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껫 100배 즐기기 - 2011~2012년 최신판 100배 즐기기
한혜원.성희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1월
구판절판


처음 자유여행을 계획할 적에는 보통 패키지로 나온 호텔들을 먼저 찾아보고 인터넷으로 검색하는 등 한정적인 정보만으로 접근을 해갔다. 하지만, 백배 즐기기를 알고 나서는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져서 애초에 계획했던 숙소나 식당들보다도 훨씬 좋은 정보를 상세하게 접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자리했다. 특히 푸껫처럼 관광객들이 많이 가면서도, 엄청나게 많은 숙소가 있어서 대중이 선호하는 숙소 외에도 나에게 더 적합한 장점을 가진 숙소는 없는지, 맞춤형 정보를 원하는 이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소중한 책이 되어 주었다. 대부분의 블로그 정보에는 주로 선호하는 몇 곳의 정보가 나와 있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그 밖의 정보를 접하는 데에는 100배즐기기처럼 탄탄한 객관적 정보를 갖춘 가이드 책이 한권쯤 필수로 필요했다.


1월의 가족여행을 계획하면서, 가까우면서도 휴양으로 다녀올만한 많은 곳들이 물망에 올랐다. 아기를 생각하면 괌이 나을 것 같고, 마사지와 해양 레저등을 생각하면 푸켓이 좋을 것 같았고, 치안과 교통안정 등의 안전한 여행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코타키나발루가 좋을 것 같았다. 제약만 없다면 제일 먼저 가보고 싶었던 푸껫.

여행을 몇군데 다녀보지는 못했지만, 갈때마다 항상 물망에 먼저 올렸던 곳이 바로 푸껫이었다. 먼저 다녀오신 직장선배님의 강추도 있었고, 여행을 다녀온 많은 이들이 입모아 칭찬하는 곳이 바로 푸켓의 멋진 바다와 맛있는 음식 등 자유여행으로 얻을 수 있는 모든것들이었다.




이 책, 푸껫 100배 즐기기는 푸켓에 대한 동경을 심어주기에 충분한 책이었다. 안 그래도 몇년전 선배에게 들었던 푸켓 선라이즈, 빠통 비치, 홀리데이인의 해산물 부페 등이 귓가에 아련하게 남아있는데 역시나 이 책에서 소개하는 정보들에도 빠통의 번잡함과 푸켓 관광 1순위로써의 매력 등 예전에 들었던 정보와 최신간의 정보 등이 조화를 이루어 여행계획을 짜는데 도움이 되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푸켓의 가장 큰 매력이 다양한 숙소에 있다고 하니 가족여행, 신혼 여행, 친구들과의 여행, 배낭 여행을 꿈꾸는 모든 관광객들의 바램을 이뤄줄 그런 여행지가 아닌가 싶다. 나 또한 푸켓에 가면 어느 숙소에 머물러야 하나 고민이 되었는데, 아이와 부모님과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는 곳으로는 대규모 리조트를 추천해주고 있었다. 코타키나발루에서도 가족 단위 여행객을 위한 대규모 리조트에서 편안한 휴식을 보내고 온 터라, 만족할만한 추천이 될 것 같았다. 아쿠아인들이 뽑은 숙소 1순위 중에 메리어트 호텔이 있었는데, 푸켓의 최 북단에 위치해서 지리적으로는 열악한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107m에 이르는 스펙터클한 메인풀과 아쿠아인들이 최고로 뽑은 레스토랑 등등 리조트내 부대시설이 탄탄하게 뒷받침되어 있어서 다녀올만한 곳이 아닌가 싶었다. 어제 바로 내게 메리어트를 추천해줬던 친구 또한 시내 마사지샵등을 자주 갈거라면 교통편이 안 좋다는 단점이 있지만, 수영장 등 호텔 내에서만 쉴 거라면 메리어트 만한 곳이 없을 거라고 이야기해주었으니 말이다. 사실 아직도 푸켓을 다녀오지 않았다는 데에 친구가 놀라기도 하였다. 내가 그러고보니 말만 많이 했지 워낙 가본 곳이 없긴 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꼼꼼이 살펴보다 보니 메리어트가 두 군데에 있었다. 아쿠안들이 최고로 뽑은 JW 메리어트 푸켓은 수영장이 107m에 이르고 12개의 레스토랑을 갖춘 곳으로 마이까오에 위치한 곳이었다.그리고 또다른 2km의 수영장을 갖춘 어마어마한 메리어트는 푸켓 외 지역인 카오락에 위치한 것으로 동양에서 가장 긴 수영장을 자랑하는 곳이었다. 숙소의 각 정보들도 훌륭하지만, 노란색으로 체크 표시가 된 체크 포인트를 보면, 셔틀버스 정보라던지 무선인터넷 정보등 관광객들에게 유용할 팁들이 빠짐없이 소개되어 좋았다.



