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귀여운 종이오리기 종이오리기 시리즈
(주)학습연구사 편집부 엮음 / 진선아트북 / 2011년 2월
품절


귀여운 종이오리기 책을 이미 접해봤던 지라 (http://melaney.blog.me/50085364983) 새 책에 대한 기대 역시 높았고, 펼쳐들고 만들어보니 만족도 또한 상당하다. 책을 보고 무언가를 조물조물 만들거나 오리기를 좋아하지만, 막상 그 결과물은 책에서 보이는 것처럼 완벽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반 책에서는 전문가 혹은 그에 준하는 수준의 작가가 만들어낸 '작품'이고, 나는 그저 따라하는 아마추어이기때문에 결과물이 사진처럼 멋지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귀여운 종이오리기에 반한 원인이 그것이듯, 너무나 어려워보이면서도 화려하고 귀여운 예쁜 종이오리기가 작가의 노력에 의해 우리도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그런 대중을 위한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전작에 비해 좀더 다양하고, 응용된 예쁜 무늬들이 눈에 뜨이고 겹쳐지지 않은 캐릭터들을 보면서, 두 권다 충분히 소장할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자그마치 138가지의 도안이 더 귀여운 종이오리기에 새로이 들어 있으니 귀여운 종이오리기 도안까지 포함하면 얼마든지, 어디에든 응용할 멋진 지원군을 얻은 것 같아 정말 든든하다.

아마도 가위 다루는 재주가 능숙한 어린이라면 어른 못지않게 예쁘게 잘 오려낼 수 있을거라 믿는다. 어려서부터 종이인형 오리고 갖고 놀기를 즐겨했던 터라 요즘의 아이들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종이인형은 없어도 엄마아빠의 열성으로 많은 가위질을 해본 것으로 짐작을 한다. 아이들 눈에도 너무나 사랑스러운 캐릭터. 더 귀여운 종이오리기에는 아이들이 홀딱 반할 귀여운 동물들도 가득하다. 또한 수첩이나 필통 등을 예쁘게 꾸밀때 쓰면 좋을 예쁜 무늬들까지 가득하다

고등학교때 친구들이 직접 잡지에서 오린 사진 등으로 팔각 필통 등을 만들때 그 재주에 놀라워하곤 했는데, 이 책이 그때 내 옆에 있었더라면 나도 아이들 깜짝 놀라게 할 뭔가의 작품을 만들지 않았을까 싶다. 예쁘고 귀여운 것을 보면 열광하는 일본인들의 구미에 딱 맞춘 이 책이 한국 독자, 특히 여성들과 아이의 관심에 딱 맞는 그런 책이 아닌 가 싶다. 팬시점에서 수십, 수백 장 구입해야 하는 스티커도 아니고, 내가 직접 오려서 응용할 수 있는 사랑받을 수 있는 캐릭터이고, 무늬인 것이다.

아기가 제일 먼저 오려달라고 한 코끼리

작가의 조언대로 홈파티, 혹은 아기 용품, 나만의 앨범, 스크랩 북에 응용한다면 이 책의 진가는 더욱 발휘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초등학교 선생님인 동생과 어머니께 무척 도움이 되는 책이겠다 싶었는데,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 책 역시 그런 평가를 받았다. 동생이 내가 오리고 만드는 것을 보더니, 아이들과 한번 만들어봐도 재미있겠다고 미술 시간에 해봐야겠단다. 나는 사실 아이들 뿐 아니라 선생님들이 환경 미화할때 응용해도 너무 예쁠 디자인들이라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는데 공작시간에 해도 좋을 것 같기는 하다. 20~30명 정도의 아이들이 오물조물 오려서 만든 예쁜 색종이들이 교실을 가득 수놓는다면 아이들 마음에도 이토록 예쁜 나비가 노닐고, 꽃이 수놓는게 아닐까 싶다. 물론 나비는 내가 하기에도 좀 어려워보여서 비교적 쉬운 동물들, 그러면서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부분을 추천하지만 말이다.


