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맛보기 - 미슐랭도 모르는 유럽의 진짜 음식 이야기
김보연 글 사진 / 시공사 / 2010년 8월
품절


여름에는 찌는 듯한 더위

겨울에는 축축한 안개

그리고 돼지 오줌보

생각만 해도 왠지 찝찝하다.

쿰쿰한 냄새에 코를 틀어막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거기서 1년이 지나면

이탈리아에서 가장 비싼 살코기가 태어난다.

영국의 찰스 왕세자를

이 작은 시골 마을로 불러들였던 것.

위생상의 이유로 수입을 금지한 미국에서도

고급 레스토랑의 비밀 메뉴에 몰래 오르는 그것.

135p


가장 센 음식이 뭐였어요? 라는 제목의 글에 서문으로 달린 알쏭달쏭하면서도 눈길을 확 잡아끄는 무서운 요리가 나올법한 그런 말이었다. 이탈리아의 폴레시네라는 곳에서 만들어지는 특별한 햄 쿨라텔로에 대한 이야기였다. 돼지 뒷다리 정강이쪽 살을 소금에 절여 며칠 둔 후에 다시 소금을 뿌려 돼지 방광에 넣어 1년 이상 자연 숙성시키는 것. 이 절대진미를 맛보기 위해 찰스 왕세자, 디자이너 아르마니 등이 찾아와 자기 이름이 적힌 쿨라텔로를 찾아 직접 먹고 가기도 한다는 것. 그 지역을 떠나면 맛이 떨어지기에 직접 먹고 가게 하기 위해 위층은 숙소로 만들어 쓰고 있다고 하였다.



아주 새로운 경험이랄까? 맛집을 찾아 구석구석 세계를 누비고 다닌 당찬 여인 김보연님이 유럽의 맛집도 구석구석 찾아 정리를 해놓은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등의 다양한 나라들, 다양한 도시의 맛집 정보를 올려놓은 책. 관광객들이 주로 가는 그런 맛집 보다는 그녀가 겪어보고 맛있다 느낀 소박한 곳에서부터 진정 유명한 집들은 그 조리 과정까지 소개를 하거나, 쉐프와 직접 인터뷰한 내용까지 싣기도 하는 등, 유럽 미식에 대한 그녀의 넘치는 열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책이었다.




돼지 방광에 숙성시킨 그런 햄이라.. 프로슈토 같은 햄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쿨라텔로라는 독특하면서도 그다지 땡기지 않는 햄 이야기는 처음이었고, (외국인들이 묵은지에 처음에 적응하지 못하듯, 그녀에게도 신기한 경험이었다는 설명이었다.) 말로만 들었던 송로버섯의 이야기와 포도만으로 만들어진다는 진짜배기 발사믹 식초, 닭 목이 그대로 올려지는 어지간한 비위를 갖지 않고는 먹기 힘든 요리들까지..



맛있어서 맛있는 그런 맛집만 실렸다기 보다는 접하기 힘든 유럽의 다양한 맛집들에 대한 가감없는 그녀의 솔직한 소개가 돋보이는 책이었다. 게다가 미슐랭 가이드에 의존한 최고의 맛집만을 찾은게 아니라 오히려 동네 소박한 맛집임에도 그녀의 입맛에는 더 나았다는 소박한 마카롱도 인상적이었고, 그녀의 글에는 그런 소박함이 기본으로 배여 있는 것이 더욱 마음에 들었다.


사실 언젠가 티브이에서 캐나다 벌목공들이 즐겨 먹는다는 소박한 식당의 음식을 보여준 적이 있었다. 서양 사람들이기에 투박한 스테이크에 거친 야채 볶음 등이 나와 있었던것같은데, 패밀리레스토랑으로 정형화된 혹은, 관광객들의 입맛에 맞춰진 그런 레스토랑의 특급 메뉴가 아닌 우리나라 시장통의 소박한 분식집 혹은 국밥집 같은 그런 느낌의 요리나 가정식이라도 소박한 서민음식이 먹어보고 싶었던 나로써는 그녀의 글에서 이런 소개들이 자주 나오는 것 같아 더욱 기뻤다.



