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길고양이 행복한 길고양이 1
종이우산 글.사진 / 북폴리오 / 2010년 9월
품절


11번째 이야기 대부 고양이 편을 읽으며 어머님 생각이 났다. 진돗개 진우를 기르시는 어머님께서 어느 날 진우 저녁을 챙기고 들어가시려는데 가냘프게 우는 고양이 소리가 들려 대문 밖을 나가시니 작은 길고양이 한마리가 아버님 차 밑에 숨어 배고프다고 울고 있었다 하셨다. 그날 이후로 어머님은 매일 저녁 그 길고양이의 밥까지 똑같이 챙기시기 시작하셨다. 밥먹고 남은 찌꺼기를 모아 주시는게 아니라 되도록이면 따로 밥을 챙겨서 멸치 몇마리라도 얹어서 밥을 맛있게 챙겨주셨다. 덕분에 나도 육수내고 남은 멸치를 모아서 얼려두었다가 시댁에 갈때마다 챙겨드리곤 하였다. 그 기간이 몇달은 이어졌던 것 같다. 어머님께서는 길고양이가 새끼들을 낳아 데리고 온다면서 이제는 고양이도 같이 키운다고 내가 사서 고생하는거라고 남들은 이야기 하는데 그래도 어떻게 배고픈 동물을 굶기느냐 걱정하시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님께서는 더이상 멸치를 모으지 않아도 된다 하시면서 고양이가 오지 않는다고, 아마 죽은 것 같다고 쓸쓸하게 말씀하셨다.
나 또한 가끔이나마 자동차 밑에 숨었던 작은 고양이의 모습을 보았던 터라 그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저려왔다. 아기고양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걱정도 되었고 말이다.

행복한 길고양이를 꿈꾸는 종이우산님의 이야기. 길을 집삼아 살아가는 고양이들의 애환을 같이 가슴아파하고, 고양이들의 로드킬에 상처를 받는 진정한 애묘인 종이우산님은 지금 고양이사진 블로그를 운영중이고 4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살아가는 분이다. 많은 사람들이 보다 더 많이 길고양이들을 사랑하고 아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길고양이들의 예쁜 모습, 다양한 모습들을 사진에 담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책 속에 나온 길고양이들의 모습은 정말 너무나 예쁘고 사랑스럽고 또 유머가 담긴 재치있는 사진까지 섞여 있어 즐거운 마음으로 볼 수 있었다. 처음 책장을 넘기기 시작할때에는 어머님댁을 찾아오던 가냘픈 고양이 가족이 생각나 가슴이 아려왔지만, 길고양이들에게도 인생이 있고, 행복이 있을 수 있음을 .. 그러기에 우리가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너그러이 할 수 있으면 좋겠다란 생각으로 귀여운 고양이들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카메라를 들고 고양이 장난감, 간식등을 챙겨들고 길고양이들에게 애정어린 시선을 보내며 셔터를 누르는 종이우산님의 모습과 그 종이우산님을 대하는 길고양이들의 다양한 포즈에 같이 미소를 짓기도 하고, 아, 이런 사연이 있었구나 깊이 공감하기도 하고, 재미있는 부분은 박장대소하며 신랑에게 보여주기도 하였다. 직장에서 고된 일을 마치고 축 늘어진 어깨로 지쳐 있던 신랑에게 몇몇 고양이의 재치있는 포즈와 종이우산님의 한방 댓글들을 보여주니 희미하지만 분명한 웃음을 보여주며 힘을 내는 듯 하였다. 길고양이들의 이야기였지만, 우리 일상에도 힘을 내게 해주는 그런 유쾌한 사진들이었던 것이다.

