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의 여왕
김윤영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9년 12월
품절


"선생의 상상력, 난 그걸 원하오."

처음 보는 노인, 태국에서 몇번 스친 한 여자 스님을 통해 연락을 받았다고는 하나 나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할 그 노인이 내게 아주 매력적인 제안을 한다. 보증을 잘못 서서 집한채 있는 것을 홀딱 날리게 생기고, 사랑하는 딸 지니와 길 거리에 나앉게 생긴 내게 월급도 넉넉히 주고, 집도 지켜 주고 한다고 하면서 나를 선택한 이유를 물으니 노인이 대답한 것이다.

상상력이라.. 갑자기 눈이 번쩍 띄였다. 나도 어릴적에 친구가 "러브캣의 상상력을 본받고 싶습니다" 라고 발표할 정도로 공상가였던 시절이 있었는데.. 정말 상상력 만으로 이런 횡재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하지만, 딱 거기까지.
뒤에 이어지는 노인의 이야기들을 들으며 상상력을 가장 높이 샀을뿐 그녀의 뛰어난 다른 능력들이 다 부가적으로 필요했음을 깨달았다.

엄청난 부와 해박한 지식을 자랑하는 괴짜 노인 정 사장은 정말 혹독하게 나, 송수빈을 교육시켰다. 부동산계의 떠오르는 샛별이 될만큼 많은 공부를 시키고, 놀랍게도 나는 단기간에 그 많은 정보들을 마스터해냈다. 번역도 안된 두꺼운 원서를 들이댈땐 살의까지 느꼈다는 그녀. 하지만, 묵묵히 공부하고, 터득하는 그녀의 여러 모습에서 정말 똑똑한 여성이구나 싶었다.

정사장은 많은 부를 가졌으나 노년에 몸이 너무 아파오자, 좋은일을 하기로 한다. 그냥 선행이 아닌 자신의 능력을 활용해서 꼭 집이 필요한 이들에게 맞는 집을 구해주는 미션을 수행하기로 한 것이다. 바로 특별 훈련된 자신의 조교를 통해 말이다. 그 조교로 많은 사람들이 거론되었다 실패했지만, 송수빈이 통과를 하고 그녀는 척척 어려운 문제를 풀어낸다.

나는 서대리 형제의 불운한 부모 얘기서부터 치매 걸린 박선생과 그의 추억들, 윌리엄스 증후군에 걸린 훈이와 윤 소장네의 사연들을 얘기해줬다. 261p
그저 가난한 사람들에게 실정에 맞는 집을 구해준다라는 명제에 그치지 않고, 재산이 어느 정도 있어도 본인도 딱 꼬집어내지 못하는 치매환자의 그리움의 대상인 집을 구해주는 상상력, 그리고 지극히 정상적인데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우리네 정서때문에 힘들어하는 훈이네 가족을 위해 마음으로 집을 구해주는 정성 등..소설이니까 가능한 우연들이겠지만 그래도 그녀는 너무나 멋지게 많은 난제들을 풀어내었고, 또 그들은 그녀 곁에 인생의 동반자처럼 남아주었다.

문제를 풀고 난 이후 정사장과 송수빈의 대화를 통해 정사장과 그 사람들과의 인연, 또 송수빈의 가족 문제들에 대한 이야기가 서로의 호기심을 채워주는양 사실은 독자들의 호기심을 채워주면서 자연스럽게 채워졌다.


처음에 이 책을 읽을 적에는 워낙 부동산 쪽에 무지했던 터라, 부자노인의 선심으로 집을 찾아주는 미션을 수행하는 젊은 여성의 이야기라는 것만 알고서 부동산 정보를 소설로 읽을 수 있으면 참 실용적이겠구나 하는 꿍심을 갖고 읽었다. 그리고, 이 소설이 정말로 재미있을 거라고는 기대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었다.