너무나 많은 여행객들이 다녀오고, 그래서 나같은 초짜 관광객들 또한 꼭 한번 다녀오고 싶은 꿈의 여행지 푸켓.

처음의 여행을 계획하기에 너무나 막막할 여행객들을 위해 우선 이 책에서는60일 계획을세워서 책대로 따라 계획을 세우도록 제안해준다.

또한 공항에 여러번 가봤음에도 여전히 너무나 낯설고 거대하게 느껴지는 인천공항에 대해서도 모르고 있던 부분들까지 속속들이 설명해주어, 좋은 정보를 얻게 도움을 주었다. 겨울에 동남아 휴양지등의 따뜻한 나라로 여행하는 여행객들을 위한 외투 보관서비스에 대한 언급부터 블로깅으로 우연히 알게 된 pp카드로 이용하는 라운지의 팁 등 알짜배기 정도들이 쏙쏙 들어 있어 바쁠때 이 책한 권으로도 충분히 도움을 얻을 수 있겠다 싶었다.




푸켓의 여러 교통수단인 썽태우와 툭툭, 오토바이 택시, 여행사 차량의 대여와 각종 교통수단의 이용요금들, 그리고 툭툭의 바가지 요금에 대한 진지한 경고는 여행객들이 바가지요금으로 상처받지 않도록 대처하도록 주의를 환기시켜주고 있었다.

푸껫 하면 피피섬과 빠통 밖에 몰랐던 나를 무색케 하는 화려한 푸켓의 설명들.

지역만 해도 빠똥, 까론, 까따,방타오, 나이한, 수린-까말라, 나이양-나이톤, 마이까오, 푸켓타운, 푸켓의 기타 지역까지로 나뉘어 각각의 볼거리, 레스토랑, 나이트라이프, 숙소, 스파, 쇼핑 등을 상세히 설명해주었고, 푸켓 주변의 끄라비의 피피, 아오낭, 끄라비타운, 라일레이 비치, 끌롱무앙, 란타 등의 언급과 카오락의 설명까지.. 푸켓이라는 곳이 다른 어느 나라 못지 않게 다양하게 볼거리 즐길거리가 있음을 뒷받침해주는 방대한 자료가 압권이었다. 숙소도 많고, 먹거리도 많고, 해양레저 활동과 그리고 세계 최고로 손꼽히는 마사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 게다가 최근에 읽었던 몇 여행에세이에서 보고 눈독을 들였던 요리 강좌까지 소개되어 있었다. 빠통비치에 머무르기만 한다면 마나타이 쿠킹스쿨에서 요리 강습을 받아 한국에 돌아와 맛있는 태국요리를 직접 해보고 (실제로 그 경험을 바탕으로 카페를 연 분의 에세이도 있었다.) 싶었다. 또한 음주가무를 즐기지 않아 나이트 라이프 쪽에는 눈길이 잘 가지 않았으나 관심이 있는 대부분의 분들께는 정말 화려하고도 볼거리가 많은 곳이 푸켓이란 생각이 들었다. 낮에는 수영장과 해양 레포츠를 즐기고 밤에는 나이트라이프로 늦도록 즐거운 시간이 가득할 곳. 푸켓.


태국 여행의 백미라 꼽을 마사지를 상상하며 가보고 싶은 마사지샵이 너무나 많아 한군데를 고르기가 어려웠지만, 우선 눈에 띄는 오리엔탈 드 푸켓에서 마사지 받는 상상에 빠져보고, 푸켓에서 꼭 쇼핑할 1순위 아이템인 짐톰슨 실크를 선물용으로 구입하고, 와코루를 저렴하게 사올 꿈에 부풀어본다. 100배 즐기기의 행복한 점 또 하나가 각자의 취향에 적합한 숙소 및 레스토랑을 맞춤형으로 찾아 볼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 아이가 있는 집에서 눈여겨볼만한 숙소로 방타오에 있는 선윙 리조트도 차별화된 곳이었다. 말 그대로 어린이의 어린이에 의한 어린이를 위한 리조트로 모든 객실의 세팅도 4인 기준으로 정리되어 있고, 아기를 동반한 가족을 위한 해피 베이비 스튜디오룸이 있어 베이비 시트, 베이비 카트 등 다양한 배려를 하고 있는 점이 돋보였다. 로비의 미니마트에서 이유식, 소꿉놀이세트등을 판매하는 것도아기엄마들이 눈여겨볼만한 정보였다. 201p






딱 한번 다녀왔던 방콕 파타야의 태국 일정이 사실은 관광지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푸껫을 다녀오지 못한 대체 일정이었음을 생각하면 너무나 아쉽기만 하다.

그때 받았던 마사지가 너무나 시원해서 그 이후로 발리나 말레이시아 등의 마사지의 빈약함을 떠올려보면 태국에는 마사지를 위해서라도 꼭 다녀올 명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여행을 푸껫으로 다녀오고 싶은데 아직은 동생과 의견 조율 중이라 힘들 지도 모르겠다. 부모님들이 바라시는대로 제주도로 다녀올 수도 있고.

