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요리 대작전 - 만화로 따라 하는 자취요리
박성린 지음 / 삼인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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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많고, 일 많은 시골 집의 첫째 딸로 태어나신 덕에 어려서부터 손에 물 마를 날이 없으셨던 엄마.

그래서, 내게는 그 고생을 시키고 싶지 않으셔서 어려서부터 물 한방울 손에 안 묻히게끔 배려해주셨다. 그래서 자랄때는 무척이나 편했는데..막상 자취생활을 시작하니 처음엔 좀 고생길이 시작된듯했다.

대학생때부터 집 떠나 타지 생활을 시작했는데, 대학 때는 기숙사와 하숙생활을 하였지만, 직장을 잡으니 자취를 하게 되었다.정말 밥 한번 앉혀 본 적이 없어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밥하는것부터 배우고..그 다음이 반찬. 반찬도 대개는 집에서 밑반찬 등을 싸주신 것을 그대로 먹었지만.. 밑반찬보다 국이나 찌개를 좋아하는 터라 내가 직접 해을 수 있는 요령이 필요했다.

 

맨 처음 해본 김치찌개는 요령이 없어서 김치 넣고 물만 한강만큼 부어서 얼마나 맹탕이었는지 모른다. 너무 맛이 없었는데, 마침 올라오셨던 아빠께서 "맛있다고 해줘야 얘가 용기를 갖고 만들지.."라는 말로 맛없다는 말을 대신해주셨다.오죽하면 자취경력이 나보다 빨랐던 오빠보다도 요리를 못했을까?

여자라고 다 잘하는게 아니라 배워가면서 느는것이라는 것을 그때 알았다.

 

자취생에게 요리는 곧 생존과 직결된다. 그래서, 나물이라는 분 레시피를 보면 "생존전략"이라는 폴더에 레시피들이 모여있다. 결혼 4년차 주부인 지금도 초보에서 많이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김치찌개에 국물까지 넣어서 맛내는 것 정도는 할 수 있게 되었고, 조미료 대신에 멸치와 다시마 육수를 기본으로 사용하며 요리책들을 섭렵하고 흉내낼 줄은 알게 되었다. 물론 김치찌개 등을 제외하고는 요리책 없이 만드는 요리는 여전히 맛이 안 나지만 말이다.

 

여기 자취생의 땀과 노하우가 담긴 자취요리 대작전이 있다.

게다가 울 신랑이 가장 좋아하는 만화로 설명된 레시피다. 눈에 쏙쏙 들어오는 재미가 있달까?

남자 자취생이라 그런지 술안주가 많고.. 요리하다가 술먹고 드러눕는 재미난 그림도 제법 많다.

고된 직장일로 휴식시간에 책보다는 만화책만 집어드는 신랑도 내가 보는 이 책을 보더니 재미있어 보인다며 자신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침 먹는데 하는 말.

" 신 김치를 볶으면 더이상 시지 않아서 먹기는 좋은데 유산균이 죽는대. 그래서 빨리 먹어야 한다네? 신김치는 그대로 발효가 되지만 볶은 김치는 썩는다고.."

아, 그렇구나. 볶은 김치는 빨리 먹어야 한다고 알고는 있었는데. 유산균이 죽어서인지는 몰랐었다.

 

말만 자취요리지..그냥 일반 레시피나 다름없는 다른 책들과 달리 이 책은 정말 자취를 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자취생의 살아있는 정보가 담긴 요리책이다. 그 중에서 박장대소 하고 읽은 부분이 보온밥통에서 3일간 남아있던 오래 된 밥 처리법이었다. 물론 그렇게 오래 놔둔적은 없지만.. 서울 살때 정말 깜빡 잊고.. 하루 이틀 밥통안에 밥이 남아 버린 적이 있었다. 여기서는 마른 밥을 불려서 볶음밥을 해먹거나, 밥풀과자, 밥전 등을 하는 노하우가 나와 있었다. 사실 맛은 어떨지 기대하기 힘들겠지만..먹어보지 않아 모를 일이다.

