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어바웃 브레드 - 기본부터 잡아주는 홈베이킹 교과서
이성실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월
품절


"난 아무 것도 들어 있지 않은 그런 빵이 좋아."

"난 야채나 햄, 혹은 크림이 꼭 들어있어야 맛있던데?"

대학교 기숙사 생활 시절, 아침메뉴로 항상 빵이 나왔고, 여대라 그런지 학교 앞에는 유난히 맛있는 빵집이 여러 곳 있었다.

친구들과 함께 빵집에 갈 적마다 친한 몇 친구들이 아무것도 안 든 그냥 빵을 좋아한다길래, 처음에 나는 정말 그게 농담인줄로만 알았다. 난 빵이라면 무조건 뭔가가 가득 들어있어야 하고, 빵 자체도 달콤한것을 좋아했으니 말이다.



워낙 빵을 좋아했던 나였지만 모든 빵보다는 그렇게 참 한정된 빵만을 사랑했던 것 같다. 이 책 올 어바웃 브레드를 읽으며 "밥처럼 먹을 수 있는 달지않은 빵"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니, 친구들이 말한 빵이 바로 이 빵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때는 미처 맛볼 생각도 못했던 라우겐 롤도 친구 추천으로 맛보게 되었었는데, 달지 않은 그 빵에 쨈을 발라먹는 맛이 의외로 더 고소하고 맛있어서..뒤늦게야 그 진정한 빵맛에 빠졌던 아쉬웠던 기억도 났다.



작은 아들이 경미한 아토피가 있어서 유난떠는 엄마가 되었다는 유난 드자이너 리, 이성실님의 베이킹 노하우가 가득 담긴 책.

사실 빵이라는 것이 반죽기가 필요하고, 그게 없으면 손으로 엄청 치대는 반죽을 20분 이상 해도 잘 안되기도 한다고 해서 겁이 나 시도조차 못했던 소심한 나.

이 책에서는 나같은 왕보초들을 위한 말그대로 홈베이킹 교과서 같은 알짜 정보가 가득한 그런 책이었다. 빵을 잘 만들고 싶으면, 재료 탓, 남 탓을 하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라는 말, 따끔한 질책도 더욱 와닿는 그런 책이었다



블로그에 꼼꼼히 올렸던 자신의 노하우를 가득 담아, 마치 피아노 교본처럼 크고, 두꺼운 홈베이킹 교과서를 만들어낸 그녀. 사실 그녀의 직업은 한국 젠의 그릇 디자이너이다. 아들을 위해 재료부터 꼼꼼히 신중하게 선택한 그녀의 건강 빵에는 버터가 따로 들어가지 않는다. 버터 대신 포도씨유를 사용하고, 포스트 하비스트라는 수확후 농약 살포처리가 되는 수입밀이 아닌, 우리 밀을 사용해 남들보다 어렵지만 건강을 생각하는 엄마의 마음으로 정성껏 빵을 굽고, 그녀의 노하우를 친절하게 소개해주고 있었다.



같은 회사의 오븐이라도 똑같이 200도로 예열을 시켜도 20분 후에 온도를 재어보면 하나는 180도, 하나는 210도의 온도 편차가 나타났다는 이야기는 또 새로운 정보였다. 그래서, 빵 베이킹을 위해서는 온도계가 두개가 필요한데 하나는 반죽의 온도를 잴 수 있는 것, 또 하나는 오븐 안에 넣어서 오븐 안의 실제 온도를 측정해 빵을 구울때 덜 익는 것을 방지할 팁을 주는 것이었다. 초보자가 예사로 넘길 수 있는 실수들을 만회할 소중한 이야기들. 그녀가 10년간의 베이킹 생활끝에 얻어낸 살이 되고 피가 될 소중한 이야기들이 가득했다.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로 홈베이킹을 하거나 혼자서 책을 보고 하는 경우에 초반에는 돌빵을 만드는 경우, 혹은 과 발효로 먹기 어려운 빵을 만드는 경우 등의 실패작이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발효를 위해 더운 물 등을 사용하다 보면 반죽기 등에 넣은 후에 온도가 너무 높아져 버려서 과발효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미처 세심하게 짚어주지 않으면 놓치고 말 그런 이야기들이 초보자의 실수를 줄여주려는 그녀의 기록으로 많이 보완이 될 것 같았다. 특히나 일반 밀가루와 버터가 아닌 그녀의 건강 식재료로 베이킹을 하자면 좀더 반죽이나 물의 양 등에 신경을 더 써야한다고 했다. 그녀가 알려주는 팁대로 열심히 따라 하다보면, 건강한 우리 밀로도 충분히 맛있는 빵을 만들 수 있다는 소중한 이야기들 말이다.