파리의 아저씨표 레스토랑의 "옛날 메뉴에 양 많고 최신 트렌드를 지양(!)하는 곳. 조세핀 셰 뒤모네 (조세핀, 뒤모네의 집이라는 뜻이 거창해보이지만 우리나라말로는 전주댁, 선희네 같은 소박한 이름이란다.) 의 오리 콩피, 뵈프 부르기뇽, 카술레 등의 아직 먹어본적 없지만, 오랫동안 시간이 걸리는 가정식 요리에서부터, 대자 생일 케이크만한 밀푀유 디저트까지 (밀푀유는 유럽에 가서 꼭 먹어보고픈 디저트였다.) ..최고의 맛은 아닐지라도 두고두고 생각나는 맛이라는 그 레스토랑에 나도 꼭 가보고 싶었다.


최고의 미식을 추구한다는 산세바스티안의 미슐랭 최고 스타 마르틴 베라사테기의 레스토랑 탐방기 역시 인상적이었다. 여행을 간다면 현지인의 맛집서부터 유럽이니 최고의 맛집까지 고루 맛을 보고 싶은 이상, 기회가 닿는다면 그녀의 멋드러진 설명이 어울리는 별중의 별 쉐프의 맛을 어찌 보고 싶지 않겠는가?





신의 물방울이란 만화에는 와인 한모금에 주인공이 말을 타고 다니고 산속 싶은 계곡에 신비한 물고기가 뛰논다. 나도 먹는 것에 심하게 빠져 있는 사람 중 하나지만 그런 표현에는 과장이라 웃어넘기곤 했다. 그런데 마르틴 베라사테기의 레스토랑에서 만화는 현실이 되었다.

청정한 붉은 계곡에 신기한 조개가 살고, 5월의 요정이 상큼히 입안에 머물다 갈 수 있음을 . 세월의 흐름에도 건재한 그의 메뉴 중 몇몇은 내 입안에서 살아있는 전설이 되었다.

332p








아직 못가본 유럽이지만, 가게 된다면 꼭 맛집 몇 군데는 다녀오리라 다짐하는 나였기에 이 책은 더욱 소중한 책이 되어주었다. 가이드북에 나온 그런 맛집 외에도 어쩐지 우리 주위의 제대로 된 미식가가 다녀온 맛집을 꼭 다녀와야겠단 생각이 드는사람이라면 유럽 여행에 앞서 이 책을 한번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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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와 코기
타샤 튜더 지음, 김용지 옮김 / 아인스하우스 / 2010년 9월
품절


타샤 튜더 할머니의 책은 "타샤 튜더의 열두달"이라는 그림책을 통해 처음 만나게 되었다. 어릴적에 많이 접한 피터 래빗의 따뜻하고 귀여운 느낌이 나는 그런 그림을 그리는 할머니셨고, 아이들과 동물들을 사랑하고, 시골 생활을 즐겼다는 할머니의 마음이 담긴 그런 책이라 짧지만 깊은 여운을 주는 책이었다. 그리고 알게 된 사실이 나만 몰랐지, 타샤 튜더 할머니가 무척 유명한 분이라는 사실까지도..



그림책으로도 유명하지만 예쁜 그림을 많이 그리고 목가적 생활을 많이 하셔서인지 십자수, 퀼트 등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더욱 유명한 분이셨던 것이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분이시지만, 이 분에 대해 더욱 많은 것을 알았으면 하고 바래게 되었다. 그러다 만나게 된 책 타샤와 코기.



척 보아도 귀여운 강아지 두 마리가 눈에 띄는 표지.

그래서 난 코기가 강아지 이름인줄만 알았다. 영국 왕실에서도 키운다는 영국의 강아지 종류중 하나라는 것은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끝 부분에 타샤의 아들이 쓴 이야기를 읽어보니, 그 이전에도 많은 강아지를 길러본 타샤 할머니셨지만, 코기와 만나고 난 후에는 반평생을 코기와 함께 할 정도로 (책에는 그녀가 키운 코기의 족보까지 하나하나 소중히 기록되어 있을 정도로 남다른 애정이 느껴졌다.) 코기에게 푹 빠졌다 했다.