 

또 MT음식 준비편에 나온 통닭도 쉬우면서도 재미있어 보였는데, 바베큐 덕이 있는 곳에서 고기를 오래 구워먹을 일이 있으면 시도해보면 좋을 것 같았다. 친구들이 자꾸 집으로 쳐들어와서 집에 있는 식재료가 전부 안주로 나가고 종국에는 냉동실의 마른 멸치까지 나오고 말았다. 이럴때 그는 멸치구이를 해먹는다. 멸치 볶음도 아니고 멸치로 구이를.. 그는 자신있게 다이어트 안주라고 말한다. 친구들도 한번에 두개씩 먹어가며 즐겼고 말이다.

 

처음엔 컵라면만 종류별로 섭렵했던 작가가 밥부터 시작해 차츰차츰 할 수 있는 반찬이 늘어가면서.. 중반쯤에는 고추장아찌까지 담그게 되었다. 오호.. 전업주부인 (그러나 실상은 백수에 가까운)나도 아직 도전 못해본 고추장아찌까지 말이다. 만화를 보면서 작가의 연애사도 알아가게 되는데, 처음엔 남자 셋 여자한명이 어울려 술파티를 벌이곤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여학생이랑만 밥을 먹고 있는 작가를 발견한다. 그리고 월남쌈과 넴이라는 베트남 요리로 점수를 따고 있는 요리 잘하는 남자로 등극하고 있고 말이다. 그렇게 둘이서 해먹는 시간이 즐거워지자, 어느 날 떡볶이를 만들어 그녀에게 프로포즈를 한다.

 

자취생에서 어엿한 신혼 부부가 된 작가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진다.

집들이도 같이 준비하고, 아내를 위해 프리랜서인 그가 도시락도 준비한다. 꽁꽁 언 명절 전 재활용하는 법도 나오고 (거사님 무척 재미있었나이다.) 마지막에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요리가 소개된다.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한끼 식사입니다. 16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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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비 2010-06-15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보았습니다^^
 
뿡! 방귀 뀌는 나무 어린이 자연 학교 1
리오넬 이냐르 외 글, 얀 르브리 그림, 김보경 옮김 / 청어람주니어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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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 재미있게 보던 책 중에 과목별로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어린이 전집이 있었습니다. 국어교실, 글짓기교실 뭐 이런 책이었던것같은데 제목이 확실하지 않아 검색해보니, 너무 오래전 책이라 그런지 그 책이 안 뜨고 다른 책이 뜨네요. 두툼한 양장본 시리즈였는데..학교에서 배우는 교과과정에만 맞춰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호기심을 갖고 궁금증을 해결해줄 만한 다양한 일상 속 이야기들이 같이 나와 있어서 만화를 보듯 편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지요.

 

이 책을 읽어보니, 어릴 적 그때 그 시절로 되돌아간듯 했어요.

아니, 사실은 그보다 훨씬 더 재미있었네요. 기분만 그때 그 기분이란 것이겠지요.

어떻게 나무가 방귀를 뀔 수 있을까? 제목부터가 아주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게다가 뚝뚝 피를 흘리는 식물, 퉤퉤 침뱉는 식물, 싸악 할퀴는 식물등 아주 기이한(하지만, 알고 보면 우리가 알고있던 식물들도 포함된) 식물들만 모아 놨네요. 세밀화, 만화, 설명 모두 재미있는 내용들이었어요. 어른인 저도 어릴적 기억을 되살려가며 재미있게 읽었는데..아이들이 보기에는 더욱 재미있지 않을까 싶네요. 학교 공부만 생각하며 암기하는 공부가 아니라 정말 즐기는 책이 될 것 같아요. 시험에는 안 나오겠지만 그보다 재미난 상식이 될 수 있겠지요.

 

뭐 어릴때 뿐 아니라 자라서도 그랬지만, 해외토픽처럼 진기한 이야기,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재미난 각종 이야기나 정보들이 있으면 친구들에게 말해주는 재미가 쏠쏠하더라구요.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재미나게 듣는 데서 보람을 느끼는건 저만 느끼는 기분이었을까요? 이 책을 읽고 나면 친구들과 할 이야기가 정말 많아질것 같아요.

