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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100배 즐기기 - 싱가포르 10개 지역. 빈탄 섬. 바탐 섬 ㅣ 100배 즐기기
허유리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5월
구판절판
제한된 휴가로 다녀올 해외 여행지를 꼽다보면 주로 일본, 동남아, 홍콩 등으로 여행지가 좁혀진다. 신혼여행때 발리를 다녀오고, 이후 신랑이 너무 바빠서, 해외여행은 꿈도 못 꾸다가, 작년 10월에 아들까지 셋이서 코타키나발루에 다녀왔다. 그리고 올해 신랑이 너무 바쁜 관계로 내년쯤 해서 도쿄에 다녀올 계획을 세웠었는데, 지진과 원전 사태로 계획이 물건너가 버리자, 또다른 곳들로 눈길을 돌리게 된다. 가봤던 홍콩, 말레이시아, 태국 등지에 또 갈 것이냐. 아니면 새로운 싱가포르에 도전해볼 것이냐.
사실 싱가포르를 염두에 두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바다와 인접한 멋드러진 휴양 리조트가 있는 곳도 아니요, 홍콩이나 도쿄처럼 가까우면서 먹거리 등 다양한 관심사가 갖춰진 곳도 아니라 (아, 이게 결정적으로 틀렸다. 이 책을 보니, 싱가포르야 말로 미식의 천국이 될 수 있었고 쇼핑과 새로운 건축물 등의 볼거리가 풍성한 곳이었다.)해서 항상 빼놓았던 것이었다. 지금은 초등학생 학부형이 된 (졸업후 가장 먼저 결혼한 친구) 친구가 둘째를 임신하고서, 5개월차에 큰 아이와 친정 엄마와 함께 훌쩍 떠난 곳이 싱가포르였다. 친구들이 다들 놀라워하면서 임신하고서 어떻게 신랑도 없이 여행을 가? 했더니, (그때는 우리 모두 결혼 전) "뱃속에 있을때가 편하지, 나와 봐라 어린 아이 둘 데리고 여행이 가당키나 한가." 라는 답변을 들려주었다. 그리고 정말 신나게 놀다왔다고 했다.
싱가포르 하면 몇가지 떠오르는 것들이 있는데, 센토사 섬과 주롱새 공원, 멀라이언 상 등이 그것이었다. 그 외에 또 뭐가 있을라고.. 했는데 나의 100% 기우였다.
싱가포르에 대한 나의 선입견을 확 바꾸어준 책, 100배 즐기기로 다음 여행지로 싱가포르를 계획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신랑이 동의를 해주어야할텐데..)
떠나보지 않고는 그 진가를 모르는 곳, 이 책의 저자인 허유리님 역시 취재차 방문하기 전까지는 싱가포르 뭐 별게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는데 다녀오고 나서는 완전히 싱가포르에 빠져버렸다 한다. 나와 비슷한 반응을 보이긴 동생도 마찬가지였다. 가까운 여행지를 많이 찾고 있었던 터라, "정말 그렇게 가볼 만한 곳이래?" 하는 반응.
역사가 짧아 유서깊은 관광명소가 많은 곳은 아니지만, 초고층 현대식 빌딩 (특히나 한국의 기술력으로 건설된) 들서부터 중국과 말레이시아인들의 만남으로 더욱 발달한 식도락의 천국, 또한 자유무역항이자 면세국으로 한국보다 기본 20~30% 저렴하면서 더욱 빨리 신상을 만날 수 있는 곳이라 하니 쇼핑의 천국이 아닐 수 없었다.
