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인 캐나다 - 순수한 열정으로 캐나다를 훔쳐버린 당찬 20인의 이야기
임선일 지음 / 라이카미(부즈펌)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책표지를 보고서 정말 아름다운 한폭의 그림같은 사진에 매료가 되었다. 이 책은 정말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캐나다 여행기쯤 되는 책인가 싶었는데, 캐나다에 가서, 혹은 캐나다에서 살면서 치열하게 삶을 견뎌낸 20인의 삶이 녹아들어있는 인터뷰 집이었다.

 

10대 후반에 공학박사의 꿈을 버리고, 디자인계에 들어선 저자 임선일은 자꾸만 나태해져 가는 자신을 바로잡기 위해 캐나다로 떠났다. 그렇게 당찬 꿈을 갖고 도착한 캐나다에서 해가 갈수록 자꾸 또 자신을 잃어가는 듯 해서, 캐나다에서 행복을 꿈꾸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며, 자신을 바로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가슴떨리는 도전으로 시작한 그의 인터뷰 이야기가 시작된다.

 

20명의 사람들은 저자의 지인도 있고, 우연히 인터뷰하게 된 사람들도 있고, 공지를 내어 그 공지글을 보고 연락해와 인터뷰한 사람도 있다. 정말 옆에서 누가 이야기하고 있듯이 구어체로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인터뷰들.. 사연들은 제각각이지만, 그들의 치열한 삶을 읽다보면 행복은 우연히 오는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아름다운 캐나다를 멋스럽게 담아낸 사진과 함께 그 글들을 읽고 있자면, 어느 덧 내 가슴도 부풀어오름을 느낄 수 있다.

 

문법위주의 영어 공부를 하고 자란 세대라 영어회화를 능수능란하게 하지 않으면 해외에 나갈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자연스러운 영어회화가 안되는 상태에서 캐나다같은 외국에 나가 도전하고 부딪힌다는 것은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영어가 되든, 되지 않든 과감히 캐나다에 가서 맨땅에 헤딩하는 정신으로 부딪힌 젊음들이 여기 있다.

 

오기없이는 안되겠다며 밟히기도 싫고 지기도 싫다고 버텨내 영주권까지 얻어딘 플로리스트 오경석양도 있고..친구들의 조기유학을 부러워하다 록키산맥 사진에 반해서, 무작정 부모님을 졸라 캐나다로 어린 나이에 이민을 온 조우현군이 있고.. 전교 5%내의 우수한 성적이었으나 뉴질랜드의 멋진 풍광과 자유에 반해 뜬금없이 해외에 가겠다 우겨 엄마친구가 사는 캐나다로 자기힘으로 유학오게 된 유키코양이 있었다.

 

막 걸음마를 하는 큰 아이와 태어난지 8개월밖에 안된 쌍둥이, 세 아이의 아버지이면서 아이를 보는 틈틈이 막간을 이용해 미래를 위한 공부를 하는 남근우 씨가 있었고, 한국에서 치열하게 일만하던 삶에서 어학연수차 떠나온 캐나다에서 천생배필을 만난 늦깍이 유학생 전서연님도 있었다.

 

이렇게 하나하나 설명하다 보면 끝이 없을 20인의 이야기.

사진 속 환하게 웃고 있는 그들 모두가 아름다웠다.

특히나 새로웠던 것은 그 정도의 노력이면 우리나라에서도 성공하지 않았을까 하는 나의 생각을 뒤엎은 양희조 양이었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닌 캐나다에서 비로소 아토피가 자연 치유된 그녀였기에 캐나다의 삶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한국에서는 심한 아토피로 왕따 당하고, 공부에 대한 부담으로 더 힘들었는데, 캐나다에서는 그녀도 어깨를 펴고 생활할 수 있었다. 실제로 사진 속 희조양은 무척이나 단아하고 예뻤다.