" 너 그거 알아? 애기똥풀을 꺾으면 아기 똥 색깔의 유액이 흐르는데, 독성이 강하고 불쾌한 냄새가 난대. 그보다 재미난 것은 애기똥풀의 라틴어 학명인 "켈리도니움"은 제비라는 켈리돈에서 유래한 거라는데.. 갓 태어난 아기제비가 이물질이 많아 눈을 못 뜰때 어미가 애기똥풀의 줄기를 입으로 꺾어 그 유액으로 새끼의 눈을 씻어준다고 해서 생긴 이름이야. 프랑스에서는 애기똥풀을 부를때 '그랑드 에끌레르'라고 부른대. 우리 말로 "빛을 밝게 비추다" "시력을 되찾게 하다"라는군."

 

쥐오줌풀이라는 풀이 뿌리가 드러나면 고약한 쥐오줌 냄새가 코를 찌르는데, 고양이는 이 냄새에 참을 수 없는 유혹을 느낀다네요. 그래서 쥐오줌풀의 뿌리를 발견하면 온 몸에 마구 비벼 다른 고양이들의 부러움을 사곤 한답니다. 고양이들에게 향수가 있는지 미처 몰랐던 사실이네요.

 

방귀쟁이 말불버섯은 다 자라면 껍질이 갈라지면서 가루가 공기중으로 날아가는데 약간 묵직한 회색 연기가 피어오른답니다.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큰 버섯이라 캐나다에서는 2m 60cm의 말불버섯이 발견되기도 했답니다. 갈퀴덩굴이

 

갈퀴덩굴은 또 어떻구요. 아주 약해서 혼자 서 있지 못해 다른 식물에 달라붙어 있는데, 결국 그 식물을 질식시켜 죽게 만드는 무서운 녀석이라고 하지요. 갈퀴덩굴의 꽃을 넣어 우유를 응고시켜 치즈를 만들고요. 갈퀴덩굴의 열매를 볶아 갈아서 가루로 만들면 커피와 정말 비슷한 음료가 된다고 하네요.

 

이렇게 재미난 이야기들로 가득한 이 책이 정말 아이들에게만 재미있을까요?

어른인 저도 무척 재미있는 시간이었답니다. 어디? 정말? 하면서 읽고 또 읽은 책이었지요.

뿡!! 방귀뀌는 나무.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잡초라 생각하고 넘어갈 수도 있었을 많은 식물들의 유용함과 독특함을 배울 수 있는 정말 유익하고 재미난 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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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와 양 1.2.3
프랑소아즈 세뇨보즈 글.그림, 정경임 옮김 / 지양어린이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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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년 동안 전 세계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은 그림책, 숫자 그림책의 고전이라는 "마리와 양1,2,3"을 읽었습니다.  글밥의 양이 4~7세의 아이들이 읽기에 적합할 것 같아요.

책은 한글본과 영문본 두 권으로 되어 있습니다.

둘다 예쁜 그림이 정성껏 들어가있구요. 프랑소아즈 작가가 글과 그림을 모두 썼답니다.

마리와 양은 세 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어요. 양 세마리가 아니라.. 세편의 일화를 일컫는 1,2,3 인가봅니다. 마리가 왜 울고 있을까요? 양 친구가 못되서일까요?  

 

마리의 성탄절

마리는 양 파타폰에게 성탄절에 대한 기대를 이야기합니다.

착한 일을 하고, 굴뚝 옆에 나막신을 벗어놓으면 선물을 주실거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파타폰에게도 선물을 받을 수 있을거라고 이야기하지요. 그러면서 자신이 받고 싶은 선물들을 하나하나 떠올려봅니다. 그때마다 파타폰은 자신은 벗을 수 없는 검정신발이 있다면서 굴뚝 옆에 놓을 수 없으니 선물도 못 받을 거라고 반복하여 말합니다. 마리의 이야기마다 동조해주면서, 자신은 못 받을거라고 한탄하지요.

