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만이 검색한 오늘의 술안주 4천만 요리책
김지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1년 1월
절판


나는 술을 좋아하지 않지만, 안주는 좋아하는 편이다. 신랑은 내 잔소리가 듣기 싫을 텐데도 꽤나 많은 양의 술로 스트레스를 푸는 주당이라 할 수 있다.

마시는 자체를 뭐라 하기 보다 조절이 가능하면 좋을텐데, 무조건 술로 스트레스를 풀려하니 내 마음도 좋지만은 않다. 건강을 생각하자고요~

하지만, 한두잔의 술이 기분좋게 만들어주는 것을 생각하면 어떤때는 안주까지 내가 차려주고 기분 좋은 술상을 대접하고 싶기도 하다.



이 책은 사실 비싸고 접하기 어려운 재료가 아닌, 주위에서 쉽게 구할 만한 제철의 실속있는 재료로 술안주서부터 밥반찬까지 총괄해서 아우르는 소중한 요리책이다. 이 책을 받고, 신랑에게 먹고 싶은거 찍어보라고, 하나쯤은 금방 해주겠다고 땅땅 큰소리를 쳤는데, 잠깐 보는 듯 하더니, 금새 피곤해서 잠이 들어버렸다.

요즘 신랑이 준비하고 있는 일이 많아서 너무너무 스트레스가 많기는 하다.

내가 좀 더 잘해주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도 많이 들었다.


신랑이 좋아하는 명란.

명란젓으로 시원한 명란젓국을 끓여준적은 있어도 가끔 마트에서 명란만 사도, 따로 알탕을 끓여본적은 없고, 해물탕이나 생태탕에 보조로 넣기만 했었다.

그 알탕이 어쩐지 이 책에는 있을 것 같아서 찾아보니 ~ 역시나~

내가 좋아하는 나물이 책이 세권 있는데 그 안에 알탕이 없어서 아쉬웠는데.. 이 책과, 또 그 전에 갖고 있던 요안나님의 4천만이 검색한 오늘의 요리에도 알탕이 나와 있었다.



그래, 맘 먹고 사둔 명란도 있겠다. 첫 요리는 알탕으로 정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저녁에 미리 끓여둔 멸치 육수를 꺼내보니 2컵밖에 안되어, 물을 3컵 추가하고 대신 꽃 새우를 넣어 국물 맛을 더했다.


또 집에 까나리액젓이나 멸치 액젓이 없어서, 요안나님 레시피대로 새우젓을 찾아 대신했다. 미나리와 쑥갓은 신랑과 내가 좋아하지 않아 사둔게 없어서 패스.


콩나물, 무, 양파, 고추는 있어서 다행히 그냥저냥 모양은 갖추게 되었다. 약간 응용, 변형이 되었지만 제법 그럴듯한 알탕이 완성되었고, 추운 겨울 아침에는 뜨끈한 국물을 찾는 신랑에게 칼칼하고 시원한 알탕은 칭찬을 잔뜩 받은 메뉴가 되었다.


4천만이 검색한 시리즈는 말 그대로 네이버에서 최다 인기 검색 메뉴들을 골라, 파워블로거의 손맛으로 레시피를 소개해주는 재치 만점의 책이다. 그래서인지 내가 검색하고픈, 하고픈 요리도 어지간한 메뉴들이 다 들어 있어서 참 좋다. 오늘의 요리도 좋았는데, 오늘의 술안주도 제법 반찬 거리도 많고, 맛있는 술안주도 많아 마음에 드는 구성이었다.



안주요리책이다보니, 술 맛있게 마시는 법도 따로 소개되고, 이색 칵테일도 여섯 종이나 소개되어, 집에서 안주와 함께 다양한 칵테일을 즐길 수 있는 재미까지 안겨준다. 또한 안주 즉 요리의 기본기가 되는 국물 맛내기와 요리의 맛을 살려주는 허브 등의 소개까지 착실히 수록되어 있다.

