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고의 별 - 바나나 하우스 이야기 2 독깨비 (책콩 어린이) 6
힐러리 매케이 지음, 전경화 옮김 / 책과콩나무 / 2010년 3월
절판


감긴 줄 알았다가 선열로 발전해 학교를 거의 한 학기 이상을 쉬었던 인디고.
그의 건강이 회복되면서 다시 학교에 나가게 되었지만.. 여동생 로즈는 인디고를 걱정한다.
같은 반 친구 형이 인디고 반에 있어 알게 되었는데, 인디고 반 패거리들이 오빠 머리를 변기에 처박고 괴롭힌다는 이야길 들은 것이다.

빨강머리를 우두머리로 한 똥개 집단인 그 패거리 아이들은 처음에 어떤 아이를 코트째로 못에 걸어 괴롭히다가 인디고의 제지를 받고 나서 화살을 인디고로 돌려 그때부터 왕따로 찍어두고 괴롭히기 시작하였다. 인디고가 도와주려던 아이는 되려 패거리의 고문관을 자처하며 그 편에 붙었고 말이다.
한참 아팠다 다시 학교에 나온 아이마저 다시 괴롭힐 생각을 하다니, 빨강머리는 참 못된 아이라는 생각뿐이었다.

힐러리 메케이의 작품으론 처음이었지만, 책콩에서 나온 "고래의 눈"을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고, 또 힐러리 메케이의 전작 "새피의 천사"평이 워낙 좋았기에 기대감을 갖고 읽기 시작한 책이었다. 사실 왕따 이야기를 다루고 있대서 궁금도 하였지만, 인디고와 새로운 친구 톰이 그 과정을 어떻게 이겨내는지가 궁금하기도 하였다.

일본의 나쁜 문화라고 생각했는데, 표현만 달랐을뿐 다른 나라에도 있는 나쁜 악습이었구나.
왜 약자를 괴롭히고, 정의를 실현하려는 친구는 오히려 더 괴롭힘을 당하고 이렇게 부조리한 일이 일어나는 걸까? 빨강머리 패거리들이 서열 상 밑에 조무래기들까지 두고서 아이들을 괴롭히는 걸 보니 정말 울화가 치밀었다. 가서 한대씩 정말 패주고 싶은.. (아..어른이니 이러면 안되는 거지.). 마음이 굴뚝같았다.

나와 같은 마음이던 인디고의 누나, 사라와 새피가 마침 인디고가 괴롭힘을 당할때 지나가다가 빨강머리를 정말 혼을 내주었다. 머리를 한웅큼 뽑아버리고, 아이들 이름을 다 기억한다며 겁을 주었다. 그때
키작은 한 아이가 웃으며 "네가 졌어 대머리"라고 빨강머리에게 말하는 바람에 그가 새로운 표적이 되었는데, 바로 미국에서 전학온 톰이었다.

톰은 항상 허황된 이야길 했다. 엄마는 곰을 돌보러 갔고, 아빠는 우주비행사에 야구선수라고..
그러면서도 이야길 하는 것을 좋아해 친구들이 놀리고 괴롭혀도 항상 끊임없이 이야길 했다.
인디고는 이상한 톰이었어도 자꾸 그가 좋아지고, 결국 그와 친구가 되었다. 그 사이에 가장 그들을 좋아하게 된건 인디고의 여덟살난 여동생 로즈였고 말이다.

인디고의 이야기였지만, 사실 내 눈에는 로즈만 보였다. 어찌나 당차고 발랄하고..귀엽던지..
어리지만, 생각도 있고, 예술을 보는 안목과 그리고 재능도 뛰어났다. 귀여운 로즈.
런던에 살며 집에 거의 오지 않는 아빠를 오게 하기 위해 "집에 위급한 일이 있는 것처럼" 편지를 쓰곤 하였던 것이다. 그래도 전화통화뿐 오지 않는 아빠.

여덟살이지만, 정말 그녀가 그린 벽화가..직접 보고 싶을 정도로 뛰어난 솜씨라는데..
그래서 바나나하우스가 더욱 새롭게 빛나보이지 않을까 싶은데.. 그 뛰어난 작품을 나중에 본 아빠는 놀라면서도 열심히 지우자고 한다. 음.. 어쩜 아빠만 이렇게 동떨어질까 싶었다.