반죽이 겁이 나 베이킹을 하지 못하는 나같은 사람을 위해 머핀 등을 구울때는 반죽기가 따로 필요 없이 쉽게 도전할 수 있는 것도 배울 수 있었다.

사실 너무 아는게 없어서, 다른 빵에 관한 책들을 봤음에도 그저 레시피 위주의 책에 고개를 끄덕이며 시도해보면 되겠지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이 책에는 정말 레피시 + 가정 교사 급의 설명이 보완되어 있었다.

두 아들을 위한 즐거운 베이킹, 어린 우리 아기 또한 빵을 무척 좋아해서 즐겨 사주곤 했는데, 엄마된 노릇으로 몸에 안좋은 재료가 많이 들어간 시판 빵을 마구 사먹이는게 많이 미안하기는 하였다. 게을렀어도 조금 노력하면 얼마든지 아이의 건강을 고려한 빵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이었는데, 왜 이리 꼼지락거리길 싫어했는지.참 부끄럽기만 하다.





머핀부터 우선 도전을 해보고, 제빵에 재미가 더 붙으면 반죽기를 사달라고 졸라볼까 생각중이다.

신랑이 빵을 싫어해서,가족을 위한 빵을 사다주기는 하지만 굳이 만들어먹을 필요가 있냐고, 재료낭비, 시간 낭비 아니냐고 해서 그동안 시도도 못해봤는데, 이제는 아들이라는 지원군이 생겼다. 집에서 그저 전자렌지로 전락해버린 소중한 오븐을 다시 빵을 굽는 용도로 돌려놓고 싶다.



아이들이 너무나 좋아한다는 초컬릿 머핀서부터 각종 맛있는 간식들까지.. 엄마가 손수 만들어주고 싶어졌다.

저자도 소시지빵을 처음 만들었을때 아이들이 너무나 행복해하며 먹어서 그 뿌듯했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고 하였다.

나도 좋아하는 소시지 빵, 이 빵은 신랑도 좋아하니 가족을 위해 만들면 좋을 것 같고, 번으로 유명한 모카 쿠키 브레드도 뜨끈할때 먹어야 맛있으니 집에서 직접 만들어 비싼 가격을 내지 않고 즐길 수 있는 홈카페를 누려봐도 좋을 것 같다.



먹을 줄만 알았던 빵순이의 입이 도전하는빵순이가 되는 그날까지..나의 빵 사랑은 계속 진행될 것이다.

어른들이 먹는 빵을 사는데는 큰 고민이 없었는데, 내 아이 입에 들어갈 빵을 사려니 자꾸 이것저것 망설이고 따지는 것이 많아지게 되었다.

구름빵에 흠뻑 빠져있는 귀여운 우리 아기, 엄마는 구름을 재료로 빵을 만들수는 없기에 먹고서 하늘로 슝슝 날아가게는 못해주지만, 그래도 아이가 먹고 마음만은 하늘로 날아오를 수 있는 그런 빵을 만들고 싶어졌다.

시판 빵에 들어가는 어마어마하게 많이 들어가는 버터와 설탕의 양을 고려해서 직접 아이의 건강을 생각해 맛있는 빵을 만들 수 있는 레시피. 이 책의 레시피로 우리 아이의 행복한 빵을 직접 만들어주고픈 바램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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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같이 놀고 싶단 말이야 국민서관 그림동화 123
로렌 차일드 글.그림, 문상수 옮김 / 국민서관 / 2011년 2월
절판