메뉴를 들여다보면, 예전에 즐겨 찾았던 호프집, 이자카야 , 소주방등의 다양한 메뉴 들을 집에서도 즐길 수 있다는 행복에 만드는 이의 마음까지 설레게 된다.

강남역 기린 비어 페스타에서 처음 먹었던 허니 브레드부터 탄두리 티카라는 양념만 구하면 집에서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탄두리 치킨.


아웃백, 크라제버거 등에서 맛있게 즐겼던 오지 치즈 프라이도 우리를 반겨주고, 맥주 친구들과 반가운 인사를 마치고 나면 소주와 궁합이 잘 맞는 탕으로 소개가 넘어간다. 그 안에는 신랑의 해장을 도운 알탕서부터 아귀찜, 해물짬뽕, 회무침, 달걀찜 등도 반갑고,


네이버 검색 뿐 아니라, 작가인 사과향님이 따로 추천해주는 (각 주제별로 덧붙여있다.) 메뉴들이 여러 종 더 추가되어 색다른 맛을 소개받을 수 있다. 얼큰 번데기탕, 오도독 뼈볶음, 돼지고기 생강 구이 등이 바로 추천 메뉴 중에 들어 있었다.



특별한 날 특별한 기분으로 즐길 수 있는 메뉴들, 오늘 반찬 거리가 생각나지 않을때 새롭게 펼쳐볼 수 있는 메뉴들, 갑자기 들이닥친 손님들에게 혹은 집에서 신랑과 오붓이 술한잔 하고 싶을때 안주가 뭐가 좋을때 펼쳐보면 좋을 메뉴들. 그 모든 것들이 이 책속에 있었다.


안주라는 이름으로 더욱 친근해진 요리책으로 말이다.

레시피를 충실히 따른 알탕이 제법 맛이 나는 지라, 이 레시피북도 우리집과 궁합이 잘 맞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무리 유명한 책이라 해도 따라 해서 맛이 안나면, 다시 새로운 메뉴에 도전해볼 엄두가 안나는데, 이 책은 합격점~ ^ㅡ^


앞으로도 새로운 메뉴 이것저것 해볼 생각에 또 두근두근 신이 난다. 요리는 재미가 없어도 해놓고, 맛있게 먹는 가족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나까지 행복해지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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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봐주어 너무도 미안한 그 아름다움
서진영 지음 / 시드페이퍼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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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만나기 힘들었던 우리나라 공예 무형문화재 장인들을 찾아다니며 그들의 이야기를 글과 사진으로 풀어낸 책, 몰라봐 주어 너무 미안한 그 아름다움.

작가가 장인의 솜씨와 작품에 놀라고 반했듯이 나 또한 멀리 있지 않은 그들의 삶과 작품에 매료가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동시에 감사하고 또 죄송한 마음도 들었다.

맨 처음 소개된 한산은 내 고향 서천에서 가까운 곳이라, 외가에 다녀올 적마다 간혹 들르곤 했던 곳이다. 건물 안에 들어가보지 않고 그저 잠시 쉬어가곤 했던 한산 모시체험관. 어릴적 외가에 놀러가 옆집 할머니께서 모시를 짜고 있는 모습을 봤던 기억이 나는데, 장인의 모습 또한 바로 그 모습 그대로였다.

그리고 모시 씨앗을 이로 쪼개어 실을 만들어 나간다는것에 놀라워하며 엄마께 여쭤봤더니, 옛날 모시를 많이 짜던 여인들은 그래서 앞니가 ㄱ자로 쪼개져 있곤 했다 하시었다. 그저 곱고 예쁘게 완성된 옷감이나 옷으로 만나봤던 모시, 그 한올한올이 여인들의 피땀이 어린 작품이라는 것을 새삼 알게 된 것.