실제 부동산에 대해 생소했던 지식들을 얻을 수 있는 것은 당연지사였다.
딱딱한 책으로 공부하는 것보다 작가가 3년간 자료를 수집해 글을 쓴 소설 속 부동산 지식을 간접으로 얻는게 훨씬 더 재미있었고, 유용하였다.
하지만, 이 책의 진정한 재미는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에 있었다. 영화를 보는 듯 하면서 매 단편단편의 독립된 소설을 읽고 있는 기분, 그 소설들은 추리소설 같이 느껴지기도 하고, 단편의 에세이 같은 느낌도 들면서.. 송수빈의 남편과 아이에 대한 실타래들이 조금씩 풀려나가면서 다른 이들의 행복을 찾아주다가 결국 그녀의 고민도 해결된다는 이야기가 너무나 멋드러지게 풀려나가기 때문이었다.

송수빈은 참 매력적인 여성이었다.
책을 다 덮고, 그렉을 잃고 지냈던 시절의 아픔을 내가 과연 상상키나 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와 동시에 실어증에 걸린 딸아이 지니까지..아이 키우는 엄마의 아픔이 절절하게 전해져왔다. 내 사랑하는 이들을 어떤 의미에서든 잃고 나 자신도 살아갈 이유를 발견할 수 있었을까?
가슴이 아리게 하는 것들은 참 많았다. 수빈의 삶뿐 아니라 서대리네, 그리고 치매환자인 박 노인 이야기까지.. 가장 가슴 아팠던건 박 노인 이야기였지만 말이다.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책에도 나왔듯이 참 많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돈의 남발보다도, 정말 필요한데 쓰이기 위해서 약은 정사장의 생각이 그랬듯이.. 송수빈같이 똑부러지는 사람이 있어서 그 돈의 가치가 진정한 의미를 발휘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는 인간의 상상력에 대해 자주 언급하곤 했었다. ..나는 믿는다. 훌륭한 예술작품엔 우리의 영혼을 맑게 해주는 힘이 있듯이, 한 괴짜 노인의 공상과 같은 소망이 이 빡빡한 세상에 그래도 희미한 불빛이 될 수도 있다는 걸. 33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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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천만이 검색한 오늘의 요리 - 네이버 최다 검색인기메뉴를 스타 블로거 요안나가 쉽고 맛있게 4천만 요리책
이혜영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2월
절판


이 책 하나면~! 오늘의 반찬부터 멋드러지는 까페 후식까지 웬만한 요리들이 모두 다 해결된다~!



요리책을 보며 무얼 해먹을까 궁리하는것은 참으로 즐거운 일이다. 결혼 전의 나로써는 상상도 하기 힘든 일이었다. 우선 직장생활을 하며 집에 와서 혼자 먹겠다고 뭘 만드는 것 자체가 고역이었기에 할 줄 아는 것도 없었고, 집에 갖춰져 있는 양념들도 상해서 버리기 일쑤였기에 나의 음식 솜씨는 거의 백지 상태였다.



이런 내가 결혼하고 인터넷 레시피와 블로거가 낸 요리책 한권에 의지해 얼렁뚱땅 음식들을 만들어내곤 했다. 다행히 입맛 까다로운 신랑이 맛있게 먹어주면서 칭찬을 좀 과하게 해줬고, 덕분에 나는 요리책만 있으면 부엌에 서도 당당한 주부가 될 수 있었다. 물론 책을 덮으면 기억이 안 난다는게 문제긴 하지만.. 그래도 모르는 요리를 찾을 수 있는 책과 컴퓨터가 있다는게 얼마나 용이한가?



신혼때는 이렇게 저렇게 해먹곤 하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임신하고 입덧하고..그러다보니 부엌에서 멀어지고..또 아기 낳고는 더 한동안 멀어지고..

예전처럼 요리책을 뒤져가며 맛있는 음식 뭐해먹을까 하던 시기가 한참 지나서.. 매일 그저 그런 반찬에 입맛 없는 신랑의 사기를 북돋워주지도 못한채 매일 미안해하는 마음으로 살아왔던 차에..



내 눈을 번쩍 뜨게 만든.. 신선한 책 한 권~!



내가 좋아하는 네이버 인기 메뉴들을.. 검증된 스타블로거 요안나님이 계절별, 최다 인기별로 엄선하여 모두 1위부터 100위까지의 메뉴와 추가로 86가지의 메뉴를 더해 총 186가지라는 어마어마한 수의 레시피가 가득한 알짜배기 요리책이 나온 것이다.



