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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중력 증후군 - 제13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윤고은 지음 / 한겨레출판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표지를 보면 사람들이 둥둥 떠다니기도 하고, 자동차, 별, 만년필 등도 눈에 띈다. '5천만원 고료 제 13회 한겨레 문학상 수상작' 이라는 타이틀이 책의 앞장에 크게 장식되어있는 소설이라는 점도 호기심을 자아냈다. 이 소설은 참 독특하다. 흔하지 않은 상상력에 재미있는 추석 휴가가 되었다.
뉴스를 보면 항상 더 자극적이고 관심을 끄는 내용이 헤드라인에 오른다. 어떻게 보면 엄청난 일인데, 어떻게 보면 아무렇지도 않은 일일 수도 있고...... 더 자극적인 일이 일어나면, 그보다 덜 자극적이었던 사실은 그냥 조용히 사그라들게 된다. 세상살이도 중요하다고 생각되었던 문제들이 나중에 생각해보면 아무 문제도 아닌 일이었다는 사실에 허탈해지기도 한다.
이 책을 보니 1992년의 '휴거' 사건이나, 99년의 '밀레니엄' 사건들이 기억이 난다. 당시 학생이었던 나는 시험을 앞두고 있었던 상황이었고, 휴거는 일어나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뭔가 세상이 바뀔 일이 일어났으면 하고 은근히 바랐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이 세상에는 아무 일 없었고, 시간은 그냥 그렇게 흘러갔다. 1999년에는 세기 말이라는 불안감에 사람들이 술렁거렸다. 디지털 시계는 2000년도에 대한 대비가 없어서 세기가 바뀌면 작동이 안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그것도 세기가 변하고 나도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그렇게 또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2008년 지금, 달이 갑자기 또 생긴다는 점은 어쩌면 대단한 뉴스가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달이 또 생겨도 사람들은 또다시 습관 속에서 반복되는 일상을 보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지금껏 하나만 뜨던 달이 두개가 되든 세개가 되든 늘어나더라도 그게 일상이 되면 사람들은 다시 무뎌질지도 모르겠다. 당연히 지금은 소설의 소재로만 나왔지만 만약 진짜 현실이 된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대응할지 흥미로워진다.
이 책을 보며 제일 공감했던 부분은 주인공의 아버지와 엄마에 대한 밥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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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라는 건 각자의 솥을 갖고 있는 게 아니거든. 한 이불, 한 솥을 이고지고 살아가는 거야. 이 솥 하나에서 진밥과 고두밥을 동시에 해낼 수는 없어. 한쪽이 양보하든가, 아니면 반씩 양보해서 중간 정도로 먹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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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 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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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진밥을 좋아했지만, 식구들 모두가 꼬들꼬들한 밥을 좋아했다. 그래서 결국 몇십년을 고두밥을 먹고 살아가야 했고......결혼이란 것이 그런 느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밥을 먹지 못하는 것이 커다란 스트레스가 되고 다른 부분에서 보상받지 못한다면 유지되지 못하는 것이라는......남들은 그런 것을 사소한 것으로 치부할지 몰라도 본인에게는 결코 사소하지 않은 것이고,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소설을 읽을 때보다 읽고 나서 생각이 많아진다. 오늘밤 달을 볼 수 있다면 혹시나 몇 개 더 있나 살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