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가 도서관을 지고 다니는 나라는? - 먼먼 나라 별별 동물 이야기 네버랜드 지식 그림책 6
마르티나 바트슈투버 글.그림, 임정은 옮김 / 시공주니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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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꾸러기 동물들이 가득한 이 책은 글과 그림을 독일 작가 마르티나 바트슈투버가 쓰고 그린 책입니다.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재미난 내용으로 가득 차 있지요. 아직 네살 밖에 안된 우리 아이에게는 평소보다 많은 글밥임에도 불구하고, 그림이 재미나고 아이가 좋아하는 동물들이 많이 나오니 몇번이고 책을 다시 보며 집중, 열공 모드에 돌입하더라구요.



그림만 봐도 글의 내용을 대충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재미난 캐릭터로 다양한 상황 등을 묘사하는데 뛰어난 작품이었구요. 어린아이뿐 아니라 어른들이 보기에도 궁금하고 재미난 내용이 가득해 별별 동물 이야기라는 제목을 붙이기에 적합한 책이었죠. 아, 이런 내용도 있었어? 싶은 그런 것을 말이지요.


당나귀가 미용실에 가는 나라는?

고양이가 꼬리에 등을 달고 다니는 나라는?

쉽게 대답이 나오지 않는 알쏭달쏭한 문제들.

독특한 문화습관, 혹은 동물들 자체만의 습관등이 나오면서 동물에서 나라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그리고 그 나라의 다른 재미난 동물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섞여 나오지요. 나라별 이야기 끝에는 짤막한 퀴즈까지 주어집니다. 예를 들어 악어는 혀를 메롱하고 내밀 수 있을까? 이런 수수께끼가 주어지는 것이지요. 물론 답도 나와요 거꾸로 쓰인 글씨라 한눈엔 안 들어오고 뒤집어 보거나 신경 써 읽으면 됩니다. 뒤에서 정답을 찾을 필요도 없고, 바로 써 있으면 상상할 시간이 주어지지 않아 곤란한데 뒤집어 써 있으니 적당히 생각할 시간도 주고, 정답도 빨리 맞춰 볼수 있어 좋았어요.


고양이가 꼬리에 등을 달고 다니는 나라는 의외로 (?) 미국이랍니다. 전국에서 모두 그런게 아니라 콜로라도 주 스털링 시에서 그렇다네요.

또 테네시 주 멤피스에서는 밤 11시가 넘으면 개구리들이 개굴거릴 수 없답니다. 허허, 개구리가 없는 동네인건지 참 우스꽝스러운 법이 다 있지요.




우리 아이가 가장 좋아하던 장면은 바로 낙타가 도서관을 지고 다니는 나라는? 의 정답 케냐 였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동물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있으니 그 장면을 보고 또 보며 좋아하더라구요. 캐릭터처럼 그려진 그림인데도 잘 알아보더라구요.

글이 따로 있어도 그림만 봐도 설명해주기 좋은 내용이라 어린 아이에게 긴 글을 다 읽어주지 않고 그림을 통해 설명해주기에도 좋았어요.



코끼리가 제일 무서워하는게 쥐인줄 알았는데 벌이라는 것도 처음 들은 사실이었고, 하마가 더워서 변기에 들어가는 일도 있다는 것에 놀랐네요. 변기가 아마 우리나라처럼 앙증(?)맞은게 아니라 어마어마하게 큰가 봅니다. 그래야 가능하겠지요.

얼마전 아이와 함께 동물원에 갔을때 사파리 투어 중에 기린을 보고 사람들이 우와~ 하고 탄성을 지르니, 가이드겸 운전기사님 왈 "여러분 모두 기린이 참 예쁘다 생각하시지요? 아마, 기린 혀를 보면 그 생각이 쑥 들어갈겝니다." 하고 말씀하신게 생각났어요. 책에 보니, 기린의 혀는 워낙 길어서 혀로 자기 귀 뒤를 핥을 수도 있다네요. 으.. 상상하기도 싫어집니다.



아, 참. 각 나라별 이야기를 하는 중에 수도와 가장 높은 산, 가장 긴강, 유명 볼거리 등이 소개가 돼요 짧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유명한 볼거리에 대해서는 책의 말미에 또 한번씩 설명을 하고 넘어가주는 센스를 잊지 않지요.

