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 - 느리게 행복하게 걷고 싶은 길
이해선 지음 / 터치아트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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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있으면 마음이 푸근해지는 그런 여행 에세이를 만났다.

결혼하고 나서 시간도 사정도 여의치 않아 해외여행은 못 가고 대신에 제주도는 일년에 한번씩 다녀오게 되어서 제주도의 매력에 푹 빠져 살고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제주 올레라는 새로운 여행문화가 생겨서 사람들이 애용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임산부때, 그리고 6개월 아기를 데리고..두번의 여행에서 모두 걷는 여행이 무리가 될것같아 해안 도로를 드라이브 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돌아온 여행이었는데, 올레길이라는 새로운 테마가 나의 관심을 끌었다.



이 글은 저자가 제주도 올레길을 여행하면서 만난 풍경, 사람들, 그리고 여러 전설 등에 대해 자신의 추억과 맞물려 가볍게 에세이를 풀어낸 작품이다. 그 사이사이 들어 있는 풍경 사진들이 얼마나 멋드러지는지 제주도를 사랑하는 내 눈에는 더욱더 빛나는 보석같아 보였다.



90년대 초에 혼자 우도 촬영차 들렀을때 배가 고파 꼬르륵 소리를 내고 있는 것을 동네 주민인 할아버지 한분이 듣고서 자신의 집에 가서 할머니께 라면좀 끓여내오라고 하셨다.

"객지에 나왕 배고픈게 제일 서러운데 많이 드십서예"

"혹, 자리젓이렌 먹어본적 이수꽈? 먹을 줄 알민 나가 가져오꾸다."

섬에서 자란 저자는 할머니가 손으로 쭉 찢어얹어주는 자리젓과 라면에 찬밥을 진수성찬 못지않게 맛있게 먹었다.

선착장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싣는데, 할머님의 말씀이 귓전에 맴돌기를..

"내 새끼들도 객지에서 저렇게 배가 고플 터인데..."

짧은 순간 나는 돌아가신 내 어머니를 보았습니다.. 라는 저자의 멘트가 귀에 남았다.



올레길에서 수시로 만나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보면서 저자는 부모님의 빈자리를 추억하기도 하고..그분들에게서 정겨운 그리고 정말 수많은 제주도의 전설을 전해듣기도 한다.

할아버지 묘에서 갓 딴 산딸기를 나눠주시는 할머니서부터..농장의 귤을 무상으로 가져가 먹으라는 마음씨 좋은 농부.그리고 대문이 없는데 도둑이 들겠냐는 민박집 해녀할망.. 제주도만의 구수한 사람들을 만난다.



항상 멀게 바라보거나 목장에서 안장 얹고 타야했던 말이 스스로 다가와 같이 길을 걷는 통오름의 올레길도 인상적이었고..(말과 함께 자연스럽게 걸을 수 있는 길이있다는것이 몹시 놀라웠다. 내가 어려서부터 말을 좋아해서 그런가보다.) 14코스의 올레길 중 하나만 선택해야한다면 꼭 추천해준다는 7코스의 올레길은 50여개국 외교관들이 극찬하여 입소문이 나고,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명소길이라 하였다.



4~5시간 정도의 코스별 올레길을 걸을때마다의 저자의 이런 저런 이야기도 좋았고, 너무나 멋진 제주의 사진도 정말 눈을 호강시켜 주기에 충분하였다. 직접 보면 더욱 감동적인 곳이겠지만, 먼저 눈으로 이렇게 호사할 수 있음이 얼마나 행복한가..

7코스 중의 외돌개 다음 돔베낭길에서의 그의 표현이 사진만큼이나 아름답다.


바다 위로 쏟아져 내리는 햇살들, 연보랏비 갯무꽃들, 먼 바다에서 불어와

처음으로 얼굴에 와닿는 그 푸른 바람들, 알베르 까뮈는 그의 고향 티파샤에는

신들이 내려와 산다고 했던가요? 제주 돔베낭 길에는 그야말로 신들이 내려와

사는 것 같습니다. 길을 걷는 올레꾼들의 눈동자가 바다로 물들어갑니다.

어쩌면 영혼까지 푸르고 맑게 물들었는지 모릅니다.