컴퓨터에 cd를 넣어 얼마든지 출력해 쓸 수 있는 본들이 매력적이었고, cd출력이 어려운 경우, 책의 뒷 부분에 나온 확대 복사하는 본을 200% 확대복사해서 오려써도 무난히 쓸 수 있다. 누구나 제대로 만들 수 있도록 종이접기서부터 꼼꼼히 하나하나 방법을 알려주는 책. 그리고 따라하기가 절대 어렵지 않은 책. 난이도라면 가위질에 좀 신경을 써야하는 것, 그리고 칼질에 익숙해야한다는 것 정도가 대부분인 너무나 사랑스러운 이 도안 책에 나는 또한 번 깊이 매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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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 백
슬라보미르 라비치 지음, 권현민 옮김 / 스크린셀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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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양극화 시대에, 소련이라는 그 이름만으로도 두려움을 주던 그런 때가 있었다.

소련 국경 근처의 폴란드에 살고 있던 폴란드 군 주인공은 어느 날 집에 돌아왔다가, 소련의 비밀 요원들에 의해 납치되어 그대로 극심한 고문을 받은 후,25세  젊은 나이에 25년형 중노동형이라는 극형을 선고받고, 시베리아로 보내지게 되었다.

 

미친 사람들이 이끄는 미친 재판이었다.

결국 법정은 굶주리고 혹사당한 나약한 폴란드인과 쓸데없이 시간만 낭비하는 소련 권력기구 간의 인내력 시험장이 되고 말았다. 38p

 

러시아인 어머니를 두어서 러시아 말을 잘하였던 그였건만, 소련은 그를 스파이로 몰아갔다. 아무리 아니라 말을 해도 없는 죄를 뒤집어 씌워 그에게 형을 선고했다.

꽤나 두꺼웠던 이 책이 실화라는 것을 알고 너무나 놀랐다. 너무나 추운 극한의 시베리아 강제 노동 수용소에서 감히 탈출을 감행한 이들, 그것도 변변한 무기나 교통 수단 없이 그저 발로 걸어서 고비사막을 건너고, 히말라야를 넘었다. 11개월 동안 걸어서 6500km를 걸어간 이들의 처절한 사투는 정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인간의 한계가 어디인가를 느끼게 해주는 놀라운 이야기였다.

 

이르쿠츠크에서부터 1천 6백 킬로미터 이상을 행군한 끝에 우리는 이곳에 도착했다.

...두달에 걸친 지독한 행군의 고통에 드디어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112.113p

 

형을 언도받고, 화물칸에 실려 짐짝만도 못한 취급을 받아 내린 후에 주인공과 다른 죄수들 모두 쇠사슬에 묶인 채 엄청난 행군을 감행했다. 그리고 끌려간 수용소에서 그들은 아주 적은 양의 빵과 노동에 시달리며 행복했던 지난때를 결코 꿈꾸지 못하는 비참함에 휩싸인다. 놀랍게도 주인공에게 탈출의 문을 열어준 이는 바로 사령관의 아내였고, 위험천만하게 시작된 그들의 무모한 계획은 중간에 극한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목숨을 잃은 몇 동료의 죽음을 이끌어내긴 하였으나 결국 성공으로 이어졌다.

 

순록에서 낙타까지, 이제 내가 안 본 동물은 없어. 251p

 

폴란드인부터 놀랍게도 소련에서 일했던 미국인까지 참가된 탈출 인원. 사실 그들의 탈출이 워낙 치밀하게 시도되었기에.. 앞뒤 가리지 않고 무섭게 달려드는 소련군의 추격을 벗어날 수 있었음에 읽는 내내 감사할 수 밖에 없었다. 절대로 선택하지 않을 것 같은 길을.. 너무나 무모한 길을 그들이 선택하였기에..소련군은 전혀 다른 쪽을 수색하러 갔을 것이다. 처음에는 수용소에서 최대한 멀어지려는 노력이었고, 갈수록 자기 자신들과의 사투,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괴로운 여정과의 사투가 진행되었지만, 놀랍게도 그 힘든 여정 중에도 서로를 배려하고 더욱 돈독하게 뭉치는 인간애를 보여 힘든 때일 수록 가까워지는 인간 드라마의 한 장면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고비 사막의 무서움을 몰랐기에 물이나 식량, 그 어떤 준비도 하지 않고 선뜻 사막에 들어섰다가 그들은 엄청난 고통을 맛보게 되기도 한다.

