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깨감 스토리텔링 7세 수학 연산A - 개정 수학교과서 1학년 완벽대비 즐깨감 스토리텔링 수학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지음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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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일곱살이 되고 나니 비로소 초조함이라는게 생겼다. 일찌감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 학원 엄마들을 만나는 경우에는 서로 정보 교환도 하고, 듣는 귀가 있어서 아이 교육에 더 민감해지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들었건만 어쩌다보니 늦게 기관에 보내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이미 엄마 모임이 다 형성되고 난 후인지 아니면 내가 하필 그런 반에 들어간건지 모임을 하자는 말도 없어서 그냥 나 홀로 집에서 인터넷이나 보고 있다보니 사실 그렇게 아이 교육에 혈안이 된 엄마가 아니기도 하였다. 가끔 아주 가끔 친구네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렇게 방심하고 있을때가 아니라는데 말이다.

 

느긋하던 내 마음이 갑자기 급해진건 아이가 7세, 이제 초등 입학을 일년 앞두게 되었기때문인가보다. 사실 초등학교 입학하고 나서 시작해도 늦지 않았을....거라고 생각하기엔 이미 많이들 선행을 하고 있고, 한글만 떼고 가는 정도가 아니라 수학이랑 영어도 꽤나들 하고 간다는 이야기에 만사 태평하게 기다리고 있기도 참 그랬다.

수학은 그래서 연산 학습지 같은 문제집을 몇권 풀어보게 했는데 사실 그게 내가 어릴 적에도 좋아하던 방식이 아닌지라 아이가 지루해하는건 당연하였다.

게다가 앞으로의 수학은 연산이 아니라, 스토리텔링 형식이라는데..

스토리 텔링 형식이면 아마도 몇권 보다 말았던 바로 그 수학동화 전집 같은 내용이 아닐까 막연하게 생각이 들었다.

수학 동화라도 좀 아이가 좋아해줬으면 열심히 읽어줬을텐데 몇권 읽고 말고 아이도 큰 흥미를 보이지 않아 밀어 뒀었는데 올해 좀 읽혀볼까 싶은 생각도 든다.

 

이 책을 보니 수학 동화의 워크북 같은 형식이면서 다양한 구성을 띠고 있었다.

스토리텔링 즐깨감 7세 시리즈는 이책 외에도 수와 연산 b이렇게 총 세권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연산도 연산대로 할줄 알아야하지만 우선 문장을 읽고 이해하는 스토리텔링형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생각에 만나보게 된 즐깨감 스토리텔링 7세 수학은 생각보다 무척 재미나게 쓰여 있었다. 미처 수학 동화 전집을 만나보지 않은 아이들이라도, 혹은 만나본 아이들이라도 이 시리즈만 잘 섭렵해도 1학년 수학 교과서의 글발이 그다지 무섭게 느껴지지 않을 듯 하였다.

 

먼저 경험해보는 것과 경험해보지 않고 맞닥뜨려서 당황하게 되는 것은 아마도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일년쯤 후에 입학 직전에 이 책을 알게 되었으면 아마 그때 더 단단해진 실력으로 풀 수도 있겠지만 지금 여유있게 아이와 슬슬 이야기책 읽듯 풀어나가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다. 물론 아이가 재미로 인식할지는 별개의 문제지만 말이다.

 

이야기를 읽고 자연스럽게 생각을 하고, 수식을 떠올려 보게 만드는 것, 이 책 한권을 꾸준히 아이와 완성하고 나면 어느 정도 스토리텔링 수학에 대한 자신감이 붙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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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 왕실 법정에 서다 제인 오스틴 미스터리 1
스테파니 배런 지음, 이경아 옮김 / 두드림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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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지성을 지닌 스물 일곱의 여성.

오늘날로 보자면 커리어우먼으로도 잘 나갈 수 있고, 결혼을 앞둔 나이로도 많기는 커녕 오히려 딱 적당하다 싶은 그런 연령대의 여성이건만.

