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우연히, 아프리카 - 프랑스 연인과 함께 떠난 2,000시간의 사랑 여행기
정여진 글, 니콜라 주아나르 사진 / 링거스그룹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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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남자 연인과의 2000시간의 아프리카 여행.

외국인 연인과 평생 한번 꿈꿀까 말까한 머나먼 곳 아프리카라는 환상이 어우러져, 이 책에 대한 나의 기대감이 높아졌다.

그리고, 책을 펼쳐 읽어내려가면서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글을 쓴 그녀와 사진을 찍은 그의 만남은 한편의 영화 그 자체였다.

글만 죽도록 좋아해, 글쟁이로 살던 어린 날의 그녀가 어느날 잘못 배송된 책인 랭보에 대한 전기집을 읽고, 랭보에게 푹 빠져들어 살게 되었다. 그리고, 불문학과로 진학해 랭보가 살았던 아프리카로 떠날 준비를 한다. 그 안에서 미치도록 빠져들었던 랭보를 떠나보내려는 시도를 하지만, 쉽지가 않았고, 그러던 어느 날, 외국 펜팔 사이트에 올려놨던 곳에서 놀라운 쪽지를 받게 된다. 아무 내용도 없는 그 쪽지의 프로필은.. 그녀가 랭보의 환생이라 믿었던 바로 그 끄적임의 내용이 그대로 적혀 있었다.

 

랭보의 환생처럼 느껴지는 프랑스 남자 니콜라 주아나르

니콜라와 여진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되었고, 일년에 한번씩 만남을 가지면서 매일밤 새벽 서너시경부터 (한국 시각 기준) 하루 8시간 가량을 매일 채팅을 하며 둘만의 사랑은 4년이상 키워져 나갔다. 프랑스로 오가고, 인도에서 석달을 같이 보내고..그리고 그와 같이 아프리카로 떠난다. <그와 우연히 아프리카>는 이렇게 시작된 책이었다.

 

아프리카에서 농민 교육에 종사하던 니콜라의 바램, 그리고 아프리카에서 희망을 발견하고픈 여진.. 둘의 사랑은 아프리카 종단 여행에서 더욱 아름답게 빛이 난다. 소울 메이트 같은 그런 천생의 인연을 지구 반대편에서 만나는 경우는 흔치가 않다.

 


 

나란히 하늘을 바라보는 그와 나 사이의 거리에 무심히 달이 하나 걸려 있는 듯 했다.

나는 그의 손을 꼭 움켜쥐고 가볍게 떨어지는 달의 그림자를 받아냈다. 그 순간, 세상에 우리 둘 뿐인듯 귀 옆을 스쳐 걸어가는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마저 들리지 않게 되었다.

이 넓고 이국적인 광장에서 우리 두 사람만 존재한다는 상상에 마음이 설레었다.

60 p

 



 

그들의 여행은 그저 다녀오고 마는 그런 여행이 아니었다.

결혼이라는 풍습으로 귀결될지 아닐지 알 수는 없지만, 굳이 틀에 매이지 않더라도, 열렬히 사랑하고, 늙어서까지도 곁을 지킬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랑을 하고 있기에.. 아프리카에서 희망의 보금자리를 찾으려 한 것이다. 대학을 졸업한 그녀와 열대 농업을 전공한 그는 아프리카의 여러 회사에 원서를 내고, 무수한 노력 끝에 결국 가나에 니콜라스가 취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둘의 여행의 종착지가 우선은(?) 가나가 되었다.

여행이란 끝이 나지 않는 것이기에..

볼것이 많다는 남미는 늙은 이후에 가보기로 미뤄두고, 또다시 그들은 여행 계획에 설레인다.

아프리카 종단여행을 하며, 지구가 작다는 생각을 했다는 그들.

말라리아에 걸려 지독히 앓아도 보고, 깡마른 아프리카 청년의 구구절절한 사연에 가슴이 아파 어려운 처지에도 돈을 보태주었다가, 사기임을 알게 되기도 한다. 레오에 뽈이라는 동갑내기 대자를 두고, 용돈을 쪼개어 학비를 지원했던 니콜라의 선량한 마음을 생각하면 그들의 선행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었다.