피터 래빗의 작가를 동경한 나머지 영국을 방문하고자 했던 할머니의 바램이 이루어져 일년쯤 영국에 가게 되었을때 둘째 아들이 먼저 반한 스승의 애완견 코기를 통해, 할머니 가족에게도 영국에서부터 코기 한마리가 입양되는 첫 만남이 이뤄지게 되었다 한다. 이름을 브라운이라 붙여서 애칭이 미스터 b가 되어버린 첫 코기.




할머니는 코기들의 특성, 생김새 하나하나를 모두 기억하고, 기록하고 사진과 그림으로 남겼다.

그리고 귀여운 강아지들을 바라보는 할머니와 가족들의 따뜻한 시선은 우리에게도 정말 남다른 여운을 가져다주는 듯 했다. 강아지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것. 자녀들이 모두 자라고 나자 코기가 진정으로 할머니의 자식이 되어 할머니 곁을 지키게 되었다는 것까지.. 스케치하고, 물감으로 그리고.. 모두 비슷한 강아지 그림 같은데 할머니는 언제 누구를 그린 것인지까지 기록을 해놓아 강아지들의 특징을 살려놓았던 것이다.




삼색의 털빛을 가진 코기 같은 경우(메건이 낳은 프레디)는 마스코트 인형으로 창조되어 또다른 새로운 생명을 갖게 되기도 하였고, 잠깐 키웠다 입양을 보낸 새끼들 마저도 모두 이름을 붙이고, 집에서 직접 키운 대부분의 강아지들은 햄버거로 케익을 만들어준 후 생일파티까지 해주는 등 정말 이것이 사랑이다 싶은 그런 표본을 보여주는 듯 했다.


그래서인지 카메라에 담긴 강아지 모습들도 정말 사랑이 가득하다. 특히나 할머니가 마지막까지 같이 한 메기의 경우에는 카메라렌즈를 바라보는 그 갸우뚱한 시선마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모른다. 할머니의 눈길을 느끼기에 강아지도 그런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게 아니었을까?



배를 내놓고 누워서 잠은 오웬의 사진은 인터넷에서도 가끔 봤던 귀여운 다른 강아지들의 잠자는 모습과 겹치기도 했지만, 언제 다시 봐도 너무나 사랑스러운 그런 모습이었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귀여운 아기보고서 강아지 우리 강아지 하는 이야기를 새삼 실감하듯, 사랑스러운 강아지들을 보고 있자니 정말 너무 예쁜 우리 아기가 생각날 정도였다.


코기에 대한 사랑으로 숱한 그림을 그린 끝에 코기빌 마을 축제라는 대 베스트셀러를 내게 되기도 하였던 할머니, 코기들의 귀여운 상상 속 마을에서 그들은 서서 축제에 참가하고, 다른 동물들과 귀여운 교감도 나누고 그러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에도 그 유명한 책의 맛보기가 들어 있어서 우리 아기에게도 꼭 그 책을 사서 보여줘야겠단 각오를 하게 만들었다.



워낙 강아지를 사랑하는 아가인지라, 이 책을 보고 멍멍이를 외치며 반겨했던 아들.

흰머리 쪽진 할머니를 가리키며, 할머니와 강아지 하며 이야기를 해주니, 우리 할머니는 흰머리도 없고, 주름도 없는 분이라며, 자신의 진짜 할머니를 가리키는 아가. (흰머리 할머니라면 나의 외할머니인 왕할머니밖에 못 봐서, 왕할머니 뵌 적도 아주 가끔인지라 많이 낯설어한다.)