165p







올레길과 함께 전설에 대한 이야기들을 듣는것도 또 하나의 묘미이다. 아예 설문대할망으로 시작되는 제주도의 전설에 대해 따로 이야기집을 찾아보고픈 생각도 들었다. 어디선가 듣긴 들었던 것 같은데, 어렴풋하게만 기억나는 제주도 설문대할망.. 그리고 진시황이 보낸 제주도의 수맥을 끊은 고종달. 그리고, 외돌개, 수월봉 등.. 곳곳이 다 전설과 연결되어 있었고, 주민들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 하나하나가 다 전설이었다.



아, 제주도의 특이한 방언들도 새롭다.

나이든 여인을 일컫는 "삼춘"이라는 우리와 다른 표현.. 우리는 이모라고 하고, 삼촌은 남자를 일컫는데, 제주도에서는 할머니나 나이든 여인을 부를때 쓰면 좋아들하신다고 한다.

또 돌고래를 "수애기"라는 예쁜 말로 부르는 것도 정겹다. 죽은 고래가 떠밀려와 썩은섬이라고 불린다는 서근도. 저자는 그 섬을 수애기섬이라고 부르기로 하였단다. 바다 사진위에 고래 그림을 적절하게 입힌 그림이 참 운치있었다.



올레길 걷는 일이 새로운 여행문화가 되어가면서 작은 상점의 이름도 올레상점이 되었고, 차림새만 봐도 올레길 가십니까? 라는 이야기를 듣는일이 많다고 하였다. "올레길 가십니까?"라며 같은 동행을 자처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저자가 만난 한 할아버지의 이야기도 가슴을 먹먹하게 하였다.



버스 정류장에서 다가온 한 할아버지.

저자는 사실 망설이기도 하였지만 이내 할아버지와 같이 동행하기로 하고,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몰라 망설이던 차에 할아버지가 가게에서 막걸리나 한잔하자고 권하신다. 그래서 막걸리 한병을 나눠마시다보니 할아버지가 풀어내는 사연인즉..73의 그가 췌장암 선고를 받고 절망에 빠져 있다가 마지막으로 선택한 길이 신에대한 기도와 올레길을 걷는것이었다 한다. 그래서 일년 남짓 올레길을 걷고 보니 기적같이 암이 사라졌고, 그는 지금 도시에서 어려운 이들을 위한 밥차를 운영하며 가끔 이렇게 올레길을 다시 걸으러 온다고 하였다. 저자는 노인과의 동행이 짐스럽지는 않을까 잠시 망설였던 자신을 부끄럽게 여기고, 선지식으로써의 그를 새롭게 보게 되었다.



14코스와 과외코스까지 그녀가 걸은 많은 올레길들이 사진, 사연과 더불어 실려 있고, 끝으로 올레길 코스와 거리, 소요 시간, 교통, 지도, 숙박, 먹을 거리등의 촘촘한 정보들이 잘 나와 있다.

제주 여행을 계획하거나, 제주도를 눈으로라도 여행하고픈 많은 사람들에게 꼭 한번 권유하고픈 휴식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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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제일 쉬운 영어회화 - 상
Leo JJang 지음 / 잉크(위즈덤하우스) / 2010년 2월
절판


학창시절 내내 국영수 국영수, 그 중에서도 영어를 가장 중요하게 공부해 왔는데, 졸업하고 나니 영어는 마음의 짐일뿐 내게 일상 언어가 되어주질 못하였다. 사실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른 회화실력을 갖췄겠지만, 마음 잡고 영어회화를 공부해본적이 없어서.. 학창시절의 문법 위주의 공부 실력 가지고 실전에서 자유로이 영어회화를 구사한다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다.



직장을 다닐때도 해외여행을 가서도 외국인 앞에서 영어로 말할 일들이 있었는데, 나보다 나이 많은 선배님들도 콩글리쉬든 어쨌든 열심히 회화를 하시는데 정작 나는 빙그레 웃으며 (창피한 마음으로 ) 뒤에 빠져 있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얼굴이 달아오른다.



이 책으로도 안되면 우주를 떠나라는 무서운 협박이 띠지에 올려진 그러나 그래서 더욱 읽어야겠다는 고집이 생기는 "우주에서 제일 쉬운 영어회화"를 만났다.

문법은 문법이되, 영어말틀이라는 쉽게 읽혀지는 레오짱강사님만의 표현으로 새로운 회화책이 탄생하였다.