특히나 봉정암 귀넷 고양이네 가장인 선예의 "아빠의 마음" 67p이라는 사진 앞에서 신랑은 가장 큰 웃음을 터뜨렸다. 웬 딸린 가족이 그렇게 많아? 하면서 말이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고양이들의 모습을 어쩌면 그리 재치있게 잘 잡아냈는지..얼떨결에 낭만고양이가 된 선예의 모습도 웃음이 났고, 귀넷 고양이가 귀넷이 된 사연과 항상 무서운 눈초리로 앞을 바라보는 그 냉정한 모습 또한 아픔을 겪은 고양이의 마음이 담긴 모습이라 생각되니 인상적인 이야기일 수 밖에 없었다.무엇보다도 스님의 이야기를 알아듣고 가족을 데리고 사라져버린 부분에서 고양이가 진정으로 똑똑한 동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눈때문에 손이 시려워 한 발을 엉거주춤 들고 있는 아기고양이는 일본의 마네키네코 고양이를 생각나게 하는 동작이라 인상적이었고

짝퉁 퓨마를 연상케 하는 고양이의 비상 씬은 한눈에도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멋드러진 촬영이었다. 길고양이들의 그렇게 많은 사진을 찍어낼 수 있었던 것은 종이우산님의 길고양이에 대한 애정이 없이는 이뤄지기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외국에 나가서까지 고양이가 어디 있나를 찾아보고, 항상 어디를 다니던 고양이를 찾아내며 촉각을 곤두세우기에 그의 앞에는 우리가 못 본 길고양이들의 다양한 모습들이 펼쳐지게 되는 것이었다. 덕분에 우리는 예사로 지나쳤던 길고양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아 이렇게 귀여운 동물이었구나. 아기고양이란 이렇게 사랑스러운 존재로구나. 도시에 인간의 섬 이면에 고양이의 섬도 존재하는 구나 등등 새로운 사실들을 알수있는것이었고..

손주가 생기고 나서는 지구촌 다른 아이들의 비참한 삶에 더욱 가슴 아프고 눈물이 나신다는 아버지의 말씀처럼 나는 이제는 아기 동물들까지도 내 아기인양 사랑스럽고 가슴아프고 하는 마음이 생겨났다. 길고양이들의 귀여운 아기들을 보면서 그런 마음은 더욱 커졌던 것 같다

아기들에게 젖을 물리고 누워있는 고양이의 사진이 무척이나 사랑스러웠고, 다 큰 자식임에도 걱정이 되는 양 데리고 다니는 어미 고양이의 사진을 보면서도 그 마음 웬지 다 이해할 것 같은 심정이 들었으니 말이다.

고양이의 인생과 희로애락. 그 속에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감동 또한 같이 자리하고 있다.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우리가 사랑할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만 알아도 충분할' 길고양이에 대한 마음
이 책을 읽는 이들은 이제 길고양이 한마리도 예사로 지나치는 일 없이 애정어린 눈길 한번 더 주게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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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연중행사와 관습 120가지 이야기 - 일본 황실 도서관의 수석 연구관에게 직접 듣는
이이쿠라 하루타케 지음, 허인순.이한정.박성태 옮김 / 어문학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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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관습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된 것은 처음으로 일본 여행을 다녀온 몇해전의 일이었다. 직장 생활을 할때 동생과 둘이 일본 후쿠오카, 나가사키 쪽으로 2박 3일의 짧은 여행을 다녀왔는데, 1월이었던 당시 집집마다 뭔가가 달려 있는 것이 궁금하게 느껴졌던 것이다. 우리나라의 복조리 두개가 엮인 것처럼 행운을 불러오는 것인지, 아니면 액운을 막아주거나 하는 부적같은 것일지 가이드 분의 설명으로도 충분치 않아 호기심이 생겨서 좀더 자세히 알고 싶었다.

이것은 시메카자리라는 것으로 정월에 도시가미사마를 맞기 위한 준비라한다.
시메카자리는 시메나와에 풀고사리, 굴거리나무, 등자나무 등을 사용하여 만듭니다. 풀고사리는 장수를 굴거리나무는 다음 세대에게 가계를 물려주어 끊기지 않게 한다는 바람을, 등자나무는 집안이 대대손손 번영하기를 바라는 운을 부르는 재수 있는 물건으로 정월 장식용으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40p


기회가 닿는다면 일본의 문화에 대한 책이나 자료들을 접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왔는데 마침 일본 황실 도서관의 수석연구관이 말하는 이 책이 나왔다기에 주저없이 펼쳐들게 되었다.