 

이 책에는 장인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장인이 작품을 만들어내는 과정 (꽤 상세해서, 놀랄 정도다. 직접 만나 인터뷰하고 소상히 기록해서, 과정을 들여다보면 대충이라는게 없는 작가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 , 작품이야기 등이 실려 있어서 여행에세이처럼 편안하게 진행되는 이책이 꽤나 재미나고 흥미진진하게 읽힘을 알 수 있다. 어렵지 않게 재미나게 풀어내는 재주, 작가는 바로 그런 글솜씨를 갖춘 사람이었다.

 

천연으로 뽑아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섬세하고 고급스러운 예쁜 쪽빛들.

해외 박물관의 작품과 값비싼 해외 명품에만 눈을 돌릴게 아니라 우리 선조들이 대대로 물려내려준 장인들의 솜씨가 얼마나 곱고 아름다운지 새삼 다시 깨달을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하는 작품이었다. 작가의 마음따라 우리도 그렇게 시선을 돌리고, 아름다움 속에 폭 빠져들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

 

집 전체를 한옥으로 지으면 비용 부담이 많이 되어서, 양옥의 구조에 한옥으로 장식을 한 효과로 비용 절감을 하고, 또 너무나 멋드러진 집을 만들어낸 김순기 선생의 작품.

다시 봐도 아름다울, 누구나 지나쳐갈 수 없는 그런 가옥이었다. 유리창 안에 한지와 아름다운 나무 문살로 디자인된 그 섬세함들.

그 어느 저택 부럽지않을 우리의 고유한 멋이 아니었을까 싶다. 특히나천장을 올려다보면 그 아름다움에 다시금 반하게 되는 그곳.

서양식 편안한 호텔도 좋지만, 이렇게 예쁘게 지어진 한옥 호텔이 있어서 평범한 사람들도 그 방을 제대로 즐겨볼 수 있으면 좋겠다 하는 그런 곳이었다.

 

예사롭지 않은 글솜씨다 했는데 역시나 책을 무척이나 좋아해 북디자인까지 관심을 가질 정도였다니 역시 많은 독서에서 그녀의 정돈된 글솜씨가 나오는 가 싶었다.

그녀의 발자취를 따라, 장인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중간중간 그녀의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사람은 한양으로 가라는 말과 달리 그녀는 당당히 제주도에서 대학과 직장생활을 하고, 지금은 또 서울의 어느 옥탑방에서 자신만의 공간을 꾸리고 있다. 갑갑한 고시원, 아파트 생활보다 자신만의 옥탑방을 개조하여 살아가는데 더 참된 재미를 느낀다는 그녀. 멋진 옹기 장인을 만나고 돌아와 주인댁 항아리 뚜껑을 잠시 빌려, 두부 파스타를 만들어 담아내는 센스 또한 그녀의 멋진 감각을 보여주는 듯 하였다.

 

장인에 대한 사랑이 담긴, 그 아름다움에 대한 미안함으로 적어낸 제목, 작가의 마음이 가득한 그 제목을 다시 떠올리며, 장인들과 함께 한 그 곳, 그 장소에 나도 언젠가 가보고픈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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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4 선언일기 - 성공하는 사람들의 영어습관
고바야시 마야 지음, 신현정 옮김 / 새움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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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어린 아들에게 영어 공부를 시키고 싶은 생각이 든다. 엄마인 내가 영어회화에 맺힌게 많아 그런지, 우리 아기는 영어로 인한 고생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에서 어려서부터 모국어만큼 능숙하게 영어를 노출시키고 싶었다. 어떤 사람은 한국어를 능숙하게 한 후에 영어를 시작하라 하고 어떤 이는 영어와 국어가 분리되기 전에 시작하라 한다. 확실한 것은 적어도 중학교 입학 전에 시작한 영어, 그리고 너무 어릴적은 아니더라도 어릴적부터 시작한 영어가 도움이 많이 되기는 한다는 것.

 

우리때는 중학교때부터 영어 공부가 의무화 되었고, 요즘에는 그래도 초등학교때부터 영어를 공부한다 한다.

