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가 쉬워지는 냉동 보관법 - 반찬 걱정 없애주는 냉동 비법
이와사키 게이코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월
절판


아기가 있어도 아직 많이 먹지는 못하기에 신랑과 나, 두식구의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장을 보고, 요리를 하다 보면 재료도 많이 남고, 먹고 남은 음식도 많이 생겨서 냉장칸에서 며칠 묵었다가, 혹은 그 이상 묵었다가 결국은 음식물 쓰레기통으로 가는 경우가 제법 많았다.



워낙 알뜰한 신랑은 음식 낭비하고, 버리는 것을 몹시 아까워하고 싫어했지만, 둘이서 먹는양이란게 한계가 있고, 가끔 외식을 하거나 친정, 시댁에 가서 밥을 먹게라도 되면 그나마 해놓았던 요리를 더 잊게 되어 버리는 음식들이 꽤 자주 나오는 편이었다. 신랑 눈치보며 버리기가 얼마나 미안하던지..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조금씩..먹을 만큼만 요리한다는건 그러면서도 남기지 않는다는건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 요즘은 국도 뚝배기에 조금만 끓이고, 잘 안먹는 반찬은 되도록 안하려고 하는 편인데도 아직도 버리는 밥이나 반찬이 나온다.



마트에서 할인한다고 몇팩씩 사온 바지락 살, 생선, 해물등은 사오자마자 잊지 않게 바로 얼리곤 했는데, 고기류와 해물 등을 제외하고는 ..그리고 먹고 남은 밥 등을 제외하고는 무엇을 어떻게 얼려야 할지 몰라서 냉장칸에서 배회하다가 쓰레기통으로 가는 음식과 재료들이 너무 많았던 것이다.



요즘에 참 다양한 책들이 나온다 생각했는데, 나같은고민 많은 주부들을 위해 "냉동보관법"이라는 책이 다 나왔다.




일주일치 맛국물이나 소스를 보관하려면?

요리하고 재료가 남았다면?

한꺼번에 많은 양을 장봤을땐?

미리 사둔 제철 식품이 있다면?

시간있을때 요리를 잔뜩 만들어뒀다면?


모두 얼린다.





신랑이 아침엔 유난히 조금 먹더라도 꼭 먹어야 하는 밥이기에 되도록 밥을 조금만 해놓는데도 꼭 찬밥이 남았다. 냉장칸에 넣었다가 버리는일이 허다해서, 내 딴엔 먹기 편하게 한다고 밥그릇에 1인분이나 2인분 분량씩 넣어서 랩을 씌워서 얼렸다. 다음번에 렌지에 바로 돌려먹을 수 있게 말이다.

그런데, 데워 먹을때마다 윗부분이 말라붙어서 넘 딱딱해서 그냥은 도저히 못 먹겠고, 뜨거운 국을 말아도 말라비틀어진 밥이 영 거슬렸다. 데운 냉동밥을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그나마 볶음밥을 만들어 먹는 수밖에 없었다.



<케이스별 잘못된 냉동방식>에 나의 잘못이 지적되어 있었다.

'랩으로 싸면 그대로 보관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크게 잘못된 생각이다. 실제로 랩이나 비닐봉지는 공기나 냄새가 통과하기 쉬워서 식품이 건조해져 맛이 떨어진다. 밥을 냉동할때도 뜨거울때 랩으로 싸서 얇고 평평하게 모양을 잡아준 후 식으면 급속 냉동하여 냉동용 지퍼백에 넣어 냉동보관하는 것이 기본이다. 176p



한권의 책에 냉동 노하우가 얼마나 다양하게 실려 있는지 모른다. 이런건 어떻게 얼려야 하나 싶은 것들도 다시 사용하기 쉬운 방법들로 설명이 잘 나와 있는 책이었다.

재료별 다양한 냉동법과 냉동해둔 식재료로 요리하는 방법, 언제든 바로 꺼내 먹을 수 있는 냉동 요리 만들기, 냉동 달인이 될 수 있는 냉동실 사용 설명서까지..