책을 펼치고 오랜만에 또 한껏 들뜬 마음이 되었다. 사람에 따라 맛이 다르듯, 양념도 비슷한 것 같아도 양이나 재료가 조금씩 차이가 나다보니 같은 요리라도 하는이, 레시피 등에 따라 천차만별의 맛이 나온다. 평범한 요리, 특색 있는 요리..내 모든 반찬 걱정을 덜어줄 "오늘의 요리"

게다가 내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각종 멋진 후식들까지..



뭘 할까 마구 궁리하다가 맨 처음으로 책을 보고 만든 것이 두부 조림이었다.


너무 쉬운 요리 아닌가? 하겠지만.. 내 맘대로 하는 음식의 맛과 레시피를 따라 한껏 정성들여 한 요리의 맛은분명 다르다. 먹어본 이가 판단하여 가늠한다. 예민한 우리 신랑. 이번 책에 나온대로 만들어준 위의 두부조림을 먹더니..너무 맛있다고 양념까지 싹싹 다 긁어먹었다.

책에는 양념이 고루 퍼지게 맛있어보이게 찍혀있었는데, 난 양념이 뭉쳐진채 요리를 하고 맛없어보이게 사진을 찍었구나. 책 대로 만들면 간도 딱 맞다. 절대 짜지도 않고, 약간 싱거운 정도?

평소 좀 짜게 잡수시는 아빠 입맛에는 (잠깐 놀러오셨다가 식사대접을 해드렸더니..) 약간 싱겁다고 ..하지만 맛은 좋다고 칭찬해주셨다. 신랑은 너무 맛있다고 하고 말이다. 내 입맛에도 괜찮았다. 두부만 먹어도 맛있는 정도? 꼭 밥이 없어도 되는 걸 보니 짜지 않은게 분명!



그리고, 또 요리책을 보고 만들어낸 그 다음의 요리는 바로 해물 된장찌개다.

집에 호박과 두부가 있길래 내맘대로 된장찌개를 끓일까 하다가..이왕이면 조금더 정성을 들여서 요안나님 식대로 만들어보자 하고 따라해봤더니~

홍고추와 홍합 빼고는 다 넣었다. 2인 가족이라 4인 레시피의 딱 반절 분량으로 만들었고 말이다.

내일 아침 밥상을 위해 미리 만들어뒀는데 간을 보니 너무 맛있다.


신랑에게 이 책을 내밀고, "골라만 봐..만들어줄께요" 했더니..<쟁반 국수>도 있네? 하면서 쟁반 국수를 골랐는데, 그건 주말의 요리로 예정해둬야겠다.



요리책이라고 해도 다 같은 요리책이 아니다. 무수히 많은 책들이 나와 있어도 그대로 만들었을때 정말 맛있는 책들은 따로 있다. 그래서 나도 인터넷 레시피, 요리책 레시피라고 해도 무조건 따라하지 않고, 시험 삼아 몇번 해보고, 그레시피의 맛이 좋으면 그 책을 선호해서 쭉~ 그대로 요리를 하는 편이다.



내 나름대로의 대박 레시피를 찾는다고나 할까? 마치 아이들에게 인기 좋은 대박북이 있는 것처럼 내게도 대박 요리책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바로 이 책이 내게 또 한권의 대박 요리책이 될 것 같다.

새로 결혼하는 새댁들에게 추천해주고픈 맛있는 요리 책!



이 책 한권으로 오늘의 반찬, 새댁의 반찬 걱정을 덜어줄 수 있을거라 본다.

