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욱 찾기
전아리 지음, 장유정 원작 / 노블마인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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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그 궁금했던 베일을 벗기게 되었다.

김종욱 찾기.

이 뮤지컬 광고를 워낙 티브이에서 많이 보고, 플랭카드도 많이 봤던 터라.. 유난히 눈에 익어서 어떤 내용인지 정말로 궁금했다. 게다가 선영아 사랑해를 떠올리게 하는, 김종욱이라는 특정 인물의 이름을 제목으로 내건 독특한 마케팅(?) . 호기심을 확 불러일으키는 그런 작품이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재미까지 있어서 30만 관객을 돌파한 창작 뮤지컬 계의 신화같은 작품이라 하였다.

그러다가 12월에 영화로 개봉한다는 소식과 함께, 요즘 내 유일한 문화생활인 책으로도 발간되었단 소식을 접했다.

 

앗싸! 바로 이거야!

 

아기 엄마라 극장에 갈 시간이 없다고 하면 이해하는 사람은 아마 아기를 키워본 사람일 것이다. 어쨌거나 사정이 여의치 않아 내게 유일한 문화생활이었던 책으로 그동안 너무나 궁금했던 김종욱찾기를 만나게 되었단 사실이 무척이나 기뻤다. 게다가.. 뮤지컬 원작의 이 작품을 다시 소설로 낸 사람이 바로 전아리.

얼마전 읽었던 "팬이야"가 참 인상적으로 재미났던 까닭에 전아리님의 이름을 접하자마자 더욱 사기충천하여 하루만에 줄줄 읽어내리게 되었다.

 

역시나 통통튀는 신세대 답게 표현 한번 재미나고, 눈앞에 생생하게 보여지는 듯한 그 묘사들이 나로 하여금 공유와 임수정의 영화를 실제로 보는 듯한 착각 속에빠져들게 하였다. 

 



 

당신의 첫사랑을 찾아드립니다. 흥신소인가?  의외로 전혀 안어울리게 사채업 광고 문구였다. 특이한 문구를 만들어낸 성재. 첫 일을 의뢰했던 사채업 아줌마는 엄마들 돈까지 떼먹고 달아나고, 성재 혼자 빈 사채업자 사무실에 남아 자기 사무실인양 얼렁 뚱땅 생활하게 되었다. 하지만, 정말로 구인을 해주는 업체인줄 알고 찾아온 효정을 재미삼아 놀리려했던 성재는 둘이서 효정의 첫사랑 김종욱을 찾아 나서는 것으로 새로운 도전에 임하게 된다.

 

효정과 성재의 첫사랑 추억담을 들으며 나도 나의 첫사랑을 잠깐 떠올려보았다. 헤어진 이후에 어디서고 만나본 적 없었던.. 사실 만나도 별 감흥이 없을 것 같은 그런 사랑. 지나고 보면 다 별일 아닌 것을 그때는 그냥 그 시절이 그랬으니까..하는 덤덤한 생각뿐. 오히려 지금은..아 우리 신랑을 왜 일찍 못 만났을까 하는 한탄만이 남아있다. 대학생때 만났으면 우리 아들이 지금쯤 유치원에라도 다닐게 아닌가 싶은 그런 상상을 잠깐 해보며..

 

영화 캐스팅을 알고 나서 소설을 읽어서 그런지 성재의 모습이 자꾸 공유의 모습과 오버랩되었다. 그리고 정말 성재와 효정의 배역이 딱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공유의 경우에는 영화 에스 다이어리에 나왔던 그 캐릭터가 자꾸만 생각났다. 완전히 똑같지는 않지만, 어딘가 바람둥이 같으면서도 장난끼 가득해 가벼워보였던 그때 그모습이 이번 김종욱 찾기 속에서는 어떻게 달라질지 궁금해졌다.

 

효정의 첫사랑은 무척이나 독특했다. 사실 효정 자체가 사차원이었다. 예쁘장하고 아담한 그녀는 제법 인기가 많을 외모였음에도 불구하고, 사차원같은 발언들로 매력이 똑 ~ 떨어져버려서 결국 남자들에게 인기 없는 여자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약간 벽처럼 느껴지는. 성재도 그것을 느낀다.