초등학생 친구들이 읽으면 친구들에게 재미나게 들려줄 이야기거리도 많아지고 각 나라별 지혜도 재미나게 얻을 수 있는 그런 책이 될 것 같아요.




그 외에도 원숭이들이 모기약을 바르는 나라, 나방이 새 눈물을 음료수로 마시는 나라, 문어가 코코넛 속에 들어가 사는 나라 등등 재미난 나라들이 더욱 많이 소개되어 있답니다.

그림 또한 물감이나 단조로운 색감이 아닌 크레파스로 양감까지 살려가며 그린 그림이라 더욱 아이들에게 친근함을 줄 수 있는 책이었구요. 재미난 동물을 보는 기쁨으로 머릿속에 모두 저장이 될때까지 보고 또 보게 되는 그런 그림책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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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 고인돌 그림책 10
아리안나 조르지아 보나치 글, 비토리아 파키니 그림, 김현주 옮김 / 고인돌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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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정말 다양한 엄마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엄마들의 공통점이 있죠.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 그리고 직장에 다니든, 전업 주부든 그 사실은 변함이 없다는 공통점과 함께 말이지요. 심지어 나이가 젊은 엄마, 그리고 마흔이 넘은 엄마들까지 이 세상 모든 엄마들은 강하고 용감합니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말이지요.

언젠가 어느 엄마가 나오는 광고에서 남편 앞에 선 여성이었을땐 한없이 나약해보이던 엄마가, 아이를 낳고 나서는 무거운 디럭스 유모차도 번쩍 번쩍 들어올려 계단을 올라가는 광고가 나왔지요. 그 장면이 무척이나 기억에 남네요. 친정이 아파트 2층이라 엘리베이터가 서질 않아서 항상 유모차를 안고 올라가야하거든요. 아무리 무거워도 엄마들은 힘을 냅니다.


이 책에는 한 명의 엄마 이야기만 나오지 않습니다. 피부색도 다양하고, 머리모양도 다양하고, 그리고 각각의 개성이 뚜렷한 그런 엄마들 이야기가 나오지요. 화자는 아이들입니다. 아이들이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놓아요. 그 속에서 나와 닮은 점, 어렴풋이 다른 점 등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게다가 역동적인 엄마들의 동작도 무척이나 재미났답니다.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엄마의 모습을 제대로 살려낸 삽화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세상에 완벽한 엄마란 없습니다. 아이와 신이 나게 놀아주며 뱅뱅 돌리기를 해주다가, 오후에 아이가 너무 어지러워서 병원에 가는 사태도 발생합니다. 사랑하는 아이와 하루종일 있고 싶어도 직장일때문에 그러지못하는 엄마의 애환도 그려집니다. 직장일로 너무 늦게 퇴근한 엄마를 기다리다 지친 아이가 암호를 대라며 퉁명스럽게 대하고 엄마에게서 나는 낯선 화장 냄새가 싫어 피하기까지 하지만, 그래도 엄마의 자장가 소리를 듣자 엄마와 행복했던 날을 떠올리며 아이는 다시 마음이 누그러집니다.




큰 목소리로 아이 앞에서 아이 이야기를 핸드폰으로 통화하는 엄마는 어떻구요. 아이가 찡그리는 대목에서 뜨끔하고 말았습니다. 저도 그렇거든요. 아이가 뻔히 듣고 있는데도 오늘 우리 아이가 어땠다고 신이 나게 어른들께 보고를 합니다. 모두 듣고 싶어하시거든요. 친정, 시댁 모두의 레이더 망이 우리 아기에게 쏠려 있습니다. 양가 부모님, 이모, 삼촌 모두가 하루의시작을 아기이야기로 시작해서 아기 이야기로 끝을 냅니다. 그래서 엄마인 제가 열심히 이야기를 옮기는데 아기가 똘망똘망하게 바라보면서 이제는 참견도 합니다. 전화할때는 찡그리지만 앞에서 직접 이야기하면, 자기가 직접 재현하기도 하더라구요.