강아지 그림책만 보는 것과는 또다른 재미를 선사해주는 책이었다. 엄마도 아가도 사랑스러운 강아지를 가득 만날 수 있었던 책. 타샤 할머니가 소개해주는 멋진 강아지와의 만남이 더욱 즐거운 독서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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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 100배 즐기기 - 2011~2012년 최신판 100배 즐기기
박진주.임서연.허보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9월
절판


2006년 12월. 쌍춘년의 마지막달에 (음력으로는 아니지만, 양력으로는..) 결혼을 하고, 신혼여행을 가자니 정말 많은 신혼부부들이 몰려서 신혼여행 예약하기도 정말 하늘의 별따기였던 기억이 난다.당시 유행처럼 번져 나가던게 몰디브 여행 아니면 풀빌라 여행이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나도 몰디브? 하고 생각을 했다가 다녀온 이들이 왕복 비행기 시간이 너무 걸린다는 말에 조금이라도 더 쉬고, 더 놀아보고 싶은 마음에 다른곳으로 행선지를 바꾸어 고민했다. 그러다가 발리 풀빌라로 고민이 낙찰되었다.




해외여행을 한번도 안가봤고, 무엇보다 너무나 바빴던 신랑이 내게 일임을 한 까닭에..신랑만큼 바빴지만, 신혼여행을 허투로 결정해서, 웨딩 플래너에게 맡기거나 아무데나 다녀오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터라 (웨딩드레스에 대한 환상은 없었으되 허니문에 대한 환상은 지대하였다.) 욕조에서 바다가 보인다거나 (리츠칼튼 클리프), 아침에 일어나 바로 침대에서 바다가 보이는 (후아힌의 에바손 풀빌라?) 환상적인 허니문을 꿈꿨다. 결국 잠잘 시간을 쪼개가며 검색에 검색을 거듭하여 리츠칼튼 클리프 풀빌라로 낙첨을 봤다.



내 딴엔 조금이라도 더 둘러보고 여행을 좀더 하다오고픈 마음에 홍콩까지 경유해서 5박 6일 일정으로 예약을해서 다녀왔는데 여행을 다녀오고 나니 홍콩은 따로 자유여행 가는게 낫고, 직항으로 발리로 가서, 발리 숙소에서 더 묵다가 오는게 더 나았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어쨌거나 처음 간 풀빌라이자 발리였는데, 역시 허니무너들이 많이 오는 곳이라 그런지 우리 마음에 쏙 드는 그런 곳이었다. 다른 일정 하나도 않고 그저 넓다란 우리 숙소에서만 쉬고 싶은 그런 곳. 그래서 앞으로 5년후에 꼭 다시오자며 손가락까지 걸고 약속했었다.


그리고, 2010년. 햇수로만 하면 이제 결혼5년차에 접어든 우리 부부.

사실 다시 발리 신혼여행지로 가보고 싶은 마음이긴 하지만, 이제는 아기도 있고, 이름도 리츠칼튼에서 아야나로 바뀐 그 곳의 가격이 얼마나 비싼지..새삼 다시 깨닫게 되니 다시 가본다는게 쉬운 일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못가본곳이 천지인데 간데 또간다는것이 무슨 의미일까도 싶었고..일반 리조트도 호텔 수영장을 잘 이용하면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는 마음도 들었고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놀라운 사실은 그때 아무 정보없이 인터넷으로만 검색했을때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잘 몰랐는데.. 발리 100배 즐기기를 통해 수많은 리조트와 풀빌라들을 접하게 되니 하나하나 매력적이고 너무나 아름다운 곳들 (정말 다 가보고 싶은, 가격만 생각않는다면..정말 매년 하나씩 둘러보고 싶은) 이 많음에 깜짝 놀랐다.



여행은 가서도 즐겁지만, 가기전 준비하는 과정도 그에 못지 않게 설레고 기쁜 과정이다.

그 즐거움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해주는 것이 바로 발리 100배 즐기기였다. 다른 100배 즐기기 책들도 여러권 있었지만, 이 책에 더욱 빠져든 것은 허니문여행이나 가족 여행 모두를 만족시킬 아름다운 리조트, 풀빌라 정보가 한가득있어서 마치 고급 선물세트를 받은 것 같은 느낌이랄까? 상상만해도 너무 행복해지는 그런 시간 말이다.