그러고보니, 채소 중에서는 다진 마늘, 잘게 썬 파, 고추 등만 얼렸던 것 같은데 그리고 다른 채소들은 어떻게 얼릴지 몰라 버리는 부분이 상당히 많았는데 이 책을 보니 어떤 채소는 생으로 썰어 얼리고, 어떤 채소는 삶거나 데쳐서 얼리고, 조리해서 얼리는 채소도 있고 채소별로 다양한 냉동법이 잘 나와 있었다. 고기도 다진고기, 얇게 썬 고기, 덩어리 고기등을 어떻게 얼릴지 냉동 노하우가 잘 나와 있었고 말이다.



이른바 주부들의 눈을 단번에 사로잡을 고급 정보들이 많이 나와 있었다.

일본인 이와사키 게이코님이 지은 책이라 요리 레시피가 일본 요리법이 많은게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익숙한 요리말고, 이렇게 새로운 요리를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냉동 보관법에 쓰인대로 100%는 못 쫓아가더라도 어느 정도 노력하여서 실속있게 냉동하는 주부가 되어야겠다.그러면 정말 우리집 식비가 정말 많이 줄어들것같다. 버려지는 양도 거의 없으면 얼마나 좋을까? 장보고 귀찮다고 여기저기 던져놓지 말고, 다음에 꺼내 쓰기 쉽게 냉동하여 편리하게 요리하고, 낭비 없는 알뜰 주부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겠다. 요리책 못지않게 실용적인 도움이 될 책이라 부엌에 꽂아두고 수시로 찾아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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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홈즈걸 3 : 사인회 편 - 완결 명탐정 홈즈걸 3
오사키 고즈에 지음, 서혜영 옮김 / 다산책방 / 2010년 2월
절판


"졸지에 난 팬티를 갖고 다니는 여자애가 됐고 그걸 받아든 상대는 팬티로 얼굴을 닦은 남학생이 됐어요."

도서 판촉물로 나온 손수건이 남아서 갖고 다니다가 축제때 대학 남학생에게 건네고 보니 팬티였던 것이다. 우리의 귀염둥이 여주인공 다에는 이렇게 엉뚱한 실수를 연발하고, 손재주라고는 정말 초등학생보다도 모자란 정도지만?! 그녀의 추리 솜씨는 정말 수준급이다.



덜렁덜렁한 성격을 보면 그 꼼꼼하고 치밀한 추리가 어디서 나오나 의심스러울 지경이지만 그녀의 추리는 참 근사하고 멋지다. 세후도 서점에서 나중에는 다에를 전적으로 의지할 정도가 되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도저히 풀리지 않을 것 같은 각종 이상한 암호며 실마리들을 갖고서 척척 풀어내는 다에를 보니 나 또한 입이 쩍 벌어질 수 밖에 없었다.



"서점에 관한 일만 취급해요" 라며 싱글거리는 다에는 발랄한 대학생 아르바이트생이다. 그런 그녀가 경찰청 같은데 근무해도 좋을텐데..딱 잘라 거절하는 듯한 그녀의 마지막 말~ 하지만, 서점에 있기에 그녀의 재치발랄함이 더 눈에 띄는게 아닐까?

그녀가 일하는 세후도 서점에는 많은 직원들이 있지만, 특히나 이야기를 주로 이끌어가는 교코가 핵심인물이다. 다에처럼 뛰어난 추리를 하지는 못하지만 꼼꼼이 일을 처리하고 마무리하는 솜씨는 정말 베테랑답게 수준급이다. 그래서 다에의 뭔가 허술한 점들을 상호보완적으로 착착 채워주는 역할이랄까?



실제 서점에서 다년간 근무한 작가가 쓴 글이다 보니 서점의 일상들이 그대로 녹아 들어 있다.

월초와 월말에 잡지가 들어오면 서점 직원들이 어떻게 무엇을 하느라 바쁜지..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고, 대 작가의 사인회를 유치하며 일어나는 일들까지 마치 눈앞에 그려지는 듯 기술이 되어 있다.