영어회화의 기본은 과거형~! 왜냐하면 우리가 말할때도 ~~했어. ~~다녀왔어..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영어라고 현재형으로 ~~니다.~~이다.라고 말하지는 않기 때문이란다. 아, 내가 정말 왕초보는 왕초보구나. 왜 과거형으로 연습할 생각은 못했을까? 어쨌거나 그의 말을 따라 연습을 하다보면 정말 엉성하게라도 내 입에서 영어회화가 튀어나올 날이 멀지않을것같다.



정말 오랜만에 펼쳐보는 영어회화책인데도 정말 저자말대로 쉬운 책이라 그런지 다행히 잘 읽혀지고, 잘 맞춰져서 부담감도 덜했다. 모르는 단어도 은근히 설명이 잘 되어 있고, 스트레스는 암튼 최대한 덜 받게 하는 책인것같다. 책을 펼치자마자 사전부터 찾아야한다면 그것만한 스트레스가 어디있을까..물론 그만한 노력없이 얻어지는 댓가는 없겠지만 말이다.



암튼, 어디선가 그런 글을 보았다. 영어 공부를 할때 어른이라도 막힘이 있으면 중학교 영어 수준의 쉬운 교재부터 사서 공부를 하라고.. 그러면 웬만한 회화는 이미 다 마스터가 되고, 단어만 추가로 공부하면 되니 굳이 어려운 교재로 공부할 필요없다는..



이 책을 보니, 교과서 공부가 아니라도 충분히 쉽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더군다나 매 장마다 친절한 그림설명이 덧붙여 있어서 연상해서 떠올리기도 쉬울 것 같다. 맨 나중의 워크북은 책 표지로 덮으면 영어 표현이 안 보여서 한국말을 먼저 보고, 머릿속으로 영작을 해낼 수 있게 만든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우선은 빠르게 훑어봤지만, 꼼꼼이 내 것으로 만들고 나서 여행 가서도 당당히 직접 주문하고 외국인을 만나도 더이상 움츠러들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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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근차근 가치육아 - 멀리 보고 크게 가르치는 엄마의 육아 센스 65가지
미야자키 쇼코 지음, 이선아 옮김 / 마고북스 / 2010년 2월
절판


4세부터 7세까지 아이가 익혀야 할 좋은 습관에 대해 일본인 동화작가 미야자키 쇼코님이 두아이를 키운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이라고 해서 기대되는 책이었다. 우리 아기도 지금 만 19개월, 한국나이로 세살이었기 때문에 우리 아이를 키우는데 좋은 육아서를 많이 읽어두고픈 욕심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책을 받고서 책이 너무 얇고 작아서 놀랐었다. 하지만, 두꺼운 육아서의 핵심을 찾기 힘든 두서없는 내용보다는 얇고 포켓북처럼 아담한 사이즈라도 엄마 귀에 쏙쏙 들어오는 그런 따뜻한 조언들이 더 마음에 와 닿는 책이었다.

우리 아기가 밥을 잘 먹는 편은 아니었는데, 그래도 입에 들어간 걸 뱉어내지는 않았던 아기가 어제 그제 뱉어내기 시작해서, 어디 아픈게 아닐까 걱정을 했다. 그러더니 오늘은 뱉지는 않는데 숟가락을 주었더니 먹는 연습을 몇번 하다 말고, 아기 식탁과 바닥에 온통 음식을 흘리고 엎고..실수가 아닌 일부러 엎으니 엄마 마음이 온통 뭉개지는 느낌이었다. 아, 그럴수 있지. 그럴수 있어..라던 내 평소 마음은 어디 가고 오늘은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 단호하게 화난 어조로 말을 하고, 아기 의자에서 내려놓았는데..울며 떼만 쓰고 말을 안들었다. 평소에 말썽이 적은 아기인지라 이럴땐 엄마는 참 난감해진다.

때려본적이 거의 없어서 때리기도 그렇고..(아니, 때리면 내 마음이 더 아플것이다. 큰소리로 혼내는것만으로도 충분히 내 마음은 그늘이 졌다.) 그렇다고 그냥 놔두었다가는 식사예절이 엉망인 아이가 될까봐 걱정이 되고..

