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 위로를 요리하는 식당
나가쓰키 아마네 지음, 최윤영 옮김 / 모모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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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하루를 살아내는 일이 때로는 너무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럴 때 문득 떠오르는 건 다정한 위로 한 마디나 따뜻한 음식 한 그릇이다.

한밤중, 고요한 골목 어귀에 숨어 있는 작은 식당.

빛이 새어나오는 문을 열고 들어가면, 삶에 지친 사람들이 따뜻한 요리를 통해 마음의 안식을 찾아가는 장면이 펼쳐진다.

《깊은 밤, 위로를 요리하는 식당》은 바로 그런 위로의 공간을 담은 이야기다.



나가쓰키 아마네.

나가쓰키 아마네라는 이름은 남편의 기일이자 음력 9월을 뜻하는 나가쓰키와 하늘의 소리를 뜻하는 아마네를 합쳐 만든 필명으로 슬픔을 딛고 앞으로 향하고자 하는 저자의 마음이 담겨 있다. 《깊은 밤, 위로를 요리하는 식당》 역시 저자의 그런 의지에서 발로된 작품으로, 지친 몸과 마음에 내일을 맞이하기 위한 용기를 건네주는 식당을 배경으로 한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일본 내 독자들의 호평에 힘입어 2024년 2편과 3편이 출간되었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은 각기 다른 상처와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음식이라는 매개를 통해 위로받고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그린다.

일과 인간관계 속에서 지친 미모사는 작은 일에도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고, 투병 중인 남편을 돌보느라 스스로를 돌볼 겨를이 없는 나나코는 일상 속에서 점점 무너져 간다.

이들 모두 우연히 키친 상야등을 찾아오고, 이곳에서 정성껏 준비된 요리 한 그릇은 그들의 마음에 작은 숨통을 틔워준다.

이 책 속의 요리들은 배를 채우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감자 그라탱, 가르뷔르, 밤 포타주 같은 요리는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품으며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미모사가 맛본 감자 그라탱은 마음의 짐을 내려놓게 하고, 나나코가 떠올린 밤 포타주는 차갑게 식은 삶에 스며드는 따뜻함을 상징한다.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서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음식을 맛보는 순간 새로운 희망이 움튼다.

키친 상야등은 음식과 함께 정서적인 공감도 전한다.

이곳에서 정성껏 준비된 한 끼는 때로 언어보다 강한 위로를 준다.

식당을 떠나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들어올 때와는 확연히 달라진다는 점에서, 이 식당이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실감할 수 있다.

이 책은 고요하고 따뜻한 온기를 전한다.

화려한 전개나 큰 반전은 없다. 대신 서서히 마음을 적시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등장인물들의 사연은 우리와 닮아 있고, 그들이 느끼는 위로의 순간은 잔잔한 울림을 남긴다.

읽다 보면 나 또한 키친 상야등의 손님이 된 듯한 기분이 든다.

《깊은 밤, 위로를 요리하는 식당》은 삶의 무게 속에서도 나만의 휴식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다정한 조언을 건넨다.

어둠 속에서 은은하게 빛나는 작은 불빛처럼, 이 책은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잠시 멈춰 서서 마음을 들여다볼 시간을 선사한다.

삶이 버겁게 느껴질 때 필요한 건 거창한 변화가 아니라, 따뜻한 한 끼와 진심 어린 공감이라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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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근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하빌리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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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름을 본 순간, 자연스럽게 이 책에 손이 갔다.

『비정근』이라는 제목이 주는 낯선 느낌과 묘한 매력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첫 장을 펼치며 접한 설정은 예상 밖이었다.

비정규직 교사가 주인공이라니, 참신하면서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은 기대감이 생겼다.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간결하고 치밀한 문체는 이야기를 빠르게 몰입하게 했고, 사건은 예상보다 더 복잡한 여운을 남기며 전개되었다.

『비정근』히가시노 게이고의 초기 단편집으로, 총 6개의 에피소드가 독립적이면서도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스물다섯 살의 미스터리 작가 지망생인 주인공은 원고 집필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초등학교에서 비정규직 기간제 교사로 일하게 된다.

교육에 대한 사명감이나 애정은 없고, 석 달 동안 무사히 끝내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그러나 그가 파견되는 학교마다 예기치 못한 사건들이 이어지며, 이야기는 긴장감을 더해 간다.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교내에서 여교사의 시신이 발견되며 시작된다.

이후 독극물 테러, 학생의 자살 시도 등, 학교라는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미스터리를 넘어 인간과 사회의 문제를 조명한다.

특히 학교라는 폐쇄적인 환경과 다양한 인간 군상의 심리적 갈등이 얽히며 이야기는 한층 더 복잡하고 흥미롭게 전개된다.

주인공은 냉소적이고 객관적인 태도로 사건을 바라보며, 외부인의 시선으로 학교라는 작은 사회의 문제를 파헤친다.