정말 근무해본 사람이 쓴 글이기에 이렇게 실감나리라.



1권과 3권은 모두 단편의 이야기들로 나뉘어 있다. 3권에서도 5개의 사건이 나오는데, 그 중에 <사인회는 어떠세요?>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중간 중간 볼일이 생겨 책의 흐름이 끊기면 다음에 어떤 내용이 나올지 정말 궁금해졌다. 가게히라라는 유명한 추리소설 작가가 세후도에서 사인회를 열게 되었다.

조건은 자신을 괴롭히는 "레드 리프"를 찾으라는 것, 사인회에서 그가 누군지를 알고 작가 이름이 아닌 "레드 리프"를 쓰면 게임 끝. 그러나 찾지 못하면 레드리프의 조롱은 더욱 심해질것이다. '그냥끝날거라고생각마' ' 죽어' 등의 메시지로 가게히라를 고문해오는 레드 리프.

가게히라도 그가 고용했던 전문가도 해결하지 못했던 이 게임을 해결해낼 사람은 누구? 바로 다름아닌 우리의 다에양~!

사인회 순간까지 모두가 긴박감을 늦추지 않는 가운데 다에의 손가락만 바라보고 있는 교코만큼이나 내 가슴도 콩닥콩닥했다. 다에의 근사한 해결을 보고 나서야 가슴이 뻥 뚫릴 정도로 말이다.



지금은 인터넷으로 책을 사고 결제하는 세상이 되었지만, 예전에 줄기차게 다니던 서점의 모습들이 생각났다. 사실 1권부터 3권까지의 책 중에 이 책이 3권의 마무리책이었고, 1권을 읽을적에도 그런 생각이 들었었지만. 마침글인 3권까지 읽어가면서 서점에 대한 정감과 호감도는 더욱 상승한것 같다.

딱딱하게만 보였던 서점 직원들의 일상이 눈에 보이는 듯 했고, 마치 내가 근무한 곳인것처럼..그들에게 말을 걸어보고 싶고, 정말 세후도 서점처럼 재미있는 일들이 일어나는지 물어보고픈 마음이 들었다.



이런걸 친밀감이라고 하나?

세후도라는 작은 서점에서 일어나는 유쾌 발랄한 사건들. 그 사건을 경찰보다도 멋지게 해결해내는 우리의 다에양과 교코양이 있어 오늘도 서점은 활기차다. 서점은 계속 열려 있고, 손님들은 계속 드나들것이다. 그러기에 사건은 끝이 나지 않을것이다. 끝은 끝이되, 나는 인정하고 싶지 않은 끝이로구나.

이렇게 재미있는 책들은 쭉 계속되어야 한다.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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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니 - 단 하루의 만남을 위한 4년간의 노래
이채윤 지음, 윤제균.이승연 각본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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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만 18개월된 아들이 하나 있다.

영화 속, 그리고 소설 속 여주인공인 서른살 정혜에게도 18개월된 아들 민우가 있었다.



아기가 어려서 극장에 가지 못했기 때문에 영화는 보지 못했었다. 하지만, 아기가 나온다는 이야기만 듣고도 아기 엄마로써 꼭 보고 싶은 영화였는데 영화 내용을 나중에 책으로 만든 소설이 나와서 다행히 이 책으로 먼저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우리 아기와 같은 또래인 아기 이야기라니..그건 미처 몰랐다.



한참 예쁠때다. 얼마나 예쁜 짓을 하는지 모른다. 그리고 엄마에게 완전히 애착이 생겨서 엄마랑 떨어지려고 하지 않을때다. 다른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도 엄마 곁을 맴돌고, 엄마한테 무한한 사랑을 표현하고.. 영화를 보았어도 그 아기의 사랑스러움이 마구 묻어나왔을텐데.. 장소가 배경이.. 교도소라..사람들의 마음을 더 아프게 자극했을 것이다.




