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 다이어리 1 - 운명적 만남 뱀파이어 다이어리 1
L.J. 스미스 지음, 김옥수 옮김 / 북에이드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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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평범한 여학생이 초절정 꽃미남들에게 둘러싸여 공주님이 되는 소설이 아니다. 소설 속 여주인공 엘레나 길버트는 이미 로버트 리 고등학교의 최고 퀸이자 모든 남학생이 바라는 매력덩어리 금발 미녀였다. 사실 아무 것도 볼 것 없는 평범한 여학생이 미남이고 부자인 남주의 시선을 사로잡는다는 것은 일반 여성들의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자극하는 것일뿐, 스토리상에도 많은 비약이 따랐다. 사실은 여주인공도 지나치게 예쁘고 아름다워야 우리도 볼 맛이 나지 않겠는가. 그리고 실상 드라마나 영화속에서도 보면, 평범한 여주인공들 역시 예쁘긴 하였다. 안예쁘다고 말만 하였지.

 

미드에서 유명하다는 뱀파이어 다이어리를 책으로 만났을때, 처음에는 조연일 것 같은 학교의 퀸이 여주인공이라고 해서, 거리감이 들었으나, 이내 그녀의 천진난만한 성격 속으로 빠져들었다. 어려서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어린 동생과 고모에게 맡겨진 그녀, 학교에서는 다행히 밝고 강인하게 잘 생활하는 멋진 소녀였던 것이다. 게다가 차지하고 싶은 남학생이 생기면 승부욕이 발동을 해서 본인은 심각하겠다고 하겠지만, 내 눈엔 귀엽게만 보이는 그런 행동들을 거침없이 한다.

 

마치 가면을 쓴듯한 커다란 선글라스를 끼고, 묘한 분위기를 풍기고 나타난 전학생 스테판.

날씬하고 잘생긴 그의 외모에 모든 여학생의 마음이 동하고, 당연히 승부사 엘레나도 그 전 학교의 킹카였던 매트와 헤어지고, 스테판을 꼬실 궁리를 하게 된다. 처음으로 스테판이 그녀의 마음을 거절하자, (보통은 남자들이 이런 역할을 하였지. 꽃보다 남자에서도 구혜선이 자꾸 튕기니 관심이 가지 않았던가.) 엘레나의 마음은 더욱 단단히 스테판에게 고정이 된다. 그래서 그가 동성애자라고 소문을 내고, 있지도 않은 자신의 연인이 있는 것처럼 헛소문을 퍼뜨린다. 절친한 친구들이자 거의 부모님과 가까울 정도로 그녀를 지켜주는 친구들 메레디스와 보니. 그들이 엘레나의 계획을 도왔다.

 

엘레나를 외면하고, 무시하는 줄 알았던 스테판은..사실 엘레나를 보고 숨이 막힐듯 놀랐다.

그가 목숨을 걸고 사랑했던 여인 캐서린, 바로 그녀의 환생한듯한 모습 그대로였기 때문이었다. 의도적으로 멀어지려고 해도 그녀는 자꾸 다가오고, 스테판은 자꾸만 그녀를 갈구하게 되었다.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두 주인공, 그 아름답고 운명적인 만남.

엘레나의 이름이 나라를 기울게 한 경국지색 헬렌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라는 예비 고모부의 불안한 말이 암시해주듯. 그 아름다움은 이 소설의 중요한 동기이자, 형제의 치명적인 애정극을 예견하는 복선이 되었다.

 

어둠을 벗어나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었던 스테판(제목에서 알 수 있듯, 스테판은 평범한 남학생이 아니었다. )이 숨어 들었던 작은 마을에는 그의 운명적 여인 엘레나가 있는 곳이었고, 그 둘의 사랑을 방해할 삼각관계의 주인공일지 아니면 적이 될지 모를 형 데미언의 등장이 둘의 사랑이 순탄치 않음을 암시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스테판이 전학오면서 일어나는 마을의 불길한 징조들과 여러 사건들, 노숙자 습격사건, 비키 습격사건, 그리고 최종적으로 태너 선생님의 사망 사건까지..

그리하여 스테판은 그 모든 일의 배후로 지목이 되고 모두의 눈 앞에서 사라지는 일이 발생하였다.

 

등장인물들의 갈등 구조를 형성하기 위해 억지로 꼬인 오해와 비난 구조가 나타나지 않고, 우선은 빠르게 진행되는 스토리가 너무나 좋았다. 스테판이 자신의 최대 비밀과 고민을 숨기지 않고 그녀에게 모두 알려줬다는 사실이 정말 기뻤던 것이다. 들켰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거라곤 해도, 제대로 된 설명이 없다면 또 꼬이고 꼬이는 구조가 되었겠지. 어쨌거나 이 소설은 정말 속 시원히 이야기를 진행시켜서 우리를 기쁘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아름답게 진행되길 바라는 사랑에는 벌써 이상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그녀를 차지하려는 형의 등장으로부터 어떻게 그녀가 자유로워 질 수 있을까?

사랑을 지키려는 엘레나의 마음이 어떻게 보전이 될 수 있을까?

