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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하기 싫어! ㅣ 꿈터 지식지혜 시리즈 8
키스 하비 글, 로렌 비어드 그림, 해밀뜰 옮김 / 꿈터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아기 목욕시키기, 참 쉬운 일이 아니죠.
아기 낳고 나서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는 거의 매일 목욕을 시켰던 것 같아요. 다행히 우리 아기는 목욕을 그다지 싫어하지 않아서, 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는데 의사 표현을 시작하고 나니 목욕하자고 할때 "싫어"라는 말이 튀어나올때가 종종 있더라구요. 요즘에는 매일 하지는 않는데도 목욕 한번 할때마다 들어가기 싫다, 다 하고 나서는 나오기 싫다라고 해서 목욕 전후에 엄마 진을 빼는 일이 종종 있었어요. 최근 들어는 더더욱 "좋아요" 하면서 목욕하러 간게 드물었던 것 같아요.
그런 우리 아이가 오늘 갑자기 응가를 치우는 도중에 그러더군요. " 목욕해줘요."
아, 얼마나 감개무량하던지요. 먼저 씻겨달라는 아이가 너무 고마워 얼른 보일러 틀고, 목욕물 받아서 즐거운 목욕을 하였답니다.
31개월의 귀염둥이 아들, 이제는 목욕 뿐 아니라 밖에 자기 좋아하는 할아버지댁 가자고 해도 싫다고 버티고, 엄마 고집대로 억지로 데려가면 안 들어가겠다고 대성 통곡을 하는 등, 자기 주장이 강해지고 있네요. 그래서 아이가 좋다고 할때까지 기다리는 상황이 종종 발생합니다. 그런 아들이기에 굳이 목욕이 싫다기 보다 우선 반항을 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지게 되던데, 꽤 많은 아이들이 씻기를 싫어하고, 특히나 좀더 자라면 더 씻기를 싫어한다고 하니 이 닦는 그림책 만큼이나 중요한 교육이 목욕을 좋아하게 만드는 그림책 같아요.
기존에 갖고 있던 책이나 단행본으로도 목욕에 대한 책이 몇권 있는데, 이 책은 더욱 유용한 책이었어요. 오늘도 이 책을 보고 아들이 목욕하자고 한 거였답니다.
아이 눈높이에 정말 딱 맞는 책이라 다른 책들에 비해 효과가 더 좋았던 것 같네요.

귀여운 아기 양 밥의 이야기인데, 어찌나 꼬질꼬질한지 파리가 꼬일 지경이 되어도 씻기를 거부한 주인공의 이야기랍니다.
하얀 뭉게구름 같은 양을 상상하고 있다가, 대관령 목장의 꼬질꼬질한 양들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는데, 밥은 그보다도 더 꼬질꼬질하답니다. 진흙탕에서 뒹굴기를 좋아하고, 씻는건 절대로 안하려 하거든요.
세상에, 그래도 자기전에는 씻어야지. 그 상태로 그대로 잠이 듭니다.
'어쩌나' 엄마는 생각했습니다.
'문제가 생기겠구나. 스스로 깨닫는 것이 좋겠지.'
엄마양의 마음이 참 와닿더라구요. 어떤때는 아기 하고 싶은대로 막무가내로 우기면 그래 그렇게 해라~ 하고 놔둘때도 있지만, 마음 한구석은 걱정스럽기도 했거든요. 아니라고 그렇게 하지 말라고 아무리 말해줘도 아이 귀에 엄마 말이 잘 안들어올때가 있나봐요. 밥의 엄마는 그 사실을 잘 깨닫고 있는 듯 했네요.
엄마된 입장에서 그 글이 계속 귓가에 맴돌았답니다.
그래, 그렇게 기다려줘야할때도 있는 거겠구나 하면서요.

아기 양 밥이 어떻게 깨끗하게 변신할 수 있었을까요? 스스로 목욕을 하겠다고 마음먹게 된 것이지요.
친구들도 슬슬 피하고, 자기랑 어울리지않으려 하니 밥도 이상하게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내키지 않아도 엄마 말씀을 따라 목욕을 하니, 짜잔~ 친구들처럼 새하얀 양으로 되돌아왔어요. 정말 요술공주 변신만큼이나 눈에 띄는 변신이었네요.
제가 다 개운해지는 느낌이었어요.
아기에게도 읽어주면서 짚어준 내용이 귀에 더 쏙쏙 남았나봐요. 가만히 기억했다가, 목욕하자고 먼저 말 꺼내는것을 보면요.
자기 스스로 깨닫기도 했지만 나중에 친구들에게 자기를 피한 자세한 이유까지 듣고 나서, 밥은 더욱 목욕을 명심하게 된답니다.
우리 친구들도 밥처럼 깨끗하게 목욕하는친구들이 되자구요. 오늘도 목욕하기 싫어를외치는 많은 아이들이 이 책을 보고, 우와~ 친구들이 나를 싫어하면 안되겠구나, 목욕 안해서 아플 수도 있구나.를 깨닫게 되기를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