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
김제동 지음 / 위즈덤경향 / 2011년 4월
품절


이 책이 나오자마자 서평계가 꽤나 크게 들썩였다. 김제동, 말잘하는 재미난 사람이지 정도로만 알고 있던 나는 그 놀라운 반응에 덩달아 책이 더욱 궁금해졌다.

책을 좋아하며 찾아 읽다보니, 그렇게 엄청난 인기몰이를 하는 책 치고 속빈 강정인 경우는 드물었다. 게다가 이 책은 그야말로 진국이었다.

김제동이 만난 여러 사람의 인터뷰 내용이 경향 신문에 연재되던 것을 책으로 묶어 내놓은 것인데, 입담꾼인줄은 알았지만, 잡자마자, 나도 모르게 술술 읽히는 내용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여기저기 들고다니며 읽었던 것 같다. 은행에서 볼일을 보는 와중에도 책을 읽었고, 집에 와서도 아기가 삼촌에게 매달리는 것을 보고서도 책 속에 푹 빠져서 미안한줄 모르고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인터뷰 형식의 책은 몇번 만나본적이 있었는데, 촌철살인이라고들 평하는 김제동이 쓴 책이라니,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지기는 했다. 그래도 이렇게 푹 빠져들게 될 줄이야..인터뷰 대상은 귀에 익은 사람들도 있고, 이름은 낯설지만, 어렴풋이 기억을 하겠는 사람들도 있었다. 보편적으로는 대부분 유명한 사람들이 많았고 정말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났기에 소녀시대의 수영서부터 신영복 교수에까지 이르는 이 시대 뜨거운 참여자들과의 소통이라고 씌여 있는 듯 하다.



분명 그는 상대방을 인터뷰하고 있는데 중간중간 그의 인생 이야기도 제법 많이 들린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 노제 때 사회를 맡았다는 이유로 정치적 외압을 받아 스타 골든벨에서 하차하게 된 배경까지도 은연중에 알게 되었다. 친한 연예인들을 언급하면 그의 향후 자취에까지 영향이 미칠까봐 자신만을 핵심멤버라 소개하기도 했던 당당한 언론인 김제동. 그저 국민을 웃기고 싶었던 그가 그 안에 참 강직한 면모를 갖추고 있음에는 가볍지 않은 무게감이 느껴져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20세기엔 남보다 1.2배 똑똑하면 더 높은 지위에 오를 수 있었어요. 이제 시대가 달라졌죠. 더 똑똑한 것 대신 다른 사람 100명을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필요해요. 자신이 아는 것을 개방하고 공유하고 협동해야만 뭔가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어요. 78p 과학자 정재승 편



눈먼 시계공을 쓴 작가분이신 정재승님. 그 책을 읽어보고 싶었는데 어찌하다보니 여태 못 읽어서 작가분 이름만 귀에 박힌 상태였다. 이렇게 김제동의 인터뷰 대상으로 만나게 되니 또 새로운 면모를 배우게 된다. 그저 웃음을 주고 싶은 사람이라지만, 절대 가볍지 않은 그의 무게, 상대방에게 깊은 생각을 주는 김제동의 예리한 표현들을 듣고 있노라면 실로 뜨끔뜨끔 할 때가 종종 있었다. 단순히 웃기려는 사람이라기보다 그는 "분명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책도 쓰고 결혼에 대한 시니컬한 인터뷰를 하면서 자기 생각도 다 표혐하면서 살고, 음... 또 불어를 하잖아. 그래서 부러워.

누난 한국어 잘하잖아.

그렇지. 부모님이 많이 투자해주셨어. 한글 조기교육도 받았거든.



프랑스 대통령 부인 카를라 브루니가 의식된다는 고현정의 답변이었다. 프랑스 여성이 불어를 잘 하는 것은 당연할진대, 그녀의 답변이.. 그냥 웃어넘기기에는 참으로 가슴이 아팠다.