결국 마리는 파타폰을 위해 나막신을 사주었습니다. 그리고, 마리와 파타폰은 산타할아버지의 선물을 기다리다 잠이 듭니다.

 

마리와 양

언젠가 파타폰도 아기양을 낳을 거라고..

하나를 낳으면 양털을 팔아 무엇을 사고..또 둘을 낳으면 무엇을 사고..

마리의 꿈은 자꾸만 늘어만 갑니다. 파타폰은 마리의 말에 끈기있게 동의하고 그리고 대답해줍니다.

"그래도 우리는 푸른 들에서 살겠지. 햇볕이 하루 종일 내리쬐고 풀밭에는 들국화가 하얗게 필거야. 아기양들에게는 그것(마리가 꿈꾸는 것들)이 없어도 괜찮아 마리."라며 반복해서 대답해주지요.

아마 이런 반복이 더욱 여운을 주나 봅니다.

마리의 상상 속에서는 파타폰이 7마리나 되는 양을 낳네요. 그리고 마리는 집과 양탄자를 살 꿈에 부풉니다.

 

마리의 봄

마리와 파타폰과 오리 마델론이 시냇가로 가서, 마델론은 즐겁게 헤엄을 치다가 한눈을 파는 사이에 너무 멀리까지 가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마리와 파타폰은 마델론을 찾아 만나는 사람마다 물어봅니다. 다들 "못봤어"라고 대답하는데.. 피에르라는 노젓는 사내아이를 만나 도움을 얻게 됩니다.

결국 마델론을 못 찾자 마리는 결국 울음을 터뜨리고, 피에르는 자신의 집에 있는 오리 한마리를 준다고 하지요. 그런데 연못에 오리가 다섯마리 있다는데, 한마리가 더 있네요. 어찌 된 일일까요?

 

재미있는 이야기의 반복과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숫자 놀이.

아이들에게 강압적인 숫자를 가르치려 들지 않고, 이렇듯 책 속에 녹아있는 숫자들의 개념을 익히게 해주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달리 숫자 그림책의 고전이 아닌것 같아요.

게다가 그림도 무척 깔끔하고 귀여워요. 특히 마델론을 찾아 배를 타고 가는 정경이 마음에 드는 장면이었답니다. 부록으로 들어있는 영문판에도 역시 같은 컬러 그림이 들어 있어서 좋았어요.

아이가 영어에 익숙해지면, 글밥이 많은 그림책을 보여줄때 이 책을 같이 보여주면 더욱 좋을 것 같아요.

마음까지 순수해지는 그런 느낌의 다정한 그림 동화 한편을 만나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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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객관동화
무적핑크 글 그림 / 이미지앤노블(코리아하우스콘텐츠)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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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웹툰에 연재되어 신선한 충격과 재미를 주고 있는 실질객관동화가 드디어 책으로 나왔다.

사실 이 만화가 인기를 끌기 전부터 좋아한 만화였다는 신랑의 추천으로 일찌감치 만화를 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냥 아무 생각없이 보는 만화가 아니라 한번 더 생각해보고 읽어야 그 진정한 재미를 알 수 있는 그런 만화였다.

 

어떤 웹툰이든 예전에는 빠짐없이 챙겨보곤 했는데, 언젠가부터 책으로 나올때까지 기다렸다가 한번에 읽는 재미를 느끼게 되어 일주일에 한 두번씩 올라오는 연재를 기다리느라 목을 빼 기다리던 노고를 덜게 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신간을 받아 들어 읽게 되자 내가 읽었던 웹툰이 몇편 안되어 참신한 재미로 새로이 읽어내릴 수 있어 좋았다. 책을 거의 안 보는 신랑조차도 이 책은 몹시 마음에 들어하면서 "어디 있어?" 하면서 먼저 비닐을 뜯어 읽기 시작한 책이다.