설날에 떡국을 먹는 것은 우리와 같았지만, 일본의 떡국은 야채와 닭고기, 해산물 등을 넣고 푹 삶아 만든 요리로 지역별로 만드는 방법도 차이가 있었다. 우리의 떡국과는 모양과 맛이 달라 이름만 떡국일뿐 같은 음식을 먹는다는 느낌이 들것 같지는 않았다. 섣달 그믐날 밤에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면서 도시코시소바라는 해넘기기 국수를 먹는다는 전통은 에도 시대의 도시 상인들 사이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소바와 같이 가늘고 길게 장수하길 바란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한다. 97p 책을 읽으며 신기했던 점이 러브인 아시아라던가 하는 각종 프로그램이나 책을 통해 조금씩 귀동냥 눈동냥으로 보아온 내용들이 재차 확인되는 듯 하는 재미도 쏠쏠하였다.


또 아이가 아직 어려 그런지 다양한 일본의 관습 중에서도 임신과 출산에 대한 관습 부분에 관심이 더욱 갔다. 임신 5개월째의 임산부가 복대를 두르는 것을 축하하는 말이 따로 있었고, 이 날을 위해 처가에서 이와타오비에 쓰이는 무명실과 함께 쌀이나 팥 등을 보내는 풍습이 있는 것도 독특하였다. 또 탯줄을 보관하여 자녀의 수호신으로서 소중하게 보존하고 있다가 아들이 전쟁에 나가거나 딸이 시집을 가게 될때 본인에게 건네주는 것도 새로웠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탯줄도장이라고 하여 탯줄 보관하는 방법을 애용하곤 하는데, 정작 나는 우리 아기의 탯줄을 보관만 했을뿐 소중히 관리하지는 않은 것 같아 미안한 감정도 들었다. 수호신까지는 아니더라도 책에서의 말처럼 생명유지파이프로서 나와 아기를 이어주는 원점이라 할 수 있는 것이었는데 좀더 신중하게 관리했어야하는게 아닌가 싶어 반성이 되었던 것이다.

첫돌의 행사 중 특이했던 것은 치카라모치라는 떡을 만들어먹고, 잇쇼모치(만 1세를 기념하는 떡)을 보자기에 싸서 아이에게 짊어지게 한후 너무 무거워서 아이가 울때 많이 울면 울수록 건강한 아이가 된다고 축하하였다 한다. 또 이것은 빨리 혼자 걸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것으로 첫 생일 전에 너무 빨리 걷기 시작하는 것을 꺼리는 풍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도하였다. 123p

전통문화를 계승하기를 바라지만, 사실상 외국 문물이나 인터넷 등의 도입으로 빠르고 편안함만을 추구하는 문화가 정착되어서 예전 고유의전통은 자꾸만 잊혀져가고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마찬가지의 현상이기에 잊혀져가는 연중행사와 관습을 자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이 책을 내어놓은 듯 한데, 외국인인 내가 읽기에도 충분히 재미있었고, 가끔씩 나오는 대중매체속의 일본의 생소한 문화를 이해하는데도 상당히 도움이 되었다.

이제는 우리나라의 상점에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마네키네코 고양이는 왜 손을 흔들고 있는가? 오른손, 왼손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신사, 절에 가서 길흉을 점치는 제비뽑기는 어떤 관습일까? 에마라는 판자에는 소원과 함께 왜 말을 그려넣는가? 기타 등등의 많은 것들이 궁금했을 분들에게 정답처럼 시원한 설명을 내려주는 이 책은 여행가이드, 에세이와는 또 다르지만 새로운 재미를 주는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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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해도 잘 풀리는 사람의 자녀교육법
월트 래리모어 지음, 김유태 옮김 / 황금부엉이 / 2010년 9월
품절






이 책의 활용법



처음부터 끝까지 단숨에 읽어라.

그런 다음에는 처음부터 다시 읽으면서 여러분과 자녀에게 이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을 하나씩 적용하고, 그것을 매일 기록하라.