가십이 따라다니지 않은 연예인은 없을 것이다. 게다가 화려한 스포트 라이트를 받았던 사람들은 더욱 그렇다. 국민 여신, 미실이로 부각된 고현정이지만, 그녀의 아픈 상처만은 감춰지지 않았던 것 같다. 친한 지인들 앞에서는 장난도 잘 치고, 푼수끼도 다분한 동네 누나 같은 친근한 사람이라고 제동과의 돈독한 인터뷰 내용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난 누나랑 술 마실때가 참 좋다. 누나가 너무 웃겨서 내 본분을 잊는다. 나는 그저 누나 이야기를 들으며 낄낄대며 술을 즐길 수 있다. 그런데 가끔씩 누나의 뒤에 짠한 슬픔이 내비친다. 끝없이 자유를 갈망하는 갈매기를 닮았다. 100p 고현정 편



김제동은 참 솔직하다.

다른 사람같으면 감추고 싶은 그런 이야기들조차 아예 끄집어 내어 솔직하게 수면 위로 떠올린다. 덕분에 읽는 사람들이 더 부담없이 그의 솔직한 화술에 빠져드는 지도 모르겠다. 그가 공공연히 이상형으로 밝히고 다녔던 송윤아를 형수로 만든 장본인, 설경구와의 인터뷰에서도 주위의 걱정어린 반응들과, 그 내용에 대한 언급을 솔직하게 드러내었다. 그저 궁금증으로 남기지 않게. 그는 그렇게 배려한다.



그의 인터뷰 대상에서 만날 수 있었던 많은 사람들 중에 정말 나를 가장 폭소케 했던 사람은 배우 황정민이었다. 진솔하고 듬직한 그가 딱 한번 김제동 앞에서 화를 낸 적이 있었다는데 (물론 제동에게는 아니라.) 그 까닭은 책을 읽는 사람들의 몫으로 남겨둘까 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는 줄 알았는데 지금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참 갈수록 이상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잘 포장된 언론 덕분에 자꾸만 그 사실을 잊고만 있다가, 이렇듯 표면위로 노출되는 이야기 덕분에 잊어서는 안되는 세상의 이야기를 다시금 읽고 기억하게 된다. 평범하게 살고 있는 아기엄마도 이 책을 읽으며 자주 보고 싶었던 재미있는 남자 김제동의 솔직한 이야기에 푹 빠져볼 수 있었고, 만나기 힘든 많은 어려운 분들을 그의 마당발 인맥 덕분에 편안히 만나 볼 수 있었다. 인터뷰 내용도 절대 어렵게 펼쳐내지 않았고, 읽다보면 씁쓸한 여운도 있지만 충분히 재미난 그런 책이었다. 더 나은 세상이 되면 그가 반드시 빛을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하면서..


야구선수 양준혁과의 인터뷰 중에서





그의 말대로 그는 그저 우리에게 웃음을 주고자 하는 것 뿐이라는데 왜 그곳에서는 그를 내몰았을까. 하지만 덕분에 그의 재미난 인터뷰 책을 만나게 되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것인가도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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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첫 번째 선생님 - 1등을 강요하는 대신 방법을 알려줘라
전상희 지음 / 맘에드림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1등을 강요하지 않으면서 아이의 공부를 도와줄 수 있는 진정한 스승이 되게 해주는 책, 엄마는 첫번째 선생님을 만났다.

우리 아이가 최고가 되기를 바라는 것은 대부분의 엄마의 소망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아이가 놀고 싶어하고, 쉬고 싶어하면 남들처럼 혹은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해야한다는 생각에 자꾸만 "공부해라" 게임하지마라"하는 식으로 채찍질을 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아직 초등학생 자녀가 없고, 아이가 네살밖에 되지 않아 학부모들이 읽을 책에 너무 일찍 관심을 갖는게 아닌가도 싶지만, 너무나 이르게 조기 교육을 시작하는 다른 엄마들을 보면서 자꾸 불안한 마음이 들었던게 사실이었다. 그래서, 엄마의 마음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아이 교육에 있어 엄마가 어디까지 관여해야 할지 어떤 가르침을 주어야 할지를 제대로 배워보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펼쳐들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내 어릴적 모습을 자꾸 떠올려보았다. 나는 어땠던가? 부모님은 이럴때 내게 무어라 하셨던가? 기억안나는 부분도 많고, 인상적인 어느 몇 부분은 지금도 기억이 나기도 한다. 엄마 어릴 적엔 이랬는데, 하는 방식이 요즘 아이들에게는 먹히지 않을 거란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도 자꾸 생각이 나기는 한다. 우리때보다도 훨씬 더 많은 학원 사교육과 이른 조기교육에 시달리고 있는 요즘 아이들, 밖에서 뛰놀 시간도 없이 학원 가방을 이리저리 들고 여기저기 끌려다닐 아이의 미래를 생각하면, 과연 어떤 게 옳은 길일까 하는 생각마저도 들었다.