 

웹툰으로 처음 만났을땐 이게 무슨 재미지? 하였는데, 읽을 수록 그 시니컬함이 사랑스럽고, 독특한 그녀의 생각에 박장대소하게 되는 일도 많았다. 사실 그녀라고도 생각지 못했었다. 마치 세상을 다 살고, 그 삶의 허무함을 깨달아버린 작가의 글 같은 느낌인지라 중년..은 좀 심했나? 어쨌거나 30~40대의 남자 작가가 그저 무뚝뚝하게 내뱉듯이 "그랬다고 합니다" 라는 항상 마무리에 나오는 말을 하듯이...남자작가가 그렇게 만화를 그려낸 줄로만 알았다.

 

그랬는데, 웬걸.. 20대의 묘령의 아가씨가 그린 작품이란다. 연재될 당시에도 우연히 그 사실을 알게 된 신랑이..어쩌면 이런 내용을 젊은 아가씨가 그릴 수 있을까? 하며 놀라워했었는데, 파워 블로거로 서울대 특별 수시 전형으로 입학한 경력까지 갖고 있다고 해서 더욱 놀라웠다. 사실은 공부도 잘하는 학생이었다고 하고, 파워블로거와 재치있는 웹툰은 굳이 수단이었다기 보다 그녀의 삶을 즐기는 자기만의 표현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굳이 동화라고 한정 짓지 않더라도, 흔히들 보는 많은 이야기들이 이 책의 재구성되는 소재가 되었다. 물론 그 원작을 알아야 이 책의 재미가 배가 되는 것이었는데, 최근에 처음 만났던 유명한 아이 그림책 "신나는 스쿨버스"도 소재로 나와서 무척 반갑기도 하였다. 백설공주, 포도먹는 여우 등의 잘 알려진 이야기 외에도 세일러문 같은 미소녀 전사도 나오고, 마지막 잎새도 나오고.. 그 이야기들을 알아야만 그것을 한번 더 꼬아버린 작가의 의도가 더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이었다.

 

화나고, 슬프고, 웃기고, 기쁜 네 가지 테마로 분류된 그녀의 만화들.

그 속으로 들어가보면 어쩐지 꼬여 있는 듯한 우리의 마음이 그녀의 꽈배기 만화들을 통해 제대로 풀려버리는 시원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꽈배기는 반대로 꼬아야 풀리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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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신발 - 아버지, 그 진달래꽃 같은 그리움
박원석 지음 / 소금나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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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자식과 손주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그리고, 또 그분의 선생님으로서의 제자들, 그리고 아이들에 대한 가없는 사랑을 느끼게 한 책, 아버지의 신발을 읽었다.

 

이 책은 같은 제목으로 2005년에 출간되었다가, 많은 사람들의 권유로 원 작가명을 밝히고 다시 2009년에 출간된 작품이다. 방송작가이자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원석님의 책으로 제일 먼저 읽어본 책은 물음쟁이 생각쟁이 논리쟁이라는 아이들을 위한 전집이었다. 그 책을 읽으며 참 박학 다식하신 분이로구나 생각을 하였는데, 이번에는 아버지의 자서전 격인 아버지의 신발을 읽게 되어.. 박원석님과 그 아버님에 대해 좀더 잘 알게 되는 계기가 된 듯 하다.

 

지금은 돌아가시고 안계시는 아버지.

그 아버지의 일기장을 발견하고, 일기장을 읽다가 자신의 어릴 적에 받은 사랑과 일기장의 내용을 같이 더불어 기록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작가의 아버지분은 정말 참 스승이라 할 만한 분이셨다.

일제 시대에 태어나, 제때 초등학교를 다니지 못해.. 일본으로 건너가 초등교육 2년과 중등교육을 마치고 돌아왔다. 바로 일제 징집명령을 받기 위해서였다. 어린 나이에 사지로 내몰린것이나 다름없는 군대로 끌려가 훈련소부터 시작해서 처절한 고생을 하였으나 고지식하고 무던한 성격 덕에..아니 사실은 돌아가신 어머니의 가호 아래에 남들과는 다른 편안한 군대 생활을 하고 광복을 맞이하였다.

광복을 맞던날이 바로 전장터로 끌려갈뻔한 바로 그 날이었던 것. 

