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로 이야기 1>을 리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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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로 이야기 1 - 세 어머니
시모무라 고진 지음, 김욱 옮김 / 양철북 / 2009년 4월
평점 :
오랜 만에 정말 길고긴 이야기를 시작했다. 제목은 <지로이야기>이다.
처음 책을 봤을 때...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오싱>이 떠올랐다.
아마.. 길고긴 인생이야기가 펼쳐지리라.. 짐작했기 때문인것 같다.
오싱처럼 굴곡지고 애절한 인생은 아니지만 이 책은 지로가 태어나면서, 자라면서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성장소설이다.
어렸을 때부터 엄마나 다른 가족과 지내지 못하고 유모인 오하마와 더 가까웠고, 자라면서는 마사키가의 친척들과 더 친했던 지로가 다른 가족들과, 그리고 자신이 미워했던 사람들과 어떻게 화해하고, 그들을 이해하면서 성장하는지가 잔잔하게 펼쳐진다.
살아있는 생물을 죽이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 자신을 미워하는 할머니, 교이치와 슌조만 예뻐하고 자신만 차별하는 할머니에게 끊임없이 반항하고, 아이들과 나쁜짓을 하는 걸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던 지로가 할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고, 엄마 오타미의 죽음을 계기로 자기 자신의 마음과 다른 사람과의 진실한 관계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학교 선생님인 곤다와라 선생님과 아사쿠라 선생님의 깊은 가르침을 통해서 세상을 나쁘게만 바라보던 시선이 달라지게도 되었다.
“ 어떤 사람이 훌륭한 건지 아니? 싫어하는 사람도 없고, 싫어하는 곳도 없는 사람이야. 어떻게 싫어하는 사람도 없고, 싫어하는 곳도 없을 수 있을까? 그건 용기가 있기 때문이란다. 용기 있는 사람은 무슨 일을 당해도 헤쳐나갈 수 있어. 너처럼 좋아하고 싫어하는 사람이 정해져 있으면, 그건 비겁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 (p410)
그렇게 달라진 지로에게 더 이상 미워하던 할머니도 ‘심술궂은 적’이 아니라 ‘불쌍한 외톨이 할망구’로 보였고, 자신이 싫어하고 피하고 있음을 알면서도 지로 엄마의 병구완을 세심하게 해주는 겐조 이모부도 예전처럼 나쁘게 생각되지 않고 오히려 미덥게 느껴지게 된다. 그렇게 지로는 ‘운명’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운명을 피하거나 도망치지 않고 맞닥뜨려 자신의 힘으로 헤쳐나가게 된다. 이제 지로는 아이에서 어른으로 자라기 시작하는 것이다.
운명을 누구의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것이라 깨닫고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헤쳐나가기 시작하는 지로의 다음 이야기가 기대되는 바이다. 이렇게 당당해진 지로의 이야기가 다른 독자들에게도 마음깊이 다가가 많은 감동을 주었으면 좋겠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한 사람의 일생을 세세하게 묘사한 작품이다.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라고 지로의 어린 시절을 통하여 어른들은 깨달음을 얻게 된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오싱>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누군가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힘을 얻고 싶은 사람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다른 사람보다 행복하게 살면서도 조금 마음에 안드는 게 있다고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단다. 그런가 하면 아주 힘든 일을 날마다 겪으면서도 단 한 가지 기쁜 일 때문에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어. 선생님이 무슨 말 하는지 알겠지, 지로? 나중에 잘 생각해봐 " 408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