제인 오스틴 작가가 살던 시절에는 스물 일곱은 노처녀의 나이였고, 부와 미모를 갖지 못한 이상, 머리가 좋다고 해서, 결혼하기에 더 좋은 조건이 되는 것도 아니었나보다.제인 오스틴의 아버지는 부유하지 않은 교구 목사였는데 당시에는 모든 재산을 다 장남에게 물려주도록 되어있었기에 그는 자신의 재산과 교구마저 장남에게 모두 물려주고, 아주 작은 곳으로 이사와서 가족들이 북적북적 살게 되었다. 그 곳에서 살았던 그 오년의 시간이 제인에게는 참기 힘든 시련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사랑하는 아버지도 돌아가시고, 어머니와 미혼의 두 딸, 제인과 카산드라 언니는 의탁할 곳이 없었다. 결혼을 하느냐 마느냐가 그녀의 소설에서 그렇게 중요하게 취급될 수 밖에 없는 것은 결혼을 하지 않은 미혼 여성의 경우 부가 전제되지 않는 한 생존의 위기에 몰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그런 꽉 막힌 시대가 아닌 오늘날과 같은 시대에 태어난게 얼마나 다행인지.

뭐 오늘날에도 부와 미모를 겸비한 여성들이 지성을 갖춘 여성보다 더 인기가 높음은 비슷한 상황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때처럼 그렇게 절박하지는 않으니 말이다.

 

<오만과 편견>으로 유명한 제인 오스틴. 그녀 자신은 결혼도 하지 못하고 독신으로 살다가 41세에 짧은 생을 마감하고 말았고, 그녀의 인생에 대한 기록도 그다지 많이 남아있지않은데다가 생전보다 사후에 더 많이 유명해진 그녀의 작품들로 인해 작가 제인 오스틴에 대한 궁금증은 더더욱 높아지고 있는가보다. 다른 작가들에 대한 가상의 책은 사실 많이 읽어보지 못했는데 작가 자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약간은 로맨스 같기도 한 그런 책을 읽어본 게 바로 제인 오스틴의 비망록이라는 시리 제임스 작가의 책이었고, 이번에 또 그런 작가의 책이 나와서 뭐지? 하고 보니, 이번에도 제인 오스틴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번에는 연애 이야기가 아닌, 탐정 수사물이라고 해야할까? 명석한 두뇌와 판단력을 가진 제인 오스틴이 친구의 억울한 사연을 풀어주기 위해 여성의 힘으로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다룬 책이었다. 작가는 스테파니 배런이라는 또다른 작가였고 말이다. 실존했던 인물에 대한 가상의 이야기를 쓰려다보니, '실제 있었던 일인 것처럼' 쓰기 위한 설정이 뒷받침되었다. 사실인것처럼 증명이 되면 그만큼 더 높은 관심을 받을테고 재미도 있을테니 말이다. 그래서, 제인 오스틴의 비망록도, 또 이 책 제인 오스틴 왕실 법정에 서다도 ..역시 숨겨졌던 제인 오스틴의 원고들이 발견되어, 이를 기록하게 되었다라는 가설로부터 시작을 하였다.

 

제인 오스틴은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지만 그녀가 워낙 가진 재산이 없던 터라, 남자 측 가족의 반대로 결혼에 성공하지 못하였다. 그리고 연이어 사랑하지는 않으나 재력있는 남자, 그것도 한참 연하의 남자에게, 어쩌면 마지막일지 모를 청혼이 들어와 수락을 하고 하루를 고민한 끝에 파하고 말았다. 지적인 그녀는 말 더듬도 심하고 심하게 내성적인 그 남자와 평생을 함께 할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나쁜 남자일지언정 자신과 두뇌를 겨루고 자극할 수 있는 그런 사람에게 매력을 느낄 여성이었다. 텅텅 빈 소리가 나는 그런 대화를 늘어놓는 그저 무도회장의 꽃같은 여성-레이디 말고 그녀가 바라는 것은 남자들 중에서도 명석하여 그녀와 어깨를 겨룰 만한 사람과 나누는 그런 대화가 행복했을 것이다. 아마도 그녀는 그런 남자를 꿈꾸었으리라. 하지만 그런 사람과의 결혼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아뭏든 그런 그녀가 약혼을 파하고 암울한 상태에서 도피하다시피 친구인 이소벨의 초대에 응하며 그녀의 무도회 참석차, 이소벨의 저택에 머무르게 되었다.