항상 아이와 시간을 보내곤 하다가 오늘은 신랑 일을 도울 일이 있어서 아이 곁을 좀 오래 떨어져 있었답니다. 직장 다니는 엄마들이 얼마나 아이가 보고 싶을지 진심으로 이해가 되던 하루였지요. 핸드폰을 열적마다 보이는 아이 사진이 그렇게 애틋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 목소리를 듣고 싶어도 전화해서 목소리를 들으면 아이가 찾고 보챌까봐 아이와 통화도 못하고 친정 아버지와만 통화를 해야했네요. 나중에 외할머니에게 전화가 오자, 엄마인줄 알고 반갑게 받았다가 힘없이 끊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나 가슴이 아팠습니다. 집에 오는 길에 바로 아이에게 가고 싶었지만, 아이가 어제밤 "옥수수가 먹고 싶어요."라고 잠결에 말했던게 기억이 나 좀 멀리 돌아가더라도 옥수수를 사갖고 돌아왔네요.




이모와 함께 엄마를 마중나왔던 아기를 보자마자, 아이는 이모 손도 놓고.. 엄마 엄마를 목놓아 외치며 아장아장 걷던 그 발로 뛰어오기 시작했답니다. 아, 우리 아이가 벌써 이렇게 컸구나 정말 가슴이 뭉클해졌어요. 같이 있어도 엄마 할 일 볼일 있다고제대로 못 놀아주기 일쑤였는데.. 못 보니 가슴이 미어지더라구요.


이 책을 보고 또 보면서도.. 우리 아이와 내 모습이 투영되어 정말 신기한 느낌이 드는 그림책이었답니다. 책의 뒷표지의 말처럼 아이가 엄마에게 선물하는 그림책인지도 모르겠어요. 같이 읽어주니, 우리 엄마도 그렇다는 식으로 아이가 집중하면서 "엄마야 엄마, 아기 엄마." 하고서 짚는 장면도 인상적이었고, 책에서 그림을 그려주면 자기도 그림을 그리러 가고, 빙빙 돌리는 장면이 나오면 자기도 돌려달라고 말하며 책을 따라하려는 모습도 참 귀여웠습니다. 책에서 나오는 장면이 재미나면, 자꾸 그 책을 더 읽어달라 하더라구요. 아이도 좋아했지만 사실 엄마가 더 생각할 거리가 많았던 책, 바로 우리 엄마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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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물이 좋다 - 먹을수록 건강해지는 우리음식
리스컴 편집부 지음 / 리스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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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막상 시장에 가면 항상 살 만한 채소가 없어 막막하곤 했다.

콩나물, 배추, 무, 시금치, 양파, 당근, 오이, 대파 등을 제외하면 채소랄게 뭐가 남을까 싶었는데 언젠가 읽었던 책에서도 그런 내용이 언급되어 있었다. "요즘 주부들 장에 가면 항상 위의 채소들만 사고 살게 없다고 불평한다. 신토불이를 잊었다"라는 이야기였다. 나물, 제철로 산과 들에서 나는 우리 나물이 얼마나 몸에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데 많은 사람들이 항상 시금치, 콩나물만 사다먹는다고 걱정하는 내용의 책이었다. 그 책을 읽고 무척이나 뜨끔했는데, 새로운 나물을 요리하는 것이 쉬 손이 가는 일은 아니었다.




친정 부모님께서 나물을 좋아하셔서 산, 들에서 직접 따다 말려서도 나물을 만들어 드시고, 가끔 장을 봐서도 드시고, 내 친구가 나물 사이트를 오픈했다고 하니 그 쪽에서 주문해서 강원도 나물을 잡수시기도 했다. 나물요리가 어쩐지 어렵게 느껴져서 어머니께서 해주시면 맛있게 먹었을뿐, 쉽게 도전할 생각을 못하다가, 식탁을 책임지는 주부가 이러면 안되겠단 생각에 가족의 건강을 위해 나물 관련 레시피북을 집어들었다. 바로 나물이 좋다~




거의 모든 요리를 요리책을 보고 하는 편인데 밑반찬보다는 메인 요리 한가지에 치중하는 편이라 밑반찬으로 많이 만드는 나물요리를 소홀히 취급하곤 했다. 신랑도 좋아하는 반찬이고, 아이에게도 자주 먹이면 좋을 반찬이고, 사실 나 역시도 임신하고 변비가 심했을 때 대보름에 나물비빔밥을 먹고 요구르트보다도 시원한 효과를 봤음에도 나물 반찬을 만들 생각을 하지 못했으니 반성할 일이었다. 나물을 즐겨먹지 않던 내가 그나마 조금이라도 먹기 시작하게 된건 속리산에 가서 산채 비빔밥을 맛있게 먹고 나서였다. 그 이후 집에서 대보름에 나물을 만들어주시면 그때를 떠올리며 맛있게 비벼먹곤 했는데, 일반 비빔밥보다도 훨씬 맛있는 산채 비빔밥을 집에서도 만들어먹을 수 있다는 것. 엄마가 해주신 나물이 아닌 이 책에 나온 산채 비빔밥 레시피로 도전할 수 있다는데 흥미가 더욱 높아졌다.