쌀밥에 땅콩기름을 섞은 것을 만찬인양  맛있게 비워내기도 하고, 냄새나는 양말 한켤레로 생수를 시원하게 만드는 방법을 배우기도 하였다. 멀게만 느껴지는 아프리카를.. 그들은 몸소 체험하고, 부딪혀 파라다이스로 만들어내었다. 그들만의 보금자리, 그들만의 파라다이스로..

 

 머나먼 그 곳.

내 생애 단한번 가볼 수나 있을까 싶은..아득히 머나먼 땅 아프리카.

고생을 싫어하고, 시간도 없어 어쩌면 나나 신랑과는 인연이 아예 없을 것 같은 그 땅 아프리카

그 안에서 평생의 반려자와 행복한 삶을 시작한 여진양이 존경스럽게 느껴지기까지했다.

사랑이 이토록 순수하면서도 정열적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줘 고맙기까지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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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다이어리 1 - 운명적 만남 뱀파이어 다이어리 1
L.J. 스미스 지음, 김옥수 옮김 / 북에이드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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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평범한 여학생이 초절정 꽃미남들에게 둘러싸여 공주님이 되는 소설이 아니다. 소설 속 여주인공 엘레나 길버트는 이미 로버트 리 고등학교의 최고 퀸이자 모든 남학생이 바라는 매력덩어리 금발 미녀였다. 사실 아무 것도 볼 것 없는 평범한 여학생이 미남이고 부자인 남주의 시선을 사로잡는다는 것은 일반 여성들의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자극하는 것일뿐, 스토리상에도 많은 비약이 따랐다. 사실은 여주인공도 지나치게 예쁘고 아름다워야 우리도 볼 맛이 나지 않겠는가. 그리고 실상 드라마나 영화속에서도 보면, 평범한 여주인공들 역시 예쁘긴 하였다. 안예쁘다고 말만 하였지.

 

미드에서 유명하다는 뱀파이어 다이어리를 책으로 만났을때, 처음에는 조연일 것 같은 학교의 퀸이 여주인공이라고 해서, 거리감이 들었으나, 이내 그녀의 천진난만한 성격 속으로 빠져들었다. 어려서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어린 동생과 고모에게 맡겨진 그녀, 학교에서는 다행히 밝고 강인하게 잘 생활하는 멋진 소녀였던 것이다. 게다가 차지하고 싶은 남학생이 생기면 승부욕이 발동을 해서 본인은 심각하겠다고 하겠지만, 내 눈엔 귀엽게만 보이는 그런 행동들을 거침없이 한다.

 

마치 가면을 쓴듯한 커다란 선글라스를 끼고, 묘한 분위기를 풍기고 나타난 전학생 스테판.

날씬하고 잘생긴 그의 외모에 모든 여학생의 마음이 동하고, 당연히 승부사 엘레나도 그 전 학교의 킹카였던 매트와 헤어지고, 스테판을 꼬실 궁리를 하게 된다. 처음으로 스테판이 그녀의 마음을 거절하자, (보통은 남자들이 이런 역할을 하였지. 꽃보다 남자에서도 구혜선이 자꾸 튕기니 관심이 가지 않았던가.) 엘레나의 마음은 더욱 단단히 스테판에게 고정이 된다. 그래서 그가 동성애자라고 소문을 내고, 있지도 않은 자신의 연인이 있는 것처럼 헛소문을 퍼뜨린다. 절친한 친구들이자 거의 부모님과 가까울 정도로 그녀를 지켜주는 친구들 메레디스와 보니. 그들이 엘레나의 계획을 도왔다.

 

엘레나를 외면하고, 무시하는 줄 알았던 스테판은..사실 엘레나를 보고 숨이 막힐듯 놀랐다.

그가 목숨을 걸고 사랑했던 여인 캐서린, 바로 그녀의 환생한듯한 모습 그대로였기 때문이었다. 의도적으로 멀어지려고 해도 그녀는 자꾸 다가오고, 스테판은 자꾸만 그녀를 갈구하게 되었다.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두 주인공, 그 아름답고 운명적인 만남.

