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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물이 좋다 - 먹을수록 건강해지는 우리음식
리스컴 편집부 지음 / 리스컴 / 2011년 5월
구판절판
채소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막상 시장에 가면 항상 살 만한 채소가 없어 막막하곤 했다.
콩나물, 배추, 무, 시금치, 양파, 당근, 오이, 대파 등을 제외하면 채소랄게 뭐가 남을까 싶었는데 언젠가 읽었던 책에서도 그런 내용이 언급되어 있었다. "요즘 주부들 장에 가면 항상 위의 채소들만 사고 살게 없다고 불평한다. 신토불이를 잊었다"라는 이야기였다. 나물, 제철로 산과 들에서 나는 우리 나물이 얼마나 몸에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데 많은 사람들이 항상 시금치, 콩나물만 사다먹는다고 걱정하는 내용의 책이었다. 그 책을 읽고 무척이나 뜨끔했는데, 새로운 나물을 요리하는 것이 쉬 손이 가는 일은 아니었다.
친정 부모님께서 나물을 좋아하셔서 산, 들에서 직접 따다 말려서도 나물을 만들어 드시고, 가끔 장을 봐서도 드시고, 내 친구가 나물 사이트를 오픈했다고 하니 그 쪽에서 주문해서 강원도 나물을 잡수시기도 했다. 나물요리가 어쩐지 어렵게 느껴져서 어머니께서 해주시면 맛있게 먹었을뿐, 쉽게 도전할 생각을 못하다가, 식탁을 책임지는 주부가 이러면 안되겠단 생각에 가족의 건강을 위해 나물 관련 레시피북을 집어들었다. 바로 나물이 좋다~
거의 모든 요리를 요리책을 보고 하는 편인데 밑반찬보다는 메인 요리 한가지에 치중하는 편이라 밑반찬으로 많이 만드는 나물요리를 소홀히 취급하곤 했다. 신랑도 좋아하는 반찬이고, 아이에게도 자주 먹이면 좋을 반찬이고, 사실 나 역시도 임신하고 변비가 심했을 때 대보름에 나물비빔밥을 먹고 요구르트보다도 시원한 효과를 봤음에도 나물 반찬을 만들 생각을 하지 못했으니 반성할 일이었다. 나물을 즐겨먹지 않던 내가 그나마 조금이라도 먹기 시작하게 된건 속리산에 가서 산채 비빔밥을 맛있게 먹고 나서였다. 그 이후 집에서 대보름에 나물을 만들어주시면 그때를 떠올리며 맛있게 비벼먹곤 했는데, 일반 비빔밥보다도 훨씬 맛있는 산채 비빔밥을 집에서도 만들어먹을 수 있다는 것. 엄마가 해주신 나물이 아닌 이 책에 나온 산채 비빔밥 레시피로 도전할 수 있다는데 흥미가 더욱 높아졌다.
마른나물서부터 생나물까지.. 각 나물의 제철 시기와 건강에 좋은 약효, 나물을 고르고 보관하는 요령, 그리고 다듬는 방법과 기본적으로 많이 쓰이는 나물 양념 들, 책의 앞 부분에는 본 레시피에 들어가기 앞서 나물에 대한 총괄적인 설명이 보기 좋게 잘 나와 있었다.
그리고 생나물, 무침나물, 볶음나물, 별미나물요리로 네 파트로 나뉘어 레시피가 소개 되는데, 주로 무침나물을 많이 먹었다 생각했는데 역시나 무침 코너가 가장 종류가 많이 나와 있었다.
도라지 무, 돌나물, 더덕, 부추, 상추 등 흔히 듣고 먹어온 재료서부터 방풍나물, 잔대나불, 유채나물, 삼나물 등 잘 먹어보지 않았던 나물들까지 다양하게 소개가 되었다. 이 책을 보기 전 고기 구이를 해먹으면서 파채를 무치고 싶어서 사왔는데 요리책에서 급하게 찾으려니 못 찾아서 아쉽게 파채도 못하고 넘어간 후 인터넷으로 찾아본 경험이 있었다. 파채나물이 생나물 소개에 들어가 있었다. 마트에서 파채를 사다가 만들어도 좋지만, 파채 칼로 죽죽 빗어내려 썰면 편하다는 팁이 돋보였다. 파채로 사려니 제법 비쌌는데 대파를 사다가 집에서 만들어먹으면 무척 용이할 것 같았다. 고기 먹을때만 먹는 건줄 알았더니 반찬으로도 좋은 메뉴라 하여 관심이 높아졌다.
간과 눈에 좋다는 냉이도 관심있게 살펴보았다. 봄철 냉이로 된장국만 향긋하게 끓여봤는데 된장 양념, 고추장 양념등으로 무치는 두가지 방법이 모두 소개되어 구수하게 또는 새콤달콤하게 입맛대로 즐길수 있는 레시피여서 더욱 좋았다. 봄철 피로도 없애주고 시력도 보호하는 등 냉이의 효과가 다양해 봄에 꼭 빼놓지 않고 먹어야할 나물이라 느껴졌다.
해조류 무침도 특집란처럼 소개가 되었는데 해초의 경우 태아의 두뇌 발달을 촉진하는 엽산, 칼륨 등 미네랄이 많이 들어 있어 임산부에게 특히 좋고 칼슘이 풍부해 골다공증을 막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저칼로리 식품이라 비만과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주목할만한 점이었다.
채소를 즐겨먹지 않는 아기에게 나물류를 살짝 먹이려고 하면 "이파리가 있어 안 먹을래요"라며 거부하곤 했는데, 김밥이나 주먹밥 등을 만들어주면 잘 먹곤 했다. 잘 안 먹는 채소들은 그렇게 해주곤 했는데 책에서 아예 나물 김밥과 우거지 주먹밥 등의 레시피가 소개되어 더욱 반가웠다. 햄 대신 시금치나물, 도라지 나물, 고사리 나물을 넣어 돌돌 만 김밥, 이렇게 해도 되는 구나 하는 좋은 아이디어를 주는 레시피였다.
주부인 내가 채소를 좋아하지 않다보니, 자꾸 가족에게도 튀김, 볶음, 고기 등 건강에 안 좋은 요리를 해주는 것 같아 늘 미안하였다.
이 책으로 나물의 대가까지는 못되더라도 지금보다 좀더 자주 나물반찬을 밥상에 올리는 주부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