어쨌거나 내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이 책을 펼쳐보며, 나같은 초짜 관광객도 얼마든지 이 책 한권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을 얻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 세계문학의 숲 3
토머스 드 퀸시 지음, 김석희 옮김 / 시공사 / 201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의 영감이 되었고, 에드거 앨런 포, 보들레르, 고골 등 동시대 문인들뿐만 아니라, 장 콕토, 보르헤스 같은 현대문학의 대가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친 문제적 작품.
 
이 책에 붙은 어마어마한 수식어에 압도되어버린 나는 고전이 쉽지 않게 다가올 것을 알면서도 선뜻 이 책을 들어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표지에 뭉개뭉개 피어오르는 아편의 연기. 매력적으로 보이는 그 연기의 이면에는 아편에 대한 두려움과 선입견이 더 크게 자리하고 있었다.
 
이 책은 초판과 개정판이 크게 다르다 하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초판의 문학성을 더 높게 평가하기 때문에, 옮긴 이 역시 초판을 번역하여 책을 내었다. 초판은 아편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개정판은 좀 지루한 나열에다가 오히려 문학성은 떨어지고, 초판보다 못한 후속작이라는 평을 받는 동시에 아편보다는 아편쟁이, 즉 작가의 삶을 나열한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 하였다.
 
이 책을 읽은 곳은 여행을 간 호텔 내에서였다. 아기와 신랑이 깊게 잠든 밤에 혼자 스탠드를 켜놓고 깊은 쇼파에 등을 기대고 책을 읽으니, 아무리 어려운 책이라도 소설책마냥 술술 읽히는 그 기분이 너무나 달콤하게 느껴졌다. 게다가 영국과는 다르기는 하지만, 호텔의 분위기도 오스트리아 티롤 지방의 분위기를 낸 호텔이었던 지라, 어쩐지 작가가 이야기하던 그 시대 속으로 들어가 나도 그와 함께 같은 공간에서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듣는듯한 착각에 빠져들었다. 사실 집에서는 서재에 컴퓨터가 있어서 책에만 몰두하기가 힘들때가 많았는데, 컴퓨터도 없고, 아기도 일찍 잠든 고요한 시간에 혼자서 책을 볼 수 있다는게 얼마나 깊은 사치로 느껴졌던가.
 
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 이 책으로 유명해진 토머스 드 퀀시는 사실 자신의 자서전이나 다를바 없는 이 책을 냄으로써, 이후에도 아편쟁이라는 낙인이 찍혀버리는 상황에 처해버리고 말았다. 초기에 극심한 치통을 치료하기 위해 복용하기 시작했던 아편 팅크, 현재 마약으로 분류되어 함부로 살 수 없는 우리나라의 실정과 달리 당시 토머스가 살던 시대에서는 돈만 있으면 거리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고,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는게 아편이었다. 그래서 그 주위의 문인들 조차, 영감을 얻기 위해서라는 둥 많은 핑계를 대어 아편의 힘을 빌리고, 아편에 중독되기도 하고 그랬다.
 
아편 하면 부정적인 이미지만 떠올리며, 가까이 해서는 절대 안될 금기의 대상으로만 여겨온 내게, 아편에 대한 그의 이야기는 예찬에 가까운 부분도 많았지만,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얼마나 어려웠는지 (생각보다 그는 짧은 시기에 줄여낸 것으로 기록하고 있지만.. 아편쟁이가 아편을 끊는다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 그 자신의 연구 결과라면서 일일이 일기에 기록했던 사실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의 등장으로 많은 사람들이 아편에 빠져들게 되지 않았냐는 말에..엮은이는 기존에 이미 사람들이 아편에 탐닉되어 있었고, 이 책으로 인해 시작되었다고 말할 수는 어렵다고 평했다. 작가는 이 책을 쓴 이유가 사실은 아편쟁이들이 뭔가 교훈을 얻어 두려움에 떨게 하기 위해서라고 말을 하고 있다.
 


 
아편을 복용하고 한시간이 지나자-오오 맙소사! 얼마나 엄청난 변화인가!
내 마음이 가장 낮은 나락에서 하늘 높이 올라갔다!
내 안에 세계가 계시되었다!
고통이 사라진 것은 이제 내 눈에는 지극히 하찮은 일이었다.
이 소극적인 효과는 내 앞에 펼쳐진 적극적인 효과의 거대함에-그렇게 갑자기 드러난 신성한 쾌락의 심연 속에 삼켜지고 말았다.
 철학자들이 그렇게 오랫동안 논쟁을 벌여온 행복의 비밀이 당장 발견되었다. 86p
  
 
처음에는 위통이, 그리고 그 다음에는 참을 수 없는 치통으로 고생하고, 심신의 허약 속에 지쳐 가던 그에게 아편과의 만남은 신의 계시 만큼이나 극적인일이었나 보다.
그가 아편을 잘 절제하였을때는 3주에 한번, 그것도 토요일밤에 한번 정도만 복용을 하며, 자신의 쾌락을 유지해나갔다. 하지만, 아편에 빠져들자 매일 그것도 굉장히 과량의 아편에 빠져들어 나중에는 현실과 악몽이 섞여 버리는 끔찍한 공포를 경험하기도 한다. 그가 꾸는 꿈을 일일이 기록할 수 있을 정도로 그는 두려움이 많았다.
그리고 다시 아편을 줄여 나가면서 정상적인 삶을 되찾았다고 이야기한다.
 