그러다보면 어느새 몰라보게 달라진 아이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책의 뒷 표지







이 책은 미국의 가장 큰 가정 사역단체인 Focus on the family의 부회장인 월트 래리모어 의학박사의 저서이다. 그는 소아과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플로리다대학교와 듀크 대학교 등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고, ABC방송사의 진행자로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의학상담을 하며, 방송활동과 강연들을 하고 있는 분이다.

어느 날 중학생 아들 스콧의 엄마는 가장 독한 사람이라는 폭탄 선언에 가족 모두가 충격을 먹었다. 하지만, 아들의 길고긴 글 낭독 후에 아내와 저자는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나는 전 세계에서 가장 독한 엄마를 가진 사람이다. ... 다른 친구들은 꾀병을 부리면서 결석하지만 우리는 엄마 때문에 그렇게 못했고, 항상 평균 출석률을 지켜야했다. 우리 엄마는 한사람씩 골라가면서 인생을 망쳐놓았다. 다른 아이들은 자유롭게 놀면서 인생을 즐기는데, 우리는 모두 고등학교를 졸업해야만했다. 엄마는 우리 뒤에 서서 떠밀고, 잔소리하고, 때리고, 어른을 존경해야한다고 강요하면서 결국 아무도 고등학교를 중퇴하지 못하도록 방해했다. .. 그러나 나는 우리 엄마보다 한술 더 떠서 나의 아이들이 나보고 독하다고 할때 도리어 자부심을 느끼면서 더 열심히 키울 것이다. 5~7p


의학박사인 직업답게 그의 양육서에는 자녀의 몸과 마음의 건강 모두를 다스리는 조언들이 나와 있었다.

이미 들어 알고 있는 정보들도 있었고, 어디선가 들었지만 정확한 구분은 하지 못했던 글에 대한 확답같은 내용도 있었다.

24개월 이전의 아이에게 매는 의미가 없다는 것부터가 그랬고, 사랑의 매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2살에서 6살 사이의 아이는 매를 때리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적당히 때리는 것은 정신적, 심리적인 상처를 남기지 않는다. 하지만 너무 심하게 때리는 것은 아이의 정신적, 심리적인 면에서 상처를 남기는 경우가 많다. 39p



아이에게 매를 든다는 것은 잔인하다는 생각부터 들수도 있다. 아이니까 실수를 하는게 당연하다고 인정하고, 항상 웃는 얼굴로 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부모의 모습이지만, 그 모습이 아이에게 만만한 상대로 여겨지도록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따끔히 조언을 한다. 사랑의 매라.. 되도록 매를 안 맞고 자라는 것만큼 좋은 일은 없겠지만, 자신의 건강이나 생명에 위해가 되는 행동을 아직 어리기에 아무 생각없이 한다면 그럴때는 정말 말부터 시작해서 따끔하게 조언하는 일이 필요할 것이다. 매는 최후의 수단으로 쓰여야 할 것이고 말이다.



전문가들은 매로 때리는 것은 8살 이후에는 별로 효과가 없다고 충고한다. 또한 청소년기에는 부모가 욕을 하고 때리는 것은 오히려 해만 끼치므로 주의해야한다고 조언한다. 41p 아이가 크고 나면 오히려 매를 드는 경우가 늘어난다고 생각했는데, 질풍 노도의 시기인 청소년기의 부모의 매는 해만 끼친다고 하니 상당히 자제해야할 부분인 것 같다.


운동은 반드시 해야한다. 매일 15분씩 일주일에 3번만 하면, 콜레스테롤이나 고혈압의 위험에서 많이 벗어날 수 있다 운동만으로 최고의 건강한 아이로 키울 수 없으므로 아이가 양질의 음식물을 섭취하여 적합한 영양분이 함께 공급되도록 이끌어주어야 한다. 67p

아이의 양육서를 읽다보면 우리나라 책이 아닌 미국의 책이나 일본 책들의 번역본을 많이 접하게 되는데, 그럴때 배울 점도 많지만, 취사선택해서 고려해야하는 것이 그들의 식습관과 생활 방식이 우리와는 약간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아이가 마약을 한다던지, 감옥에 갈 수 있다는 등의 이야기들은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또, 지나치게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의 식습관은 다소 자연식 위주의 식단이라 덜 염려가 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갈수록 서구화로 진행되면서 문제점이 늘고 있는 것은 영양학적으로 부모가 신경을 써야하는 부분임에는 분명하다. 아이가 과식하지 않고 비만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 작은 그릇을 활용한다거나 티브이를 보며 먹지 않게 하는 등 구체적인 방안도 나와 있었다.