자기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우발적이거나 불가항력적인 상황 속에 짓게 된 죄 앞에

그들의 눈시울은 점점 붉어져 가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정혜가 민우 손을 잡고 서서 자기 소개를 했다.

"저는 30살 홍정혜입니다. 살인죄로 10년형 선고받았습니다.

저는 지금 우리 민우와 함께하는 이 시간들이 너무나 행복합니다.

하지만 민우는 조만간 저와 헤어져야 합니다.

그래서..그때까지...만이라도 우리 민우 많이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세요."

눈물짓는 엄마를 보자 민우는 엄마의 눈에 대고 입김을 불어주었다. 117p





눈물이 주책맞게 계속 흘러내렸다. 눈물에 콧물에..휴지로 닦아내고 또 닦아내도 자꾸 멈추지 않고 흘러내렸다. 내 아들이 계속 내 주위를 맴돌며 놀고 있었는데..엄마가 자꾸 책을 보며 우니까..고사리 같은 손으로 책을 치워내며..내 얼굴에 자기 볼을 부비댄다. 마치 울지 말라는 양..

그리고 관심을 돌리려는 양 자기 장난감을 들고 와.."붕..붕.."하며 놀아달라고 하였다.



아기 앞에서 눈물 보이는게 참 안 좋은 일 같아서 자꾸 닦아 내는데도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아기는 자꾸 놀아달라는데, 주책맞은 엄마는 책을 끝까지 읽겠다고 용을 쓰고 있었다. 슬프지만 너무 궁금한 책이었기에..

감옥에서는 아기를 낳아도 18개월이상은 기를 수 없다고 한다. 그 이후에는 밖의 가족에게 맡기거나 입양을 보내야하는데, 주인공 정혜는 고아 출신이었고, 피치못한 사정으로 남편을 살해한죄로 들어왔기 때문에 아기를 맡길 가족이 없었다. 그래서 결국 입양을 보내게 된것이다.



하모니..

청주 여자 교도소의 재소자 합창단 이름이 하모니였다. 정혜의 간절한 바램을 담아 만들어진 자발적인 합창단. 하모니의 창단과 그리고 4년 후, 또 그 이후의 일에 대해서 소설에서도 영화에서도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정혜의 이야기가 주축이지만, 지휘를 맡은 문옥과 소프라노를 맡은 유미의 이야기도 주된 줄거리 중 하나였다. 살인범, 사형수.. 연약해보이고, 그리고 심약한 그들과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그 단어들..

누가 그들을 그렇게 내몰았을까? 아프고 또 아픈 소설을 보았다.



소설만으로도 이렇게 아팠는데 영화를 봤으면 아마 더욱 울었을지도 모르겠다.

아기를 생으로 떼어놓고, 정신을 놓을 듯 힘겨웠던 정혜를 내가 어떻게 견딜 수 있었을까..



푸른 수의를 입은 그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곱지 않다. 하지만, 정말 나쁜 마음으로 죄를 지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정혜나 유미 같은 사람들도 충분히 많을 것이다. 그리고 여자들 중엔 특히나 성범죄와 관련되어서 자기 방어를 하다보니 그렇게 잘못된 길로 들어서게 된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았다. 소설에서는 그들의 이야기를 슬프고도 감동적으로 다뤄내었다. 나 또한 앞으로 그들을 바라볼때 조금은 누그러진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정혜와 민우를 떠올리면서.. 그들의 슬픔을 다 이해하진 못하더라도 적어도 아프게 하는 한마디 한마디를 쉽게 내뱉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자식을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이 가장 아름답게 피어난 어느 교도소를 떠올리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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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냄새
양선희 글.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2월
품절


엄마라는 단어만큼 가슴을 울리고, 소중하게 들리는 단어가 또 있을까?

나를 있게 하여주시고, 항상 행복하게 느끼도록 자존감을 높여주시고, 무한한 사랑으로 곁에서 지켜주시는 수호천사같은 나의 엄마.



