인간의 기준으로 보면 거의 완벽에 가깝게 멋지고, 날개는 없으나, 꽃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네 요정의 각각 하는 일과 계급이 다르다는 것 등등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들에 대한 약간의 암시까지 던져줘 더욱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책을 읽다보니 요정인 여주인공으로 가장 어울리는 배우가 누굴까 싶었다. 이 책은 디즈니사가 곧 영화화 하기 위해 미국의 국민 요정인 마일리 사이러스를 캐스팅했다 한다. 92년생으로 꽤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여배우라는데, 영화를 보지 않고 살아 내 눈에는 처음 만나는 여배우였다. 그저 엠마 왓슨 정도를 떠올렸었는데, 마일리 사이러스가 연기하는 로렐도 참 예쁜 요정이될 거란 기대를 준다. 그보다는 타마니를 누가 주연하게 될지가 더 궁금해지지만..

 

많은 뱀파이어, 타락 천사등의 로맨스 환타지물에서 새로운 환타지 세계로 우리를 이끌어 주는 윙스.

요정 소녀 로렐의 (그저 아름답게 날아다니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 피 아니 수액이 낭자한 그런 모험물이 되어가고 있지만..)열혈 모험담 속으로 깊이있게 빠져들 수 있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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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몽2 종알종알 말놀이 코코몽 들춰보기
아이즐북스 편집부 지음 / 아이즐북스 / 2011년 6월
절판


며칠전 아들이 코꼬몽 어쩌고 하길래, "그래, 이따 코 파 줄께." 했는데 아들의 반응을 보니 그게 아니었나보다. 아들이 갑갑한 마음에 가리킨 손가락 끝을 바라보니, 코코몽 책이 있었다. 아! 콧구멍이 아니었구나. 그러고보니 아들이 코파달라 할때는 콧구멍이라는 단어를 쓴 일이 없었다. 예전에 가끔씩 코코몽 책을 보여주기는 했는데, 얼마전부터 아들이 갑자기 코코몽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영어 샘플 디브이디로 받았던 코코몽 디브이디가 있었는데 그거 틀어달라고 해서 오랜만에 틀어주니, 계속 재생해달라고 하길래 하루에 딱 한번이야 라고 잘라말했더니 아쉬웠는지 입에 코코몽이 붙어버린것.
그런 아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될 책, 코코몽 들춰보기 책, 종알종알 말놀이를 선물해주었다.


비닐로 쌓인 책을 보더니 얼른 뜯어달라 성화였지만, 마침 배송받은 날이 덕산 스파캐슬로 놀러가는 날이어서, 여행 가서 보여주려는 생각으로 기차 안에서 보자 하고 아이를 달랬다. 꼭 읽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눌러참다가 기차에 앉으니 얼른 꺼내달란다. 처음으로 시부모님과 함께 가는 여행이었는데, 어머님과 아기, 나 이렇게 셋이 앉은 좌석에서 아들이 논산까지 (신랑이 논산에서 퇴근을 하기에 기차타고 신랑 차 있는 논산까지 가기로 했다.) 가는 동안 내내 책보는데 열중해서 안 그래도 즐거운 여행길이었지만 아이가 보챌 틈이 없어 더욱 즐거운 여행이 시작되었다. 어머님께서도 아니, 무슨 책을 이렇게 오래 집중해서 보냐며 신기해하셨다.



사실 ebs 애니메이션을 꾸준히 보여줬으면 진작부터 더 좋아하는 코코몽이 되었겠지만, 아주 가끔 한두번 보여주다보니, 느지막히 열광하게 된 것이다. 어쨌거나 대부분의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나오는 그림책인데다가, 아이들이 좋아하는 들춰보기책 (플랩 북)으로 되어 있어서, 뒤에 뭐가 숨어있을까 찾아내는 재미에 아이들은 시간가는 줄 모르고 책 보기에 빠져든다.



여행을 갈때는 아이 장난감이나 책 등을 꼭 챙기게 되는데, 간식보다도 더 뛰어난 효과를 발휘한 것이 바로 이 책이었다. 가는 동안, 또 가서 리조트에서 쉴때도 아들은 코코몽 책을 찾기 바빴고, 여유분으로 더 넣어간 다른 책들은 눈길도 주지 않았다.


집에 돌아와서도 코코몽 책 중에서도 이 책을 골라 보고 또 보고를 반복해 처음부터 대박북이 되었구나 싶었다.