이 책은 영어를 전공으로 하지 않았으나, 15살에 홀로 유학을 시작한 미국 유학의 어려움을 극봏나 어느 일본인의 이야기이다. 우리나라 사람보다도 발음이 더 나쁘다는 일본인인 그는 "사과"를 "아푸루"라고 발음하며, 현지인들과의 발음문제에 부딪히고, 용기를 잃어야했다. 영어회화의 자신감 부족. 책에서도 지적되고, 나또한 경험한것이 바로, 머리속으로 모국어로 생각한후에 다시 띄엄띄엄 영작한후 입밖으로 내려니 인풋 아웃풋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었다.

 

작가는 하루 네줄, 10분이면 영어로 생각한다고 조언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을 매일 만나는 일기, 그것도 아주 간결한 문장의 일기로 수행하자는 것이다.

지금은 집에서 아기 엄마로 있기에 막상 영어 공부를 치열하게 할 필요성을 느끼지는 않으나, 여행을 좋아하고, 또 아기를 키워가면서 앞으로 부딪힐 수많은 문제들을 생각하면 영어 공부를 늦게라도 시작하고픈 마음이 든다. 그 대안으로, 고바야시 마야가 내놓은 쉽게 쓰는 영어 일기, 성공하는 사람들의 영어 습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에서는 영어에 익숙할때까지 먼저 우리말로 생각하고, '주어+술어' 의 단순한 문장으로 고칩니다.

 하고 싶은 말이 길어질 경우에는 한문장으로 정리하지 않고, 여러개의 단문으로 쓰고 그 다음에 그것을 영어로 번역합니다.

 그럼으로써 영어로 표현하는 것에 대한 망설임을 서서히 없애가는 것입니다.

동시에 자신이 만든 선언을 수차례 소리내어 읽음으로써 영어로 말하는 것에 익숙해지고, 표현의 빈도를 늘려 갈 수 있습니다.

문법에 맞는 영어든 아니든 일단 사용하면 그것은 성취감과 자신감으로 이어져 자신감이 배가될 것입니다. 43P

 


 

짧은 시간의 반복이라는 것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의문도 생기지만, 학창시절부터 누누이 듣고도 실천 못한 것이 바로 짧은 시간의 임팩트 있는 반복 학습이기도 했다. 실제로 이런 학습법으로 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었다는 사람의 이야기도 들었는데, 정확히 어떤 이야기였는지는 가물거린다. 아뭏든, 잘하는 사람들에게는 별 무리가 없으나, 평생을 영어의 족쇄에 매여 있어야 하는 보통 사람들에게는 스트레스가 되는 영어. 이제 좀 즐기면서 공부할 필요를 느낀다.

 

그리고 나 자신의 긍정적인 미래를 위해서라도 작가의 말 마따나 사실, 발견, 교훈, 선언 이 네가지의 F 에 따라 일기를 작성하면서 밝은 미래로 가도록 자기 암시를 걸어보는것도 좋을 것 같다. F4 선언일기에 대한 룰과 쓰는 방법을 일러주고, 어떻게 쓰면 좋은지 선배가 쓴 선언일기의 예를 보여준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실천, 바로 내가 50일간 쓸 F4 선언일기의 본문이 소개된다. 말에게 물을 먹이기 위해 물가까지 데려갔으면 물을 먹는 것은 말의 몫, 학습자의 몫이다. 그래도 자신이 없는 도전자들을 위해 친절하게도 선배들이 썼던 선언일기의 다빈도 단어들을 뽑아 일기 쓰는데 도움을 주고 있고, 긍정적 마인드를 키워주는 미래선언 108가지를 추가함으로써 영어 일기와 더불어 내 마음가짐의 성장또한 돕고 있다.

 

입밖으로 나오는 말들, 되도록 부정적인 말보다 나의 미래와 가족의 미래를 위해 행복하고 긍정적은 표현을 늘려야 할 필요가 있다.

안될거야, 난 못 해 보다 할 수 있어 라고 외칠 수 있는 자신감.