책을 읽고, 인터넷도 하다보니, 내가 어디선가 들어봄직한 귀에 익은 말들은 이미 엄청 히트를 친 이름이어서 귀에 익었던 일이 많았다. 찰리와 롤라 시리즈도 그렇다. 찰리와 롤라를 분명 나는 처음 만나는데, 만나기 전부터 무척이나 귀에 익었기에 찾아보니 아니나다를까 엄마들 사이에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물론 아이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라 그렇게 호응도가 좋았던 것) 책이었다. 우리 아이는 어렸기에 내가 미처 만나보지 못했던 것이었을뿐, 한권, 두권씩 읽은 아이들은 이미 단행본 전체를 사들였거나 새로운 찰리와 롤라에 목말라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직 외동인 우리 아들, 어린이집도 안 다니고, 친구라고는 가까이 사는 엄마친구 딸 하나뿐이어서, 친구와 같이 어울려 놀고 형제와 같이 어울려 노는 것에대한 개념이 분명하지가 않다. 앞으로 둘째를 낳을지 어떨지 모르고, 혹은 친구를 사귀어도 양보 잘하고 잘 어울려 노는 아이가 되려면 어려서부터 그림책도 골고루 잘 보고, 같이 논다는 것에 대한 개념이 서야 할 것 같아서 이 책을 읽어주게 되었는데..



나만 몰랐을뿐, 대대적인 호응도가 높은 책이었다니 더욱 궁금증이 일었다.


항상 오빠를 따라다니는 작은 여동생, 오빠는 귀찮겠지만 동생은 오빠와 노는게 가장 즐거울 것이다.

나또한 그랬으니까..

사실 한살 터울인 오빠가 있고, 세살 어린 여동생이 있는데, 어릴적에 오빠를 따라다닌 경험은 많지 않지만 동생이 나를 졸졸 따라다니고, 나 하는 것은 다 하겠다 했던 것은 기억이 난다. 언니 하는 건 다 좋아보인다며 뭐든 따라했던 동생. 심지어 내 친구들과 놀때도 따라 놀더니 어른이 되어서도 자기 또래보다 언니들과 더 친하게 지내게 되었다. 어릴적의 영향이 커서까지 이어지는 것인지..



어쩐지 롤라를 보면 어릴 적 내 여동생이 떠올라 더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나도 좀 더 잘해줄걸..그때는 귀찮은 면도 있었다.

동생은 아무래도 좀 느릴 수 밖에 없고 그랬으니까..

찰리는 친구인 마브랑 둘이서만 놀고 싶을때가 있다. 무한한 그들의 상상놀이가 그림책에 펼쳐질때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꼬마 아이들이 앉아서 입으로 중얼중얼 노는 것도 재미나겠지만 그들의 상상을 있는 그대로 종이에 재현해주니, 이 책을 읽는 친구들 또한 "아, 나도 이렇게 노는 거야." 하면서 마음이 들떠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이상하고 징글징글한 괴물을 찾아 나서며 모험을 즐기고 싶은 한창 나이의 두 소년과 우리의 소꿉놀이에 해당하는 듯한 차마시기 놀이를 하고 싶은 소녀 롤라.



작가를 보니 로렌차일드님은 영국출생이다. 영국의 차 문화는 무척이나 유명하니, 어릴 적부터도 소꿉 장난하듯 이렇게 아이들 차마시기 세트 같은게 있나보다.

롤라는 오빠들과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소꿉 장난을 하고 싶은 거고, 남자아이들인 마브와 찰리는 소꿉장난은 재미가 없고, 우주를 탐험하고, 바다를 여행하는 모험이 더 신이 날 것이다.



아직 어린 우리 아기만 봐도 그렇다. 자동차를 좋아하고, 포크레인에 열광하는데, 친구네 집에 놀러가면 여자친구는 항상 소꿉장난이나 인형 놀이를 하자고 한다. 31개월, 36개월의 어린 나이라 그런지 대화로 의견을 절충하거나 하는 법 없이 우선은 따로 논다. 둘이서 좀 잘 놀았으면 좋겠는데 서로 만나면 반가워하면서도 놀때는 우선은 따로 논다.


동생도 친구를 사귀어서 같이 어울려 놀면 좋으련만, 롤라는 오빠들 노는데 꼭 끼고 싶다. 하지만 오빠들 놀이보다 차마시기 놀이를 하며 놀고 싶은데..오빠들은 오늘도 괴물 잡는데 여념이 없다.

우리의 귀여운 롤라는 어떻게 오빠들과 재미나게 놀 수가 있을까?


오빠들보다 한 수 위, 아니 어른들보다 한 수 위인것같은 귀여운 롤라.

그녀의 재치가 발현될때이다.

괴물들을 없애기 위해 오빠들이 만들었던 "없어져라 얍!"약을 롤라가 먹고, 그들에게 하는 말은 꽤나 충격적이었다. 그러면서도 재치있는 그 답변에 나 또한 아하~ 하고 무릎을 치게 되었다.