부모가 해주는 부드럽고 인정해주는 말이 수십년간 자녀의 마음에 안정과 만족을 주는 경우도 있다. 결국 모든 것은 말의 힘에 달려 있다. 188p

다른 누구의 말도 아니다. 바로 내 부모가 나를 위해 한 말은 정말 오랫동안 마음에 남고 영향을 주는 말이다. 그 말이 칭찬이 되든, 꾸중이 되든 아이에게 힘이 되는 말을 해주는 부모가 되어야지 아이라고 해서 부모의 권위를 내세워 억압하는 존재로만 보는 것은 곤란한 일일 것이다.


몸과 마음이 모두 바른 아이로 자라게 하기 위해 부모가 힘써주어야 할 부분들. 아이에게 안전한 울타리가 되어주고, 아이의 건강에 문제가 없도록 건강 전담팀을 만들어주며, 올바른 자아관을 심어주도록 노력해야하는 그 모든 것들이 이 책속에 어렵지 않은 쉬운 말들로 소개가 되어 있었다. 방송에서 강연을 많이 하는 박사님이라고 하니 우리나라 방송에 잘 나오는 의학박사님들, 의학 기자님들의 방송이나 칼럼이 생각나기도 하였고, 대중과 가까이 하는 사람이기에 좀더 알기 쉽게 양육서를 쓰기 위해 노력한게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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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춤
조정래 지음 / 문학의문학 / 2010년 10월
구판절판


쉴새없이 넘어가는 책장들, 꽤 두꺼운 책이었음에도 한번 펼쳐드니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숨막히는 시간들이 술술 넘어가듯 내 안으로 스며들어왔다.

이런 세상이 있었나.. 그들은 별천지에 살고 있었고, 나는 그들과 다른 세상에 살고 있었다. 아주 가끔 신랑이 해주는 이야기(어디 인터넷 뉴스나 정보에서 접했음직한)를 들으면서도 에이, 설마 그럴리가 있겠어? 하며 나는 그 천문학적인 (내 기준으로는) 대기업 임원진들의 연봉에 혀를 내두르며 거짓말이라 생각해왔다. 그럴리가 없어. 허풍이겠지. 어쩌면 그렇게 큰 돈을 연봉으로 받을 수가 있는 걸까? 억, 십억, 백억.. 이 책에는 숫자놀음으로만 생각했던 무한한 액수의 돈들이 마치 수퍼마켓 계산기의 숫자마냥 찍어져서 나온다.

그리고 국가급 재정에나 나옴직한 조라는 단위까지도..



정체를 알기 힘들었던 숨막히는 술수들의 경합. 그리고 새로이 창설된 일광 그룹의 문화개척센터. 그 중심에 놓인 세 명의 핵심 멤버, 윤성훈, 박재우, 강기준. 그들이 다루는 돈의 단위는 조라는 단위에까지 이르렀다.





돈은 단순히 위조하기 어려운 그림이 그려져 있는 종이쪽지가 아니었다.

그건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었고, 그 무엇이든 굴복시키는 괴력을 발휘하는 괴물이었다.

128p








환타지도 이보다 더한 환타지가 있을 수 없었다. 그만큼 믿기 힘들었던 이야기. 소설이고, 허구라 명명되었지만 분명 그렇게 덮어두기에는 너무나 큰 그런 대기업, 재벌가의 이야기가 낱낱이 공개되어있는 놀라운 소설이었다. 돈으로 할 수 없는것, 살 수 없는 것은 거의 없었다. 서민들이 가장 믿어마지않던 언론마저도 그렇게 철저하게 매수당해있었던 것이다. 대기업이 포장해놓은 그 모든 것들에 우리는 아무 의심없이 그대로 세뇌 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니, 몇 사람들은 지각있게 행동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작된 이미지를 그대로 믿고 따라하는 허수아비가 되어가고 있었다.



