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멜리아는 자살하지 않았다
킴벌리 맥크레이트 지음, 황규영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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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휴양하며 읽기엔 좀 으스스할 수 있는 책이었지만 여행 중엔 또 이런 책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챙겨갔던 책, 아멜리아는 자살하지 않았다.

여행을 가면 사실 너무 바쁜 일정에 잠깐 쉰다고 해도 책을 읽기가 쉽지가 않다. 게다가 아이 엄마라면 더더욱 말이다. 아이는 수영하자 놀아달라 하고, 부모님과 같이 가서 교대로 놀아주신다 해도 책 한권에 완전히 집중하기가 힘들었는데.. 외국인들의 경우에는 썬베드에 누워 책을 보거나 잠을 청하거나 하는 식의 휴식이아주 익숙한듯 하였다. 그들도 뭔가 만만한 장르소설을 읽는 듯 하였는데, 나 또한 옆에서 분위기 좀 내보며 이렇게 책을 보았네~ 하면서 말이다.

 

아이 엄마인 내가 읽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제목의 아멜리아는 자살하지 않았다.

니콜 키드먼 주연, 제작으로 영화화 결정이 되었다는데 워커홀릭이면서 자녀를 사랑하는 매력적인 30대 여성 역할로 니콜 키드먼의 연기가 돋보이게 될 작품 같았다. 뉴욕 명문 사립학교의 잔인한 속사정이라는 이야기에 사실 뻔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는데 의외로 몰입도도 상당한 책이었다.

 

몇달전에 읽었던 세이브 미와 이야기 자체는 다르지만 학교내 딸의 왕따와 자살, 내지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이야기, 또 엄마의 매력과 변호사라는 직업 등이 겹쳐져 세이브미를 떠올리게도 했던 작품.

 

이 소설의 주인공인 케이트와 아멜리아.

케이트는 싱글맘으로 외동딸 아멜리아를 나름 훌륭하게 키워온 워킹맘이다. 직업은 변호사, 자신의 부모님 역시 대학에서 유명한 약학, 경제학 교수로 재직 중일 정도로 배경도 탄탄하지만 그녀가 홀로 아이를 키우는 것에는 그리 달갑지 않은 시선을 보냈었다. 아멜리아 역시 엄마를 닮아 똑똑하고 아름답고, 운동선수로 활동할정도로 학교에서도 여러모로 두각을 발휘하였다. 아름다운 외모에 비해 또래들과 달리 남자아이들에게 관심이 아직 없었고 책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책에 묻혀 사는 그런 딸이었다. 일반 가정에서 보면 엄친딸이라 볼 그런 아멜리아가 요즘 엄마에게 부쩍 퉁퉁거리는 날이 많아졌고, 엄마는 사춘기 딸의 그런 모습에 신경이 쓰이면서도 직장 일 또한 병행을 해야했던 지라 아이가 일부러 자기를 괴롭히는 건가 싶은 아쉬움이 들기도 하였다. 직장에서 회의를 맡아 진행하던 중, 아이의 학교에서 걸려온 한통의 전화. 단 한번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던 자신의 딸이 정학을 당할 처지에 놓였다는 사실에 너무나 놀란 케이트는 당장 학교로 간다고 하고, 최선을 다해 출발했음에도 약속한 시간보다 더 늦게 학교에 도착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녀의 앞에 놓인건 사랑하는 외동딸 아멜리아의 시체.

 

미안해요 라는 말과 영어 과제 표절로 정학을 맞을 상황이었던 것, 등등으로 경찰은 아멜리아의 죽음을 자살로 판명을 지었다. 그런데, 어느날 도착한 문자 한통에 아멜리아가 스스로 자살하지 않았다라는 문자가 도착하고, 그제서야 뒤늦게 케이트는 아멜리아의 죽음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유난히 그녀에게 날을 세우며 비협조적이던 경찰은 경찰직을 그만두고 새로이 그녀를 담당하게 된 경찰관 루의 도움으로 아멜리아와 그녀의 학교 삶에 대해 조금씩 들어가기 시작한 케이트.

 

뉴욕 명문 사립학교. 교내에 존재하는 비밀 클럽.