 

부메랑을 던지면 허공의 허리를 돌아 시원하게 되돌아와야 하는데 시멘트 벽에 부딪쳐 맥없이 추락해버린 격이다. 74p

 

그런 그녀가 만난 첫사랑은 그래도 참 동화같았다. 인도에서 배낭여행을 하다 만난 사이였는데, 이름도 모르고 아무것도 몰라도 우연인지 필연인지 계속 마주치게 되었고 그녀에게 수호천사처럼 나타나 도움을 주었다.

 



 

그가 발코니 난간에 기대어 나를 향해 활짝 웃고 있었다.

툭, 하고 가슴 속 어딘가에 달려 있던 단추 한개가 떨어지는 기분.

고작 단추 하나가 떨어졌을 뿐인데 온 세상이 변해버린 듯한 기분.

이젠 어떻게 해도 그를 만나기 전의 나로 돌아갈 수는 없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53p

 



 

그리고 아무것도 없는 초라한 사막에서 그들은 사랑을 나누며 한국에서의 재회를 약속한다.

 

처음엔 그래서 두 남녀가 인도로 찾으러 간다는 줄 알았다. 밑도 끝도 없이 어떻게 찾나 했더니 욕을 바가지로 얻으면서도 왕고집불통인 성재의 노력으로 여자처자 김종욱이라는 남자들의 연락처를 얻어 하나둘 만나러 다니게 되었다. 그리고 젊은 남녀가 그렇게 첫사랑을 찾아다니다 보면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김종욱이라는 남자는 또 어떤 모습으로 그녀 앞에 나타나 성재와 효정을 혼란스럽게 하 수 있을 것인가?

 

그녀는 특별한 장소에서 만난 사람은 그 공간에 머무르게 해야 한다고 했다. 꿈 같던 사람을 욕심내서 일상 속으로 끌어들였다가는 금새 빛이 바래고 만다는 것이었다. 산길에서 꺾어 온 꽃 송이가 집에 돌아오면 축 늘어진채 시들어버리는 것처럼.

혜진은 한손으로 단단한 통을 잡는 시늉을 하고, 다른 한손으로는 통의 뚜껑을 닫는 흉내는 내보였다.

"따라해봐, 밀폐, 가공, 끝"

81p

 

효정과 성재의 이야기가 교차적으로 진행이 되면서 그네들의 속마음까지 속속들이 알게 해준 고마운 소설.

효정의 친구 혜진, 그리고 남동생과 그 여자친구, 효정의 부모님. 그리고 성재와 성재의 엄마, 당보와 미스 고. 주변 인물들의 잔재미까지 김종욱 찾기의 재미를 한층 배가시키는 그런 소설. 얼마전 개봉했던 영화 레터스 투 줄리엣의 한국판, 현대판 같은 느낌도 들었고 (물론 아버지께서 보고 오셔서 상세히 설명해주신 탓에.. 내용을 잘 알고 있음) 추억 속에 묻혀져버린 아름다운 기억을 끄집어 내어 찾아낸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되돌아보게 하는 그런 소설이 되기도 하였다.

 

책을 읽고 나니 영화 속 그네들의 모습이 더욱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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뒹굴뒹굴 짝짝 둥둥아기그림책 7
백연희 글, 주경호 그림 / 길벗어린이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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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율동을 하며 책을 보고 싶었다.

이제 26개월인 우리 아기에게는 좀 늦은 감이 있는 책이었지만, 엄마가 책을 그저 무미건조하게만 읽어주고 재미나게 따라하기를 하지 않았던 터라 오히려 손쉬운 책부터 따라하기를 하면 너무 좋아할게 눈에 선연하였다.




이 책은 돌 무렵에 보여주면 가장 좋을 그런 책으로 보인다.

보기만 해도 귀여운 아기가 역시나 귀여운 동물들과 함께 새로운 동작들을 같이 하는 것이 재미나다.

또 각 동작마다 엉금엉금, 뒹굴뒹굴 등의 듣기 좋은 의성어가 따라 붙어서 아이들이 좀더 책에 흥미를 갖고 눈을 반짝이게 만든다.



요즘의 우리 아들은 한참 의성어에 재미를 붙여서, 이 책을 보고서도 "짝짝" 이라며 맨 처음에 나온 박수 짝짝으로 책 이름을 기억한다.

또 책을 읽어주고, 엄마가 동작을 따라 하니 아기가 입이 함박만하게 벌어져 신이 난다는 듯 동작을 따라하였다.




아기가 뒹굴뒹굴 구르는 장면과 만세를 부르는 장면도 사진으로 찍어뒀는데, 뭐가 문제인지 사진이 다 사라져버려서 아쉽기만 하다.