 

그냥 구김살없이 키울거야. 라고 말했던 친구조차, 요즘은 생각이 바뀌어 후회하지 않으려면 열심히 노력은 해봐야지 하는 말을 들었는데 나 또한 그 생각에는 공감이 되었다. 이 책에도 나왔다시피 부모들은 자신의 어릴적 모습을 생각해 아이들에게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대리 투영시키려 한다는데 내가 그 대표적인부모가 아닌가 싶다. 아이를 생각하면 이런 생각을버려야하는데 왜 자꾸 그런 생각에 집착하게 되는건지..

 

사실 초등학생을 위한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이를 바르게 키우기 위한 기본원칙인 첫번째 챕터는 어릴적의 유아기에도 도움이 될 설명들이 가득했다.

부모도 화가 났을 때는 화난 얼굴을 보여야합니다. 화를 삼키고 조용하게 타이르는 방법도 필요하지만 화를 내야할때 잠자코 있으면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가 보다'라고 아이가 부모의 마음을 제멋대로 단정해버릴 수 있습니다. 혹은 이중적인 모습에 아이는 부모에 대해 혼란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지나친 화를 가라앉히는 것은 필요하지만 화난 모습을 애써 감출 필요도 없습니다. 65p

 

이 책의 좋은 점은 이론적인 내용에 치우치기보다 실제로 실천하거나 활용할 수 있는 방안들이 많아, 참고할 점이 많다는 점이었다. 실제 학생들의 비교 사례도 제시되어 있어 내 아이는 어디에 해당되는지, 이런 모습이 객관적으로 어떤 결과를 미칠 수 있는 지 등을 헤아려보기에 좋았다. 털털하고 게으른 아이를 걱정하느라 엄마가 아이의 모든 스케줄을 챙기고 걱정하면 아이는 점점 더 게을러져만 간다. 오히려 엄마가 직장 다니며 집에서 인터넷으로 공부하느라 너무나 바빴던 H양의 집에서는 바쁘게 공부하는 엄마를 보며 아이들까지 덩달아 공부하는 모습이 생활에 배어버렸다 한다. 말로만 공부해라, 내지는 입에까지 떠먹여주는 그런 엄마가 되기보다 직접 실천하는 모습을 보이는게 더 바람직하는 이야기였다.

 

 어렸을 적에는 계획을 따로 세우기보다 미리 공부하는데 초점을 맞췄는가 하면 공부량이 너무나 많아진 중고등학생 시절에는 계획표를 짜느라 허비하는 시간이 너무나 많았다. 심지어 계획만 짜다가 잠든 적도 많았다. 대부분 허사가 되어버렸던 나의 무리했던 계획들. 이 책에는 smart원칙에 따라 목표를 세우라 말하고 있다.

SMART원칙이란 구체성(specific), 측정 가능성(measurable),행동 중심성(action oriented) 현실성(realistic) 마감시간 정하기 (time based)를 말합니다. 138p

목표는 구체적이로 명확하게 정하고, 생각이 아닌 행동 중심으로 작성해야 하며 마감시간이 정해져야 한다라는 것이었다. 