아멜리아는 모범적인 아이로 비밀 클럽 따위에 들어갈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뭔가 비밀스러운 것을 좋아하는 10대들의 특성상 굳이 초대를 거절할 생각도 없었을 것이다. 모범생인 아멜리아와 남자관계가 복잡하기로 소문난 실비아가 단짝이라는 것은 좀 안 어울리는 조합이긴 했지만 어찌 됐건 둘은 어려서부터 친했고 그렇게 단짝 관계를 유지해 나갔다.

그리고 어느 날 아멜리아에게만 조심스럽게 비밀 클럽 맥파이스로부터 초대를 받게 되었다. 아멜리아를 끔찍히 싫어하는, 그래서 대놓고 욕설을 내뱉다시피하는 제이디가 주축인 비밀클럽. 그런데 놀랍게도 아멜리아를 초대하자고 한 것이 바로 그 제이디라 하였다.

아멜리아는 클럽에 가입하기 위한 말도 안되는 조건들을 수행해나간다. sns에 거의 나체에 가까운 속옷 차림으로 사진 찍어서 사람들에게 "좋아요"를 많이 받기, 선생님 가방을 넥타이로 묶어놓는 등의 제이디식 장난을 따라하기 등이 그런 것들이었다.

 

일이 많이 바빴지만 아멜리아 역시 엄마가 자신을 사랑하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엄마는 딸의 휴대폰 문자 등을 관리해본적은 없지만 그래도 자신의 딸을 믿어 왔었는데, 딸의 죽음 이후에 엄마가 몰랐던 사실들이 너무나 많았음에.. 그리고 딸의 죽음이 비단 그녀의 잘못때문이 아니라 그 애초의 원인은 자신에게 있었음에 너무나 놀라고 말았다.

 

이미 아이가 죽고 나서 시작된 이야기였기에, 이야기가 파헤쳐지면 얼마나 파헤쳐지랴 싶었는데 끝으로 갈수록 놀라운 이야기들이 베일을 벗고 있었다. 그런 것이었구나. 애초에 이유없이 잘해주는 사람 없고, 찜찜함을 주는 사람은 꼭 뒷끝이 있고 등등 만고의 진리를 다시 되새기게 해주는 그런 책이었다.

재미나게 읽었지만, 10대들의 무모함에 안타까움 역시 한없이 치밀어오른 그런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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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홀리데이 (2013~2014년판, 휴대용 맵북) 최고의 휴가를 위한 여행 파우치 홀리데이 시리즈 3
이동미 지음 / 꿈의지도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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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여행을 마치고 돌아온지 이틀째다보니 아직도 몸과 마음은 방콕에 있는 듯 붕 떠 있습니다.

사실 이 책을 방콕에 가기전에 읽어보고 싶었는데 방콕 출발후 배송받았는지라 방콕을 회상하며 읽어보게 되었네요.

여행 준비를 하며 꽤 많은 방콕 가이드북을 읽고, 방콕 여행 전문 카페에 들어가 죽순이처럼 거의 모든 새글을 읽어보고 그랬는데..

그럼에도 기록을 다 하지 않고 가면 가서 찾는데 정신이 없기도 하고 그렇더라구요. 아뭏든 꽤 많은 정보를 미리 섭렵한 것은 분명한데, 그런 제 눈으로 보기에도 이 책은 다른 책보다 훨씬 새롭습니다. 비슷비슷한 정보라기보다 좀더 새로운 정보가 많아요.

방콕이 처음인 사람들이 보기에도 좋지만 몇번 다녀온 사람들이 보기에도 좋을 것 같네요.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며 6박 7일의 여정기간 동안에 못 가본 곳들이 너무 많아 아무래도 다시 가봐야할것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간델 또 가봐도 좋겠지만 못 가본 곳 중 인상깊은 곳들을 짚어봐도 좋겠지요




6살 아들과 부모님과 함께 한 여행인지라 부모님과 아이의 취향 모두를 고려해야해서, 젊은 사람들만 가는 여행과는 좀더 다른 컨셉의 가족 여행을 즐기게 되었는데..이 책에 로봇이 서빙하는 카페가 나와 있대서 정말 궁금했어요. 인터넷을 검색해봐도 로봇이 서빙하는 카페는 못 찾겠더라구요. 그래서 가기전에 꼭 찾아보고 아이와 가보고 싶었는데. 지금이 안되면 다음에라도 가보지요 뭐.