2부에서 1부보다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다가올 그들의 이야기가 벌써부터 나를 설레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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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사이드 시드니
류수연.김홍기 지음 / 시드페이퍼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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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20대의 마지막을 그냥 보내기가 너무 아쉬워 29살의 10월에 동갑내기 친구와 함께 호주의 시드니, 뉴질랜드 북부를 돌아보는 일정으로 일주일 남짓한 여행을 다녀왔다. 터키를 갈까 어디를 갈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정한 곳이 호주와 뉴질랜드였다. 둘다 자유여행에 익숙하지가 않았던 터라 여행사에 나온 정보를 보고, 관광여행을 선택했다. 일정을 직접 짜지않는다는 것과 숙박, 교통, 식사등이 모두 해결된다는 점은 좋았으나, 동남아를 넘어선 호주에서조차 쇼핑센터로 끌려다녔다는것이 가장아쉬웠다. 또한 본토박이 음식이 아닌 대부분의 식사를 한식으로 해야한다는 점이 장점이자 아쉬운 단점이 되기도 하였다. 

 

눈이 부실 정도로 하늘이 푸르르고, 햇볕이 강렬하고, 그리고 푸른 초원이 드넓게 펼쳐지는곳. 오페라 하우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달링 하버 선착장에서 페리를 탔건만.. 이것이 시드니다 싶은 최고의 기분을 만끽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다. 갭팍에도 가보고, 본다이 비치 등 여기저기 분명 가본 곳은 많은 것 같은데..관광여행의 특성상 그저 스파팅 수준으로 짧게 짧게 눈도장, 발도장만 찍고 다녀서 사진은 열심히 찍었지만, 감흥이 깊게 남지 못했던 것이다. 오히려 오페라하우스보다도 시내의 공원이 더 인상적이었다. 로얄 보태닉가든이었는지 하이드파크였는지.. 몇년이 지난 기억이라 지금은 가물거리지만, 정말 이국적이고 엄청나게 큰 멋드러진 나무 사이로 산책하는 기분은 영화 속 한장면을 촬영하는 기분에 사로잡히게 만들었다.

 

시드니에 빠져들게 되었다는 jjindy 류수연님도 꽉꽉 채워진 시드니가 아닌, 그 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그 여유로운 시드니를 사랑하게 되었던 것 같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시드니에서는 욕심을 버리고 스스로를 놓아두면 정말 생각지 않은 가치있는 것들을 담아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본전을 뽑아야한다는 생각에 빨리 움직여 최대한 많이 보고 즐기고 느끼겠다고 악착같이 다가서면 이미 시드니는 저만치 달아나 있을 것이다. 뭔가 비어 있는 이 도시에서 꽉 찬 무언가를 바란다면 아무 것도 담지 못하고 돌아서며 이 도시에 거친 말을 내뿜을지 모른다. 25p

 

결혼 후 정말 희한한 운으로 당첨된 코란코브 리조트 숙박권 덕에 브리즈번 인 시드니 아웃으로 시드니를 다시 둘러볼 마음을 먹게 된 적이 있었다. 그때 한참 여행 정보 삼매경에 빠져 들었었는데, 항공권도 다 끊고, 모든 준비를 마친 무렵에 아기가 생겨서 다시 안 올 그 기회를 포기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시드니 여행 준비를 하며 인터넷으로 준비하는데 많이 갑갑했었다. 책도 마음에 쏙 드는 책을 발견하지 못했고, 인터넷 정보도 다른 여느 나라 관광지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아쉽게 접은 여행이었지만, 한참을 준비했던 여행이었던 지라 언제고 한번 다시 떠나고픈 여행지가 되었다. 그리고, 올해 새로 나온 이 책 서니사이드 시드니는 몇년전 내가 찾던 바로 그 책이었다.

시드니 올림픽 자원봉사를 하러 떠났던 jjindy님이 시드니의 매력에 푹 빠져, 또 다시 시드니로 떠나게 되었고, 연인을 찾아 소중한 직장을 과감히 버리고 honky님을 찾아오게 만든 바로 그 도시에 대한 추억과 사랑 이야기를 가득 담아 엮어낸 책이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부부가 된 두 사람의 이야기가 사실 주는 아니고, 시드니의 좋았던 곳, 각종 추천 맛집과 쇼핑 스팟, 멋진 볼거리 등을 소개해주는 이야기형식의 여행 서적이라고 해야할까? 에세이 같은 느낌이 나는 부분도 있고, 친절한 사진과 설명을 보면 분명 여행 서적임에는 틀림없다. 

 



 시드니의 지역별로 나누어, 각 지역에서 가볼 만한 장소들을 추천 설명해주고, 멋진 공간에 대해서는 두 사람의 각각의 의견을 따로 피력하기도 한다. 잠깐 들러보고 다녀온 경험이 아닌, 실제로 시드니에서 일년 이상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책자이기에 관광객들이 훑고 지나가는 맛집이나 정보가 아닌 우리가 정말 체험해보고픈 시드니의 일상을 경험하게 해주는 책이라는 느낌이었다.

 

몇년전 검색할때 찾아놨던 해리스 카페의 울루물루 핫도그는 여전히 명물인 모양이었다.달링 하버의 피쉬 마켓에서의 싱싱한 해산물도 역시나 절대 놓치지 말아야할 필수코스로 지정이 되어 있었다.

이 책을 통해 새로이 알게 된 많은 맛집 중에서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은 마틴플레이스의 지하 벙커같은곳에 자리한 펍, 프라임이다. 육식마니아로 자부한다는 저자가 맛본 것중 최고의 맛으로, 세상 그 어떤 단어로도 설명이 안된다고 하니 눈이 돌아갈 지경이다. 게다가 값도 저렴! 내가 좋아하는 선택이 될 것 같다.