바나나하우스에는 인디고, 로즈, 엄마, 그리고 새피와 캐디, 자주 놀러오는 사라. 그 외에도 바나나하우스의 가족같은 친구들이 있다. 집이지만,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특별한 가족이 있는 곳이다. 나 또한 그곳에 초대 받아서 요리도 하고, 집안일도 돕고, 새피와 사라의 숙제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괴롭힘만 당하던 인디고와 톰이 슬슬 그들만의 세계를 펼쳐나가고, 조무래기 똥개(책에 똥개라는 표현이 나온다.) 들이 점점 정신을 차리고.. 그리고, 인디고에게 철딱서니없이 감히~!! "너와 네 더러운 여동생 조심해" 라고 말한 빨강머리.. 정말 혼날때가 된 것이다.

어린 아이고, 물불을 안 가리고 ..괴롭히는 그 정신세계는 어찌 된 것인지..
사실 친구 머리를 변기에 처박는다는 발상 자체가 기가 막혔다.
얼마 전 읽은 작은 요새의 아이들에서도 나쁜 아이가 친구 머리를 변기에 처박고 몇번이나 물을 내려서 친구를 거의 반죽음상태에 이르게까지 했다고 해서 질겁을 한 터였는데..
우리 나라에서는 제발 그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데..

뉴스에 나오는 무서운 이야기들을 들으면, 내가 어릴적과는 너무나도 다른 세상이 되었구나 하는 마음에 무섭기만 하다. 졸업식에 벌거벗고 사진을 찍히지를 않나, 왕따때문에 고생한 아이들이 자살을 하지를 않나. 오히려 친구를 도와주려는 인디고 같은 사람들이 더 괴롭힘을 당하는 세상이라고 하니..
도대체 그 중심에 선 아이들은 어떤 집 어떤 가정 태생인지 궁금할 지경이다.

사실 얼마전에도 19개월된 아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횡단보도 앞에 서 있는데 초등학교 1~2학년으로 보이는 여자애 (키작고 예쁘장한 정말 어린 아이였다.)가 눈을 똘똘 뭉쳐서 자기 머리만한 눈덩이를 들고 서 있더니.. 유모차 옆의 자기 또래 남자애들을 가리키며 친구에게 말했다.
"이걸로 쟤네 맞히면 어떨까? "
"아프겠지"
'헉 뭐라는거야?' 하고 놀라는 사이에 다시 그애가 말했다.
"그럼 이걸로 이 아기를 맞히면 어떨까?"
"울겠지. 아니다. 병원 가겠다."

아기 엄마인 내가 옆에 서 있는데 꼬맹이 여자애 둘이서 그런 대화를 들으란 듯이 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찌나 기가 막히고 놀랐는지 뭐라고 할 말조차 떠오르지 않았다. 바로 파란불이 들어와 길을 건넜는데 그때 놀란 가슴은 한참이나 진정되지 않았다.

도저히 로즈 또래로밖에 안 보이는 여자애들 입에서 그 작고 예쁜 입에서 그런 말이 튀어나올 줄이야.
우리 아이를 바르게 키우고 싶은 마음은 어느 부모에게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우리 아이만 바르게 키운다고 아이가 별 탈없이 클 수 있을지.. 걱정되는 세상이 되었다.

아..어쩌면 좋은가. 소설 속에서는 다행히 멋진 결말로 매듭이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정의를 실현했고 말이다. 지금 이 세상에도 정의가 실현되었으면 좋겠다. 그게 어른들이 나서서 해결해 줄수 있을지 어떤지 몰라도 적어도 왕따로 괴롭힘 당하는 아이들의 문제는 해결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어제도 엄마 학교 다녀오는 길에 학교에 걸려있던 플랭카드 문구가 떠오른다.
"괴롭힘 없는 학교를 만들겠습니다." 제발 그런 학교들이.. 문구뿐 아닌 실제로 실천되는 학교들이 늘어나기를..

