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로비오틱 홈베이킹 - 자연을 통째로 구운
이와사키 유카 지음 / 비타북스 / 2010년 12월
품절


대학 다닐때 교수님이 미국 유학 시절 집에서 직접 피칸 파이를 만들어 보곤, 다시는 피칸 파이를 먹지 않게 되었단 말씀을 하신 적이 있었다. 얼마나 많은 버터와 설탕이 들어가는지 눈으로 확인하고 나자, 칼로리 걱정에 다시는 파는 피칸 파이도 손대고 싶지 않았다 한다. 직접 만들기 전에는 믿을 수 없는, 빵과 쥬스 등에 들어간 어마어마하게 많다는 설탕, 그리고 정제된 밀가루와 버터 등등등...



그렇다고 빵을 무척 좋아하는 내가 빵을 끊을 수는 없고, 만 두돌 갓 넘은 아기도 엄마를 닮아 하루에도 몇번씩 빵~ 을 외칠 정도로 빵 마니아가 되어서 아기를 위해서라도 집에서 만드는 빵, 그러면서도 몸에 좋은 웰빙 빵을 생각하게 되었다. 아이 요리 책을 찾다가 만났던 마크로비오틱 아이밥상 책을 관심있게 봤다가 이번에 새로 마크로비오틱 홈베이킹 책이 나왔대서, 자연을 통째로 구운 채식 베이킹의 참맛을 배우고 싶은 마음에 정신없이 펼쳐들게 되었다.




No sugar, no yeast, no butter, no egg , no milk



빵의 필수 요소들인 설탕, 이스트, 버터, 달걀, 우유를 쓰지 않고 빵과 과자를 굽는다? 상상할 수 없는 베이킹의 세계로 초대하는 진짜 채식 베이킹의 세계

밀가루도 우리밀로 만든 밀가루가 좋다고만 알았지, 통 밀가루라는게 있는지도 몰랐다가 이 책의 대부분의 레시피가 통밀가루로 만드는 제품인지라 마트까지 가서 긴급히 구비해왔다. 통 밀가루는 밀기울과 배아 그대로 갈아 만든 것이라 하였다.



팽창제로는 알루미늄 free 베이킹 파우더, 식소다, 천연 효모 등을 쓰는데, 일반 베이킹 파우더에 들어있는 황산 알루미늄이 뼈를 약하게 하고 신장의 기능을 저하시키고 치매의 원인이 된다는 것을 새로 배웠다. 그래서 안전을 위해서는 알루미늄 free 베이킹 파우더를 써야한다는 것을 명심!



놀라운 대체제의 세계를 모두 명기하고 싶지만, 그랬다간 책을 읽는 재미가 떨어질까봐 계란과 우유 등의 대체제는 책을 읽는 다음 분들을 위해 궁금증으로 남겨두기로 하고..

계란, 버터 없이도 티라미스, 쇼트 케이크를 만들 수 있는 놀라운 레시피를 보고 입이 떡 벌어졌다. 외관상은 정말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제품들과 똑같아 보였기 때문이었다. 요구르트가 들어있지 않은 요구르트 타르트 부터 깔끔한 어른들의 입맛을 위한 모카 푸딩까지..베이킹이라고 해서 빵만 생각했던 촌스러운 나의 생각을 뒤집는 각종 맛있는 간식들이 가득한 세상이라. 이 많은 간식들을 어느 것부터 해먹어야 할지 망설여지는 즐거운 고민이 시작되는 것 같았다.


아이가 아이스크림을 맛보고 나서는 그 단맛과 차가운 맛의 세계에 빠져들어 틈만 나면 아슈쿠림을 외쳐대곤 해서, 사실 아이의 건강이 걱정되곤 했는데, 딸기 바나나 아이스크림은 정말 믿고 만들어 먹일 수 있을 것 같았다. 딸기와 바나나가 재료의 전부였는데도 만들어진 최종 모습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아이스크림이 분명했으니 말이다. 재료도 손쉽고 간단해서 제일 먼저 해먹이려고 바나나를 얼렸는데, 딸기를 사기전에 요구르트와 갈아줘버리는 바람에 미처 못 만들어본게 아쉽다.