우연히 시골집에 찾아온 한 낯선 말레이인의 등장으로 인해, 그는 동양인에 대한 두려운 악몽을 꾸기 시작했다.
 


 

나는 절의 탑에 뛰어들어 몇 세기 동안이나 탑 꼭대기나 비밀 방에 붙박혔다. 나는 우상이었고 승려였다. 나는 숭배의 대상이었고, 제물이었다. ...
나는 석관 속에 갇혀 영원한 피라미드의 심장부에 있는 좁은 방에  미라와 스핑크스들과 함께 1천년동안 묻혀 있었다. 155.156p
 

 
우리가 아니..내가 낯선 서양이방인들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처럼 그도 역사가 깊은 동야의 신비한 문화에 대해 두려움과 경외심을 갖고 있었나보다. 그것이 아편의 복용으로 인해 악몽으로 전해져 그의 꿈에서 더욱 크게 각인되었으니 말이다. 아편은 아니더라도 어려서 경험했던 몇몇 악몽을 기억하자면, 그 끔찍했던 순간들이 밤마다 지속될지 모를 그 두려움에 한동안 잠을 자기 어려웠던 때가 있었다. 악몽을 꾸어보지 않은 사람은 그 두려움을 알지 못한다.
 
사실 이 이야기를 읽으며 내가 아편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될거라 생각하기는 어려웠다. 우리나라에서 마약으로 분류돼 가까이 하기에 너무 먼 의약품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자기 절제 의지가 약한 나로써는 한번 무엇인가에 빠지면 스스로 조절하고 헤어나오기가 어려움을 알기에 중독성이 강한 것은 아예  가까이 하려 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편을 사랑한 그의 고백은 그가 학창 시절에 가출하면서 시작된 일상부터 시작해서, 주변에 도움을 준 사람들, 그리고 아편과 관련된 여러정황등을 소개하며 아편과 그, 그와 아편에 대한 이야기로 멋지게 마무리해내었다.
 
수술 후 맞게 되는 마약성 진통제를 제외하고는 (게다가 통증 억제 말고는 환각이나 쾌락을 느낄 정도의 마약이 아닐..) 아편 같은 중독성 의약품을 접할일이 없는 나로써는 그가 들려주는 아편에 대한 모든 것이 간접 경험을 통해 만나게 되는 유일한 입구였는지도 모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괴의 천사
키스 도나휴 지음, 임옥희 옮김 / 레드박스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가까이서 보면 너무 예쁜 여자아이의 얼굴이 있는 표지. 그런데 책을 놓고 다른 곳에 다녀오다가 멀찌감치서 본 표지는 너무 하얀 아이의 얼굴이 비현실적으로 보여서 으스스한 느낌이 들었다.

 

어느 날 노크를 하고 들어온 작고 가녀린 아이. 그 아이는 절망에 빠져살아온 마거릿 할머니에게 지키고 픈 운명이 되어주었다.

 

소녀는 단지 이틀 밤을 함께 보냈을 뿐이었다. 그런데도 마거릿은 어떤 거짓말을 해서라도 노라를 지킬 각오가 되어 있었다. 마치 평생 사랑해온 친손녀인 것처럼. 35p

 

읽자마자 우리는 소녀의 신비로운 행동ㄸ문에 이 소녀는 천사일지 몰라. 라는 희망을 품게 된다. 그리고 금방 이 희망이 공포와 다르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이 소녀는 천사가 아닐지도 몰라. 소녀가 천사가 아니라면 도대체 누구일까? 기적을 일으키는 신비주의 밀교의 광신도일까? -정혜윤, 침대와 책 작가

 

이 책의 시작 부분과 어느 정도의 전개가 예전에 읽었던 "프로즌 파이어"를 떠올리게 했다. 사랑하는 오빠의 가출로 절망에 빠져 있던 소녀에게 어느날 신비하게 다가온 소년. 그 소년은 오빠를 생각나게 하고, 어쩌면 오빠를 찾을 수 있게 해줄지 모른다는 희망을 주는 끈같은 존재였다. 소년을 쫓는 사람들이 있고, 다들 위험하다고 소년을 말하는데 소녀만은 그를 믿어준다. 그리고 그 소설의 결말의 신비함까지도....