또, Il Baretto (일 바레토)라는 이태리 레스토랑은 번호표를 받고 기다리는 곳인데 매콤하고 톡 쏘는 개운한 맛의 펜네 아라비타는 세계 최고로 칭송받고, 쇠고기 라자냐와 푸딩 파나코타는 이탈리아가 입안에 살아숨쉬는 느낌을 준다고 한다. 어쩌면 먹거리를 갖고 이런 표현을 할 수 있는지.. 당장 먹어보고 싶게 말이다.

 

겉핥기식의 아쉬운 관광여행의 기억은 잊고..진정한 시드니의 참멋을 느끼러 떠나보고 싶다.

로얄 보타닉 가든을 다시 산책하고, 울루물루 핫도그를 한입 베어물고, 저녁에는 오페라 하우스 앞 오페라 바에서 공연을 보고 싶다. 그리고, 저자가 시드니를 떠나는 밤을 너무나 아쉽게 하였던 샹그릴라 호텔의 블루 호라이즌 바의 야경도 반드시 보고 오고 싶다.

시드니로 떠나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책 같다. 적어도 나처럼 맛집을 좋아하고, 여유를 찾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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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100배 즐기기 - 2010년 최신판 100배 즐기기
기경석.정선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5월
구판절판


2008년 2월에 호주, 일본 여행을 계획하고서, 겨울 내내 여행 준비를 하며 들떠 있었다. 사실 여행의 메인이 되는 호주보다도 나는 도쿄 여행에 더 설레고 있었다. JAL을 끊으면 일본을 경유하면서 1박을 하게 되는데, 아예 몇박 연장을 해서 제대로 도쿄 구경을 하고 돌아오자는게 당시 여행 계획이었고, 그때 도쿄 100배 즐기기를 구입해서 정말 교과서 정독하듯이 밑줄 긋고, 일본여행카페 들어가서 정보 추가해서 포스트잇 붙여가며, 여행계획을 세울 커다란 스프링 노트까지 구입해서 치밀한 맛집 조사와 여행 준비에 들어갔다.


거의 두달을 매달려 있었더니 지금까지도 도쿄의 지명들이 귓가에 맴돈다. 당시에는 잠자리에 누우면 머릿속에 마치 영어 단어나 세계사 암기하듯 머릿속에 지명과 레스토랑 등의 이름이 떠올라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책을 펼치지 않아도 나중에는 이미 내가 다녀온양.. 입에서 줄줄 흘러나올 정도로 공부를 했다.

공부라기 보다 즐겨서 보다보니 저절로 외워진 곳들.

시모키타자와의 안젤리카의 카레빵, 에비스의 맥주박물관, 긴시쵸의 아까짱 혼포, 다이칸야마, 키치죠지의 지브리와 크로켓 등등.. 독특한 지명과 상호들임에도 입에 짝짝 붙었다. 아직까지도 너무나 생생하게.



그때 그 여행 계획을 전면적으로 포기하게 된 것은 바로 지금의 복댕이 아들이 생기면서부터였다. 임신 3개월까지가 가장 조심해야 할때이기에 2개월도 안되었을 2월에 여행가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했다. 또한 미루기에는 신랑의 시간이 허락하지를 않았기에 어차피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여행이었다. 어쩌면 다시는 당첨되지 못할 고가의 리조트 상품권을 포기하면서까지도.. 아기를 지키는 것이 너무나 중요하였다.

그리고 지금 그 선택을 후회하진 않는다. 너무나 귀여운 우리 아들이 내 곁에서 방글방글 웃어주고 있으니..



호주의 그 리조트에는 언제 가게 될런지도 모르겠지만..

도쿄는 이제나 저제나 언제든 떠나고픈 그런 곳이 되어버렸다.

그때의 내 여행 노트는 임신 기간 중에 태교 일기 비슷하게 기록장으로 탈바꿈이 되었지만..그래도 행복하였다. 그리고 2010년 5월. 아직도 난 도쿄 근처에도 못 가봤지만.. 새로운 도쿄 100배 즐기기가 나왔다. 마치 그때 여행을 떠나지 못한 나를 위로라도 하듯. 더욱 빵빵한 자료와 진화된 여행서적으로 내 곁에 다가왔다.

아, 우리 아기가 정말 복댕이구나. 이 책으로 엄마가 이제 새로 여행 준비하면 되는 거겠지?


책을 들여다보며 입이 쩍쩍 벌어졌다. 미니 포켓북으로 정말 중요한 지도와 핵심코스, 공항에서 시내로의 교통 수단 등이 언급이 되어 짐을 굳이 줄여야 하는 사람이라면 포켓북 하나로 오케이 할 수 있는 부록까지 들어 있었다.


몇년이 흘러버렸으니 그때 준비했던 것과는 새로이 또 준비를 해야겠지만, 그때처럼 주먹구구 식으로 인터넷 여행기 모두 읽어보고, 책에선 조금만 참조하고 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전적으로 이 책에 의존하고, 궁금한게 생기면 인터넷을 따로 찾아봐도 될 정도로 정말 탄탄해졌다. 물론 예전에도 그랬지만, 좀더 보기가 수월해지고, 눈에 쏙쏙 들어오게 정보를 잘 집약해논 것이다. 사실 그때는 홀몸일때라 인터넷 할 시간도 많았고, 뭔가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지만, 아기 엄마가 인터넷 할 시간은 이제 많지가 않다. 다른 할일들이 더 많아졌기에.. 그렇기에 책 한권으로 올 패스를 할 수 있는 새로운 도쿄 100배 즐기기의 등장이 무척 신선하고 반가웠다.