오빠들이 절대 잡을 수 없는 괴물을 롤라가 잡을 수 있다고 한 것. 물론 롤라가 하는 것은 아니고, 친구 소찰퐁이가 하는 것이긴 했지만..^^



그녀의 재치있는 답변을 따라가다보면..어느새 이게 아이들 책인지 어른 책인지 싶을 정도로 재미난 이야기에 쏘옥 빠져들고 만다.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캐릭터 찰리와 롤라.

특히나 이 책 속에서 나타난 롤라의 재치에 흠뻑 반해서, 다른 책에서는 롤라가 또 어떻게 등장할지 제법 궁금해졌다.

우리 아이 또한 이 책을 아주 사랑하게 될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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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와 비밀의 부채
리사 시 지음, 양선아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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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착한 성품과 여자의 도리를 배우는 소녀가 있다고 들었어. 너와 나는 같은 해, 같은 날에 태어났다지. 우리가 서로의 단짝이 될 수 없을까? 65P
 

운명과도 같은 인연. 라오통이 될 소녀 설화에게서 처음 온 부채의 글귀는 위와 같았다. 

학창시절에던가? 중국의 전족이라는 풍습에 대해 아주 짧게 기억한 적이 있었다. 남성의 소유물로 여겨지던 여성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아주 어릴적에 발을 동여매서, 작게 만드는 풍습이 있었다는 사실로 말이다. 그 전족에 대한 이야기가 바로 이 책에 아주 상세히 다뤄진다. 천년동안 이어진 신비의 문자 누슈와 함께, 전족이라는 생소한 문화는 이 책의 주요 사건이자 모티브가 되면서 우리에게 충격을 주고 또 전통 중국 사회로 우리를 되돌려주는 가교와도 같은 역할을 한다.

 

하지만 그때 누구도 말하지 않은 얘기가 있었다. 내가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었다. 용밍군 뿐만 아니라 중국을 통틀어 소녀 열 명 중 하나는 전족을 하다 죽는다는 이야기는 내가 시집을 간 후 시어머니에게서야 들을 수 있었다.

나는 전족이 내 결혼 생활을 좀 더 편하게 해주리라는 것과 여자의 인생에서 가장 큰 기쁨이자 행복인 아들 낳는 일을 좀더 쉽게해준다는 것을 알 뿐이었다. 내 목표는 작고, 좁고, 곧고, 뾰족하고, 휘고, 향기롭고, 부드러운 완벽한 발을 만드는 것이었다. 이러한 조건 중에서도 길이가 가장 중요했다. 대략 엄지 손가락 길이인 7센티미터가 이상적이었다. 완벽한 발의 모양은 연꽃 봉오리와 흡사했다. 39P

 

발이 더이상 자라지 않게 묶어놓는 것인줄만 알았지. 진실을 알고서, 충격적인 현실에 너무나 놀랐다. 여섯살 정도의 여자아이들의 네 발가락들을 모두 부러뜨려서 발을 기형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게다가 여자의 인생, 운명은 바로 그 발에 달려 있었다. 집안도 중요하겠지만, 당시 여자들에게 최고의 신분 상승을 꾀할 수 있는 좋은집안과의 결혼은 얼굴 뿐 아니라 최고의 금련, 즉 전족이 잘된 환상적인 발을 갖고 있어야 하는 것이었다. 전족을 하지 않은 일반 큰 발을 가진 여자는 모든 집안의 남자들과 잠을 자야하는 노리개로 전락할 수 있었으니, 전족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한국 배우 전지현의 헐리웃 영화 진출작이라는 소식에 관심을 갖고, 영화 정보와 책 정보까지 접하게 되었다. 자연스레 설화를 읽으며, 전지현을 대입해 생각하게 되었고, 말띠 해에 태어난 자유로이 날아가고픈 영혼이었던 설화의 가혹한 운명에 대해 참담한 마음을 금치 못하게 되었다. 영화에서 그녀들의 동성애가 그려질 수 있다라는 식으로 자극적으로 쓰인 기사가 있었는데, 소설을 읽어보면 그 장면이 그런내용이 아님을 알게 된다. 오해의소지가 있을 부분은 있으나 설화와 나리의 우정은 사랑을 넘어선 것이었지, 육체적 관계로 지탱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설화에 너무 몰입되어 읽은 나머지, 나리를 더욱 이해하기 힘들었다.
비극적으로 운명이 바뀌어버린 두 여인에 대해, 또 그녀들의 삶에 대해 인생은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땅의 중국여인이 아닌, 지금 이 시대의 한국의 현대여성으로 태어남에 다시 한번 감사를 드려야할 정도였다.