사실 어디 새댁뿐이랴. 오늘 반찬 걱정하는 많은 주부님들께 평범한 많은 반찬들이 가득 나온 이 책은 무척 용이할 것이다. 또한 녹차 아이스크림, 아이스크림 와플, 과일 파르페까지 다양한 후식이 가득하고 내 아기에게 직접 만들어주고픈 마들렌느, 채소 머핀부터 내가 너무 먹고 싶은 햄버거, 도깨비 핫도그 등의 간식도 잘 나와 있고 말이다. 한권으로 이렇게 맛있는 요리 세상이 펼쳐질 수 있음에 감사하며 나같이 평범한 많은 주부들께 초대장을 보내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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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번째 집 두번째 대문 - 제1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
임영태 지음 / 뿔(웅진) / 2010년 2월
품절


마치 눈에 보이는 듯, 상세하게 거리를 묘사하고 있는 주인공 남자.
집이자 사무실인 곳 주변 거리 풍경을 하나하나 묘사하고 있는 그 모습에.. 마치 나도 그 골목에 들어서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처음엔 그저 '제3의 작가'라는 대필작가의 덤덤한 삶 이야기인줄 알았다.
주인공에게 대필을 부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이어졌다. 참 다양한 사람들이 대필을 부탁하는구나 싶었다. 대필이라는게 있는줄은 알았지만, 사실 어느 책을 읽으면서 대필로 쓰인 이야기일거라 생각해본적은 거의 없었다.

그저 유명한 사람들은 글도 이렇게 다 잘 쓰나? 누군가가 써준다고 생각은 미처 못했고, 출판사에서 잘 쓰는 이가 다듬어주거나 교정해주는 정도가 아닐까 하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대필을 프리랜서 직업으로 삼는 또 다른 사람들이 있을거라 왜 예상치 못했을까? 그저 표시 안나게 책 속에 조용히 묻혀있어서였을까?

'나'에게 대필을 의뢰한 사람 중에 특별한 한 남자가 있었다. 그의 부탁은 자신의 인생을 글로 쓰되, 마치 소설인것처럼 '나'의 이름을 직접 걸고 출판해달라는 것이었다. 대필 작가였던 나는 다소 당황하였고, 쉽게 승낙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어느 날 그의 죽음을 우연히 알게 되고, 이제는 정말 대필의뢰가 아닌 자신의 일로 소설을 써볼까 하는 생각에 다다르게 된다.

거기에 이르기까지 주인공의 인생 여정.. 그리고 군데 군데 살짝씩 드러나던 그의 아내의 흔적과 이야기들. 또한 시골에 살때 아내와 함께 길렀던 자식만큼이나 아끼고 사랑했던 개 이야기들이 나온다. 마치 사랑하는 아기처럼 주인공과 아내의 이름을 따서 "태인"이라 이름 붙였던 첫번째 진돗개.
강아지도 사람처럼 특별하게 성격이 있었고, 내성적이었던 성격이었음에도 다른 세마리 강아지를 이기고 나의 바램대로 태인이가 대장이 되었다.

그저 평범한 에세이같은 덤덤한 말투의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다 읽고 나면 가슴 속에 깊은 우물이 하나 파인다는 정이현 소설가님의 이야기처럼..
정말 먹먹함이 몰려온다. 태인이에 대한 슬픔, 그리고 아내에 대한 그리움이 나에게도 전염되어 오는 것이었다.

아내도 특별한 사람이었지만, 나 또한 특별한 사람이다. 그저 그것을 특별하게 생각지 않고 평범하게 여겨서 그렇지.. 거리에 활보하는 많은 사람들 가운데 유난히 수척하고 기운이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 그의 눈에 띄고..그는 그들이 죽은 사람이라는 것을 안다. 죽은 이를 볼 수 있고, 대화할 수 있는 것.
게다가 죽은 이들은 살았을때에 대한 그리움이 남아 어떤 이는 칫솔을 그리워하고, 어떤 이는 살았을땐 미처 해보지 못했던, 그리움이 채워질때까지 바쁜 걸음을 재촉하여 계속 걷는다.

삶과 죽음, 그리고 과거와 현재, 그의 생각과 현실..
많은 것이 교차하고 있음에도 그 거리의 자연스러움이 너무나 일상과 같아 오히려 놀라워하는 내가 부자연스럽게 느껴질 정도였다. 작가의 문체는 너무나 자연스럽고, 거리낌없다. 그리고 덤덤한듯 태연하게 풀어내는 그의 이야기는 너무나 솔직하면서도 간결하고, 그리고 우리를 순식간에 그의 세계로 이끌어낸다.