진작에 알았더라면 미스때도 친구들과 같이 이런 행복한 여행을 가끔씩 다니고 그랬을텐데..

이젠 허니무너가 아닌 아기가 있는 가족여행이다보니, 그저 아름답고 신비한 곳 말고도 다른 정보를 더 찾게 되었다는것이 달라졌다면 달라진 시선이다. 아기가 수영하기 좋은 얕은 풀이 있어야 할 것, 공항에서 너무 깊숙이 들어가지 않는 곳이 좋고, (차나 비행기로 한참 더 들어가야한다면 아기에게는 더욱 힘든 시간이 될테니..동선이 짧은 곳이 좋다.) 아기와 함께 하니 가까운 시내 등이 있음 더 좋은 곳이 되겠다.




사실 책 앞부분에 소개된 가족여행지에 좋은 곳, 허니무너에게 인기있는 곳, 럭셔리 숙소로 손꼽히는 곳,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은 곳등의 숙소들이 3위까지 실려 있어서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했는데, 까유마니스 짐바란의 경우에는 까유마니스 중에 가장 나중에 신설되어 시설도 좋고 서비스도 정말 좋았다.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최근까지 아기 손님은 받지 않고 커플만 받았는데, 올해 4월부터는 모든 연령의 가족손님을 다 받는다는 사실. 풀빌라 내부도 다른 풀빌라의 두배 정도 크기에 프리 미니바, 무료 세탁 서비스, 24시간 버틀러 서비스 등 남다른 장점이 돋보이는 곳이었다.


또한 정말 가고 싶지만, 깊은 곳에 위치해 나중에 가봐야할것같아 아쉬웠던 명소로, 깎아지른 절벽처럼 튀어나온 곳에 수영장을 2층으로 지은 행인가든도 정말 놀라운 풀빌라였다. 바다가 보이지는 않았지만, 깊은 숲속에 정말 공중에 떠있는 수영장처럼 놀라운 건축물을 지어놔서 그 안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최고의 느낌이 들지 않을까 싶은 곳이었다.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아야나의 모습 또한 여전한 그 인기를 대변해주는 듯 했다. 3026호로 기억하는 우리 부부의 풀빌라. 다시 그곳에 가보고 싶었지만, 이제는 다른 풀빌라나 아야나 리조트에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인생은 짧고, 가볼곳은 많으니 참~ 즐거운 고민이 된다.

근처의 포시즌 짐바란 풀빌라까지도 (우리 부부 말고 다른 커플은 포시즌에 묵어서, 그 커플과 같이 다니느라, 픽업 차량이 포시즌에 항상 주차하곤 했다.) 아기자기했던 아름다움을 여전히 과시하고 있었다.




그때먹었던 랍스터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는 신랑의 말처럼, 짐바란의 씨푸드는 여전히 유명세를 타고 있었다. 다시 여행가면 꼭 짐바란 씨푸드를 다시 먹으리라. 가이드와 같이 하는 패키지 여행도 있겠지만, 이번 코타키나발루처럼 자유여행을 가게 된다면 어떻게 가서 주문을 하면 좋을지, 몇 군데의 짐바란 씨푸드 레스토랑이 소개되어 있어서 100배즐기기를 믿고 가도 좋을 것 같았다.




보면 볼수록 설렘이 가득한 책.

아직도 못다한 신혼여행의 꿈이 남아있는 듯, 다시 나를 설레게 만드는 책.