 

엄마들이 궁금해하는 아이의 학습법에 대한 이야기가 체계적으로 분류되어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아이의 진정한 꿈을 위한 이야기도 중요하게 언급이 되어 있었다. 엄친아의 부모로 불리우는 알파맘들과 좀더 자유 분방하게 비칠수도 있는 베타맘의 비교가 바로 그것이었다. 작가는 어느 부모가 더 옳다라고 콕 집어 말하기는 어렵다 했지만 엄마들에게는 여러생각을 하게 만드는 파트였다.

 

한권의 실용서적이라고 하기에는 참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작가가 어떤 분인지 다시 살펴보게 되었다.

저자이신 전상희님은 현재 청소년 수련시설인 서대문 청소년 수련관 관장으로 재직중이고, 자녀 교육에관련된 일이라면 무엇이든, 최선의 길을 제시하려 노력하는 교육 전문가로써 MBTI를 비롯한 성향 분석 교육, 진로 교육, 학습치료, 체질학습법, 미술치료 등 아이들을 만나는 데 필요한 것이라면 어디든 달려가서 배우려는 자세로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고 한다. 

 

아이들의 첫번째 선생님이자 인생 교육의 가장 모범이 되어야 할 엄마라는 위치에 있으면서 이 책을 읽으니 더욱 밑줄 그으며 읽고 싶은 점들이 많았다. 보고 배울 점이 많았다라는 뜻이다. 딱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흑백사진도 문제될 것은 없는데 컬러를 흑백으로 바꾸어 그런지 사진이 너무 어둡게 나와 그림의 내용을 살피기가 어려웠다는 점이었다. 별책부록으로 포함된 아이와 부모들이 참고할 여러 좋은 정보들을 참고하면 상대적으로 아주 미흡한 흠이었지만 이 점만 개선되면 더 나은책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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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더십 iLeadership - 애플을 움직이는 혁명적인 운영체제
제이 엘리엇 & 윌리엄 사이먼 지음, 권오열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사용도 안해본 아이폰, 아이팟, 아이패드의 명성은 무관한 나에게조차 단단히 인식될 정도로 아주 유명한 제품들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거의 전세계를 열광의 도가니로 몰고 간 뛰어난 제품들의 창조자, 애플의 CEO인 스티브 잡스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진 책을 만났다. 아이리더십.

 

스티브 잡스와 애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책은 많아도 진짜 애플 최측근의 시선으로 쓰여진 책은 이 책이 처음이라 하였다. 왼손잡이인 스티브 잡스의 왼팔을 자처하는 제이 앨리엇, 전 애플 부사장이 밝히는 인사이드 애플 스토리. 책을 읽으면서 다시 눈여겨보니 우리나라 최대 검색 포탈의 톱뉴스, IT기사등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애플과 아이폰 등의 기사였다.

 

애플의 뛰어난 명작들만 사용해보지 않은게 아니라, 전 세계인들을 흥분하게 한 주인공 스티브 잡스에 대해서도 본격적으로 책을 읽어보는 것이 이 책이 처음이다.

아니, 어디 첩첩산중에 살다온 사람인가? 싶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얼리어댑터도 못 되고, 경제 경영쪽에도 큰 관심이 없다보니, 미처 그에 대해 알지 못했을따름이었다. 다만 너무나 유명해서 내가 귀를 닫고 살아도 그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씩 조금씩 그렇게 스며들어 많이는 몰라도 약간은 알고는 있었다.

 

어제 마침 안철수 님의 세미나에 참석하고 온 동생이 어제 강연에서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도 큰 화제로 등장했다면서, 열정적인 삶을 살고 있는 안철수도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발명에는 너무나 충격을 받아 (파격적인 폰의 개발에 대한 궁금증이 가득하여) 본사에까지 찾아가 직접 질문을 할 정도였다고 한다.

 

이 책에는 스티브 잡스의 뛰어난 경영 철학과 인재를 골라내는 눈, 그리고 소비자에게 완벽한 제품을 만들어내려는 스티브 잡스의 지치지 않는 열정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 채워져있었다. 어느 책에선가 스티브 잡스의 창의성에 대한 이야기를 짤막하게 읽은 적이 있었는데, 그는 참으로 괴짜면서도 최고의 제품을 내놓고, 기업 애플 또한 최고의 자리에 올려놓은 주인공이기도 하다.