돌 무렵에 머리어깨무릎발이라는 동요를 부르며 율동할 수 있는 책을 아기에게 보여줬더니 너무너무 좋아했던 기억이 났다. 이 책도 그런 느낌이다.

우리 아기에게는 좀 늦었다고는 하나 율동을 따라하는 재미가 있는지 자꾸만 이 책을 들고 와 읽어달라고 한다.

글밥이 많은 책도 요즘은 소화를 해내는 편인데, 그런 책과 달리 이 책은 이 책나름대로 엄마와 논다는 느낌이 있어 흥겨운 모양이다.


다양한 동물들의 이름을 인지해낼수도 있고, 동물의 동작을 따라함으로써 그림 속 아기 뿐 아니라 실제 우리 아기에게도 동작을 설명해줄 수 있는 책.

엄마와 함께 논다는 기분으로 아이들의 독서에 대한 새로운 재미를 느끼게 해줄 수 있는 재미난 율동 책.

뒹굴뒹굴 짝짝은 엄마와 아이가 함께 행복한 그런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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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란
공선옥 지음 / 뿔(웅진)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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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와 내 남편과 내가 살았던 이 집은 이 지상에서 가뭇없이 사라지면서, 내 고운 아이와 내 착한 남편과 내 행복한 웃음소리도 함께 데려갈 것이다. 18p
 
삶의 벼랑끝에 내몰린 여자가 있었다.
사랑하는 아이가 물놀이에서 죽고, 남편은 얼마 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세상에 덜렁 혼자 남은 여자는 막걸리와 빵으로 삶을 연명하며 그대로 시들어갔다.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오는 지도 모르게 아무 말이나 중얼거려야했던 여자는 어느 날 남편이 인세를 다 갚지 못한 정섭이라는 선배에게 연락해 되도 않는 말을 한다. 그녀의 본명이 무엇인지도 모르겠다. 마치 영란이 여자의 이름일 것 같은데 (책 읽는 나를 넘겨보던 동생이 영란이 누구 이름이야? 하고 물을 정도로..) 영란은 후에 그가 묵은 영란 여관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밝혀진다.
 
 그 여자 때문이 아니라, 그 여자의 슬픔 때문에 정섭은 지금 울고 싶다. 한 여자의 슬픔이 그곳이 어떤곳인지도 모르고 차박차박 걸어와 나를 좀 도와주세요. 라고 노크했다는 것을 정섭은 이제야 깨닫고 화들짝 놀란다. 93p
 
친구의 장례식장이 있던 목포로 내려간 정섭을 따라 얼떨결에 따라 내려온 여인은 목포에서 자살을 시도했다가 영란 여관 사람들과 함께 살게 된다.
그리고 그녀를 두고 그대로 떠나버렸던 정섭은 갑자기 그녀가 걱정이 되어 찾아 헤메다가 불현듯 목포에 있지 않을까 하여 다시 목포로 내려오게 되었다.
 
목포가 이렇게 따뜻한 곳인지 몰랐다.
그들은 각자 목포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롭게 얽히며 자신들도 모르는 새에 같은 사람들과 얽히는 그런 관계가 되었다. 서로가 서로를 모르는 채..
영란이란 이름을 주고, 그녀를 받아들여준 영란 여관 사람들. 그리고 그런 '영란'을 꽃보다 아름답다며 가슴 설레게 한 완규, 죽은 아들을 생각나게 하는 완규의 조카 수한
 
거기에 그려지는 남도사람, 남도 선비들의 말의 아름다움과 품격이 정섭의 가슴을 아리게 했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아름답고 격조있고 정답고 고운말이 어느 순간, 과장되고 거친 '조폭'말의 대표처럼 되고 있는 것이 무슨 이유일까, 가 궁금했다. 96p
 
전남 곡성 출신의 작가 공선옥님은 남도 사투리의 구성지고 따뜻한 말투의 잔재미를 잘 살려주었다. 사실 나도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본 남도 사투리가 따뜻한 어투가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그런 상황 설정으로 낯설게 느껴지고, '나'와 '정섭'이 느끼는 남도에 대한 애정이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지다가..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작가의 말처럼 그들의 사투리와 따뜻한 마음씨에 한없이 마음이 기울어지게 되었다.
 