그러던 어느날, 죽은 장선생을 만나 태연하게 대화를 나누고, 거리를 같이 걷고,
너무나 그리워했던.. 아내의 생전 그 말대로..
돌아온 태인이 "몽"을 맞게 된다.

그의 삶에 죽음과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느낌이었다.
죽음이란 그저 무서운 것이려니 생각했는데, 이렇게 받아들일 수도 있구나. 하지만, 정말 소중한 사람의 죽음..그리고 그를 가까이에서 느낄 수 없음은 덤덤한 주인공에게도 참을 수 없는 고통이었으리라.

특별한 이야기를 깔끔하게 다듬어낸 이야기. 제목부터가 범상치 않은..아홉번째 집 두번째 대문
아내가 생전에 만들어둔 문패였으나, 주인공은 그 뜻을 알지 못했다. 아홉번의 이사와 아홉번째 강아지 몽.. 그렇다면 두번째 대문이란?
아마도 태인이의 영혼이 다시 돌아오는 두번째 몸이라는 뜻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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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 심벌 1
댄 브라운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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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치 코드로 유명한 댄 브라운. 영화로 개봉되었을때 두번이나 극장에 가서 본 유일한 작품이었고, 직장 다니던 시절, 책을 거의 보지 않았던 내가 유일하게 당장 2권 세트를 사서 챙겨서 보면서 그 재미를 느끼고 또 느꼈던 바로 그 작품이 다빈치 코드였다. 직장 동료, 가족들에게도 다빈치 코드 책을 빌려 달라는 성화에 못 이겨 아마 내가 가진 책 중에 가장 많이 빌려준 책의 하나가 아니었을까 싶었다. 그래서 책 표지가 너덜너덜해질 정도가 되었으니 말이다.

그토록 재미있게 읽고, 재미있게 봤던 댄 브라운의 신작 <로스트 심벌>이 나왔을때 너무너무 읽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 그래서 1권을 다 읽기도 전에 2권을 주문해서 오늘 바로 배송받았다. 댄 브라운의 작품은 정말 스피디하게 재미있게 읽히면서도 그 내용은 무척 심오하고, 그리고 정말 새로운 세계에 들어가는 듯한 놀라운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다빈치 코드에서의 "성배의 비밀" 이야기가 그랬듯이..

로스트 심벌에서 그가 우리에게 알려주는 비밀은 프리메이슨이라는 실존 조직에 대한 이야기다.
그가 소설 속에서 언급하는 모든 조직, 프리메이슨, 보이지 않는 대학, CIA보안실, 스미소니언 박물관 지원센터, 노에틱 사이언스 연구소 등이 모두 실존 기관이고, 소설 속 모든 의식, 과학, 예술작품, 기념관 등도 실제로 존재한다고 한다. 실존 기관과 실제 존재하는 배경을 바탕으로 그가 풀어내는 이야기들은 그래서 어디까지나 진실이고 어디부터가 허구인지를 가늠하기가 어렵다.
실제일수도 있다고 생각되는 국보급 보안 이야기, 그리고 과거에서부터 굳건한 믿음으로 지켜온 그 미지의 세계로 댄 브라운이 우리를 이끌고 있기에 우리는 마치 아무도 모르는 비밀의 방에 들어가는 듯한 특별한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다.

프리메이슨이라는 조직을 나는 이전에는 알지 못했으나, 이 책이 나오기 전후에 프리메이슨에 대한 책, 그리고 로스트 심벌의 비밀이라는 또한 책을 위한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댄 브라운의 신작을 의식해서였는지 아니면 또다른 의중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모두가 궁금해하는 이야기이면서, 정작 그 비밀은 아무에게나 알려질 수 없는 그런 것이기에 책에서 누누히 이야기하듯 티브이 프로그램에서도 나오고, 인터넷에서도 무수히 검색이 되고 ..하는 궁금증만 잔뜩 쌓이게 만든 비밀이 아닌가 싶다.