아이들이 밝고 순수하게 자라날 수 있는 부모들이 안심할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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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하며 첫 종이접기 이야기하며 접기 8
올챙이 지음, 임지윤 그림 / 아이즐북스 / 2010년 2월
절판


주말에 1박 2일로 바닷가로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을 갈때 아기 짐을 쌓다보면 아기 먹을거리, 입을거리 말고도 놀거리를 챙겨야 하는데 나는 주로 책을 챙기는 편이었다. 이번에는 바로 "이야기하며 첫 종이접기" 이 책과 똘망똘망 두권을 챙겼다. 똘망똘망은 산지 얼마 안되어 밖에서 좀 친해지게 하려고 가져간 책이었고, 첫 종이접기는 아기에게 장난감 겸 책으로 너무 좋을 것 같아 가져간 여행길이었다.



아기를 낳고, 부모님을 모시고는 처음 간 여행이었는데..부모님도 좋아하시고, 아기도 엄마 아빠랑만 갈때보다 훨씬 즐거워해서 더욱 좋았다. 저녁에 콘도에 짐을 풀고, 옷을 갈아입고 나서 나는 바로 책부터 꺼내들었다. 색종이가 들어 있어서 차안에서는 꺼내보지 못하고 숙소에 도착하기만을 기다렸던 터였다.



아니나다를까 아들! 바로 책 앞에 달려들어서 색색의 색종이에 현혹이 되었다. 그리고, 책장을 열심히 넘기다가 자동차를 보더니 "붕 붕" 하면서 눈을 못 떼며 아주아주 좋아하였다. 아들이 한참 책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으니 아버지께서 "아니, 우리 손주는 뭘 안다고 저 책을 저렇게 좋아하는거냐?" 하시었다.



초등학교 선생님이시면서 종이접기를 좋아하셔서 이것저것 만들기를 좋아하시는 어머니께서도 참 좋은 책이라며 눈을 빛내셨다. 내가 잠깐 화장실에 다녀온 사이에 벌써 어머니와 손주가 앉아 색종이로 뭔가를 만들려고 하시던 터..



색종이를 자세히 보니, 무늬가 그려져 있는 것이 예사 색종이가 아니었다.

"엄마, 잠깐만" 하고서 책을 뒤져보니..각각의 종이접기에 따라 그림이 맞춤형으로 되어 있는 "특별한" 색종이였던 것이다. 책 뒤에도 색종이들이 들어있었고, 초판한정이라 그런지 따로 별도의 작은 색종이가 들어 있었다.



그래서 바로!!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자동차부터 접었다.

엄마(나)가 눈썰미가 좀 떨어지는 터라 끙끙댔지만, 첫 종이접기인 터라 어렵지가 않아 금새 멋진 자동차가 완성이 되었다. 아들은 눈을 빛내며 "붕 붕" 하면서 너무 좋아라하고..

그런 모습을 찍어놨어야 했는데.. 만 19개월 아기의 엄청난 활동량과 엄마가 원하는 포즈를 취해주지 않는 아가의 자율성에 따라 멋진 사진을 건지지는 못하였다.

그래도 진지한 표정으로 작은 색종이의 붕붕이를 가리키고 있는 모습은 하나 건졌다.

그리고, 뭘 또 접어줄까 하다가 아이스크림이 너무 맛있어보여서 아이스크림 콘도 하나 접어주었다.

아직 아기가 아이스크림은 먹어보질 않아서 이건 큰 반응이 없었지만 말이다.



어머니께서 자동차와 아이스크림을 보더니 너무 잘 만들었다며 놀라셨다. 나중에 엄마도 이 책을 보고 만들어야겠다고 하실 정도로 ..사실 그림이 그려진 종이인지라 더 작품이 잘 살아나기도 했지만 말이다. 여기 나온 색종이들을 다 쓰고 나면, 일반 색종이에 그림을 그려서 접어도 좋다고 한다.



색종이와 만드는 법만 실린게 아니라 너무나 귀여운 그림으로 이야기까지 실려 있다. 바로 상상속의 멋진 나라 종이 나라 이야기다.

뭐든지 원하는건 종이로 접으면 뚝딱 얻을 수 있는 곳.