그 엄청난 인고의 시간을 단지 책 한권으로 편안히 읽고 있음에 죄송스러운 마음까지도 들었다. 나같이 정신력이 약한 인간이라면, 정말 살아남기 힘들었을..그 대단한 스토리에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말로 해 다 무엇하랴. 상상하기도 힘든 그 일을 벌여낸 사람들이 이 땅에 있었음을..

그 끔찍한 일을 다 겪고도 다시 폴란드 군 장교로 돌아가길 바랬고, 실제로 그렇게 되었던 놀라운 저자 슬라보미르 라비치.

그들의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은 숙명이었다.

 

3/17일 트루먼쇼를 제작한 피터 위어 감독의 영화로 다시 태어난 웨이 백.

영화로도 엄청난 대작이 될 이 이야기를  먼저 책으로 만날 수 있었음에 행복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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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 밥상 - 세상에서 가장 건강한 선물
최혜숙 지음 / 미호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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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가 나오기 전에 자그마치 50페이지 가량을 건강한 밥상에 대한 이야기로 꽉꽉 채웠다. 또한 레시피 북 또한 정말 다양한 현미밥부터 시작해서 반찬, , 초대요리, 간식, 도시락, 초 스피드 압력밥솥요리, 그리고 천연양념 등등을 가득 실어 300페이지가 넘는 실속있는 건강 요리백과사전이 탄생했다.


초스피드 압력 밥솥 요리 같은 경우에는 만들기 귀찮았던 의외의 요리들이 압력밥솥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놀라운 방법을 제시해주기도 했다. 저자는 현미, 유기농 채소 뿐 아니라 저수분, 저유분 조리법을 표방하기에 전체적으로 건강을 생각한 레시피가 대부분이다. 발사믹 오렌지 소스 삼겹살은 기름기 많은 삼겹살을 굽지 않고 압력솥으로 쪄서 채소의 향이 돼지고기에 스며들고 기름은 쏙쏙 빠지게 만드는 방법이었다. 또 봉골레 파스타, 먹믈 카르보나라, 아라비아타 등의 파스타 요리들이 모두 후라이팬 볶음 요리가 아니라, 압력솥으로 쉽게 만들 수 있게 나와 있어 놀랍기도 했다. 면을 삶고, 또 소스를 따로 만들어 볶아야 했던 기존의 방식이 아닌 한번에 압력솥에 넣고 요리를 하는 색다른 방법이었던 것. 전기 밥솥으로 잡채와 계란 찜등을 한다는 이야기는 들었어도 압력 솥으로 파스타 만드는 레시피는 처음 만나봤다.







현미에는 어떤 효능이 있을까?

현미에는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가 균형있게 들어있어 현미를 먹으면 몸의 컨디션이 좋아지고,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체질까지 개선됩니다.

고혈압, 고지혈증,당뇨병 등의 생활 습관병을 비롯해 다양한 질병에 효과가 있으며, 변비에도 도움이 됩니다.

20p








현미가 건강에 좋고, 특히나 당뇨환자에게 좋은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일반인들에게도 무척이나 권장되는 것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번 밥을 지을때는 귀찮아서 그냥 백미로 짓곤 하던 게으른 주부였다. 당뇨를 앓고 있는 친척이 있어 우리도 주의해야하건만, 무엇보다 신랑이 잡곡밥을 선호함에도 불구하고, 단지 찬장에서 내리기 귀찮아 잡곡밥을 제치고 백미밥을 지었던 나였는데.. 얼마전 친정에서 보내주신 찹쌀 현미를 섞어 밥을 지으니 너무나 찰지고 맛이 있어서.. 이제는 좀 귀찮아도 세가지 모두를 섞어 밥을 짓곤 한다.



신랑이 무엇보다도 가장 좋아하고, 아기도 잘 먹을만큼 찹쌀 현미를 섞은 밥은 제법 맛이 좋았다. 같이 섞은 잡곡까지 구수하게 느껴질 정도였으니 말이다.

