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다 보면 다산의 내면과 대화를 나누는 듯한 기분이 든다.
다산의 생각이 내 생각으로 스며들고, 그가 던진 질문이 나에게도 던져진다.
단지 다산의 삶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 그의 질문이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도 이어진다.
다산이 살았던 시대는 조선 후기의 격변기였고, 우리는 디지털 혁명의 시대에 살고 있지만, 그가 던진 질문들은 시대를 넘어 여전히 유효하다.
작가 한승원이 이 작품을 위해 긴 시간을 바쳤고, 다산의 사유를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소화했기 때문에 가능한 작업이다.
그는 다산의 발자취를 따라 전국의 유배지를 답사하고, 그의 저서를 직접 읽으며 그의 사유의 근원을 파고들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작가 자신이 '다산'이 되었고, 그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봤기에 이 책이 탄생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다산을 다룬 많은 전기와 연구서가 있었지만, 이 소설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책에는 정약용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다산의 머릿속에 들어가 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 다산의 고뇌, 사랑, 절망, 신념, 고독을 오롯이 느끼게 해 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