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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마더 - 예일대 교수 에이미 추아의 엘리트 교육법
에이미 추아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이 해외에서 꽤나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사실 서양의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키워지는 아이들과 비교해, 끊임없이 다그치고 몰아세우는 중국식 양육법이 고스란히 드러났음은 그네들에게 무척 자극이 되기도 하고, 충격이 되기도 하였으리라. 비교적 비슷한 문화라 할 수 있는 우리나라 엄마들이 보아도 사실 심하다 싶은 면이 많이 보이는 양육 방식이었다. 그럼에도 에이미 추아는 당당하다. 그녀의 방식으로 두 아이 모두 엄친딸 소리를 들으며 뛰어난 음악 신동으로의 기량을 과시했고, 그렇게 자라난 자신과 자매들 또한 예일대 로스쿨 교수이자 자매들은 의사, 약대 교수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무척 화려한 결과를 자랑함에도 엄마인 내가 봐도 기가 질리는 그녀의 열성은 정말 중국 엄마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인지 그녀가 유독 욕심이 많은 타입이라 그런 것인지 궁금해지기도 하였다. (그녀는 물론 중국엄마들은 다 그렇다라고 이야기하겠지만 말이다. ) 같은 대학 같은 과를 나온 친구들과 비교해봐도 유난히 나의 공부에 대한 욕심은 강한 편이었고, 그 욕심이 미래의 아이를 향해 있기에, 신랑 또한 누누히 나의 그런 욕심을 조금 걱정하기도 하였다. "그러다 애 잡겠어." 정작 아이가 태어나고 난 이후, 31개월이 되어가도록 아이에게 무언가 강권한 적은 거의 없다. 아이가 제법 고집도 강하고, 막상 아이를 낳고 나니 엄마 마음처럼 이리저리 휘둘릴 존재가 아님을 분명히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욕심은 욕심일뿐, 아이의 길을 열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지, 고삐를 낚아채 호수 앞까지 질질 끌고 가기가 얼마나 힘이 들지... 아직은 막연하기만 하다. 그러기도 힘들 것 같고, 그래서도 안될것같다. 아니, 질질 끌고 가기 보다 설득해서 데려가는 사람이 되고프다.
뭐든 잘하기 전까지는 아무 것도 재미없다는 게 중국인 부모들의 사고 방식이다.
뭔가를 잘하려면 노력해야 하는데 아이들은 스스로 노력을 잘 하지 않기 때문에 부모의 결정이 아이의 선호보다 우선해야 한다.
아이들은 반항하기 마련이므로, 부모가 불굴의 의지를 발휘해야 할 때도 있다.
항상 처음이 가장 어렵다.
서양인 부모들은 여기에서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제대로 시작만 하면 중국식 교육은 선순환 효과를 내기 시작한다.
연습, 연습, 또 연습, 오직 끈질긴 연습만이 잘 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4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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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기 전까지 아무것도 재미가 없다. 일부분 맞기도 하다. 사실 나도 초등학교 저학년때는 단순 반복이나 하는 산수가 무척이나 싫었는데, 그렇게 싫어했던 과목이 경시대회 출전자로 뽑혀서 매일 공부하게 되자, 제일 자신있는 과목이 되었다는것이 아이러니했던 경험이었기 때문이었다. 떨어지는게 싫어서 끝까지 남다보니, 매일 그 싫어하는 수학을 공부하게되었고, 하다보니 성적이 잘 나오고 잘 나오니 재미있는 과목이 되더라는.. 그래서 에이미 추아의 다소 황당해 보이는 이 논리에 나는 솔직히 약간은 공감하는 부분도 있었다.
그녀의 이야기는 대부분 상당히 노골적이기도 하지만, 정말 솔직하다. 자신을 향해 쏟아질지 모를 많은 비난을 감수하고, 그녀는 자신의 견해를 강력히 피력해냈다. 사실 이 책은 그녀의 자녀 양육 성공기라고 보기는 힘들다. 아직도 자녀들은 한창 나이이고, 그녀의 양육방식과 잘 맞는 큰 딸 소피아와 달리, 자유로운 미국의 영혼을 물려받은 둘째 딸 룰루는 자라면서 사사건건 그녀의 양육 방식에 반기를 들었기때문이었다. 유아기때부터 돋보였던 그녀의 고집은 엄마의 강압 못지않게 강력한 것이었고, 결국 엄마조차도 둘째 딸의 고집앞에서는 무릎을 꿇게 된다.
나는 미국 독립 혁명 덕분에 반항 기질을 높이 평가하는 나라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만약 중국이었다면 룰루는 집단 농장에 갔을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룰루가 뉴욕의 학교를 좋아한 반면, 항상 수줍은 편이었던 소피아는 룰루보다 더 힘든 시간을 보냈다.
50.51p
마음만 앞설뿐 아직 아기를 위해 엄청난 열의를 갖고 매진하지 못했던 초보 엄마로써, 앞으로 내가 얼마나 더 열성적인 엄마가 될지 장담은 못하겠다. 사실 그녀처럼 아이를 채찍질하며 1등만을 강요하게 되기는 내 성격상 힘들 것 같다. 내 일도 아니고, 아들의 일이라, 그녀 말 마따나 자식의 미래를 생각해 더욱 길을 바로잡아줘야한다지만, 조금은 방식을 달리하고 싶다.
이 책은 우선 그녀와 두 자녀와의 처절한 사투와 같은 양육기를 담고 있었다. 사실 가장 힘든 것은 그녀 자신일 수도 있었다. 물론 엄마의 강압을 겪어야했던 자녀만 했을까 싶지만은, 자신의 일도 무척이나 많은데 아이들의 연습 스케줄을 모조리 외우고 따라다니고 채찍질하기가 보통 엄마로썬 엄두가 안나는 일이기에..
서양인 부모는 자기 아이의 개성을 존중하고 아이가 진정한 열정의 대상을 찾도록 인도하며 그 애가 선택한 길을 지원하고 긍정적 강화 효과와 풍요로운 환경을 제공한다.
반면 중국인들은 아이가 미래를 준비하고 자신의 능력을 확인하며 아무도 빼앗아 갈 수 없는 기술과 일하는 습관과 자긍심으로 무장하게 만드는 것이 진정으로 아이를 위하는 최선책이라고 믿는다.
80.81p
그녀 남편 제드의 이야기처럼, 사실 에이미 추아가 룰루를 설득하기 위해 처음으로 길렀던 애완견 이야기가 나오고, 그 애완견 역시 자신의 딸들처럼 최고로 키우겠단 의견을 피력했을때, 나또한 웃음이 나오고 말았다. 그녀는 우리나라 학원가에 오면, 정말 성공할 캐릭터 같기는 한데, 엄마로써 아이들의 사랑을 이끌어내기엔 좀 버거워보이기도 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하면서도 세상의 리더로 자리 잡기 위해서 거저 얻어지는 것은 없음을, 특히나 미국 이민자로 생활하는 동양계 자녀들의 얼마나 피땀어린 노력이 오늘날의 그들의 성공을 있게 하는 지를..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신랑 말마따나, 미국에서든 한국에서든 어디서건 노력하는 자가 결실을 이룬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그래도 내 아이를 키울 때는 좀 더 타협안을 찾아야 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