그런데 내가 종이나라에 가자마자 종이가 눅눅해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나는 친구 멍멍군과 함께 이유를 알기 위해 나라 곳곳을 여행하기로 한다. 옛날 이야기속 영웅 이야기가 탄생되는 순간이다.

나는 멍멍군과 함께 멋진 종이접기 실력을 발휘해서 종이나라의 문제점을 해결한다. 그리고, 각종 종이접기를 통해 동시에 멋진 모험여행도 해내었다. 마을 시장님은 다양한 색종이와 종이접기 책을 상으로 주시기까지 하셨다.



이렇게 멋진 나라에 가려면, 종이접기를 잘하는 사람만 갈 수 있다. 그러려면 먼저 이 책을 통해 종이접기를 마스터하는 수밖에!!



평소에 종이 접기를 잘 못해서.. 또 어릴적 접던 종이접기가 생각이 거의 안나 아기에게 비행기와 배 밖에 못 만들어줬던 못난 엄마가.. 이 책을 통해 환골탈태한 기분이었다.

아기가 종이자동차로 부릉부릉 장난감 놀이를 신나게 하고 입에 물고 신나 있는 동안 엄마 마음은 더욱 흡족하였다.



앞으로도 많은 종이접기를 할 일이 남아있고..그때마다 새로운 놀이가 되어줄 소중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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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경매투자로 희망을 베팅했다 - 가난한 가장의 막판 뒤집기
이승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8월
구판절판


34세의 나이에 단돈 400만원을 갖고 시작한 경매가 6년이 지난 지금 그를 30억 자산가로 만들어주었다. 이 신화의 주인공인 저자 이승호님은 대전에서 살고 있었고, 경매의 시작도 대전의 경매 건의 예로 시작되고 있다. 부동산 하면 대개 서울이나 수도권 아니면 지방에선 희망이 적을거라 생각했고, 부동산에 대해 거의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그가 대전 출신이라는게, 또 그 당시의 나이가 지금의 내 나이와 같다는게 정말 묘한 느낌이 들게 하였다.



대한민국에서 어쩌면 가장 가난한 아빠였을지 모른다는 그.

목회자가 되고 싶은 마음에 열심히 봉사활동을 하느라 하루 종일 바빴어도 수중에 떨어지는 돈은 거의 없었다. 어려운 살림에 대학원 공부까지 하느라 카드 5장 돌려막기가 차질없이 돌아가는게 소원이던 때였고, 카드대금에 연체이자에 빚은 늘기만 하였다. 결국 목회자의 길은 잠시 접고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가 나중에 과외 전업으로 눈코뜰새없이 바쁘게 일을 해도 한달 수입 200만원. 예전에 비해 많이 나아진 수입이었어도 여전히 빚도 그대로, 카드도 그대로였다.



그러던 그가 정신을 가다듬고 돌파구를 찾게 된건..투자에 관한 책을 읽다가 경매에 대해 알게 된 한권의 책 덕분이었다. 과외는 주로 밤에 하기에 경매를 낮에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인근 대학에서 경매 강의를 듣고, 정말 열심히 교수를 따라다니며 질문하고 공부하였다. 그리고, 이론 공부는 짧게 바로 현장, 실전에 뛰어들어 첫 경매를 낙찰받았다!



책에는 그의 성공기가 줄줄이 나온다. 물론 실패한 적도 많았겠지만, 주로 희망을 주는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다. 나 또한 경매 하면은 무섭다는 인식이 강했다. 저자가 말하는 용어들도 너무 생소해 내 귀에는 소귀에 경읽기도 들리기도 하였다.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중학생 정도의 이해력만 있으면 이론 공부는 쉽게 할 수 있다고.. 그리고, 이론 공부를 마치고, 바로 발로 뛰며 실전에서 부딪히는게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읽으면 읽을수록 그의 삶이 부럽기도 하고 존경스럽기도 하고..

남들이 하기 힘들다는, 어렵고 까다로운 "법정지상권(이게 뭔지도 책 속에서 처음 들었고, 알았다.)"이 그의 주 전공분야라고 하였다. 남들이 피하는 것일수록 대박 기회가 많다는 것. 그의 지론이었다.