ㄱㄴㄷ 배우기부터 시작되는데, ㄷ을 열면 나오는 다리미를 보더니, 이게 뭐냐고 묻는다. 어느 집에나 있는 것이지만, 아이 손이 데일까봐 거의 아이 눈에 띄지않게 숨겨두었더니 뭔지 궁금했었나보다. 다리미라도 몇번 일러주니, 나중에 혼자 볼때 복습하듯이, 크레용으로 다리미 모양을 만들어 놀면서 "이게 다리미야 다리미." 이러고 놀고 있다. ㅊ의 기차를 보더니, 이거 사달라고 어찌나 조르던지..집에 기차가 있어도 또 사달라 졸라서 난감해하니, 어머님께서 웃으며 사준다 사줘.하셨다.


아들이 가장 좋아한 파트는 색이름배우기였는데, 과일과 과일의 색깔, 그리고 그 색깔을 영어로 말하는 것까지 시켜도 모두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어 마음에 들었나보다. 그 페이지를 가장 많이 펼쳐보았다.


또 ABC 배우기에서는 아들과 재미나게 맞추기 놀이를 할 수 있어 좋았는데, 자꾸만 인형 그림을 보고 기린이라고 우겨서, 이게 어째서 기린이냐니까 목이 길어서 기린이란다. 아무리 봐도 인형의 목이 보이지도 않는데 말이다. 하긴 나도 전혀 닮지 않은 탤런트 두명을 동일인물로 착각한 적 있었으니, 아들의 혼동 현상을 굳이 나무랠 수 있으랴.



의성어 배우기와 반대말 배우기도 있었는데, 의성어 배우기가 숨바꼭질처럼 숨어 있는 동물들을 찾아 울음소리까지 따라 내어, 한번에 여러가지를 할 수 있는 재미가 있는 책이었다. 반대말은 설명하는게 약간 더 어려웠지만, 그래도 그림과 함께 주어지는 설명들이라 아기가 받아들이는데 더욱 도움이 되는 듯 했다.



다른 책들은 읽어달라고내미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혼자서 들춰보는 재미가 있는지 혼자 앉아서도 잘 보고, 가끔 모르는거 묻는 등, 책 자체에 대한 흥미가 무척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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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보이는 것만 믿니?
벤 라이스 지음, 원지인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2001년, 저자 벤 라이스는 <너도 보이는 것만 믿니?>라는 이 작품으로 서머싯 몸 상을 수상하였고, 이 책은 오팔 드림이라는 제목의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표지 전체에 가득한 작지만, 많은 것을 말해주는 사람들, 책의 내용을 담고 있는 표지가 인상적이었던 책, 너도 보이는 것만 믿니?는 책을 잡자마자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읽히는 책이었다. 아이들부터 어른까지 읽을수 있는 책이라 두껍지 않은 문고본 사이즈의 아담한 책이기도 했다.

 

포비와 딩언, 두 친구와의 삶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캘리언이라는 소녀와 그 가족의 이야기.

어렸을 적에 나 또한 상상을 하기를 좋아했으나, 현실과의 경계를 허물 정도로 그 상상에 빠져들지는 않았다. 그냥 현실은 현실이고, 상상은 현실의 나를 기반으로 한 잠깐의 순간에 이어지는 것이었다. 캘리언은 꽤 상상력이 뛰어난 소녀이다. 어린 나이에도 그녀의 상상은 꽤 구체적이어서, 자신의 친구들을 인정하지 않는 애슈몰 오빠와 다른 사람들이 오히려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친구들의 존재를 깊이 확신한다.

 

놀라운 것은 그런 그녀의 상상 친구들을 지지하는 주위 사람들이었다. 애슈몰 오빠가 존재하지도 않는 친구에 빠져있는 캘리언을 이해 못하듯, 나또한 그런 입장이었는데, 의외로 엄마조차 두 상상 친구의 밥까지 차려주고, 동네 사람 몇몇은 캘리언과 친구들을 위해 따로 세개의 사탕을 쥐어주는 등, 실제로 있는 친구인양 안부를 묻기도 한다.

 

아빠는 값이 나가는 오팔을 찾아 광산에서 일하는 광부이고, 그의 마음속에는 아직 현실화되지는 않았으나 그의 것인양 가까이 자리잡을 오팔이 항상 함께 한다. 아들 애슈몰 또한 동생의 상상 친구들은 믿지 않지만, 마을 사람들의 오팔 드림과 아버지의 꿈을 좇아 오팔에 대한 강한 믿음이 존재한다.