도쿄 여행 추천 코스는 기본이었고, 각각의 타운 랭킹이 매겨져있어서 원하는 테마별로 어디를 가면 좋을지 참고하기가 좋아졌다. 카페,베이커리, 쇼핑스폿,유원지 등의 랭킹도 도움이 되었다. 초보자부터 베테랑 여행자까지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진화된 100배즐기기를 만들겠다는 작가 두분의 노력이 엿보이는 흔적이 많았다. 음식점도 관광객 위주가 아닌 현지인들이 즐겨 가는 곳을 추천하고, 발로 뛰어 얻은 생생한 정보를 전하겠노라 한 의도대로 정말 제대로 된 업데이트가 아닌가 싶었다.


실제로 2008년 여행계획 당시에는 메구로 역의 프린세스 가든 호텔을 계획했었는데 책에 나온 추천 호텔 랭킹 10위 안에는 들지않는 호텔이었다. 1위는 2008년 6월에 오픈한 호텔 빌라폰테뉴 신주쿠였다. 역시 여행은 새로운 정보에 민감해야하는 것 같다. 또한 그 당시에 열심히 찾아봤던 내추럴 플렌티 등의 100엔샵은 책에나와 있지도 않았다. 새로운 쇼핑 스폿, 새로운 레스토랑 등이 그 자리를 대신해주고 있었다.


이 책을 다시 교과서보듯 다시 정독하여 독파하고 나면 머릿속에 도쿄 여행에 대한 새로운 지도가 형성될 것 같다. 이제는 둘이 아닌 셋이 하는 여행을 계획하려 한다. 어른 둘이었으면 좀더 바쁘게 돌아다녔을 일정도 많이 수정될 것이다. 하지만, 아기가 있어 더욱 행복한 여행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다시 새롭게 여행 계획을 짤 생각에 벌써부터 흐뭇해진다. 이미 이 책 한권으로 난 도쿄를 다녀온 것 같은 환상에 사로잡혀버렸다.




좀더 한 눈에 쏙 들어오는 설명들..

추천 호텔 랭킹.

각종 좋은 정보들을 더 눈에 쏙쏙 들어오게 아예 형광펜으로 표시가 되어 있었다. 게으른 나같은 사람에게는 정말 딱.

사진도 더욱 풍부해지고, 설명은 더욱 일목요연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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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60분 부모 : 문제행동과의 한판승 편
EBS 60분 부모 제작팀 엮음 / 지식채널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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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BS 60분 부모가 워낙 엄마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프로그램인줄은 알고 있었지만, 아침 기상 시간이 뒤죽박죽인 나로서는 혼자서 아침에 이 프로를 진득이 본다는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기가 일어나면 아기랑 다른 걸 해야하고, 아기가 일어나기전에라도 혹시나 깰까봐 티브이 켜기가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이 프로의 파급 효과가 워낙 컸기에 내용이 궁금해서 예전에 나온 책을 사봤다. 그랬는데, 막상 차일피일 미루면서 읽지를 못하고 쌓아놨는데..새로 나온 신간인 이번 편은 "문제 행동과의 한판승"이라고 해서 3살부터 초등학교 입학전 연령까지..그러니까 지금 딱 세살인 우리 아기서부터 적용되는 책이었고, 무엇보다도 요즘 늘고 있는 떼와 자해 등을 컨트롤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라도 시급한 책이었기에 예전 책은 덮어두고 이 책부터 펼치게 되었다.

 

아기를 갖기 전에 신랑이 보여준 외국 광고 중에 이런 광고가 있었다.

예닐곱살 된 아이가 마트 바닥에 누워 정말 남들 보기 창피할정도로 데굴데굴 구르며 울며 보챈다. 주위에 사람들이 몰려들어 곱지 않은 시선으로 쳐다보고, 부모는 난감하기만 하다. 이 광고는 아이들 육아법 광고나 기타 아기용품 광고가 아닌 바로 콘돔 광고였다. 당신의 실수로 미래가 바뀝니다 하는 내용의 카피 문구도 생각이 난다. 사실 지나친 광고라는 생각은 들었다. 아이들이 떼쓰고 그러는 것은 성장 과정중의 하나일뿐, 아이 존재 자체를 거부할 것은 아니기 때문이었다. 다만, 아이들을 귀찮게 여기는 사람들에게는 심하게 공감되는 내용일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부모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아이들의 울음과 심한 떼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거꾸로 해보았다.

 

우리 아이를 문제 아이라고 생각하고 싶은 부모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에게 나타나는 문제 행동이 단순한 떼와 불평 정도인지 아니면 정말 바로잡아야할 정도인지..어느 정도까지의 수위인가에 대해서는 궁금증을 갖고 있을 것이고,  해답을 얻기 위해 이 책 저 책, 혹은 사이트까지 뒤져가며 고심하는 일이 많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말썽과 문제행동으로 나누어 구분짓고 있다.

말썽은 아이가 어리고 호기심이 왕성할때 나타나는 것으로 그 시기가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것으로 본다. 문제 행동은 더 놀고 싶고, 더 만지고 싶은데, 혹은 엄마의 관심을 더 받고 싶은데 자꾸 제지당하면서 욕구는 있는데 방법을 모르니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이다. 이때 부모가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아이는 감정을 인지하고 조절하는 능력이 성장하지 못하면서 문제행동을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아이의 문제행동에 대한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방법을 배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이제 만 21개월의 세살바기 아들에게 어디까지 허용을 해주면 좋을지 어디서부터 단호하게 제지를 하며 어떻게 바로잡으면 좋을지 몰라 발을 동동 구를때가 많았다. 특히 요즘 큰 골치를 썩고 있는 부분이 바로 아들이 원하는 일을 들어주지 않으면 크게 울거나 벽이나 문 등에 머리를 콩콩 박으며 자해를 하는  것이었다.