이제 내가 그 "엄마"가 되고 나니 예전에는 도저히 이해하지 못했을 그런 부분들을 조금씩 내 아기에 대한 마음으로 이해를 시작하려 한다면..아직도 그것은 교만일 수 있겠다.

이기적이고 욕심 많았던 나의 허물까지 모두 끌어안고 사랑해주시는 엄마.

시집간 딸 걱정에 근처에 살아도 항상 딸 걱정, 손자 걱정을 하시며 안부를 챙기시고, 매일 가서 귀찮게 해드려도 우리 아기를 봐야 마음이 놓이신다며 딸이 편안하기만을 바라시는 나의 엄마..어머니.

엄마의 또 다른 이름은 사랑일 것이다.



엄마의 사랑을 모르는 바 아니고, 나 또한 엄마 없이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을 만큼 소중히 여기는 존재인데, 나는 수시로 엄마에게 화를 내고 짜증을 낸다. 가장 소중한 이에게 가장 소홀히 대하고 있음이 아니고 무엇일까? 오히려 남에게는 좀더 신중하고, 겸양을 갖추려 노력하면서 가장 귀히 대해야 할 나의 어머니께는 내 속까지 다 보여가며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내곤 하였다. 아기를 낳고서도 이러니 난 참 철이 들려면 멀었나보다. 그러고 나서 곧 후회하면서도 ... 이런 날 어찌하면 좋을까?



양선희 님의 엄마 냄새라는 에세이를 만났다.

사랑하는 엄마가 의사 앞에서 질병이 아닌 사사로운 이야기까지 늘어놓으시는 걸 보고, 우리 엄마도 외로우시구나 느꼈다고 하였다. 그래서 엄마의 외로움을 어떻게 달래드릴까 하다가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으로 찍고 그에 따른 편지를 적어 엄마께 드려야겠다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 사진을 찍기 위해 문화센터 강좌까지 수강하고 멋진 사진기를 장만하여 정말 프로가 찍은 듯한 섬세하고 느낌이 가득한 멋진 사진들을 찍어내었다.



작가의 마음이, 그리고 사연을풀어낼수 있는 멋진 사진들이 이 책 가득 실려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녀가 유명한 시인이기에 이렇게 책으로 엮어 사랑하는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무궁무진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편지에는 엄마와 딸만이 아는 그런 편지글보다는 정말 에세이구나 싶은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왔다.

어릴적 그녀의 추억부터 시작해서 풍경을 바라보며 꼬리에 꼬리를 무는 많은 이야기들..어쩜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샘솟듯 솟아나올수 있을까? 비단 시인의 어머니 뿐 아니라 독자인 우리들에게도 하는 말들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이야기들은 쉼 없이 흘러나왔다.



우리 엄마도 텃밭 가꾸기 좋아하시는데, 우리 엄마도 꽃을 무척이나 아끼고 좋아하시는데..

이렇게 예쁜 사진에 엄마의 외로움을 달래 드릴 편지글.. 책으로 못 내어도 편지라도 적어 드리면 정말 좋아하실 텐데.. 난 정말 거기까지 생각도 하질 못했다. 편지 집은 커녕 편지도 언제 써 드렸는지 기억이 안날 정도니 말이다. 아, 얼마전 모 이벤트때문에 짤막한 엽서 글 정도의 편지를 쓴적이 있었구나.

그때 엄마께서 그 글을 읽으시려고 돋보기까지 챙겨오셔서 꼼꼼이 읽어보시던 기억이 난다.



내가 컴퓨터로 타이핑한 글을 출판사에서 간단히 프린트해서 책과 함께 보내준 이벤트였는데..

그 글을 읽고 또 읽으셨다.

나는 이렇듯 무심한 딸이다. 사실 우리 엄마도 연세가 드시니 여기저기 자꾸 편찮으신데가 늘어서, 병원 신세 지실 일이 많았다. 그럴때마다 다른가족들과 함께.. 아이구 방학이라고(엄마는 선생님이시다.) 또 아프신게야? 하면서 농담 반 진담반의 말을 하기 일쑤였고..



