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심장을 쏴라>를 리뷰해주세요.
-
-
내 심장을 쏴라 - 2009년 제5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09년 5월
평점 :
줄무늬, 하나로 된 옷을 입은 표지의 두 사람을 보고, 정신 병원 혹은 감옥에 갇힌 사람일거라 예상했다. 써놓고 보니, 그리고 책을 다 읽은 후 보니, 두 군데가 다른 듯 하지만 어찌 보면 같은 곳처럼도 느껴진다. 사람을 가두어둔다는 것도, 그 안에서 미쳐가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정의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알려지지 않은 많은 반인권적 행동들도... 모두 닮은 듯 생각된다.
두 사람이 있다.
한사람 이수명, 24살. 세상이 무섭고, 그의 머릿속에 사는 어떤 놈이 그를 마음대로 조종하고 있다. 어머니의 자살을 목격한 뒤 그 놈이 나타났다. 심한 말더듬이고, ‘가위’에 공황장애 증상을 보인다. 자신을 내보이기 보다는 숨기고 싶어한다.
다른 사람 류승민, 24살. 억지로 정신병원에 수감된 비운의 인생. 불타오르는 것에서 희열을 느끼지만 대신 글라이딩을 통해 하늘을 나는 즐거움을 선택한 사람. 이수명처럼 뭔가 딱 떨어지게 설명이 되지 않는... 하지만 마지막에야 그야 바라는게, 그가 어떤 사람이라는게 아주조금 느껴질.. 그런 사람이다.
두 사람이 만나는 곳은 정신 병원이다. 둘 모두 가족들에 의해 병원에 오게 되었다. 그리고 이야기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같이 있는 동안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고 오히려 가족처럼 가까워진 그들의 성장기이다. 치유기이기도 하고.
“ 정신병동에는 두 부류의 인간이 있어요. 미쳐서 갇힌 자와 갇혀서 미쳐가는 자. ” (p213)
말더듬이가 심하고 자신의 주장을 남에게 좀처럼 펼쳐 보이지 않던 이수명이, 그래도 환자들의 편에 서 있던 간호사 최기훈에게 더듬거리지 않고 남긴 이 말이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세상을 접하고, 새로운 인물 류승민을 만난 후 변화를 보이기 시작하는 이수명의 홀로서기 모습이 마음에 반향을 일으킨다. 그리고 미치지 않았지만 병동에 갇혀 서서히 미쳐가던 류승민을 위해 도움을 주고 스스로도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려는 그 몸짓을 보며 나 또한 벅차오르기도 했다.
자신의 인생에서 도망치지 않고 맞서 싸우러 다시 세상 속으로 나서는 이수명의 앞길에 더 이상의 불행이나 고난이 없기를, 새로운 인생에서 기쁨만 가득하기를 바라본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처음의 약간의 혼란스러움을 극복하고나면 펼쳐지는 가슴 뭉클한 감동적인 이야기!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새로운 인생에 도전하기보다는 머뭇거리고 있는 사람.
생의 희망을 찾고 싶은 사람.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정신병동에는 두 부류의 인간이 있어요. 미쳐서 갇힌 자와 갇혀서 미쳐가는 자. ” (p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