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공원정대
배상민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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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날 것 없는 청춘들의 속절없이 웃기고 대책없이 울리는 이야기

 

주위를 둘러보면 세상살이에 지친 하류들은 누렇게 뜬 얼굴로 오로지 자신의 길만 걸어가고 있었다. 내 눈에는 우리가 무엇엔가 내몰리는 좀비처럼 보였는데, 뒤에 무엇이 있는지 아무도 돌아보려고 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이 소설들을 쓰기 시작했다. 우리 뒤에 무엇이 있는지 조금이라도 그려보고 싶었다. - 작가의 말

 

배상민 작가의 전작인 콩고, 콩고가 그렇게 재미나다 들었기에 표지부터 남다른, 그리고 제목도 뭔가 우스꽝스러운 이 책은 얼마나 재미난 책일까 싶었다. 그런데 블랙 유머라고 해야할까? 마냥 웃을 수 만은 없게 만드는 그런 하류 인생들의 이야기이다.

이게 하류 인생이야? 하며 발끈하는 우리네 신세들도 있겠지만.

 

앞만 바라보고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작가 말대로 우리 뒤에 누군가 있는 것을 뒤돌아보기보다 우리 앞에 있는 사람을 따라잡는데만 급급한 삶이 더 익숙한지 모르겠다. 다른 부류의 사람들 이야기는 정말 작가 말 마따나 드라마나 책 등을 통해 주로 만나보았다. 그렇다고 정말 책 속 등장인물들이 전부 우리와 동떨어진 사람들인가 하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우리도 언제고 그 안에 동참할 수 있는.. 그런 젊은이들의 이야기이다.

 

조공원정대라는 다소 거창한 제목 탓에 뭔가 엉뚱 발랄한 이야기가 이 책 한권을 다 아우를 줄 알았는데? 안녕 할리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할리 데이비슨을 좋아하는 뒤늦은 엄마 반항아인 아들과 그가 할리라 이름붙인 엄마의 양아들같은 시베리안 허스키 강아지의 이야기였다. 조공원정대와는 거리가 있는걸?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별개의 이야기인 단편 8개의 모음이었다.

 

그리고 읽다보면 이 시대 젊은이들의 비극적인 자화상에 가슴이 싸해지는 그런 감정을 느끼게 된다.

안녕 할리만도 해도 철저히 계산된, 자랑하고픈 아들을 만들어내고싶었던 엄마의 양육 방식하에 자란 아들이 엄마 뜻대로 움직여주질 않자 엄마는 '개새끼'만이 내 말을 들을 거라면서 강아지를 데려다가 자기 마음대로 아파트에 적합한 중성화 수술에 똥 냄새 심하다고 맛있는 것도 안 주고 사료만 먹이고.. 개를 보며 가슴까지 허해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 아들과 달리 엄마의 시선은 좀더 다른 듯 하였다. 그런 첫 개 팔팔이가 죽고 나서 불교식으로 화장을 시키고 나자 개의 몸에서 엄청난 사리가 나와 스님까지 놀라게 하는 등. 엄마가 키운 개 두마리를 통해 주인공은 자신의 모습을 대비시키고, 엄마 뜻대로 해드리고 싶었으나 마음먹은대로 되어지지않았던 현실을 박차고 나가고 팠던 그런 마음을 (그러나 결과가 자기 만족적이지 못하였다.) 담아내고 있었다.