 

대학을 두군데 다녔던 나로써는 처음 다녔던 공대의 동기들이 제법 많이 해외에 진출을 했기에 그들이 마냥 부럽기도 하면서 그 용기가 대단하게 느껴졌었다. (요즘에는 해외에 나가는 사람들이 제법 많겠지만, 아직까지도 보수적인 나로써는 해외는 그저 여행하는 곳이지 내가 나가 살 곳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였다. )우리나라 최고 대기업에 근무하다가 결혼 적령기인 29세에 과감히 미국 얼바인으로 떠났던 내 친구. 나같으면 결혼 걱정에 그런 기회가 주어졌어도 과감히 포기했을지 모를 일이었지만, 그 친구는 당당히 해내고 3년만에 돌아왔을때는 승진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남편은 미국에서 공부하고, 본인은 한국에서 직장을 갖고 일하는 또다른 친구도 있고.. 다들 열심히 바쁘게 그리고 치열하게 살고 있다.

 

20인 캐나다를 읽으며 친구들의 모습을 보는 듯 했다. 그저 가끔가끔 말로 들었던 그녀들의 모습.

때로는 신문에 나온 적도 있다는 친구들의 모습을..

이렇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만나는 느낌이었다.

캐나다에서는 책 속 이야기처럼 나이 차별도 덜하고, 진짜 자신이 노력한 만큼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열린 기회가 있는 곳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쉽게 얻어지는 행복은 없듯이 그들은 정말 열심히 살았다.

 

대학까지 이어지는 한국에서의 치열한 경쟁문화가 넌덜머리가 나, 캐나다 어학연수를 떠난 고성은양도 캐나다에서 영어 공부를 하면서 얼마나 바쁘게 살았을까 싶다. 자원봉사에 생활비를 벌기 위한 각종 아르바이트까지.. 하지만, 적어도 고성은 양은 일을 즐기면서 했다. 그녀의 영어 실력을 늘게 한 것은 자원봉사에서 만난 유치원 아이들과의 만남이었다 한다.

힘들었을텐데 외로웠을텐데..

그들의 모습은 서로서로가 닮아있다. 고성은양의 모습이나 박지선양의 모습이나..

스스로 더 찾아다니고, 부딪혀 가며 많이 배워 가도록 노력한 박지선 양처럼 모두가 그렇게 열심히 살았다.

 

한국인 20명이 아니라 일본인 베트남인 캐나다인등 저자가 만난 다양한 행복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는 책, 캐나다 20인을 행복하게 만나봤다.

이 책을 읽고 이렇게 아름다운 캐나다에 가보고 싶다! 는 생각도 들었지만..무엇보다도 정말 꿈을 잃지 않고 why not을 외치며 계속해 노력해나가는 젊음들에 반할 수 밖에 없었다. 아름다운 젊음!

내게도 그것이 있지 않은가?

자식때문에 아무것도 못했다는 변명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남근우님의 말처럼 나도 내 꿈을 향해 노력해야겠단 생각을 갖게 하는 책이었다.

 

행복을 위한 파랑새..

캐나다까지 가지 않아도 이 곳에서도 찾을 수 있으리라.

다만, 캐나다 20인의 치열한 삶처럼 이 곳에서는 그 이상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만 내 집 앞 행복한 파랑새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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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 불어넣기 아시아 문학선 8
메도루마 슌 지음, 유은경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08년 3월
평점 :
일시품절


'낯선 일본'에 대한 이야기,  이 소설은 바로 오키나와 출신 작가가 쓴 오키나와의 이야기이다.
일본이면서 일본이 아닌 곳, 류큐 왕국에서 일본에 종속되다시피 하였다가, 미 군정하에 몇십년을 있다가 일본에 1972년에 반환된 곳이다. 그래서, 일본이면서도 그들은 일본 본토인이기보다 오키나와 원주민(우치난추)이기를 희망한다. 그들의 한과 상처가 어려 있는 글, '브라질 할아버지의 술'을 읽었다.