 

이소벨은 22살의 꽃다운 여성으로 너무나 아름답고 매력적인 여성이었다. 그녀의 막강한 부를 자랑하는 백작-하지만 나이는 그녀와 한참 차이가 나는 (2배 이상의 나이, 사실 그녀 아버지의 친구이기도 하였다. ) 백작과 결혼을 하는 것은 사실 젊고 아름다운 여성과 막강한 부를 가진 남자의 재력 등의 결합으로 당대에는 그리 손가락질 받을 일은 아니었나 보다. 다만 결혼하고 얼마 되지 않아 열었던 그 무도회에서 갑작스레 백작이 사망하는 사건만 발생하지 않았다면 말이다.

 

피츠로이는 백작의 조카로 후계가 없는 백작의 사실상 그 다음 후계자였다. 이소벨보다 4살밖에 많지 않은 나이인데다가 훤칠하게 잘생긴 외모, 그리고 백작의 지위를 물려받게 된다는 막강한 후광을 등에 업고 수많은 여성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그였다. 다만 제인이 무도회장에서 본 그의 모습은 지나치게 내성적이고 말이 없어 보였으나, 짧지만 깊이 있게 나눠본 대화로 꽤 생각이 깊은 사람임을 알 수 있었다. 젊고 아름다운 이들이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일은 당연한 수순이겠지만, 외숙모와 네살 많은 조카 사이의 사랑은 비극이 아닐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백작이 갑작스레 죽음을 맞이한 다음날부터 이소벨에게는 발신인 불명의 쪽지가 도착하기 시작하였다.

제인은 그 쪽지의 내용을 바로 간파하였다. 이소벨과 그녀의 정부, 그러니까 피츠로이가 함께 백작을 죽였다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협박 쪽지였다.

게다가 연이어 판사에게 신고를 하겠다는 협박까지 이어진다. 쪽지를 보낸 이는 바로 이소벨이 데리고 있던 하녀, 그녀는 바로 사라져버렸고, 쪽지만 그렇게 간간히 오게 되었다.

 

상황은 갈수록 이소벨에게 불리해졌다.

아니 피츠로이에게도 불리해졌다.

두 사람은 백작을 살해하고, 하녀인 마르게리트도 살해했다는 혐의를 입고, 감옥에 투옥된 것이었다. 이소벨은 마르게리트에게 나온 서신의 필체를 보고 피츠로이의 것이라 확신을 하였고, 피츠로이가 자신의 남편을 살해했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기까지했다. 다만 제인만이 아무리 물증이 확실해도 오히려 더 이상한 것이라며 피츠로이를 쉽게 범인이라 단정짓지 않고 자신만의 수사망을 펼쳐나간다.

 

돈 없는 독신 여성의 힘으로 (아, 이렇게 쓰고 나니 참 같은 여성으로써 속상하네) 홀로 사건을 수사한다는 것은 무리였다. 그래서, 자신의 가족들의 인맥을 최대한 동원해서 조금씩 정보와 단서를 모아간다. 그러면서 전혀 의외의 실타래가 풀려나가기 시작하였다.

 

<오만과 편견> 200주년 기념으로 국내에 출간된 제인 오스틴 미스터리 시리즈 중 제 1권, 제인 오스틴 왕실 법정에 서다.

친구를 위해 탐정이 되어야했던 제인 오스틴의 빛나는 지성이 돋보이는 소설이었다.