영어의 가장 기본이 되는 자신감부터 찾을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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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북투로 가는 길 - 서아프리카 전설 속 황금도시를 찾아가는 1,000킬로미터 여행!
키라 살락 지음, 박종윤 옮김 / 터치아트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카약?" 그가 침을 튀며 말했다. "어디로 가는 데요?"

"세고우에서 팀북투까지 노를 저어 가려구요."

" 그렇게 멀리!"

"1000킬로미터 가량 되죠."

"혼자 갑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전에도 그런 일을 한 사람이 있었습니까?"

"아뇨. 제가 알기로는 제가 처음입니다." 43p

 


 

이 시대 진정한 라라 크로포트라는 평을 받은 키라 살락.

한 젊은 미국 여성의 이 무모한 도전이 얼마나 대단한 모험이고 위험한 도전이 되는지 여행기 내내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놀라는 현지인들을 만나게 된다. 사실 하마나 악어를 만날 수도 있고, 무엇보다도 약탈이나 살해의 위협을 받을수도 있고, 날씨조차 온전히 운에 따라야만 하는 니제르 강에서 고무 카약 하나에 의지해, 가이드 하나 없이 연약한 여성의 팔힘 하나만으로 1000km를 간다는 것이 정말 대단한 일이라는 것을 책을 읽으며 더욱 깨닫게 된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협찬으로 출발한 여행이었기에 그녀는 가끔씩 그녀의 자유롭고 조용한 사생활을 방해받으며 며칠에 한번씩이라도 사진작가 레미와 만나 여행기를 주제로 한 사진을 찍혀야만 했다. 사진에 대한 그녀의 거부감이 있어서일까? 책에서는 독창적인 그녀의 여행기를 기대하며 펼쳐들었던 서아프리카의 아름다울 장관이 가득한 사진이 단 한점도 소개되어 있지 않다.

 

오로지 그녀의 사투와 다름없는 모험과 여정이 담겨 있을뿐이다.

어쩌면 그렇게 장엄한 일에 앞서서 그녀의 감정보다 협찬의 목적이 강한 사진을 보며 여행기의 본 목적을 흐리기 보다, 그녀의 여행기 자체에 심취할 수 있도록 오히려 사진을 뺀 것이 도움이 되는지도 몰랐다. 사실 많은 여행기에서 인상적인 내용도 많지만, 멋드러진 사진에 압도되어 여행기의 글이 묻히는 적도 많았기에 고생스러웠을, 그러나 강인하게 이겨내는 그녀 자신의 목소리에 담긴 이야기에 몰두하는 편이 더 나았을런지도 모른다.

 

파크가 정말 물러난 것은 도적떼가 나타나 모든 것을 빼앗고 폭행한뒤 사막에 내버린 다음이다. 그가 바로 내가 ' 이 여행에서 만나고자 하는 멍고 파크'다. 그는 힘도 의지도 완전히 사라져버린 극도로 절망적인 상황에서 근처에 핀 이끼의 아름다움을 알아차리고 그것을 무한한 인내심과 감탄으로 관찰하는 사람이다. 29p

 

여행을 편안하게 즐기기보다 남들이 하지 않은 일, 혹은 하지 못하는 일에 더 도전하기를, 안된다고 하는 일에 부딪혀 이겨내기를 좋아하는 강인한 여성 키라.

그녀를 팀북투에 이르는 니제르 강으로 이끌게 한 사람이 바로 멍고 파크였다. 결국 두번의 도전 끝에 니제르 강에서 목숨까지 잃었지만 말이다. 몇백년전의 남자, 게다가 당시에는 다른 백인들, 그리고 현지인들의 도움까지 받은 대대적인 원정대였는데, 그녀는 혼자서 노젓고, 게다가 여성의 힘으로 그 엄청난 거리에 도전장을 던졌다. 출발부터 심상치 않았고, 그녀 자신조차 자신의 성공을 예감하기가 힘들었다. 전생에 악연이었는지 하마를 맞닥뜨릴까 두려웠고, 출발한지 얼마 안되어 오른팔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는다.