아직 멥쌀 현미에 도전은 못했지만, 이제 조금씩 시작이라 생각한다. 고등학생일때는 학원에서 만난 어느 여학생이 현미 가래떡을 간식으로 먹는걸 보면서, 뭘 저렇게 유난을 떠나?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아이네 집에서는 그때부터 이미 건강에 대한 확실한 개념을 세운 집이었던 것이다.







현미를 씻을 때는 쌀눈이 떨어져 나가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너무 세게 문지르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쌀알 입자가 손상되어 수분, 열, 압력에 노출되면 영양성분이 많이 파괴될 수 있으므로

손가락을 편 상태에서 살짝 오므려 물과 함께 한 방향으로 저어주거나 두 손으로 살짝 비비듯이 씻으면 됩니다.

24p







현미로 그냥 밥을 지으면 입안에서 깔깔하게 돌아다니거나 소화가 잘 안된다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현미밥을 맛있게 짓는 방법서부터 현미의 영양소를 파괴하지 않고 씻는 법 등까지 저자의 노하우가 소상히 소개되어 도움받기에 좋은 책이었다. 게다가 현미밥이 현미를 넣은 수십여가지의 밥으로 소개가 되어서 이렇게 많은 가짓수로 응용이 된다는게 놀라울 따름이었다. 밥만 현미밥이랴.. 반찬 또한 그게 못지 않은 제철 식품으로 만들어진 건강반찬들이 소개가 된다

나 또한 30개월난 어린 아들과 지친 바깥일로 건강을 해치고 있는 신랑이 있어, 건강 밥상에 관심이 샘솟고 있는 터에 참 좋은 요리책을 만났단 생각이 들었다.

아이반찬도 부실하게 해주곤 해서 미안한 마음이었는데 오늘은 요리책을 뒤적이다가 김밥이 나오길래, 아기를 보여주니, 김밥을 만들어달랜다. 재료도 건강에좋으면서도 아이에게 먹이고픈 두부와 김치 등이 주재료라서 기꺼이 선택을 하였다. 두부를 좋아하던 아기였는데 마트에서 샘플로 구워주는 두부만 먹고, 집에서 구워주면 요즘은 거의 입도 안대어서, 못 먹이고 있었다. 김치는 씻어서 볶아 주어도 신맛이 남아있는지 거부하곤 했는데 가끔 볶음밥에 잘게 썰어 섞어주거나 하면 먹을 뿐, 따로 먹이기는 어려웠었다.


일반 김밥의 형태이긴 하나, 재료가 완전히 다른 현미 새싹 채소 김치 김밥.

채소를 거의 먹지 않는 아기를 위해 새싹 채소까지 도전해보고 싶었지만, 우선은 두부와 김치만으로도 작은 김밥이 속이 가득 찰 것 같고, 혹여나 새싹 채소 도전했다가 그나마도 먹지 않는 사태가 발생할까봐 우선은 뺐다. 그리고 아이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계란 후라이를 하나 해서, 살짝 넣어도봤고, 한 줄은 계란 없이 말아도봤다. 둘다 다행히 아주 잘 먹는다. 김밥 싸는 노하우가 아직 부족해서 예쁜 모양은 나지 않았지만, 먹어보니 맛도 부드럽고 아주 좋았다. 조미 술이 없어 그냥 집에서 담근 매실 엑기스로 대체하고, 계란도 추가했지만 그럭저럭 먹을 만한 맛이 되어 기뻤다. 무엇보다 아기의 건강한 한끼가 해결된 것이 가장 좋았고 말이다.






현미를 꾸준히 먹으면 피부가 건강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이는 현미에 포함된 세포를 구성하는 성분인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며,

백미에 비해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은 몸에 좋은 지방 성분이 6~7배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에요.

21p







스페셜 페이지에는 손님 초대상으로 고민하는 주부들을 위해 다양한 특별한 날의 상차림이 소개도 된다. 물론 모두 이 책에 있는 특별한 건강레시피로 말이다.