오븐 없이 프라이팬으로 구울 수 있는 쿠키도 돋보였는데, 통밀가루와 참깨 등으로 구워 우리가 알고 있는 참크래커 같은 모습으로 완성이 되었다. 담백한 과자를 먹이고픈 어린 유아들에게 좋을 그런 과자 같았다.




밀가루 뿐 아니라 쌀가루로도 다양한 과자와 빵을 만들어 선보였다. 말린 떡을 집에서 직접 뻥과자를 만드는 방법도 나와있었고 (엄마 쌀과자라면서 많이들 사먹는 과자인지라 올해 떡을 빼면 썰어 말렸다가 이 과자를 꼭 만들어 먹이고 싶다. ) 물 없이 바나나와 쌀가루 만으로 만드는 바나나떡도 어떤 맛일지 궁금해졌다.


채식 베이킹으로 한끼를 즐겁게 해결할 수 있는 근사한 브런치에도 도전할 수 있다. 우엉 연근 볶음을 넣은 근사한 피타빵부터 소시지 대신 당근을 넣은 핫도그, 치즈 없이 샐러드를 얹어 먹는 자연의 단맛이 우러나는 피자까지..



마크로비오틱 홈베이킹 경험자들의 한마디를 들어보면, 그 맛까지 짐작할 수 있었다.



직접 만들어 본뒤 깜짝 놀라고, 먹어보고 또 한번 놀랐습니다.

보통의 무스는 너무 달아서 한입 이상 먹기 어려운데 바나나 초컬릿 무스는 바나나의 적당한 단맛 덕분에 쉽게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어 좋았어요.

건강을 생각해서 베이킹을 멀리하게 되는 요즘 추세에 그런 걱정 없이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마크로비오틱 홈베이킹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빵이 아닐까요?



34세 주부 탁연지

191p







아이와 안심하고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건강한 요리, 일반 베이킹이나 다른 채식 베이킹보다 훨씬 몸에 부드러운 그런 요리들.

입에는 달지만, 몸에는 달지 않은 그런 음식이 넘쳐나는 세상 속에서 입맛과 기호까지 고려하면서 건강도 챙기는 일석 이조의 건강한 레시피를 만나게 되었다는 생각에 더더욱 홈베이킹을 시작해야겠단 강한의지가 샘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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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와 7세 사이 - 자기 주도형 아이는 7세 이전에 결정된다
김정미 지음 / 예담Friend / 2010년 11월
구판절판


어디든지 잘 뛰어다니고 생각하는 능력도 발달하기 시작하는 일곱살이 되면 혼자서 뭔가를 곰곰이 상상하고 또 그대로 해보려고 합니다. 이러한 현상을 발달심리학에서는 '주도성'이라고 합니다. 에릭슨은 바로 이 7세 이전이 주도성을 키우는 데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했습니다. 스스로 계획하고 목표를 설정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탐색 능력을 그저 골칫거리로만 취급하면서 아이에게 창의적인 발명이나 자기만의 꿈과 인생을 설계하기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25p



지금 딱 세살난 아들을 두고 있기에 이 책은 제목부터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미운 세살부터 죽이고 싶은 (책에 나온 표현이다) 일곱살까지.. 어른들을 자극하는 말 안듣는 이 시기의 귀여운 꼬마 악동들에게 부모는 어떻게 행동을 해야할까? 자기 주도성, 우리가 미처 잊고 있는 이것이 바로 이 시기에 형성되는 것으로 성공적인 아이의 삶을 실현시키고 싶은 부모라면 반드시 기억해야 할 부분이다.


"잔소리 말고 시키는 대로만 하면 돼."

"그냥 '네'하고 따라주면 안되겠니?"

이런 말들은 아이의 생각이나 의도를 원천적으로 무시하는 것입니다. 27p



아직 어린 아기인데도 나도 모르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엄마 말대로 해서 손해볼 거 없어. 다. 너 잘 돼라고 하는거야 라는 생각이 은연중에 깔려있었다.