그는 사건이 발생하면 누구보다 날카로운 관찰력으로 진실에 다가선다.

그의 냉정한 태도와 달리 사건이 풀릴 때마다 드러나는 진실은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기 작품답게 『비정근』은 이후 그의 대표작에서 보여지는 깊은 주제 의식보다는 생생한 에너지와 실험적인 시도가 돋보인다.

사건의 치밀한 구성과 반전은 히가시노 게이고만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한다.

특히 각 에피소드에 담긴 반전과 복선은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이 책의 매력은 추리소설의 재미를 넘어 인간과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담아냈다는 점이다.

각 에피소드 속 사건들은 당시 일본 사회의 현실을 반영하며, 지금 읽어도 공감대를 형성한다.

비정규직 교사라는 설정은 주인공의 배경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적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비정근』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세계를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는 그의 문학적 출발점을, 기존 팬들에게는 그의 성장을 이해할 단서를 제공한다.

각각의 이야기가 고유한 매력을 가지고 있어 한 편씩 음미하며 읽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기 세계를 탐험하며 그의 치밀한 문체와 독창적인 설정에 빠져들 준비가 되어 있다면, 『비정근』은 의미 있는 선택이 될 것이다.

사건과 인간, 그리고 사회라는 퍼즐을 풀어가는 과정이 여기에 담겨 있다.

이는 추리를 넘어 또 다른 차원의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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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플레임 2 엠피리언
레베카 야로스 지음, 이수현 옮김 / 북폴리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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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한 권의 소설이 이렇게 강렬한 울림을 줄 수 있구나!' 이 책을 읽으며 생각했다.

그것은 이 속에 이야기를 넘어선 무언가가 담겨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언 플레임 2》는 하나의 완성된 세계를 창조했고, 그 안에서 캐릭터들은 살아 숨 쉬며 독자를 깊이 몰입하게 만든다.

바이올렛 소렌게일이 마주하는 도전과 그녀가 선택해야 할 길은 우리의 현실을 비추는 듯한 묘한 울림을 준다.

바스지아스 군사학교라는 치열한 공간은 생존의 장이면서도 그 속에서 우정과 사랑, 그리고 꺾이지 않는 의지가 피어난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세계는 더욱 생생해지고, 전투의 긴장감과 관계의 갈등은 몰입도를 높인다.

이 소설은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전개 속에서 삶의 본질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여전히 바이올렛이 있다.

2학년으로 진급한 그녀는 이전보다 단단해졌지만, 강해졌다는 것은 새로운 무게와 책임을 떠안는 일이다.

이제 그녀는 단지 생존이 아닌, 동료를 지키고 자신이 믿는 것을 위해 싸우는 과정을 거친다.

그녀의 여정은 한층 복잡해지고 도전은 더욱 커졌지만, 이를 통해 바이올렛은 깊이 있는 성장과 내면의 강인함을 보여준다.

새로운 환경 속에서 자신을 변화시키는 과정은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도전과 맞닿아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탄탄한 세계관과 디테일이다.

드래곤과 라이더의 관계는 단순한 동맹을 넘어선 깊이 있는 결속을 보여준다.

드래곤들은 개성과 인격을 지닌 독립적 존재로 그려지며, 테른을 비롯한 드래곤들의 유머와 독창적인 행동은 이야기에 생동감을 더한다.

테른은 주인공 바이올렛 소렌게일의 드래곤으로 그녀와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며 이야기에 큰 영향을 미친다.

테른은 강력하고 지혜로운 드래곤이며, 바이올렛의 성장과 모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들이 쌓아가는 유대는 교감을 넘어선 강한 신뢰로 다가온다.



전투 장면 또한 이 소설의 강렬한 요소다.

작가는 전투를 단지 화려한 액션으로만 그리지 않는다.

대신 인물들이 느끼는 감정과 선택의 순간까지도 세밀하게 담아내어 이야기에 깊이를 더한다.

바이올렛과 동료들이 마주하는 선택과 희생은 이야기의 긴장감을 한층 끌어올리며, 이들이 성장해가는 모습을 통해 큰 여운을 남긴다.



《아이언 플레임 2》는 성장과 신뢰, 희망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깊이 있게 탐구하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특히 캐릭터 간의 관계는 현실 속 인간관계를 떠올리게 한다.

서로 부딪치고, 때로는 갈등 속에서 화합을 찾으며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 과정은 책의 서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어서 마음에 오래 남는다.



작품이 다루는 갈등 또한 주목할 만하다.

바스지아스 군사학교라는 제한된 환경 속에서 벌어지는 경쟁과 충돌은 단순한 갈등 구조를 넘어선다.

나바르 왕국과 베닌의 대립은 권력과 신념의 충돌을 깊이 있게 조명하며, 독자에게 세계의 복잡성을 돌아볼 기회를 제공한다.