 

 

 

 

조공원정대는 조공이라는 말 자체가 참 굴욕적일 것만 같은데..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들에게 팬이 직접 찾아가 선물을 바치는 것을 조공원정대라고 한다나? 뭐 제목만 듣고 그런 뜻일거라 짐작은 했는데... 시골의 백수 삼인방 친구 셋이서 흠모하는 소녀시대에게 조공을 바치러 떠나는 그 설정은 참으로 코믹하기 그지없는 시작이 아닐 수 없었다. 그 끝은 결코 코믹하지 않고 씁쓸했지만 말이다. 사귀던 여자친구가 임신을 하자, 어차피 아이 아빠 될 거 마지막 소원으로 소녀시대 얼굴이라도 보겠다면서, 여자친구가 그렇게 애지중지하는 코피 루왁을 훔쳐서 자기의 아이돌인 소녀시대에게 갖다 바치기 위해 서울로 무작정 상경을 한다. 여자친구의 코피 루왁은 백수 선배에 의해 한번 끓여지고, 두번째 그가 돈 벌어 사들인 코피 루왁은 제대로 바쳐지지도 못한채 길바닥에 짓밟히고 말았다. 누군가는 평생의 로망처럼 그렇게 애지중지한 꿈이 그렇게 짓밟혀버리니 내 마음까지도 짓이겨진듯 속상한 기분이 들었다. 철없던 남자는 여친을 끝까지 외면하다가 뒤늦은 후회를 하지만 이미 늦어버리고 말았다.

 

 

 

 

열심히 살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한 인생들의 실패한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입맛이 쓰기만 하다.

그러면서도 다른 이야기는 또 어떠할까? 하는 궁금증에 끝까지 금새 읽어내려간 책이긴 하였다. 어찌 이 세상이 달기만 하겠는가.

아니 실제로는 이렇게 씁쓸한 이야기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블랙 코미디 같은 이 엉뚱한 현실.

대학을 나와도, 혹은 나오지 못했더라면 더더욱 취직도 되지 않고 취직이 되지 않으니 내 앞가림조차 힘들어 사랑도 할 수가 없다. 운좋게 굴러들어온 사랑조차 현실 앞에선 철저히 고개를 돌리며 안정적인 사랑(? 자신의 2세를 안정적으로 꾸려줄 남자)을 찾아 여자는 다시금 떠난다. -유글레나 

 

 

 

 

 

 

하나하나의 이야기 장치들은 재미난데, 그냥 웃기만 할 수 없게 만드는 그런 이야기.

문학평론가 이경재님의 이야기처럼 배상민님의 소설은 모종의 부조화에서 비롯되는게 맞는 것 같다. 웃기지만 , 사회를 풍자하지만 그렇다고 엄숙하거나 보수적이지 않은.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우리의 한숨은 어떠할 것인가.

현실을 다시 되돌아보게 하는 그런 자연스러움.

그냥 그는 띠지의 말 그대로 취업도 연애도 결혼도 생계도 난망한 이 시대 하류 인생들의 생태 보고서, 보고서를 적어냈을 뿐이다.

그 이야기에 웃고 울게 되는 건 독자들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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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곳으로 달려! - 쓰나미에서 살아남은 아이들, 2014 SK 사랑의책나눔, 아침독서신문 선정, KBS 책과함께, 우수환경도서 선정, 2013 고래가숨쉬는도서관 겨울방학 추천도서 바람그림책 17
사시다 가즈 글, 이토 히데오 그림,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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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배경이 되는 가마이시 시는 2004년부터 지진과 쓰나미 피해를 줄이기 위해 여러가지 활동을 다방면에서 펼쳐 왔습니다. 지진과 쓰나미를 '반드시 올 것'이라 생각하고 대비한 것입니다. ... 이 책에 등장하는 가마이시히가시 중학교와 우노스마이 초등학교는 해안에서 400~500미터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습니다. 두 학교는 함께 훈련을 했고, 중학생이 초등학생을 도우며 피난하도록 했습니다. 아이들은 '목숨을 지키는 세가지 원칙'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을 도우려면 우선 자신이 살아있어야 한다는 것도 말입니다.



목숨을 지키는 세가지 원칙



1. 상상에 그치지 말것. 자연의 힘은 사람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재해 방지를 위한 지식과 훈련은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참고로 만든 하나의 예일 분이다. 그것으로 안전하다고 안심하면 안된다.