이 시리즈는 영문으로는 11권까지 나왔다하니 연이어 번역되어 나올 이후의 이야기들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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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내공 - 내일을 당당하게
이시형.이희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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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살 아이가 죽음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엄마 우리는 언제 죽어? 내가 언제 죽어? 등등의 생각하기도 싫은 그런 말들을 물어온다. 그러면, 백년 후에 아마도 넌 살아있겠지만 그때 엄마 아빠는 없을 거라고. 백년이라는 시간이 우리를 갈라 놓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지면서 말을 해주곤 하였다. 아이도 백년 후에는 백칠세. 하지만 그때는 의학이 더 발달했을테니 어쩌면 살아있을수 있을지 모를 나이. 하지만 그때 내 나이는 130도 훌쩍 넘겼으니 그건 힘들 것 같고. 아뭏든 그렇게 막연히 아주 머나먼 시간을 백년이라는 시간으로 설명해주었는데.. 이 책에서는 평균 수명이 더이상 80이 아닌 100세 시대에 돌입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국민 의사로 우리에게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오는 이시형 박사님, 이 책의 저자인 박사님의 연세도 몰랐는데 어느새 만 80세시란다.
사람들이 한치 앞을 살기에 급급해서, 아주 막연히 노년을 준비한다고 하는 일부의 사람들조차 그 노년이 얼마나 이어질지를 모르고 막연히 노후 자금 준비해야지 하는 생각들을 한다는데, 내 나이 80에 나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자신의 인생에 대한 설계가 확실히 서 있느냐 묻는 것으로 시작한다.
내 나이 80에? 정말 막연한 생각이었다. 그런데, 정말 100세까지 살 수 있다면 지금처럼 쌩쌩한 건강한 젊은 몸도 아니고 고롱고롱 여기저기 아픈 몸으로 살아야한다면 그보다 길고 힘든 일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책에서 강조한다 100세까지 살면서 다섯가지 목표를 가지라는 것이다.
책에 나온대로
100세까지 내 발로 걸어다닐수 있어야 되고
100세까지 치매에 안 걸려야 되고
100세까지 현역으로 뛸 수 있어야 되고
100세까지 병원에 안가도 되는 사람이어야 되고
100세까지 우아하고 섹시하고 멋있게 살아야 된다라는 결론을 갖고 살아야 한다는 것.
나이들어서도 건강하게 살 수 있어야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다.

나이들면서 혈압과 당뇨 등이 건강한 사람들에게도 꽤 많이 나타난다 하는데, 그럼에도 그 남은 사람들에게는 나타나지 않는 질환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다고 해서 내가 꼭 그럴 필요도 없을 뿐더러, 반대로 생각하면 다른 사람들만큼 노력을 하지 않으면 나이 들어서 나만 더 아프고 고생할 수도 있다는 결론도 내려진다. 갑자기 섬뜩해졌다.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사는 것.
거기에 인생의 후반기를 위한 대비를 하는 것.
돈은 어느 정도 기본이 되어야겠지만 그것만이 다가 아니었다. 인생을 즐겁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법. 노년까지도 그 즐거움을 유지할 수 있기 위해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해보고 싶었던 일들을 해보고 하는 것에 과감해져도 된다는 것 등등.

얼마전 들은 빨책에 나온 어느 책에서는 나이 들면서는 모든 기관이 다 쇠퇴하기만 하고, 나이듦 자체를 부정하는 이야기만 나와있어 한없이 우울하기만 했는데.. 이 책에서는 노년의 아름다움, 그 원숙함과 지혜로움에 대한 찬미가 담겨 있었다. 젊은 사람들은 미처 생각해내지 못할 그런 몸과 삶이 겪어온 인생의 지혜를 생생히 전해줄 수 있는 노년의 그 아름다움에 대해서 말이다.

사람들이 지금 현재 하고 있는 일 그대로를 노년까지 이어 하기는 무척이나 드물고 어려운 일이다. 워낙 퇴직이 앞당겨지는 시대기도 하고, 원하지 않는데도 퇴직을 앞서 해야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나의 후반부는 무얼 하며 살아가면 좋을 것인가? 책에서는 다양하게 자신의 후반부를 설계해 살아가는, 후반을 오히려 즐기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도 담겨져 있었다. 제주도 올레길을 만든 서명숙 님의 경우에는 쉰살에 떠난 산티아고 순례길을 계기로 우리나라의 올레길 붐을 일으킨, 제주 올레길을 만들게 되었다 한다. 아직 마흔도 안된 나이에도 뭔가를 시작하기를 두려워하는 나와 달리, 자신의 나이를 잊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혹은 배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들의 이야기는 실로 감탄스러울 정도였다.