그저 슬픔을 치유해야 할 극한 상황의 '나'와 그에 못지않게 힘들게 지냈던 '정섭'을 따스히 맞이해주었다는것만으로도.. 목포는 충분히 아름다운 곳이었다.
 
정섭은 이제 영대라는 우직한 동생과 웬지 보듬어 안아주고 싶은 귀여운 동생을 한꺼번에 얻은 것 같아, 비록 일단 내려보내면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102p
 
그녀의 슬픔을 치유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비극의 끝에 서 있는 듯한 그녀를 삶으로 끌어내려준 계기가 무엇일까 생각해봤다.
사랑이 다가와도 사랑했던 남편과 아이가 생각나 쉽게 자신의 마음을 다 보여줄 수 없는 그녀가 안타깝게 이해되었기에 그런 그녀를 살게 할 힘이 무엇인지 더욱 궁금하였다.
내 글의 독자들이 슬픔을 돌보는 동안 더 깊고 더 따스하고 더 고운 마음의 눈을 얻게 된다면, 그리하여 더욱 아름답고 더욱 굳건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면, '슬픔의 사람' 에 대한 이야기를 쓴 사람으로서, 많이 기쁠 것이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그녀는 슬픔의 극한에 처해있는 많은 독자들을 치유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주인공 '나'와 '정섭'이 목포에서 새로운 인연, 가족들을 만나게 되는 것으로..
모든 것을 앗아간 세상이 결국 새로 살게 할 힘을 내어 줄 수있다는 가능성을 비추어 주는 것으로..
힘들어 허덕이는 많은 사람들에게.."그래도 살아보라" 며 토닥여주는게 아닌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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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위한 예술반찬 - 요리선생 라자냐의
강선옥 글 사진 / 이끼북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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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크리스마스에는 친구들, 혹은 연인과 기분좋은 파티를 열고, 특별한 일이 없어도 예쁘게 장식된 식탁을 꾸며놓고, 친구를 초대하고팠던 날~ 내 싱글이었을때의 작은 바램이었다. 결혼하기 전에는 자취하는 삶이 그저 궁상맞게 느껴져서 (예쁘게 아기자기 살기 보다는 그저 잠자고 일어나 나가는게 전부인 삶이었으니..할줄 아는 것도 할 수 있는 장비들도 없었다. ) 결혼하고 나면 남들처럼(아마 블로그에 올려진 예쁘게 꾸미는 주부들의 식탁을 부러워했나보다.) 맛있는 요리 차려서 친구들도 초대하고, 신랑에게도 매일 호화로운 식탁을 차려주고만 싶었다.
 
그러나 막상 결혼하고 나니 그저 하루하루 오늘은 또 뭐해먹지? 고민하며 지내게 되었고, 친구들이 가끔왔을때 그나마 할수있게 된 크림 파스타나 소박하게 한그릇 대접하곤 하면서 아쉬움을 달래야했다. 사실 이 책 이전에도 손님 초대상에 관련된 요리책들도 보고 했으나 맛있어보이기는 해도 손이 많이 가고, 재료가 없는 소스가 많아서 일일이 준비할 생각을 하니 귀찮아서라도 못해먹게되었다. (요리를 하다 보면, 즐겨 쓰게 되는.. 흔히 쓰는 소스 말고 어쩌다 한번 쓸까말까한 소스는 잘 안사게 된다. 그러면 또 그 요리는 자신없어서 못하게 되고..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그랬는데, 요리선생 라자냐의 친구를 위한 예술반찬..이 책은 정말  쉽고 간단한 레시피들..그러면서도 먹음직해보이고, 제대로 된 요리로 보이는 음식들이라 깜짝 놀랄 레시피들이 가득했다. 결혼 4년차이긴 해도 아직도 초보주부나 다름없는 솜씨로 책을 뒤적이며 서툴게 요리하곤 하는데, 그나마도 임신하고 입덧때문에..또 아기낳고는이런 저런 핑계로 부엌을 멀리 하다가.. 다시 시작하려는 부엌일은 쉽게 손이 가지 않아서 식구들에게 많이 미안했다. 그러던 내게 이 책은 친구 초대 뿐 아니라 가족들을 위해서도 맛있는 입맛전환이 될만한 그런 색다른 요리들이 가득했다. 
   