하지만, 런던에 두고 온 가족들과 런던을 그리워하는 엄마만은 딸인 캘리언은 이해할지언정, 손에 쥐어지지 않은 오팔을 꿈꾸는 남편을 이해하지 못하는 그런 모습을 보인다.

 

상상의 친구, 포비와 딩언. 상상 속 친구들이니 캘리언의 상상에 의해 얼마든지 금새 뚝딱 이야기가 지어내지고, 손쉽게 찾아질 수 있는 존재들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어느날 아빠가 광산에 데려갔던 포비와 딩언을 잃어버렸다면서 그날부터 캘리언은 식음을 전폐한채 시름시름 앓아간다. 동생의 상상친구에 의한 병때문에 아빠와 애슈몰, 캘리언 셋이 광산에서 상상 친구들을 미친듯 찾다보니, 남의 광산까지 들어가게 되고, 그런 아버지를 도둑으로 오인한 광산주에 의해 일이 참 나쁘게 꼬이기 시작했다. 아픈 동생, 하지만, 도둑으로 몰려 (그들의 마을에서는 도둑이 가장 나쁘다.) 마을 사람들의 인심을 잃고 감옥에 갈 수도 있는 처지가 되어버린 아버지. 처음에 애슈몰은 아빠를 그런 상황에 처하게 만든 철없는 (?) 동생이 야속하기만 했다. 나 또한 상상 속 이야기 갖고, 너무 심한 것 아닌가 싶기도 했다.

 

캘리언은 진심이다.

그녀에게 포비와 딩언은 실재하는 친구들이었다.

그들이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공포. 게다가 시체조차 찾지 못한다는 불안감에 캘리언이라는 작은 소녀는 깊은 병이 들어버렸다.

 

애슈몰은 캘리언을 위해, 포비와 딩언을 찾기로 한다. 또 마을 사람전체에게 그 마음을 일일이 호소하러 다닌다.

사실 어른들의 세계에서 한 아이의 장난같이 느껴지는 상상 친구들을 찾으러 노력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처럼 보였다.

하지만, 아빠와 동생의 문제가 걸린, 애슈몰에게는 아주 심각한 일이 되어버렸고, 포비와 딩언을 찾지 않으면 가족을 지킬 수 없을 것같은 생각마저 들기도 한다.

 

대충 장단이 맞춰질것같았던 이야기. 그러나 캘리언의 포비와 딩언에 대한 생각이 너무나 확고하여, 읽을수록 놀라운 이야기였다.

믿지 않는 사람들이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졌던 이야기.

예전에 바다였다는 믿기 힘든 마을의 오팔을 꿈꾸는 그 곳에서, 캘리언은 자신의 소중한 친구들을 잃는 큰 슬픔을 겪었고, 소녀의 그런 마음은 마을 사람들 전체에게 퍼져나가기 시작한다. 심지어 그런 그녀를 가장 못마땅하게 여겼던 현실주의자같은 오빠 애슈몰 마저 그녀를 위해 노력하다가 포비와 딩언의 실재를 굳게 믿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게된다.

 

현실에 있지 않은 친구들때문에 가족까지 불행한 상황에 처하게 만들었다 여겼던 캘리언. 처음엔 그런 그녀가 무척이나 야속하게 느껴졌는데, 읽다보니 그녀는 그저 상상만했던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그녀를 이해하지 못한 가족, 특히 아버지때문에 결국 그녀는 친구들을 잃고, 자신의 목숨마저 하늘로 가져가버리고 말았으니 말이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같이 이야기하고 생각한다는 것. 몹시 힘든 일일 수 있단 생각이 들었다.

엄마 눈엔 그냥 사람을 닮은 인형 사진인데, 아이는 목이 길으니 기린이라고 주장을 하고, 파란색의 자동차 나르는 트레일러를 보고서, 사다리같은게 달려있으니 소방차라고 우기는 네살박이 우리 꼬맹이 아들, 대부분은 실제와 마찬가지로 제대로 잘 알아보지만 가끔은 아이의 말도 안되는 주장에 아니라고 크게 반박을 하곤 하였는데 아이의 눈높이를 너무 무시한 처사가 아니었나 싶다. 앞으로 아이가 상상 속 친구들까지 만들어낼 상황이 올수도 있을텐데 그때는 더욱 아이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는 엄마가 되어야겠다 마음먹었다.

 

아이의 상상 친구들을 열심히 믿어주고 지지해준 캘리언의 엄마가 있었고, 결국 동생에게 동화되어 친구들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한 애슈몰 오빠가 있었고, 마을 사람 전체가 포비와 딩언의 장례식에 참여하게 될 정도로 전 마을 사람들을 변화시킨 캘리언이 있었다.