무언가를 잘해내기 위해서, 내 후반부를 위해서 적어도 10년 정도는 투자를 하라 말을 한다.
짜투리 시간을 활용해 아침에 조금 더 일찍 출근하고, 그 절약된 한 두시간 동안 읽어내려간 수많은 책으로 나의 새로운 진로를 결정해보라 말을 한다.
제목만 접했을 적에는 사실 나와 큰 상관이 없는 책인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아,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에 대한 이야기가 날카롭게 파고 들어왔다.
젊었을 적에는 아이 키우고, 뒷바라지하느라 정신없이 살아가는 삶들이 이대로 소모성으로 끝나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가 좋을까 나의 미래를 위해.
준비된 나의 노후를 위해 무언가 좀더 많은 것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또한 이시형 박사님과 이희수 교수님의 버킷리스트를 보며, 내 인생 이것만은 꼭 해보고 싶었다 하는 버킷리스트를 여태 만들어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 뭘 하면 좋을까. 난 뭘 하고 싶어 이렇게 하루하루 책을 읽고 인생을 짚어가고 있는 것일까. 원고지 수백장을 들고 다니며 퇴짜를 맞아도 스스로 작가라 믿고 끝없이 노력하는 그 미국의 어느 무명 작가 지망생처럼. 혹은 MIT 수재인 첫째 아이와 달리 공부는 잘하지 못하지만 사람을 사랑해요. 라고 자신의 둘째 아이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아름다운 어느 외국인 엄마의 말처럼.

사실 어느 것을 지금 당장 결론 내릴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다만 노력은 해야겠다는 것. 이 인생이 조금 더 아름답도록. 조급해하거나 너무 한치앞만 바라보지 말고 (지금의 나도 당장 한치앞에 이렇게 부르르 떨고 힘들어하건만 인생은 이게 다가 아닌 것을.) 여유있게 정말 중요한 것을 생각하며 살자는 생각이 드는.
꽤 괜찮은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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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당하고 싶은 여자
우타노 쇼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블루엘리펀트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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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읽을 적에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막상 밖에 나가 읽으려니 제목과 표지가 마음에 걸렸던 바로 그 책. 하지만 워낙 내가 미스터리 장르를 좋아하는 터라, 얼굴에 두툼한 철판을 깔고 그냥 전철에서도 읽고 기차에서도 읽었다. 다만, 표지가 되도록 안 보이도록 눕혀서 읽었다는 소심함만을 전하면서 말이다.

제목부터가 자극적이고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싶은 그런 느낌이 든다. 오쿠다 히데오의 "소문의 여자"를 떠올리게도 하는 제목이지만 뭔가 좀 다르다. 이 여자 도대체 왜?

세상 어느 여자가 납치를 당하고 싶어한단 말인가? 사랑하는 남자에게 애정의 납치? 그런 의미도 아니고 말이다. 궁금증을 안고 읽어내려간 우타노 쇼고의 작품

 

놀랍게도 처음부터 제목 그대로 자신을 납치해달라는 여인의 이야기부터 시작이 된다. 여인은 대형 카페 체인의 사장의 아내. 상당히 아리따운 외모에 남부러울 것이 없어 보이는 그녀가 갑자기 심부름센터에 들어와 자신을 납치했다며 (진짜 납치는 아니고 남편을 자극할 정도로만) 남편에게 거짓으로 전화해달라고 의뢰를 한다. 사실 가장 이상한 부분이 바로 그 사건의 개연성 부분이었다. 납치 사유가 사장의 식어버린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서? 그것도 어머니의 사장에 대한 사랑의 질투로?

고부 간의 갈등인가 싶긴 했지만 그래도 뭔가 좀 미심쩍다. 하지만 심부름센터 직원은 파리 날리던 근황이었던데다가 생각보다 그리 어려워보이지 않는 의뢰에 고액의 비용까지 접하고 나니 사건에 구미가 동하기 시작했다. 그냥 전화 정도만 해달라 했는데, 이 남자 생각보다 주도면밀하다. 너무 앞서나갈 정도로 사실 좀 머리가 상당히 좋은 사람이었다.

 

사랑하는 아내의 납치에 불안해하는 사장.