프로즌파이어 1 http://melaney.blog.me/50082792931

프로즌 파이어 2 http://melaney.blog.me/50082792952

 

많은 부분에서 파괴의 천사와 프로즌 파이어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프로즌 파이어도 작가의 인생 최대의 걸작이라고 하였는데, 이 책 역시 해리포터보다 신비롭고 스톨른 차일드보다 매력적이라는 평을받는 걸 보면, 신비한 존재에 대한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과 인간의 호기심과 두려움은 우리에게 좋은 이야기 소재가 되어주는 것 같다.

 

장장 500페이지가 넘는 이 책은 총 세 파트와 에필로그로로 나뉘어 있었다.

1장 상처받은 사람들은 1985년 1월의 일. 절망에 빠진 마거릿할머니에게 어느 날 낯선 소녀 노라가 다가온 일.

그리고 2장은 방황하는 사람들 1975년 10월의 일. 마거릿 할머니의 실종된 딸, 에리카에 대한 이야기.

3장은 구원받은 사람들.. 다시 1985년 2월의 일. 다시 마거릿할머니와 에리카의 현재로 돌아온 이야기.

끝으로 에필로그는 2005년 6월의 일이었다. 끝으로 숀이 성장한 이후의 이야기.

 

느지막에 너무나 기다렸던 딸 아이를 낳게 된 마거릿과 남편에게 에리카는 인생 전부였다. 그런 딸이 10대에 남자를 따라 가출하게 되고, 그 이후 그들의 삶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아이를 찾아 망가진 인생을 소비하는 동안 남편도 무너져 내려 그녀의 곁을 떠났고, 그녀는 그대로 산 송장처럼 마지못해 살아가게 되었다. 딱 두번 딸은 그녀에게 살아있다는 엽서만 남겼을뿐..10년이상 연락도 없었다.

 

그런 마거릿에게 기도에 대한 응답처럼 다가온 소녀. 마거릿은 소녀가 자신의 손주가 아닐까 하는 착각에 빠지고 아니더라도 그렇게 믿고 생활하기로 결심하였다. 

 


 

"영악한 아이죠.  누구에게든지 철썩 달라붙는답니다.

그 아이를 기도에 대한 응답으로 생각할 수도 잇지만, 그 응답이라는게 결국 또 다른 의문을 가져오죠.

또 모든 소원은 또 다른 소원이로 이어지게 되고 말입니다."

 

"우린 그런 여자앨 모릅니다."

팻이 말했다.

 

"그 아이를 조심하십시오."

111p



 

소녀를 쫓는 수상한 남자.

그리고 소녀가 단짝 친구 숀과 친구들에게 보여주는 신기한 마법같은 행동들.

소녀 스스로 천사라 말하지만, 숀은 그녀가 천사인지 마녀일지 두려움이 앞서고, 그러면서도 소녀에게 빠져들어 그녀만을 굳게 믿게 되었다.

 

오랫동안 할머니를 찾아오지 않는 딸 에리카.

그리고 너무나 신기하게 나타난 소녀 노라와 그녀가 바꿔놓은 마거릿과 숀.

 

이 책은 열린 결말 같은 느낌을 준다.

노라가 누구인지..노라가 말한 그 때라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그리고 노라를 추격하는 그 남자는 대체 누구인지..

천사라 믿었던 그녀가 친구들에게 한 이상한 행동들은 대체 무엇이었는지..

 

작가가 열린 결말처럼 던져 준 소재들로 우리는 새로운 상상을 펼쳐낼 수 있다.

그저 작가가 보여준 것에만 열광한다면 그 안에서 갇혀진 생각을 할 수 있겠지만..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 준 소녀의 등장은 인생의 슬픔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기도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해주고, 믿음에 대한 진지한 통찰을 하게 해준다.

그리고,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게 해준다.

이 세상 누구에게나 다가올 수 있는 천사의 모습. 천사의 존재를 믿지 않는 이들에게는 그들이 우리 앞에서 하는 말 모두가 들리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간절히 바래는 사람들에게는 꿈처럼 기도가 이뤄지는 일일 수도 있다.

 