엘레나의 이름이 나라를 기울게 한 경국지색 헬렌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라는 예비 고모부의 불안한 말이 암시해주듯. 그 아름다움은 이 소설의 중요한 동기이자, 형제의 치명적인 애정극을 예견하는 복선이 되었다.

 

어둠을 벗어나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었던 스테판(제목에서 알 수 있듯, 스테판은 평범한 남학생이 아니었다. )이 숨어 들었던 작은 마을에는 그의 운명적 여인 엘레나가 있는 곳이었고, 그 둘의 사랑을 방해할 삼각관계의 주인공일지 아니면 적이 될지 모를 형 데미언의 등장이 둘의 사랑이 순탄치 않음을 암시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스테판이 전학오면서 일어나는 마을의 불길한 징조들과 여러 사건들, 노숙자 습격사건, 비키 습격사건, 그리고 최종적으로 태너 선생님의 사망 사건까지..

그리하여 스테판은 그 모든 일의 배후로 지목이 되고 모두의 눈 앞에서 사라지는 일이 발생하였다.

 

등장인물들의 갈등 구조를 형성하기 위해 억지로 꼬인 오해와 비난 구조가 나타나지 않고, 우선은 빠르게 진행되는 스토리가 너무나 좋았다. 스테판이 자신의 최대 비밀과 고민을 숨기지 않고 그녀에게 모두 알려줬다는 사실이 정말 기뻤던 것이다. 들켰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거라곤 해도, 제대로 된 설명이 없다면 또 꼬이고 꼬이는 구조가 되었겠지. 어쨌거나 이 소설은 정말 속 시원히 이야기를 진행시켜서 우리를 기쁘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아름답게 진행되길 바라는 사랑에는 벌써 이상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그녀를 차지하려는 형의 등장으로부터 어떻게 그녀가 자유로워 질 수 있을까?

사랑을 지키려는 엘레나의 마음이 어떻게 보전이 될 수 있을까?

2부에서 1부보다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다가올 그들의 이야기가 벌써부터 나를 설레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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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사이드 시드니
류수연.김홍기 지음 / 시드페이퍼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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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의 마지막을 그냥 보내기가 너무 아쉬워 29살의 10월에 동갑내기 친구와 함께 호주의 시드니, 뉴질랜드 북부를 돌아보는 일정으로 일주일 남짓한 여행을 다녀왔다. 터키를 갈까 어디를 갈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정한 곳이 호주와 뉴질랜드였다. 둘다 자유여행에 익숙하지가 않았던 터라 여행사에 나온 정보를 보고, 관광여행을 선택했다. 일정을 직접 짜지않는다는 것과 숙박, 교통, 식사등이 모두 해결된다는 점은 좋았으나, 동남아를 넘어선 호주에서조차 쇼핑센터로 끌려다녔다는것이 가장아쉬웠다. 또한 본토박이 음식이 아닌 대부분의 식사를 한식으로 해야한다는 점이 장점이자 아쉬운 단점이 되기도 하였다. 

 

눈이 부실 정도로 하늘이 푸르르고, 햇볕이 강렬하고, 그리고 푸른 초원이 드넓게 펼쳐지는곳. 오페라 하우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달링 하버 선착장에서 페리를 탔건만.. 이것이 시드니다 싶은 최고의 기분을 만끽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다. 갭팍에도 가보고, 본다이 비치 등 여기저기 분명 가본 곳은 많은 것 같은데..관광여행의 특성상 그저 스파팅 수준으로 짧게 짧게 눈도장, 발도장만 찍고 다녀서 사진은 열심히 찍었지만, 감흥이 깊게 남지 못했던 것이다. 오히려 오페라하우스보다도 시내의 공원이 더 인상적이었다. 로얄 보태닉가든이었는지 하이드파크였는지.. 몇년이 지난 기억이라 지금은 가물거리지만, 정말 이국적이고 엄청나게 큰 멋드러진 나무 사이로 산책하는 기분은 영화 속 한장면을 촬영하는 기분에 사로잡히게 만들었다.