 

우여곡절끝에 교사가 되어서 아이들을 가르치게 되었는데, 그 또한 천직이라 아이들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은 정말 남달랐다. 어려운 형편에도 도시락을 더 싸다가 아이들과 나눠먹고, 아픈 아이들은 약을 발라주고, 씻지 않은 아이들(어려운 때라 부모가 아이들을 챙길 여력이 없는때였다한다.) 은 냇가에 가서 손수 씻겨주었다.

 

우리 아버지 또한 평교사로 올해 정년퇴임을 맞으셨다. 총각교사시절부터 결혼 후까지 시골 아이들을 챙기시느라 밥도 거둬 먹이시고, 학교 숙직실에서 늦은밤까지 아이들을 가르치시느라 아버지 반 아이들은 항상 우수한 성적을 유지하였고, 적은 월급에서도 학생들을 위해 따로 학비를 보태주실 정도로 아이 사랑이 남다르셨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나 또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천성적으로 아이들을 사랑한 터에 모든 것을 아이들을 위해 바치다가, 어쩔수없이 사표를 제출하고서는 거의 삶의 낙을 잃어버리신 작가분의 아버지.

평생을 교단에 서계시다가.. 올 초에 퇴직하시고서, 그만 쉬셨으면 좋겠는데도.. 하루하루 매일같이 일을 찾아서 하시는 근면하신 우리 아버지.

 

두 분은 천생 선생님으로 태어나신 분이 아니신가 싶었다.

그리고, 아이들을 사랑하시는 그 맘도 너무나 같이 느껴졌다.

작가의 아들 환이를 정말 금자동아 은자동아 돌보셨다는 작가분의 아버지처럼..

우리 아버지도 그렇게 첫 손주인 채성이를 예뻐해주셨다.

아니, 지금도 채성이가 거의 유일한 낙이라 하신다.

 

백일까지 낮에 천기저귀를 썼는데..

어느날 똥을 싼 그 천기저귀를..아버지께서 묵묵히 손수 손빨래를 하셔서 무척 놀랐던 기억이 난다.

아무리 예쁘다고 해도 손주의 똥기저귀인데.. 그마저도 예쁘다 하셨다. 우리 손주 똥도 예쁘게 잘 눈다고.. 워낙 엄하신 성격이셔서 자식에 대한 사랑을 밖으로 표현하시는 법이 드물었기에 우리가 자랄때는 아버지의 남다른 사랑을 직접 느껴보진 못했었다. 그래서인지 손주에 대한 아버지의 무한한 사랑을 느낄때마다 깜짝 깜짝 놀라곤 한다.

 

젖이 부족해 달래지지 않은 아이의 칭얼거림이 심하던 백일 즈음의 무렵에도..

너무 어려 업기도 힘들었던 그때에.. 오로지 아버지 품안에서만 희한하게 안겨서 잠이 들었다. 몇시간이고 같은 자세로 아기를 안고 계시는게 무척 힘드셨을텐데도 고단하다 한마디 안하시고 같은 자세로 아기를 안아 재워주셨다. 내려만 놓으면 바로 깨는 민감한 아기였기때문에 재우기 위해서 몇시간이고 아버지께서 안고 계셨다. 사실 손주가 예뻐서기도 하셨지만, 매일같이 날을 새워가며 아기를 봐야했던 딸에 대한 사랑으로 그렇게 해주셨음을 내가 왜 몰랐을까..

나중에 좀더 커서는 할머니 등을 워낙 좋아해서 어부바를 사랑하게 되었지만..

그 전에는 할아버지가 유일하게 재울 수 있는 분이셨다. 엄마 쭈쭈를 제외하곤 말이다.

 

양가어머님들도 아버지의 그런 손주 사랑이 신기하다 하셨는데..

작가분의 아버지 이야기를 읽으며.. 아, 이런 분이 또 계시구나..하였다.

우리 아버지도 우리 어릴적에 말 않고, 표현 안하셔서 그러시지..얼마나 아끼고 사랑하셨을까..

 

지금 손주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의 눈길을 보면서..

그 사랑을 대신 가늠해본다.

그리고, 더 늦기 전에 아버지께 더욱 잘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의 신발을 읽으며..

후회하지 않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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