 

스티브는 제품 창조의 미켈란젤로가 아닌가? 그는 이제 됐다고 확신할때까지 캔버스에 붓질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62p

 

제이 엘리엇의 스티브 잡스 예찬론은 식을줄을 모른다. 첫 부분 한국의 삼성의 CEO들에게 보내는 서문에서 지나치게 애플 우월론적인 글에 다소 불편한 심경이 되기도 했는데, 오늘 바로 뜬 어느 기자의 글을 보니, 애플이 다른 어느 기업의 비판에도 묵묵부답이면서 유독 삼성에 대해서는 스티브 잡스또한 독설을 하였다 한다. 기자의 생각으로 그것은 삼성이야말로 애플이 라이벌로인정할 유일한 기업이라는 반증이 되겠다는 기사였다. 사실 이 책의 서문에서도 그런 내용이 나온다. 애플을 위협할 유일한 가능성을 지닌 기업이 삼성이다라고 말이다.

 

애플이 최고의 인재들이 동경하는 기업이 된 것은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데 절대 타협이 없기 때문이다. 115p

 

한때 전직원(임원이 아닌 비서, 일반 엔지니어까지도) 출장에 일등석 항공권을 끊어주고, 전 직원에게 탁월한 복리 후생제도를 도입하여 모든 인재들의 꿈의 기업이 된 애플. 제이 앨리엇의 애플과 잡스 예찬론의 배경에는 나 또한 이런 곳에서 잡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일한 능력있는 인재라는 자신감 또한 배어있을 것이다.

 

스티브는 "우리가 지금 하는 일은 우주에 엄청난 파문을 일으킬 겁니다"와 같은 말로 끊임없이 직원들의 사기와 열정을 고취시키는 최고의 치어리더였다. 126p

 

직원들을 고무시키는 일 또한 엄청나게 중요한 일이지만, 토요일 일요일 또 24시간 가리지 않고, 원하는 제품을 완벽하게만들기 위해 직원들을 수시로 체크하고 채찍질한 스티브가 있었기에 오늘날의 애플이 있었을 것이다. 최고의 경영자가 되기 이전에 그는 제품 지향적인 기업을 추구하는 최고의 리더였다.

 

나는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해서만큼이나 우리가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자부심을 느낍니다. 229p

 

너무나 유명한 일화 중 하나인 스티브가 자신의 회사 애플에서 10년여를 떠나 있었던 일에 대해서도 이 책에서는 솔직히 사건을 다루고 있다. 우리가 알고있듯이 쫓겨난것이 아니라 매킨토시 사업을 통째로 뺏긴 것에 분개하여 그가 스스로 나가 돌아오지 않은 것이라고 말이다. 스티브가 떠나있던 10여년간 애플은 큰 시련을 겪었고, 그가 다시 돌아와 잭팟을 터뜨리며 애플을 다시 세계 최고 시장에 우뚝 세워놓는 데에는 그의 과감한 결단들이 한몫을 단단히 했다.

 

저자는 스티브의 아이 리더십, 경영철학을 노력만한다면 누구나 따라 실천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보통 사람이 그만큼 따라하기는 몹시 어렵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들었다.

다만, 최고가 되기까지 거저 얻어지는 것은 절대로 없으며 예스맨들로 구성된 보수적인 사회의 리더로서는 기업을 안정적으로 이끌수는 있겠지만, 최고로 만들 수는 없겠다라는 진리도 터득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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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 채소농장 - 하루하루가 싱그러워지는
오렌지페이지 출판편집부 지음, 정난진 옮김, 김은경.서명훈 감수 / 팜파스 / 2011년 4월
절판


일본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능 비로 시끌시끌한 요즘, 해산물은 커녕 채소를 살때도 잠깐이라도 고민을 하게 된다. 도시에 살면서 모든 식자재를 자급자족할 수도 없고..라고 고민하다보니, 베란다 텃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이다. 예전에 대파는 잠깐 심었던 적이 있었는데, 게을러 그런지 몇번 잘라 먹고 벌레 생길때까지 방치해서 결국 흙이랑 처리하느라 힘만 뺐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섣불리 도전을 못하고 있었는데 아이가 있다보니 싱싱하고 농약을 치지 않은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은 좀처럼 꺼지지를 않는다. 그래서일까? 요즘 베란다 텃밭, 채소농장에 대한 책들이 눈에 자주 띄고 꽤 많은 인기를 끌고 있었다.