예전에 큰 병을 앓으신 적이 있으셔서 그때 이후론 병에 대한 겁이 많아지셔서 조금만 편찮으셔도 큰 걱정을 하고는 하셨기에.. 어디 불편하다고 하시면서 계속 그 걱정으로 밤에 잠도 못 이루시고 하면..또 그러시는 거냐고 짜증을 내기까지 했다. 사실 엄마의 걱정이 짜증스러웠다기보다는.. 별일 아니시기를 누구보다도 기원하는 마음으로, 작은 병을 자꾸 크게 걱정하시는 엄마의 마음도 걱정되었고, 괜한 걱정때문에 스트레스가 더 느시는 것 같아 그게 더 신경쓰였던 터였다.그래도 그럴때마다 따뜻하게라도 괜찮으실거라고 매번 말씀드리고 이해해드리면 좋았을텐데..

자꾸 약해지시는 엄마의 모습을 보는게 참 안타깝고 속상했다.



계속되다보니.. 아유 또 그러시네 하면서 엄마의 걱정을 나중에는 잔소리처럼 여기게 되었으니 말이다.

편찮으시니 편찮다고 하시는건데..

어머니의 병환에 대해 같은 상황 속에서도 이렇게 차이나는 반응을 보이는 걸 보니..

난 정말 못난 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우리 엄마 사랑하는데.. 표현 제대로 하고 싶고..

엄마가 오래오래 내 곁에서 행복하게 사시길 바라는데..

그런 마음을 엄마가 알아주셨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앞으론 엄마가 어디 아프시다고 하시면 좀더 잘 들어드려야겠단 생각을 하였다.



찔레꽃, 아카시아꽃, 사과꽃, 잘 익은 사과 등등..

꽃향기에 대한 시인의 이야기와 추억들이 이어지고.. 글을 접하기만 해도 책 속에서 향기가 코끝을 자극하는 듯 생생히 전해져 오는 것 같은데..

그 아름다운 많은 향기를 무색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엄마 냄새라 하였다.




엄마 냄새를 떠올리면 그리움에 목이 메지만, 그체취를 더듬다 보면

어느새 상한 마음이 회복되는 걸 느껴요.

참 이상하지요?

제가 겪는 모든 고통의 치료약이 바로 엄마냄새니 말이예요.

그러니 엄마, 제 곁에 오래오래 계셔야 해요.

꼭 그러셔야만 해요! 265p





엄마에 대한 나의 사랑을 표현하는 법..

우선 꽃향기 나는 이 책을 먼저 선물해드려야겠다.

그리고, 엄마께 항상 사랑한다 말씀드리고, 엄마의 이야기에 더 조곤조곤히 대답하는 딸이 되어야겠다. 편찮다 하시면 엄마의 걱정을 덜어드리려 노력하면서도 짜증나는 대꾸는 하지 않는 딸이 되어야겠다. 그리고, 이 마음 변치 않게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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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이 살아 있는 미술관 이야기
클레르 다르쿠르 지음, 신성림 옮김 / 비룡소 / 2009년 12월
절판


어린이 책 작가인 클레어 다르쿠르의 책, 비룡소에서 나온 <동물들이 살아있는 미술관 이야기>입니다.

어린이들에게 동물처럼 친근하고 관심가는 대상도 드물거라 생각합니다. 아직 만 18개월의 어린 우리 아기도 일찍 시작한 말 중에 강아지를 일컫는 "멍멍"이 있었으니까요. 사람만큼이나 아이들의 관심을 끌고, 때로는 사람보다 더 가깝게 느껴지기도 하는 동물이라는 존재.



많은 예술가들이 동물을 그리고, 동물에 관련된 조각이나 예술품 등을 만들고..

이런 동물에 관련된 수많은 작품들이 전세계 유명한 박물관에 등재되어 있는 것들을 클레어 다르쿠르가 어린이들을 위해 생생한 사진과 책 뒤에는 상세한 설명까지 곁들여 소개를 해놨습니다.