여자친구 티타임 테이블부터 정성스런 부모님 초대상, 술안주상, 우리 아이 생일파티, 로맨틱 파티, 3대를 위한 가족 파티, 주말 가정식 브런치, 싱글 명절상, 여우를 위한 럭셔리 파티, 집들이상까지..10가지 그녀의 노하우를 보면 정말 감탄이 절로 난다. 메뉴 짜는 것부터가 고민인 주부들에게는 정말 센스만점 페이지가 아닐 수 없었다.

건강에 대한 기본 지식을 접하고, 그 기본 지식을 활용할 레시피로 가득 밥상을 채워주는 책, 건강한 현미밥상으로 우리집 식탁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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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빵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2
백희나 글.사진 / 한솔수북 / 2004년 10월
구판절판


구름빵.

이 책의 인기몰이에 대해서는 아주 일찌감치 들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사기는 그 후로도 한참 후였던 것 같습니다. 달 샤베트가 나온 이후에 샀나? 저를 위한 그림책으로 사고 싶었지만 우리 아이가 볼때까지 기다리는 이상한 마음이 있던 터라, 아이가 클때까지 계속 미뤄뒀던 그림책이었지요. 그러다가 결국 어느 날 사고 말았는데, 그 당시에도 보여줄때 아이가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가 요즘 들어서 아주 좋아하고 있는 책이랍니다.


우리 아이보다 6개월빠른 친구네 공주님은 일찌감치 두돌 무렵부터 뽀로로를 비롯한 각종 뮤지컬등을 섭렵하였다고하네요. 우리 아이는 문화센터도 안 갔고, (돌무렵이후에 데려가고 싶었으나 수족구, 신종플루 등으로 자꾸 미루다 보니 나중에는 낯가림이 심해져서 못 데리고 다녔어요 ) 낯가림 심한 아들에게 뮤지컬은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일이었지요. 하지만 엄마도 우리 아이에게 구름빵이나 뽀로로 같은 뮤지컬을 보여주고 싶었답니다. 지난 주 토요일에 친구가 딸과 함께 구름빵 뮤지컬을 보러 간다길래, 저는 집에서 아이에게 다시 구름빵을 보여줘봐야겠다 마음 먹었어요.



책부터 보여줘야지했는데, 그날 들어간 사이트에 마침 구름빵 동영상이 있어 뽀로로 말고 이거 보여줄까? 하면서 보여주니까, 우와..아이 반응이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너무너무 좋아하는 거예요. 이제 책에 나온 걸 모두 이해할 시기가 된 걸까요?

엄마는 너무너무 그림이나 사진 기법이 마음에 들었던 책인데 좀 어두운 색감이라 그런지 아이가 관심을 갖지않았었는데..

"구름빵이 슈웅 슈웅~ 하늘로 날아" 하늘을 나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도 흥분을 금치 못합니다.


그리고, 너무 작아 엄마도 찾기 힘든 교통 체증 속, 만원 버스의 아빠 찾기도 아이는 예리한 눈으로 한눈에 찾아내더라구요. 오홍..정말 작은 그림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는 아이들의 독서법 같아요. 마음에 드는 책은 읽고, 읽고 또 읽는데, 이 책이 요즘 우리 아이의 대박북 중 하나가 되었답니다. 오늘 아침에는 엄마가 너무 비몽사몽이라 정신없는 와중에.."구름빵 책 읽어주세요" 하고 아기가 ..평소 잘 안쓰는 존댓말까지 써가며 부탁하길래..졸린 눈을 힘겹게 뜨고 책을 읽어주다가.. 그만....

엄마가 실언까지 하고 말았지요.



전혀 책 내용에는 있지도 않은.. 실언. "그래서, 1회용 커피를 드랍했다." 아니, 이건 말하면서도 무슨 소리지? 하는 헛소리였던거지요. 제가 가끔 너무 졸리면 이상한 데이터가 흘러나오곤 합니다. 다행히 아기가 별문제없이 넘어가주어서 다시 눈을 부릅뜨고 읽어주었어요. 졸린데 안경까지 벗고 읽으니 더 안보이고 정신없고..꿈은 안깨고.....


게다가 며칠전 주말에는 아빠, 엄마는 비몽사몽인데 아기만 먼저 깨어서 밖으로 달려가더니.. 구름빵 그림책을 들고 와서, 바로 이 아빠가 출근하는 페이지를 펼치고..