2. 어떤 때에도 온 힘을 다한다. 자연에는 어떤 일이든 있을 수 있고 자연의 힘에는 당해 낼 수가 없을때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을 두려워하고 어떤 때에도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

3. 첫번째로 대피하는 사람이 될 것. 내가 진심으로 도망쳐야 주위 사람들도 따라서 열심히 도망친다. 도망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나의 행동이 다른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 책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동화책이었다. 아이에게 읽어주면서 아이의 눈은 단 한번도 쓰나미, 재해 등을 본 적이 없는 터라 뭔가가 이렇게 모든 것을 집어삼킬 수 있다는 것에 충격을 먹은 듯 하였고 엄마인 나 역시도 뉴스에서 그 피해를 간접적으로 보긴 했으나 그 실제했던 아이들의 대피 과정을 몰랐던 터라 놀라움과 충격으로 읽어내려간 동화책이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불과 바다에서 400~500미터밖에 떨어져있지 않은 곳이었다.

아이들은 지진이 일어나자 바로 책상 밑에 숨었다가 선생님들의 말씀을 듣고 3층으로 올라갔다. 중학교에서 쓰나미가 온다는 소리에 선생님들과 함께 산 위의 요양원을 향해 뛰기 시작하였다.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던 재해가 일어났다. 사실 지진, 쓰나미 등은 없으나 우리나라에서도 건물이 무너지거나 다리가 붕괴되는 등의 끔찍한 일들이 일어난 적이 있었다. 그런 상황과 같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내게 절대 나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나도 모르게 갖게 되는 무사 안일주의만큼은 조심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어른인 나조차도 그런 상황이 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당황이 될 것 같은데..놀랍게도 어린 초등학생들서부터 중학생들에 이르기까지 아이들은 일사불란하게 행동을 하였다. 평소 훈련받았던 대로 열심히 대피를 하였던 것이다. 심지어 중학생들은 초등학생의 손을 하나씩 붙잡고 같이 뛰어주는가 하면 다른 사람의 수레를 밀어준다거나 대피한 가정에 쪽지를 붙여서 이후에 찾아오는 식구들이 가족을 걱정하느라 집을 떠나지 못해 피해를 겪지 않도록 대비하는 기지를 발휘하기도 하였다.




어린 아이들이 대부분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자연 재해가 반드시 일어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 평소의 대처와 훈련에 있었다 한다. 아이들은 피상적인 모의훈련에 그치지 않고 정말 최선을 다해 뛰었고. 당황하는 친구를 잡아 이끌어주고. 평소 달리기를 잘 못하는 아이들까지도 같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서로가 최선을 다해주었다.




읽어내려가면서 이토록 소름이 돋을 정도로 생생한 실감나는 느낌은 정말 처음인 동화였다. 동화가 아이들에게 단순한 재미와 일상적인 교훈만 줄 수 있는게 아니라, 끔찍한 재난을 딛고 이겨내는 비장한 마음가짐을 갖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백마디 말보다 강한 그림책도 있음을 알게 한 동화였다.