자유로이 로봇이 돌아다니진 않지만, 선로식으로 된 길을 따라 로봇이 왔다갔다하면서 바로 붙어있는 테이블에 음식을 나눠주는 방식이랍니다. 또다른 두명의 로봇은 주방에서 요리를 하구요. 주문한 음식들을 순서대로 내오기도 하고 빈접시를 챙겨가기도 하고, 30분 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맞춰 춤을 추기도 한다니 울 아들이 보면 정말 좋아했을 것 같아요. 다음에 여긴 꼭 가봐야겠어요. 하지메 로봇 레스토랑




방콕이 워낙 관광 도시로 알려진 곳이다보니 괜찮은 호텔들이 너무나 많이 있지요. 게다가 가격도 저렴하구요. 비수기에 가면 여러 프로모션도 진행중입니다. 책에선 콕 집어 타이호텔뱅크를 예약하기 편하고 가격대비 괜찮은 여행사로 추천해주었네요. 사실 막연하게만 알고 있으면 두루두루 인터넷을 비교해 찾아보지 않는한 찾아보는데 시간도 걸리고 힘든데 저 또한 호텔과 옵션 투어 등을 타이호텔 뱅크에서 알아보고 할 정도로 미리 알아봤던 정보인데 이 책에 나오니 더 반가웠어요.




제가 다녀온 곳은 그랜드 밀레니엄 호텔과 페닌슐라 호텔이었는데 여행 정보 찾아볼 적에는 이스틴 그랜드 사톤 호텔과 소피텔 소 , 뮤즈 호텔 등의 인기가 상당히 높더라구요. 친구들과, 혹은 부부끼리 여행 오기에는 위 호텔들도 참 괜찮을 것 같고, 아이들과 가기에는 샹그릴라나 메리어트 아파트먼트 등의 인기가 높았던 것 같아요. 제가 찾아본 인터넷 카페 정보로는 말입니다. 이 책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나와요. 교통은 좀 덜 편해도 가격대비 안락함을 주고, 티브이에 나온 적 있다는 차트리움 리버사이드도 책에 추천이 되어있었구요. 밀레니엄 힐튼도 가격대비 메리트가 많아서 여행지로 고민하다가 결국 페닌슐라를 다녀왔는데, 가족여행지로 괜찮은 호텔로 추천이 되어있었네요. 밀레니엄 힐튼이 인상깊었던 것은 수영장에 모래가 깔려있어서 아이들이 좋아할것같은 분위기라는 점과 개인 자쿠지가 있다는 점이었어요.

최고 호텔은 만다린 오리엔탈, 페닌슐라, 수코타이 등인줄 알았는데 책에 나온 더 시암이라는 호텔의 럭셔리함과 가격은 정말 깜짝 놀랄 정도였어요. 39개의 스위트룸이 전부이고 가장 기본인 스위트룸도 하룻밤에 16300바트 (65만원)이 넘을 정도라니 물가가 싸기로 유명한 방콕에서 이 정도면 다른 나라에선 얼마나 비싼 호텔이려나 가늠이 되지 않을 정도였죠. 개인 풀이 딸린 차이니즈 풀빌라는 4만바트가 넘는다니 허걱 소리가 저절로 나왔답니다.




방콕을 찾아보면서 시로코, 버티고 문바, 레드 스카이, 밀레니엄 스리 식스티 등의 야경을 즐길 최고의 바 등에 눈길이 많이 갔었는데 아이가 어려서 사실 시도해볼 엄두를 못냈어요. 멋진 야경을 사랑할 어른들끼리 가는 여행이라면 빠짐없이 들러야할 명소가 아닐까 싶었네요. 가족들의 체력을 안배해 다니다보니 따로 카페를 찾아간다거나 칵테일 바, 재즈 클럽 등을 방문해보지 못한 것도 아쉬움으로 남아요.

저자 역시 처음에는 모히토 등만 즐겼는데 다른 곳에 비해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방콕의 칵테일들을 소개해주니 술을 좋아하지 않는 저도 눈길이 가더라구요.