아빠와 그림책 아빠를 이리저리 가리키며.."이거 이거.. 이거..이거..똑같다.."하더라구요.사람에게는 이거이거 하는거 아니야..라고 가르쳐주긴 했지만..너무 웃겨서 아빠랑 엄마 배꼽잡고 쓰러졌어요. 하지만, 아빠는 그림책을 보더니..그래..내가 이렇게 배가 나왔어? 하는데..음.. 사실 아빠 배가 좀 나오긴 했죠. 하지만 아기가 말하는건 그림책에..아빠가 나오고, 우리집에도 아빠가 있다라는 거지. 배가 나와서 아빠가 같았다는건 아니었을 거예요. 그러더니 잠시 후에 밖으로 또 총알같이 뛰어가서, 다다다다 달려와 아빠 손에 쥐어준건 바로 아빠의 출근 가방이었답니다. 암튼 우리 아기는 책에서 나온건 꼭 그대로 따라하려는게 있어서, 재미나답니다.



책에는 나와 동생의 이름이 나오지 않는데, 애니메이션으로 나온 구름빵을 보면, 고양이들의 이름이 홍비와 홍시라고 나옵니다. 홍시야!하고 불러주니 아이도 홍시,홍시 하면서 금방 따라하네요. 사실 그림 기법이 무척 독특하고 너무나 마음에 드는 점이 얼굴 표정들은 그림으로 하나하나 상세히 그려서 묘사했고, 몸이나 기타 배경은 다른 헝겊이나 가죽, 철사 등을 이용해 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정성껏 만들어 붙였어요. 그리고 아주 동적인 동작들 하나까지도 세세했구요. 그 한장면 한장면을 사진으로 찍어냈는데, 기법도 너무나 마음에들었지만, 구름으로 빵을 만들어, 그것을 먹으면 하늘을 날 수 있다라는 몽환적이 설정이 정말 상상력의 무한가능성을 느끼게 해주는 그런 대목이었네요.



뭐 그 정도는 누구나 상상할 수 있지 않냐? 하는 사람도 있으려나요? 하지만, 전 너무나 멋져보였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라면 한번쯤 시도해보자고 하고 싶을..

구름빵 레시피.

구름을 밀가루 대신 넣고, 따뜻한 우유와 설탕, 이스트 등을 넣는 등의 꼼꼼한 레시피가 나와서, 이야기에 더욱 사실감을 부여해준답니다. 어릴적에 그랬거든요. 이돌람바~로 끝이 나던 바람돌이의 주문이라던지, 따라하기 힘든 여러 그림책 들의 주문들을 보면서, 정말 마법의 세상이 되면 이 주문이 먹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감을요. 아이들도 이 책을 읽으며, 언젠가 홍비 홍시처럼 작은 구름 조각이 나무에 걸린 것을 발견하면, 집에 조심조심 가져와 엄마에게 구름빵 구워달라고 하고 싶은 욕망이 있을 것 같아요.



하늘을 난다는 것, 그 전에는 비행기나 새가 날아다닌다 생각하였고, 그것에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아이가, 구름빵을 먹은 친구들이 날아가고, 아빠도 같이 날아 출근하는 것을 보더니 날아간다는 것에 더욱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답니다. 오늘도 모 레스토랑에서 풍선을 받아왔는데, 공기보다 가벼운 헬륨이 들어있는지, 자꾸 하늘로 날아오르더라구요. 엄마 가방에 묶어 조심조심 가져와서, 방안에 놓으니, 천장에 올라가 붙어 있습니다. 아기는 까르르 웃으며, 풍선이 슝슝...구름빵처럼 슝슝을 외칩니다.



그러면 엄마가 끈을 다시 아이 손에 대어 주곤 했지요.


엄마와 아이가 함께 본 구름빵 그림책. 앞으로도 더욱 즐거운 시간이 될 것 같구요.