아이들의 살아남은 이야기. 끔찍한 재해속에서 그들을 살려낸 것이 무엇이었는가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그런 이야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그런 이야기였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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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을 책임지는 책 - 모두 안전하게 자라서 어른이 되자 채인선 작가의 책임지는 책 시리즈 1
채인선 지음, 윤진현 그림 / 토토북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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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어릴 적에도 물론 안전에 대해 조심해야할 일들이 많았겠지만 요즘은 더더욱 그렇게 조심할 일들이 많아진 것 같아요. 어쩌면 모르고 넘겼을 그런 일들조차 티브이 등을 통해 미리 접하게 되니 혹시나 내 아이가 그런 위험에 처하게 될까봐 노심초사하게 되는 것이지요. 아이 어릴때부터 절대 눈에서 떼지 말라는 양가 어머님들의 주의를 귀에 못이 박히게 듣고 살아온지라 더더욱 아이가 다치진 않을까 늘상 조심하게 되었어요. 다행히 아이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다소 얌전하고 순한 편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전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그런 사건 사고들이 아이들에게는 순식간에 일어날 수 있음을 깨달았답니다. 아이가 집안에서 아주 잠깐 콩콩 뛰어가다가 그만 장난감 포크레인을 밟아서 그 안테나가 아이 발가락 사이 연약한 살을 뚫고 나올 줄을 누가 알았겠어요. 정말 기함하는 줄 알았지요. 암튼 그런 일을 한번 겪은 적이 있었기에 더더욱 아이 안전에 신중을 기하게 되었는데 아이가 자라면 자랄수록, 또 친구들과 새로 어울리면 어울릴수록 남자 아이 특유의 과격한 개구장이 모습을 숨길 수 없게 되는 것 같아요. 바로 요즘 들어 예전엔 절대 하지 않았던 위험천만해 보이는 몸장난이라거나 높은 곳, 혹은 집안 곳곳에 들어가 있기 등을 하는 아이를 보며 어떻게 타일러야 좋을까. 넘어지면 아픈 것을 경험하게 놔두는게 좋을까. 엄마 머릿속은 그저 복잡하기만 합니다.




그러다 다쳐. 왕주사 맞게 된다. 링거 맞는다니깐?

제 입에 수시로 따라붙는 말이었는데.. 이 책에는 그런 다양한 위험한 상황들에 왜 조심을 해야하는지. 어떻게 행동하면 좋은지. 또 피치 못할 상황에서는 어떤 응급 조치를 하면 좋은지가 그림과 함께 제대로 설명이 되어 있었어요. 직접 와닿지 않는 잔소리같은 엄마의 안돼~ 소리보다 훨씬 와닿는 직접적인 설명과 그림들이었달까요?



이제 잔소리는 그만. 엄마가 왜 그리 못하게 하는, 조심시키는 행동들이었는지 일목요연하게 설명해주는 책이었지요.

조금 머리가 굵어졌다고 잔소리는 여러번 듣기 싫어하는 아들. 하지만 위험한 일에 대한.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대한 설명은 몇번을 해주어도 불안한게 엄마들 심리죠. 잔소리로 통하게 하기 보다는 이런 책으로 왜 위험한지 아이가 직접 눈으로 보고 깨닫게 해주는 것이 정말 좋은 학습이 될 것 같았어요. 책을 읽는 내내 얼마나 고개를 끄덕였나 모른답니다.


.



집안, 집밖의 위험한 각종 상황들뿐 아니라 밖에 나가서 모르는 사람, 혹은 혼자 있을때 택배 기사 등을 가장해 모르는 사람이 접근해오려할때 아이들이 대처하면 좋을 방법들에 대해서도 너무나 잘 소개되어 있었어요. 안 그래도 세상이 흉흉해서 아는 사람도 조심시켜야하는 슬픈 세상이 되다보니 아이를 조심시켜야하는데 어떤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라 할지 막막할때가 있었거든요. 이 책에는 그런 상황까지 제대로 예시로 들어져 있어서 아이가 참고하기 딱 좋은 책이었답니다. 정말 이 부분만이라도 꼭 모든 아이들이 봤으면 싶은 부분이었어요.

밖에서 모르는 어른이 말을 걸거나 해도 어른이 아이를 힘으로 잡아끌거나 하지 않도록 다섯 걸음이상 떨어진 곳에서 이야기를 들어야한다는 것도 처음 알았구요. 좀더 구체적인 그런 대처법들이 우리 아이들을 현명하게 지켜낼 수 있는 방법인것 같아서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답니다.



자세한 설명을 덧붙이려다보니 아이들이 다소 긴 글밥에 지루해할 수도 있을까봐 플랩형식으로 만들어 아이들이 그 다음 상황을 연이어 볼 수 있도록 책 곳곳에 장치를 마련해둔 것도 효과가 좋았구요.