 

그 어느 때보다 파크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된 기분이다. 일단 여행이 시작되면 돌아오는 것은 불가능하다. 여행이란 그런 것이다. 여행은 떠난 사람을 속박하고 포로로 잡고 마취시킨다. 여행은 결국 도착하게 될 목적지의 '이미지'로 사람을 유혹한다. 떠나는 사람은 그림같은 해변에 도착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약속한 그 모든 것을 떠올린다. 파크에게는 금으로 뒤덮인 거리, 시원한 오아시스의 샘물, 귓가에서 속삭이는 처녀들이었을 것이다. 나는 훨씬 간단하다. '프렌치 프라이'와 '에어컨'이다. 77.78p

 

숙박 역시 편안한 곳이 아니라, 마을에 들러 추장에게 돈을 헌납하고 쉴 곳을 물색하거나, 아니면 정말 텐트를 치고 혼자서 야영을 하기도 한다.

투밥, 백인에게 호의적인 곳들도 있지만, 그녀가 백인이라는 이유 하나로 적의를 갖고, 돈이나 내라고 내모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저 그녀가 그들에게는 돈을 마구 뿌려대는 부유한 백인 관광객으로 비춰진다는 것이 여행 내내 키라를 힘들게 하는 일이 되기도 한다. 관광객을 많이 상대하는 지역일수록 백인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과 목소리는 무조건 돈이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순수함을 잃고 돈을 외쳐대는 사람들 앞에 그녀는 견디기 힘든 그런 고통을 겪는다. 그녀 역시 미국에서 간신히 가난을 면할 정도의 혹은 그 경계에 걸쳐있는 고통을 겪어가며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이었기에..

 

여행은 그저 휴식을 위한 것이라며, 절대로 육체적 고통이 따를 만한 여행은 마다하는 내게 그녀의 목숨을 건 위험한 여행은 정말 이해하기 힘든 일이었다.

책을 읽는 동안도 가족과 함께 차로 편안히 가까운 바닷가를 다녀왔기에 오며 가며 차 안에서, 혹은 바다를 바라보는 편안한 숙소에서 읽는 이 책은, 나와 그녀를 묘한 대조 선상에 놓이게 만들었다. 편안하게 살수도 있는 길을 내던지고, 다만 후렌치 후라이 하나, 혹은 제대로 된 물 한병이 그리울 오지의 땅에서 부상과 질병 등을 겪어 가며 치열하게 노를 젓게 만든것이 무엇일까 싶어서..

 

분명 나는 편안한 여행을 다녀왔는데 책을 다 덮고 나니, 생생한 그녀의 여행기에 나 또한 노를 반쯤 따라 저은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돈을 달라 쫓아오는 사람들서부터, 말리의 애인이 되겠다며 다가오는 무례한 남자까지..

그녀의 생생한 여행기와 모험기는 앞으로도 쉽게 만나기 힘들 그런 극기 체험 중 하나가 아닐까 싶었다. 가끔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저렇게 힘든 곳에 목숨까지 걸어가면서 다니는 사람들을 편안하게 방에서 바라보는 기분이 참 이상했는데, 그녀의 책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다. 나만 너무 편해 미안하다는 생각과 함께, 왜 고생을 사서 할까 싶은 안타까움까지..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뒤엎게 만든 것이 그녀가 팀북투 끝에 이르러 한 선행이었다.

생식기의 대부분을 잘라버려야 하는 "여성 할례"라 들었던 끔찍한 일의 정체, 그리고 같은 흑인이면서 피부가 더 검고, 선량하다는 이유로 투아레그 족에게 노예처럼 부림을 당하는 벨라인들의 슬픈 처지. 그녀는 여행 처음부터 적은 인원이라도 , 단 한 두명이라도 노예를 사서, 그들을 자유의 몸으로 풀어주고자 하는 마음을 먹었던 것이다. 그렇게 선택된 두 명의 여인들. 그 여인들이 안고 있던 아기 하나는 주인이 놔주지 않아 노예에서 해방되지 못했다. 사실 그들에게는 엄청난 댓가였을 그 돈으로 과연, 그녀들의 해방이 완전히 보장이 되었을지 걱정스럽기도 했다.