그가 아내가 잘못될까봐 전전긍긍하며 돈을 마련하고 떨면서 약속장소로 찾아 가는 사이.(사실 직접 전화하는 방식이 아니라 처음 접하는 신기한 메시지 사서함 같은 걸 이용하고 있었다. 절대로 경찰 추적이 따라잡기 힘들 그런 사서함을 말이다. 지금은 없어진 그런 제도들이라는데 아예 생소한 제도여서 신기해하며 읽은 부분이기도 했다. 이런게 남아있다면 정말 이런 범죄에 악용될까봐 두렵기도 하고 말이다.)

주도면밀하게 그와 경찰을 따돌린 범인은 허를 찌르며 집에 있던 그의 누나를 협박해 거액의 돈을 빼돌려 버렸다. 거기에 아내의 생사 여부도 더이상 확인이 되지 않고, 사장은 더욱 불안해 어찌할바 모르는 상황이 되었다.

 

그저 의뢰받은 돈에 만족하지 않고, 여자에게 빼낸 정보로 아예 그 부잣집의 거액의 돈을 털어낼 궁리를 하고 이에 성공한 심부름센터 직원은 희희낙락했지만 갑자기 그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가족의 가벼운 (?)납치극에 장단 맞춰주는 정도로 끝내지 않고, 그들의 뒷통수를 쳐서 돈을 빼내다니 참으로 나쁜 사람이구나 싶었는데 사건은 전혀 의외의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게다가 그는 돈 앞에선 참 나쁜 마음을 먹은 사람이었지만 적어도 사람의 목숨 앞에서는 숭고한 생각을 갖는 그런 정의감에 붙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목차에 등장한 단 두 음절로 이루어진 짧은 제목들. 그 소 제목들은 짧고 간결한대신 꽤 자극적이면서도 큰 기대감을 갖게 하는 그런 제목이기도 하였다. 처음엔 그냥 그렇게 읽어내려가던 이야기가 갑자기 급 진전? 전혀 다른 상황으로 발전되면서 제목과 관련해서 어떻게 진행이 될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읽어 가게 되었다. 나란 독자는 작가가 마련해놓은 장치에 내가 보기좋게 걸려든 모양새였다. 끄트머리 부분에선 거의 정신을 다시 수습해야할 정도로 말이다. 갑자기 어어? 이게 무슨 이야기야? 하면서 말이다. 

 

역시 재미난 추리소설 한권이면, 여행길이 짧게 느껴진다. 이 책과 함께 한 여행은 그래서 심심한 줄 모르고 넘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띠지에도 허를 찌르는 반전이라는 멘트가 적혀 있어서 반전에 대한 언급을 해도 될 것 같긴 하지만, 자꾸 말을 하다보면 더욱 많은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서 입은 그만 다물어야할 것 같다. 우타노 쇼고를 직접 읽어봐야할 애독자들을 위해 너무 많은 스포는 금물일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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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시간
파비오 볼로 지음, 윤병언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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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과 에세이를 어떤 느낌으로 읽는가.
이 책은 기발한 반전이 있다거나 화려한 볼거리가 가득하다거나 한 책이 아니다. 그냥 어쩌면 처음에는 약간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그리고 오히려 다 읽고 나서 깊은 울림을 주는 그런 책이었다.
재미만을 추구한 책이 아니라, 인생 그 자체를 느낀 책이었다고 해야할지.
저자의 아버지가 이 책을 읽고 저자에게 전화해 미안하다고 우셨다 하시는데..
왜인지 너무나 잘 알 것 같았다. 이 책은 소설이다. 하지만, 저자의 약력을 들여다보면 저자의 이야기임을 알 수 있다. 얼마만큼이나 닮아있는진 모르겠지만 너무나 많이 닮아있을 것 같은 그런 생생함을 느꼈다.
 