 

오키나와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다가, 책 소개글을 읽고, 어쩐지 꼭 읽어야할 소설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들의 식민지하에 있었던 우리의 한과는 전혀 다른 한이겠지만, 어쨌거나 자국이라고 믿었던 일본에게서 버림받고, 포로이기를 거부하며 집단 자결까지 유도받아 15만명의 무고한 시민들이 죽음을 당하기도 했던 곳이다.

 

혼 불어넣기, 브라질 할아버지의 술, 붉은 야자나무 잎사귀, 투계, 이승의 상처를 이끌고, 내해의 여섯편의 단편으로 되어 있는 소설이었다.

 

<혼불어넣기>를 통해 알게 된 초혼의식은 죽은 사람의 혼을 불러 오는 우리나라의 초혼 의식과 달리, 혼 불어넣기 의식은 몸과 분리된 영혼을 불러들이는 의식으로 산자에게 행하여진다는 차이가 있었다.전쟁을 배경으로 한 그들의 아픔은 부모의 죽음에서부터, 자식의 자주 혼이 나가는 상황까지.. 그리고 바다 거북을 기다리던 고타로의 슬픈 결말로 이어졌다.

 

단편집을 읽다보면 사람마다 느끼는 감흥이 다르겠지만, 나는 <브라질 할아버지의 술>이 가장 인상깊은 글이었다. 브라질 이민을 다녀와 홀로 살고 있어서 브라질 할아버지라고 불리우던 동네의 한 독거노인. 소년은 목숨을 구해준 할아버지와 친해져서 남들은 모르는 둘만의 우정을 쌓게 되었다. 그리고, 수많은 황당무계한 할아버지의 이야기들을 들어주고 하다가, 어느 날 할아버지의 아와모리 술까지 같이 먹게 되었다. 아와모리 술, 소설을 읽다보면 오키나와 사람들의 아와모리 술에 대한 이야기가 종종 나왔다.  

 

밤에 피는 하얀 꽃에서 풍겨나는 듯한 달콤한 향을 맡고 있자니 눈꺼풀이 저절로 내려 앉았다...

피어오르는 냄새에서 왠지 아련한 그리움이 느껴졌다. 조심조심 입에 머금었다. 혀가 따뜻하고 부드럽게 감싸이면서 달콤함이 입 안으로 퍼져 나갔다. 꽃향기가 콧 속으로 스며들었다.

그 한모금에 취기가 도는지 컵을 돌려주는데 저절로 미소가 피어올랐다...

냄새를 따라왔는지 흰 바탕에 까만 줄무늬를 한 왕 얼룩나비가 방으로 날아들었다.

.. "이 술은 특별한 술이야."

93.94p

 

요즘 세상에는 이웃 아저씨라도 함부로 따라가서는 안되는 무서운 세상이 되었는데, 그때만 해도 정말 이웃간의 정이 믿을만한 그런 세상이었다. 물론 그때도 나쁜 사람들은 있었겠지만..

브라질 할아버지와 소년과의 우정은 정말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문학작품을 읽는것 만큼이나 아름다운 것이었다. 그들의 우정, 그리고 할아버지의 회한이 담긴 그 술을 아무것도 모르는 청년이 패대기치고..

깨어진 술독의 향기를 따라 온갖 나비떼들이 아름답게 모여들었다. 소년은 그저 그 장면을 지켜봤을 뿐이었고..

 

<투계>는 억울한 일을 당한데 대한 분풀이라도 시원하게 한듯 해서.. 억울함이 다소 해소되는 느낌이었고..<이승의 상처를 이끌고>는 제목을 미처 생각지 못하고 읽었다가, 끝 부분에서 너무 가슴이 아픈 그런 소설이었다. 그저 할머니와 손녀의 대화쯤으로 생각했었는데 말이다.

 

가슴아픈 그들의 한을 우리네 그것과 같은 것으로 간주할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조금은 공감을 할 수 있는 듯 했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이어지는 그런 슬픔 말이다.