 

시드니에 빠져들게 되었다는 jjindy 류수연님도 꽉꽉 채워진 시드니가 아닌, 그 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그 여유로운 시드니를 사랑하게 되었던 것 같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시드니에서는 욕심을 버리고 스스로를 놓아두면 정말 생각지 않은 가치있는 것들을 담아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본전을 뽑아야한다는 생각에 빨리 움직여 최대한 많이 보고 즐기고 느끼겠다고 악착같이 다가서면 이미 시드니는 저만치 달아나 있을 것이다. 뭔가 비어 있는 이 도시에서 꽉 찬 무언가를 바란다면 아무 것도 담지 못하고 돌아서며 이 도시에 거친 말을 내뿜을지 모른다. 25p

 

결혼 후 정말 희한한 운으로 당첨된 코란코브 리조트 숙박권 덕에 브리즈번 인 시드니 아웃으로 시드니를 다시 둘러볼 마음을 먹게 된 적이 있었다. 그때 한참 여행 정보 삼매경에 빠져 들었었는데, 항공권도 다 끊고, 모든 준비를 마친 무렵에 아기가 생겨서 다시 안 올 그 기회를 포기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시드니 여행 준비를 하며 인터넷으로 준비하는데 많이 갑갑했었다. 책도 마음에 쏙 드는 책을 발견하지 못했고, 인터넷 정보도 다른 여느 나라 관광지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아쉽게 접은 여행이었지만, 한참을 준비했던 여행이었던 지라 언제고 한번 다시 떠나고픈 여행지가 되었다. 그리고, 올해 새로 나온 이 책 서니사이드 시드니는 몇년전 내가 찾던 바로 그 책이었다.

시드니 올림픽 자원봉사를 하러 떠났던 jjindy님이 시드니의 매력에 푹 빠져, 또 다시 시드니로 떠나게 되었고, 연인을 찾아 소중한 직장을 과감히 버리고 honky님을 찾아오게 만든 바로 그 도시에 대한 추억과 사랑 이야기를 가득 담아 엮어낸 책이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부부가 된 두 사람의 이야기가 사실 주는 아니고, 시드니의 좋았던 곳, 각종 추천 맛집과 쇼핑 스팟, 멋진 볼거리 등을 소개해주는 이야기형식의 여행 서적이라고 해야할까? 에세이 같은 느낌이 나는 부분도 있고, 친절한 사진과 설명을 보면 분명 여행 서적임에는 틀림없다. 

 



 시드니의 지역별로 나누어, 각 지역에서 가볼 만한 장소들을 추천 설명해주고, 멋진 공간에 대해서는 두 사람의 각각의 의견을 따로 피력하기도 한다. 잠깐 들러보고 다녀온 경험이 아닌, 실제로 시드니에서 일년 이상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책자이기에 관광객들이 훑고 지나가는 맛집이나 정보가 아닌 우리가 정말 체험해보고픈 시드니의 일상을 경험하게 해주는 책이라는 느낌이었다.

 

몇년전 검색할때 찾아놨던 해리스 카페의 울루물루 핫도그는 여전히 명물인 모양이었다.달링 하버의 피쉬 마켓에서의 싱싱한 해산물도 역시나 절대 놓치지 말아야할 필수코스로 지정이 되어 있었다.

이 책을 통해 새로이 알게 된 많은 맛집 중에서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은 마틴플레이스의 지하 벙커같은곳에 자리한 펍, 프라임이다. 육식마니아로 자부한다는 저자가 맛본 것중 최고의 맛으로, 세상 그 어떤 단어로도 설명이 안된다고 하니 눈이 돌아갈 지경이다. 게다가 값도 저렴! 내가 좋아하는 선택이 될 것 같다.

또, Il Baretto (일 바레토)라는 이태리 레스토랑은 번호표를 받고 기다리는 곳인데 매콤하고 톡 쏘는 개운한 맛의 펜네 아라비타는 세계 최고로 칭송받고, 쇠고기 라자냐와 푸딩 파나코타는 이탈리아가 입안에 살아숨쉬는 느낌을 준다고 한다. 어쩌면 먹거리를 갖고 이런 표현을 할 수 있는지.. 당장 먹어보고 싶게 말이다.