아이가 지금 옷을 입고 싶지 않고, 책을 보고 싶은데도 엄마는 아이와 외출을 해야할 시간이기에 빨리 옷을 입혀야했다. 하지만, 아이 입장은 별로 생각을 안해보고 나만 생각해본 결론이었다. 사실 이런 실수는 내가 흔히 하는 것들이었다. 입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아마 아이와 대화가 길어지게 되면 앞으로 말하게 될 일도 많아지지 않을까 싶은데..아이의 생각을 원천 봉쇄하는 말이었다니 더욱 조심해야겠단 생각이 든다.



아이의 관심을 알려면 동작보다는 눈을 봐야 합니다. 손이나 몸짓보다는 시선이 아이의 관심을 더 잘 나타내기 때문이죠. 148p



부모가 아이에게 바라는게 있고, 시키고 싶은게 있다면 먼저 아이의 생각, 아이의 기호를 알아야한다고 했다. 그래서 아이의 진정한 관심사를 알기 위해서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바라보고 생각하는게 중요하다는 것.


아이가 자신의 능력을 잘 키워나가기를 진정 원한다면 흔히 말하듯 '고기잡는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당장의 답답함과 불안때문에 '고기잡는법' 대신 '고기'만을 덥석덥석 떠먹여 준다면 아이 스스로 고기를 얻게 될날은 점점 멀어질 것입니다.

...긴 인생에서 지금은 시작을 위한 기초 과정에 불과합니다. 결국 사회에 나가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는 것이 궁극적인 성공이 아닐까요? 167p



사실 우리 아이 말이 그렇게 빨리 시작된 편이 아니어서 나도 모르는 죄책감이 들곤 했다. 항상 아이와 붙어 있다 보니 아이가 어어~ 하고 손가락으로 가리키거나 동작을 취하기만 해도 그게 뭔지 알아채고 아이의 스트레스를 없앤다는 차원에서 "아, 뭐뭐 해달라고?" 하면서 아이가 해야할말을 가로채곤 했던 것이다. 책에는 많은 예의 엄마와 아이의 대화가 나온다. 그 중 상당수가 너무 말이 많은 엄마, 그래서 대답할 시간이 없어 말이 적어진 아이에 대한 이야기였다.



나 또한 우리 아이를 그렇게 만들었던게 아닌가 싶은 후회가 든다.



일상에서도 흔히 '엄마가 수다쟁이가 될때 아이도 말을 빨리 배운다'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이러한 주장들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는 없습니다. 오히려 부모가 아이의 표현 언어를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아이의 현재 수준과 유사한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입증되었죠. 198p



최근까지 읽었던 많은 육아서를 뒤집는 이야기. 세살바기 엄마들은 모두 수다쟁이가 되라는데, 이 책에서는 그저 반응에 신경쓸뿐 아이가 할 말까지 나서서 하는 엄마는 되지 말라고 말한다. 게다가 유아어는 쓰지 말라는 많은 이론과 달리 이 책에서는 오히려 아이가 스스로 정확한 언어로 수정할때까지 아이의 유아어에 반응해주고 따라 말하라고 하였다.


'성장'이란 무엇일까요? 그것은 아이가 자기 앞에 놓인 상황을 '자기 몫'으로 받아들이며 스스로 행동을 '결정'해가는 과정일 것입니다.

아이가 부모를 통해서 배우게 되는 통제감은 아이의 성장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입니다. 203p



책에서 말하는 가장 이상적인 부모는 가르치는 부모가 아닌 반응하는 부모였다. 그렇다고 반응하는 부모가 아이가 원하는대로 무조건 방치하는 허용적인 부모는 또 아니었다. 그 적정선을 지킨다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임은 잘 알겠지만 인생의 시작과도 같은 중요한 시기를 보내는 우리 아기가 엄마의 테두리에 갇혀서 하고 싶은 뜻을 마음껏 펼치지 못하는 일 없게 엄마 중심적이었던 사고와 생활 방식에서 조금은 융통성을 갖고 아이를 바라봐야겠단 생각으로 전환이 되었다.