지진과 쓰나미 등 자연재해가 많이 일어나는 일본의 경우에는 아이들 어릴 적부터 확실하게 안전 교육을 시킨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우리나라에서도 화재 등에 대비한 대피 요령 등을 아이들 유치원 등에서부터 요즘은 가르치고 있는 추세긴 하지만 실제 재난을 많이 겪는 나라들의 대처에 비해서는 다소 미온한 정도가 아닌가 싶기도 해요. 그래서 화재 발생시 아이들이 당황해서 현실을 도피하려는 생각에 책상 밑, 옷장 속 등에 숨어버리곤 하는 등의 상황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다시 상기시켜줄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언젠가 봤던 티브이 프로에서 일본 유치원 아이가 줄을 서서 횡단보도를 건너면서 교통 안전 규칙을 지키는 일에 대해 리포터가 물어보자, 제대로 교통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사고가 나 죽을 수도 있어요."라고 극단적인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꺼내는 것에 사실 저도 충격을 먹었었는데.. 극단적이긴 해도 그러니 정말로 평소의 교통 규칙 준수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아직 어린 아이들이라도 반드시 명심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어요. 그 다음부터 저도 아이에게 교통사고는 정말 위험한거라고 죽을 수도 있다 이야기했다가 어른들께 아이가 죽음이 어쩌고 이야기한다고 혼나기도 했지만 말입니다.




재미보다는 아이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서 빨간펜으로 별표 다섯개 땅땅 그려주고 싶은 바로 그런 책이었습니다.

엄마가 읽는 안전 교육책이 아닌, 아이가 직접 읽는 아이를 위한 안전 지킴이 책이라 할 수 있는 책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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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달콤한 재앙
케르스틴 기어 지음, 함미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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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여주인공 나정은 무심한듯 하지만 그녀에게만 유독 배려심 깊은 쓰레기 오빠와 동갑내기로 귀여운 외모에 자상한 성격까지 돋보이는 칠봉이 두 남자주인공 사이에서 시청자들도 고민이 될 선택의 기로에 놓인 듯 하다. 물론 마음은 첫사랑이자 짝사랑인 쓰레기 오빠에게 먼저 가 있겠지만 시청자의 한사람인 내 눈에는 쓰레기보다 지금은 칠봉이가 더 좋아보인다. 둘다 다 선택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 순 없는 노릇이고.

 

여기, 나정이와 같은 선택의 기로에 놓인 여자가 하나 더 있다.

카티, 그녀는 중간 정도의 미모에 다소 허술해보이는 그런 모습이지만 완벽해보이지 않는 그런 모습이 오히려 남자들의 애간장을 녹이는 모양이다.

그녀에게 깊이 빠진 남자가 하나, 아니 둘이다. 그녀가 사랑에 빠져 결혼했으나 5년이 지난 지금은 서로 권태기에 접어든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달뜬 감정은 사라진 것 같은데, 그럼에도 그녀는 남편 펠릭스에게 자신이 의리를 다하는게 맞다고 믿고 있었다. 절대 한눈 한번 팔지 않았던 그녀에게 절대 최강의 미남이 나타나 눈을 잡아 끌었다. 그것도 그녀의 마음이 끌리기도 전에 남자가 먼저 강하게 그녀를 유혹하기에 이르른다. 여전히 따뜻하고 성실한 남편이었지만 바깥일로 너무나 바쁜 신랑은 늘 일에 지쳐 그녀와의 행복한 시간을 갖기 힘들었다. 거기에다가 시댁의 오지랖은 그녀를 더욱 힘들게 만들었고, 그러던 찰나 자신을 다시 "아름다운 여성"으로 인식하게 해준 매력적인 남자에게 그녀 또한 자꾸만 마음이 끌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아주 우연한 사고로 철로에 떨어진 그녀는 5년 전, 바로 그녀가 남편을 만나기 바로 직전의 그날로 되돌아가는데..