엄마나 아빠를 꼬집고, 물고 등의 행동도 나쁜 행동이었지만, 자기 머리를 박는 행동은 특히나 어른들을 놀라게 하는 일이었고, 그럴때마다 못하게 하라고 외할머니께 걱정어린 이야기를 듣곤 하였다.

 

하지 마라, 하지마라 말로 하여도 아기는 원하는 일을 해줄때까지 머리 박는일을 그만두지 않았다. 아직은 내 단호한 표현이 완곡하게 느껴졌는지.. 직장에서 보는 전공서적에 질린 탓인지 웬만해서는 책을 잘 열지 않는 신랑조차도 이 책은 배송되자마자 나보다 먼저 그 부분을 찾아서 읽어봤단다. 그만큼 우리 부부의 걱정거리였던 부분이었다. 실제로 한참 전에 머리를 박는 습관을 가진 아기가 심하게 머리를 박다가 과다 출혈로 사망했다라는 무서운 이야기를..엄마께 전해들은 터라.. 내 걱정은 더 배가 되었는지 모른다.

 

정말 비슷한 20개월 아기 형석이의 실례와 대처 방안이 실려 있었다.


 

좌절상황에서 머리를 박는 것은 관심을 끌기 위한 경우가 많기때문에

엄마가 아이가 있는 곳에서 아예 사라지는게 그런 행동을 가장 빨리 멈추게 하는 방법이다.

그냥 두면 자기 머리를 다치게 할 만큼은 하지 않는데,

관심을 보이면 아이가 더 심하게 부딪쳐 다치기 쉽다.

 24개월 이후에도 여전히 이런 행동을 보이면

아주 단호하게 잘못된 행동이라는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

 141p

 



 

눈치라 빠르고 영리하여 자기 몸을 무기로 엄마를 협박하는 경우이거나 반대로 전반적으로 발달이 뒤쳐지는 아이에게서 이런 행동이 나타나기도 하기에 집에서도 할 수 있는 간단한 발달검사를 통해 아이상태를 짐작하고 해결책을 찾도록 조언해주고 있었다.

 

가장 듣고 싶었던 적합한 말을 책을 통해 들으니 안심이 되었다. 그 전에는 달래야할지 못하게 해야할지..정말 그 자리를 피하면 좋을지 몰라 난감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얼른 자리를 피하면 그 행동을 멈추었고, 아이가 머리를 박을때도 그다지 아프지 않게 수위를 조절해서 박는 것을 보았기에 그나마 좀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마법처럼 모든 아이에게 적용되는 공식은 없다고 책에 나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엄마가 생각하는 양육을 해야한다는 것이었다.

책에 아무리 좋은 내용이 나와 있어도 그 방법을 적용했을때 우리 아이가 어떻게 반응할지를 미리 생각해보고, 어울리지 않는 방법이면 다른 방법을 시도해봐야한다. 다른 아이에게 맞는 방법이 우리 아이와는 맞지 않을 수 있으니 그렇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아이와 부딪친 문제가 아이가 자라면서 생활에서 부딪칠 수도 있으니, 그 대처방안 역시 신중해야 한다.

비싼 물건을 사주는 것으로 대처한 육아법이었다면, 아이는 자라서도 자기 월급 이상의 값비싼 물건이 갖고 싶으면 무조건 사고 보는 어른이 될 수도 있다. 갖고 싶은 걸 모두 사주지 않는것도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바라는 것을 물건으로 대처하는 것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는 것이다.

 

보통 부모라면, 아이가 문제에 부딪혔을때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현실에 맞게 판단하며 원하는 것을 갖기 위해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기를 바란다. 이렇게 키우려면 아이가 욕구를 조절할 수 있게 부모가 도와줘야한다. 항상 좋은 답을 찾기는 어려울 수 있으나 아이를 가르칠때는 나중에 커서 같은 상황을 겪을때 아이가 어떻게 행동하면 좋을지를 생각하며 다양한 방법을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95p

 

육아 강박증이 오히려 아이를 망친다고 한다. 조바심을 버리고, 여유를 찾을 것, 나쁜 행동은 일관성있게 제지할것, 엄마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을 할 것, 학습 강박증으로 번지지 않게 할 것 등의 꼼꼼하게 체크할 것들을 제시하고 있었다. 또한 책에 나온 여러 사례들을 살펴 보며, 우리 아이에게 나타나는 문제 행동을 어떻게 고쳐 나가면 좋을지 배울 수 있었다. 부록으로 나온 60분 부모 3분 강의에는 바빠서 미처 보지 못한 5가지 사례들에 대한 팁이 3분 강의로 요약이 되어 있어 더 좋았다.

 내 아이의 자율성 키우기,아이와 대화하는 방법 등의 주요한 다섯 가지 강의가 있어 바쁜 시간을 쪼개어 보기 가장 좋은 부분이었다.

 

옆에 두고 수시로 찾아보기 좋은책..