책을 읽으며 가장 놀랐던 점은 아직 세살 밖에 안된 아이가 말이 좀 느리다고 해서 유아 특수학교에 보내고, 어렸을 적부터 조바심내는 부모도 있다는 사실이었다. 조금 느려도 금방 따라잡고, 오히려 말문이 트이자 더 술술 빨리 말하고 있는 아들을 바라보며 부모가 조금 더 느긋하게 여유를 가져봄이 어떨까 싶은 마음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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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빨간 거짓말 - 카네기 메달 수상작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10
제럴딘 머코크런 지음, 정회성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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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남자는 초록색 코르덴 재킷을 입고 있었다. 팔꿈치와 겨드랑이, 단춧구멍 둘레가 닳아빠진 낡은 옷이었다. ..

그래도 남자의 외모에는 지적인 분위기가 풍겼다.

특히 다갈색 곱슬머리와 이마에 돌출한 파란 정맥이 인상적이었는데, 짧은 턱수염에 열려있는 셔츠 속의 창백한 피부 때문인지 다소 외로워보였다.

 

"책읽는 걸 좋아하니?"

"그런대로요." 13p

 

에일사는 학교에서 보낸 도서관 견학에서 낯설고 이상해 보이는 한 남자를 만나게 되었다. 그는 도서관 사서에게 귀찮은 존재로 낙인찍힌 상태였고, 추운 겨울 갈 곳이 없다고 하소연하며 에일사에게 매달렸다. 소녀는 결국 자신의 어머니가 골동품 가게를 하고 있으니 와보라 하였다. 에일사의 착한 성격이 청년을 거절하지 못한 탓도 있었지만, 그녀의 착한 성격은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것인지라 결국 어머니도 청년을 내치지 못하고 무급 직원으로 채용하게 되었다.

 

마음이 착해 마진을 많이 남기지도, 손님을 속이지도 못하는 어머니, 그래서 에일사네 포비 골동품점은 돈이 없어서 전화도 끊길 형편이었다.

공짜로 일하겠단 청년 버크셔는 스스로를 MCC라 불러달라 하였고, 책에 빠져 먹는것도 잊고 손님 상대도 않고 하루종일 시간을 보냈다. 청년의 한심한 모습에 에일사가 화가 날 무렵, 손님들을 상대로 버크셔가 입을 열기 시작했다.

 

고장난 시계를 보고 그냥 가려 한 노인에게 버크셔가 들려준 이야기는 시계에 얽힌 행운아 핀바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흔쾌히 노인은 이야기값이라며 100파운드를 지불하고 갔다. 어머니와 에일사는 어리둥절해지고, 버크셔는 픽션을 들려주는 거라고, 아주 능숙하게 사람들을 홀리는 그런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그 이야기는 정말로 묘하게 사람을 이끌어서, 세상 어디에서고 들어본 적 없는 이야기였고, 신기하게도 손님과 물건의 상황에 적절하게 들어맞는 그런 이야기들이어서 손님들의 지갑을 후하게 열게 만들어주었다.

 

연인에게는 로맨스 이야기를, 짜증 잘내고 고집불통 소녀에게는 무서우면서도 미스터리한 거울에 얽힌 이야기를, 전화선을 떼러 온 직원에게는 해적선과 모험에 얽힌 그런 흥미 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경청하고, 물건을 사갔지만, 에일사 모녀는 걱정이 한가득이었다. MCC의 거짓말이 들통나지나 않을까? 그 이야기가 모두 엉터리라는게 밝혀지면 어떻게 하나..

 

소설의 마지막은 전혀 생각지 않은 반전으로 우리를 놀라게 해준다. 그저 자신을 리딩에서 왔다고만 소개했던 MCC, 그리고 그가 들려준 기상천외한 재미난 이야기들, 그의 머릿속에서만 나왔다 믿었던 그 많은 이야기들이 진실이었을까? 허구였을까?

 

액자식으로 끼워들어갔던 11편의 이야기 모두 재미나고 흥미진진했다. 어디선가 들어봤던 이야기가 아니라 새롭고 신선해서 더 재미났는지 모른다. 제목으로 구분지어지는 단편의 이야기가 아니라 MCC가 입을 열면 술술 흘러나오는 마법같은 이야기여서 손님들과 에일사, 그리고 독자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 있었다.

 

가디언에서 선정한 세계 100대 아동문학이자, 어른이 읽어도 너무나 재미났던 그런 이야기.