그것이 소녀의 모습일지 남자의 모습일지.. 아니면 정말 파괴의 천사를 우리가 착각하고 있는것일지 모르지만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루시퍼의 복음
톰 에겔란 지음, 손화수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댄 브라운의 놀라운 베스트셀러였던 <다빈치 코드>에 영향을 준 작가 톰 에겔란의 작품 <루시퍼의 복음>을 읽었다. 이 작품은 다빈치 코드의 충격적인 내용 그 이상의 것을 다루고 있고, 어딘가 비슷한 느낌이 풍기는 것은 결말 부분의 반전이라던지, 종교적 이단에 대한 새로운 해석들이 날카롭게 대두되고 있다는 것이 두 작품이 연관성이 있다는 느낌을 주는 듯 하였다. 아마 이 작품 하나만 읽었으면 정말 그 놀라움은 엄청난 것이었을 텐데..예전부터 내가 읽어왔던 작품들로 미루어보아 어느 정도는 짐작을 하고, 어느 정도는 또 잘못 예측하면서 소설을 읽어내려갔다. 정의라 믿었던 존재에 대한 흔들림. 그리고 모든 걸 뒤엎는 전혀 새로운 해석들.. 절대 정의가 되어 버린 종교적 권위 앞에 어쩌면 이단으로 몰릴 수도 있는 무시무시한 소설이 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그 재미, 그리고 무엇보다도 100%의 허구는 아닐 것이라는 다소 위험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실제로 어느 정도는 뒷받침되는 내용들이 있기에 그 해석을 마냥 잘못된 것이라 몰아세우기에는 잘 들어맞는 부분들이 너무나 많았다. 그래서 출판사 측에서는 지적인 모험심의 충족이라는 멋드러진 표현을 써냈는지 모르겠다. 정말 이 책을 읽고는 재미 그 이상의 것을 느꼈다. 전율과도 같은 호기심의 충족이랄까? )
 
소설이라는 이름으로 허구라는 이름으로 진실을 은폐해 은유적인 표현으로 우리 곁에 알려주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 
  


 

사탄의 재림, 성경에 나오는 거인족 네피림, 하르마게돈에 대한 충격적인 해석을 담고 있는 <루시퍼의 복음>은 톰 에겔란의 특징들을 모두 볼 수 있는 작품이다.
톰 에겔란은 이 작품을 쓰기 위해 수년간 종교학과 고고학, 천문학과 지리학, 세계 각 문화의 종말론 등을 조사 연구했다.
이 때문에 한편의 완성도 높은 르포르타주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것이며 지적인 모험심을 충족할 수 있을 것이다.
-뒷날개
 


 
 
장장 559페이지에 해당하는 엄청난 두께의 이 책이 읽어내려가는 동안에 전혀 지루함을 느끼지 않았다면.. 그리고 오히려 얼른 더 뒷장을 넘기고픈 마음에 시간가는줄도 모르고 밤을 새워 읽었다면.. ? 이 책이 얼마나 재미있는 가에 대한 나의 속도감에 대한 의견이었다.
 
자칫 위험할 수도 있는 그럴 수도 있겠다 라는 가정을 해둘 만큼 나이를 먹어버린 지금. 어릴적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상당히 가치관의 혼란을 느끼면서 아. 이 책은 정말 문제가 많은 책이다 하였겠지만..지금은 그럴 수도 있겠다 라며 과감히 이야기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어버렸다.
 
필사본에서 말하는 빛의 전달자는 예수 탄생 이전의 루시퍼를 가리키지요.
루시퍼는 사탄을 의미하는 다른 이름 중의 하나로 라틴어의 '럭스'와 '페레', 즉 '빛을 가져오는 자' 또는 '빛을 전달하는 자'라고 해석할 수 있어요. 54p
 
사탄, 루시퍼, 그리고 악마에 대한 모든 정의들. 신에 대립하는 어둠의 존재로써 그들의 존재는 사실 두려움과 공포 그 이상의 것은 아니었다. 게다가 타락한 천사였다는 가정은 바로 몇년전에 알게 된 놀라운 진실(?) 이기도 하였다. 그 모든 것들에 대해 이 책은 새로이 규명하고 있다.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들. 혹자는 지구 종말론에 대한 많은 책을 접하여 이미 알고 있는 부분일 수도 있고, 전혀새로운 부분이 포함되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 우리가 알고 있던 가치관 전체를 흔들어 놓음에는 분명하였다. 이현세의 만화 아마게돈, 어려서 읽었던 일본 만화 공작왕, 그리고 다빈치 코드와 얼마전 읽었던 지구종말 2012까지.. 많은 책들이 복잡하게 생각이 나면서.. 이 책의 내용이 사실인것처럼 머릿속에서 조합이 되는 듯 하였다. 그만큼 이 책의 내용은 치밀하게 구성이 되어 있다.
 
<사해문서> 여러곳에서 이 <루시퍼의 복음>이 언급되어 있습니다. 예수 탄생과 비슷한 시기에 존재했던 <빛의 천사에 의한 예언서> 말입니다. 127p
 
이름만으로도 이단의 느낌이 폴폴 나는 루시퍼의 복음이.. 사실은 빛의 천사에 의한 예언서라는 이름이었고.. 그 이전에는 신으로 추앙받던.. 이들이었기에 이후 기독교의 배척으로 그들이 악마가 되기까지 많은 일들이 있을 수 밖에 없음을 암시하고 있다. 
  