발리 100배 즐기기는 내게 행복한 즐거움을 선사해주는 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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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들은 올레로 갔다
고영탁 외 지음 / 낭만북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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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제주올레에 대한 책만 다섯권째 읽게 되었다. 사실 제주도 하면 마음부터 설레고, 기분부터 좋아지기도 하지만, 막상 올레길에는 발을 올려본적이 없어서 더 그리움의 대상이 되었나보다.
올레길 이사장인 서명숙님부터 시작해서 많은 글쟁이, 사진쟁이 등 뛰어난 쟁이(비하하는 말이 아닌 진심으로 전문인이라는 뜻으로 붙인) 분들이 모여 제주 올레를 걸어보고, 또 그 감흥을 잊을 수 없어 책을 내게 되신게 아닌가 싶다. 사실 무엇보다도 멋진 풍광을 바라보며 몇시간씩 걷다보면, 혼자 걸으면 생각이 많아지고, 둘 셋이 걷다보면 대화가 이어지니, 재미난 이야기들이 많이 생겨나는 것이 바로 제주 올레 책이 많아질 수 밖에 없는 이유인것 같다.
 
퇴사를 하고 치유의 여행으로 직장 선배가 좋아하던 올레길을 걸어본 고영탁님이 절친 셋을 더 영입해서 좋은 사람들과 멋진 제주올레를 소개하는 책을 만들기로 한 것이 그들의 올레프로젝트가 되었다. 혼자 걷는 길도 좋지만, 걷다 보니 친구들이 생각났고,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니 더 많이 소중한 것을 나누고픈 마음에 같이 걷는 길을 선택했다는 절친들.
 
나 또한 혼자서 어딜 가면 뭔가 어색함에 빠져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누군가를 찾아 대화라도 나누려 한다. 이런 쑥맥이니, 아마도 제주 올레를 혼자 걷는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리라. 절친,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그동안 일상에서 못 다 나눈 이야기를 나누며 올레길을 걷는 것이 내게 맞는 이상적인 올레여행이 되리라.
 
두명의 영화 프로듀서, 사진가, 음악 평론가가 만나 13코스의 올레를 완주하고, 전문 사진가가 담아낸 멋진 올레코스 사진이 담긴 코스 일주여행기부터 올레송 추천, 영화이야기, 그리고 가장 관심가는 맛집 이야기까지.... 별점까지 꼬박꼬박 챙겨가며 자세한 안내가 실린 올레 이야기를 읽으니, 그들이 올레로 가서 내가 이렇게 꼼꼼한 올레 리뷰를 읽을수 있어 고맙단 생각이 들었다.
 
당장 떠나고 싶어도 떠나기 힘든 아기엄마.
그래서 보통은 렌터카로 제주를 여행하며 해비치 호텔에서 묵곤 했는데, 그때마다 해비치 주변에는 맛집을 찾기힘들어서 (일반 제주 여행카페에서는 해비치에서 가까운 맛집 추천이 거의 없었다.) 멀리까지 차 타고 나가서 먹고 오는게 고역이었는데, 올레꾼이 된 그들이 추천해주는 맛집이 의외로 가까운 곳에 여러 곳 있어서 다음 여행에서는 꼭 가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올레 여행을 하며 딱딱하게 고생만 하는게 아니라 아카시아 향같은 달콤한 귤꽃 향기에 취하기도 하고, 3코스 통오름 아래에서는 자장면을 시켜 먹을 수 있는 운치도 있다는 것을 배웠다. 중국집 전화번호를 안알아갔던 터에 고생했던 그들이 친절하게도 상호명과 전화번호까지 책에 실어주었다. 한시간 올레를 힘겹게 걷고, 자연에서 맛보는 배달 자장면의 맛이라니.. 집에서 밥 다 먹고 책을 읽는 지금 이순간에도 갑자기 그 상황을 상상하며 군침이 돌기 시작했다.
 
음악 평론가 고영탁님이 추천해준 올레에 어울리는 노래들로 김동률의 출발서부터, 성기완의 마흔이끼, 장필순의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때, 앵콜요청금지의 브로콜리너마저, 루시드폴의 알고 있어요 등등..사실 노래 가사와 제목을 연결을 못 시키는 음악에 관한한 유난히 저질 기억력을 소유한 내 탓도 있지만, 생소한 노래 제목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그가 추천해주는 노래들의 설명을 읽어보니 어쩐지 발라드를 좋아하는 내 감성코드와도 딱 맞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책 속에서 그 선율이 음악이 되어 흐르는 듯한 착각도 들었다.
제주 올레에 가서 정말 이 음악들을 모아모아 들으면서 걸으면 더욱 행복하리라.
 
