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 개정판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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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도 요즘, 날씨도 점점 따뜻해지고, 우리 땅을 밟고 걸어가고 싶다는 생각에 국내여행을 꿈꾸던 참이었다.
일단 마음 먹고 혼자 떠나도 되는데, 자꾸 나의 발목을 잡고 있는 나를 본다.

이 책이 나왔다고 알게 된 지는 한참 지났지만, 지금 나의 손에 들어온 것은, 지금 내가 이 책을 받아들일 때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보면 한비야의 국토종단 도보여행기를 볼 수 있다.
법칙은 간단하다.
되도록 걷는 여행을 하는 것이고, 숙소는 대부분 혼자 사시는 할머니가 계신 곳을 물어봐서 말벗도 해드리고 용돈도 드리면서 묵어가는 것이다.
걸음 빠른 동료의 속도를 맞추느라 힘을 빼지도 않고, 자신 만의 속도로 여행을 채워간다.
내가 요즘 막연히 생각하던 여행 방식이 이 책에 들어있는 것 같아서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게다가 한비야가 세계오지여행을 시작한 것이 서른 다섯, 어찌보면 배낭여행 시작에는 늦은 나이지만, 
세계 오지 배낭여행을 시작으로 중국어를 배우며 중국에서 1년 지내고, 국제구호기구에서 활동도 하고, 국토종단 걷기 여행도 실행하며, 자신만의 발걸음으로 한발짝씩 내딛으며 배워나가는 모습을 보니 나도 힘이 생긴다.

나만의 여행, 그리고 그 이후 나 자신의 인생 계획으로 한발짝씩 나아가다 지금 삶의 목표도 이정표도 잃어버린 듯한 느낌에 방황하고 있었는데, 그래서 무조건 걷기 여행을 하고 싶었는데, 그러면서 나의 생각도 정리하고 마음을 다잡고 싶었는데......
이 책을 보니 힘이 난다.
’여자이니까......’ ’이 나이에 무슨......’ 그런 생각들이 발목을 잡으며 삶에 안주하도록 주저앉히지만,
그런 생각을 뛰어넘어 내 길을 내 발걸음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시간이 없어서......’ ’돈이 없어서......’ 그런 생각들도 그저 발목을 잡는 핑계라는 생각이 든다.
일단 조금씩 시간을 내서 여행을 해야겠다.
그리고 다음 여행에는 그 여행지에 이어서 여행을 하고......!!!
발전이라는 명목하게 무자비하게 변해버린 여행지에 마음이 아프다고?
어쩌면 10년 20년 후에는 더 못알아보도록 변할지도 모르는데?
지금이 제일 여행하기 좋은 때이고, 지금이 가장 좋을 때라는 생각을 해본다.
일단 떠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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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나를 만나러 가는 길 - 아무도 나를 사랑해주지 않는 날을 위한 셀프카운슬링북
바바라 포르스터 지음, 이덕임 옮김 / 열음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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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요리를 할 때 레시피가 길잡이가 되어주며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듯, 행복한 시간을 위해서는 잘 짜여진 레시피가 필요하다.
혼자 있는 시간이 외롭고 막막하고 허전하다면, 행복한 나를 만나기 위한 길잡이가 필요하다.

이 책 <행복한 나를 만나러 가는 길>은 인생 선배가, 혹은 언니가, 혹은 카운셀러 선생님이 이야기해주는 듯한 구성으로 되어있다.
따뜻한 차 한 잔 마시면서 이 책을 읽고 있자니, 푹신한 커피숍 의자 앞에 누군가 편안한 상대가 앉아 있어서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고등학생 때가 생각난다.
특히 고3.
공부도 잘 안되고, 부담감은 크고, 나 자신과의 대화 시간만 많아지던 때였다.
일기장 한 면에 ’시험 끝나고 할 일’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적어놓았던 것이 떠오른다.
부제목은 ’우울해지거나 힘들어질 때 꼭 해보자.’ 였다.
1. 시장에 간다. (시장에 가면 활기차게 생활하는 사람들을 보고 힘이 나게 된다.)
2. 역에 간다.(어디론가 떠나는 사람들, 어딘가에서 오는 사람들...경쾌하고 바쁜 발걸음을 보면 힘이 난다.)
3. 피아노를 친다.(온 힘을 다해 음악에 몰두해서 건반을 두드리다보면 힘이 난다.)
그리고......그 다음은 생각나지 않는다.
문득 그 무렵 그런 생각을 하던 것 조차 잊고 있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이 책을 보니, 비상 레시피나 장기적 레시피는 내가 추가해서 작성해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의 몸은 인간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일반적으로 해당되는 생리적인 상황에 있고, 
건강하지 않을 때는 병리적 상태에 놓이게 된다.
사람의 마음은 어떨까?
’난 왜이렇게 우울하고 힘들지?’ 하는 생각이 들어도 그렇기 때문에 비정상적인 것은 아니다.
좋을 때가 있으면, 힘들 때도 있는 법!!!
사람의 마음도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는 것이 정상적이라고 생각된다.
항상 기쁘고 행복하고 즐겁기만 하다면 오히려 그것이 정상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한없이 부족하게 느껴지고, 모자라고, 가라앉는 느낌이 들고, 힘이 드는 시기가 누구에게나 올 것이다.
그런 때를 어떻게 극복하느냐 하는 문제가 스스로를 성장시키는데 중요할 것이다.