 이휘재의 인생극장을 본 사람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빠밤빰빠밤빰빠밤빰 빰빠라빰 하는 bgm이라고 깔아줘야할 것 같은 그 상황.

 

아! 그러고보니 요즘 비슷한 소재의 드라마가 또 있었다. 윤은혜, 이동건, 정용화 주연의 미래의 선택 (드라마를 보지는 않았지만 드라마에 대한 개략적인 스토리만 접해서 알고 있었다.)

이동건과의 결혼생활을 힘들어하던 미래(윤은혜)가 25년전으로 되돌아가 자기 자신을 프로듀싱해서라도 재벌과 결혼하겠다 마음먹는 상황.

이 책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다.

 미래의 선택에서 미래의 나와 현재의 나가 공존하는 (?) 상황이라면.

이 책에서는 딱 5년전으로 되돌아간 나만이 존재한다. 5년전의 사람들은 미래를 모르고, 과거로 되돌아간 나만이 5년동안의 미래를 알고 있다. 그리고 책 속 주인공 카티는 현재의 남편도 사랑하지만 운명처럼, 기적처럼 다가온 마티아스를 선택하기 위해 남편과 만날 인연을 끊어내려하는 것이었다. 참, 잔인해보이는데.. 카티에게는 나름 그녀만의 고민도 있었다. 100% 공감하기는 힘들지만 현재의 상황, 남편과의 평안한듯한 상황이 단조롭게 느껴지고 시댁의 간섭은 더더욱 참을 수 없다. 남편의 친구라는 사람의 갈굼도 견뎌내기 힘들다. 그런데 브래드 피트의 전성기 시절 모습처럼 생긴 마티아스가 나타나, 다른 여자 모두를 물리치고 나만 좋다고 하는 이 상황. 게다가 그는 능력있는 ceo이기까지 하다. 어찌 카티가 그에게 끌리지 않을 수 있을까.

 

사실 우리나라에 비해 서구 사람들의 결혼 문화는 지나치게 개방적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었다. 결혼을 했어도 아무렇지 않게 (?) 바람을 피우고, 결혼 생활을 쉽게 파탄내고.. 평범하게 결혼을 존중하며 사는 사람들이 없어보였다.(실제로는 그런 사람들이 많을텐데 아마도 평범한 결혼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영화나 언론 등의 소재가 되지 않기에 내가 몰랐던 건 아닐까?) 언론과 책, 영화 속에서만 만난 그들의 일상이라 편견이 심어졌던 것일까? 아주 조금이라도 카티가 자신은 기혼여성이라며,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서는 안된다고 자책하고 마티아스의 연락을 거절했을 적에는 서구에도 이런 사람이 있을까 싶은 생각을 할 정도였다. 그동안 책 등에서 그런 극중 인물의 심리 묘사를 무시하고, 극중 재미를 높이기 위해 치명적인 사랑, 불륜 등에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도 영화나 책 등에서는 그런 일들이 제법 일어나지 않는가.) 심취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춰놨기에 카티같은 여성의 고민을 미처 생각지 못하고 편견을 가져왔는지 모른다. 몇번이나 밀어내려했던 그 마음이 그러나 자신도 모르게 마티아스를 향해 가던 카티.

 

그녀는 마티아스와 극적으로 다시 만나 사랑을 확인하려던 그 순간, 그들의 스파크가 정점에 달하던 순간, 어느 술주정뱅이에 의해 같이 지하철 철로에 떨어지면서 5년후의 과거로 되돌아가버리고 말았다. 왜 하필 5년전이지? 하고 의아해하던 그녀. 바로 운명의 여신의 장난으로 자신이 남편을 만나기 직전 날로 되돌아왔음을 깨닫고, 이것이 운명의 장난이라면 어차피 현실이 아닌거 (그녀는 그렇게 생각해버린다.) 달콤한 마티아스를 선택해 자신의 인생을 새로이 프로듀싱하려 한다. 남편과의 만남을 의도적으로 피하고, 마티아스를 5년 일찍 만나기 위해 마티아스의 스케줄만을 검색해 일정을 만들어 나간다. 게다가 결혼 피로연날 최악의 경험을 한 친언니를 위해 과감히 예비 사돈에게 전화를 해서, 결혼 피로연 하객 명단을 수정하고, 피로연 준비를 수정하는 등,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모습을 보인다.