소설을 실제와 구분하기 힘들게 하는 갖가지 장치들도 놀라웠지만, 사실인지 모르겠으나 작가가 언급하고 있는 가장 최근의 현대 과학이 고대에 이미 다 문헌으로 나와 있다라는 것. 초끈이론이라는 가장 최근에 나온 우주 모델 가운데 하나인 10차원 우주 설이 중세 아람어의 13세기 번역본인 <조하르>라는 책에 이미 실려 있었다는 것. 피터가 캐서린에게 설명해주는 대목이었으나 나 또한 크게 놀란 부분 중의 하나였다.

소설이니 작가의 상상력을 기반으로 재창조된 내용임을 알면서도, 비밀을 알고 있는 당사자가 아닌 이상, 과연 100% 라고 단정지을 수 있는 사람은 없지 않을까? 정말 이렇게 비밀을 건드려도 되나?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정도로 댄 브라운의 이야기는 정말 탄탄하게 잘 들어맞는다. 어떻게 이런 정보들을 갖고 이렇게 치밀하게 멋진 소설을 써낼 수 있는지.. 그의 능력이 새삼 존경스러워진다.

마치 댄 브라운을 대변하는 듯한 주인공 로버트 랭던.
그는 친구이자 아버지같은 존재인 피터의 초대로 미합중국 국회의사당에 왔다가 누군가가 두고 간 피터의 잘려진 손을 보고 경악한다. 피터 솔로몬은 프리메이슨의 핵심 인물이었고, 막강한 부와 명예를 갖춘 완벽한 인물이었다. 여동생 캐서린 솔로몬은 오빠의 지원 하에 비밀 박물관의 비밀연구소에서 누구나 놀랄 만한 업적을 거의 다 이뤄내고 있었다. '인간의 사고는 물질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라는 믿기 힘들지만, 충격적인 결과물들로 그녀의 이론을 입증해내는 실험을 성공시키고 있었다. 그러한 피터와 캐서린에게 위험한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로버트 랭던은 그의 특유의 재능으로 암호를 풀어나가며 그들을 구하려하고, 그들이 지키려 한 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2부에서 로버트 랭던의 활약으로 피터를 찾아내고, 프리메이슨의 진정한 비밀을 지키기 위해 어떤 일들이 일어나며, 그들을 옥죄어 오는 범인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기대하는 것은 나를 들뜨게 만드는 일중 하나였다. 1권은 급박한 호흡으로 많은 궁금증을 남긴채 끝이 났지만, 내게는 아직 2권이 기다리고 있으니 아직은 오늘의 기쁨이 더 남아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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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 바이블
타다히로 마키세 지음, 허정구 옮김 / 한국학술정보 / 2008년 7월
절판


아토피라는 질병이 이렇게 우리에게 가깝게 다가올지 누가 알았을까 ?
내가 어릴 적만 해도 아토피를 앓는 친구들을 보기란 거의 힘들었다. 그때는 아토피라는 용어 자체가 생소하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친구가 아토피였나? 싶게 기억되는 친구가 하나 둘 정도 있기는 한데, 학창 시절을 보내면서 거의 수백명 이상은 거쳤을..친구 가운데 아토피인가? 갸우뚱 거릴 정도의 친구들이 한둘 있을까 말까 한걸 보면 정말 아토피랑 무관하게 자라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뉴스나 여기저기서 떠들어대고 있는 그 아토피.
현재 초등학교 선생님인 어머니 말씀만 해도 초등학교 저학년인 경우 아토피 환자인 학생들이 무척 많다고 하셨다. 심한 경우도 많고, 한 반에 30명 정도 되는 학생들이 있는데 심한 경우에는 절반 정도의 학생들이 수업중에도 가려움으로 긁고, 아픔을 호소하고 그런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임신했을때 어머니께서 유독 아토피를 조심하라며 식단 등에 유의하라고 당부 또 당부하셨다. 처음에는 나도 좀 조심해야지 했는데, 워낙에 식성이 인스턴트와 육류 등을 좋아하는 터라, 아토피에 안 좋다는 음식들을 많이 가리지 못해서 아기를 낳고 아기 커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혹여나 엄마의 부주의한 식습관으로 인해 우리 아기가 아토피로 고생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해야했다.