1833년 외젠 들라크루아의 <으르렁대는 사자>입니다.




역시 외젠 들라크루아의 작품이네요. 1830년도 작이구요. <새끼 호랑이와 어미호랑이>입니다



보통 한 동물당 두가지 정도의 작품 소개가 되어 있더라구요. 그림 한점과 조각상이나 작품 한점 씩..

박물관의 재미난, 그리고 특징적인 동물들을 소개하기 위해 책은 제법 두껍습니다.



그리고, 저자의 소개대로 작품들을 감상하며 박물관으로의 여행을 떠나는 이는 아이 못지않게 어른들의 마음도 설렙니다. 재미난 거미의 모습도 흥미롭고, 위 사진에 나왔듯이 용맹한 사자와 잘생긴 호랑이, 그리고 생동감 넘치는 하마의 모습 등이 새롭습니다. 14세기 아라비아의 세밀화에 나온 기린의 모습은 사람들의 환상을 반영해주는 듯하지만, 또한 실제에 가깝구요 . 파리, 구멍뚫린 의자라는 작품은 좌변기를 응용했네요.

이외에도 매, 상어, 악어, 여우, 낙지, 호저 등등 많은 동물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나 많은 동물들이 박물관에서 살고 있는지 몰랐네요.



다양한 박물관에서의 동물들을 아이들을 위해 이렇게 모아놓으니 보는 재미가 새로웠답니다.


지루하지 않게 사진으로 먼저 쭈욱 소개를 해주고, 그에 관련된 궁금증은 맨 뒤의 저자의 부연 설명에 의해 해결할 수 있습니다. 우리 아기가 가장 좋아하는 개에 관련된 그림도 있었는데.. 좀 추상적으로 보여서 아이 눈에도 강아지 같아보이지 않았는지 그 그림은 좋아하질 않고, 오히려 여우 식탁을 보고 "멍멍" 하면서 좋아하더라구요.



여우가 좀 개랑 닮았잖아요. 여우 식탁이라 큰 아이들이 보면 앗~! 이게 뭐야? 했을텐데..아직 어린 아기는 그저 멍멍이로만 보였나봅니다. 제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에 만든 "여우식탁"은 생명의 열기와 죽음이 동시에 떠오르는 작품이라고 하네요.


요즘 우리 아기가 그림책을 보면서 악어가 나오면, 말은 못해도 둘레둘레 주위를 돌아보다가 악어장난감을 가져와서 그거라고 가리키더라구요. 한참 동물에 관심이 있을때라 이 책이 참 도움이 되려니 생각했어요. 예술작품들이라 사실과 비슷한 그림만 있는게 아니라 다소 추상적인 작품들이 많아 아기가 무슨 동물인지 모르는 경우가 있더라구요. 그리고, 처음엔 큰 관심이 없었구요.



그냥 아기 곁에 이 책을 놔두고, 전 다른 책을 보던 어느 날..

아기가 갑자기 무슨 책인가의 책장을 정신없이 넘기며 보고 있더라구요.

바로 이 동물들이 살아있는 미술관 이야기였답니다.

엄마가 사진을 한참 찍어대는데도 열심히 책장을 넘기며, 묵묵히 바라보는 아기의 모습이 대견하기만 했답니다. 그러다가 여우식탁이 나오면..반갑다는 듯..가리키면서 "멍멍..멍멍.."하는데 고슴도치 엄마 눈엔 그 모습이 한없이 예쁘더라구요.



우리 아기처럼 어린 아기도 관심있게 볼 수 있는 책인것같아요. 동물들을 좋아하는 아기라면 특히나 더 빨리 반응하겠지요.

그리고 더 큰 유아, 어린이들도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책이구요. 대부분의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들을 예술작품으로 즐겁게 만나는 일인지라.. 직접 그 먼 곳에 있는 외국 박물관에 가지 않고도 좋은 경험을 하게 해줄 수 있어 엄마로써 뿌듯함을 느끼게 해주는 고마운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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