일본 속에 또다른 일본이 있음을..처음으로 깨닫게 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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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김없이 남김없이
김태용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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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서사 아닌 서사의 시험, 언어 아닌 언어의 실험! 소설의 경계에서 끝없이 소멸되고 생성되는 언어를 통해 '글쓰기를 말하다' !
나는 이 소설의 취지를 잘못 이해했다.  사실 소설을 통해 글쓰기를 이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좀 편하게 작문법을 배워보고픈 안이한 생각으로 책을 펼쳐들었던 것이다!

이 소설은 끝없이 생성되면서 소멸되는 특이한 괴물이다. 이 소설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장은 이루어지자마자 지워지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모든 이야기는 언제 그런 이야기가 있었냐는 양 꼬리를 감추고 다시 변형되어 생성한다. .이 반복되고 지워지고 사라지는 형식이야말로 소설의 본래 모습이 아닐까.

라는 띠지의 말들처럼, 평범하지 않은 소설이었던 것이다. 어쩌면 작가가 하고 싶었던 말을 ..혹은 다른 작가들조차 형식에 얽매여 하지 못했던 말들을 정말 있는 그대로 쏟아내고 있는 그런 독백인지도 모르겠다.

 

구성 역시 파격적이었고, 책의 인쇄 방식조차 독특했다. 제 1장, 2장 이런 흐름이 아니다. -1장, 0장 1장 이런 구성으로 되어 있었다. 여백의 미를 아래쪽에만 충분히 살린 인쇄도 독특하였다.

그저 단어와 문장의 연속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어느 덧 하나의 줄거리가 시작되고, 그렇게 그와 그녀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제-1장 때늦은 모든 것

전쟁이야기로 시작되는 삶, 전쟁을 겪거나 겪지 않았어도 전쟁에서 자유롭지 않은 삶.

자신을 키워준 늙은 창녀 미파에게 돌아온 그, 그는 아무것도 넣지 않은 미파의 카레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와 그녀의 카레를 먹는다. 그리고 약방 앞에서 만난 그녀와 이유없는 동거를 시작한다. 그녀는 다시 약방에 가고, 그는 지하도에서 노숙자에게 강간을 당한다. 그녀는 아이를 가졌다.

 

제 0장 뜻밖의 모든 것

그와 그녀의 이야기는 끝났다. 그녀는 뭐를 낳고 죽었다. 미파는(아마도..) 아기에게 그녀의 외마디유언인 '뭐'라는 이름을 붙이고, 고향인 섬으로 데려와 아기를 키웠다. 아기는 미파도 뭐라 부르고, 자신도 뭐인줄 알았다. 뭐와 뭐의 이야기. 뭐는 뭐에게 재앙과 불행의 돌쌓기를 계속시켰다. 돌쌓기는 중단되고 사체나르기가 시작되었다.

 

세상에 떠도는 모든 이야기의 첫 문장은 모래로부터 비롯되었다고 전해진다. 전해질수록 읽을 수 없는 문장으로 바뀐다. 애초에 읽을 수 있는 문장 따위는 없었다. 문장이 읽힐때 이미 문장은 지워지고 사라지고 없다. 없을 뿐이다. 흐릿한.비릿한. 문장의 얼굴. 문장에 구멍이 뚫린다. 뚫고 싶다.

뚫고 화석이 된 문장의 얼굴을 드러내고 싶다. 불완전하게 복원하고 싶다. 216p

 

제 1장 엇나간 모든 것

대령, 떠벌이, 벙어리가 와서 뭐의 개, 주둥이를 잡아먹었다. 그들의 대화, 그리고 행동..

그리고, 뭐를 농락한다. 그리고..탕..

제 끝장 모든 것의 모든 것

탕소리와 함께 우리가 시작되었다.

우리, 것, ( ) 의 이야기. 결국은 언어의 유희. 그리고 다시 돌아온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이해하기 힘든 소설이었다.