얼마전 같은 취지로 읽었던 베란다 시작합니다의 내용은 베란다를 보다 더 예쁘게 꾸미는 데 착안했다고 한다면 이 책은 말 그대로 베란다 채소 농장이라고 할 정도로 다양한 채소 기르는 노하우에 대한 글로 가득채워져 있다. 책에 끼워져 있던 로켓 샐러드 씨앗은 모두 같은 보너스인줄 알았는데 다른 분들은 다른 씨앗을 받았다는 것으로 보아 어떤 씨앗이 올까 기대하는 재미도 쏠쏠할 듯 싶다.





이 책의 저자인 오렌지 페이지는 일본의 정보 매거진이라 한다. 그래서인지 우리에게 익숙한 채소 외에도 생소한 채소들도 제법 눈에 많이 띈다. 일본에서도 우리나라 못지않은 베란다 채소 농장 붐이 일고 있는지, 꽤나 다양한 정보들은 나같은 초보자도 채소 농장 입문 단계에서부터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내실이 알찬 그런책이었다.

채소의 기본이 될 배양토부터 시작해서 채소재배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용어 설명까지 덧붙여져서 좀더 꼼꼼히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된다. 사실 어려운게 아니라 각각의 채소들에 들어가면 더욱 자세히 설명이 되어 있어서 시기별자란 모습의 사진까지 생생히 수록이 되어 있어 비교해보기 좋고, 수확한 채소로 만들수 있는 레시피까지 소개되어 이 채소로 뭘 해먹지? 하는 고민까지 한번에 말끔히 해결해준다.

농약 걱정 없이 공영식물의 도움으로 토마토와 바질을 같이 키우면 같이 요리하기에도 궁합이 잘 맞는 식물군이고, 바질로 인해 토마토에 해충이 생기는 것을 막아준다니 정말 윈윈 농법이 아닐 수 없었다. 토마토와 바질 외에도 공영식물의 예가 여러 건 소개가 되어 한 화분에 같이 심을 좋은 식물군을 추천받기에 적합하다

마트에 가서 한번 사려고 해도 물가가 비싸 그런지 채소 값도 예전 같지가 않고, 게다가 가족의 건강을 고려해 무농약이라도 고를라치면 계산대 앞에서 금새 얇아지는 지갑에 한숨이 나오곤 하였다. 베란다 채소농장, 이 책과 함께 진짜 베란다 채소농장에 과감히 도전하게 되면 이제 그런 걱정은 한풀 꺽이지 않을까 싶다. 아이와 함께 알록달록 예쁜 방울 토마토도 길러보고, 아이가 좋아하는 오이도 직접 따서 물에 씻어 바로 아삭아삭 씹어먹어보고, 연한 잎이 올라오는 상추를 따다가 한 상 가득 푸짐하게 채소 쌈을 차려놓고 먹으면 잃었던 입맛이 금새 돌아올 것만 같다. 시작도 하기전에 벌써 먹을 궁리부터 하고 있으니 모종과 씨앗들이 나를 비웃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선인장도 말라죽이는 그녀도 따라할 수 있다는 베란다 채소농장 책이기에 화초와 친하지 않은 나도 조금 자신감이 생기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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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클래식 보물창고 5
윤동주 지음, 신형건 엮음 / 보물창고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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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때 유난히 시를 사랑하는 문학소녀는 아니었지만, 또한 시보다는 읽기 편한 소설을 더 좋아하는 학생이었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시를 꼽으라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시가 바로 윤동주님의 시 서시별헤는 밤이다. 또한 자화상, 참회록, 쉽게 씌어진 시 등은 교과서와 시험 등에 많이 나오고 출제되었던 시인지라 오랜만에 봐도 너무나 낯익은 그런 시들이었다. 이 시집에서는 이전에는 만나기 힘들었던 윤동주님의 동시까지 같이 소개되어 있어 아이와 함께 시를 즐길 수 있었다.