엄마의 마음부터 살피고,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기 위해 노력하도록 조언해주는 책. 그래서 아기와 엄마 모두 행복한 육아 생활이 되도록 조언이 되는 책을 만났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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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행사전 - 365일 날마다 새로운 서울 발견!
김숙현 외 지음 / 터치아트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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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365일 날마다 새로운 서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도록 365 곳의 서울과 서울 근교의 여행지를 담아낸 책

서울 여행사전

처음 한국에 온 외국인이나 지방에 살아서 여행지로 서울을 선택한 사람들이 참고하기에 좋은 책, 그리고 서울에 살면서 바쁜 일상에 젖어 주위에 눈을 돌릴 틈이 없었던 서울 시민들에게도 아주 유용한 책, 서울 여행 사전은 서울이라는 일상의 도시를 새로운 관광지로 순식간에 탈바꿈시켜주는 그런 책이었다.

 

대학과 직장 생활의 10년이라는 세월을 서울에서 보내고 왔기에 짧다면 짧을 수 있고, 길다면 길 수 있는 시간 동안 서울에서 생활하였다. 대학땐 기숙사, 하숙, 그리고 직장 다닐땐 주로 혼자 자취를 하였기에 집에 돌아가도 가족이 없으니 혼자서 티브이 보기도 적적하고, 재미도 없어서 퇴근 후에는 주로 친구들을 만나 시간을 보내다가 느즈막히 집에 돌아가는게 일상이 되었다. 그리고, 직장 생활의 스트레스를 퇴근 후의 여가 시간으로 재미있게 풀고 들어가는 일이 전혀 힘들지도 않던 날이었다.

 

하루종일 서서 일하는 직종이었던 지라 퇴근 후 거의 쓰러져 잠들었다던 동기들과 달리 거의 매일밤을 새로운 약속으로 가득 채워 보내고(보통 집에 가면 10시나 11시쯤 되었다. 서울은 워낙 넓어 한시간이상 버스 타고 들어가는 일이 다반사였기에..), 다음 날 지치지도 않은 모습으로 출근하는 나를 보고 다들 놀라워할 정도였다. 직장생활 초창기 뿐 아니라, 년차가 꽤 되었을때에도 여전히 그렇게 약속의 행렬은 이어졌고, 이제는 서울의 동서남북을 찍을 정도로 멀리도 잘 다녔기에 체력적으로 무리가 갈만도 했는데 노는 건 힘들지도 않았다.

20대여서 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거창하게 말해서 그렇지..내가 가본 곳들은 많이 제한적이었다. 학교 다닐때도 그랬고, 직장생활을 할때도 그랬다. 다만 직장에서 집까지 거리가 버스로 한시간 거리 정도가 되어서, 두세달에 한번 김포로 파견이라도 나갈라치면 강서에서 강동(송파)까지 서울을 가로지르는 횡단 출퇴근을 해야할 정도긴 했다.

서울의 넓고도 많은 다양한 곳들을 모두 다녀봤으면 좋았겠지만, 대전에 살면서도 안 가본 곳들이 많을 정도인데.. 하물며 서울처럼 넓은 곳에서 나와 연고가 전혀 없는 곳에 찾아가 시간을 보낸다는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직장이 청담동에 있어서 약속 장소는 대개 삼성동, 압구정, 센트럴시티, 강남 등지였고, 연극을 보러 대학로까지 가끔 가거나 신촌에 가거나 하는 가끔의 일탈 외에는 주로 비슷한 장소에서의 만남들이 이어졌다.

 

그래도 내 나름대로의 맛집들이 생겨났고, 좋아하는 카페들이 생겼으며 메가박스에서 일요일마다 아침일찍 보던 조조영화가 즐거웠다. 가수 이문세님이 애인을 일찍 만나기 위해 조조할인 영화를 본다고 노래를 부른 것처럼 나는 친구들과 조금이라도 더 놀기 위해 아침 일찍 조조 영화를 보기도 했던 것이다. 참 다시 생각해보니 그땐 참 많이 젊고 어렸던 것 같다. 말 그대로 팔팔했다. 전날 아무리 힘들게 일했어도 주말에는 쌩쌩했고, 저녁에는 친구들과 노곤한 몸을 소파에 기댄채 끊이지 않는 수다를 풀어놓았다. 술도 좋아하지 않았기에 그저 만나면 밥먹고, 맛있는 차나 커피를 마시곤 하는게 내 만남의 대부분의 시간이었다.

 

 365곳이나 되는 다양한 장소들이 나와 있기에.. 내가 가본 곳은 아주 적었고.. 대부분은 가보지 않은 곳들이 많았다. 서울에 살면 지금 당장이라도 주말부터 둘러보고 싶은 그런 곳들 말이다.

결혼 후 직장도 그만두고 다시 내려오게 되었는데, 그때 직장 동료 한분이 그런 말씀을 하셨다.

서울의 맛집과 카페들 다 놔두고 내려갈 수 있느냐고.. 우스개소리였지만, 지금도 가끔 그 말이 생각난다.

 

10년 동안의 서울 생활 속에서도..그리고 남보다 더 많이 열심히 놀았다고 생각했음에도 못 가본 곳이 더 많이 나와 있는 곳, 그래서 가보고 싶게 설레이게 만드는 책, 서울 여행 사전.

말 그대로 서울이 초행길인 사람들을 위해서 사전답게 또 관광 안내서처럼 충실하게 기본부터 차근차근 짚어나가고 있다. 여행 길라잡이 책들처럼 서울의 교통, 관광정보, 지도, 전철 노선까지 친절하게 실려 있는 것이다.