그런 때에 꼭 필요한 자신만의 레시피~!!!
누구에게나 그런 레시피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이 책을 읽으며 몇 가지 떠올리면서 공책에 끄적여놓았다.
좀더 생각의 시간을 갖고 포스트잍에 추가해서 적어놔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살다가 힘들고 지칠 때, 행복한 나를 만나러 가는 길을 만들어 놓고 싶다.
의욕이 안 생기고, 힘들고, 괴로울 때, 나만의 레시피를 펼쳐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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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잔의 차
그레그 모텐슨.데이비드 올리비에 렐린 지음, 권영주 옮김 / 이레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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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등산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히말라야 부근 산행을 한 적은 있다.
완전 산책 코스라고 해서 정말 산책코스일 줄 알았는데,
시작부터 헥헥~ 저질체력에 힘들었지만, 
그래도 자연의 웅장함, 거대함, 아름다움 등등 내가 알고 있는 형용사를 다 써봐도 표현하기 힘든 그런 느낌이 그 곳에 있었다.

전기가 들지 않아서 할 수 없이 일찍 잠 들어야했던 산장,
순수하고 해맑은 사람들이 있는 그 곳에서 어린아이들은 어떻게 교육을 받을까?
이 아이들도 좋은 교육을 받았으면 좋겠다.
그냥 막연하게만 그런 생각을 했고, 기억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아마 상당수의 사람들에게서 그런 생각들은 그냥 그렇게 기억에서 희미해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는 도시의 문명 혜택을 받으면서도, 그 곳은 발전이란 이름으로 오염되지 않았으면 하는...
이중적인 잣대로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여동생의 죽음으로 여동생이 아끼는 목걸이를 산 정상에 놓겠다는 일념으로 K2에 오르던 등반가로 시작했지만,
히말라야 산간마을 코르페에 학교를 세우며 그 곳에 희망을 세운 모텐슨의 이야기이다.

이 책은 처음에 제목에서 이끌려 선택하게 되었다.
'세 잔의 차'라는 제목이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발티 사람과 처음에 함께 차를 마실 때, 자네는 이방인일세. 
두 번째로 차를 마실 때는 영예로운 손님이고. 
세 번째로 차를 마시면 가족이 되지. 
가족을 위해서라면 우리는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네. 
죽음도 마다하지 않아. (219p)

세 잔의 차!!!
사람과의 거리가 가까워지는 과정을 이렇게 차를 매개로 보는 것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모텐슨은 그 산간 오지의 마을에 학교를 세우려고 구체적으로 행동을 개시하게 된다.
’그 곳은 학교도 없고, 왜 이렇게 문화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일개 개인이 여러 곳에 편지도 보내고, 모금도 하면서, 구체적으로 학교를 짓는 일을 진행해가는 것이 흥미로웠다.


이 책에는 두꺼운 두께만큼이나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가끔은 빠르고 급속하게 진도가 나가고, 가끔은 천천히 읽히기도 한다.
무언가 계획을 세우는 것이 술술 진행되지는 않지만, 약간 시간이 걸리고 천천히 진행되어도 결국에는 완성되는 모습을 보게 된다.
북인도 라다크에 학교 세우는 일을 하고 있다는 류시화 시인의 말도 인상적이었다.
다들 이렇게 조금씩, 하나하나,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세상은 변화하고 있다.
일단 시도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무언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시간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보았던 글 중, 부탄의 국왕이 한 말이 인상적으로 기억된다.

그는 한 나라의 성공을 가늠하는 진정한 척도는 국민 총생산이 아니라 ’국민 총행복’이라고 했다. (176p)

국민 총행복...그 말이 오래도록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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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위, 맞다와 무답이 담쟁이 문고
최성각 지음, 이상훈 그림 / 실천문학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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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흔히 반려동물은 익숙한 동물들로 키우게 된다.

개가 더 흔한 편이라면, 고양이는 좀 덜 흔하고, 토끼라든가 다람쥐, 거위 등은 일반화 되지는 않은 상태다.

그래서 익숙하지 않지만, 그렇기때문에 직접 키워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이 책은 거위에 대한 이야기이다.

거위, 맞다와 무답이를 키우면서 일어난 일에 대해 저자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흔하지 않은 동물, 거위에 대한 이야기를 보니 예전에 다람쥐를 키우던 때가 생각난다.