달콤함으로 유명한 방콕 태국 커피는 호텔과 노천 등지에서 즐기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야했지요. 시암센터에 솜땀 누아에 들어간 적이 있는데 입구에 독특한 카페가 있어서 식당인가 했어요. 천장에 나무로 만든 기차 등이 매달려있고 톱니 등이 달린 곳이었는데 미스터 존스라 씌여있었어요. 제가 얼핏 봐도 만석이었는데 줄을 서서 들어갈 정도로 인기인 곳이라 하네요. 좌석은 다닥다닥 붙어있어 좁아보였지만 달달한 홈메이드 우유, 케익 등이 유명하다니 쇼핑하느라 하루종일 지쳤던 그날, 꼭 들러서 휴식할 것을. 일부러 찾지 않아도 눈에 띄는 곳이었는데 미리 알아보지 못한 아쉬움이 컸답니다.






또 송크란이라는 물의 축제가 있는 줄은 알았지만 러이크라통이라는 축제가 있는줄은 처음 알았어요.

11~12월에 짜오프라야강에 연꽃배에를 띄워보내고, 밤 10시가 넘으면 불꽃놀이가 아름답게 펼쳐지는 이 때는 짜오프라야 강변의 모든 호텔이 풀 부킹이 이뤄지는 최고의 성수기라 하네요. 저도 짜오프라야 강변의 페닌슐라에 10월에 묵었다 왔는데 (바로 며칠전이라니 꿈만 같아요.) 그냥 보는 야경도 멋졌지만 연꽃배의 행렬과 불꽃놀이를 내려다보는 그 기분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것 같은 행복이 아닐까 싶어지네요.




터미널 21 바로 건너편에 있는 그랜드 밀레니엄에 묵으면서도 다른 일정만 실행하느라 터미널 21을 못 가봤는데 이 책에선 딱 하나의 쇼핑을 한다면 터미널 21을 가라 되어있었어요. 사실 쇼핑을 않고 구경만 하기에도 괜찮은 곳이라는 이야길 많이 듣긴 했는데, 어쩌다보니 피곤해서 들르지 못할 상황이 되었거든요. 다음엔 터미널 21도 꼭 들러봐야겠다 싶었어요.



다녀오고 나니 다시 또를 꿈꾸게 되는 방콕.

이 책을 보니 더더욱 다시 가보고 싶은 방콕이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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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투게더 야간매점
KBS <해피투게더> 제작진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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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를 한번 보기 시작하면 헤어나오기 어려울정도로 빠져들게 되지만 (나 또한 무척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같이 사는 가족들 (신랑과 아들)이 티브이를 보지 않으니 나만 따로 챙겨보지도 않게 된다. 친정에 가면 늘 틀어져있는 티브이기에 같이 어울려 또 보게 되지만 말이다.

그러다보니 요즘 인기가 많다는 해피투게더의 야간매점을 방송으로 본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다만 워낙 인기가 높아서인지 방송이 되고 난 후에 여러 블로거들, 특히 파워블로거들이 올린 레시피로 메뉴를 만나볼 수 있었다. 그래서 방송을 보지 않고도 몇개 정도는 해보고 싶은게 생겼달까?

그래서 만들어 먹어봤던 메뉴가 데니안의 콘빙수를 생각나게 하는 문성실님의 오레오빙수와 김경호의 만두랑땡이었다. 엄청 쉬운데 해보니 의외의 맛이 났달까. 특히나 쫀득한 감자만두로 만들었더니 만두피의 맛까지 부침개와 잘 어울려서 재미난 맛이 연출되었다.

 

따라해본 몇 메뉴가 나름 성공작(?)이었기에 다른 메뉴들에 대한 기대도 컸는데

막상 책을 펼쳐보고 (책은 새로운 메뉴들이 아닌 티브이에 나온 방송의 재현만으로 이루어져있다.) 나서, 선정된 메뉴들이 너무 초간단이라거나 장난 같은 메뉴도 있어서 아쉽기도 하였다.

야식으로 뛰어난 손맛을 지닌 사람들의 손재주를 찾기보다 연예인들에게서 메뉴를 뽑아내다보니 아무래도 전문성은 떨어지고 방송을 위한 맛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혹은 방송에 나가기 위해 누군가에게서 급조한, 내지는 어딘가에 나온 메뉴를 베껴서 나온 듯한 메뉴들도 많았다.