 

겉핥기식의 아쉬운 관광여행의 기억은 잊고..진정한 시드니의 참멋을 느끼러 떠나보고 싶다.

로얄 보타닉 가든을 다시 산책하고, 울루물루 핫도그를 한입 베어물고, 저녁에는 오페라 하우스 앞 오페라 바에서 공연을 보고 싶다. 그리고, 저자가 시드니를 떠나는 밤을 너무나 아쉽게 하였던 샹그릴라 호텔의 블루 호라이즌 바의 야경도 반드시 보고 오고 싶다.

시드니로 떠나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책 같다. 적어도 나처럼 맛집을 좋아하고, 여유를 찾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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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100배 즐기기 - 2010년 최신판 100배 즐기기
기경석.정선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5월
구판절판


2008년 2월에 호주, 일본 여행을 계획하고서, 겨울 내내 여행 준비를 하며 들떠 있었다. 사실 여행의 메인이 되는 호주보다도 나는 도쿄 여행에 더 설레고 있었다. JAL을 끊으면 일본을 경유하면서 1박을 하게 되는데, 아예 몇박 연장을 해서 제대로 도쿄 구경을 하고 돌아오자는게 당시 여행 계획이었고, 그때 도쿄 100배 즐기기를 구입해서 정말 교과서 정독하듯이 밑줄 긋고, 일본여행카페 들어가서 정보 추가해서 포스트잇 붙여가며, 여행계획을 세울 커다란 스프링 노트까지 구입해서 치밀한 맛집 조사와 여행 준비에 들어갔다.


거의 두달을 매달려 있었더니 지금까지도 도쿄의 지명들이 귓가에 맴돈다. 당시에는 잠자리에 누우면 머릿속에 마치 영어 단어나 세계사 암기하듯 머릿속에 지명과 레스토랑 등의 이름이 떠올라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책을 펼치지 않아도 나중에는 이미 내가 다녀온양.. 입에서 줄줄 흘러나올 정도로 공부를 했다.

공부라기 보다 즐겨서 보다보니 저절로 외워진 곳들.

시모키타자와의 안젤리카의 카레빵, 에비스의 맥주박물관, 긴시쵸의 아까짱 혼포, 다이칸야마, 키치죠지의 지브리와 크로켓 등등.. 독특한 지명과 상호들임에도 입에 짝짝 붙었다. 아직까지도 너무나 생생하게.



그때 그 여행 계획을 전면적으로 포기하게 된 것은 바로 지금의 복댕이 아들이 생기면서부터였다. 임신 3개월까지가 가장 조심해야 할때이기에 2개월도 안되었을 2월에 여행가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했다. 또한 미루기에는 신랑의 시간이 허락하지를 않았기에 어차피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여행이었다. 어쩌면 다시는 당첨되지 못할 고가의 리조트 상품권을 포기하면서까지도.. 아기를 지키는 것이 너무나 중요하였다.

그리고 지금 그 선택을 후회하진 않는다. 너무나 귀여운 우리 아들이 내 곁에서 방글방글 웃어주고 있으니..



호주의 그 리조트에는 언제 가게 될런지도 모르겠지만..

도쿄는 이제나 저제나 언제든 떠나고픈 그런 곳이 되어버렸다.

그때의 내 여행 노트는 임신 기간 중에 태교 일기 비슷하게 기록장으로 탈바꿈이 되었지만..그래도 행복하였다. 그리고 2010년 5월. 아직도 난 도쿄 근처에도 못 가봤지만.. 새로운 도쿄 100배 즐기기가 나왔다. 마치 그때 여행을 떠나지 못한 나를 위로라도 하듯. 더욱 빵빵한 자료와 진화된 여행서적으로 내 곁에 다가왔다.

아, 우리 아기가 정말 복댕이구나. 이 책으로 엄마가 이제 새로 여행 준비하면 되는 거겠지?


