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은행통장>을 리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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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은행 통장
캐스린 포브즈 지음, 이혜영 옮김 / 반디출판사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엄마는 강하다. 엄마는 누구보다 힘이 세고, 엄마는 모르는 게 없으며, 엄마는 모든 일의 해결사이자, 엄마는 사랑의 전도사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이 생각에 더욱 확신이 들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우리의 엄마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다섯 명의 아이들에게 꿋꿋한 모습만 보이느라, 아빠를 걱정시키지 않게 하느라, 수입원이 되어준 하숙집을 지키느라 얼마나 지치고, 힘들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을까?
하지만 우리의 엄마는 말한다. 언제나 낙천적이고, 언제나 희망적인 모습으로...
“ 잘 되었어 ”
“ 봐라, 시내에 은행에 안가도 되었잖니? ”
“ 모두 잘 되었어 ” 하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 엄마 앞에서, 나도 그냥 “ 맞아요, 그래요” 하고 웃을 수밖에 없다. 정말로 엄마의 말처럼 모든 일은 잘 되었고, 가족들은 행복했으니까.
책 속 이야기는 단편처럼 하나하나의 에피소드가 모여 한권의 책을 이룬다. 풋~하고 웃음이 터지는 이야기도, 가슴 뭉클해지는 이야기도, 잔잔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이야기도 모두 모여 있다.
최고로 아팠던 순간에 할아버지가 “안아! 너는 대체 아는 욕이 하나도 없니?” 라고 물었다고 한다. 안은 너무 놀라서 울음을 멈췄다고 했다. 그 순간 안에게 떠오르는 것은 평소에 엄마가 욕을 하면 입을 비누로 씻어버릴 거라면서 손에 들고 있던 커다란 밤색 빨래 비누 밖에 없었다고 했다. 안이 고개를 젓자 크리스 할아버지는 “ 고통이 심할 때 쓸 만한 좋은 욕 두 가지를 가르쳐 주마.” 하고 말했단다. 할아버지 말 대로 욕을 두 마디 하자 신기하게도 아픔이 조금 덜해졌다고 했다. (p47)
“ 오, 엄마 여전히 이해 못하시는 군요. 전 죽을거에요! ”
엄마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 난 애를 다섯이나 가졌어. 그리고 애를 하나씩 낳을 때마다, 내가 죽는다고 확신했었지. ”
“ 하지만 전 알아요! 전 간호사란 말이에요.”
엄마는 침대로 걸어가 크리스틴을 내려다보았다.
“ 아마도 이젠 네가 간호사란 생각은 접어두고, 엄마란 사실만 생각하는 게 좋을 거야.” (p264)
미국에 이민 온 노르웨이 가족- 캐스린의 가족들은 이런 엄마를 두어 살얼음판 같았을 인생에서도 언제나 행복할 수 있었다. 다섯 명의 아이들은 훌륭하게 자라 주었고, 엄마가 하는 하숙집은 언제나 즐거움이 넘쳐 흘렀으며, 모든게 다 좋기만 했다. 이런 따스한 행복이 바이러스처럼 나에게도 전염될 것만 같다.
* 책속 한마디
“ 다 좋았단다 ”
“ 그 모든 것이 말이야. ”
언제나 낙천적이고 희망에 가득찬 엄마의 한마디.
* 권하고 싶은 대상
엄마의 사랑이 오늘따라 의심되는 사람.
가족의 따스한 사랑을 느끼고 싶은 사람.
* 서평도서의 좋은 점
힘든 시기를 힘들게 보내지 않고, 유머와 사랑으로 가득채웠다는 점.
* 서평도서와 맥락을 같이하는 한 핏줄 도서
<작은 아씨들>
둘째가 작가가 되는 것도 그렇고, 가족끼리 너무 사랑하는 따뜻한 모습이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