잘 안 먹는 아이라 억지로 먹이는 편이었는데 이 책의 저자는 다른 육아서처럼.. 아기에게 밥을 억지로 먹이지 말고 그냥 놔두라고 한다. 그리고 엄마가 와구와구 먹으면 된단다. 사실 아기 앞에서 맛있게 먹는건 자신 있다. 음식 맛있게 먹는건 즐거운 일이니까..하지만, 아기가 배곯고 있으면 엄마 마음이 너무 아픈걸.. 그래도 맛있게 먹는 사람을 보면 아기도 배가 고파져 결국은 잘 먹게 될거라고 하니.. 조금더 크면 이건 적용해봐도 좋을듯 하다.

멀리보고 크게 가르치라는 육아 센스 65가지가 나와 있는데 많은 육아서적의 꼭 이래야한다는 규율에 얽매여 엄마들이 숨막혀 지내는 것을 마치 언니처럼, 친정엄마처럼 다독여주며.. 그렇지 않아도 돼..라고 말해주는 다정한 책이다.

여러 주제로 나뉘어 있었는데, 시시콜콜 계산하지 않는 아이, 센스 있는 아이, 싸움 잘하기, 하늘이 보고 있으니까. 뜻밖의 소동에 강해요 등 인상적인 내용이 많았다.
아름다운 행동편에서는 잘 모르겠다 싶으면 차라리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시원하게 설명한다. 부모가 모든 것을 다 해줄수는 없기에..
아름다운 행동거지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시간을 함께 보내면 자연스레 익힐수 있고, 무술, 발레등을 통해 배워도 효과가 있을거라고 한다. 소심한 엄마는 아이가 대범한 친구와 놀게 하면 되고 쉽게 화를 내고 잔소리쟁이 엄마는 아이 타이르는 일은 아빠에게 부탁하면 된다고.. 자신없는 부분은 혼자 끙끙거리기보다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그 시간에 우아하게 커피 한잔 하는건 어떠냐는 솔깃한 제안을 한다. 84.85P

기저귀 가방, 엄마 가방에 넣어두고 다니면서 짬짬이 읽어보고 마음을 정리하기 좋은 그런 책이랄까?
내가 모자란 엄마가 아닐까, 부족한 엄마가 아닐까 항상 아기에게 미안한 마음인데.. 이 책 한권으로 상처받은 마음에 약을 덧발라준 느낌이 들었다. 따뜻한 느낌..

그래.. 힘들면 쉬어가고, 돌아가도 되는 것. 그렇게라도 우리 아기를 위해 내 시간을 충전하면 되는 것이다~!
오늘도 내일도 내가 우리 아들 엄마라는건 변함없는 사실이니까
오늘 완벽해지기 위해 너무 애쓸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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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 최인호 동화집 처음어린이 9
최인호 지음, 이상규 그림 / 처음주니어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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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소설가인 최인호님이 실제 아들의 이름인 "도단"이를 주인공으로 하여 쓴 아이들을 위한 동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는 도단이가 겪는 여러 일들에 대한 단편적인 동화 모음이다.



소설이라기 보다, 정말 순수한 동화.. 요즘 장편소설은 더러 읽었는데, 아기들을 위한 단편 동화는 오랜만에 읽는 느낌이라 어릴적으로 다시 돌아간 느낌이었다. 하나같이 다 재미있고, 그러면서 나 어릴적 읽던 동화와 또 다르다. 작가님 말씀대로 우리 어릴적과는 또 다른 요즘 우리 자녀세대들. 그들의 꿈과 희망은 확실히 우리와 다르다. 작가님 연배가 거의 우리 아버지 연배시니 작가님 세대와 나의 세대가 다르고, 또 내 아기 세대가 다르기 때문에 관심사를 반영해 글을 쓰셔서 그런가 보다.



내가 어릴적에 읽은 창작 동화집 중에는 작가인 소설가들의 어릴적을 반영한 어려운 시절 이야기들이 많아서 어린 내가 읽기에 공감이 안 가는 부분도 많았지만, 아, 우리 부모님 세대는 이런 일들을 겪으셨구나 하는 간접 경험이 되기도 하였다.



어쨌거나 동화집 속의 도단이의 재미난 세계로 따라들어가다보면, 아빠가 유명한 소설가라 아들을 위해 직접 이렇게 동화를 지어주셨으니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내 아이를 위해 쓴 동화이니 그 따뜻한 의미가 독자들에게 전해짐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즐겁고 재미난 이야기들도 있었고, 부모로써 마음이 아픈 이야기도 있었다.

