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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위한 예술반찬 - 요리선생 라자냐의
강선옥 글 사진 / 이끼북스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크리스마스에는 친구들, 혹은 연인과 기분좋은 파티를 열고, 특별한 일이 없어도 예쁘게 장식된 식탁을 꾸며놓고, 친구를 초대하고팠던 날~ 내 싱글이었을때의 작은 바램이었다. 결혼하기 전에는 자취하는 삶이 그저 궁상맞게 느껴져서 (예쁘게 아기자기 살기 보다는 그저 잠자고 일어나 나가는게 전부인 삶이었으니..할줄 아는 것도 할 수 있는 장비들도 없었다. ) 결혼하고 나면 남들처럼(아마 블로그에 올려진 예쁘게 꾸미는 주부들의 식탁을 부러워했나보다.) 맛있는 요리 차려서 친구들도 초대하고, 신랑에게도 매일 호화로운 식탁을 차려주고만 싶었다.
그러나 막상 결혼하고 나니 그저 하루하루 오늘은 또 뭐해먹지? 고민하며 지내게 되었고, 친구들이 가끔왔을때 그나마 할수있게 된 크림 파스타나 소박하게 한그릇 대접하곤 하면서 아쉬움을 달래야했다. 사실 이 책 이전에도 손님 초대상에 관련된 요리책들도 보고 했으나 맛있어보이기는 해도 손이 많이 가고, 재료가 없는 소스가 많아서 일일이 준비할 생각을 하니 귀찮아서라도 못해먹게되었다. (요리를 하다 보면, 즐겨 쓰게 되는.. 흔히 쓰는 소스 말고 어쩌다 한번 쓸까말까한 소스는 잘 안사게 된다. 그러면 또 그 요리는 자신없어서 못하게 되고..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그랬는데, 요리선생 라자냐의 친구를 위한 예술반찬..이 책은 정말 쉽고 간단한 레시피들..그러면서도 먹음직해보이고, 제대로 된 요리로 보이는 음식들이라 깜짝 놀랄 레시피들이 가득했다. 결혼 4년차이긴 해도 아직도 초보주부나 다름없는 솜씨로 책을 뒤적이며 서툴게 요리하곤 하는데, 그나마도 임신하고 입덧때문에..또 아기낳고는이런 저런 핑계로 부엌을 멀리 하다가.. 다시 시작하려는 부엌일은 쉽게 손이 가지 않아서 식구들에게 많이 미안했다. 그러던 내게 이 책은 친구 초대 뿐 아니라 가족들을 위해서도 맛있는 입맛전환이 될만한 그런 색다른 요리들이 가득했다.

제일 좋았던 점이 특별한 소스를 사지 않고도, 손쉽게 뚝딱 만들어낼수 있다는 것.
마치 레스토랑이나 음식점에서나 볼 수 있을 그런 메뉴들을 집에서 맛있게 해먹을 수 있다는게 놀라웠다.
뒤에 나오는 30분 요리같은 경우에는 신랑과 함께 맛있게 먹을 그런 반찬들이었고.,.친구를 위한 내 솜씨 같은, 이 책의 주력 메뉴들은 정말 여자들이 좋아할만한 메뉴들이라 종종 여동생, 친구들과 나가서 사먹곤 하던 메뉴들을 이제는 집에서 내가 만들어 어깨 들썩이며 대접할 수 있겠단 자신이 생겼다.
친구를 위한 예술 반찬, 즉 초대 요리다 보니 각 메뉴마다 어울리는 메뉴를 같이 언급해서 (주로 이 책에 나온 메뉴들이지만, 일부는 싱글예찬이라는 라자냐 선생의 다른 저서의 레시피들도 연관되어 있다.) 어떤 메뉴들을 조화롭게 차리면 좋을지 고민하는 걱정을 덜어주었다. 또한 있는 재료, 없는 재료, 넣을 건 넣고, 뺄건 빼도 좋은 팁도 추가로 있어서 얼마든지 융통성있게 조리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안 그래도 잡지 책에서 보고 만들어보고팠던 차돌박이 샐러드부터, 극장에 가면 모자라 아쉬웠던 치즈 나초의 치즈 딥 만드는 법, 콜라와 케첩만으로 이루어지는 놀라운 콜라치킨의 세계 와(이건 정말 신세계 같았다. 꼭 해보고 싶은 요리. 이번 크리스마스에 해볼까나? )맥주를 넣어 만든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어니언링은 씹기만 해도 바삭 소리가 날 것 같았다. 쇠고기가 떡 두께 만큼이나 두꺼워 마치 간식이 아니라 한 그릇의 정찬을 대접받는 듯한 매운 쇠고기 떡볶이서부터 너무 손쉬워 깜짝 놀란 까망베르 딥은. 내가 싱글 시절 친구들과 펜션에 놀러가 파티할때 알았으면 좋았을 너무 훌륭한 레시피였다. 카페에 가면 거의 밥 값 이상을 주고 사마셔야 하는 녹차 프라프치노도 집에서 대접해낼수 있고 (언젠가 친구네 집에 가서 아이스 카푸치노를 대접받고, 나도 이렇게 카페 음료를 대접하고 싶었다.) 오설록 카페에서 보고 한눈에 반했던 너무 예쁜 생초컬릿도 직접 손쉽게 만들어낼 수 있었다. 30분 요리에 나온 메뉴들은 거의 싱글, 아니 초보 주부들 모두에게 삶의 가장 기본 레시피라 할 수 있는 불고기, 미역국에서부터 매운 갈비찜 등 속을 확 풀어줄 맛있는 메뉴들로 채워져 있어 실용적이었다.
자주 만나고픈 친구들이 거의 서울에 남아있어 아쉽기만 하지만. 그래도 지금 근처에 사는 몇안되는 친구들이라도 자주 보고 싶다.
아기가 있어 밖에 잘 나가지도 못하는데..추운 겨울날 집에 모여 맛있는 메인 메뉴와 음료, 샐러드 등을 차려놓고 친구들의 행복에 찬 얼굴을 보고 싶다.
잊었던 소망을 되살려준 책, 요리 선생 라자냐의 친구를 위한 예술반찬으로 12월 , 송년파티가 생각나는 이 달을 무미건조하게 보내고 싶지 않은 기분이 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