제일 좋았던 점이 특별한 소스를 사지 않고도, 손쉽게 뚝딱 만들어낼수 있다는 것.
마치 레스토랑이나 음식점에서나 볼 수 있을 그런 메뉴들을 집에서 맛있게 해먹을 수 있다는게 놀라웠다.
뒤에 나오는 30분 요리같은 경우에는 신랑과 함께 맛있게 먹을 그런 반찬들이었고.,.친구를 위한 내 솜씨 같은, 이 책의 주력 메뉴들은 정말 여자들이 좋아할만한 메뉴들이라 종종 여동생, 친구들과 나가서 사먹곤 하던 메뉴들을 이제는 집에서 내가 만들어 어깨 들썩이며 대접할 수 있겠단 자신이 생겼다.
 
친구를 위한 예술 반찬, 즉 초대 요리다 보니 각 메뉴마다 어울리는 메뉴를 같이 언급해서 (주로 이 책에 나온 메뉴들이지만, 일부는 싱글예찬이라는 라자냐 선생의 다른 저서의 레시피들도 연관되어 있다.) 어떤 메뉴들을 조화롭게 차리면 좋을지 고민하는 걱정을 덜어주었다. 또한 있는 재료, 없는 재료, 넣을 건 넣고, 뺄건 빼도 좋은 팁도 추가로 있어서 얼마든지 융통성있게 조리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안 그래도 잡지 책에서 보고 만들어보고팠던 차돌박이 샐러드부터, 극장에 가면 모자라 아쉬웠던 치즈 나초의 치즈 딥 만드는 법, 콜라와 케첩만으로 이루어지는 놀라운 콜라치킨의 세계 와(이건 정말 신세계 같았다. 꼭 해보고 싶은 요리. 이번 크리스마스에 해볼까나? )맥주를 넣어 만든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어니언링은 씹기만 해도 바삭 소리가 날 것 같았다. 쇠고기가 떡 두께 만큼이나 두꺼워 마치 간식이 아니라 한 그릇의 정찬을 대접받는 듯한 매운 쇠고기 떡볶이서부터 너무 손쉬워 깜짝 놀란 까망베르 딥은. 내가 싱글 시절 친구들과 펜션에 놀러가 파티할때 알았으면 좋았을 너무 훌륭한 레시피였다. 카페에 가면 거의 밥 값 이상을 주고 사마셔야 하는 녹차 프라프치노도 집에서 대접해낼수 있고 (언젠가 친구네 집에 가서 아이스 카푸치노를 대접받고, 나도 이렇게 카페 음료를 대접하고 싶었다.) 오설록 카페에서 보고 한눈에 반했던 너무 예쁜 생초컬릿도 직접 손쉽게 만들어낼 수 있었다. 30분 요리에 나온 메뉴들은 거의 싱글, 아니 초보 주부들 모두에게 삶의 가장 기본 레시피라 할 수 있는 불고기, 미역국에서부터 매운 갈비찜 등 속을 확 풀어줄 맛있는 메뉴들로 채워져 있어 실용적이었다.
 
자주 만나고픈 친구들이 거의 서울에 남아있어 아쉽기만 하지만. 그래도 지금 근처에 사는 몇안되는 친구들이라도 자주 보고 싶다.
아기가 있어 밖에 잘 나가지도 못하는데..추운 겨울날 집에 모여 맛있는 메인 메뉴와 음료, 샐러드 등을 차려놓고 친구들의 행복에 찬 얼굴을 보고 싶다.
잊었던 소망을 되살려준 책, 요리 선생 라자냐의 친구를 위한 예술반찬으로 12월 , 송년파티가 생각나는 이 달을 무미건조하게 보내고 싶지 않은 기분이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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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뽀메로 아기 코끼리 뽀메로 시리즈 6
로마나 바스데쿠 글, 벤자민 쇼드 그림, 박우성 옮김 / 파인앤굿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이제 26개월인 아기가 가장 좋아하는 동물이 바로 코끼리랍니다. 아기가 즐겨 보는 호비가 나오는 디브이디에서도 "누굴까 누굴까 누굴까?'"하면 코끼리가 나오는 장면이 참 인상적이었나봐요. 그 노래만 들어도 바로 코끼리 흉내를 내곤 했으니깐요. 아기 덕분에 엄마도 코끼리에게 더 관심을 갖기 시작했지요.

 

그리고 만나게 된 행복한 뽀메로.

코가 유난히 길어서 고민인 아기 코끼리 이야기였어요. 이 책을 택배로 받고, 신랑에게 "우리 아들이 좋아할 코가 긴 코끼리 이야기야." 했더니.."코끼리가 코가 길지.그럼 무슨.." 하는 답변을 하네요. 코가 길지만, 뽀메로는 정말 정말 너무너무 길어요.