 

추억의 메뉴라고 하기엔 그닥 요리책에 어울리지 않는 붐플레이크는 건빵에 별사탕 우유를 말아 만든다는 것. 라면을 좋아하긴 하지만 라면스프와 참치를 밥에 넣어 비벼먹는다는 장스밥은 신랑 상에 올려놓았다가는 호통을 당할 것 같은 메뉴였다.  뻥스크림은 뻥튀기 위에 아이스크림을 얹으면 완성되는 요리. 사실 요리라기엔 다소 장난같은 메뉴들이었기에 보면서 아쉬움이 많았다. 직접 야간매점을 보지 못해서일까. 그래서 장난처럼 느껴지는 메뉴들이 요리책으로 나왔다는게 놀랍기만 하였다. 만두랑땡과 만두밥 등도 처음에는 장난처럼 느껴져서 이런 메뉴를 어떻게 해먹어? 했었지만 해본 사람들의 반응이 워낙에 뜨거워 나도 해봐야지 했던 메뉴였는데.. 의외의 맛을 찾아내기란 역시 쉬운 일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호불호는 여전히 갈리지만 괜찮고 손쉬운 메뉴를 발견하면 반가운 생각부터 든다.

하지만 그에 앞서 메뉴에 대해서는 좀더 신경을 써서 해주었으면 싶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책으로 나올 거면 방송의 재편집 위주보다는 정말 괜찮은 메뉴 외에 요리사가 추천할만한 제대로 된 야식 메뉴를 추가해봐도 요리를 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더 도움이 될 그런게 아니었을까 싶다. 몇가지는 추가하고 몇가지는 손을 보고 하는 식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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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오늘의 일본문학 12
아사이 료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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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나오키상 수상작가 아사이 료. 1989년생.

어째 이름이 낯익다했더니 <내 친구 기리시마 동아리 그만둔대>의 작가였다. 아사이 료는 이 작품으로 만 23세의 나이로 148회 나오키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나오키상 수상작품이라길래 사실 앞뒤 재어볼것없이 읽어봐야겠다 생각했는데 이 책, 미스터리나 로맨스보다는 청춘 성장 소설의 느낌을 짙게 풍겨낸다. 아직 내겐 익숙하지 않은 sns, 페이스북에 가입은 했으나 사실 사람들이 열광하듯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할 줄 모르고 그냥 블로그에 올린 내용을 페이스북에 연동해놓는 정도가 전부였다. 이 소설은 그 트위터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달까?

사실 굳이 트위터가 아니더라도 미니홈피, 블로그 등에 심취했던 사람들이라면 공감가는 내용이 있을 그런 이야기였다.

 

연극을 했던 주인공인 나 다쿠토, 지금은 취업 준비생이다.

동거인인 고타로는 밴드 출신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고 분위기 메이커면서도 무엇보다 다쿠토가 좋아했던 미즈키의 전 남친이기도 하다. 그리고 미즈키와 미즈키의 친구 리카, 리카의 동거인인 다카요시 그 모든 사람들이 모두 취업을 준비 중이다.

 

우리나라도 고3보다도 취업 준비생들의 열기가 더욱 강하게 느껴질 정도라지만 일본도 그에 못지 않은 것 같다.

취업을 앞둔 친구들의 막막한 심정이 그대로 전해지는 느낌이었다. 지금 막 한참 대학생이라면, 취업 준비중이라면 이 책이 더욱 눈물겹게 와닿을 것 같았다. 이미 취업도 해보고, 지금은 전업 주부로 남아있는 나인데도 어렴풋이 다시 그때를 떠올릴 수 있었으니 말이다. 지금 그 상황이라면 더욱 그 어떤 이야기보다도 내 이야기인양 빠져들 수 있을 그런 책.

 

대단한 소재를 다루고 있는게 아니라 20대 젊은이들의 생생한 삶의 현장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그런데 일상의 이야기다보니 이런 이야기로 나오키상을 수상할 수 있다는 게 더욱 대단해보인다.

단순 재미라기보다 20대 청춘들의 마음속 깊숙한 곳의 그 무언가를 제대로 건드린 느낌이랄까.