의자매, 라오통, 우리에게는 생소했던 그 여인들의 우정 문화, 자유로이 친구를 사귈 수 있지도 않았고, 부모가 맺어준 인연에 의해서만 친구를 알 수 있었던 시기, 그리고 결혼 못지 않게 중매쟁이를 거쳐서 사귈 수 있었던 독특한 제도 라오통, 그 제도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설화와 나리의 관계를 더욱 이해하기가 힘이 들어진다. 물론 이 책에서는 그 모든 것을 우리가 숙지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서술이 되어 있다.

설화는 라오통으로서 마님을 있는 그대로 사랑했어요 하지만 마님은 너무 남자처럼 생각했죠 오직 남자의 규칙에 서서 설화의 가치를 평가하고, 남자가 사랑하듯 설화를 사랑했어요. 361P

이름도 중국 이름같았던 리사 시, 읽으면서 더욱 믿을 수가 없었던 것은 리사 시가 중국 여인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그녀는 중국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으나 펄벅처럼 중국에서 오랜동안 생활한 사람도 아니었고, 다만 누슈, 전족 등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던 파리태생, 미국 거주의 작가였다. 그녀가 이 작품을 위해 통코우 마을에 들어가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아흔이 넘은 최고령 여인에게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고는 하나 그녀에게서 쏟아져 나온 이야기는 정말 그 시대를 살아보지 않은 사람의 이야기가 맞을까 싶을 정도로 생생하게 전달되었다. 물론 그녀의 말마따나 진실은 어긋나있을수도 있지만, 많은 부분 우리가 몰랐던 통코우의 옛 삶으로 우리를 보내주었을 것이라 굳게 믿음이 간다.

여자는 아들의 어머니일 수 밖에 없었던 과거의 삶, 사랑받고 싶었지만, 어머니에게서 항상 관심 밖의 인물이었던 둘째 딸 나리가 타고난 발 모양으로 인해 집안의 가장 중요한 인물로 관심을 받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엄마의 사랑은 받을 수 없었던 그 이유로.그녀는 소중한 마음을 다치게 되고 그것이 그녀의 평생의 사랑이었던 라오통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게되었다. 아름다운 두 여인의 비극적인 우정 이야기를 전해준 여인들만의 문자 누슈. 그 신비의 문자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새 한권의 책에서 깊은 감동을 받은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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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빅터 - 17년 동안 바보로 살았던 멘사 회장의 이야기
호아킴 데 포사다.레이먼드 조 지음, 박형동 그림 / 한국경제신문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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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멜로 이야기의 작가 호아킴 데 포사다의 신작, 바보 빅터를 읽었다. 아쉽게도 마쉬멜로 이야기 1,2 를 모두 읽어보지 못했던 터라, 300만 한국 독자의 삶을 변화시킨 작가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었고, 바보 빅터의 이야기에 대해서도 기대감이 없었기에 , 이 책을 읽은 이웃님의 반드시 읽어보라는 권유를 받고서야 읽기 시작하였다.

 

자기계발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이 책은 동화처럼 흘러간다. 그리고, 놓치면 후회할거라는 이웃님의 충고에 걸맞게 정말 너무나 재미있는 책이기도했다. 보통 책읽는 속도가 약간 빠른 편이긴 했지만, 이 책은 정말 빨리 읽혀서 깜짝 놀랐다. 펼치자마자 정말 순식간에 읽어내렸기 때문이다. 17년동안 바보로 살았던 멘사 회장인 바보 빅터의 이야기가 실화에서 소설로 재창조되어 어느 토크쇼에 나왔던 여인의 삶을 재구성한 로라의 이야기와 함께 이 소설의 두 중심 축으로 흘러간다.

 

이 쪽 세계에서는 바보로 통하는 빅터가 저쪽 세계에서는 '명석'하고 '창조적'이고 게다가 '천재적'인 인물로 비치고 있었다.