 

서울에서 내려올때는 아쉬움이 많았기에 일주일에 한번씩은 서울에 가서 친구들을 만나겠노라고 신랑과 구두약속을 했지만..막상 결혼을 하니, 신혼 새색시가 주말마다 신랑을 놔두고 놀러나간다는게 어불성설이었다. 그래서 내려 온 후에 서울에 올라간 적은 모임때문에 가게 된 몇번의 일이 고작이었다. 그리고 아기가 생기고, 아기를 낳고 하는 과정 중에는 한번도 올라가보질 못했다. 그저 친구들과는 전화로 연락하고..나보다 몸이 자유로운 친구들이 보러 내려와 주기도 하였다. 또 서울 토박이인 친구는 내 덕에 기차를 처음 타봤노라며 날 보러 내려와 주기도 하였다.

 

500년간 백제의 도읍이었고, 또 조선의 500년 도읍이었으며 그 이후로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수도가 되어준 서울, 그래서 서울에는 조선시대의 궁들이 많을 수 밖에 없었다. 경복궁, 경희궁, 덕수궁 등의 궁궐들과 문화재 왕릉, 사찰들까지.. 대부분이 못 가본 곳들이었지만 서울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유서깊은 곳들이기에 꼭 한번 방문해보고픈 장소들이기도 하였다. 궁궐들 중에서는 창덕궁과 덕수궁만 잠깐 가본 기억이 있었다.

 

또 멋진 근대건축물과 종교건축물등도 가볼 만한 곳들이 추천되어 있었는데 여러 대학의 건물들과 유서깊은 종교 건물들이 나와 있었다. 그 중에서는 내가 한학기, 또 4년을 다닌 두 학교가 모두 나와 있어서 반갑기도 하였다. 덕분에 내가 가본 명승지가 다행히 몇 곳 더 추가되는 셈이었다.

 

여러 사람들이 다양한 의견을 내어 꼼꼼이 만든 책 답게 각종 장소들에는 별점들이 매겨져서 별 하나부터 세개까지 (높아질수록 더 추천) 붙어있었고, 지구 표시가 붙은 곳은 외국인에게 특히 추천할만한 곳이라 체계적으로 외국인 친구나 바이어를 위해 서울을 안내하려고 마음먹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많이 될 듯 하였다. 혼자서 쓴 책이 아니라 여럿이 쓴 책이라는 것은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갈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좀더 객관적인 의견으로 쓰여진 책이 되는 것일 수도 있었다.

 

대학 졸업반 시절부터 직장 생활을 하던 때까지 유난히 연극에 빠져 있던 때가 있어서 대학로의 웬만한 소극장들에 거의 다 가보았고, 국립극장에서 하는 공연도 종종 보러 가고, 세종 문화회관에도 가고, 예술의 전당에도 가봤다. 공연 매니아 수준까지는 아니었지만, 술을 제외한 약속을 하려다 보니 아무래도 공연이나 연극, 혹은 영화 등의 약속을 잡는 일이 많아지게 되어서 지방에서는 하기 힘든 다양한 문화생활을 짜임새 있게 즐기고 내려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여기 내려오고 나서는 한편도 연극을 보지도 못했고, 영화만 몇편 보았을뿐이니.. 서울이 정말 문화적 체험을 하기에는 천국 같은 곳임은 분명한 듯 하다.

 

책장을 넘기며, 새록새록 떠오르는 예전의 서울 생활들이 그리워지며 아득하게만 느껴졌다. 아, 여기는 뭐가 좋았는데.. 아 맞다. 여기서 미스 사이공을 보았었지 하면서 말이다. 못 가본 곳들은 왜 진작 여기는 안가봤을까 하는 회한에 젖게 만들었고.. 가 본 곳들은 그때 좋은 시간을 함께 했던 지인들의 얼굴까지 떠올려주며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퍼즐 조각이 맞춰지는 듯 하였다.

 

아이가 있다보니, 솔로일때 자유로이 다녔던 다른 곳들과 달리 아이와 함께 갈만한 곳들에 가장 관심이 갔다. 그래서 그때는 눈길도 주지 않았을 그런 어린이 미술관, 체험관 등이 눈에 쏙쏙 들어왔다. 다양하고 시설 좋은 곳들이 참 많았는데 아무래도 서울은 대부분 이용요금을 내는 곳들이 많은 것이 아쉬웠다. 시설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겠지만 말이다. 아직 어린 우리 아기가 좀더 크면 어디를 가면 좋을까? 이왕이면 서울에 갔을 적에 아기를 위한 특별한 공연이나 박물관 등에 갔다가 친구들도 만나고 하면 좋겠단 생각으로 차근차근 읽어갔더니.. 롤링볼 뮤지엄이라는 곳이 눈에 띄었다. 용산의 전쟁기념관 안에 있는 곳인데 어른들조차 신기한 공의 움직임을 따라가며 감탄사를 내뱉는 곳이라 하였다. 유아, 유치원생, 초등학생을 동반한 부모가 대부분 방문한다고 한다. 24개월 이상 유아부터 꽤 센 요금의 입장료를 내게 되어 있어서 아쉽긴 하였지만. 서울에 가서 아이를 위해 즐거운 체험을 하게 할 수 있다면 차비 생각해서라도 한번쯤 경험해도 좋을 곳 같았다. 그와 같이 있기에 패키지로 조금이라도 저렴한 요금을 낼 수 있는 "별난 물건 박물관"도 눈여겨 봄직했다. 모든 전시물을 직접 만지고, 조작하고 체험할 수 있어서 입장할때 되도록 물건을 적게 가지고 들어가야 짐때문에 체험할때 걸리적거리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고 한다. 초등학생의 경우는 이 곳을 모두 둘러보고, 현직 과학교사들이 낸 "별난물건 박물관 과학이야기"라는 책을 구입해서 집에서 풀어보면 좋을것이라는 추천글도 있었다.