마른나물서부터 생나물까지.. 각 나물의 제철 시기와 건강에 좋은 약효, 나물을 고르고 보관하는 요령, 그리고 다듬는 방법과 기본적으로 많이 쓰이는 나물 양념 들, 책의 앞 부분에는 본 레시피에 들어가기 앞서 나물에 대한 총괄적인 설명이 보기 좋게 잘 나와 있었다.

그리고 생나물, 무침나물, 볶음나물, 별미나물요리로 네 파트로 나뉘어 레시피가 소개 되는데, 주로 무침나물을 많이 먹었다 생각했는데 역시나 무침 코너가 가장 종류가 많이 나와 있었다.


도라지 무, 돌나물, 더덕, 부추, 상추 등 흔히 듣고 먹어온 재료서부터 방풍나물, 잔대나불, 유채나물, 삼나물 등 잘 먹어보지 않았던 나물들까지 다양하게 소개가 되었다. 이 책을 보기 전 고기 구이를 해먹으면서 파채를 무치고 싶어서 사왔는데 요리책에서 급하게 찾으려니 못 찾아서 아쉽게 파채도 못하고 넘어간 후 인터넷으로 찾아본 경험이 있었다. 파채나물이 생나물 소개에 들어가 있었다. 마트에서 파채를 사다가 만들어도 좋지만, 파채 칼로 죽죽 빗어내려 썰면 편하다는 팁이 돋보였다. 파채로 사려니 제법 비쌌는데 대파를 사다가 집에서 만들어먹으면 무척 용이할 것 같았다. 고기 먹을때만 먹는 건줄 알았더니 반찬으로도 좋은 메뉴라 하여 관심이 높아졌다.


간과 눈에 좋다는 냉이도 관심있게 살펴보았다. 봄철 냉이로 된장국만 향긋하게 끓여봤는데 된장 양념, 고추장 양념등으로 무치는 두가지 방법이 모두 소개되어 구수하게 또는 새콤달콤하게 입맛대로 즐길수 있는 레시피여서 더욱 좋았다. 봄철 피로도 없애주고 시력도 보호하는 등 냉이의 효과가 다양해 봄에 꼭 빼놓지 않고 먹어야할 나물이라 느껴졌다.



해조류 무침도 특집란처럼 소개가 되었는데 해초의 경우 태아의 두뇌 발달을 촉진하는 엽산, 칼륨 등 미네랄이 많이 들어 있어 임산부에게 특히 좋고 칼슘이 풍부해 골다공증을 막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저칼로리 식품이라 비만과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주목할만한 점이었다.


채소를 즐겨먹지 않는 아기에게 나물류를 살짝 먹이려고 하면 "이파리가 있어 안 먹을래요"라며 거부하곤 했는데, 김밥이나 주먹밥 등을 만들어주면 잘 먹곤 했다. 잘 안 먹는 채소들은 그렇게 해주곤 했는데 책에서 아예 나물 김밥과 우거지 주먹밥 등의 레시피가 소개되어 더욱 반가웠다. 햄 대신 시금치나물, 도라지 나물, 고사리 나물을 넣어 돌돌 만 김밥, 이렇게 해도 되는 구나 하는 좋은 아이디어를 주는 레시피였다.


주부인 내가 채소를 좋아하지 않다보니, 자꾸 가족에게도 튀김, 볶음, 고기 등 건강에 안 좋은 요리를 해주는 것 같아 늘 미안하였다.

이 책으로 나물의 대가까지는 못되더라도 지금보다 좀더 자주 나물반찬을 밥상에 올리는 주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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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1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현정수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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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 풀이는 저녁 식사 후에..

저녁 식사 후 간단히 나누는 농담따먹기 수수께끼가 아니다. 제목이 붙은 사연은 이렇다.

호쇼 그룹 총수의 딸인 호쇼 레이코는 상류 사회의 신분을 숨기고 평범한 (?)여형사로 재직중이다.