<꽃을 가꾸는 도단이>와 <도단이의 어느 하루>같은 경우에는 읽으면서 다소 마음이 아팠다.

엄마, 아빠를 사랑하는 도단이는 계속 엄마 아빠를 기쁘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아빠는 피곤해하고, 엄마는 자꾸 숙제, 시험 타령 뿐이다. 그래도 꾸준히 공부해서 다 만점 받고 과학에서 하나 틀렸는데도 엄마는 크게 나무라신다. 자율적이고 착한 도단이도 얼마나 힘들었을까? 나도 나중에 우리 아기에게 자꾸 이런 엄마가 되면 어떡하지? 하는 엄마가 반성되는 글이었다.



또 도단이의 어느 하루 역시 하루종일 집에서 혼자 있는 도단이의 이야기였는데, 엄마는 점심도 저녁도 안 챙겨주고 아이에게 짜장면 사먹어라, 티브이에서 만화보고 저녁으로 라면 끓여먹어라 하며 전화나 한다. 아빠는 집에 전화해 아빠 늦겠다고 해라. 아니, 오늘 못 들어간다고 해라..하는 전화나 하고..

도단이는 혼자서 심심함을 견디며 놀다가 나중에 이티와 만나게 되었다. 외계인을 선호하는 아들 세대의 구미에 맞게 작가가 쓴 글이라 갑자기 외계인 이티가 등장해 어려서 이티영화를 본 나는 갑자기 웃음이 났다. 하지만, 동화 속 도단이 부모님 정말 너무 하신데 하는 생각이 더욱 앞섰다.



사실 아직 어린 아기를 둔 나도 항상 반성되는 일뿐이다. 놀아주기 힘들때, 아니면 엄마가 컴퓨터 할 일이 생겼을때 아기에게 컴퓨터 동요를 꽤나 오래 틀어주고..아기랑 있는 시간에도 아기에게 몰입하지 않고 혼자 책 볼때도 많으니 아기가 와서 내 책을 집어 던지는건 아주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다.



아기가 엄마 책읽는거 보면 아기도 책 읽겠지.. 그건 좀더 커야 가능한 일일텐데.. 그런 생각에 앞서 내가 너무 이기적으로 생활했나보다. 동화집을 읽으며 지금의 내 모습을 다시 한번 반성하였다.

사랑하는 아들.. 엄마 그만 리뷰 쓰고 아들이랑 놀아줄께 미안해.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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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엄마의 영어교육 바이블 - 대한민국 영어 시험에서 100% 성공하는 완벽 포트폴리오
김소희 지음 / 시공사 / 2010년 1월
품절







이 책을 처음 접했을때는 소위 강남 엄마들의 대세론 적인 영어 교육 열기를 대변해주는 책인가 싶었다. 사실 그럴 수도 있겠지만, 다양한 강남 엄마들의 이야기라기보다는 "강남엄마"라는 고유 닉네임을 가진 김소희라는 분의 자녀의 영어교육 15년간의 노하우를 담은 책이다.



사실 학창시절 10여년을 영어를 배웠어도 여전히 입밖으로 영어가 나오지 않는 것은 나도 마찬가지이다. 지금까지도 그렇고, 저자처럼 출산후 굳은 머리 해소를 위해 영어회화학원에 달려갈 엄두조차 나질 않았다. 어쩐지 두드려지지 않는 영어회화학원. 과감히 문을 두드리고, 얻은 영어 회화 실력으로 회사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아이들 가르칠때도 더욱 용기를 낼 수 있던 저자 김소희

그녀는 큰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잘 나가던 커리어 생활을 접고, 본격적인 아이 교육 뒷바라지를 하며 나중에는 교육 전문가로 나서기까지 하였다.



사실 나 또한 영어에 한 맺힌 세대여서 우리 아기 영어 교육 만큼은 눈에 띄게 신경을 쓰고 싶었다. 친구 신랑도 마찬가지였는지 친구에게 아기와 함께 캐나다 시댁 식구들에게 가서 기러기 생활 좀 하자고 제안할 정도였다고 한다. 우리집 같은 경우엔 신랑이 기러기 생활을 싫어하고, 영어 조기교육을 무척이나 싫어하는 터라 한글도 모르는 아기에게 무슨 영어를 시키냐며 핀잔 주기 일쑤여서 맘 놓고 뭔가를 해볼 엄두를 못 냈다.



