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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집밥 - 영양과 건강을 한 상에 차리다
김은아 지음 / 미디어윌 / 2011년 5월
절판
신랑이 퇴근하기 전 매일같이 전화를 걸어 물어보는게 있다.
"오늘 저녁에 뭐 먹고 싶어?"
대답은 늘 한결같다.
"글쎄, 따로 생각나는 건 없는데.."
똑같은 대답이 들려올줄 알면서도 마치 망각의 동물처럼 같은 질문을 하기 위해 또 전화를 걸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사실 내게 누가 뭐 먹고 싶냐 물어봐도 나 역시 콕 집어 말하기 어려운 것 같다. 신랑처럼 바쁜 직장 일로 스트레스 많을 사람에게 저녁 식사 뭐 하고 싶냐 물어보면 더더군다가 떠오르는게 없으리라. 당연한 상황인줄 알면서도 그날의 저녁거리와 다음날 아침 메뉴는 주부에게는 매일 해결해야 하는 숙제가 아닐 수 없다.
어쩔땐 짜여진 식단 메뉴를 참고하고 싶을때도 있지만 그러기에는 또 일일이 따로 장을 봐야하고, 입에 안 맞는 메뉴도 많아서 그것도 참 힘든 선택이었다. 그러다보니 매일 레시피만 뒤적이게 되는데 국 하나 혹은 찌개 하나를 해결하고 나면 다른 주 반찬은 무엇을 해야할까? 또 아기도 있으니 아이 반찬과 국은 무얼 해야할까가 참 산너머 산의 문제였다.
이 책은 미디어윌의 책인데, 요즘 내가 아이 요리책으로 애용하고 있는 후다닥 아이밥상, 또 최근에 도움을 얻고 있는 1인분 요리라는 책이 이 미디어윌의 책이라 읽기 전부터 느낌이 좋았다. 소설이나 요리책 등 다양한 책을 접하다보니 이제는 출판사도 살펴보며 책을 고르게 되는 것이다. 읽거나 참고하다보면 출판 방식들이 읽기 참 편해서 참고하기 좋은 그런 느낌의 출판사가 몇군데 생긴다.
많은 주부와 자취생들의 큰 고민거리인 제대로 된 집밥, 혹은 참신한 집밥을 해결해줄 구원의 단비같은 책, 따뜻한 집밥은 제목부터가 그래서 더욱 정겹다.
나같은 초보 주부들은 전기밥솥말고는 밥지어볼 엄두도 못내보겠지만 베테랑 주부인 엄마들은 냄비만 있어도 뚝딱 누룽지까지 맛있는 구수한 밥을 지어내신다. 참 쉬워~하시면서 설명하시는 엄마를 나는 존경스러운 눈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이 책에서는 밥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쌀을 이는 법, 냄비밥 짓는법 등부터 차근차근 설명해주고 있다. 건강을 위한 아침 주스 6가지 레시피도 소개되어 주스 한잔으로 속을 편안하게 하고 바쁜 출근길을 서두를 수 있게 도움을 주기도 한다.
또 각각의 메뉴들을 조화롭게 상차림하기 어려운 나같은 사람을 위해 아예 상차림 전체 레시피를 소개해주어 이 책 저책, 페이지별로 다 펼쳐놓고 요리할 필요없이 단한권의 책을 펼쳐놓는 것으로 상차림이 완성되는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요리책계의 혁신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나처럼 고민 많은 사람을 위한 아침, 저녁 상차림이 따로 소개가 되고 다이어트 메뉴와 이색메뉴 (각 나라별 요리)가 소개되어 새로운 밥상을 시도해볼 수있는 참고서가 되어준다.
한식을 좋아하는 신랑을 위해서 아침 상으로 천연 소화제 상차림이 눈에 띄었다.
술을 좀 많이 한다 싶었더니 위염이 심해지고 있는 것 같아 보기에 참 안쓰러웠는데, 보기만 해도 속이 편안해질 것 같은 천연 소화제 상차림은 현미밥 채소말이와 견과류 쌈장으로 맛과 건강을 더하고, 거기에 신랑이 좋아하는 얼큰한 모시조개탕이 곁들여져서 아침에는 국이라는 신랑의 진리를 만족시키기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요리책을 보고 고개를 심하게 끄덕거리며 해줘야지~하고 마음먹었는데 여태 실천을 못한걸 보면 아침잠도 참 많은 게으른 주부라는 생각에 다시한번 미안해지기는 했다.
또 저녁상으로는 내가 먹고 싶은 상차림들도 많았는데 돼지고기 숙주볶음은 항상 매콤하게만 볶던 돼지고기를 일본 식으로 간장과 생강등을 양념해 구웠다 하니 불고기 같은 맛이 날 것 같기도 하고 부드러울 그맛이 무척 기대되는 느낌이었다. 또한 마크로비오틱 상차림에 나오는 곤약튀김 샐러드는 오징어 튀김 느낌이라고 해서 곤약을 한번도 사보지 않은 내게 곤약튀김에 도전해봐?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반찬이었다. 막상 마크로비오틱 레시피북이 있는데도 직접 실천해볼 생각을 못하다가 이렇게 간혹 다른 레시피북에서 만나는 평들을 읽으면 의외로 맛이 좋다는 의견에 정말 시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고 있는 형편이다.
또 파스타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내가 칼로리 걱정도 않고 마구 고칼로리의 크림 파스타를 먹어왔던 걸 생각하면 앞으로 살 뺄일이 아득하였는데, 이 책속의 콜리플라워 우유 소스 파스타를 만나보니 크림 소스를 즐기면서도 칼로리 걱정은 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생각에 다이어트의 희망이 보이기도 하였다.
한상차림을 다 먹었을때의 총 칼로리와 함께 레시피 구성한 것에 대한 작가의 느낌까지 소소히 설명이 된 책. 영양과 맛을 모두 잡아 가족의 입맛과 건강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레시피북이 아니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