(미래의 최악의 피로연을 막아 내기 위해, 카티는 얼굴에 철판을 깔았다.)

 

책 표지만 보고서는 이런 영화와 같은 스토린줄 미처 몰랐다. 에세이나 20대 격언집 뭐 이런 정도의 책이 아닐까 하는 편견을 가졌는데.. 웬걸. 이거 무척 재미난 소재이고 책이었다. 게다가 결과마저 마음에 든다.

 

현재의 결혼생활에 100% 만족하는 사람은 드물겠지만 과거의 내가 어떤 선택을 해서 다른 길로 갔더라면 더 행복했을 거야. 하고 확신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다. 나 역시 이 책을 읽으며 , 사실은 그 전에도 아주 가끔 그런 생각을 해보긴 하는데..결론은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라는 것이다. 게다가 내 팔을 베고 누워 새근새근 잠이 드는 소중한 내 보물은 신랑을 만나지 않고 다른 사람을 만났더라면 만날 수 없었을 그런 아기지 아니겠는가. 지금의 생활도 그렇고, 내 아기도 그렇고.. 지금의 선택은 정말 최고의 선택이었다.

잔소리 등으로 날 좀 귀찮게 하는 면이 있는 신랑이지만 그래도 다시 7년전 그날로 돌아간다면 난 당신을 고르겠어. 그렇게 신랑에게 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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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엠 넘버 포 4 - 말할 수 없는 비밀 로리언레거시 시리즈 4
피타커스 로어 지음, 이수영 옮김 / 세계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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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소설들이 재미도 있고 스케일도 한권짜리에 비해 훨씬 크기는 한데, 다음 작품을 기다리기까지의 시간이 너무나 길게 느껴지는 아쉬움은 있다. 재미난 소설의 경우에는 그 다음편을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나 길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아이 엠 넘버 포가 바로 그랬다. 1,2권을 읽은게 2011년이었는데 어느새 4권이 나왔지만 벌써 2013년. 오랜만에 읽은 아이 엠 넘버 포라 설레긴 하면서도 내용을 다 잊어버린건 아닐까 걱정이 되었다. 다행히 4권 앞 부분에 1,2,3권의 줄거리가 간략히 요약되어있고, 주요 등장인물들에 대한 소개글도 있어서 기억을 금방 상기시키며 몰입할 수 있었다.

 

평화롭게 살던 로리언 행성이 모가도어인들의 침략에 의해 멸망 직전에 이르자, 로리언의 지도자들은 아홉 아이를 골라 그들을 키우고 훈련시켜줄 세판과 함께 우주선에 태워 지구로 보냈다. 그리고 아이들이 자라 로리언을 다시 부흥시켜주길 꿈꾸었는데, 모가도어인들이 로리언 아이들을 제거하기 위해 따라올 것임을 알기에 아이들의 레거시가 발현되기 전에 아이들이 멸망하지 않도록, 번호를 부여하고, 그 번호 순서대로가 아니면 절대 죽지 않도록 지정해두었다. 그 결계는 깨지고 말았지만 말이다. 넘버 쓰리까지 모두 죽고 주인공 넘버 포와 그 이후의 아이들이 살아남았지만 결계가 깨지고 이제는 번호순이 무의미해졌다.

 

힘을 키울때까지 살아남기 위해 초능력 레거시의 정체가 밝혀져서는 안됐던 로리언 아이들.