사실 욕심만 앞섰지 노력은 해보질 않은 나 자신이 참 한심하게 느껴졌다.

어느새 아기는 만 19개월이 되었고..영어 책은 많이들 산다는 노부영 브라운 베어 시리즈만 들여놓고 그나마도 한글 동요나 가끔 틀어주고 잘 틀어주지를 않았다. 가끔 영어 동요 동영상은 보여준 적이 있어도 그냥 노래를 즐기는 듯 하였다.



저자의 경우는 지금 큰 아이가 고등학생, 작은 아이가 중학생인데 둘 다 미리부터 영어 조기교육에 열을 올린 경우였다. 큰 아이 스스로가 엄마, 일찍부터 영어 시켜줘서 고마워요 라고 말할 정도라니 아이가 느낄 정도면 엄마의 열성이 얼마나 대단한가 싶었다. 사실 1년보내기도 힘든 영어유치원을 네살부터 보내기시작해서 거의 4년씩 보내고 초등학교에 입학시켰다고 하니 입이 한번 더 벌어졌고, 또 엄마가 아기에게 영어 동화를 재미있게 읽어주기 위해 스토리텔러과정을 배우기도 했다고 하니 더욱 나와의 차이,거리감을 느꼈다.



책에는 단계별로 영어 교육 방법이 나와 있다.

유아기, 초등학교, 중학교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초등학교 영어 교육이라고 하였다.

유아기, 초등학교 입학전 영어 교육도 역시 중요하지만, 저자처럼 꼭 영어유치원에 보내지 않고도 따져볼 수 있는 방법들이 나와 있었다.



사실 저자의 큰 아기 같은 경우엔 오히려 초등학교 입학후 선생님의 빠른 한국어 강의를 따라가기 힘들어 애를 먹었다 한다. 작은 아이 같은 경우엔 그에 대비해 아이들끼리 한국어로 토론하는 습관을 들였더니 개선된 문제라고 하였지만, 우리 아기 같은 경우에는 영어 못지않게 국어의 중요성도 크게 느끼고 있기 때문에 전적으로 따라하기는 무리가 있지 싶었다.



친구 말로도 우선은 한국어를 배우게 하고, 그 다음에 한국어가 어느 정도 자리잡히면 영어를 배우게 하는게 좋다고 하는데..나는 어떻게 해야할지 아직 막연하기만 하다. 우선은 익숙한 한국어 그림책들을 보여주고 한국어 동요 위주로 들려주고 있는데, 영어를 언제부터 시작해야할지 ..

이 책은 아무래도 영어에 올인한 부모의 이야기이다 보니 영어 공부하는데 참고하기는 좋지만 100% 따르기는 힘들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영어 dvd같은 경우에 우리 아기 수준에 맞는 dvd라던지 사이트 같은게 찬찬히 나와 있어서 참고하기 좋았다. 영어 유치원, 영어 어학원 등의 경우에도 집 근처에 지나가는 스쿨버스들 보면서 이름이 낯익었던 그런 학원에 대한 간단한 설명들이 나와 있어서 어느 정도 정보의 집결판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어떤분의 서평을 보니 이미 인터넷에 있는 내용들의 반복이다라고 하신 분도 계셨는데, 나처럼 정보가 많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이런 책이 충분히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정리된 정보집 같은 느낌이니 말이다. 또한 7차 교육과정 개편에 대해 궁금증이 많이 이는 엄마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아기 엄마가 교육 과정에는 심도있게 들어가지 않고 개략적으로 훑어봤지만 학부형 엄마들에게는 더욱 와닿는 이야기가 될 것 같았다.

컴퓨터를 아예 모르는 엄마들을 위해 처음부터 컴퓨터 사용법부터 익히라는 조언도 있었지만, 웬만한 젊은 엄마들이라면 대개 컴퓨터는 익숙할것이기에 그 부분은 공감이 덜 되기도 하였다.



아직 어린 아기.. 하지만, 저자는 돌 지나고 바로 영어 공부를 시켰다 하니 우리 아기가 너무 어리다고 볼 수는 없겠다. 그런데 아직 한글도 모르니 영어는 어찌할까.. 엄마에게는 딜레마 하나가 더 늘어난 셈이다.



저자처럼 영어에 한맺힌 세대임에는 분명한데 언제 어떻게 시작해야할지는 항상 망설여지는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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