 

5부작으로 나뉘는데, 2부 오줌싸개 지도 편이 바로 동시 모음 편이었고, 5부는 산문이 소개되어 있었다.

워낙 많은 곳들에 인용이 되고, 별헤는 밤 같은 경우에는 책꽂이, 연습장 어디에나 인용되곤 하던 멋진 문구가 포함된 시라고 할 수 있었다.

 



 

참새

 

가을 지난 마당은 하이얀 종이

참새들이 글씨를 공부하지요

 

째액째액 입으론 받아 읽으며

두발로는 글씨를 연습하지요

 

하루종일 글씨를 공부하여도

짹 자 한 자 밖에는 더 못 쓰는걸.

 


 

동시에서는 윤동주님의 다른 시들과는 또다른 느낌이 나서 좋았다. 어려운 시국이었어도 아이들에게만은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고픈 시인의 마음이 전해지는 느낌이었다. 아직은 아기가 많이 어려서 시까지 이해하기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아이에게 "시 한편 읽어줄까?" 하니 "네~" 하고 대답하면서 엄마의 목소리를 기다리는 모습에 낭랑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열심인 목소리로 읽어주었다. 아이도 속뜻을 이해하고 즐기는 단계까지는 아니더라도 시 자체의 있는 그대로의 재미는 곧 받아들이는 날이 오리라. 새로운 시인을 만난 느낌으로 몰랐던 윤동주님의 동시들을 즐겨보았다. 철없는 어릴 적에는 매일 검사받는 일기장 채우기가 갑갑할때 동시 한편 후딱 써서 하루 일기란을 메워 넣곤 했는데, 그렇게 큰 감흥 없이 기계적으로 써넣은 시들은 지금은 남아있지도 않지만 어른이 되어 읽으면 부끄럽기만 하지 않을까 싶은데..

윤동주님은  소학교 시절 고종 사촌 송몽규와 함께 어린이, 아이생활 등의 아동잡지를 1년여 정기구독하고, 이듬해에 <새명동>이라는 문예지를 발간해서 동요, 동시등을 발표했다는데 그때 윤동주님의 나이가 12세 무렵이었다. 내 어릴적에는 감히 그런 생각이나 할 수 있었을까? 또 중학교 이후에 상급학교 진학을 앞두고 부친은 의학 공부를 원했으나, 그의 열정을 꺾을 수가 없어서 연희전문학교 문과에 진학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도 이 책의 연보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이었다.

 

너무나 유명한 윤동주 시인이 생전에 문단에 이름을 날린 적도 없이 다만 자기 혼자 시를 쓰며 시인의 꿈을 키우다가 독립 운동 혐의로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스물아홉이라는 이른 나이에 감옥에서 순절했다는 사실은 정말 놀라운 사실이었다.  정지용시인은 그래서 윤동주야말로 순결한 영혼과 저항의 정신이 깃든 시를 남긴 진짜 시인이라고 말했다 한다. 165p 엮은이의 말중에서 윤동주님의 시가 너무나 유명해서 생전에 그가 문단에 제대로 이름을 날린 적도 없었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다.

 

현재 초중고 국어 교과서에만 20여편의 시가 실릴 정도의 명성을 자랑하고 전국민이 사랑하는 시인이 되신 고 윤동주님.

그분의 시집은 오랜만에 다시 만나도 너무나 반가운 그런 시집이었다.

친구들과의 편지에 시 한편 인용하고 싶을때 가장 먼저 떠올리곤 하던 서시와 별헤는 밤을 다시 한번 되뇌이며 학창시절의 그때 그 기분으로 되돌아간 심정이 되었다.

짬짬이 곁에 두고 그분을 기리며 읽고 또 읽고픈 그런 시들의 모음으로 소중한 추억을 되새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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