카네기 메달, 가디언상을 석권한 청소년 문학의 뉴 클래식. 사실 클래식이라는 말이 붙으면 재미없지 않을까 하는 편견이 생겼는데, 카네기 메달 수상작품이라 (기존 다른 작품들에 크게 매료가 되었던 터라) 기대를 갖고 읽어보았다. 그리고 어렸을 적에 읽었던 이솝 우화, 천일야화 등에 견주어도 모자라지 않겠다 싶은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아이들의 상상력을 크게 뒤엎는 반전까지 더해져서 더욱 알쏭달쏭한 재미가 있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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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
멜라니아 마추코 지음, 이현경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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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추코 집안의 이야기는 적잖게 마법적이고 신비했다. 나는 수맥 찾는 사람으로 피에몬테에서 온 페데리코라는 사람과 열두 살에 팬티 속에 12달러를 넣어 가지고 미국으로 갔던 디아만테라는 소년을 호감을 가지고 기억했다. 67p

 

멜라니아 마추코, 그녀가 적은 이 이야기는 그녀의 할아버지,  디아만테를  모델로 실화를 바탕으로 이 이야기를 썼다.

가난한 이탈리아 출신의 11살의 어린 소년과 9살 소녀 비타의 미국 뉴욕행.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힘겨운 인생으로의 첫 걸음을 내딛는데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할 수 있다.

 

비타는 어린 소녀의 이름이기도 했지만, 이탈리아어로 "삶, 인생"을 가리키는 단어이다.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비타의 아들 다이 대위가 이탈리아를 찾은 이야기, 그리고 디아만테의 손녀가 이 책을 쓰기 위해 할아버지와 비타 그들의 족적을 찾는 이야기에 이르기까지..책은 여러 시간대의 이야기가 중첩되어 들어가있고, 결국은 큰 흐름, 비타와 디아만테의 사랑과 인생 이야기로 흘러간다. 거의 100년에 이르는 그들의 이야기가..

 

현관문에는 개, 흑인, 이탈리아인 출입금지라고 적혀 있었다. 91p

 

꿈을 안고 찾아간 땅 미국은 그들을 반겨주는 곳이 아니었다. 더럽고 지저분한, 그래서 그들과 어울릴 수 없다 배척하는 0번지의 가장 밑바닥 인생부터 그들은 밟히고 쓰러져 가면서 딛고 올라야했다.

 

우리도 모두 날아올랐다. 땅에서 120미터 위로, 그리고 별은 빛난다. 별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것도 다시 떨어지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뿐이다. 안녕. 117p

 

어린 소년 소녀가 미국 땅에서 어떻게 살아갈 수 있었을까? 다섯살도 안된 치키토가 거리에서 신문을 팔고, 사람들에게 지린내 나는 맥주를 몇방울 얻어마시고 길바닥에 쓰러져 웃음거리가 되고, 제대로 태어나지도 못한 미국 동생은 하늘의 별이 되어 한줌의 재로 흩날렸다.

 

내 동생들을 봤어. 탈라리코와 아메데오가 나하고 같이 있었어. 우리가 교회 벽의 석회를 먹어서 내 동생들 배가 터졌어. 내 동생들은 죽었어. 난 살았고. 144p

 

어린 나이에 그가 머나먼 이국으로 가는 배에 올라야했던 것은 이탈리아에서의 지독한 가난 때문이었다. 그 아버지 또한 몇번이나 미국 땅에 가려다 실패를 했기에, 모든 자식들이 굶어 죽고 단 하나 남은,똑똑한 디아만테만이 아버지의 꿈을 이어줄 희망이었다. 살아남은 아들, 지독한 가난과 굶주림 속에서도 살아남은 그 아들 디아만테만이..

그래서 그는 미국에서의 힘겨운 시간을 버티고 버텼지만, 10년의 세월이 지나고 결국 이탈리아로 돌아오게 되었다.