 

게다가 읽기전에는 미처 몰랐던..우리의 뽀메로..

정말 너무너무 작은 코끼리라..민들레 꽃 아래에 살고, 나비가 가볍게 들고 날 수 있을 정도로 작답니다. 세상에 그런 코끼리가 어디 있냐구요? 어디있긴요. 바로 우리 아기 그림책에 있지요.

 

그림도 무척이나 귀여웠어요. 분홍색 코끼리 뽀메로는 한눈에 우리 아기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답니다.
 

 


보통 새 책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아기여서, 지지난 주 주말에 아기와 무주로 여행가는 차 안에서 처음 보여주기 시작했어요.

집에는 책이 많으니 보고 싶은 책, 그동안 봤던 책만 골라서 보는데 여행을 가면 엄마가 꺼내주는 책 두세권만 볼 수 있으니 새 책에 금방 적응할 수 있는 좋은 계기더라구요. 물론 너무 지루하면 그나마도 안보지만요.

 

이 책은 아기가 좋아하는 코끼리가 재치있게 그려지고.. 놀랍게도 세편의 일화가 들어있는데..각 일화들이 거의 그림책 한권 분량으로 그림과 글이 가득해서.. 마치 책 세권을 읽어주는 기분이 들었어요. 엄마들에게는 더욱 경제적이고 실용적인.. 그리고 아기에게는 한번에 책 세권을 읽은 느낌이 들 그런 책이었네요.

1화는 웬 코가 이렇게나 길어! 2화는 뽀메로는 걱정이 많아요. 3화는 즐거운 나날들이었어요.

 

아기가 이 책을 얼마나 좋아했냐면..카시트에 앉아서도 한참을 읽어달라 졸라서 계속 읽어주었구요.
 

 


호텔에 도착하고 나서도 그림을 그려달라고 해서..엄마가 메모지에 뽀메로 그림을 연필로 잔뜩 그려줄 정도였답니다.

 

엄마가 읽어줄때 운전하면서 듣기만 한 아빠. 뽀메로는 걱정이 많아요 편에서 결국 웃음을 터뜨리더라구요. 귀여운 아기 코끼리의 걱정은 끝도 없어서 하늘이 무너져 내리지나 않을까? 하는 수준의 고민이었거든요. 비가 내리면 정원의 색깔들이 지워질까봐 걱정 (와..아기들이 할만한 ..혹은 어른들 중에는 시인들이나 걱정할만한 멋진 표현들이었어요.) , 긴 코가 더 길게 자랄까..아니면 코가 없어져 버릴까..민들레가 나만 남겨두고 떠나버릴까 (배를 타고 민들레가 날아가네요. 으하하하..) 끝도 없는 뽀메로의 걱정..어찌하면 좋을까요. 예전에 어렸을 적에 동생이 공산당이 너무 무서워 잠을 자지 못했던.. (엄마는 반공 교육을 철저히 받고 자란 세대거든요. ) 그 시절이생각나더라구요. 우리 뽀메로 처럼요.

 

코가 아무리 길어도 재치있게 살아가고, 상상할 줄 아는 귀여운 코끼리 뽀메로.

뽀메로가 그 긴 코를 어떻게 하고 다닐지 같이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고, 끝 장에서 뽀메로가 얼마나 행복한지..삶을 어떻게 즐기며 살아가는지 엄마, 아빠도 아기와 함께 뽀메로의 행복을 즐겨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아요.

 

뽀메로는 세상 무엇보다도 민들레 아래에 있을때 제일 행복하다네요. 우리 아기들도 엄마 아빠와 함께 있을때, 혹은 소중한 집에 있을때 가장 행복하다 하겠지요?

행복이란게 무엇일까? 아기들에게 느끼게 해줄 수 있는 그런 동화책이었어요. 무엇보다도 만화 같기도 한 귀여운 뽀메로의 모습이 인상적인 책이었어요.

 예쁘고 귀여운 코끼리가 아기의 시선을  확 잡아 끄는 책. 게다가 뽀메로의 밝은 일상과 귀여운 걱정이 어른들의 웃음까지 자아낼 수 있는 책. 아이와 함께 즐겁게 읽는 상상 속 코끼리 뽀메로와 함께 한 즐거운 여행, 즐거운 독서시간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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