이 책은 결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그만큼 독자를 끌어당기는 힘이 강하다.

바이올렛의 여정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을 예고하며, 앞으로 그녀가 어떤 길을 선택할지 궁금증을 남긴다.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아이언 플레임 2》는 두꺼운 분량에도 불구하고 한순간도 시선을 떼기 어렵다.

인물들의 깊이 있는 감정과 숨 막히는 전개는 몰입감을 극대화하며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레베카 야로스는 서사를 뛰어넘는 정교한 세계를 구축하며 이야기에 깊이 빠져들게 한다.

이 책은 느끼고 생각하게 만드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로맨스판타지 소설이다.



부록으로 이랑 작가의 일러스트 특별 커버가 포함되어 있어 더욱 소장 가치가 높다.

이 커버는 책의 분위기와 스토리를 감각적으로 담아내어 시각적 즐거움까지 선사한다.

이랑 작가 특유의 섬세한 디테일과 독창적인 색감은 《아이언 플레임 2》가 지닌 강렬한 에너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책을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느끼게 만든다.

특별 커버는 책을 열기 전부터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리고, 읽고 난 후에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감각적 여운을 남긴다.

다음을 기대하게 하는 두근거림을 안겨주는 작품이다.

바이올렛의 여정은 또 다른 시작을 암시하며, 새로운 세계와 가능성을 향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책을 덮은 뒤에도 그 생생한 세계가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아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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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여정
트래비스 엘버러 지음, 김문주 옮김, 박재연 감수 / Pensel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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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삶의 교차로에서 새로운 시각과 통찰을 경험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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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여정
트래비스 엘버러 지음, 김문주 옮김, 박재연 감수 / Pensel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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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작가들이 남긴 발자취를 따라 걸으며 그들의 작품 세계에 들어가 본다면 어떨까?

이 책은 그 상상을 현실로 바꾸며, 문학과 여행이 만들어내는 다채로운 교차점을 생동감 넘치게 그려낸다.

《작가의 여정》은 세계적인 작가 35인의 삶과 여정, 그리고 그 여정이 그들의 작품에 어떻게 깃들었는지를 탐구하는 특별한 문학 여행기다.

안데르센, 괴테, 생텍쥐페리, 아가사 크리스티, 허먼 멜빌 등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발자취는 창작의 원천이자 그들의 세계관을 형성한 중요한 경험으로 남아 있다.



트래비스 엘버러

영국에서 가장 뛰어난 대중문화 역사가 가운데 하나라는 찬사를 듣는 작가이자 사회평론가. (책 속에서)




이 책은 각 작가들의 여정을 지도와 사진, 작품 속 인용문, 그리고 개인적인 기록을 통해 생생히 조명한다.

그들이 지나온 장소와 거기서 느꼈던 감정이 구체적으로 그려지며, 그들과 함께 여행하는 듯한 감각을 경험한다.

생텍쥐페리의 사막 비행은 《어린 왕자》의 심오한 메시지를 탄생시켰고, 허먼 멜빌의 항해는 《모비딕》의 거대한 서사를 가능하게 했다.

이렇게 특정 장소와 경험이 작가의 작품에 어떻게 녹아들었는지 알게 되면 문학적 감상이 한층 깊어진다.

흥미로웠던 사례 중 하나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중동 여행이다.

그녀가 직접 체험한 이국적인 풍경과 문화는 《오리엔트 특급 살인》의 무대가 되었고, 독창적인 추리 서사의 배경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괴테가 알프스를 횡단하며 겪었던 자연과의 조우는 그의 철학적 사유와 문학적 성찰을 심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한편 허먼 멜빌의 고래잡이 항해는 대양의 광활함과 자연의 압도적 힘을 체험하게 했고, 이는 그의 작품에 생생히 반영되었다.

각기 다른 작가들의 여정은 여행이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과정임을 깨닫게 한다.



이 책은 여행과 창작이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지 깊이 있게 탐구한다.

작가들이 특정 장소에서 느꼈던 영감이 어떻게 문학적으로 형상화되었는지, 그리고 그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었다.

문학 작품은 작가의 상상력과 경험이 결합된 결과물이라는 점을 다시금 확인하게 해준다.

특히 이 책은 문학 애호가뿐 아니라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큰 울림을 줄 것이다.

작가들과 같은 길을 걸으며, 그들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창작과 삶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얻게 된다.

책장을 덮은 후에도 그들의 여정을 떠올리며 작가의 발자취를 따라가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이 여정은 작가들의 삶과 작품을 새로운 관점에서 이해하게 하며, 문학 속에 숨겨진 장소와 이야기를 발견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각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작가들의 여정에 동참하며, 창작의 비밀스러운 공간을 들여다보는 설렘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은 문학적 영감을 찾으려고 하거나 작가들의 세계를 깊이 이해하려는 이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다.

문학과 삶의 교차로에서 새로운 시각과 통찰을 경험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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