그의 글들을 읽으며 나 또한 가슴이 뛰었다. 하지만, 워낙에 부동산 투자를 안해보시고 평생 월급으로 살아오신 교육자 집안에서 자라나 과감한 투자는 위험한 것이라는 공식이 성립되어 보수적이고 또 보수적인 날 움직이게 하는건 참 어려운 일인듯 싶다. 하지만, 분명 지금 내 가슴은 뛰고 있다.



명도 이전 문제라던지..경매에서 걸리는 많은 문제가 있지만, 그래도 그는 경매는 안전하다. 희망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경매를 알게 되면서 돈은 일한 만큼 버는 것이 아니라

아는 만큼 버는 거란 사실을 깨달았다.

가난한 부모 밑에서 태어나 그저 몸으로 때우는 일만

열심히 했던 나는 그제야 비로소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깨닫게 되었고, 가진 자들이 기득권을

유지하는 방법을 어렴풋하게나마 터득하게 되었다.



12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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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스윙 인생 홈런을 치다
마쓰오 다케시 지음, 전새롬 옮김 / 애플북스 / 2010년 3월
절판


공부는 하나도 한 것이 없는데 갑자기 시험 시간이라며 남들과 함께 교실에 앉아서 시험을 치르고 있다. 생각만해도 머릿속이 하얘지고, 미칠 것 같은 이런 상황..



이런 황당한 꿈을 학창시절에는 단 한번도 꾼 적이 없었다. 그런데, 정작 직장생활을 하면서는 이런 꿈을 수도 없이 꾸었다. 그 이야길 직장 선배님께 했더니, "다시 공부하고 싶니? 공부가 이젠 지겹지도 않니? 그만 하고 편하게 살렴." 하는 이야길 하셨다. 직장이라는 곳이 편하게 일하는 곳은 아니지만, 다시 새 미래를 꿈꾸기 위해 공부하고 치열하게 산다는 것이 안쓰러워보이셔서 만류하셨던 것이다.



그냥 그런 악몽에 시달리고, 그리고 '지금 나 이대로 괜찮은 걸까?' 를 수없이 되뇌이면서도 직장에서 일하고, 퇴근 후 친구들과 놀고 하는 시간에 빠져들다보니 좀더 나은 미래, 내 꿈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는 삶은 접게 되었다. 그냥 남들도 다 이렇게 사는데..싶은 마음에 질문하는 나를 계속 외면하였다.



그리고, 소설 속 주인공이 만난 밤비소년과 비슷한 경우를 몇번이나 만났다.



그저 아무 말 없이 바라보기만 했던 동생이 어느 날 입을 열어 말했다.

"언니, 그거 알아? 언니는 한때 내가 가장 존경하고 자랑스러워 하는 사람이었어."

그 말에 가슴이 철렁하였다. 무슨 말인지 알면서도 다시 물었다.

"어..지금은? 지금도 괜찮지 않냐? 나에 대해 포기한다는 듯이 그렇게 말하지 말아줘..(나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말아줘..)"

하지만, 동생은 그 이후엔 더 말이 없었다.



그때 가슴이 얼마나 가라앉던지..이렇게 살지 말아야지 좀더 열심히 살아야지 했는데..그때가 잊혀지지 않으면서도 나는 쉽게 바뀌지 않았다.



또..어느 직장에서 부데끼며 살고 있는데 대학교 동창에게서 전화가 왔다.

"유학 준비는 잘 돼가?"

"어, 그게. 나 사실은 유학 공부가 아니라..편입 공부했어. 이번에 @@대 @@@과 편입했어."

"응 ? 어디?"

어느 정도 밥벌이는 하고 살 수 있는 과였음에도 다시 인생을 찾아 수능을 다시 치루는 친구들이 제법 있었다. 나처럼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꿈을 위해 도약하는 친구들.

그래도 이 친구가 그런 줄은 몰랐다. 얼굴도 정말 예쁘고, 집안도 부유해 굳이 더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던 친구가 내가 너무나 꿈꿔오던 바로 그곳에..붙었단다.