사마천이 했다는 말, 자신보다 만배 부자면 그의 노예가 된다.

아내는 영락없이 그 지경에 빠져 있음이 분명했다.

아내는 회장님을 향한 노예의 황홀경에 취해 나날이 마냥 행복하였다.

회장님이야말로 자신의 모든 욕망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가장 확실 분명한 구세주이니까.

156p



대통령보다도 높은 황제, 옛날 이야기에나 있을 법한 그 분들은 현재에도 존재했다. 드라마에 나오고, 뉴스에 나오고 우리가 사는 많은 제품에 찍혀있는 마크의 주인공들. 그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삶, 그 이상의 삶을 살고 있었다. 감히 우리같은 범인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그런 세계말이다.





일은 우리가 골빠지게 했는데 돈은 왜 엉뚱한 놈들한테 퍼다 주는가,

사원들은 이런 반감에 찬 이유를 분명히 가슴에 품고 있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그 정당한 이유를 입밖으로 내지 못했다.

월급쟁이이기 때문이었다.

그것이 곧 월급쟁이의 한계고, 비애였다.

그런 말을 입 밖에 내면 그것이 곧 목숨 줄이 끊기는 이유가 될 수 있었다.

그게 법에도 뭐에도 보호받지 못하는 월급쟁이의 차디찬 현실이었다.

187p








직장생활 할적에 왜 월급쟁이들만 유리알 지갑이냐며 울분을 터뜨리곤 했었다. 요리조리 피해가는 것, 기업의 생리임을 짐작은 하면서도 이렇듯 조직적인 규모로 엄청나게 벌어지는 일들인 줄은 몰랐다. 오늘도 뉴스에 올랐던 모 그룹의 비자금 이야기. 마치 조정래님의 허수아비춤을 보고 있는 듯한 생생한 중계 현장이었다. 소설 속 이야기가 허상이 아님을 여실히 드러내어 주는 이야기. 그리고 소설 속 조라는 단위가 거짓이 아님을 뒷받침해주는 놀라운 뉴스 기사.


돈으로 안될일은 없었다. 그들은 멀쩡한 정신을 가진 사람들도 돈으로 구워 삶고, 능력있는 사람들은 권력과 돈으로 유혹하고.. 얼마의 돈이 되었듯 그들이 배팅하는 숫자에 넘어가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전직 검사인 전인욱과 해임 교수 허민. 재벌에 맞서는 용감한 자들은 무서운 칼바람에 잘려나가는 말 그대로 한 포기 민초같은 존재들이었다. 국민들을 위해 서 있으나, 국민을 위해 애쓰기 힘든 앞날이 어두운 그들의 작은 발악.



그들의 노력을 희망적이라 보기에는 힘든 무사안일주의에 너무 젖어있었던게 아닌가 싶다.

우리도 모르게 너무 많이 파악당해버린. 그리고 그들의 허수아비가 되어 오늘도 새를 쫓는 헛웃음질을 하고 있는 비겁한 현실 속에 쉽사리 잠이 오지 않는 밤을 맞이하게 되었다.



인간의 마음에서 재물욕이 생생히 살아있는 한 세상 사람들은 우리 세력에게 충성스럽게 자발적 복종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41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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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마음 세용그림동화 6
우치다 린타로 글, 아지토 게이코 그림, 강방화 옮김 / 세용출판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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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도 전부터 눈물이 날까봐 겁이 났던 그림책이었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펼쳐들곤 간결한 글과 따뜻한 그림이었음에도 책을 다 덮을 무렵 기어이 나는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내가 엄마가 되기 전에는 미처 몰랐다. 내리사랑 내리사랑 말씀하셨지만, 나 또한 엄마 아빠를 좋아하고 사랑하기에 엄마의 사랑이 아무리 크고 깊다고 해도 부모님의 마음을 나도 어느 정도 아니 약간이라도 헤아릴 수 있다고 착각하였다. 그 진정한 깊이를 깨달은 것은 내가 엄마가 되고 나서였다.