로라로서는 도무지 어느 쪽이 진실인지 구분해낼 도리가 없었다. 90p

 

믿을 수가 없었다. 어릴적부터 말도 심하게 더듬고, 친구들에게 놀림만 받던 빅터. 아이가 천재성을 드러낼 여지는 어디에나 있었지만 어른들은 거기까지 신경을 써주질 못했다. 다만 아버지만이 아들에게 "저런 멍청한 여자 말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없다. 누가 뭐래도 너는 이 세상에서 제일 똑똑한 아이다.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어. 알았지?" 하고 말해주었을 뿐이다. 여섯살난 빅터를 두고 인지력이 떨어지고 언어장애가 의심된다는 등의 혹독한 평가를 내렸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아들을 믿고 싶었다.

 

말이 늦었던 까닭에 빅터는 학교에서 아이들의 놀림을 받았다. 학교 선생님인 로널드 또한 아이들 못지않게 빅터를 몰아세운 사람이었다. 보통 사람의 편협한 기준으로 천재를 판단하기는 어려웠겠지만, 더군다나 그는 빅터의 인생 17년을 아주 흐드러지게 망가트린 장본인이 되고 만다. 자신의 실수 한가지로.. 그는 천재에서 바보로 추락하고 말았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때 IQ테스트를 하였다. 중학교때는 결과를 말해주지 않았는데, 학력경시대회 출전자를 뽑기 위한 예비 시험 결과를 붙이는 과정에서 그만 점수, 등수와 함께 IQ수치까지 같이 공개가 되었던 때가 있었다. 담임 선생님이 놀라서 뛰어 가서 그 부분을 떼어냈는데, 이미 몇몇 아이들은 그 수치를 보고 와서 , 내 수치까지 보고 온 친구가 들려주기도 하였다. 그때는 왜 선생님들이 IQ를 쉬쉬했을까 싶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빅터처럼 놀림받는 아이가 생길까 그랬을 수도 있고, 혹은 아이큐가 높은 사람이 자신의 아이큐만 믿고 공부를 게을리할까봐 그랬을 수 있겠다란 생각도 들었다.

 

중학교때 남녀공학이라 반은 달라도 같은 학교에 남학생들이 있었는데, 동급생 중에 정말로 꿈의 IQ를 가진 학생이 있다고 들었다. 160이었는지 170이었는지는 가물거리지만, 140,150만 넘어도 좋은 머리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가 실제로 그렇게 높은 IQ를 가진 학생이 동갑이라니 믿기 어려웠다. 우연히 들은 얘기였지만, 같은 남학생들사이에서도 이슈가 된 모양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친구는 전체에서 7명을 뽑는(13반이어서, 2반에 한명꼴로 출전할 수 있는 경시대회 선발인원은 총 7명이 되었다.) 학력경시대회 멤버로 뽑히지 못했고, 멤버에 들어간 남학생들은 그 친구가 떨어졌음에 다들 의아해하였다.

 

지금 그 친구가 정말 자신의 IQ를 백분 활용하며 살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워낙 남학생들하고 데면데면하게 지내기도 했고, 딱 한 친구를 제외하곤 연락도 하지 않고 지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끔은 궁금하다.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적어도 그 친구는 바보 빅터처럼 선생님의 실수로자신의 IQ에서 100이나 까먹는 그래서 바보 취급을 받는 그런 억울함은 받지 않았으니..

 

아주 뒤늦게 빅터는 자신의 삶을 되찾는다. 그리고, 그의 어릴적 친구로 나오는 로라의 이야기 또한 못난이 로라가 빅터처럼 아주 뒤늦게 자신의 삶을 되찾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어려서부터 못난이 못난이 이야기를 듣고 자란 그녀는 지극히 소심하고 자신감없는 아이로 자란다. 글 쓰는 재주가 있었음에도 아버지부터가 그녀의 재주를 무시하는 발언을 했고, 많은 출판사에서 그녀의 원고를 툇짜놓으면 그녀의 인생 자체에 낙오자라는 인상을 심어주었다. 그녀는 그렇게 결혼생활까지 실패하면서 인생의 낙오자로 잠겨들어갔다.

 

로라가 너무 예뻐 유괴당한 것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딸아이에게 못난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고 예쁜 옷도 입혀주지 않았어요.

세월이 흘러 점점 커가는 로라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우리생각이 옳다고 믿게 되었어요.