쉽게 이해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마치 작가의 의도처럼 느껴졌다. 평범하지 않은 문체.

전쟁과 성에 대한 이야기, 언어가 문장이 되고, 문장이 사라져버리는 이야기. 그리고, 책을 다 덮은 후에는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방황하게 만드는 이야기.

 

약방이라는 공간 자체는 언제나 거기에 있지만 지금 여기엔 없는 그런 곳이다. 약방은 부재함으로써 존재하고, 부재와 부재 사이를 왕복하며 다시 그 부재들을 반복함으로써 존재한다. 약방은 약도를 보고 명확히 찾아갈 수 있는 공간이지만, 그렇게 찾아간 곳에는 이미 그곳이 존재하지 않는다. 392p

 

소설 속의 약방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곳이 이미 아닌 듯 느껴졌다. 약방이란 섬이란, 부재와 존재의 공간이란 무엇인가. 393p  되묻고 있는 말처럼.. 나또한 이 책을 읽은 지금의 내가 낯설기만 하다. 읽긴 읽었으되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지금의 나를 낯설게 만들어주는 소설, 숨김없이 남김없이를 읽었노라.

 

작문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글쓰는 법에 대해 서술이 된 인문서적을 따로 읽는게 나을 것 같다.

어려운 소설 한편 읽고 나니 정신이 퍼뜩 든다. 세상은 그렇게 만만한 게 아니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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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채소 가득 홈메이드 과자
최지연 지음 / 청출판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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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 만 20개월이 시작된 우리 아기에게 되도록 첨가물이 덜 들어간 음식, 그리고 간식들을 먹이고자 노력을 하였지만, 이유식을 지나 조금씩 과자를 먹이게 되면서 알게 모르게 아기에게 첨가물을 먹이는 양이 늘고 있을 거라 생각이 되었다. 돌 전에는 이유식을 잘 먹지는 않아도 거의 간을 하지 않았고, 돌이 지나 하도 먹지 않아 조금씩 간을 해주게 되었는데, 그러면서 조금씩 음식 제한도 줄이게 되어 이것저것 시험삼아 더 먹여보게 된 것이다. 그 전에는 그저 덤덤한 맛의 쌀뻥튀기 과자도 잘 먹었는데, 요즘에 달콤한 것도 먹고 새로운 맛을 알게 되니 예전에 잘 먹던 덤덤한 맛의 쌀과자를 이제는 거의 거들떠도 보지않는다.

 

그렇다고 매번 시판 과자를 사먹이기에는 아무리 아기 과자라고 해도 엄마 마음에 찜찜한 것이 사실이었다.

엄마를 닮아 빵도 과자도 좋아하는 우리 아기.

어떻게 하면 좀더 안전한 간식을 먹일 수 있을까?

그런 물음표에서 시작된 것이 엄마들의 홈메이드 간식 만들기 열풍이 되는게 아닌가 싶다. 나도 이제 그 대열에 들어갈 준비단계이고 말이다.

결혼하면서부터 오븐을 사오기는 했는데, 주로 전자렌지 용도로만 쓰고 빵을 구워본적은 티라미수 케익이 전부였던 내가 이제는 귀찮아도 아기를 위해 오븐을 사용할 때가 된 것이다.

 

신랑도 평소에 내가 빵을 굽겠다고 하면 사먹는게 빨라 라고 이야길 했는데, 우리 아기 먹거리라면? 이라는 단서가 붙으니 그럼 해먹어야 하나? 로 바뀌었다. 사먹는게 간편하지만, 이것저것 따져봤을적에 엄마 손으로 좋은 재료로 만든 홈메이드 간식만큼 안전한것은 없을 것이다. 단지 귀찮고 힘들어서 하기 힘들뿐이지.

 

7살 아들, 5살 딸을 키우며 모든 먹거리를 엄마표로 만들어낸다는 이 책의 저자 꼬마츄츄 최지연님.