 

 
그때 문득 눈이 나쁜 알비노와 벙어리, 귀머거리로 이뤄진 '세계 최강의 팀'이 탄생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63p
 
여태 말하지도 못했던 본론..
2009년 노르웨이 오슬로. 재야 고고학자 비외른 벨토. (그가 바로 눈이 나쁜 알비노이다.) 벨토가 하나의 필사본의 해석을 의뢰받고 그 일로 인해 관계된 사람들이 끔찍한 살해를 당하는 일이 발생한다. 몸 안에 피 한방울 안남고 나체의 시체로 발견되는 동일한 사건들이 연달아 발생한 것. 필사본때문에 벨토를 추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벨토는 그들로부터 필사본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1970년 로마. 악마학을 연구하던 지오반니 노빌레 교수가 어느 날 필사본 하나를 건네받게 되고 그 일로 자신의 딸이 납치되는 끔찍한 일을 경험한다. 광신도 집단으로부터 딸을 구출하기 위해 노빌레 교수는 필사본을 건네고 딸의 목숨을 구하려 하지만. 딸도 그도 그리고 필사본도 세상에서 잊혀져버린채 악마학에 미쳐버린 노빌레교수가 딸도 죽이고 사람들을 죽이고 자신도 자살하였다는 후문만 전해져왔다.
 
악마에 대한 연관성. 그 필사본 두루마리들이 결국은 루시퍼의 복음의 일부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루시퍼를 신봉하는 단체의 살해협박뿐 아니라 이름모를 어느 단체들의 추격까지 이어져 40년의 시간차를 두고 주인공들이 겪는 일들이 얼마나 끔찍하고 두려운 일인지 교차적으로 드러난다.
 
 


 

보지도 못한 것을 제멋대로 만들어낸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곧 내 눈이 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란 걸 깨달았다.
착시 현상이 아니었다.
형언할 수 없는 공포가 밀려들었다. 나는 비틀거리며 뒷걸음질을 쳤다. 등 뒤에서 다른 대원들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신발의 고무 밑창이 자갈과 모래로 덮인 돌바닥을 걷는 소리.
 
지난 몇 달 동안 내게 일어난 이상한 일들도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466p
 

 
 무엇이었을까? 나름 예상을 잘 한다고 생각한 나였지만 보기좋게 뒷통수를 맞고 말았다.
톰 에겔란은 역시 나보다 한수 위였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는 그렇게 멋지게 우리를 충족시킨다. 아니 나만일수도 있겠지만..그의 말재주와 언변에 나는 충분히 반해버리고 말았다.
 
미지의 정보에 대한 두려움과 호기심. 인간의 심리를 백분 파악한 그의 놀라운 통찰력은 우리를 전혀 새로운 세상으로 안내해주는 것 같았다.
여태 알았던 진실은 모두 진실이 아닐 수 있다는 것.
그 가정이 모두를 위협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난 그의 가정이 옳다고 해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그의 가정대로라면 인류의 종말이라 여겨진다는 2012년이 그렇게 두렵지만은 않을 것이기에..
상상을 초월하는 결말, 그리고 인류 종말의 모든 것이 궁금한 사람들이라면 꼭 한 번 그의 작품을 읽어보고 새로운 가설에 도전해보길 바란다.
 
무엇보다도 이 책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흐리멍텅한 결말로 멋지게 이끌어가던 소설을 흐지부지하게 마무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는 앞부분에서보다 더욱 명확히.. 비밀을 밝히고, 놀라울 만한 결말까지 선사해준다. 대부분의 sf소설이나 영화들이 대단한 결말을 보여줄것처럼 시작했다가 허망하게 끝내버려 도대체 내가 무슨 영화를 보았더라? 하는 실망감을 부여해주는 것과 달리 이 책은 정말 끝으로 갈수록 더욱 대담해지고 놀라워지는 소설이었다.
 
단순히 재미있다라고만 말하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소설. 정말 가슴이 두근거릴만큼 놀라운 대작을 만난 느낌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80일간의 트랙터 다이어리 - 열혈청춘 강기태의 트랙터 국토순례
강기태 글.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1월
품절


최고 속력이 시속 30km인 트랙터로 180일간 4500km의 국토를 순례하고 돌아온 당찬 청년 강기태.

그는 한국교원대 체육교육과를 과수석으로 졸업한 재원이었고, ROTC로 군대를 제대하자마자 자신의 꿈이었던 트랙터 일주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여, 일개 개인이 따내기엔 너무나 힘든 기업의 협찬을 받아 트랙터와 유류비 300만원을 지원받는 쾌거를 이룩하며 꿈으로의 한발자국을 디뎠다.