확실히 아무도 로라에게 공연한 관심을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181p

 

바보가 되어버린 천재 못지 않게, 못난이가 되어버린 누구보다 예쁜 로라의 이야기가 흘러간다. 다른 사람의 잣대로 한 사람의 진가가 이렇게 묻혀버릴 수 있음이.. 정말 통탄스러울 정도였다.

 

전 그런 일이 있었던 줄 몰랐어요 .

차라리 제가 어느 정도 자랐을때 말씀을 해주시지 그랬어요.

전 저를 단 한번도 사랑해본 적이 없어요.

엄마, 전 제가 한심하고 미워서 견딜 수가 없었어요. 183p

 

괜찮을 거야. 잠시 접고 있었던 날개가 있으니까.

나는 피그마리온 효과라는 말을 아주 좋아한다.

그 사람의 능력을 살리는데 있어 칭찬만큼 그리고 진실한 믿음만큼 큰 효과를 주는 것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자신있게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도전하는 사람에게, 실패란 그저 작은 걱정거리일뿐이다. 하지만, 할 수 없다라는 생각으로 도전조차 해보지 않는 사람에게는 더 나은 미래란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무언가를 할 수 있게 하는 힘. 그것은 내가 먼저 나를 믿어야 하는 힘이고, 그 믿음이 있기까지는 가족의 충분한 사랑과 주위 사람들의 사랑의 힘이 더욱 보태지는 것이라는 것을 더욱 확신하게 되었다. 한 순간의 편견으로, 그리고 그릇된 인식으로 두 사람의 멋진 인생을 거의 나락까지 추락시킬 수도 있음을 처절히 깨달았기에..

 

엄마라는 지금의 위치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내 아이가 접힌 날개를 갖지 않고, 활활 펼칠 수있도록 얼마나 중요한 위치에 있는지를 다시 한번 실감하며..

아이에게 건네지는 말 한마디 한마디까지 신경을 써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바보빅터는 우리 인생에서 결코 잊어서는 안되는 '진실'을 말하고 있는 책입니다.

이것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되기 때문입니다.

 

삶 속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모든 일은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과,

그 어떤 일이 있더라도 결코 잃어서는 안되는 '위대한 진실'이 있다는 것을.

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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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행관람차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7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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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고백"이라는 놀라운 데뷔작으로 이름을 알린 미나토 가나에의 작품이다. 고백을 아직 읽어보지 않아, 사실상 처음 만난 미나토 가나에의 작품이었는데, 존속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놀라울 정도로 섬세한 감정 묘사로 다뤄내 마치 책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듯이 읽어내려갔다. 사실 감기약을 먹고 머리가 어질어질한 상태였는데도, 책의 재미에 담뿍 빠져 끝을 볼때까지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주위에서 재미있다 재미있다 하는 책은 읽어줘야한단 생각이 들었다. 이제 곧 "고백"도 읽어야겠구나.
 

살인 사건은 우리집에서 일어났을지도 모른다.

그렇다. 틀림없이 그 소리를 들은 이웃 사람들은 우리 집에서 무슨 일이 생겼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다카하시 씨 댁인줄 알고는 놀랐을 테지.

대체 그림처럼 행복한 그 집에 무슨 일이 생긴 것까? 47p

 

살인사건이 난 다카하시 가족을 바라보는 엔도가족의 시선이다. 이 집은 그래도 좀 평범한 집인줄 알았는데, 웬걸. 다카하시 가족과 꽤나 대조적이면서도 그렇다고 평범하지도 않은 가족간의 관계가 서로 곪을 때까지 곪아버린 극에 다달은 상황이다. 엄마인 마유미가 우리집에서 살인사건이 나는게 맞겠지..하고 생각할 정도로 말이다.

 

그렇지? 가족이잖아. 아무리 화가 나도 죽이기까지야 하겠어? 보통은 다들 그런 법이야. 사건이 나는 집은, 가령 그게 돌발적인 행동이었다고 해도 심적으로는 분명 쌓아두었던 뭔가가 있을 거야. 그런 건 아무리 숨겨도 행동이나 말 끝에 드러나는 법인데, 어째서 이웃들은 아무도 그걸 모를까? 123p

 

자신들의 문제가 아니면 절대로 이해하기 힘들, 가족간의 문제.

