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시에인션 러브>를 리뷰해주세요.
-
-
이니시에이션 러브
이누이 구루미 지음, 서수지 옮김 / 북스피어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책 표지부터 이목을 끈다.
오래전 LP판처럼.. A면과 B면까지 있고... 노래 제목같은 것이 적혀 있기까지 하다.
언뜻 봐서는 수채화처럼, 음악처럼 아름다운.. 지고지순한 사랑이 담겨 있겠구나... 생각할 수도 있겠다. 띠지에조차 “ 첫사랑의 아련한 향수, 그 악의가 온다 ” 이렇게 적혀 있다. ‘
첫사랑’ ‘아련한’...... 그렇지... 분명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일 것인데...
어? 근데 “ 악의” 라고?
책을 읽는 내내 무언가 어긋난 느낌... 미묘한 어떤 것을 느꼈다. 대체 뭐지?
뭔가가 어긋나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정확히 그것이 무엇인지 집어내지 못하고 결국 마지막까지 가버린다.
그것은...
이 이야기가 ‘사랑이야기’라는 탈을 뒤집어쓴 늑대였기 때문이다.
‘스즈키’라는 사람의 연애담을 쫓아가다보면 마지막.. 반전이라면 반전이랄 수 있는 결론에 도달하고 마니까.
오~~ 책을 읽으며 절대 알아차릴 수 없었다.
작가는 분명히 군데군데 복선을 깔아놓았다고 하니 그것을 알아채지 못한 건 내 탓이다.
이야기는 ‘스즈키’와 미팅에서 만난 ‘마유코’가 주축이 된 연애이야기다.
전혀 계산되지 않은 첫눈에 반하는 사랑이며, 함께 바닷가에 놀러가고, 테니스를 치고, 사랑이 진행되는 방식이나 그런 것이 조금은 통속적이고 느리다 싶더니, 아니나다를까 소설이 배경으로 삼고 있는 것은 1980년대라고 한다. 어쩐지... 대화 속에서 ‘국철, 아니 JR’ 이라고 정정하는 부분이 있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더니, 그런 시대 배경이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모든 면에서 나는 착각을 하고 있었기에 알 수 없는 어긋난 느낌이 무엇인지 발견하지 못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라 생각된다.
마지막... 친절하게도 ‘해설서’가 있다. 이 책을 더 재밌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이다.
그리고 반전의 의미까지 조목조목 알려준다. ‘앗! 이거였구나..’ 하고 깨달아보지만 이미 늦었다. 왠지 작가는 나의 뒤에서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속았지?’하며 나를 놀릴 것 같다.
아~~! 차라리 처음부터 ‘이 책엔 트릭이 숨어 있어! 어디 한번 찾아내봐!’ 하고 나를 도발시켰더라면... 왠지 더 안타까워진다.
* 책속 한마디
“이니시에이션이라... 통과의례라는 뜻? ”
“ 맞아요. 아이가 어른이 되기 위한 의식.
처음 연애를 할 때는 누구나 그 사랑이 절대적이라 믿는다고.
절대라는 말을 쓴다고.
그렇지만 인간에게는-이 세상에는 절대란건 없다고.
언젠가 알게 될 때가 올 거라고. 그것을 알게 되면 비로소 어른이라고 해도 좋다.
그것을 깨닫게 해주는 연애를 그는 이니시에이션이라는 단어로 표현했죠 ” ( p 216 )
* 권하고 싶은 대상
1980년대를 일본에서 보냈거나 그 시절의 정서를 잘 알고 있는 사람
책과 한번 두뇌 싸움을 하고 싶은 사람. (속일테면 속여 봐!! 내가 다 밝혀주지! 뭐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
* 서평도서와 맥락을 같이하는 한핏줄 도서
‘게임의 이름은 유괴’ 반전을 전혀 상상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 서평도서의 좋은점
책을 읽어보고 싶게끔 흥미를 유발시키는데 능하다는 점.
철저히 ‘나는 사랑이야기에요..’ 하다가 배신한다는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