만 18개월인 지금 아직까지 아토피라고 할 조짐은 다행히 나타나지 않았으나, 겨울이 되면은 유난히 다리에 오돌오돌한 부분이 생기기 시작해서, 보습을 잘 해주지 않으면 그 오돌거리는 부분이 다리 전체 혹은 팔 까지도 번져나가곤 했다. 작년에도 그랬으니 올해는 뭐,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더니 올해는 아기가 긁어서 그랬는지 피딱지까지 앉았고, 번진 부위가 심해져서 신랑이 아토피에 준하는 치료를 받아야 할것 같다고 해서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아직도 아토피와 무관하다고 방심할 때는 아닌 것이다.
그럴때 만난 "아토피 바이블"
이 책은 일본의 의사 마키세님과 한국의 한의사 허정구님의 아토피 정복, 아토피 완치를 위한 지침서로 씌여진 책이다.
아이들이 아파 울고, 스스로 나을때까지 병원에서 완치해줄 어떤 방법도 없다고 알려진 아토피.
그 아토피 완치를 위해 과감히 도전장을 내 던진 두명의 의사, 한의사가 있는 것이다.

아직 우리 아기가 아토피로 진단받거나 한 단계는 아니었으나 내 주위의 누군가가 언제 어느 때 아토피로 고생받을 수 있는 시기가 올지 모르기에 조심스레 책을 읽었다.
주로 일본의 Dr. 마키세의 자료 수집과 연구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아토피의 증상과 원인, 치료법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와서 아토피에 대해 막연히 잘 모르는 사람들도 도움을 얻기에 좋을 것이라 판단되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아토피의 원인으로 사람들이 꼽고 있는 환경호르몬이 영향이 없다고 말할수는 없지만, 가장 주된 원인이라고 할수 없다고 지적한 점이었다. 동독과 서독의 경우, 환경오염이 더 심했던 동독보다 서독에서 아토피 발병률이 더 높았다고 한다. 또한 우리나라보다 환경오염이 심한 베트남, 중국, 인도네시아 등도 우리나라보다 아토피 환자가 적다고 하고 말이다.

Dr.마키세가 말하는 아토피의 주된 원인은 "오일과 남아도는 단백질"이다.
알레르기 체질이라는 것이 우리들의 세포막에 이변이 일어나서 생기는 현상인데 특히 식물성 오일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리놀산에서 아라키드산이 대사되어 세포박에 과하게 축적되어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동물성 단백질의 섭취 또한 아라키돈산의 섭취량을 늘려놓기에 아토피 발병률이 높아지는데 일조한다는 것이었다.

많은 내용들이 의학적, 혹은 학술적인 용어와 설명들이 많아서 보통 사람들이 읽기에 다소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 정말 아토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겐 왜 어떻게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어떻게 하면 나을 수 있을지에 대한 적절한 답변이 되어 줄수 있겠다.

식습관 개선과 Dr.마키세가 추천하는 필요한 성분들의 섭취, 특히 그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아마씨유와 비타민 C의 섭취였다. 양과 방법까지도 상세하게 책에 나와 있었다. 또한 그 성분 외에 마키세가 추천하는 다양한 추가의 성분들까지..
우리나라 허정구 한의사님도 마키세의 의견에 동의하는 부분도 많았고, 식습관 면에 있어서는 좀 많이 제한해야 하는 마키세의 의견보다는 좀더 너그러운 견해를 보였다.
또 기억나는 점 중의 하나가 아토피 환자들이 조심해야할 직업 군 같은 소개란도 있다는 것이다.
아토피를 개선하고, 치료받는 과정 중에 자신의 직업을 선택할 일이 있다면 이런 점도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아토피를 개선할 수 있고, 90%라도 극복할 수 있다면 이 책은 정말 소중한 보물이 될 것이다.
아토피라는 질병이 우리의 발목을 더이상 잡지 못하도록 저자들의 말처럼 정말 아토피가 완치되고, 사람들이 가려움에서 자유로워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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