 

사실 굳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가 아니더라도 온라인 그 어디에서라도 우리는 본래의 자신을 어느 정도 감추고 겉멋으로 치장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건 아닐까. 난 철저히 공감할 수 있었다. 그냥 있는 그대로 올려도 될 것을, 말 한마디라도 어쩐지 좀 멋지게 해보고 싶은 적도 있었고, 다른 사람의 블로그에서도 그런 느낌의 글들, 그냥 사소한 일상인데도 사진도 좀더 멋스럽게, 내지는 말이라도 좀더 있어보이게 하는 글귀를 접하고, 부러울때도 있고 나도 저래볼까 하는 생각이 들때도 있고, 때론 이도 저도 아닌채 저게 뭐야~난 또 왜 이래, 그냥 단순하면 될 것을.  하는 생각이 들때도 있고. 어쨌거나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모습이 모두 다 나이면서도 동시에 내가 아닌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이런 이질감.

 

작가는 그런 것을 정확히 짚어내고 있었다. 작가의 그런 촌철살인이 띠지에는 "목을 조르는 듯한 라스트"라고 표현된 것 같다.

온라인을 제대로 경험해본 사람들이라면, 자신의 블로그가 있고 트윗과 페이스북이 익숙한 젊은이들이라면

게다가 그들이 취업을 준비중이거나 그 시기를 지나본 사람이라면 정말 너무나 공감할 그런 책.

 

아사이 료의 누구였다.

남들과 반대로 난 이제 "내 친구 기리시마 그만둔대"를 읽어봐야겠다.

이 작가 꽤 괜찮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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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눈 우리 설화 (우리나라 그림책) 11
이지현 글, 박철민 그림 / 봄봄출판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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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글밥이 많은 편이라 아이의 흥미가 덜하지 않을까 했었는데(엄마가 보기엔 꽤 괜찮아 보이는 내용이었는데 아이들은 알록달록하고, 좀더 자극적이고 쉽고 그런 내용을 좋아하지 않을까 했었거든요. 그런데) 엄마의 기우였습니다. 얼마전 책 선물을 한아름 받아서 그 중에서 아이가 원하는 책을 먼저 읽어주는데, 이 책을 가장 마음에 들어하네요. 매일 두고두고 읽는 책이 되었습니다. 방콕에 갈 적에도 이 책 가져가자 말할 정도로 아이가 최고로 꼽는 책이 되었네요.



이책은 MBC 창작동화 공모전 장편부문 대상, 아이세상 공모전 대상을 수상한 작가 이지현님의 글, 그리고 2005년 볼로냐 국제 도서전에서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박철민님의 그림으로 만들어진 그림동화입니다. 신라시대에 세워진 절 분황사에 얽힌 삼국유사에 실린 향가 도천수관음가에 대해 다룬 동화라 하네요. 말로만 들으면 참 어렵게 느껴지는데 직접 그림동화에 들어가보면 아이들이 정말 귀담아 들을 아름다운 이야기가 동양화 기법의 그림과 함께 아름답게 펼쳐집니다.




먼 옛날 신라땅에 희명이라는 여인이 살았어요.

희명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었어요.



보통은 주인공인 아들의 이름이 나오기 마련인데 책에는 그냥 아들이라고만 나옵니다. 엄마의 이름이 나오는게 색달랐네요.

어느 날 갑자기 사랑하는 아들의 눈이 멀고, 아들은 앞이 보이지 않아 위험한 상황에 계속 놓이게 됩니다.

잠자는 개를 밟아서 물릴뻔한 적도 있고요.

언덕 아래로 굴러떨어져 죽을 뻔한 적도 있고요.

등잔불을 걷어차서 하마터면 집에 불을 낼 뻔한 적도 있었어요

희명은 아들이 차라리 아기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럼 늘 업고 다닐 수 있으니까요.



이 책을 지나가듯 한번 읽어주고 나서 아이가 다음날 또 찾더라구요

제목을 정확히 기억 못하고, 엄마 눈 아픈 아기 이야기 있잖아. 그거 읽어줘요 하더라구요.

아, 천개의 눈을 말하는 거구나~ 얼른 찾아 다시 읽어주었습니다.



한번 읽고 두번 읽고 여러번 읽어주는 내용을 듣고 듣고 또 들으면서 아이는 배워 나갑니다.