머릿속으로 허상만 그리고 있을때에 실제로 실천에 옮기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 결과물로 그녀는 합격을 품에 얻었다. 그때 정말 머리에 큰 종이 울렸는데.. 정말 다시 시작할 자신이 없었다. 루저의 삶이 이러한 것인가..하는 생각뿐이었다. 동생 말대로 내 모습이 부끄러웠다. 그저 한없이 부러워..부러워만 연발하고 있는 내모습..



사실 불끈 일어나 다시 공부하면 되는거 아닌가 하겠지만. 대학때 이미 한번 다시 수능 본 전례가 있었던 터라, 나라는 사람이 그렇게 치열하게 공부하는 사람이 못된다고 그때 느꼈다. 첫 대학이 마음에 차지 않으면 재수할때 열심히 했어야 했는데, 고3때만큼이나 재수 할때 공부하는 모습이 크게 나아지지가 않았다. 그냥 고3때는 내 인생 최고의 암흑기였고, 재수할때도 크게 낫지는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또 같은 모습을 한없이 반복할까봐 만족스럽지 않아도 참기만 했다.

그리고, 만족스럽지 않은 직장에서도 그냥 견디며 일을 하였다.

지금은 결혼하고 아기를 낳고 키운다는 이유로 일을 쉬고 있지만, 아기를 어느 정도 키우고선 일을 다시 시작해야지 마음 먹고 있다.



내가 원래 원하던 일이 아니었다고 해서 이렇게 하면 안되는 거였는데..

주저리주저리 내 이야기만 하다보니 정작 헛스윙인생을 살던 시노자키 고헤이에 대한 이야기를 못했구나. 주인공 시노자키 고헤이는 대학 4학년때 취업 36연패를 달성한 인물이었다. 친구들 모두 취직을 했는데 혼자 취직을 못해 항상 면접 볼 양복을 입고 다니며 기말고사까지 치뤄야했고, 친구들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봐야했다.



무역학과에 다니던 그가 여기저기 원서를 내다보니 전공과 전혀 무관한 IT업계에 취직을 하게 되었고, 컴퓨터도 할줄 모르던 그는 "큰 욕심 부릴 필요 없어" 하며 그대로 취업을 하였다. 취업준비를 시작하기엔 시기적으로도 어려웠지만, 무엇보다도 너무 귀찮았기 때문이었다.

그런 그는 5년 동안 그 직장을 다니면서 철저한 "루저"로 전락하고 말았다. 부장에게는 매일 깨지고, 직장 동료들도 그의 패배를 인정하는 듯 했다. 친구들은 안정된 회사를 다니며 결혼하고, 또 다른 꿈을 쫓던 친구는 유명한 가수가 되어 티브이에 나왔다.



컴퓨터를 못 하니 영업부서도 아닌데 영업일을 해야했다. 파견인력을 관리하는 일이었는데, 파견기업을 찾아가 회사와 파견사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문제가 생기면 조처하는 것이 주 업무였다. 양쪽다 불평불만을 갖고 있으니, 앓는 소리를 들어주는 일이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당신네와 이제 끝이야" 하는 고압적인 회사 아페 어금내 꽉 깨물고 "대단히 죄송합니다" 하며 머리를 조아리며 사는 고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샌드위치 상황이 되어 언제나 참담한 기분이 들었다.



사람들의 불평불만을 모아 꾸역구역 삼키고 회사에 돌아가면 부장에게 들들 볶이는 일.그런 그에게

어느날 어릴적 추억의 공간이었던 밤비공원에서 만나자는 편지 한통이 도착한다.

밤비공원에서의 어린 소년과의 만남..



"나 결심했어. 다시 태어날게... 무슨 일이든 안 되는 이유를 다 남의 탓으로 돌리고 주위 사람들을 원망하며 살았더라. 그러니 이제 다시 태어날게."



"그래, 실은 알고 있었어. 네가 오기 전부터 마음 한구석으로는 어린 시절의 내가 섭섭해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던 것 같아. 하지만, 외면했던 거야. 바라볼 용기가 없었으니까" 173.174P



고헤이는 말한다. 나의 인생은 어디 먼곳이 아니라 '지금 이곳에' 있었다라고..