또 유아인 우리 아기를 위해 마음에 찜해두었던 곳이 삼성어린이 박물관이었다. 교육적인 놀이가 가득한 재미있는 놀이터라 헬멧을 쓰고 작업조끼를 입고 뚝딱뚝딱 벽도 쌓고, 지붕도 올리는 우리집은 공사중은 우리 아들이 좀더 자라면 정말 좋아할 놀이 같았다. 그보다 흥미로운 곳은 워터엑스포와 떼굴떼굴 놀이터라고 하니 물총을 쏘고, 펌프로 물을 긷고, 물길을 따라 공을 굴리는 워터 엑스포와 바람의 힘에 의해 공이 멀리 날아가고, 공중에 공이 떠 있는 떼굴떼굴 놀이터를 통해 아이의 눈이 호기심으로 반짝이는 것을 볼 좋은 기회가 될 장소 같았다.

 

그외에도 걷기 좋은 길, 테마 거리, 시장, 쇼핑몰등이 분류되어 있었고, 산, 강, 공원도 빠짐없이 실려 있었다. 정말 못 가본 야외 공원이 많았다. 집에서 가까웠던 올림픽 공원을 몇번 거닐며 친구와 감탄했던 기억이 나는데 왜 진작 공원에 여기저기 가볼 생각을 못 했을까.. 어쩐지 내게 있어 공원은 가족 같은 장소였기에..뜨내기 같았던 나의 서울 생활과는 어울리지 않아 그랬는지 모르겠다. 지금은 오히려 여기에서 작은 공원이라도 찾아다니며 아기와 산책하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데 주력을 하고 있는 걸 보면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좀 많이 달라진 듯 하다.

 

그리고, 다섯번째 테마로 나온 맛있고 즐거운 오감만족 서울에서는 음식점, 카페,베이커리, 그리고 와인바가 주류를 이루는 나이트 라이프까지 내 구미에 맞는 다양한 맛집들이 나와 있었다. 다른 건 몰라도 맛집은 꽤 다녀봤다고 생각했는데 웬걸.. 젊은 입맛보다는 구수한 본토박이의 입맛, 그리고 퓨전보다는 어른들이 공감할 그런 소박한 입맛을 지향했는지 수십년된 오랜 맛집들이 주를 이루었기에.. 내게는 생소한 곳들이 많았다.

음식점 중에선 명동교자와 명동 돈가스만 가본 곳이었고..카페도 많이 가봤다 생각했는데 정말 제대로인 커피 볶는 집들을 위주로 취재한 덕에 (커피를 좋아한다고는 해도 제대로 볶은 다양한 원산지의 커피 맛을 감별해낼 자신이 없는 그저 인스턴트에 길들여진..나와는 달리) 내가 가본 곳은 티앙팡귀천뿐이었다. 티앙팡은 다양한 차가 있는 곳이라도 추천을 받아 간 곳이었고..귀천은 천상병시인의 아내분이 운영하시는 곳이라기에 일부러 찾아가서 냉모과차를 맛있게 마시고 나온 곳이었다. 가보고 싶은 곳은 티브이에서 몇번 본 병원 카페 제너럴 닥터와 정말 다양한 커피 군을 자랑한다는 클럽 에스프레소에 가보고 싶었다.

 

맛집을 위한 스페셜은 아니기에 서울여행사전은 젊은 사람의 취향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담아냈다고 보겠지만.. 맛집 면은 좀 아쉬운 면이 많았다. 아무래도 서울의 맛집들이 워낙에 수시로 바뀌기때문에 트렌드에 맞춰서 올리기에는 무리가 있었던 듯 하다. 그래서 진국인 몇 곳만 올린 것 같다.

 

기숙사 외박계를 내고, 룸메이트들과 밤새 심야영화 세편을 내리 해주는 시네마 정동에 가서 영화를 보고 난 후 다음날 내리 자느라 수업을 빼먹은 기억도 나고.. 친구들과 남산에 오르내리며 나누던 이야기와 남산 올라가기전 태극당에서 사먹던 우유로 만든 옛날식 모나카 생각도 난다. 코엑스에서 따뜻한 얼그레이 스콘을 곁들여 마시던 다양한 홍차도 맛있었고..잠깐 만났던 사람과 동부 이촌동을 거닐며 수제파이전문점에서 맛있는 조각케익과 홍옥이 잔뜩 들어간 수제 애플 파이를 선물받던 기억도 난다. 광화문 근방이었던 것 같은데...시립미술관이었나? 1층의 카페에서 먹었던 계란 후라이가 얹어지고 소스가 가득했던 햄버그 스테이크는 임신했을때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이었다. 주로 먹는 기억이 생생하게 나는 걸 보면 정말 난 서울의 맛집들을 많이도 그리워하나보다.

 

책을 읽고, 서울을 다시 그리워 하고..

가봤던 곳, 가고 싶은 곳을 눈으로, 마음으로 담아가며 행복한 시간이 되었던 책이다.

그리고, 예쁘고 분위기 좋은 곳에서 제대로 된 커피를 마셔보고 싶다는 여동생을 위해서도 추천을 해주고픈 책이다. 나보다는 자유롭기에 언제든 가고 싶을때 서울에 들를 수 있는 동생에게 내가 가보고 싶은곳.. 또 동생이 가보면 좋을 곳들을 체크해서 읽어보라고 할 생각이다. 그리고 나 또한 아기가 좀더 자라면 어린이 테마파크를 위주로 서울 여행을 계획해 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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