책을 들여다보며 입이 쩍쩍 벌어졌다. 미니 포켓북으로 정말 중요한 지도와 핵심코스, 공항에서 시내로의 교통 수단 등이 언급이 되어 짐을 굳이 줄여야 하는 사람이라면 포켓북 하나로 오케이 할 수 있는 부록까지 들어 있었다.


몇년이 흘러버렸으니 그때 준비했던 것과는 새로이 또 준비를 해야겠지만, 그때처럼 주먹구구 식으로 인터넷 여행기 모두 읽어보고, 책에선 조금만 참조하고 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전적으로 이 책에 의존하고, 궁금한게 생기면 인터넷을 따로 찾아봐도 될 정도로 정말 탄탄해졌다. 물론 예전에도 그랬지만, 좀더 보기가 수월해지고, 눈에 쏙쏙 들어오게 정보를 잘 집약해논 것이다. 사실 그때는 홀몸일때라 인터넷 할 시간도 많았고, 뭔가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지만, 아기 엄마가 인터넷 할 시간은 이제 많지가 않다. 다른 할일들이 더 많아졌기에.. 그렇기에 책 한권으로 올 패스를 할 수 있는 새로운 도쿄 100배 즐기기의 등장이 무척 신선하고 반가웠다.


도쿄 여행 추천 코스는 기본이었고, 각각의 타운 랭킹이 매겨져있어서 원하는 테마별로 어디를 가면 좋을지 참고하기가 좋아졌다. 카페,베이커리, 쇼핑스폿,유원지 등의 랭킹도 도움이 되었다. 초보자부터 베테랑 여행자까지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진화된 100배즐기기를 만들겠다는 작가 두분의 노력이 엿보이는 흔적이 많았다. 음식점도 관광객 위주가 아닌 현지인들이 즐겨 가는 곳을 추천하고, 발로 뛰어 얻은 생생한 정보를 전하겠노라 한 의도대로 정말 제대로 된 업데이트가 아닌가 싶었다.


실제로 2008년 여행계획 당시에는 메구로 역의 프린세스 가든 호텔을 계획했었는데 책에 나온 추천 호텔 랭킹 10위 안에는 들지않는 호텔이었다. 1위는 2008년 6월에 오픈한 호텔 빌라폰테뉴 신주쿠였다. 역시 여행은 새로운 정보에 민감해야하는 것 같다. 또한 그 당시에 열심히 찾아봤던 내추럴 플렌티 등의 100엔샵은 책에나와 있지도 않았다. 새로운 쇼핑 스폿, 새로운 레스토랑 등이 그 자리를 대신해주고 있었다.


이 책을 다시 교과서보듯 다시 정독하여 독파하고 나면 머릿속에 도쿄 여행에 대한 새로운 지도가 형성될 것 같다. 이제는 둘이 아닌 셋이 하는 여행을 계획하려 한다. 어른 둘이었으면 좀더 바쁘게 돌아다녔을 일정도 많이 수정될 것이다. 하지만, 아기가 있어 더욱 행복한 여행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다시 새롭게 여행 계획을 짤 생각에 벌써부터 흐뭇해진다. 이미 이 책 한권으로 난 도쿄를 다녀온 것 같은 환상에 사로잡혀버렸다.




좀더 한 눈에 쏙 들어오는 설명들..

추천 호텔 랭킹.

각종 좋은 정보들을 더 눈에 쏙쏙 들어오게 아예 형광펜으로 표시가 되어 있었다. 게으른 나같은 사람에게는 정말 딱.