그녀에게는 귀족 티를 팍팍 풍기는 호쇼 그룹보다 못하지만 그래도 중견 기업이자 나름 부유층인 가자마쓰리 모터스 사장 아들인 가자마쓰리 경부가 상사로 있다.  신참 형사인 호쇼조차 쉽게 떠올릴 수 있을만한 추리를 척척 해내고 확신해낸 결론은 대부분 틀리고 말았다. 호쇼의 상사에 대한 불신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수도.. 어찌 됐건 귀족임을 거들먹거리고, 헛다리만 짚는 우스운 상사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 가자마쓰리 경부다.

또 그녀에게는 운전사 겸 집사인 가게야마가 있다. 평소에는 그녀에게 꽤 겸손해보이지만 사건을 유추해내고 풀어낼때보면 상상 밖의 폭언을 구사하면서 그녀에게 강펀치를 날린다. 수수께끼 같은 사건이 있을때 집에 돌아와 형사복을 벗어던지고 귀한 아가씨로 되돌아왔을때 가게야마 집사와 이야기를 나누다 사건의 열쇠를 풀게 되니,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 식사 후에 가 제목이 되어버린 것이다.

 

추리소설이면서 유머러스하다.

상사에게 그것도 귀한 재벌가의 영애에게 가차없는 독설을 날리는 집사.

그의 머리는 정말 집사만 하고 있기에는 너무나 아쉽다.

처음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상사에게 독설을 일삼는 집사라기에 상사가 별걸 다 받아주는 군, 도대체 어떤 스토릴까? 싶은 마음이 들었는데..

예상 밖으로.. 그녀가 참을성이 많아 참는것은 아니었다. 독자들이 느끼는 그것보다 더 실감나게 흥분한다.

이 정도 사건의 진상을 모르시다니 아가씨는 멍청이이십니까?

이 말에 귀한 아가씨는 혼자 조용히 창가를 바라보고 마음을 안정시킨 후에 작게 심호흡까지 한 후에 말한다.

모가지야 모가지! 이건 절대 모가지야 모가지 모가지 모가지 모가지

 

으하하하.. 상상 밖 아가씨의 반응에 얼마나 크게 웃었는지 모른다. 하나하나의 사건들이 모두 이런 일화로 구성되어 있다. 그저 유머로만 일관되는게 아니라 사건 자체는 살인 사건이라 무겁지만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은 세 사람의 어울림이 아주 재미나게 구성되어 읽는 내내 큰 재미를 주었다. 가게야마의 추리 과정은 놀라울 정도여서 이 책의 본질은 추리 소설임을 잃지 않고 있었다.

 



 

벗기도 힘든 구두를 신고 엎드려 누운 묘한 자세로 살해당한 아가씨를 시작으로 와인으로 살해당한 남자의 사연, 또 너무나 아름다운 장면인것처럼 연출된 장미 정원 위의 아가씨의 시체, 결혼식날 살해당할 뻔한 또다른 아가씨 (여기서의 아가씨란 처녀의 아가씨가 아닌 호쇼처럼 귀한 아가씨를 말함) , 전라의 시체로 발견된 160cm의 남자, 금융업을 경영하는 여성의 둔기 살해사건 등 해결하기 힘들어 보이는 사건서부터 쉽게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는 사건들까지.. 적어도 일본 경찰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그 많은 난제들을 가게야마는 이야기만 듣고도 추리해낸다. 그리고 그의 추리는 매번 정확했다. 

 



 

가게야마를 잘라버리고픈 아가씨로서의 체통도 있겠지만 여형사로써의 호기심이 더욱 커져서 결국은 그런 폭언에도 불구하고 사건의 결정적 도움을 언제나 가게야마에게 구하곤 한다. 재미난 캐릭터의 세 사람, 독설가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이 셋의 유쾌한 조화를 보고 있자니 후편이 너무나 기다려지는 소설이었다.

속편을 기획중이지 않을지라도 반드시 써달라고 하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책을 읽는 내내 정신없이 빠져 있어서 옆에서 누가 불러도 못 알아들을 정도였다.