많은 이들이 제주 올레에 발을 디디고, 음악을 떠올리고 글을 쓰게 되는 것은 공통된 귀결인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로 인해 나같은 평범한 독자들은 골라주는 멋진 곡들과 미리 보는 풍경들에 미리 감탄할 수 있다는 감사함..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드는 제주 올레에 대한 이야기. 절친들이 같이 있어 더 행복했던 사람들의 이야기.
그래서 그들은 올레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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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 동화집 1 안데르센 동화집 1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빌헬름 페데르센 외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시공주니어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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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안데르센의 일생에 대한 짧은 그림책을 읽은 적이 있었다. 그의 재미있는 동화책들만 읽고 알아왔던 나로써는 안데르센의 일생이 사실은 미운 오리새끼의 그것만큼이나 힘들고 어려웠던 시간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된 시간이었다. 단지, 그의 일생만이 언급된 그림책이라 잠깐 잠깐 소개되는 그가 쓴 동화 제목들을 보면서, 다시 안데르센 동화를 읽게 되면 좋겠다라는 마음이 들었다는 것이 아쉽다면 아쉬운 일이었다.

 

어려서 안데르센 동화 몇편씩을 읽지 않고 자란 어린이는 아마 없을 것이다.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된 너무나 유명한 인어공주서부터, 엄지아가씨, 들판의 공주(열한마리 백조와 공주이야기), 완두콩 위에서 잔 공주 등 그가 이야기해주는 재미있는 동화들은 정말 무궁무진했다. 그토록 재미나게 읽은 책이건만 어른이 되고 나니 집에 남아있는 그림책이 따로 없었다. 엄마 아빠가 읽고 자란 그림책을 보관하고 있다가 아기에게도 물려주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집처럼 우리집에서도 어릴적 내 동화책을 따로 보관하지는 않았기에..

 

어른이 다시 되어 만난 안데르센 동화책은 완역본이라 하였다.

그래서 더욱 기대되는 책.

게다가 몇편은 어렸을적에도 미처 못 읽어봤던 글들이라 새로운 재미가 있었다. 이미 읽어본 동화들도 다시 읽으니 여전히 재미있었고 말이다.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 읽을 수 있게 글씨도 적당히 큼직하고, 내용은 여전히 재미가 있다. 동화란 이런 것이다를 새삼 다시 느끼게 해줄 정도로.. 언제든 동심으로 돌려줄 그런 동화랄까?

사실은 몇 동화같은 경우에는 아이들이 읽기에 이런 내용이어도 될까 싶을 정도로 충격적인 것도 있었다.

 

어른인 지금 읽기엔 재미있지만, "길동무"의 경우에 착한 요하네스가 아버지의 죽음 이후 슬픈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여행을 떠났다가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고 있는데, 그 결과에서는 좀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실상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동화들이 이처럼 완역본에서는 성인버전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충격적인 내용들이 있다고 했는데 그래서 그런걸까? 어렸을 적에는 공주의 부모를 죽였다던가 하는 내용은 없고 그저 두루뭉술하게 행복한 결말로만 넘어갔던 것같은데 말이다.

 

안데르센 본인은 어려운 집안 환경과 정신병을 앓고 있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덕분에 혼자 놀고 공상해야하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정규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했으면서도 그의 누구보다도 뛰어난 상상력으로 아무나 만들지 못했을 뛰어난 어린이 명작들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 동화들은 지금도 고전 중의 고전이 되어 우리와 우리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주니 그를 진정한 동화의 임금이라 할만하지 않을까?

 

아이가 있다는 이유로 아이와 함께 많은 동화들을 읽어왔지만, 역시 안데르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정말 즐거운 동화 속 환상 세계로 빠져들었으니, 안데르센에게 다시 고마움을 느끼게 되었다.

2권도 있다고 하니 꼭 읽어보고 싶다. 2권에도 내가 못 읽어본 동화들이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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