해답은 언제나 내 안에 있다. 우리는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 사실을 외면하고 살아왔을뿐이다.

쉽게 잘 읽히는 이 소설은 그 어떤 두꺼운 책, 전문서적의 진리로도 채워지지 않는 우리의 헛헛함을 너무나 잘 채워준다. 그리고, 우리가 홈런 인생이 되기 위해 선택을 하는 길만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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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해 대단해! 뜨인돌 그림책 18
마스다 유우코 글, 타케우치 츠우가 그림, 정유나 옮김 / 뜨인돌어린이 / 2010년 3월
절판


대단해 대단해!!

그 수다스러움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앵무새가 우리 주위의 사물, 동물 들에 눈을 돌려 마구마구 기분좋은 칭찬을 해주고 있는 그림책이다.



신발은 대단해

정말로 대단해

무엇이 대단해?



하면 그 다음 페이지에서 신발의 대단함이 나온다.



매일매일 쿵쾅쿵쾅 걸어다니니까



정말로 대단해!

신발에게 박수!!



앵무새는 이에 그치지 않고, 하마, 우산, 캥거루, 땅, 그리고 친구에게 모두 박수를 보낸다.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책이다.



칭찬은 정말 듣는 사람이나 말하는 사람 모두를 기분 좋게 하는 일인가보다.



부산스러운 앵무새의 칭찬이 수다스럽지만, 그래도 기분좋게 다가온다.

특히나 맨 처음에 나온 빨간 신발 한켤레는 정말 눈에 확 들어왔다.



신발을 신기 싫어하는 우리 아가도 신발, 신발 하면서 그림을 보여주니까 빨간 신발이 마음에 들었는지 열심히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주위에 있던 자기 신발을 가져다가 그림책 옆에 갖다 두고 바라보았다.



아직 말을 많이 하지는 못해도 사물을 연관지어 생각할 줄 안다는 증거다.

그리고, 더 큰 성과는 정말 이 책 덕분인지 아니면 오늘 아기가 밖에 외출을 나가고 싶어 그랬는지 둘다 였는지는 몰라도.

신발 신고 밖에 나가기를 무척 싫어했던 아기가 오늘은 웬일로 순순히 노란 자기 운동화를 신고 밖에 나가 아장아장 열심히 걸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장하고 예쁘던지..

정말 대단해 대단해.

우리 아기가 대단해!! 하고 마음껏 외쳐주고 싶었다.



와!!하면서 엄마와 외할머니, 외삼촌, 이모, 외할아버지.. 사실 온 식구가 호들갑을 떨며 좋아해주니 아기도 씨익 웃으며 좋아라했다.



대단해 대단해 우리 아기가 대단해!



그리고, 정말 아기 연령대에 맞는 책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느낀게 글밥이 좀 많더라도 그림이 마음에 들거나 해서 미리 장만해둔 아기 그림책들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자기 연령에 딱 맞는 책이 적합한지 이 책을 보고서는 무척 잘 봤다. 말도 대단해 대단해..이런 식의 반복적인 운율이 있는 말들이라 노래하듯이 혹은 수다떨듯이?? 읽어주기가 수월하였다. 듣는 아기도 그냥 중얼중얼 읽어주는 것보다 편하게 듣는 것 같았고 말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앵무새가 대단해를 강조하기 위해 들고다니던 하얀 부채 위의 빨간 하트가 아무래도 일장기를 연상케 했다는 점 정도일까?

일본 작가가 그린 그림책이라 어쩔수없었겠지만, 일본 만화나 드라마에서 본 듯한 그 일장기 부채 들고 호들갑떠는 장면이 떠올라 아쉬웠다.빨간 하트 대신에 다른 그림을 살짝 입혔으면 어색하긴 했어도 좀 거부감은 덜했을텐데 하는 작은 아쉬움?



그래도 크레파스로 열심히 그린 그림이나 귀여운 동물들의 그림, 그리고 말투는 정말 읽어주기도 좋고 보기도 좋았다. 이렇게 마음껏 서로의 장점을 칭찬해주는 아이가 되고, 친구들이 되었으면 좋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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