 

모든 것은 그들이 마시는 커피, 너무 진하고 씁쓸하고 추억처럼 먼지가 낀 커피와 함께 침묵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 사람이 맞나? 이렇게 투명한 눈을 가진 이 남자가 디아만테였나? 과거를 떠올릴때마다 생생하게, 실물처럼 나타났던 그 소년이 맞나? 다이아몬드는, 아주 귀하고 눈부시게 빛나고 유리를 자를 수 있기도 하지만 빛이 비칠 때에만 빛이 난다. 어둠 속에서는 아무 가치도 없다. 339p

 

그들에게 인생은 달콤한 밀크 커피가 아니라, 진하고 씁쓸해서 혀까지 아릴 그런 커피였을까?

항상 달콤하게 마시던 커피를 이 책을 읽을 때 나도 모르게 아주 진한 블랙 커피를 타서 마시기 시작했는데, 오랜 세월을 에둘러 만나게 된 두 주인공 디아만테와 비타 역시 그들 앞에 놓인 쓰디쓴 커피를 마시며 이뤄지지 못한 사랑을 되씹는다.

 

디아만테는 자신의 병이 뭔지 안다고 대답했다. 다른 삶을 꿈꾸었던 데서 병이 생겼다. 그리고 이 삶에 배신당하고 삶을 잃은 것이 심지어 꿈까지 잃은 것이 이 병의 원인이었다. 518p

그의 병명은 미국이었다. 520p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지 못했으나, 가난의 굴레를 끊어주어 자식들에게는 자유를 주게 된 디아만테 할아버지의 이야기.

그리고, 할아버지의 인생사에서 숨겨졌으나 숨길 수 없었던 여인 비타의 이야기까지..

 



 

멜라니아 마추코가 마치 유물을 발굴하는 고고학자처럼 사람들의 마음 깊은 곳에 박혀있는 아픈 이산의 체험들을 세상 밖으로 차곡차곡 꺼내놓는다.

매혹적인 소녀 비타에게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절망하지 않을 것만 같은 강렬한 생의 에너지가 넘실거린다.

삶이 그녀를 속일수록 더욱 꿋꿋하게 그 무시무시한 운명의 상처를 기꺼이 끌어안는 비타의 용기가 눈부시다.  

 

-정여울 문학평론가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나 또한, 과거의 부모님 세대, 또 할아버지 세대의 이야기를 전해들으면 또는 소설을 통해 만나게 되는 선조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면 지금 이렇게 풍요롭게 살고 있는게 믿기지 않을 만큼 우리 민족 또한 가난했던 시절이 있었고, 힘들었던 시국이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이탈리아 또한 가난하고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고, 아메리칸 드림의 꿈을 통해 가난의 굴레를 끊고자 노력했던 많은 이들이 있었다. 그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를 손녀 작가가 풀어낸 아름다운 문체로 족보와도 같은 두툼한 책으로 만나게 되니 백년전의 그 나라, 그 땅으로 되돌아간 생생한 느낌에 읽는 내내 몇번이나 숨을 멈추어야만 했다.

 

비타, 처음엔 어떻게 써야할지 막막했던 감동의 작품.

실제가 아니라면, 단지 연구 조사에 의해 이렇게 생생히 되살릴수 없었을 그 파란만장한 이야기.

그 감동의 순간을 소중한 이들과 함께 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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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네 아이들의 소문난 영어공부법 : 실천로드맵 잠수네 아이들
이신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2월
절판


얼마 전 잠수네 아이들의 소문난 영어 공부법 입문로드맵을 읽고, 잠수네 강연회가 열리는 것을 보고 참석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우리 아기가 낯만 안가렸어도 업고라도 가봤을텐데, 대전에서도 하는 강연회의 좋은 기회를 그만 놓치고 말았는데, 몇백명씩 뽑는 그 참석자가 대기자가 몰릴 정도로 엄청난 성황을 이뤘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린 유아를 두고 있던 터라, 나만 몰랐던 잠수네의 엄청난 인기. 아이엄마라면 정말 많은 이가 알고, 또 실천하고 공부하는 곳이 바로 잠수네 사이트였고, 학습법이었다.




입문로드맵을 읽을 적에도 엄마들의 그 열기에 주눅이 들 정도였는데, 실천 로드맵을 읽으니 그 후끈한 열기가 더욱 와닿는 것 같았다.