간식은 커녕 반찬도 어떻게 만들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내게는 존경의 대상이 되는 분이셨다. 그래도 이렇게 레시피 책을 내주셨으니, 나도 노력하면 할 수 있지 않을까?

 

아기 낳기 전에 양갱을 만들어 본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팥 앙금도 사다가 만들었었다. 이 책에는 팥을 사다가 직접 불려서 팥 앙금을 만드는 것부터 차근차근 나와 있었다. 그리고, 과자 만들기에 기본이 되는 '버터 크림화 과정'도 팁과 함께 처음에 잘 나와 있었다. 사실 마요네즈를 직접 만들어보려다 실패한 경험이 있어서 버터 크림화를 잘 해낼수 있을지 걱정은 되지만, 마요네즈보다는 쉽지 않을까 생각해보며 꼭 마스터해보리라 생각하는 단계였다.

 

눈으로 따라 하는 레시피로는 생각보다 과정이 쉬워 보여서 (빵처럼 반죽하는 과정이 번거롭거나 발효시키는 과정이 없어서 과자가 더 만들기 쉬울 것 같았다. 빵은 제빵기가 필요할것같았는데..과자는 오븐만 있어도 될 것 같다.) 조금만 용기를 내면 우리 아기 간식은 만들 수 있겠다는 자신이 생겼다.

 

아직은 설탕을 적게 먹이려 하는 터라 설탕이 많은 카라멜이나 추러스는 힘들겠지만, 두부 과자는 고소하니 맛있을 것 같아 제일 먼저 해보고픈 과자이다.

또,.다른 홈메이드와 차별화되는 점이 이 책에는 과일과 채소로 만드는 레시피가 많아 아이들의 건강까지 한층 더 고려하는 고급 레시피라는 점이다. 아이들이 싫어하는 시금치로도 (잘 먹으면 상관없지만) 굳이 나물로 억지로 먹이기보다 카라멜을 만들어 먹이면, 거부감도 덜하고 영양도 섭취하면서 그 풍미를 가까이하기에 좋은 방법이 될 것같았다. 사실 발상의 전환 아닌가? 녹차카라멜은 생각해봄직했어도 시금치 카라멜이라니..

 

책의 많은 레시피들을 얼른 따라해 과자 프로 주부가 되고 싶은 마음이 가득이다. 아직은 시작을 못했지만, 이 책을 옆에 끼고 다부진 마음을 지닌 것으로도 이미 반은 준비했단 생각이 들었다.

스승의 날이라고 동생과 엄마가 홈메이드 머핀을 선물로 받아왔는데, 달지도 않고, 파는 것보다 훨씬  맛이 있었다. 특히 동생이 가져온 머핀은 당근 등의 채소가 들어가서 식감도 좋고 건강에도 좋을 것 같았다. 나도 열심히 아기 간식도 만들어 먹이고, 아기가 크면 이렇게 직접 만든 과자를 아기 친구들에게도 나눠 주고 학교에도 보내주고 하는 엄마가 되고 싶다.

 

벌써 그런 엄마들이 있으니 그 솜씨가 부러울 따름이지만..

시작이 절반 아닌가.

방법을 제시해주는 책으로 요리 삼매경에 빠져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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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보는 부모교육 예술이 되는 자녀양육
유명희 지음 / 학지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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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기를 낳고 키우면서 많은 궁금증이 생기고, 또 그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인터넷도 많이 찾고, 책도 많이 읽고 있는게 요즘의 부모의 모습이다. 나 또한 그렇다. 어머니들께 여쭤보기도 하지만, 대개는 나보다 몇개월 먼저 아기를 낳은 친구들에게 최신정보(?)를 묻거나 인터넷을 찾고, 혹은 간혹 책을 찾고 그랬던 것이다. 아무래도 인터넷이 편한 세대여서 또 집약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거란 기대에서 그랬던 것 같다. 이 책의 저자 유명희님은 아동학으로 석사, 박사를 따고, 공주교대 가정교육과 교수까지 역임한 분이셔서. 아무래도 신빙성이 없는 카더라 통신이 많은 인터넷보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듣기를 권유하고 있다.