아기의 재롱도 놓치고 잠깐의 독서에 빠져있으니 짜증난 신랑이 "지금 뭐해?" 하고 부를 정도로 말이다. 어? 하고 잠시 나갔던 정신줄을 수습하고 책 읽기는 다음으로 미뤄야했다. 다음날 이 책은 내 손에서 다 읽을때까지 쉬 내려놓을 수 없는 책이 되었고..아뭏든 추리소설 뿐 아니라 재미난 소설을 찾는 모든 사람들에게 권하고픈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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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 디자인은 멈추지 않는다 - 보고 또 보고 싶은 매력의 도시
송화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4월
품절


쓰나미로 인한 이번 원전사태만 아니었으면 아마 조만간 여행을 떠났을지도 모르는 동경, 몇년간의 기다림이 또 몇년 더 이어질 것 같은 예감이다. 가보지 못해 그런지 동경은 더욱 가보고 싶은 매력적인 곳으로 다가온다. 아기를 갖기 전 동경과 시드니 여행을 계획하면서 준비하는 과정동안 동경에 무척 심취해 있던 기억이 있고, 그이후로 동경 관련 여행 책자나 에세이 등을 꾸준히 읽으며 더욱 환상을 키워 왔다. 물론 길고도 긴 글에서 얻는 효과도 크지만, 가보고 싶은 곳에 대한 사진, 특히나 자연 풍경보다 맛있는 음식, 현대적인 건물의 외관, 그리고 디자인이 뛰어나기로 소문난 예쁜 선물 패키지, 그림같은 카페와 먹기 아까운 디저트 등을 대변해 줄 수 있는 것은 역시 시각적 자극 효과가 큰 사진에 있을 것이다.

인터넷 블로그와 책 등을 통해 다양한 사진등을 접해봤어도 이 책 만큼 동경의 예쁘고 감각적인 디자인을 담아놓은 책은 없을 것이다. 정말 많은 사진이 실려 있고, 읽는 내내 예쁜 소장품을 갖게 된 것마냥 들떠 있었다. 작가는 그래픽 디자이너로 디자인 소스가 될만한 곳을 어디든 지치지 않고 찾아다니는 편이지만 그 중에서도 동경은 평소보다 훨씬더 들뜨게 만드는 곳이라 하였다. 보통 사람들이 아닌 디자이너가 보기에도 무척 매력적인 곳이었나보다. 10여년간 그녀가 동경을 오가며 카메라에 담은 방대한 자료가 쏟아지는 향연.

동경을 여행, 혹은 삶의 이미지가 아닌 디자인에 초점을 맞춰 살펴본 책은 처음이라 어떤 내용일까 무척 두근거렸는데 책을 열어보니 가보고 싶은 곳을 미리 가본듯 만들어주는 그런 이미지화가 뛰어난 책이었다.



전문적인 디자인에 무심했던 나같은 평범한 주부도 행복하게 즐길 수 있는 책, 이 책의 구성은 다섯가지로 나뉘어 있다.

디스플레이, 전시를 통해 상상을 뛰어넘는 소통이 시작된다. 또 사인 보드를 통해 예쁘다 느끼기는 했으나 우리가 간과하고 넘어갔을 소소한 부분들, 거리의 또 다른 예술품을 만나게 된다. 세번째 디자인 제품에서는 진화를 거듭하는 디자인 아이템으로의 다양한 만남이 기다리고 있다. 네번째 패키지, 그들의 포장은 확실히 특별하다. 패키지로 만나는 일본의 세계, 다섯번째 푸드, 음식도 예쁘고 보기 좋아야 한다는 것, 디자인이 따른 음식 문화를 만나 볼 수 있다.



디자인에 대한 구구절절한 설명보다 더 한눈에 쏙 들어오는 실물의 사진들, 그 속에서 우리는 디자인에 대한 이해의 폭을 조금씩 넓혀갈 수 있는 듯 하다. 이 책을 보고 동경을 여행하게 되면, 일반 여행 가이드나 여행에세이와는 또 다른 느낌의 거리 곳곳, 제품 각각 등을 좀더 눈여겨보게 될지 모른다. 블로거들의 여행 후기들을 찾다보면 주부들이나 미혼여성들이 많은 생활용품점에서 예쁜 그릇, 아기자기한 소품등에 열광하는 것을 보았다. 일본의 비싼 물가를 고려해 많이 사들고 오기는 힘들다지만, 저렴한 백엔샵 등에서도 충분히 좋은 디자인의 제품을 만날 수 있다고 해서 눈여겨 보았던 곳이 내추럴키친이었다. 여행을 계획하며 기억해둔 곳들이 책 속에 여러 곳 등장해서 반가움마저 들었다.