가난하다는 것. 찢어지게 가난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주인공은 먹고 살 수는 있지만 그럼에도 가난하다고 말할 수 있는 , 가난이 부끄러울줄 알 그런 삶을 살았다 한다.
비교를 통해 느껴지는 가난. 소설을 쓰기 위해 써야하는 극강의 가난이 아니더라도, 주인공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의 가난 속에 쉽게 몰입할 수 있었다. 바를 하나 가지고 있었지만 장사 수완이 없어서 늘 가난하게 살아야 했던 주인공의 가족. 텔레비전에서 보는 그런 가난이 아니더라도, 늘 다른 가족과 다름을 느낄 수 있었던 종류의 가난.
주인공은 어릴 적 친구들처럼 가족과 휴가를 갈 수도 없었고, 책이며 옷이며 늘 물려받은것이나 헌 것을 중고로 산 것이나 그렇게 마련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아이는 부모가 힘들어하는 것을 알고 죄책감 속에 자라난다. 아이가 느꼈어야할 죄책감이 왜 내게 아프게 다가오는지.. 그래서 그는 진학을 하지 않고 13살이 되는 해에 아버지의 바에서 일을 하기 시작하였다. 저자 역시 중학교를 졸업하고 아버지의 빵집에서 일을 하기 시작한 것으로 적혀 있었다.
 
주인공에게 공부란, 학업이란 사치와도 같았다.
책의 재미도 몰랐던 그에게 책에 대해 알려준건 이웃에 산 로베르토라는 30대 남성이었다.
그는 지금은 돌아가시고 곁에 없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배운 그 수많은 음악과 책, 많은 이야기를 주인공에게 들려주었다. 자신의 책을 마음껏 빌려 주고, 나이 차이는 많이 났지만 세상에 더 없는 좋은 친구로 때로는 아버지처럼, 다른 가정에서 아버지가 해줬어야할 그 많은 역할을 로베르토가 대신 해주었다.
아버지는, 그의 아버지는 작가를 사랑하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
사랑하지만 표현할 줄 몰랐던 그, 자신은 부모에게 맞고 자랐지만 자식만은 때리지 않았던 그. 하지만 그 사랑을 표현할 줄 몰랐다. 가족을 위해 뼈가 으스러지도록 일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부자가 될 줄도 이익을 추구할 줄도 몰랐고 남에게 피해를 끼치면 큰일 나는 줄 아는 그런 사람들이었지만, 그와 그의 아내는 덕분에 제대로 된 여행 한번 하지 못하고 살았다. 빚을 지는게 당연하고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는게 당연한 듯 살면서 자신의 아이가 자신을 벗어났을 적에는 절망감도 컸으리라. 하지만 벗어난 대신 아들은 크게 성공을 하였다. 그로써 그와 자식은 더욱 멀어지게 느껴졌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엇나가는 아버지와 아들이 못내 안쓰럽게 느껴졌다. 아버지를 위경련처럼 느낀다던 아들.
어릴 적에 아이가 바란 것은 아빠가 사오는 커다란 값비싼 선물이 아니라 그냥 따스함. 아버지와 보낼 수 있는 아주 짧지만 행복한 시간. 그냥 그 아버지의 사랑만을 기대하였다. 하지만 아버지는, 무뚝뚝한 아버지는 그 사랑의 마음을 표현할 틈도 시간도 내어주지 않는다. 아들은 그게 참 힘들었으리라.
그리고, 자신의 진가를 알아보고 자신을 키워주려는 엔리코라는 신사에게 발탁되어 과감히 아버지의 품에서 벗어날때 심한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아버지의 부재에 힘들어했으리라.
 
자신과 멀어진 아버지. 그리고 그 아버지가 아픈 현재.
예전에 몹시 사랑했던 단 하나의 그녀. 그리고 오랫동안 헤어졌으나 인생의 반려는 오직 그녀뿐이라 믿었던 그에게 그녀가 결혼한다는 최근의 소식은 그를 아버지의 병환만큼이나 충격으로 그를 몰아넣었다. 두개의 사건이 그렇게 오버랩되어 이야기가 진행된다.
아버지와 그녀, 그의 이야기가 반복적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사이사이 끼워진 이야기가 하나도 어색하지 않게 이야기는 그렇게 차분하지만 아름다운 시간들이 흘러간다.
 
파비오 볼로, 다시 만나고 싶은 작가가 되었다.
소설이지만 잘 쓰여진 에세이 한편 읽은 느낌이 들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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