다카하시 가족의 살인사건이 좀 지나친 비약이 아닐까 생각도 들었지만, 묵묵히 참고만 살아왔던 어느 한 사람에게는 정말 끊을 수 없는 고통이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엄청나게 잔인한 일을 겪지 않더라도, 본인은 스스로를 옭아매고 죄어서 스스로 숨쉬지 못하는 상태까지 이끌고 가는 그런 극한 상황 말이다. 조금만 너그러웠어도 숨통을 조금만 틀어놨어도 그렇게까지 가지는 않았을 것을..

 

"언덕길 병"

아야카가 불쑥 중얼거렸다.

"평범한 감각을 가진 사람이 이상한 곳에서 무리해서 살면 점점 발밑이 기울어지는 것처럼 느끼게 돼. 힘껏 버티지 않으면 굴러 떨어지고 말아. 하지만 그렇게 의식하면 할수록 언덕의 경사는 점점 가팔라져.... 준코 아주머니는 이미 한계였던게 아닐까?" 314p

 

타인과의 비교가,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그 처절한 사투가 결국 비극을 부르고 말았다.

 

그 집에 사는 아이들은 예의 바르고 용모도 단정하다. 동갑내기 소년은 유명한 사립 중학교에 다니고, 두 살 많은 소녀는 세련된 교복을 입고, 아야카가 떨어진 학교의 고등부에 다니고 있다. ... 하지만 그림으로 그린 것처럼 흠잡을데 없는 그런 집에서 존속 살인사건이 터졌다. 가해자는 모친이지만 아이들도 지금까지처럼 변함없는 생활을 보내기란 어려울 것이다. 그 점은 안쓰럽지만 아야카에게는 가치관이 바뀔 계기가 되지 않을까? 277p

 

의사인 아버지, 엄청나게 아름다운 미인인 어머니, 그리고 의대생인 큰 아들, 명문 사립학교에 다니는 누나와 남동생까지.. 흠잡을데없이 완벽해 보이는 이 가정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다카하시 가족, 엔도 가족, 그리고 고지마 사토코. 다양한 주변인들의 시선 속에서 한 사건을 둘러싸고 진행되는 이야기들은 완벽한 연결고리를 갖고, 이야기를 더욱 탄탄하게 이끌어간다. 이런 재미를 주는 작가가 또 있었는데.. 그 작가보다 훨씬 재미나게 소설을 쓰는 힘을 지닌 작가이다. 미나토 가나에. 그래서 사람들이 그녀에게 그렇게 열광했구나.

 

우리나라의 입시전쟁이 무척 치열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일본 또한 만만치 않은 입시전쟁을 치룬다는 이야길 들었지만, 정말 너무나 닮아있는 현실이었다.

좋은 대학교에 가기 위해 좋은 고등학교, 좋은 중학교에 들어가야 한다. 마치 학교의 서열화가 진행되어 있는 것처럼 명문고에 들어가지 못한 학생은 나락으로 떨어진듯한 비참함을 느낀다. 자식이 잘되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과 반대로 고통을 겪어야 하는 자녀의 마음까지도 상세히 서술되어 부모와 자녀의 입장 모두를 이해할 수 있게 한다. 그럼에도 그 까칠한 아야카의 만행만큼은 참, 참아주기 힘들었다. 네 속이 그렇다 한들, 네 행동은 비정상이구나 싶은 마음.

 

우리나라에만 있는줄 알았던 취집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소설 속 현실 또한 우리나라와 참 닮아있는 느낌이었다. 마치 자신이 피해자인양, 정작 사건의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남자친구를 이해하지 못하는 여성의 절규. 상대를 사랑으로 받아들이기 보다, 그저 "결혼하기 좋은 의사"로만 바라봤던 어느 여학생의 모습이 참 씁쓸하게 느껴졌다. 다시 생각해보니 구석구석 참 세세하게 쓴 소설이구나 싶었다. 그녀만의 타고난 감각인것일까?

 

비극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그 안에서 따스함을 잃지 않는 인간미까지 갖추고 있는 소설. 어떻게 생각을 해야 이렇게 소설을 재미나게 쓸 수 있을까. 정말 감탄이 나왔다. 너무나 몰입하여 읽은 탓에, 약기운이 가시지 않아 졸리운 마당에 눈꺼풀을 비비고 앉아 감정을 정리하고 있다. 이렇게 재미난 책, 참 반가웠던 생각이 들어 그녀의 다른 작품들 또한 얼른 찾아서 읽어야겠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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