지난주 구름빵 뮤지컬을 보고 온 친구가 어른이 보기에도 무척 재미난 뮤지컬이었다 추천해주니 우리 아이가 낯가림만 좀 나아진다면 엄마도 내년쯤에는 구름빵 뮤지컬 보러 아기 손 붙잡고 다녀오고 싶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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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스크로 가는 기차 (양장)
프리츠 오르트만 지음, 안병률 옮김, 최규석 그림 / 북인더갭 / 201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가끔 소설을 읽을때마다 나라별로 느낌이 좀 다르기는 하다 생각하긴 했지만, 번역하는 이의 고충이나 느낌 등까지 깊이 헤아려본적이 없었다. 그분들이 없었다면 내가 어찌 독일, 러시아, 일본 등의 문학까지 읽을 수 있을까 생각해야함에도 읽기 쉽게 번역되어 나온 책들을 쉽게 읽으며 고마움을 크게 못 느껴왔던 것이다.

이 책에는 옮긴이와 해설, 두 사람의 이야기가나온다. 특히나 해설을 쓴 분의 경우에는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곰스크로 가는 기차를 번역한 사람으로 알려져서, 그 이후로도 이 소설과 관련된 많은 문의를 받아왔다고 한다. 교생 실습을 나가기 위해 이 수업을 자꾸 빼먹게 되자 교수님이 곰스크로 가는 기차를 번역해보라고 하셨고, 과제로 받은 것이라 재미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의외의 재미에 흠뻑 빠져서, 사랑하던 여인을 위해 생일선물로 직접 열심히 번역에 열을 올렸던 대학생때의 번역이라 하였다. 참, 그의 사연만으로도 로맨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또한 대학 시절, 수업 과제로 혹은 논문을 위해 번역을 할 일이 있었지만 아주 짧은 시기였고, 거기에 흠뻑 빠질 만한 재미는 없었다. 하지만, 이 분의 사연은 유독 귓가에 남는다.

 

사람들에게 입소문을 타고 퍼져나간 곰스크로 가는 기차

 

모든 끌림에는 더 깊은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그때는 몰랐다. 곰스크가 왜 그토록 절절하게 다가왔는지를.

돌이켜 보면 이 소설의 주인공은 내 삶의 메타포였다.

아니, 어떤 누구의 인생이라도 삶은 '곰스크로 가는 기차'와 비슷할 수 밖에 없으리라.

-해설 중에서.

 

이 소설의 작가인 프리츠 오르트만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고 했다. 사실, 여기 실린 단편 8편 정도와 그 외에 장편 소설 정도가 있을 정도로 그가 남긴 작품은 많지 않아 더욱 그러할거라는 이야기였다. 작가에 대해서도 많이 알려지지 않고, 단지 입소문에 의해 퍼지던 그소설이 어느 순간 tv에서 단막극으로 만들어지고 연극으로 만들고 싶다는 문의가 쇄도했다 한다. 어떤 소설일까..

 

주인공인 나와 아내는 신혼여행으로 가진 돈 전부를 털어 곰스크로 가는 기차를 탔다. 어려서부터 아버지에게 곰스크에 대한 환상을 들어온 나의 인생 목표 자체는 바로 곰스크에서의 삶이었고, 곰스크 외의 그 어떤 삶도 꿈꿀 생각을 못하였다. 다만, 아내는 그런 내 생각에 반기를 들며 오히려 불안해하고, 곰스크로의 여행을 반기지 않았다. 중간에 잠시 정차했던 어느 작은 마을에서 아내는 비로소 활기를 되찾고, 식사도 맛있게 하였다. 그리고 잠깐 산책하는 동안 마을의 아름다움에 취해 있던 차, 기차가 떠나는 소리가 들리고 나만 서두를뿐 아내는 마치 알고 있었다는 듯 나를 붙잡는다.

 

하루에 한번 들른다는 곰스크로 가는 기차는 무정차로 그냥 지나칠 때도 많은 그런 작은 시골역이었다. 간신히 며칠만에 잡은 역에서 유효기간이 지난 표는 무효라는 대답을 듣고, 미친듯이 돈을 모으기 시작하고, 아내는 그런 나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채 이 곳에서의 삶에 익숙해진다. 나만 이방인처럼 겉돌뿐.

나를 위해 일주일을 일하고 받아왔다는 안락의자. 그런 아내에게 나는 화를 낸다. 돈으로 받아 기차 삯을 모아야하는거 아니냐고. 그런 나에게 아내는 서글픈 마음을 드러낸다.