사진도 더욱 풍부해지고, 설명은 더욱 일목요연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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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60분 부모 : 문제행동과의 한판승 편
EBS 60분 부모 제작팀 엮음 / 지식채널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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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BS 60분 부모가 워낙 엄마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프로그램인줄은 알고 있었지만, 아침 기상 시간이 뒤죽박죽인 나로서는 혼자서 아침에 이 프로를 진득이 본다는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기가 일어나면 아기랑 다른 걸 해야하고, 아기가 일어나기전에라도 혹시나 깰까봐 티브이 켜기가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이 프로의 파급 효과가 워낙 컸기에 내용이 궁금해서 예전에 나온 책을 사봤다. 그랬는데, 막상 차일피일 미루면서 읽지를 못하고 쌓아놨는데..새로 나온 신간인 이번 편은 "문제 행동과의 한판승"이라고 해서 3살부터 초등학교 입학전 연령까지..그러니까 지금 딱 세살인 우리 아기서부터 적용되는 책이었고, 무엇보다도 요즘 늘고 있는 떼와 자해 등을 컨트롤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라도 시급한 책이었기에 예전 책은 덮어두고 이 책부터 펼치게 되었다.

 

아기를 갖기 전에 신랑이 보여준 외국 광고 중에 이런 광고가 있었다.

예닐곱살 된 아이가 마트 바닥에 누워 정말 남들 보기 창피할정도로 데굴데굴 구르며 울며 보챈다. 주위에 사람들이 몰려들어 곱지 않은 시선으로 쳐다보고, 부모는 난감하기만 하다. 이 광고는 아이들 육아법 광고나 기타 아기용품 광고가 아닌 바로 콘돔 광고였다. 당신의 실수로 미래가 바뀝니다 하는 내용의 카피 문구도 생각이 난다. 사실 지나친 광고라는 생각은 들었다. 아이들이 떼쓰고 그러는 것은 성장 과정중의 하나일뿐, 아이 존재 자체를 거부할 것은 아니기 때문이었다. 다만, 아이들을 귀찮게 여기는 사람들에게는 심하게 공감되는 내용일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부모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아이들의 울음과 심한 떼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거꾸로 해보았다.

 

우리 아이를 문제 아이라고 생각하고 싶은 부모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에게 나타나는 문제 행동이 단순한 떼와 불평 정도인지 아니면 정말 바로잡아야할 정도인지..어느 정도까지의 수위인가에 대해서는 궁금증을 갖고 있을 것이고,  해답을 얻기 위해 이 책 저 책, 혹은 사이트까지 뒤져가며 고심하는 일이 많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말썽과 문제행동으로 나누어 구분짓고 있다.

말썽은 아이가 어리고 호기심이 왕성할때 나타나는 것으로 그 시기가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것으로 본다. 문제 행동은 더 놀고 싶고, 더 만지고 싶은데, 혹은 엄마의 관심을 더 받고 싶은데 자꾸 제지당하면서 욕구는 있는데 방법을 모르니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이다. 이때 부모가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아이는 감정을 인지하고 조절하는 능력이 성장하지 못하면서 문제행동을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아이의 문제행동에 대한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방법을 배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이제 만 21개월의 세살바기 아들에게 어디까지 허용을 해주면 좋을지 어디서부터 단호하게 제지를 하며 어떻게 바로잡으면 좋을지 몰라 발을 동동 구를때가 많았다. 특히 요즘 큰 골치를 썩고 있는 부분이 바로 아들이 원하는 일을 들어주지 않으면 크게 울거나 벽이나 문 등에 머리를 콩콩 박으며 자해를 하는  것이었다.

엄마나 아빠를 꼬집고, 물고 등의 행동도 나쁜 행동이었지만, 자기 머리를 박는 행동은 특히나 어른들을 놀라게 하는 일이었고, 그럴때마다 못하게 하라고 외할머니께 걱정어린 이야기를 듣곤 하였다.

 

하지 마라, 하지마라 말로 하여도 아기는 원하는 일을 해줄때까지 머리 박는일을 그만두지 않았다. 아직은 내 단호한 표현이 완곡하게 느껴졌는지.. 직장에서 보는 전공서적에 질린 탓인지 웬만해서는 책을 잘 열지 않는 신랑조차도 이 책은 배송되자마자 나보다 먼저 그 부분을 찾아서 읽어봤단다. 그만큼 우리 부부의 걱정거리였던 부분이었다. 실제로 한참 전에 머리를 박는 습관을 가진 아기가 심하게 머리를 박다가 과다 출혈로 사망했다라는 무서운 이야기를..엄마께 전해들은 터라.. 내 걱정은 더 배가 되었는지 모른다.