결혼 후 허니문베이비처럼 빨리 찾아왔던 행복했던 첫 기쁨. 태양이를 태중에서 9주도 안되어 잃고 나서 일년을 눈물로 보냈다. 아무 생각없이 떨어지는 눈물은 그저 누가 옆에서 툭 치기만 해도 떨어지는 고장난 수도꼭지였다. 그리고 정말 보석처럼 소중하게 찾아온 나의 아기 희망이. 이제 그 아기가 만 두돌이 되어 갖은 미소로 나를 녹이고, 매일매일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엄마가 되기 전에는 몰랐다. 잠시동안의 그 인연도 살을 찢는 고통으로 미어지며 보냈는데 하물며 열달간 온몸으로 사랑하고, 또 눈에 넣어도 안 아플 그 소중한 보물을 사랑스레 키우다가 세상에 두고 떠나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잔인하고 괴로운 고통일지.. 엄마의 마음을 상상할 수 있다 생각한 것은 정말 대단한 착각이었다.

한 장에 길게는 세줄, 짧게는 한줄의 글도 없는 정말 짧고 명료한 동화였지만, 그 짧은 글이 주는 여운은 500페이지가 넘는 단어로 가득 채워진 책의 그것 못지않는 깊은 감동을 주었다. 감동..아니 슬픔 어린 사랑이랄까. 내 아기가 내 마음을 이해해주길 바라지 않는다. 이 책을 읽고 내가 얻은 것은 엄마에 대한 진정한 이해였다.
펑펑 눈물이 나게 만들었던 슬픈 엄마의 마음.
사랑하는 아이를 두고 떠나면서 너만큼은 세상에서 오래도록 건강하게 살기를 바랬던 엄마의 간절한 바램.




엄마의 마음은 오직 하나

-꼭 행복해야해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해.
28p




그 마음을 읽지 못했던 아이는 어려서부터 할아버지가 되기까지 평생을 슬픔의 밑바닥에 웅크리고 살았다.

별이 된 엄마는 얼마나 가슴이 아팠을까. 아이를 두고 떠나야 하며, 하늘에서 지켜본 엄마의 심정은 정말 어땠을까 말이다.

학원 다닐때 외동딸이었던 친구가 해준 말이 있었다.
어느 날 친구의 어머니께서 큰 교통사고로 의식을 잃었을때 꿈을 꾸셨는데, 하얗고 큰 빛이 있어 그 밝은 빛을 따라 가려는데 갑자기 하나뿐인 딸의 얼굴이 하늘을 덮을 정도로 크게 떠오르더니 "내 아이를 위해 살아야겠다"는 의지 하나로 깨어나셨다고.. 큰 사고였음에도 기적적으로 깨어나신 후 친구 곁으로 돌아오셨다고 하였다.
자식에 대한 엄마의 사랑은 그럴 것이다. 그 어떤 고통도 이겨내게 하는 불굴의 의지. 하지만 그것을 극복하지 못하고 떠나야 하는 엄마의 심정을..

아이는 할아버지가 되어 비로소 깨달은 것이다. 자신의 딸과 손주를 바라보면서..
책을 읽고 울고 또 울었다.
다시 읽으며 또다시 눈물을 흘린다.

엄마를 그리워하며 슬픔에 잠겼던 곰돌이가 가슴 아팠고.. 그런 예쁜 아가를 두고 세상을 떠나야했던 엄마의 마음이 애닯게 다가와 더욱 가슴이 아팠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나는 온몸에 소름이 돋은 느낌이다.

이 책을 통해 모든 아이가 사랑받기를 바란다는 작가 우치다 린타로님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의 작은 자서전이라는 이 책 속에 얼마나 많은 내용이 함축적으로 담겨 있었는지..결코 짧은 시간 안에 읽고 덮을 책이 아님을 읽을때마다 절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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