일본보다도 더 물가가 비싼 북유럽, 북유럽의 내추럴한 분위기가 현재 동경을 강타하고 있다 한다. 운 좋게 세일 시즌에 방문하면 북유럽스타일의 생활소품이나 가구류 등의 좋은 제품을 믿을 수 없는 가격에 만날 수도 있다고 하니 보는 것만으로도 매력적인 제품이 내 손에 들어올 생각만 해도 두근거리는 일이었다

앞서 언급했던 내추럴 키친도 그렇지만, 애프터 눈 티 등과 더불어 동경 여행을 할 적에 꼭 들러볼 곳으로 꼽아두었던 곳들이다. 주부가 되다보니 실생활에서 아기자기 소중하게 쓰여질 그런 제품들을 구입해오고 싶었기에 너무나 좋아하는 맛집과 더불어 인테리어 소품, 그릇 가게 등은 동경 여행의 필수 예정 코스가 되어버린 것 같다. 뛰어난 디자인이 눈을 압도하는 그런 제품들, 내추럴 키친은 가격까지 착해 지름신이 내린다는 그런 곳이라 기대가 크다. 한국에서 일제 나무 스푼과 카페 놀이용 예쁜 나무 쟁반 등을 무척 비싼 가격에 구입하는 것을 보았는데 직접 발품만 팔 수 있다면 동경에서 충분히 더 예쁜 디자인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입해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중이다.



시보네라는 셀렉트 숍의 경우에는 동경에서 가장 인기있는 셀렉트 숍으로 작가의 베스트 숍으로 즐겨 찾는 곳이라 했다. 각자의 주관이 다른 것이라 하지만 흔치않게 베스트로 꼽히는 경우에는 더욱 주목을 하게 된다. 과연 어떤 곳이기에 그런 것일까?

셀렉트숍이란 하나의 콘셉트로 다양한 아이템을 판매하는 곳이다. 일본의 셀렉트 숍은 국내에서는 접하기 힘든 세계 각국의 디자이너 제품을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시장을 방불케할 대규모 매장에 감각적인 디스플레이로 가득한 시보네 아오야마점, 굳이 물건을 사지 않더라도 그 안의 멋진 제품들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시간이 될 것 같다.


디자인과 비즈니스의 결합이라 불리는 패키지 코너를 보니 며칠전 본 티브이의 내용이 떠올랐다.

일본의 100년 이상 지속된 가게, 초밥, 일본 동양과자 , 그리고 기억 안나는 어느 곳 등의 사장들이 지속적인 모임을 갖고 있었는데 그날의 화제는 신제품을 내놓은 전통과자가 화두였다. 품격높아 보이는 멋진 포장에서 작은 내용물을 꺼내 맛을 음미하는 사장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것, 수백년이상 이어진 가게이다보니 거의 기업화되다 시피해서 각각의 사장들이 차려입은 정장이 어색하지 않았고, 또 어느 대기업 CEO못지않은 자부심이 느껴졌다. 그때도 그들의 포장에 깜짝 감동을 받았었는데, 이 책에서도 역시 그들의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인 포장문화가 등장한다. 아기자기한 먹거리 뿐 아니라 비구 또한 귀여운 그래픽으로 마무리한 종이 띠를 두른 바구니에 담아 받는 사람이 감동을 더할 수 있는 그런 상품으로 거듭나게 만든 제품이 인상적이었다. 한눈에 비누인지도 몰랐고 설명을 읽고서야 알게 된 것.


작가가 특히나 동경에서 자제심을 잃는다는 곳이 서점과 베이커리, 선물용 식재료를 파는 곳이라 하였다. 일본의 식품 패키지는 포장 그 이상의 의미를 담은 듯 너무 예뻐서 일부러 예쁜 병에 담은 것, 혹은 색다른 패키지에 담은 과자를 고른다 한다. 포장을 뜯지않고도 먹고 싶은 마음에 들게 만드는 것, 그들의 기술이 아닐 수없었다. 예쁜 먹거리 포장서부터 푸드에 이어지는 맛있어 보이는 음식 사진 퍼레이드에 깊은 밤 뱃속에서 울리는 처절한 울림에 괴로워졌다.


이른바 동경 스타일을 선호하는 이유를 알게 된다는 책 뒷 표지의 말처럼.. 디자인이 넘쳐나는 도시 동경이 밋밋한 회색 대도시와 닮은 듯 다른, 명확한 차이를 알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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