 

정말 비슷한 20개월 아기 형석이의 실례와 대처 방안이 실려 있었다.


 

좌절상황에서 머리를 박는 것은 관심을 끌기 위한 경우가 많기때문에

엄마가 아이가 있는 곳에서 아예 사라지는게 그런 행동을 가장 빨리 멈추게 하는 방법이다.

그냥 두면 자기 머리를 다치게 할 만큼은 하지 않는데,

관심을 보이면 아이가 더 심하게 부딪쳐 다치기 쉽다.

 24개월 이후에도 여전히 이런 행동을 보이면

아주 단호하게 잘못된 행동이라는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

 141p

 



 

눈치라 빠르고 영리하여 자기 몸을 무기로 엄마를 협박하는 경우이거나 반대로 전반적으로 발달이 뒤쳐지는 아이에게서 이런 행동이 나타나기도 하기에 집에서도 할 수 있는 간단한 발달검사를 통해 아이상태를 짐작하고 해결책을 찾도록 조언해주고 있었다.

 

가장 듣고 싶었던 적합한 말을 책을 통해 들으니 안심이 되었다. 그 전에는 달래야할지 못하게 해야할지..정말 그 자리를 피하면 좋을지 몰라 난감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얼른 자리를 피하면 그 행동을 멈추었고, 아이가 머리를 박을때도 그다지 아프지 않게 수위를 조절해서 박는 것을 보았기에 그나마 좀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마법처럼 모든 아이에게 적용되는 공식은 없다고 책에 나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엄마가 생각하는 양육을 해야한다는 것이었다.

책에 아무리 좋은 내용이 나와 있어도 그 방법을 적용했을때 우리 아이가 어떻게 반응할지를 미리 생각해보고, 어울리지 않는 방법이면 다른 방법을 시도해봐야한다. 다른 아이에게 맞는 방법이 우리 아이와는 맞지 않을 수 있으니 그렇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아이와 부딪친 문제가 아이가 자라면서 생활에서 부딪칠 수도 있으니, 그 대처방안 역시 신중해야 한다.

비싼 물건을 사주는 것으로 대처한 육아법이었다면, 아이는 자라서도 자기 월급 이상의 값비싼 물건이 갖고 싶으면 무조건 사고 보는 어른이 될 수도 있다. 갖고 싶은 걸 모두 사주지 않는것도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바라는 것을 물건으로 대처하는 것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는 것이다.

 

보통 부모라면, 아이가 문제에 부딪혔을때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현실에 맞게 판단하며 원하는 것을 갖기 위해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기를 바란다. 이렇게 키우려면 아이가 욕구를 조절할 수 있게 부모가 도와줘야한다. 항상 좋은 답을 찾기는 어려울 수 있으나 아이를 가르칠때는 나중에 커서 같은 상황을 겪을때 아이가 어떻게 행동하면 좋을지를 생각하며 다양한 방법을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95p

 

육아 강박증이 오히려 아이를 망친다고 한다. 조바심을 버리고, 여유를 찾을 것, 나쁜 행동은 일관성있게 제지할것, 엄마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을 할 것, 학습 강박증으로 번지지 않게 할 것 등의 꼼꼼하게 체크할 것들을 제시하고 있었다. 또한 책에 나온 여러 사례들을 살펴 보며, 우리 아이에게 나타나는 문제 행동을 어떻게 고쳐 나가면 좋을지 배울 수 있었다. 부록으로 나온 60분 부모 3분 강의에는 바빠서 미처 보지 못한 5가지 사례들에 대한 팁이 3분 강의로 요약이 되어 있어 더 좋았다.

 내 아이의 자율성 키우기,아이와 대화하는 방법 등의 주요한 다섯 가지 강의가 있어 바쁜 시간을 쪼개어 보기 가장 좋은 부분이었다.

 

옆에 두고 수시로 찾아보기 좋은책..

엄마의 마음부터 살피고,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기 위해 노력하도록 조언해주는 책. 그래서 아기와 엄마 모두 행복한 육아 생활이 되도록 조언이 되는 책을 만났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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