현대의 부모는 인터넷에 제시되는 개인적이고 단편적인 지식보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해야 하며, 지속적인 노력으로 아동심리를 이해하고자 신중해야하며, 아동을 지도할때는 심사숙고하는 성숙된 태도로 임해야한다. 9p 머리말

 

이 책은 예비부모에서부터 영아기, 유아기, 그리고 아동기, 청소년기에 이르기까지 연령별 자녀양육법에 대해 나와 있는 책이다. 지금 만 20개월의 아들을 둔 나로써는 유아기인 "자율성이 강한 2~3세 유아의 부모에게"라는 3장부터 읽게 되었다. 표지의 느낌부터가 다소 교육학 혹은 아동학 교과서 같은 느낌이 들어서였는지 전반적으로 쉬운 내용임에도 다소 교과서적인 (혹은 원론적인)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주제별로 나와있는 글들을 읽으며 아, 이럴땐 이렇게 해야겠구나 하고 기억하고자 하는 부분도 많았다.

 

아직은 "왜?"라는 질문을 시작하지 않은 우리 아가지만, 조만간 그 공포의 "왜" 시즌이 올것을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대처법은 미처 마련해두지 못했었는데, 저자의 방법을 참고해야겠다고 느낀 것이다. 유아가 물어보는 "왜"에 대해서는 과학적인 답변을 해주기 보다는 단순한 설명으로 아이의 호기심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가끔씩이지만, 요즘도 아가와 외출을 나가서 알아듣든, 못 알아듣든, 알아듣는다 생각하고서 과학적으로 설명할때가 많았다. 어떤 책이나 프로에서는 아이가 못 알아듣는다 생각말고 알려줘야한다는 의견을 본것 같아서 그래왔는데..아이가 원하는게 그게 아니었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아이가 3세가 가까워지면 흔히 "엄마, 왜 깜깜해져요?" 라는 질문을 하게 되는데 이때는 "밤이 오니까" 라고 말해주면 되고, "왜 밤이 와요?" 라고 질문이 이어지면 "자라고 밤이 와요"라는 식으로 대답하면 된다. 사실 아이에게 "왜"라는 의미는 어른이 생각하는 "왜"의 의미와는 다른 , 단순한 호기심이므로 아이의 개념 학습이 시작되는 신호로서 의미가 있다고 보면 된다. 166p

 

또 밥을 잘 안먹는 아기에게 억지로 밥을 먹이면서 서서히 양을 늘려 나가 요 며칠은 제법 많이 먹게 되었다고 안심하고 있었는데, 궁금했던 아이의 식사 양에 대해서도 이렇게 나와 있었다. 사실 요즘에는 밥을 좀 많이 먹여보려고 입을 벌리지 않을때까지 계속 먹였는데, 적게 주는게 더 낫다는 말에 다소 놀랐다.  

2~3세 아이의 식습관을 지도하는 엄마에게 중요한 것은 식사의 기대치를 줄이는 것이다. 아이의 식사양에 맞게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어른 식사 양의 1/3이나 1/4 정도를 아이에게 주는 것이 적당하다. 그리고 많이 주는 것보다 적게 주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을 기억해야한다. 171p

 

가장 관심이 가는 유아 편에서 내가 관심 가는 부분들만 소개해봤는데, 예비 부모 이야기나, 영아 이야기, 그리고 앞으로 해당될 아동기와 청소년기의 이야기들도 모두 우리 아기, 혹은 둘째를 위해서도 필요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가장 눈에 들어오는 부분부터 읽어봤지만, 아이를 키우며 궁금점이 들때마다 책을 읽어보고 참고할 점을 보고 배우면 좋을 것 같은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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