 

여러분들은 보이지 않는 것을 믿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눈에 보이도록 빛나지도 않고 수천달러의 가격으로 팔리지도 않으니까요. 여기 모인 많은 분들이 포비와 딩언의 존재를 믿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들의 존재를 믿지요. 그리고 하나님은 여러분도 믿습니다. 12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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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지도를 바꾼 탐험가 이야기로 쌓는 교양 7
햇살과나무꾼 지음, 여미경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5월
절판


이 책은 아이세움에서 나온 이야기로 쌓는 교양 중 제 7권에 해당되는 책으로 세계 지도를 바꾼 탐험가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요.

다른 책들은 명언, 미술, 한국의 전쟁, 세계의 전쟁, 세계의 문학, 고사 성어들을 다루고 있구요. 그 다음권인 탐험편이랍니다.



이야기로 쌓는 교양 시리즈는 재미있게 이야기를 읽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역사, 예술, 과학 등 다방면에서 상식이 쌓이는 시리즈이다. 이 시리즈는 이야기의 재미 뿐 아니라 사실 확인과 역사적 고증에 초점을 두고 실제 있었던 사건들만 다루었으며 지어낸 이야기나 근거와 출처가 분명하지 않은 이야기, 잘못 전해진 이야기등은 제외했다. -머리말


엄마가 교양서적보다 소설, 에세이 등 재미난 책을 좋아하다보니, 이 책은 어떨까 싶었는데, 탐험 파트라 기대가되기도 했지요.

엄마 어렸을 적에 집에 있던 소년소녀 문고 전집 중에 탐험가아문센, 피어리 등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거든요. 북극과 남극의 최초 발견자인 피어리와 아문센. 1등이 아니면 의미가 없는 냉혹한 현실을 그들의 이야기에서 읽을 수 있었지요. 어릴적의 기억이지만, 1등이나 2등이나 똑같이 고되고 힘든 탐험이었을텐데 1등만 기록되는 세상이라 2등은 아무 의미없다는 아문센의말이 무척이나 깊게 각인되었답니다.아문센과 치열하게 경쟁했던 스콧의 가슴아픈 이야기까지 다시 읽을 수 있어 어린시절로 돌아간 느낌까지 받았네요. 이 책을 통해 또 그들을 만나 무척이나 반가웠어요. 이 책은 제가 어릴적 읽은 책처럼 글만 빼곡한 그런 책이 아니라 아이들이 지루해하지 않도록 중간 중간 삽화와 사진 등이 적절히 잘 들어가있고, 모르는 단어에대한 부연설명이 잘 되어 있어 따로 사전을 찾지 않고도 바로바로 이해하도록 큰 도움을 주는 세심하게 배려된 책이랍니다.

각 탐험가의 일화등 중 끝 부분에는 다시 한번 사건을 짚어 주는 친절한 설명이나 당시 배경 , 혹은 뒷 이야기들을 실어주기도 해서 몰랐던 이야기들을 더 재미나게 배울 수 있게 하더라구요. 인간 전시에 협력한 피어리라는 피어리 후일담을 읽고 깜짝 놀랐네요.

1897년 북극에서 이누이트 6명을 데려와 박물관에 전시했다. 산 채로 전시물이 되었던 이누이트 중 4명은 폐렴으로 죽었고, 나머지 2명도 적응하지 못하고 불행하게 죽었다. 그 유골은 100년 가까이 전시되어 있다가 1993년에야 그린란드로 반환되었다.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는 이런 끔찍한 일이 당시에는 드물지 않게 일어났다. 탐험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유럽 탐험가들이 종종 아프리카나 아메리카, 오세아니아의 원주민들을 본국으로 데려가 인류학자들에게 연구 대상으로 제공했기 때문이다. 때로는 박물관에 전시해 볼거리로 삼았다. 105p

동서 고금을 막론한 위대한 업적을 남긴 수많은 탐험가들의 이야기가 실렸기에 장건, 마르코 폴로, 콜럼버스 , 마젤란을 비롯하여 리빙스턴, 챌린저, 린드버그, 헤이에르달, 그리고 우리나라의 생존해있는 엄홍길 님까지 모두 다 언급할 수도 없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의 일화가 실려있습니다. 교양서적이지만, 엄마가 좋아하는 문학 못지않게 재미나기도 했구요. 역사적 사실을 다룬 이야기인지라 탐험가들의 일화를 통해 역사와 상식 공부까지 자연스레 되어 무척이나 즐거운 경험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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