엄마, 그런데 눈이 멀다는게 뭐야?

눈이 먼다는 것은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눈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는 뜻이야.

엄마 등잔불은 뭐야?

지금은 전깃불로 형광등, 스탠드 이런 불을 켜지만 예전에는 촛불처럼 직접 불을 붙여서 어둠을 밝혔어.

작은 그릇에 기름 같은 것을 담고, 불을 붙여서 막대기 위에 세워놨는데 그걸 등잔이라고 해. 그걸 넘어뜨리면 쉽게 집에 불이 붙겠지.

눈이 안 보인다는 것은 정말 위험한 일을 수없이 많이 겪을 수 있다는 거야. 그러니 항상 눈을 조심해야지.



안 그래도 며칠 전 아주 사소한 일로 아이가 눈을 다친 적이 있어서 너무나 놀란 적이 있었지요.

그때를 생각하면 다시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억지로 무언가를 가르치려 할때면 아이는 듣기 싫어하고 귀찮아 할때가 많아요.

하지만 책을 읽으며 궁금한게 생기면 그게 무엇인지 물어보고 꼭 알고 넘어가려 하더라구요.



여기에 나온 옷을 보면서도 엄마 이 옷은 왜 이렇게 생겼어? 하고 궁금해해서 예전 신라 시대 옷은 이렇게 생겼단다.

그땐 단추도 없어서 이렇게 끈으로 묶으니 참 불편했을거야 하고 덧붙여주기도 하였답니다.






사실 엄마가 된 입장에서 가장 가슴 아팠던 것이 아들이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으며 같이 어울리지 못하는 대목이었어요.

엄마인 희명은 자신의 눈을 빼서 아들에게 주고 싶었다고 말을 합니다.

그 대목에서 자꾸 눈시울이 붉어져서 나도 모르게 우리 아들을 꼭 끌어안거나 엉덩이를 토닥토닥거리면서 이야기를 읽어주게 되더라구요. 엄마의 마음이란 그런 것일텐데 말입니다. 내 아이 아프고, 불편한 것을 보지 못하는 애끓는 심정 말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이웃 할머니가 찾아와 분황사의 관세음보살님 그림 앞에 가서 기도를 드리라 일러주었어요. 워낙 생생하게 살아있는 듯 그려진 그림인지라 그림인데도 정말로 기도를 하고 병이 나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었어요. 엄마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아들을 들춰업고 먼길을 걸어서 떠났습니다.



그리고 분황사 앞에서 관세음보살님께 기도를 드리지요.

아들은 그림이 보이지 않았어요. 그래서 엄마께 관세음보살님이 어떻게 생겼냐 물어보자.

천개의 손에 천개의 눈을 가지신 분이라고 듣게 되지요.

아들은 관세음보살님은 다른 사람은 한개도 없을 수 있는 눈을 천개나 갖고 계시다니 욕심쟁이신가보다 하고 아이다운 이야기를 합니다.

엄마는 고통 받는 사람을 찾아내서 치료해주기 위함이지 욕심을 위한게 아니라 말해주지요.






아들은 엄마와 다른 사람들이 모두 기도를 드리는 동안 혼자서 뒷걸음질을 쳐서 분황사 다른 곳에 가봅니다.

그러다가 연못에 빠질뻔한 아들을 누군가가 나타나 구해주지요. 그 사람은 아들에게 왜 소원을 , 눈을 뜨게 해달라고 빌지 않느냐고 물어봐요.

아들은 자기 소원은 그게 아니라고 말을 합니다.

어린 아들일진대 생각이 너무 깊어서 또 눈물이 났습니다.

엄마가 되어서 이리 수도꼭지가 되다니. 사실 아들을 두고 나니 아기에 관한, 아이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모두가 내 아이 같고, 그래서 슬픈 이야기에는 같이 가슴 아파하고 그렇게 쉽게 동화가 되네요.



천개의 눈, 착한 아이의 효심이 복을 받는 그런 이야기였어요.

여섯살밖에 되지 않은 우리 아이조차 너무나 마음에 들어하는 그런 이야기랍니다. 오늘 밤에도 또 내일밤에도 이 책을 읽어달라 말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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