 

그녀의 치열했던 여행기로 아프리카 여인들 그리고 노예 생활을 하는 벨라인들의 생활까지 곁들여 알게 되었다. 모든것이 참으로 놀랍다라 말한 키라, 그녀를 통해 나 또한 놀라운 세상을 만나게 되었다. 아프리카의 아름다움보다, 니제르 강의 알 수 없는 끝보다 더 초점을 맞추게 된 것은 바로 그녀가 만난 사람들이었다. 그녀를 돈으로 보는 사람들에 지치게도 만들었으나, 그녀에게 웃음을 주게도 하고, 때로는 그녀를 지치게도 한 수많은 종족들, 그리고 백인, 문명인으로써 그녀가 겪었던 괴리감과 미안함들. 그녀가 들려주는 1000킬로미터의 여행은 다시 만나기 힘들, The cruelest journey 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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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50 - 은근한 불로 노릇하게 부쳐 먹는 한국의 슬로푸드
손성희 지음 / 시드페이퍼 / 2011년 1월
품절


내가 너무나 좋아하면서도 또 못하는 음식이 바로 전이다.

명절, 잔치, 그리고 비오는 날 등등 어떤 이유를 대고서라도 전과 함께라면 한국인들은 지글지글 그 고소한 기름 냄새에 정을 느끼고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얼마 전 읽었던 일본 요리 책에서, 일본인들은 채소나 해물 등이 남으면 모조리 튀김으로 만들어 먹는다는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 우리네 전만큼이나 그들에게 가까운 것은 튀김이었던 것. 튀김도 맛있지만, 전만이 주는 그 행복한 포만감은 비할 바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전, 전유어, 부침개, 혹은 지짐이라고도 부르는 그 많은 이름들.

맛있는 재료에 살짝 밀가루 등을 입히고 기름에 지글지글 지져내는 그 냄새는 옆에 있는 사람까지 황홀하게 만들고, 만드는 이의 옷에는 기름냄새가 온통 배이게 하는 주범이 되기도 한다. 명절날 허리가 아프게 여인들이 앉아서 부쳐야 했기에 중노동처럼 여겨지기도 했던 전 부치기. 비오는 날에는 어쩐지 밀가루가 땡긴다면서 전을 부쳐달라고 엄마께 조르곤 하던 철없는 미식가였던 나. 전이라 하면 김치전부터, 해물파전, 일본식 오코노미야키까지..모든 전을 다 좋아하건만, 어째 내게는 전을 부칠 솜씨는 떨어지는지 아쉽기만 하던 찰나, 이렇게 전에 대한 총체적인 정보를 망라한 책을 접하고 보니 "나도 한번 또 해볼까?" 하는 마음이 들게 되었다.


그렇게 좋아하면 사실 직접 만들어먹으면 될일이건만, 이상하게 내가 전을 만들면 뒤집기도 전에 찢어지거나 속이 다 익지 않거나 태워먹거나 등등, 사진 찍을만한 모양새를 갖출 수가 없었다. 신혼 초창기 술을 좋아하는 신랑을 위해 해물 파전을 멋지게 부쳐주고 싶었는데, 밀가루 가 두꺼운 파전은 싫어서, 계란만 가득 넣고 밀가루는 조금 넣었더니 뒤집어지지도 않고 그대로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신랑은 오징어, 홍합, 새우 등 재료도 풍성하고 맛있다 했지만, 젓가락으로 잘 잡히지 않는 형편없는 해물파전에 얼마나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는지 모른다. 지금도 가끔 친정에서 식구들과 함께 부쳐먹곤 하는데 구울때는 은근슬쩍 엄마나 동생과 함께 부치며, 재료에만 힘을 쓰는 편이었다

전에 대해서는 거의 달인이다 할 저자.