뭣 모르고 100% 인터넷 검색에만 의존해 여행 정보를 찾아낼때는 시간이 너무너무 오래 걸려 힘들었던 경험이 있었다.(최초 해외여행인 홍콩 여행 준비시 자그마치 한달이 족히 걸렸다.) 하지만, 잘 만든 여행가이드북 한권이 있으면 엄청나게 시간을 단축할 수가 있다. 100배 즐기기 같은 경우는 어지간한 맛집과 관광명소가 풍성하게 수록되어 있고, 이번 싱가포르 100배 즐기기 같은 경우에는 <강추>라는 플래그까지 딸려 있어서 놓치기 아쉬운 맛집을 선정하기가 정말 수월했다. 나의 여행 목적의 80% 이상은 미식이 아닐까 싶다. 비행기 타고 멀리 여행을 가서 아무데서나 끼니를 떼우는 것은 정말 너무나 아쉬운 일이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에 대해 전혀 알아보지 않았던 나라도 이 책 한권이 있으면 직접 스탠더드 티켓도 무인 발권기로 끊을 수 있고 (자세히 나와있음) 상세한 지도로 맛집, 관광지 등의 일정을 짜기가 용이할 듯 싶었다. 사실 지난 코타키나발루 여행때는 인터넷 정보도 없이 거의 99% 100배 즐기기에만 의존해서 다녀오기도 했다. 싱가포르 여행도 그게 가능할 것 같았다. 택시도 미터기가 확립이 잘 되어 있다는 것이 더욱 믿음을 주었고, 버스 노선 또한 목적지와 출발지까지 제대로 표기가 잘 되어 있어 초보 여행자들에게도 도움이 많이 된다 하였다. 가장 이용하기 편한 것은 역시 MTR, 전철이었다. 100배 즐기기로 꼼꼼한 여러 정보들을 찾고 보니, 가고 싶은 마음이 더욱 부풀어올랐다.
인도네시아의 빈탄 섬이 싱가포르에서 페리로 1시간 밖에 걸리지 않아, 싱가포르 여행을 갔다가 빈탄 섬까지 둘러보고 올 수도 있다기에 나라는 달라도 같이 정보가 실려 있어 도움을 주기도 했다.
싱가포르에 가면 누구나 한켤레씩 사오게 된다는 찰스 앤키스의 합리적인 가격의 구두에도 눈길이 가고, 칠리크랩으로 유명한 맛집들은 반드시 한 군데 이상 꼭 다녀올 곳으로 꼽아두었다.
싱가포르의 여러 유명 명소들을 살펴보면서 정말 자랑스러웠던 점이 한국의 건설회사가 빛을 발한 곳이라는 점이었다.
싱가포르의 명물인 래플스 호텔을 과거 모습 그대로 복원해낸 것도 쌍용건설이었고 싱가포르 역사상 가장 큰 공사였던 선텍 시티 시공도 쌍용건설과 현대건설이 맡았다고 하니, 그 웅장한 규모를 감상하면서도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이 살아날듯 싶었다.
분수를 좋아하는 아들이다 보니 선텍 시티의 지름 66m의 거대한 링 모양을 한 웅장한 분수는 꼭 보여줘야할 곳이 아닌가 싶었다.
주롱새 공원의 독창적인 면모도 좋았지만 센토사섬등의 리조트 월드 등 아이와 함께 즐길만한 곳도 제법 많고 멋드러진 바다의 휴양 리조트가 아니더라도, 고급스러운 싱가포르의 호텔에서 묶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휴식의 보상심리가 이뤄질 수 있을 것 같았다. 도쿄 여행에 비해 싱가포르 여행이 거리만 약간 더 걸릴뿐 즐길 거리, 볼거리는 더욱 풍성하고 많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관광 여행 상품등으로 리뷰했을 적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싱가포르의 매력을 이 책 싱가포르 100배 즐기기로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
아, 아이와 함께 동남아 최고의 테마 카프인 리조트 월드 센토사를 즐기고, 입 안을 즐겁게 해줄 칠리크랩을 먹고, 멋지고 안락한 호텔을 골라 며칠 푹 쉬었다 왔으면 좋겠다.
또다른 친구 한명이 싱가포르에 나가 있어서 다른 친구가 친구 얼굴 볼겸 놀러갔다 왔다고 했는데, 나도 친구도 볼겸 겸사겸사 다녀올 일이 생기길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