세상은 도전하는 이에게 결국 문을 열어주지만, 자신을 두려워하는 이에게는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는다. 98p



그가 어느 책에선가 봤다던 그 구절은 나를 부끄럽게 하면서, 동시에 그의 젊음과 패기가 얼마나 대단한 것이었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도 소개가 되었다는데, 나는 이 청년의 트랙터 일주를 티브이에서 보았으니 아마도 사미인곡이나 다큐인 중 한 프로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시골 출신인 청년이 농촌의 현실과 실상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고향을 대표할 트랙터를 타고 일주를 꿈꿨다는 것 자체가 창의적이나 무모하게 느껴지는 시도였다. 사실은 아메리카를 트랙터로 횡단할 꿈을 꿨던 그가 한계에 부딪히자 전국 일주로 우선은 눈을 돌렸다. 운전면허도 없이 집에 있는 트랙터로 전국 일주를 하겠다고 아버지께 말씀드렸다가 지랄뱅이하네 라는 꾸중을 듣고, 100일간 정말 트랙터 여행을 진행하는 것을 지켜본 가족, 그 중에서도 아버지와 어머니께서는 걱정이 신뢰로 바뀌어 아들에 대한 믿음을 더욱 곤고히 하게 되었다.


평범한 청년이 되고 싶지 않았던 그. 교사라는 안정된 길을 버리고, 자신만의 꿈을 찾아 남들이 가지 않은, 하지 않은 길 앞에 선 그는 그가 존경한다는 노홍철 만큼이나 새롭고 창의적인 청년이 아닐 수 없었다. 인조 잔디 구장에서 텐트를 치고 잠을 자고, 호수물을 떠와 밥을 지어먹으며, 이제는 할아버지처럼 수염을 길렀다는 할머니들의 핀잔을 들을 정도로 노숙과 고행길에 적응이 되었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다른 이들의 도움을 생각하며 더욱 열심히 버텨낸 청년의 젊음이 정말 아름다워보이기만 하였다.






자선과 봉사의 의미를 부여한 트랙터 여행.

단순히 나 자신의 성숙을 위해서만 여행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들에게 작지만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여행,

인생에서 단 하루만이라도 그들이 존중받고 따뜻함을 느낄 수 있도록 조금만 더 주위를 둘러보는 여행을 하겠노라 다짐하면서 나아간 여행길이었다.

288p









고향 하동의 농산물을 싣고 다니며 도시에서 시식회를 열고, 봉사활동의 기회를 마련하기도 하는 등, 그의 여정은 즐기기 위한 여정이라기보다는 뜻깊은 여행의 의미가 더 컸다. 트랙터 티셔츠를 협찬 받아 그 수익금을 한비야님의 월드 비전에 보내어 나누고 베풀 줄 아는 삶을 실천한 젊은이. 나락가마니를 수십가마니씩 나르고, 일일 어부로 만선의 꿈도 이뤄보고, 인맥을 동원해 의료봉사를 열어 노인분들의 아픈 곳까지 보듬어 준 마음 착한 트랙터 천사.




너무나 바빠 1분 동안 할말을 하고 가라는 한비야님 앞에서 청년은 당당히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고, 여행부문에 있어서는 한비야님을 넘고 싶다는 무모해보이는 소망까지 비쳤을때 한비야님의 대답이었다.





그래, 반드시 나를 뛰어넘어. 20대 젊은이라면 도전할 줄 알아야 해.

내 어깨를 밟고 올라서. 기꺼이 내 어깨를 내 줄수 있어.

그렇게 누군가가 뛰어넘는다면 성장하는 또 다른 젊은이들에게 다시 어깨를 내밀어 줄수 있잖아.

그 어깨를 공유하고 다 같이 돕는 그런 사이가 되었으면 좋겠어.



그 말이 내 심장을 고동치게 했다. 나 역시 누군가에게 어깨를 내줄 수 있을 사람으로 우뚝 서야 한다는 것. 그 희망찬 목표를 새로이 새겼다.

226p







트랙터와 함께 했던 180일간의 기록,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며, 그만의 실천된 꿈을 펼쳐내는 그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운 젊은이의 모습이었다. 나약하게만 그려졌던 어느 동화의 현대인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 길에서 만난 많은 인연 중 매일 문자를 주며 용기를 북돋우시는 어느 형님이 청년을 마음에 들어하며 꼭 사위 삼겠다 호언장담하시는 대목이 기억에 남는다.



도전이라는 것을 두려워하고, 힘들고 지치는 길은 가지 않으려했던 내 지난날을 반성하게 만드는 글을 읽으며, 청년의 용기에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내고 싶어졌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란도란 2010-11-18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러브캣님!^^ 알찬 서재 잘 구경하고갑니다
저는 이음출판사에서 나왔어요~
저희가 이번에 미국에서 베스트셀러를 연일 차지하여 화제가 되고있는 도서
<모터사이클 필로소피> 한국판 출판 기념으로 서평단을 모집하고있거든요^^
책을 사랑하시는 러브캣님께서 참여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 이렇게 덧글남기고가요
저희 블로그에 방문해주세요~! :)

러브캣 2010-11-19 00:20   좋아요 0 | URL
^ㅡ^ 넵..도란도란님 블로그 들어가서 신청했답니다.
친구세라님.아빠소님 등 이웃이신 분들 이름도 보이더라구요 ^ㅡ^ 반가웠네요~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