 

돈을 다 모아 다시 떠날 기차표를 사고, 기차에 오르는 날 아내의 안락의자까지 실고 가겠다는 어이없는 제안에 나는 그저 허물어지듯 마을에 안주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리고 아내의 계획대로 마을의 선생님이 되어 아기를 가진아내와 따뜻함이 보장되는 집에서 살게 된다. 전임 선생님이었던 노인이 그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그와 노인의 인생이 뒤섞인 묘한 것이었다.

 

처음에는 너무 꾸물거리며 주인공의 앞길을 막는 아내가 좀 답답하게도 느껴졌었다. 그러나 옮긴이의 말마따나 이 모든 것들이 다 비유적 장치일 뿐이다. 안정적인 삶을 꿈꾸는 아내, 그리고 이상향을 향해 날아가고픈 남편의 충돌은 어쩌면 누구나의 인생에서 있을 수 있는 그런 한 모습일 수 있을 것이다. 꼭 아내와 남편의 모습이 아니더라도.. 내 안의 모습일지라도 두 가지 모습이 충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인생의 의미를 가질지 아니면 망가질지는 오직 당신에게, 다른 사람이 아닌 당신에게만 달려 있다는 사실을 왜 직시하지 않는 거죠?" 57p 곰스크로 가는 기차

 

곰스크로 가더라도 딱히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이와 아내까지 데리고 가서 새로이 삶을 살아간다는게 과연 지금의 삶보다 나은 삶인지는 주인공조차도 알 수가 없다. 다만 아버지조차 평생 가보지 못했던 그 유토피아에 대한 꿈을 아들이 이어받아 자신 안의 환상으로 재 탄생시켰을뿐.. 처음에는 갑갑하게 느껴졌던 아내의 방해공작이 나중에는 쳇바퀴같은 삶만 산채 아내와 아이들을 등한시하는 남편의 모습에 묻혀 남편에게 되려 화가 났다.

 

등장하지 않는 고도를 평생 기다리는 두 사람의 대화가 이어지는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가 생각이 났다. 그래서 이 작품 역시 연극으로 만들어지기 좋은 작품일지 모르겠단 생각이 나 역시도 들었다. 그보다는 훨씬 재미도 있겠지만 말이다. 곰스크로 가는 기차에서도 역시 곰스크에 대해서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다. 막연한 꿈을 가진 그가 사람들에게 물어도 약간은 뜨악한 반응만 돌아올뿐, 그곳이 어떻다라고 이야기해주는 사람은 없다. 전임 선생님 역시 어딘가, 그곳이 곰스크일지 아닐지 모를 곳을 꿈꾸던 젊은이 중의 하나였고, 그렇게 정착한 삶이 나쁘지 만은 않았다고 그에게 말해줄 유일한 사람이기는 했다.

 

연이어 나온 소설 배는 북서쪽으로가 주는 느낌은 곰스크와 비슷하면서도 더 몽환적이었다.

가이드인 나도 도저히 기억이 안나는 목적지, 게다가 손님들은 모두 행선지가 달라 거의 폭동이 일어나기 직전의 수준이다. 선장 조차도 목적지를 알려주지 않은채 혼자서 방에서 칩거하고, 목적지를 모르고 탄 유일한 사람, 존재를 알수없는 병약해보이는 소녀가 의외로 나와 연결이 될 수 있다는 묘한 결말만을 남긴채..소설은 그렇게 끝이 나고 있었다.

 

양귀비, 럼주차 등의 소설도 참 느낌이 독특했다. 해설자가 너무나 따뜻한 작가의 소설들이라 평하는 것은, 소설 안에 있는 비유를 이제는 모두 이해할 나이가 되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었다. 해설자 또한 자신만의 곰스크, 그리스로 떠나지 못하고, 묶여있는 안주한 삶이 마치 젊은 시절 그가 읽었던 이 소설에서 영원히 자유롭지 못함을 암시하는 듯 하였는데, 나 또한 나만의 곰스크가 어디였는지 무엇이었는지를 회상하게 하는 그런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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