요리를 좋아하지만 그녀가 특히나 전에 대해서는 수다스러워질만큼 할말이 많았던 것은 큰집에서 자라서, 어려서부터 명절때마다 늘 전을 부치고, 일을 거들다보니 알게모르게 베테랑이 되었다 하였다. 전의 기본 재료 손질과 기본 과정등을 다루어 상세 레시피에 들어가기 전에 기본을 익힐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것이 고마웠다. 성격이 급해서, 이리 뒤집고 저리 뒤집어 볼품없이 만들곤 했는데, 그러지 말라는 주의사항을 보고, 기다릴줄도 알아야함을 배우게 되었다.

명절에 넉넉히 만들어놓은 전을 어떻게 활용할까로 인터넷에 가끔 정보가 뜨는것을 보았다. 우리집에서도 전골 등에 넣어서 먹는 것은 많이 해봤는데, 책에는 전 비빔밥, 모듬전 탕수, 전볶이, 전 돈까스 등 독창적이고 새로운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었다. 맛있는 전을 끝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들, 새로 배워봄도 좋을 듯 하다.


한국식 전 하면 흔히 떠오르는 막걸리.

저자가 직접 만들고 먹어보니 막걸리 외에도 세계적인 술들과도 우리 전이 너무나 잘 어울렸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은 독특하게도 각각의 레시피마다 어울리는 술을 언급해주고 있다. 막걸리만 있는게 아니라 일본의 사케, 호가든 등의 맥주, 와인 등 겹치지 않는 많은 술들이 언급되었고, 정말 어떻게 조화가 이뤄질지 궁금해지는 터라, 술 안주로 맛깔난 전을 만들어서 분위기를 즐겨봐도 좋을 것 같다.



표지처럼 푸짐하게 한소쿠리 가득 부쳐낸 전만 있는게 아니라, 책 속 전들은 깔끔한 레스토랑의 한접시 요리처럼 그렇게 가지런한 모습으로 조금씩 덜어져 접시에 놓여 있다. 푸드 스타일링에도 일가견이 있는 저자인지라, 기름진 전이라도 새롭고 정갈하게 즐길 수 있음을 알려주는 듯 했다. 어느 고급 레스토랑의 와인과 곁들여야할 주 메뉴처럼 말이다.



피자는 즐겨 먹지 않아도 해물파전은 즐겨먹는 신랑을 위해 일상 전 중에서 해물 파전 먼저 찾아보게 되었는데 해물파전과 어울리는 술은 미몽이라는 술이었다. 텁텁함을 제거한 깔끔한 막걸리라니 해물파전 한접시 맛나게 부쳐두고, 신랑 몰래 깜짝 이벤트처럼 사다가 꺼내주어도 좋아할 것 같았다.

한접시 얌전하게 차려진 떡산적은 가래떡에 다진 고기를 채워 부드럽게 만들어낸 것이었다. 약산춘이라는 새로운 술의 튀지않는 단맛이 떡산적의 부드러운 풍미를 더해준다 한다. 전50을 읽으며 술에 대해서도 한수 배우는 느낌이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곶감전 또한 그 달콤한 맛을 예상하며 입안에 군침부터 고이게 하는 매력적인 메뉴였다. 어쩐지 와인과 어울릴 것 같더라니, 정말 꿀의 풍미가 부드럽게 풍기는 와인과 어울리는 안주라 하였다. 맛있게익힌 곶감전을 사과 소스에 찍어 먹는다니, 전이 아니라 색다른 디저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일상의 전부터 특별한 날의 전까지..

전은 그저 그 존재만으로도 우리에게 행복감을 주는 소중한 먹거리이다.

가족과 친구들을 위해 기분좋게 부쳐내는 전, 그 안에 사랑까지 한 국자 가득 담아 부쳐내면 먹는 사람의 입에 저절로 미소가 피어오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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