주인공 넘버 포인 존 스미스는 어려서부터 늘 수시로 이사를 다녀야했고 절대 눈에 띄어서는 안되는 삶을 살아야했다. 사춘기가 되면서부터 그런 생활에 갑갑함을 느끼게 되었으나 자신이 외계인임을 알게 되고 자신의 레거시가 발현되기 시작함을 알게 되었지만 결국 아버지로 여겼던 세판 헨리를 잃고 말게 되었다. 아이들은 모가도어인들과의 전투 등을 통해 자신의 세판을 잃고 아이들끼리 뭉치게 된다.

그리고 존은 지구인 여자친구 세라와 외계인에게 우호적인 샘 등을 친구로 만나 그들과 함께 하게 되었다.

4권은 샘이 아직 갇혀 있어 존 일행과 만나지 못한 상황에서부터 시작되었다.

 

3권을 미처 못 읽어보았는데 에이트도 등장하고 꽤 많은 일이 일어났던 것 같다.

그리고 바로 4권에서 아이들은 파이브를 만나게 된다.

나 홀로 살아온 파이브는 히키코모리 같은 성향이 있었는데 다른 아이들과 자유로이 어울리지도 못하면서 아이들의 주목을 끌기 위해 너무나 드러나게 위치를 지정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 아이들을 식겁하게 만들었다. 파이브를 찾기 위한 아이들의 노력이 있다면 그들 전체를 찾아내려는 모가도어인들에게도 너무나 쉽게 노출되는 결과였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지구인 정부까지 모가도어인들에게 협력한 상태가 되고 나자 아이들은 더더욱 사면초가에 이르고 말았다.

 

이 책은 넘버 포와 넘버 세븐, 그리고 샘의 이야기다.

그리고 서서히 모여드는 모두의 이야기다.

라는 피타커스 로어의 이야기가 있었는데..

정말 세 사람의 시점에 맞춰져서 이야기가 진행되어서, 어느 한 사람만의 시점이라거나 전지적 작가 시점이 아니기에 헷갈리는 부분도 있었지만 존 한 사람의 시선에서만 바라보는게 아니라 오히려 더 이해하기 편하게 받아들여지는 부분도 있었다.

 

세판 없이 아이들끼리 뭉쳐서 모가도어인에게 대적할 방법을 찾아야했기에 존은 자연스럽게 리더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지만 자신 역시 아이들과 다를 바가 크게 없는 지라 의견을 내면서도 조심스러운 입장이었고, 말은 좀 툭툭 내뱉는듯 해도 전투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열정적인 나인, 세라와의 삼각관계에 어색한 위치에 놓이게 된 식스, 그리고 에이트와 세븐의 달콤한 로맨스, 나이는 어리지만 자라서 나인과 결혼하겠다는 당찬 텐, 그리고 이 책에 드디어 등장하게 된 파이브까지. 아이들은 이제 모두 모였다.

 

그리고 그들을 제거하기 위해 시시각각 숨통을 조여오는 모가도어인들 앞에 아이들이 어떻게 각각의 레거시를 발휘해 지구도 지키고 로리언으로 행복하게 돌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지는 작품이었다. 영화 1편을 보지못했었는데 책으로 너무나 재미나게 읽었던 작품인지라 이후의 시리즈들도 영화화되면 정말 재미나겠다 싶은 내용이었다. 게다가 4권에서는 영화화되면 멋지게 느껴질 반전 같은 부분이나 액션 씬 등도 있어서 더욱 기대되기도 하였다.

 

의외의 결말을 알려준, 그리고 예언과도 같은 예지몽이 실제 그대로 진행될까봐 두렵기까지 했던 아이엠 넘버포의 내용이 이제 4권을 마무리하고 5권으로 바통을 넘겨 준 상태이다. 5권을 기다리기가 지루하지 않도록 얼른 신작이 나오길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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