동물을 키우는 것은 좋아하지만, 아파트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하면서까지 키우기는 싫었다.

그래도 다람쥐는 아파트 공간에서 키우기에 적당했다.

시끄럽게 짖지 않고, 냄새도 덜 났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되지 않고 무언가를 키우기에는 적당했지만, 그래도 나름 쥐 아니냐는 이유로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한번은 다람쥐가 기절해서 다급한 마음에 동물병원에 전화를 했다.

"다람쥐가 기절했어요!!!!!!"

동물병원에서는 "다람쥐가...기절이요? 푸하하......" 라는 답변 뿐, 어린 나의 마음에는 상처가 되었다.

나름 아끼는 동물이 기절한건데...남들과 다른 동물을 키운다고 그런 대접을 받았다는게 쫌......

 

거위도 한 번 키워보고 싶었지만, 시끄럽고 냄새가 많이 난다는 이유로 키울 수 없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거위 두 마리의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

직접 키우지 않으면 묘사할 수 없는 부분까지...재미있게 상상하며 책을 읽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거위알을 먹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고 속이 상했다는 것이다. 거위를 잡아 먹은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마음이 아픈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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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 feed
M. T. 앤더슨 지음, 조현업 옮김 / 지양어린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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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드라 불리는 컴퓨터 시스템이 사람들의 뇌 속에 직접 이식된 미래 세계는 텔레파시처럼 엠 채팅(메신저가 진화된 형태)으로 서로 소통할 수 있다. 그리고 피드는 많은 두뇌 기능을 대행한다. 
온갖 지식과 정보를 피드넷을 통해 공급받으며, 교육*문화*소비 등 모든 사회생활을 피드로 수행한다. 
어떤 사이트에서는 환각제를 사용하는 것과 유사한 정신적*육체적 감각을 발생시키는 가상 체험을 제공하기도 하는데 
그것을 맬이라고 한다. ” (책들어가기전)
 
 
우리가 공상 과학 영화를 통해 접하던 미래 세계의 모습이 이 책 속에 펼쳐진다. 
굳이 입을 열지 않더라도 생각만으로 대화가 가능하고, 달로 여행을 다녀오고, 피드를 통해 필요한 것의 검색이 가능한 세상... 
하지만 그 속에서 사는 아이들은... 내가 봤을 때 조금 불행해 보이기까지 한다. 
특히 뒤늦게 ‘피드세상’에 합류했던 바이올렛의 마지막은 그러한 생각의 좋은 예가 되어준다.
 
친구들과 함께 달로 여행을 떠난 타이터스. 그 곳에서 아름다운 바이올렛을 만나게 된다.
 
그 곳에서 정체모를 사람에게 피드를 해킹을 당하게 되고, 모두는 병원에 있게 된다. 
처음으로 피드가 없는 상황에 처한 그들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따분하고, 따분하고, 또 따분하기만 한 생활. 
그러다가 그 상황에도 적응하여 지내지만... 지구로 다시 돌아가고 싶기만 할 때쯤, 기술자에 의해 피드가 정상적으로 돌아오고 예전과 같은 생활을 할 수 있게 된다.
 
그건... 타이터스와 친구들의 경우였고, 바이올렛은 피드가 고쳐졌지만... 
예전과 같은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진다. 
피드가 자주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피드넷은 바이올렛에게 이런 절망적인 답변만을 한다
 
“ 유감이에요, 바이올렛 던. 불행하게도 피드테크와 다른 투자자들이 당신의 구매 내역을 검토했는데, 당신은 이 시점에서 믿을 만한 투자 대상이라고 여겨지지 않았어요. ... 우리 기업 투자자들이 당신한테 보인 반응은 이랬어요. ” 이게 뭐 하는 짓이야?“ 미안해요 - 당신이 피드를 단지 그런 식으로 쓸까봐 걱정입니다.... ”
 
그렇다. 
무언가를 구입하지 않고 돈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치료를 할 수 없다는 내용의 답변을 보면서 바이올렛만큼 나도 암울해졌다. 
미래 세상은 이런 것일까??
 
 
어쩌면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이런 것일 수 있겠다. 
모든 사람들을 하나의 기구로 통합시켜 조사하고, 감시하고, 그것없이는 살 수 없게 만든 후 그들의 노예와 같이 만들어 버리는 세상. 복종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게 만드는 세상. 
그런 세상을 비판하는 것. 
조심하라고 경고해 주는 것. 
앞으로 그런 세상이 되도록 그냥 내버려 두지는 말자는 것.
 
공상 과학이 그려내는 미래 세상은 꿈이 가득하고, 모든 이들이 행복한 그런 밝은 세상일 수도 있겠지만, 
인간의 욕심에 자칫 잘못 하면 이처럼 암울해져 버릴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겠다. 
역시... 모든 것은 인간이 하기 나름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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