사실 우리 아이 최고로 키우고 싶고, 엄마보다 영어 더 잘하게 만들고 싶은 마음은 한량없지만, 정작 유학도 안된다 하고, 어릴 적부터 조기 교육에도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아빠 덕분에 (게으른 엄마 덕분이라 하지 않고, 이럴때 아빠 핑계를 댄다.) 욕심만 나는 영어 공부를 어떻게 시켜야 할지 정말 막막하기만 했다. 친구네 아기는 벌써 내년부터 영어 유치원에 등록한다는데, 우리 아이는 너무 어린 것 같아서 영어 유치원은 커녕 아직 한글 공부도 들어가질 않았다. 마치 기어가는 아기 앞에서 뛰어가는 아기를 바라보는 심정이라 엄마 마음은 갑갑하기만 했다.


이 책은 외국 유학을 가지 않고도 엄마의 다부진 노력과 관심으로 아이와 함께 공부한다면, 충분히 아이를 현지인 못지 않은 뛰어난 영어 실력을 갖출 수 있게 만드는 조언을 가득 담고 있는 책이다. 처음 읽는 사람들은 입문 로드맵을 먼저 보고, 실전에 임할때 이 책을 보며 더욱 상세히 참고하라고 조언해주고 있다. 잠수네 대표 이신애님의 칼같은 조언들 사이사이로 잠수네 사이트 엄마들의 시기 적절한 후기들이 그대로 녹아들어가있다. 그래서, 아, 이렇게 빛을 보았구나. 이렇게 고생하면서 실력 향상이 되는 구나. 거저 얻어지는게 아니구나. 하는 공감대를 형성하게 된다. 시작도 못해본 아이 영어 공부지만, 엄마들의 뜨거운 열기가 그대로 전해져와서 잠시 머리가 아프기도 하였다.


하지만, 정말 이 책을 읽고 나니 아이 영어 공부에 길이 보이는 느낌이 들었다.

흘려듣기, 집중 듣기, 그리고 어마어마하게 많은 영어 책 읽기와 선택 사항들, 그리고 하루 3시간 영어 공부라는 처음에 들으면 무모해보이는 많은 공부량들은 무작정 주어지는 폭탄같은 공부가 아니었다. 아이 수준에 맞게 적용과정, 발전과정, 심화과정, 고수과정에 따라 어떻게 계획을 짜고, 진행을 해나가면 좋을지.. 세부적인 조언들이 돋보이는 책이었다. 정확한 실천이 가능하게 이끌어주는 지침서.


입에 넣어주는 떡을 바랄 수는 없겠지만, 엄마들의 많은 잠수네 입문 공부가 뒤따라야 하겠지만, 적어도 무작정 사이트에 들어가 밤샘 공부를 시작하기 보다 입문 로드맵과 실천로드맵을 여러번 정독하고 나면 몇날며칠 인터넷과 씨름하는 것보다 더 일목요연한 방법이 보이리라 생각된다. 교과서가 아닌 책을 읽으며, 교과서 읽듯 읽어야겠다 생각이 되는 책은 정말 드물게 만나는 보석같은 책이었단 생각이다.


내 아이를 위한 영어 공부, 그리고 부모로써 도움이 되기 위해 정말 최선을 다해 옆을 지켜 주어야 하는 것, 그 길만이 우리 아이가 외국에 나가지 않고도 현지인처럼 말하고, 읽고 듣는 그 날이 오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예전판도 있었다는데, 개정판으로 이 책의 가장 돋보이는 점은 바로 엄청나게 방대한 추천교재에 있었다.

아이 영어책을 1000권, 2000권씩 읽게 하라는데, 도대체 그 리스트를 어떻게 구할 것이며 엄청나게 세분화된 단계에 따라 어떻게 골라야할지 막막한 부모들을 위한, 10년의 노하우가 농축된 요즘 시대에서 고를 가장 적합한 책만의 리스트, 그 방대한 양은 이 책의 거의 절반의 두께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영어 공부를 시작한, 그리고 실행하고 있는 엄마들에게는 정말 꼭 필요한 그런 리스트가 될 유용한 정보, 잠수네 아이들의 소문난 영어 공부법 실천로드맵만이 갖추고 있는 주옥같은 정보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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